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 제136화 행패를 부리고 싶으면 머리라도 잘 써요

공유

제136화 행패를 부리고 싶으면 머리라도 잘 써요

작가: 손라떼
상혁은 하연의 말을 듣는 순간 눈빛이 조금씩 차가워졌고, 그의 손에 든 와인 잔이 떨리면서 그 안의 붉은 와인이 넘실거렸다.

그는 하연이 예전 시어머니와 시누이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일을 줄곧 마음에 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부 대표님.”

서영은 상혁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못 느꼈는지 먼저 오른손을 내밀었다.

한참이 지났지만 상혁은 그녀와 악수를 할 생각이 없었다.

서영은 조금 당황했고 어색하게 자신의 손을 다시 거두었다.

“부 대표님께서 젊고 유능하셔서 이렇게 이른 시기에 FL그룹의 회장이 되셨군요. 오늘 이렇게 부 대표님을 만나게 돼서 영광입니다. 앞으로 저희 HT그룹이 FL그룹과 협력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상혁이 대꾸했지만 얼굴에는 전혀 웃음기가 없었다.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협력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상혁의 이 말은 서영의 체면을 단숨에 구겼다.

주변 사람들은 상혁이 서영을 처음 봤다고 해도 한씨 가문을 이렇게 대할 줄은 몰랐다.

상혁의 반응으로 다들 긴장하여 자신들도 모르게 손에 땀이 흘렀다.

서영도 순간 당황했고 웃음기 있던 얼굴이 순간적으로 굳어지더니 서서히 표정이 풀렸다.

서영은 B시에서 남에게 이런 대우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부 대표님, 무슨 말씀이신가요? 저희 HT그룹과 협력할 생각이 없으시다는 건가요? 저희 한씨 가문이 이 B시에서 어떤 위치인지는 알고 계시죠? 이곳에서 한씨 가문의 미움을 서면 대표님에게 조금도 좋을 게 없어요. 아님 혹시...”

서영은 옆 쪽의 하연을 바라보며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혹시 하연이를 위해 한씨 가문과 척을 져도 상관없다는 건가요?”

“서영 씨, 어떻게 일할지는 제가 결정할 문제이니, 서영 씨가 간섭할 권리는 없어요.”

서영은 상혁이 이렇게 하연을 보호할 줄은 몰랐고, 눈빛 가득 질투심이 타올랐다.

‘최하연, 대체 저 년이 뭐가 있어서? 우리에게 쫓겨난 이혼녀 주제에 부 대표의 총애를 받는 거지?’

‘부상혁,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37화 얼마나 더 창피를 당하려고 그래?

    상혁은 말을 마치고 서영을 놓아주었다. 분한 서영은 여전히 이를 악물고 있는 모습이다. “최하연, 까불지 마! 언젠가는 내가 너를 반드시 B시에서 쫓아내서 네 신세 망치는 것을 지켜볼 테니까.” 하연은 그 말을 듣고 그저 웃기만 했고, 눈을 돌려 멀지 않은 속에 있는 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 대표님, 서영이가 술을 많이 마셔서 헛소리를 하기 시작했으니 집에다 좀 데려다주세요.” 서준이 어둡고 인상 쓴 얼굴을 하고 성큼성큼 앞으로 다가오더니 서영의 팔을 잡아당겼다. “따라 나와!” “오빠! 내가 하연이를 혼내주고 있는데 왜 그래?” “얼마나 더 창피를 당하려고 그래?” 서준이 말하자 서영은 그제야 주위 사람들의 여러 시선이 느껴졌다. 그녀는 좀 난처한 듯, 방금 자신이 한 일을 생각하더니 얼굴이 갑자기 붉게 상기되었다. 결국 서준에게 억지로 끌려가 연회홀을 떠났다. 서영이 떠난 후, 상혁은 하연을 신경 쓰며 물었다. “어때? 괜찮아?” 하연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말했다. “난 괜찮아요!” “저 여자가 너를 그렇게 괴롭혔어? 지난 3년 동안 넌 도대체 저 집에서 어떤 생활을 했던 거야?” 상혁의 말에는 하연을 걱정하는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방금 한서영, 저 여자의 행동은 내가 상상한 것 이상이었어.’ ‘대체 전에 하연은 저런 여자와 얼마나 힘들게 살았을까?’ “괜찮아요. 이미 지난 일이에요. 이제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고요.” 상혁은 하연을 꼭 껴안았다. “앞으로 한서영, 저 여자가 다시 너를 건드리면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하연은 상혁의 말을 듣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고마워요. 상혁 오빠!”상혁은 한숨을 내쉬며 분노했던 눈빛을 가라앉혔고, 빠르게 기분이 바뀌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안 좋은 분위기도 완전히 사라졌다. “천만에. 할아버지께 널 잘 보살피겠다고 약속했어.” 하연은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참, 내일 오전에 신형 나노기술공정 투자에 관한 프로젝트 관련해서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38화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임 비서님. 이따가 누가 절 데리러 올 거예요.” “그럼 문 앞까지 제가 배웅하겠습니다.” 하연이 거절할 틈을 주지 않고 임서희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하연은 고개를 약간 끄덕이고 하이힐 소리를 내며 입구로 향했다. 입구 앞에서 상혁은 몇몇 FL그룹 파트너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는데, 눈길을 슬쩍 돌리고 멀지 않은 곳에서 다가오는 하연을 발견했다. “그럼 류 대표님, 신형 나노기술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내일 대표님 회사에 가서 자세히 논의하시죠.” “좋습니다, 부 대표님. 언제든지 기다리겠습니다.” 파트너를 떠나보낸 후, 상혁은 천천히 하연 앞으로 걸어갔다. 상혁은 하연의 어깨가 드러나있는 것을 보고 바로 자신의 외투를 벗었다. “밖이 추워!” 상혁은 말과 함께 자신의 외투를 하연의 어깨에 걸쳤다. 뒤에 있던 서희는 이 모습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상혁이 하연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약간 놀라워했다. ‘역시 예전에 대표님에게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야.’ “내 운전기사가 왔어요!” 하연은 익숙한 차량 번호를 보며 말했다. “상혁 오빠, 그럼 내일 봐요.” 상혁은 알겠다며 대답하고 하연을 차에 태운 후 손을 흔들었다. 운전기사가 차를 운전해 출발했고 하연을 태운 그 차가 사라지자 끝까지 보고 있던 상혁이 비로소 눈길을 돌렸다.... 다음날 아침 일찍 상혁이 보낸 운전기사가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피스룩에 깔끔한 메이크업을 더해 세련미를 뽐내는 하연이 차에 타자 운전기사가 서류뭉치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최 대표님, 이걸 부 대표님께서 전해주라고 하셨습니다.” 하연은 받아서 서류를 넘겨보니 모두 신형 나노기술 프로젝트에 대한 자료들이었다. 그녀의 눈에 자기도 모르게 희색이 돌았다. “고마워요. 부 대표님께서 정말 세세하게 배려해 주시네요.” 운전기사는 시동을 걸고 천천히 출발했고 하연은 그 틈을 타서 손에 든 자료를 뒤적였다. 오늘 그들과 협업에 대해 논의할 회사는 외자 기업이자 B시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39화 부상혁의 두둔

