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 씨, 자기 주제를 좀 파악하세요. 대단한 사람을 만났다고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 된 줄 아나 본데 당신 같은 사람은 그저 외제 차 판매원처럼 모두 자신의 차인 것마냥 잘난 척하는 사람이에요!”주하늘은 한껏 무시하는 말투였다.이처럼 가끔 분위기를 타고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는 사람이 있었다.“지금 뭐라고 하셨어요!”유진우가 화를 내기 전에 옆에 있던 홍길수가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감히 우리 보스를 모욕해? 여기가 염룡파 구역이었다면 아주 목을 따버렸을 거야!”“어머! 호위무사도 있었어요? 어디서 잘난 척이세요?”정건우는 전혀 두렵지 않은 눈치였다.유진우의 뒤를 쫓는 사람 역시 보잘것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진우 씨, 애완견 관리 좀 잘하세요. 자꾸 짖잖아요. 도씨 가문은 당신들이 이럴만한 곳이 아니에요.”나동수는 피식 웃었다.“너...”“됐어. 그만들 해.”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현미리가 나서서 수습했다.“오늘 경기 구경하러 온 거지 싸움하러 온 거 아니잖아.”“됐어. 미리를 봐서라도 이런 무례한 사람과 따지지 않는 것이 좋겠어.”나동수는 마치 아량이 넓은 사람인 척했다.유진우는 그런 그에게 대꾸하고 싶지도 않았다.이 사람들이 조선미와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뺨을 때렸을 것이다.‘마주치기만 하면 비아냥거리는 것을 어디서 배웠는지.’“얘들아, 오늘 경기 말이 나와서 말인데. 그 염룡파 새로운 보스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기에 감히 도규현 씨한테 도발했대?”주하늘이 무심하게 한마디 던졌다.“나도 그 새로운 보스라는 사람에 대해 좀 들은 거 있어.”이때 정건우는 아는 척하기 시작했다.“내가 듣기로는 젊고 실력도 좋은 서울의 신예라고 들었어. 심지어 박웅과 싸워서 이겼다고 들었어!”“뭐라고? 박웅 실력으로도 안 된다고? 그렇게 대단해?”주하늘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박웅이라 함은 이 바닥에서 이름을 널리 알린 인물이었고 칼에 찔려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사람이었다.일당백으로 누구나 제
“염룡파 새로운 보스?”나동수 일행은 그대로 얼어붙더니 홍길수와 유진우를 번갈아 보았다.처음에는 피식 웃더니 소리 내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이봐요, 아저씨. 혹시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주하늘은 배를 끌어 잡고 웃었다.“진우 씨가 도규현 씨한테 도전장을 내민 염룡파 보스라고요? 아예 하늘까지 날 수 있다고 그러시지?”“어디서 굴러온 병신이래? 뭐? 서울의 신예? 그 꼴로 가당키나 해요?”정건우가 비웃었다.“감히 저희 보스님을 모욕해요? 죽고 싶어요?”홍길수는 화가 나서 옷소매를 걷어 올리더니 한판 붙을 행세를 했다.“그만해. 우물 안의 개구리인 사람들과 무슨 말을 해.”유진우는 그를 말렸다.오늘의 목표는 도규현이었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한테는 관심이 없었다.“어머! 잘난 척하기는? 자기가 뭐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고.”정건우가 비웃었다.“하하... 당신 말대로 당신이 2인자고 진우 씨가 보스가 맞다면 제가 왜 모르고 있죠?”나동수는 한껏 비웃는 표정이었다.“그러게! 동수가 염룡파 보스랑 친한 사이라고 했는데 당신들이 여기서 가짜 행세를 한다고 모를 줄 알아요? 정말 망나니와 다름없네요!”주하늘은 경멸의 표정을 하고 있었다.‘똑똑하지 못한 것도 모자라 허세까지 떨다니. 이런 남자는 참 무능하기도 하지.’“왜 아무 말도 못해요? 찔리나 봐요? 동수랑 따지지 못하겠나 보죠?”정건우는 여전히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진우 씨, 능력이 없으면 허세나 부리지 말고 밖에서는 가만히 있어요. 다른 사람한테 들통나면 얼마나 민망해요.”나동수가 비웃었다.“이봐요, 그 입 좀 닫아주시겠어요? 모기처럼 앵앵거리기나 하고... 정말 시끄럽네요!”유진우는 귀를 파면서 하찮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이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었다.“당신!”정건우가 반박하려고 하자 나동수가 말렸다. “됐어. 그깟 불쌍한 자존심 지켜주자고. 미쳐 날뛰기 전에.”말리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비난이었다.“흥! 당신과 같이 권력도 없고 능력도 없지만 기세등등한
