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이혼 끝 연애 시작 / 제42화 흉터는 점차 희미해져야 한다

공유

제42화 흉터는 점차 희미해져야 한다

작가: 김의연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유연서는 눈물을 머금고 울먹이고 있었다.

그녀는 너무 두려운 나머지 뒤로 두 발짝 물러섰다.

윤이건은 그녀의 이런 격한 반응을 예상 치 못했다.

반응이 격할 수록 그 사람의 마음이 불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황함에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 또한 타인의 믿음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윤이건은 전에 이진이 화상과 덴 상처의 구별을 얘기 해줬던게 기억나면서 저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 졌다.

그는 앞으로 성큼 다가가 별 다른 감정없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유연서는 윤이건의 이런 담담함이 왠지 모르게 오싹해났다.

“내가 요즘 화상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데 흉터를 완전히 지울수도 있대.”

윤이건의 말은 유연서의 가식적인 울음을 단번에 멈추게 했다.

그녀는 떨리는 입술을 깨물고 눈앞의 남자를 바라 보았다.

“이렇게 큰 흉터가 있으면 안 예쁘니까 니가 원한다면 내가…….”

“됐어! 필요 없어!”

유연서는 정곡이 찔린 것 같았다. 그녀는 입을 틀어막고

엄청난 상처를 받은 듯 윤이건을 밀치고 뛰쳐 나갔다.

윤이건은 너무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 더 깊게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는 의자에 앉아 손가락으로 미간을 주무르며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라 앉혔다.

윤이건은 아직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잔 옆의 설탕을 보고 피식 웃었다.

내가 언제 설탕 넣은 커피를 마신 적이 있는가?

비서한테 커피 한잔 분부한 뒤, 그는 의자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았다.

창밖을 바라보는 윤이건의 눈빛은 한층 부드러워졌다.

그러다 그는 지난번, 병원에서 이진의 허리춤에 드러난 흉악한 화상이 생각났다.

윤이건은 차오르는 그리움에 참지 못하고 이진한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이에요?”

상대방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윤이건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물어볼 게 있어.”

그는 확실히 물어보고 싶은 일이 있었다.

그러나 그리운 마음은 끝내 이진한테 전달하지 못했다.

“지난번 병원에서 어떤 흉터는 제거할 수 있다고 했었지? 할수 있어?”

“오래 된 건가요?”

“십여년 됐지.”

윤이건의 대답에 이진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43화 시간이 다른가 봐?

    이진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추악한 상처를 보며 저도 모르게 정신을 잃었다.그녀도 이 상처를 자세히 본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상처는 옆구리로부터 시작돼 허리를 가로 덮어 뒤로 뻗어졌다.이진은 입꼬리를 오므리고는 손가락으로 흉터를 가볍게 만져보았다. 이미 통증은 사라졌지만 그 당시 나이가 어려 피부가 타들어가며 신경을 건드렸다. 그래서 매번 상처를 만질 때마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데 분명 신경이 아직 제대로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그녀는 당시 반 혼수상태로 치료를 받으며 머리가 희끗희끗한 늙은 의사가 천천히 말하는 것을 들었다.“피부 겉면과 안쪽의 신경은 아마 몇 년은 걸려야 제대로 회복될 수 있을 겁니다.”지금 겨우 10여 년이 지났기에 아직도 이상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그러다가 그녀는 갑자기 윤이건한테서 걸려왔던 전화가 생각났다.이진은 핸드폰을 들고 잠시 망설이다가 의사로서의 직업 도덕을 지키는 셈으로 전화를 걸었다.윤이건은 예상치 못한 그녀의 전화를 보자 좀 놀랐다.회의를 하던 중이었는데 그는 회의를 중단시키고는 밖으로 나갔다.“자기야?”윤이건의 말에 이진은 어이가 없었지만 괜한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진 않았다.그냥 소 귀에 경 읽기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썩 편했다.“윤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상처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사실 상처가 나아지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더라고요.”“무슨 뜻이지?”윤이건은 이 일에 대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쉽게 말하자면, 어떤 사람들은 시간에 따라 피부 겉면이 손상된 부분과 짙은 색소가 흡수되어 상처가 점점 사라질 수도 있어요.”이진은 말을 하며 손을 뻗어 자신의 옆구리를 만졌다.“하지만 심하게 다친 경우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일 경우도 있기에 단념하긴 어려울 거예요.”사실 이진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 윤이건은 한 번 믿어보기로 결정했다. 그녀가 갑자기 꺼낸 말에 그는 어리둥절해났다. 진실과 어느덧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것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남은 며칠간 이진은 케빈을 시켜 이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44화 능력 있는 분한테 맡기다