    자리에 앉자마자 하이힐을 신은 나이 서른 초반의 한 여자가 들어왔는데,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있어 엄격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녀는 서류뭉치를 손에 들고 있었고,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먼저 서준과 인사를 나누었다. “한 대표님, 오랜만이에요.” 상대를 확인한 서준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이 이미 구면인 듯했다. “구 이사님?” 구완선은 고개를 약간 끄덕이면서 멀리 있지 않은 하연을 발견하고 바로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지었다. “이분이 바로 최 대표님이신가 보군요?” 말투가 시큰둥했다. 하연은 눈살을 찌푸렸는데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상대의 적의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왜?’ ‘나와는 서로 만난 적도 본 적도 없잖아!’ “안녕하세요. 최하연이라고 합니다.” 하연은 당당하고 예의 있게 인사했지만, 구완선은 팔짱을 끼고 거만한 자세를 취했다. “전 대표님을 알고 있어요. 한 대표님의 전 부인 맞죠?” 이 말과 함께 큰 회의실의 분위기가 순간 약간 냉랭해졌다. “어린 나이에 DS그룹 회장 자리에 앉았다면 능력은 뛰어나시겠군요? 하지만 나노기술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하연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여전히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 “그럭저럭, 조금 아는 정도입니다.” 구완선이 그 말을 듣고 하연은 단지 곱게 자란 부잣집 아가씨라고 생각했다. ‘실력은 조금도 없고, 가문의 후원을 받아 회장 자리에 올랐을 거야.’ 사실 구완선은 하연에게 개인적인 원한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회사가 DS그룹과 협업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자발적으로 이 회의에 참석하기를 요청했는데 목적은 하연을 혼내주기 위해서였다. “최 대표님, 사업을 하다 보면 온갖 종류의 심한 경쟁을 해야 합니다. 만약 제대로 준비가 안 되셨다면, 최 대표님께서 빨리 물러나시는데 좋을 겁니다. 나중에 가서 웃음거리가 되기 싫다면 말입니다.” “네, 구 이사님이 말씀이 맞아요. 그래서 저도 확실히 세상 물정을 알아가려고요.” 망치로 솜을 내리친 것처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40화 달갑지 않은 사과