하나같이 두 눈을 부릅뜨고 씩씩거리고 있었다.“누구신데 도씨 가문에 와서 행패를 부려요?”도씨 가문의 세 명의 고수는 바로 무대 위로 올라가 그 남자를 호시탐탐 노렸다.“하! 쓰레기 같은 당신들은 내가 누군지 알 필요도 없어! 빨리 도규현이나 내보내!”그는 건방지게 창으로 겨누고 있었다.“누군데 이렇게 건방져?”“대놓고 도규현한테 시비를 걸다니! 간이 부은 게 틀림없어!”“유명세를 치르려고 목숨까지 내놓네.”사람들은 무대 아래에서 건방진 이 사람을 놓고 의논하기 시작했다.“규현 도련님께 도전장을 내밀어도 좋은데 먼저 우리부터 이겨봐!”도씨 가문 고수 셋은 바로 칼을 겨눴다.“하! 죽고 싶다니 그 소원을 들어주도록 하지!”청의 차림의 남자는 창을 쥔 채 매섭게 공격을 했다.그 공격속도는 어찌나 빠른지 반응할 새도 없었다.눈 깜빡할 사이에 한 도씨 가문 고수 앞에 나타났고 그 고수는 얼굴색이 확 바뀌더니 칼로 창을 막았다.“쨍!”창끝이 칼몸에 부딪혀 그 자리에서 바로 뚫어버렸고 그 힘이 어마어마하여 고수의 복부까지 찌르고 말았다.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순간적으로 창으로 그 고수를 무대 아래로 쓸어버렸다.한 명을 제압한 청의 차림의 남자는 이대로 멈추지 않고 연속으로 창을 휘두르더니 나머지 두 고수도 무대 아래로 날려 보냈다.눈 깜빡할 사이 세 사람은 참패하여 꿈틀거릴 힘도 없었다.“대박!”이 장면을 목격한 무대 아래 분위기는 들끓기 시작했다.그 누구도 청의 차림의 남자의 실력이 이렇게 대단한 줄 몰랐던 것이다.이 세 사람 역시 도씨 가문에서 소문난 고수였고 절대 평범한 실력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일당 셋으로 이렇게 쉽게 이길 수 있다니!’‘아주 어마어마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누가 또 저랑 한판 붙으시겠어요?”청의 차림의 남자는 위풍당당하게 사방을 둘러보았다.“올라가!”아직 포기하지 않은 몇몇 도씨 가문 고수들이 바로 무대 위로 올라가더니 이번만큼은 주동적으로 공격을 가했다.하지만 청의 차림의 남자는 전혀
“네 이놈! 내가 한번 손 좀 봐주지!”이때 덩치가 크고 손에 관도를 들고 있는 한 남자가 먼저 경기 무대에 올라갔다.근육질 몸매에 두 팔이 유난히 두꺼워 보였고 백 근 가까이 되는 관도를 아무렇지 않게 들고 있었다.“누구신데 죽으러 올라오셨죠?”청의 차림의 남자는 창으로 겨누더니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대도문 수장 진운일세!”관도로 바닥을 툭 치더니 온몸에서 살기를 뿜어냈다.“진 수장님이시군요. 글쎄 낯이 익다 했습니다.”“대도문이라 하면 무림 세계에서 아주 유명하죠. 수장님의 관도는 워낙 날카로워 바위도 쪼개고 금과 옥을 부러뜨릴 정도로 그 위력이 엄청나죠.”“진 수장님이 직접 나서시니 저 사람은 이제 죽겠군요!”“진 수장님! 저놈한테 본때를 보여주시고 저희 강남 무사들의 위신을 살려주세요!”진운의 등장으로 무래 아래에 있던 사람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뭐? 들어도 보지 못한 대도문?”청의 차림의 남자는 여전히 거만한 태도로 상대방을 무시했다.“이봐! 오늘 내가 진정한 실력자가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주지!”진운은 호통을 치더니 관도를 바닥에 끌면서 공격에 나서기 시작했다.날카로운 칼날은 무대 바닥과 마찰하면서 깊게 흔적을 남겼고 이어 불꽃까지 튀기 시작했다.“얍!”가까이 다가가 관도를 들어 그를 향해 내리쳤다.휙!날카로운 칼날에 공기마저 절반으로 갈라지는 소리가 들려왔다.그 위력은 사람은 물론 커다란 코끼리마저 두 동강 낼 수 있을 정도였다.“주제 파악도 못하는 자식!”청의 차림의 남자는 전혀 피하지도 않고 창을 들어 올렸다.이내 창과 관도가 서로 부딪히고 말았다.“쨍!”서로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진운의 관도가 순간 튕겨나면서 그 위력에 중심을 잡지 못할 정도로 뒤로 계속 물러났다.반응하기도 전에 청의 차림의 남자가 다시 한번 창을 들어 진운의 어깨를 찔렀고 진운은 그대로 무대 아래로 버려지고 말았다.단 두 방으로 대도문 수장 진운이 참패하고 말았다.“세상에! 너무 막강한 거 아니야? 진 수장님도