    이진의 한마디에 모두들 어리둥절해났다.그들은 문득 눈앞의 이 계집애가 인상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한쪽에 앉아 있던 이기태의 안색은 더 뭐라 할 것도 없이 어두워졌다.“오늘은 그룹 내의 급한 일로 이번 주주총회를 연 것이니 저도 긴 말은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말을 하던 이진의 얼굴에 웃음기가 점차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마지막에 그녀의 눈빛은 칼처럼 그들의 얼굴을 스쳐지났다.“하지만 지금은 제가 GN 그룹의 대표이기에 오직 저만이 이 주주총회를 열 권리가 있다는 것을 여러분들이 기억하시길 바랍니다.”이진은 말을 마치고는 시선을 지 이사에게 고정했다. 지 이사가 겸연쩍게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자 그녀는 다시 미소를 되찾았다.케빈은 상황을 지켜보더니 얼른 의자를 그녀에게 넘겨 자리에 앉도록 했다.“자, 이제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담담한 한마디에 회의실의 분위기는 긴장감에 빠져 그들은 숨조차 제멋대로 쉬지 못했고 가시방석에 앉은 것만 같았다.“이 대표님, 콜록콜록…….”그중 한 이사가 갑자기 입을 열어 그녀를 대표라고 불렀는데 다소 어색해 보였다.그녀도 자연히 이해가 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이 대표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지금 회사 상황이 심상치 않아 이렇게 급하게 주주총회를 열게 된 겁니다.”이에 대해 그는 비서를 시켜 그룹의 실시간 데이터를 화면을 통해 그녀에게 보여줬다.다들 상황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켰다.“한 이사님께서 보아하니 줄곧 기업이 발전하는 상황에 관심을 가지셨나 봐요.”이진은 한 이사를 보며 미소를 지었는데 그녀의 표정은 한층 더 부드러워졌다.그녀는 한 이사에 대해 어느 정도 인상이 있다. 그는 GN 그룹의 최초 인원이라고 볼 수 있다. 따지고 보면 그는 어머니와 함께 분투해온 사람이다.그 당시, 그녀가 아직 어릴 때 어머니께서 항상 이 분과 일 얘기를 나누던 것이 기억난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렇게 많은 해가 지나 그녀는 이미 어른이 되어버렸고 눈앞의 이 분은 귀밑머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45화 물갈이라고 쳐