    ‘부 대표와도 엮인 걸 보니 최하연이 꼬리 치는 수법이 대단하긴 하나 보네. 혜경이가 최하연이 자신과 한 대표 사이에 끼어들었다고 말한 것도 이유가 있었어.’ ‘역시 혜경이 말이 맞아, 최하연, 이 여자 상대하기 쉽지 않겠어.’ 이 모든 것을 생각한 구완선은 달갑지 않았지만 몸을 숙여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부 대표님. 제가 말을 잘못했으니 용서해 주세요.” 그런데 상혁이 말했다. “구 이사님, 사과할 대상은 제가 아닌 거 같군요.” 구완선은 당황했다. ‘나보고 최하연에게 사과하라고?’ ‘그건 절대 안 돼!’ ‘만약 최하연이 아니었다면, 이모부 가족이 파산하지 않았을 것이고 혜경이도 감옥에 갇히지 않았을 거야!’ 구완선은 원래 하연을 혼내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부 대표님, 저는...” 상혁이 굳은 얼굴을 하고 손가락으로 리듬감 있게 좌석을 두드리자 큰 회의실에 보이지 않는 압박이 커져갔다. 상혁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었다. 구완선에게서 사과할 뜻이 없어 보이자 자리에서 일어나 옷자락을 정리했다. “그렇다면 오늘 협업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FL그룹은 이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겠습니다.” “부 대표님, 그건 안됩니다!” 구완선은 황급히 상혁을 불렀다.TY그룹은 신형 나노기술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고 계속해서 몇 백억 원을 투자하고 있었다. 만약 구완선이 일을 그르친다면, 그녀의 자리도 당연히 유지할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최 대표님!” 이 일로 직장을 잃을 수 없었던 구완선은 단 두 마디였지만, 전력을 다해 입을 열어 말했다. 하연은 결코 관대한 사람이 아니었지만, 상혁의 회사와의 협업이 관련되어 있었고 구완선 하나로 프로젝트가 무산된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했다. “뭐, 괜찮습니다. 구 이사님!” 하연은 말을 마치고 곁눈질로 상혁을 바라보았는데, 이 순간 누군가 자신을 든든하게 지켜준다는 느낌에 그녀의 마음이 따듯해졌다. 맞은편에 서준은 원래 입을 열어 하연이 구완선에게 당하는 것을 막아주려고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41화 구완선의 도발

    “우선 저에 대한 신뢰에 감사드립니다. 나노기술은 최근 2년 사이에 떠오르는 신산업입니다...” 구완선은 자신감 가득한 표정으로 앞에 서서 당당하게 이야기하면서 PPT를 사용하여 자세하게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구완선이 총괄이사 자리에 앉게 된 이유가 언어 표현 능력이나 개인의 전문 지식 모두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라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유창한 소개를 마친 그녀는 손에 든 서류철을 닫고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여기까지가 제 생각입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지금 말씀하시면 됩니다. 함께 의견을 조율하면 되니까요.” 구완선은 이렇게 말하면서 앉아있는 사람들을 훑어보다가 마지막으로 하연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최 대표님, DS그룹의 회장이시니까 저희 프로젝트에 좋은 제안을 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조언해 주실 점이 있으신가요?” 구완선은 일부러 하연에게 발언 기회를 주었고, 하연이 입을 열자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를 향했다. 하연은 구완선이 자신을 비아냥거릴 의도라는 것을 알았고, 눈썹을 찡그리며 시종일관 아무런 동작도 취하지 않았다. 구완선은 아무 반응이 없는 하연을 지켜보았다. ‘최하연, 그저 허수아비일 뿐인 네가 무슨 유용한 조언을 할 수 있겠어?’ ‘설마 내가 방금 말한 내용도 전혀 이해 못 한 거 아니야?’ 입꼬리가 살짝 치켜 올라가며 구완선의 얼굴에 득의양양함이 가득했다. 그녀는 계속 노골적으로 하연을 주시했다. 하연은 잠시 후 천천히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에게 말했다. “제가 보기에 구 이사의 계획은 모든 면이 이미 충분히 세밀해서 보충할 필요가 없을 정도예요.” 하연의 말이 나오자, 득의양양한 구완선의 얼굴에 약간의 비웃음이 떠올랐다. ‘역시 최하연은 아무것도 모르는 허수아비였어. 아무런 능력도 없으니까 그냥 이렇게 어물쩍 넘어가려고?’ ‘흥, 정말 가소로워서!’ “최 대표님, 겸손하실 필요 없어요. 저도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선배들의 많은 조언이 필요하니까요.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42화 과소평가 된 최하연