한 사람을 제패하면 운이라고 볼 수 있지만 열몇 명의 고수를 제패한 건 온전히 실력이었다.청의 차림의 남자는 단숨에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현장에 있던 과반수의 무림고수를 제패했기 때문이다.“도대체 누군데 저렇게 강해?”“청의 차림에 창까지 다룰 줄 아는 것이, 설마 무림 계에서 고수들에게 도전장을 내밀기로 유명한 청의객은 아니겠지?”“뭐? 청의객? 스카이 랭킹 20순위에 드는 패왕창 정웅마저 저 사람 손에 패했다지?”“스카이 랭킹 순위에 드는 정웅마저 이긴 저 사람은 도대체 무슨 괴물이람?”청의객이라는 사실에 현장은 순간 야단법석이었다.청의객은 최근에 수많은 고수를 제패한 것으로 유명했고 특히 정웅을 손쉽게 이긴 후로 더욱 이름을 날렸다.하지만 신비로운 사람이라 그의 모습을 목격한 사람은 드물었다.오늘 직접 도씨 가문에 와서 강남 무림에 도전장을 내밀 줄은 몰랐다.“도규현! 이제 당신 차례예요!”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청의객은 창을 휘두르더니 다시 도씨 가문 쪽을 겨냥했다.한순간 모든 사람의 시선은 모두 도규현에게 집중되고 말았다.“청의객 실력이 막강한데 도규현이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네.”“도규현은 스카이 랭킹 13위고, 청의객은 랭킹 20위인 정웅을 제패했으니 붙어보지 않는 이상 누가 이길지 모르는 거지.”“오늘 도규현이 천적을 만났군!”사람들은 수군거리며 추측하기 시작했다.“왜요? 도전장을 받아들이지 않으실 건가요? 겁쟁이로 남으실 건가요?”청의객은 계속하여 도발했다.“하하... 재밌군.”도규현은 피식 웃더니 한 걸음 한 걸음 무대 위로 올라갔다.“비록 어디서 굴러온 돌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트레칭 정도는 해도 되죠?”“스트레칭이요?”청의객은 콧방귀를 뀌었다.“말투를 보니 아직 위험이 다가오고 있는 줄은 모르나 보네요.’“당신이? 가당키나 하다고 생각하세요?”도규현은 뒷짐을 쥐고 무표정으로 서 있었다.“하! 스카이 랭킹 순위에 드는 사람들 대부분 저한테 졌는데 당신 역시 그저 디딤돌로 보이네요. 당
“뭐야?”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아연실색이 되고 말았다.청의객의 실력을 똑똑히 보았기 때문에 하나같이 눈을 휘둥그레 뜨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특히 마지막 그 한 방은 위엄과 기세가 넘쳐났지만, 그 무서운 한 방을 도규현이 손쉽게 막았다.무기도, 방패막이도 아닌 맨몸으로, 가슴으로 그 한 방을 막은 것이다.‘사람 맞아?’“이럴 수가!”청의객은 믿기지 않는 듯 놀라서 연신 뒷걸음쳤다.이 마지막 한 방은 그가 오랫동안 연마한 것이기 때문이다.이 한 방이면 그 누구든 제패할 수 있었다.심지어 스카이 랭킹 20위인 정웅도 이 한 방으로 해결했다.도규현 역시 이 한 방으로 손쉽게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가 몸으로 막았는데도 끄떡없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철갑옷을 입고 있다고 해도 이 한 방의 사살력으로는 충분히 중상을 입었을 것이지만 상대방이 끄떡없어서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이것이 바로 최후의 일격이에요? 정말 실망이네요.”도규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오버하지 마세요! 정말 칼과 총알도 꿰뚫을 수 없을 만큼 단단하다고요?”청의객은 다시 이를 꽉 깨물면서 하늘로 솟았고 도규현을 향해 창을 겨누더니 있는 힘을 다해 한 방을 날렸다.엄청나게 무시무시한 기운이 창에 실려 한순간 칼날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죽어!”청의객의 외침과 함께 창이 빨간 불빛을 뽐내며 도규현의 가슴을 찔렀다.“퍽!”굉장한 부딪힘 소리가 들려왔지만 도규현은 여전히 뒤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채 끄떡없었다.오히려 창에 힘을 너무 많이 실었는지 아치형으로 변형하고 말았다.“고작 이 정도예요?”도규현은 피식 웃더니 한 손으로 창을 꽉 뒤틀었다.“빠지직...”눈 깜짝할 사이에 청의객의 창은 밧줄처럼 꼬아졌다.“이럴 수가?”이 모습을 본 청의객은 놀랍고 두려워 그대로 제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최후의 일격이 상대방의 머리카락 하나 건들지 못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그야말로 엄청난 실력 차이였다.“너무 약하네요. 몇 년 더 수
