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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자업자득

“할머니, 저도 알아요. 이 일은 제가 철저하게 조사할 거예요.”

강영숙은 이 일을 서준에게 맡긴다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

그 제야 서준은 서영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이미 눈물범벅이 된 서영의 모습에도 서준은 마음 약해지지 않았다.

“말해.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 말에 서영은 단번에 울음을 멈추고 숨소리를 죽였다.

서영은 서준한테 사실대로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연을 건드리지 말라는 서준의 경고도 무시한 채 일을 벌이고 오히려 이런 꼴을 당했으니 말이다.

이 순간 서영은 서준을 마주할 면목도, 한씨 집안 식구를 마주할 면목도 없었다.

심지어 사실대로 말하면 집에서조차 발붙이지 못할까 봐 겁이 났다.

“엄마...”

서영은 결국 이수애를 불렀다.

하지만 이수애도 서준의 눈치를 보는 신세인지라 서영 편을 들어주지 못했다.

“한서영, 사실대로 말해.”

서준은 이미 인내심이 사라진 지 오래다.

그걸 알기에 서영은 몸을 흠칫 떨었다.

“오빠, 무서워. 그러지 마. 나도 피해자야. 어떻게 친오빠라는 사람이 동생 편도 들어주지 않아?”

“한서영, 그만해.”

서준은 여전히 분노를 꾹 눌러 참았다. 하지만 주먹에 너무 힘을 준 나머지 손등에 핏줄이 튀어 올랐고, 안색 역시 어두웠다.

“네가 최하연 건드렸어? 내 경고 잊은 거야?”

이토록 무서운 서준의 모습은 처음 보는지라 서영은 몸을 흠칫 떨며 끝내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아니야, 오빠. 난 아무 짓도 안 했어. 그 약은 구완선이 구해온 거야. 최하연 망가뜨리자고 계획한 것도 구완선이고. 나도 일이 이렇게 됐는지 정말 모른다고.”

서영은 말할수록 서럽고 억울했다.

이 일에 크게 관여하지도 않았는데 가장 비참한 꼴을 당했다는 게 분했다.

“한마디만 해. 너도 끼어들었어?”

서영은 무의식적으로 부정하려 했지만 서준의 카리스마에 눌려 겁에 질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본 서준은 콧방귀를 뀌었다.

“들었죠? 얘가 먼저 최하연 건드렸다잖아요. 최하연을 망가뜨리려고 하다가 결국 본인이 당한 거고.”

서준은 또박또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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