    하연의 목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게 모든 사람의 귀에 명확하게 전달되었고, 그녀의 전문적인 모습을 대부분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몇 가지 명백한 오류가 있으니 함께 검토해 보시죠.”、 하연이 화제를 바꾸자 사람들은 놀라 서로를 쳐다보았고, 모두의 눈에서 의아함이 떠올랐다. “예? 최 대표님,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거죠?” 구완선이 약간의 분노가 담겨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PPT는 수정을 거듭해 최종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내용은 모두 그녀가 직접 조사, 정리 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을 거듭 확인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최하연이 감히 지금 내 PPT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거야?’ “최 대표님, 저는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DS그룹의 대표님께 의견과 건의를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대표님이 이렇게 문외한일 줄은 몰랐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회의에서 큰소리를 치시다니요!” 구완선은 일에 관한 한 자신이 프로라고 생각하며 눈앞의 하연보다 몇 배나 더 낫다는 우월감에 거침없이 말했다. 그녀는 하연이 자신의 PPT에 있는 문제를 찾을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하연은 조금도 겁내지 않고 고개를 들어 구완선과 눈을 마주쳤다. “구 이사님의 말씀은 이사님의 계획이 완벽하고 조금도 문제가 없다는 뜻인가요?” 어처구니없다고 느낀 구완선이 콧방귀를 뀌었다. “제 계획은 회사 전체에서 살펴보고 정리한 겁니다. 전문가들도 모두 보고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어요. 설마 최 대표님께서 전문가보다 더 대단하다는 말인가요? 아니면 대표님은 그저 트집 잡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옆에 있던 류대현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고, 그가 재빨리 구완선에게 말했다. “구 이사님, 침착하시고 흥분하실 필요 없어요. 다른 의견이 있으시다니까, 먼저 최 대표님의 생각을 듣고 결론을 내려도 늦지 않잖아요.” 류대현은 옆에 있는 상혁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부 대표님, 어떻습니까?” 상혁의 진중한 얼굴에는 어떤 감정도 전혀 없었고, 지금의 상황에 전혀 영향을 받지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43화 실력으로 누르기

    “구 이사님, 괜찮으세요?” 구완선으로 인해 계속 전전긍긍하던 류대현이 물었다. 하연은 이제 완전히 자신의 실력을 스스로 증명했고, 결코 구완선이 생각하는 바보가 아니었다. 구완선은 소리 없이 꽉 양 주먹을 쥐고 하연을 응시했고, 눈에서 불이라도 뿜을 듯이 화가 났지만 애써 억눌렀다. “저는 괜찮아요!” 한쪽에서 하연이 설명을 끝내자 사람들이 일제히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다. 하연은 사람들의 질문에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대답했고, 그녀의 전문적인 지식과 적절한 보충 설명은 모두의 호응을 얻었다. 그녀는 실력으로 구완선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분명히 보여주었다. “짝짝짝!” 박수가 터져 나오자 서준이 일어섰고 감탄하는 시선으로 하연을 바라보았다. “최 대표님의 전문성은 여전히 대단하군요. 역시 HT그룹 출신다워요!” 서준이 이 말을 하자, 모두 서로를 쳐다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최 대표님이 예전에 HT그룹의 직원이었어?” “HT그룹에서 직원들을 뽑는 수준이 얼마나 까다로운데, 최 대표님이 이전에 HT그룹에서 일했었고, 요직에 있었다면, 그만큼 능력이 뛰어나다는 거야.” “맞아, HT그룹에서 잘 나가는 사람이 어떻게 실력이 형편없을 수 있겠어? 그러고 보니 우리가 아까 전에 최 대표님을 너무 과소평가했네!” “쇼핑이나 하는 아무것도 모르는 허수아비인 줄 알았는데 생각도 못했어 저런 실력이 있다니!” “...” 사람들이 수군대는 말을 듣고, 구완선은 무안함에 얼굴이 따끔거리면서 뺨이 붉게 달아올랐다. 마치 누군가에게 호되게 뺨을 맞은 것 같았다. “구 이사님, 계획에 문제가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회사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우리 앞에 가져온 건가요?”서준의 질문이 문제의 핵심을 찔렀다. ‘내 계획에 많은 문제가 있는데 회사 내 어느 누구도 그것을 지적하지 않았어!’ ‘왜 그런 거지?’ 구완선은 동요했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류대현을 힐끗 쳐다보았지만, 그는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44화 협업 포기

    류대현이 엘리베이터 입구까지 쫓아왔다.“부 대표님, 이 프로젝트에 저희는 충분한 준비를 했고, 이미 많은 자금도 투자했습니다. 만약 지금 DS그룹이 저희와 협업하지 않는다면, 저희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입니다. 그러니 제발 부 대표님, 저희에게 다시 기회를 주십시오.”상혁과 하연은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엘리베이터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류대현은 이미 그 어떤 변명의 말도 할 수 없었다. “부 대표님, 최 대표님! 저는 여전히 우리가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합니다. 이번 돌발사태에 대해서는 매우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협업을 하다가도 이런 일이 종종...”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하연과 상혁이 걸어 들어갔다.“류 대표님, 그냥 돌아가세요!”이 말을 들은 류대현은 자포자기한 상태가 되었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것을 그저 지켜봐야만 했다.그때 서준이 구동후와 함께 다가왔다. “류 대표님!”류대현은 얼른 정신을 차렸고 서준을 보고 약간의 희망을 가졌다. “한 대표님,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가요?”서준이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오늘은 견문을 넓힌 셈 치겠습니다. 하지만 류 대표님, 앞으로 이런 식의 우스운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대부분 같은 곳에서 경영하는 사람들인데 소문나서 좋을 것이 없어요.”류대현은 안타까워서 속이 타들어 갔다.“한 대표님, 더 이상 방법이 없겠습니까?”서준이 그에게 좋은 제안을 했다.“류 대표님, 사람을 잘 알고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은 그룹 대표인 우리의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입니다. 이 정도는 제가 가르쳐드리지 않아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류대현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서준이 한 말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해했다.모두가 떠난 후 류대현은 구완선을 사무실로 불렀다. “류 대표님, 제가...” 구완선이 막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즉시 상대편에서 날아온 손바닥이 그녀의 빰을 때려 얼떨떨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의 뺨을 감쌌고, 눈에서는 눈물이 나오려