‘이런 괴물과 어떻게 대결을 해?’“맹주님, 규현이 모습 마음에 드십니까?”무대 정면에 있는 관중석에서 도장수가 흐뭇한 표정으로 물었다.아들이 무대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줘서 아주 자랑스러운 눈치였다.“괜찮네요. 정말 놀라운 실력이네요.”황보용명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보기엔 10년 내로 마스터 경지에 도전해봐도 될 것 같네요.”이 한마디로 주위에 많은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마스터의 경지라면 신과도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전국 팔도 5천만 명 중에 마스터 경지에 이른 사람은 단 다섯 명이었고 저마다 위엄을 떨친 이름있는 인물들이었다.도규현의 실력은 맹주가 감히 그렇게 높은 평가를 해줄 만했다.이로써 그 천부적인 실력이 얼마나 놀라운지 알 수 있었다.“하하하... 과찬이십니다. 저놈이 뛰어난 실력이 있다고 해도 배워야 할 점이 많습니다.”도장수는 애써 겸손한 척했지만, 얼굴에 미소를 감출 수가 없었다.10년 내로 아들이 마스터의 경지에 다다르면 도씨 가문 전체가 잘될 일만 남았기 때문이다.심지어 탑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탑포가 될 수도 있었다.“역시 훌륭한 아버지를 둔 덕분이네요. 형님, 축하드립니다!”옆에 앉아있던 조군수가 두 손 모아 축하해주었다.심지어 어느 정도 위신이 있는 사람들도 그를 따라 축하를 건넸다.누구나 마스터의 경지가 얼마나 대단한 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황보 가문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두 황보용명이 혼자 닦아놓은 업적 덕이다.이것이 바로 마스터의 위엄이었다.“언니, 도규현이 저렇게 강한데 형부가 지지 않을까?”조아영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이기든 지든 상관없어. 그저 무사하기만을 바랄 뿐이야.”조선미 역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아까 도규현의 실력을 눈앞에서 직접 보았기 때문에 일말의 희망마저 철저히 짓밟히고 말았다.“오늘 저에게 도전장을 내민 분이 또 한 분 계신다면서요?”이때 도규현이 누구를 찾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도전장을 내밀어? 청의객이 어떻게 되었는지
“설마 정말 올라간다고?”무대 위로 올라가는 유진우를 보면서 주하늘 일행은 더는 웃지 못했다.서로 바라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그저 올라가는 척만 할 줄 알았지 정말 올라갈 줄 몰랐다.‘살고 싶지 않은 건가?’“이봐요, 손에 장을 지지겠다면서요? 안 하고 뭐 하세요?”홍길수가 갑자기 한마디 내뱉었다.“...”정건우는 눈을 파르르 떨더니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그저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었는데 유진우가 정말 무대에 올라갈 줄 몰랐던 것이다.차마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잠깐만! 설마 진우 씨가 정말 염룡파 보스인 건 아니겠지?”이때 주하늘이 먼저 반응했다.‘도규현에게 도전장을 내밀만한 서울 신예 중에서 염룡파 보스 빼고 누가 있지?’“말도 안 돼! 저런 병신같은 사람이 염룡파 보스일 리가?”나동수는 사실을 부정했다.“하하! 아직도 못 믿겠어요? 그럼 오늘 좋은 구경시켜주도록 하죠!”홍길수는 피식 웃더니 주머니에서 꺼낸 영패를 힘껏 나동수 얼굴에 던졌다.“당신...”나동수는 폭발하려다 영패를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것은 바로 염룡파 영패였기 때문이다!“이봐요, 잘 보셨어요? 지금도 무슨 할 말 있으세요?”홍길수는 뻣뻣하게 고개를 쳐들었다.이 한마디에 나동수 일행은 할 말을 잃었다.염룡파 영패만으로도 증거가 충분했지만, 유진우가 무대에 올라가 대결을 신청한 것은 확인사살이나 다름없었다.한참이나 토론했던 광인 박웅을 제패한 서울 신예 고수가 보잘것없는 유진우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정말 생각지도 못한 결말이었다.“이봐요, 아까는 저희 보스랑 친하다면서요? 그럼 지금도 친한지 여쭤봐도 될까요?”홍길수가 조롱했다.나동수는 똥 씹은 표정을 하고 있었고 주위 시선에 창피해서 쥐구멍이라도 찾아 숨고 싶었다.인생에서 제일 창피한 것은 그 자리에서 거짓말이 들통난 것이 틀림없었다.그야말로 얼굴을 들 수 없는 일이었다.“왜 아무 말도 못 해요? 아까는 그렇게 대단한 척 비꼬더니 지금은 얼굴을 못 들겠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