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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합의금

두 사람은 병원 옥상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저한테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 가요? 민혜경 씨의 유산에 관한 일이라면 전 굳이 할 이야기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민진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하연을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사람들을 시켜 CCTV를 확인해 보았는데 그 당시 화면이 찍히지 않았더라고. 혜경이가 널 범인이라고 몰면 넌 절대 혐의를 벗어나지 못할 거야.”

이 말을 들은 하연은 웃음을 터뜨리더니 비꼬듯이 말했다.

“그렇다고 사실이 뒤바뀌진 않습니다.”

민진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F국이 최씨 가문의 천하이긴 하지만, 우리 민씨 가문도 B시에서는 만만치 않은 존재야. 그리고 난 싸우는 것보단 화해하는 쪽이 더 내키거든.”

하연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어떻게 화해하시려고요?”

“2,000억을 배상금으로 주면 오늘 일은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하지.”

‘다짜고짜 2,000억을 내놓으라고 말하다니.’

“민 회장님은 보기보다 욕심이 많으시네요. 민씨 가문에 돈이 많이 모자란가 봐요.”

하연의 말을 들은 민진현은 오히려 큰소리쳤다.

“2,000억이 뭐 별 게라고.”

“그러세요?”

하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화해는 절대 못합니다. 전 민혜경 씨를 끝까지 고소할 생각이거든요.”

하연은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지금 나랑 끝까지 싸우겠다는 건가?”

“전 돈을 가지고 일을 해결하고 싶진 않거든요. 민혜경 씨의 아이가 어떻게 유산된 건지는 모두가 알고 있을 겁니다.”

“혜경이가 널 범인으로 끝까지 몰면 네가 무슨 수로 혐의를 벗어나겠어?”

“민 회장님은 지금 증거가 없다고 믿으시는 것 같은데, 어쩌면 제 손에 증거가 있을 지도 모르잖아요.”

하연은 말을 마친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옥상을 떠났다. 민진현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콧방귀를 뀌며 주름진 손으로 소리 없이 지팡이를 잡았다.

민진현이 다시 병실에 돌아왔을 때 혜경 한 사람만 병실에 남아 울고 있었다.

“할아버지! 최하연 그년을 절대 가만두면 안 돼요!”

혜경이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민진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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