최신 챕터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59화 기회

    배가 항구에 서서히 가까워질 때, 허징인은 저 멀리 보이는 부두를 응시하면서 머릿속에서 끔찍했던 기억들이 마치 영화처럼 재생되기 시작했다. 그날의 비명, 피 냄새, 그리고 민찬의 얼굴...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고 싶지 않았는데...’ 그녀는 참았던 감정이 북받쳐 오른 듯 숨을 깊게 들이쉬며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난간을 꽉 잡은 여자의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하얀 손등에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허징인의 떨리는 손끝은 마음속 분노와 슬픔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때, 상혁이 조용히 허징인 곁에 다가왔다. 남자의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바닷바람에 섞여 들려왔다. “배에서 내리면, 제 부하들이 안전한 곳으로 허징인 씨를 모실 겁니다. 모든 게 끝날 때까지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 마세요.” 허징인은 거센 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리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여자의 차가운 눈빛과 함께 낮고 냉정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부 대표님, 하나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한겨울의 서리처럼 차가웠다. “제 남편이 부남준 밑에서 오랜 시간 일을 했어요. 물론, 제 남편도 깨끗한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저와 민찬이를 지키기 위해 부남준의 죄를 대신 뒤집어쓴 적도 많았어요.” 잠시 말을 멈춘 허징인은 숨을 고르며 상혁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지금 제 남편은 민찬이의 죽음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동안 자신과 부남준 사이에 있었던 모든 부정한 거래를 실토할 겁니다.” 그녀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 부 대표님께서 제 남편에게 이 소식을 전할 방법을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허징인의 목적은 단순했다. ‘정규인을 이용해 부남준을 무너뜨릴 단서를 만들어야 해. 민찬이의 억울한 죽음을, 그리고 수많은 희생자들의 한을 풀기 위해!’ 상혁은 잠시 고개를 숙여 생각에 잠긴 듯 보였다. 이윽고, 그의 입가에 살짝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58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상혁의 원래 무심하던 표정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아주 작은 변화였지만, 그가 감정적으로 흔들렸다는 건 분명했다. 상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담배 한 갑을 꺼내 들었다. 남자의 길고 날렵한 손가락이 담배 한 개비를 집어 들고는 정확히 입술 끝에 물었다. 그다음엔 상혁은 침착하게 라이터를 켜고 담배를 태우기 시작했다. 그는 담배를 깊이 들이마신 뒤, 한순간 숨을 멈췄다가 연기를 천천히 내뱉었다. 연기 사이로 보이는 남자의 눈빛은 이전보다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이 판이 점점 흥미로워지고 있어.’ 그러나 허징인은 자신의 분노에 사로잡혀, 상혁의 변화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차가운 웃음을 터뜨렸다. “부남준은 제가 가진 증거를 빼앗으면 모든 게 끝날 줄 알았겠죠. 그래서 절 죽이고 모든 걸 덮으려 했던 거고요. 정말 어리석은 꿈을 꾼 거죠.” 허징인의 목소리는 점점 격앙되었다. 감정이 폭발하면서 그녀는 마치 스스로를 증명하려는 듯 말을 쏟아냈다. “부남준도 설마 이런 상황까지는 생각 못 했겠죠. 제가 이런 처지에 놓일 거라고는 꿈에도 예상 못 했을 거예요. 하지만 증거를 손에 넣는 순간부터 전 모든 걸 철저히 준비해 뒀어요. 단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말이에요.” 상혁은 담배를 쥔 손을 잠시 멈추고, 허징인을 바라봤다. 남자의 눈빛엔 전에 없던 흥미와 약간의 감탄이 섞여 있었다. “허징인 씨, 오늘 정말 날 실망시키지 않는군요.” 허징인은 상혁의 반응에 반응하지 않았고, 대신 스스로를 비웃듯 쓴웃음을 지으며 조용히 말했다. “처음엔 그저 제 아들과 평범하게 살고 싶었어요. 그 사람이 우리를 그냥 내버려 둔다면, 제가 가진 증거는 영원히 세상에서 사라졌을 겁니다.” 그녀는 한순간 말을 멈췄다. 그리고 다음 순간, 허징인의 눈이 새빨갛게 충혈되며, 억누를 수 없는 분노가 폭발했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에요. 그놈이 제 아들을... 민찬이를 죽였어요! 제 손으로 지켜야 했던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57화 진짜 범인

    금발 남자의 얼굴엔 잔인한 기색이 스쳤다. 허징인과 민찬에게 단 한 줌의 자비도 보이지 않았다. “저년의 입과 코를 꽁꽁 막아. 빈틈 하나도 남기지 말고.” 허징인은 절망에 빠진 눈으로 민찬을 바라보았다. ‘내 아들... 우리 민찬이...!’ 울부짖는 어린 민찬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가운데, 그녀는 거대한 배의 20미터 높이의 갑판에서 차갑고 무자비하게 바다로 내던져졌다. 얼음처럼 차가운 바닷물이 온몸을 감싸고, 숨을 쉴 수 없는 답답함이 허징인을 집어삼켰다. 순식간에 의식은 멀어지고, 그녀의 몸은 깊고 어두운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여기서 이렇게 끝나는 건가...?’ 그러나 의식이 다시 돌아왔을 때, 허징인은 머리가 지끈거리고 무겁게 아파왔다. ‘아... 여긴 어디지?’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머리를 눌러본 뒤에야, 그녀는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낯선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 나는 바다에 던져졌는데... 대체 여긴 어디지?’ 그리고 그녀의 뇌리에 가장 먼저 떠오른 이름, 민찬. ‘민찬? 설마... 설마 내 아들...!’ 그 순간, 절망감이 몰려오며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나왔다. 갑자기, 문이 거칠게 열렸다. 허징인은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뒷걸음질쳤다. ‘누구야? 또다시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그러나 다음 순간, 그녀의 눈에 들어온 사람은 너무도 익숙한 얼굴이었다. 그녀의 입술이 떨렸다. “부상혁 대표님...?” 상혁은 미소를 지으며 먼저 입을 열었다. “허징인 씨, 오랜만이네요.” 상혁 곁에 있던 원신민은 눈치를 보며 조용히 방을 나가고, 문을 닫았다. 허징인은 불신과 놀라움으로 가득 찬 표정으로 상혁을 바라보았다. “부 대표님, 어떻게... 어떻게 여기에...?” 여자의 목소리는 떨리고, 대답을 기다리며 불안감이 가득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지만, 허징인은 곧 머리를 굴렸다. ‘설마... 나를 구한 사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56화 바다로 던져버려

    “조사가 끝났습니다.” 원신민은 망설임 없이 지도를 꺼내 상혁의 앞에 펼쳐 놓았다. “이 배는 F국 항구에서 출발해 서해안을 따라 항해한 후, 이 항로를 통해 태평양을 건너 L국의 T시 항구에 도착...” 원신민의 손가락이 지도 위를 천천히 움직이며 항로를 또렷하게 그려냈다. “대표님, 우리가 이 사람을 빼돌릴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은 오늘 밤입니다. 배가 F국 영해를 벗어나면 일이 훨씬 까다로워질 겁니다.” 상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긴 손가락 끝으로 지도 위 특정 지점을 톡 건드렸다. ‘역시 냉철해.’ 원신민은 눈치를 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굵직한 뱃고동 소리가 항구를 울렸다. 거대한 배는 서서히 항구를 떠나 물결을 헤치며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이 배는 15층짜리 대형 크루즈로, 가장 아래층은 화물칸으로 쓰이고, 그 위로는 승객의 숙소, 식당, 그리고 각종 오락 시설이 층층이 자리 잡고 있었다. 허징인과 아들 민찬은 가장 아래층의 음침하고 습한 방에 배치되었다. 방에는 좁은 창문 하나만 달려 있어 바깥의 희미한 빛이 들어오는 것이 전부였다. “엄마, 무서워요!” 민찬은 허징인의 품에 파고들며 온몸을 덜덜 떨었다. 허징인은 아들을 꼭 끌어안으며 본능적으로 달랬다. “괜찮아, 민찬아. 엄마가 있잖아.”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하지...’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문이 거칠게 열렸다. 낯선 남자들이 순식간에 방으로 들이닥치며 좁은 공간을 가득 메웠다. 허징인은 경악하며 외쳤다. “당신들 누구야? 뭐 하려는 거야?” 이 사람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외국인이었다. 그는 거대한 체구와 빽빽이 자란 턱수염을 가졌고, 강렬한 눈빛으로 허징인을 꿰뚫듯 쳐다보았다. 이어서 다소 서툴지만 알아듣기 쉬운 F국말로 입을 열었다. “당신이 바로 남준이 말한 여자인가?” 그는 허징인의 얼굴을 훑어보더니 비웃음 섞인 미소를 지었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55화 다시는 이 땅을 밟지 않을 겁니다

    “그저 여자일 뿐인데, 너무 똑똑하면 손해만 볼 뿐이에요.” 남준이 허징인에게 다가가며, 몸을 숙여 그녀의 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여기까지 왔으니, 내가 원하는 걸 이제 줘야 하지 않겠어요?” 허징인은 차갑게 비웃으며 얼굴을 굳혔다. “뭐가 그렇게 겁나십니까, 상무님? 제가 약속을 어길까 봐요? 아니면... 그 물건들이 엉뚱한 사람 손에 들어갈까 봐요?” “그건 사모님이 그런 기회를 잡을 수 있을 때의 이야기죠.” 남준의 목소리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허징인은 이를 악물고 주먹을 꽉 쥐었고, 속으로는 분이 차올랐지만, 상황을 감안해 타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함부로 해서는 안 되겠어. 지금은 일단 물러서는 게 최선이야.’ “걱정하지 마세요, 상무님. 이미 약속한 이상, 전 제 말을 반드시 지킬 겁니다.” 허징인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며 남준과 눈을 맞췄다. “상무님도 본인의 약속을 지키길 바랍니다.” 남준은 가볍게 손을 펼치며 대답했다. “당연하죠.” 허징인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작전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제가 반은 먼저 드리고, 나머지는 우리가 안전한 곳에 도착하면 드릴게요.” “안 돼요!” 남준이 단호히 그 제안을 거절했다. “지금 사모님한테는 조건을 제시할 자격이 없는 것 같은데, 안 그래요?” 허징인은 눈을 감고 결연한 태도로 말했다. “그럼 차라리 지금 절 죽이세요. 하지만 제가 죽으면 그 물건들이 공개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알아두세요.” “엄마!” 곁에 있던 민찬이 울먹이며 그녀의 다리에 매달렸다. “엄마, 무서워요!” 허징인은 민찬을 꼭 안으며 남준을 노려보았다. ‘이 상황에서 물러서면 끝장이야. 적어도 내 아이는 지켜야 해.’ “상무님, 선택은 당신 몫입니다.” 남준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침묵했다. 남자의 눈빛은 한층 더 날카로워졌고, 어금니를 악물더니 잠시 후 말했다. “죽음도 불사하다니, 사모님의 배짱은 보통이 아니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54화 참 행복해

    집에 돌아온 하연은 좀처럼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침실 안. 은은한 조명이 켜진 방에서, 하연은 소파에 몸을 웅크린 채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대표님...” 가정부가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들고 조심스레 부르며 방으로 들어왔다. 상혁은 문틈 사이로 방 안의 하연을 흘깃 바라보며 손으로 가정부를 막았다. “내가 할게요.” 가정부가 물러난 뒤, 상혁은 바로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벽에 기대어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때, 상혁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렸는데, 원신민에게서 온 메시지였다.그 내용은 간단했다. 하지만 상혁은 짧은 문장을 확인한 뒤, 입가에 가볍게 조소를 띄우며 휴대폰 화면을 껐다. 마치 모든 걸 손아귀에 쥐고 있는 사람의 태도였다. 그는 이내 천천히 방의 문을 열었다. “하연아.” 남자의 차분한 목소리에 하연은 깜짝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상혁을 바라보며 조금 의아한 듯 물었다. “언제 들어왔어요?” 상혁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에 들고 있던 우유를 하연의 손에 쥐어주었다. “따뜻할 때 마셔.” 남자의 부드러운 말에 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곧 우유를 들고 천천히 마시기 시작했다. 잠시 후, 컵이 바닥을 드러냈다. “잠깐 회사에 좀 다녀올게. 집에서 푹 쉬고 있어.” 상혁은 하연이가 들고 있던 유리잔을 받아들며 말했다. “이 밤중에요? 무슨 일 있는 거예요?” 하연은 살짝 의아해했다. “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서. 아마 늦을 거야.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 남자는 고개를 숙여 하연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지금 이 순간이 난 참 행복해.” 상혁의 눈에는 하연이가 자신의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다. ‘이 행복이 오래가길, 조금이라도 더 오래가길...’ 하연은 상혁의 목에 팔을 두르고 그의 품에 안기며 살짝 장난스럽게 말했다. “나도요. 정말 행복해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53화 왜 갑자기 포기했을까?

    지석의 말이 끝나자마자, 상혁의 얼굴에 잠시 스치는 한 줄기 차가운 빛... 하지만 그것은 곧 부드러운 미소로 가려졌다. “지석 도련님 말씀대로, 형제간에는 서로 도와야 하는 법이죠.” “다만, 부씨 가문의 일을 굳이 외부인이 나설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만.” 상혁의 말에는 분명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었고, 그의 기운에 압도된 지석은 잠시 얼굴이 굳었다.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은 지석이 변명을 하려는 찰나, 슬기가 먼저 나섰다. “하연 씨, 여기 메뉴 중에서 어떤 게 제일 맛이 괜찮아요? 추천 좀 해주세요.” 슬기의 말에 하연은 조용히 상혁의 손등 위에 손을 올렸다. 둘의 시선이 교차하자, 상혁의 눈가에 웃음이 스쳤다. ‘지금 나를 걱정하는 거야? 하지만 너무 날 과소평가하는 거 아닌가?’ 별일도 아닌 걸로 걱정하는 하연을 안심시키려는 듯, 상혁은 눈빛으로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다. 하연이 그제야 안심이 되어 바로 슬기에게 메뉴를 추천했다.“오리지널 맛도 괜찮고, 여러가지가 섞인 맛도 좋을 것 같아요. 둘 다 드셔보세요.” “그럼 두 가지 맛으로 각각 한 그릇씩 주세요!” 슬기는 메뉴를 탁 닫으며 밝게 말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지석은 더 이상 자리를 지킬 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담배 한 대 피우고 올게요.” 그가 나가는 것을 슬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석이 자리를 떠나 자, 슬기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해요. 두 분의 오붓한 자리를 불편하게 해서요. 집안에서 주선한 선 자리를 억지로 나온 거라...” 여자의 말투에서 묘한 무력감이 느껴졌다. 슬기는 문득 눈을 들어 상혁을 바라보았지만, 상혁은 그녀를 신경 쓰는 기색도 없이, 온전히 하연에게만 시선을 두고 있었다. 슬기는 속으로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그 눈빛을 외면했다. “그나저나, 하연 씨.” 슬기가 화제를 돌렸다. “최근 하연 씨가 뒤로 물러나고 회사를 최하성 씨에게 맡겼다고 들었어요.”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52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하연 씨, 우리 같이 합석해도 괜찮을까요?” 슬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하연은 환하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물론 괜찮죠.” 슬기는 예상 밖의 대답에 약간 놀란 듯했다. 그녀는 눈웃음을 지으며 하연을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하연 씨, 이제 저 같은 ‘라이벌’에게 경계심이 풀린 건가요? 그래도 혹시 모르죠. 제가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재도전할지?” 슬기가 농담 섞인 말이었지만 그 속엔 은근한 탐색이 깃들어 있었다.그러나 하연은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되받아쳤다. “주 대표님, 그런 생각할 여유가 있으시면 옆에 있는 분 눈치부터 보셔야 하지 않을까요?”슬기는 어깨를 으쓱하며 별거 아니라는 듯 답했다. “뭐, 집에서 주선한 맞선일 뿐이라 별로 신경 안 써요. 첫 만남이기도 하고요.”그 순간 뒤에 있던 지한이 앞으로 나서며 상혁을 향해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 “부 대표님, 평소에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의 입에서 나온 ‘부 대표님’이라는 말은, 그가 이미 상혁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지한은 외부에서 떠도는 소문을 떠올렸다. 최씨 가문과 부씨 가문이 곧 혼사를 통해 막대한 사업적 결합을 이룰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여자가 바로 최씨 가문의 딸이라는 사실에 지한은 적잖이 긴장했다.“최하연 씨, 안녕하세요.” 지한이 하연에게도 정중하게 인사를 건네면서도 속으로는 긴장의 끊을 놓지 않았다. ‘주슬기가 최씨 가문과 부씨 가문 사람들과 이렇게 가까운 사이일 줄은 몰랐는데?’ 처음 지한은 그저 형식적인 맞선이라 생각했지만, 지금 이 상황을 보니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고 느꼈다.그때 상혁이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SW그룹의 도련님을, 여기서 다 만나고 보기 드문 일이군요.” 단 한마디로 심지한의 배경을 정확히 짚어낸 것이다. 지한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으며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 “부 대표님께서 저를 알고 계셨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51화 생각보다 괜찮은데?

    최근 몇 년 동안 H시는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며 번화한 고층 빌딩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섰고, 도시 풍경은 완전히 새롭게 바뀌어 이제는 명실상부한 대도시로 자리 잡았다.상혁은 차를 몰고 하연과 함께 요즘 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유명 먹거리 거리로 향했다. 차를 주차장에 세운 후, 두 사람은 나란히 걸어 먹거리 거리로 들어섰다. 거리 양옆으로는 다양한 가게들이 즐비했고, 상인들은 열심히 손님들을 끌어모으며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곳곳에서 풍기는 음식 냄새가 두 사람의 발걸음을 이끌었다.한참을 걷던 중, ‘10년 전통 국밥집'이라는 간판이 걸린 깔끔하고 정갈한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내부 인테리어는 오래된 가게답지 않게 세련되었고, 메뉴는 벽에 붙어 있어 가격이 한눈에 들어왔다.상혁이 가게를 한참 바라보는 사이, 하연은 이미 들어가 자리에 앉으며 기다릴 새도 없이 외쳤다. “사장님, 여기 대표 국밥 하나요!” 사장님은 빠르게 주문을 적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못 드시는 재료 있으세요?”“짜지 않게 해주시고, 후추는 빼주세요. 나머지는 다 괜찮아요.” 하연이 주문을 마치자 사장님은 상혁을 향해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사장님은 뭘로 드릴까요?” 상혁은 자신도 모르게 사장님의 깍듯한 존대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도 같은 걸로 주세요.” 가게의 음식 나오는 속도는 매우 빨랐다. 잠시 후, 두 사람 앞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밥 두 그릇이 놓였다. 하연은 반짝이는 눈으로 국밥을 바라보며 기쁜 표정으로 숟가락을 들고 신나게 먹기 시작했다.“천천히 먹어.” 상혁은 그녀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한마디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자신 앞에 놓인 국밥을 내려다보았다. 어릴 때부터 상혁은 까다로운 식습관을 가진 어머니인 조진숙의 영향으로 엄격하게 관리된 음식을 먹으며 자라, 이런 길거리 음식은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