    비서의 말을 듣자 윤이건은 저도 모르게 이진의 현재 상황이 생각나 주먹을 꼭 쥐었다.“기술 부문을 동원해 GN 그룹의 자금 추세를 알아보도록 해.”비서는 그의 말을 듣자 기쁜 마음에 얼른 달려가 일을 처리했다.이때 GN 그룹의 주주총회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다,“이 대표님, 비록 이 말은 좀 듣기 거북하시겠지만 GN 그룹의 주식이 계속 이대로 하락한다면 이 대표님께서 반드시 책임지셔야 할 겁니다.”“맞아, 대표가 소꿉놀이도 아니고 개나 소나 다 대표하는 줄 아나 봐.”“이진아,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대표 자리를 내놓는 게 너한테 더 좋을 거야.”그러나 이진은 계속해서 손에 든 만년필을 가지고 놀며 입가에는 미소를 띠었다.사실 그녀는 이 상황에 대해 전혀 화가 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좋았다.그녀가 이기태가 벌인 짓을 먼저 밝히지 않은 원인이 바로 이거다. 이기태는 GN 그룹의 대표로 선임해온 동안 자신만을 따르는 인원들을 분명 남겼을 거다. 그들이 충성스럽든 담벼락이든 이진은 그들을 모조리 없애버릴 작전이다. 그러니 이참에 한 번 물갈이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비록 그룹 내의 직원들과 지도자들도 제대로 뽑아야지만 먼저 맨 위에 있는 이기태의 세력들을 없애버려야 일이 제대로 풀릴 것이다.몇 분이 지나자 그들은 점차 입을 다물었고 이진은 회의실이 조용해지고 나서야 만년필을 내려놓았다.“다른 이사 분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나요? 정말로 제가 물러나야 된다고 생각하시나요?”회의실은 여전히 조용했다.이기태는 옆에서 몰래 웃고 있었고 이진은 방금 이기태한테 이용당한 그들을 불쌍하게 여겼다. 그러나 불쌍한 건 둘째치고 그들이 잘못된 결정을 내린 건 사실이니 그녀도 어쩔 수 없었다.“그래요…….”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목소리는 더욱 숙연해졌다.“GN 그룹의 대표가 바뀌었어도 지분은 그대로인 거 아시죠?”그녀가 갑자기 꺼낸 말에 모두들 어리둥절해났고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했다.“저 이진은 GN 그룹의 50%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46화 친구 할래?

    이진은 앞으로 나아가 가방을 소파 위에 놓고는 윤이건의 맞은편에 앉았다.그녀한테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는 많지도 적지도 않아 윤이건이 눈을 뗄 수 없게 했다.윤이건은 이진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가볍게 웃었다.“만약 GN 그룹에 정말로 내가 보낸 스파이가 있다면 우리 자기가 이렇게 차분하게 내 맞은편에 앉을 리가 없지.”자기라는 호칭을 듣자 이진은 입을 삐죽거리며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핸드폰을 꺼내 방금 받은 파일을 윤이건한테 보여주었다.“고맙다는 인사를 하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 난 저녁 한 끼면 되는데.”윤이건은 말을 하면서도 계속 이진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나 이진은 그의 말을 못 들은척하더니 말했다.“또 알아내신 거라도 있나요?”이진이 가볍게 입을 열었는데 그녀의 착잡한 심정을 보아낼 수 있다.이기태는 분명 회사 내부에 먼저 손을 썼기에 그녀의 힘으로는 알아낼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았고 빠른 시간 내에 알아낼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그녀는 단 한 번도 윤이건을 이 일에 개입시킬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이제 보니 이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인 것 같다.윤이건은 이진의 걱정 가득한 모습을 보자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그도 한 그룹의 대표로서 방금 열린 주주총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대충 짐작이 갔다. 한 여자애가 갑자기 낙하산으로 나타나 회사의 대표를 맡았으니 어느 정도 이의가 있기 마련이다.윤이건은 마음속으로 묵묵히 한숨을 내쉬고는 방금 조사해온 모든 자료들을 이진에게 건넸다.다시 입을 열었을 때 그는 표정이 엄숙해지더니 다들 익숙히 알고 있던 윤 대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이진 씨께서도 아시다시피 지금 GN 그룹은 예전의 GN 그룹과는 확연히 달라진 상태에요.”그의 말을 듣자 이진은 고개를 들어 윤이건을 쳐다보았다.이때 두 사람의 거리는 매우 가까웠는데 그녀는 심지어 그한테서 나는 향수 냄새까지 맡을 수 있었다. 진하지 않고 은은한 데다가 윤이건의 냄새까지 섞여 아주 좋았다.“지금 GN 그룹에 큰 문제가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47화 비참한 부엌

    “좋아요, 약속해요.”‘만약 남녀 사이를 오가는 관계라면 거절할 생각이었지만 친구라면…….’이진은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들어 윤이건을 보았는데 별로 싫지는 않았다.그녀의 대답에 윤이건은 그제야 마음이 가라앉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시간도 늦었으니 이만 돌아가자.”이진은 그가 돌아가자고 말한 곳이 어딘지 잘 알고 있었다.이미 몇 달 후에 이사 가기로 약속했으니 더 이상 소란을 피울 필요는 없다.물론 그 여우 같은 년이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돌아가는 길에 두 사람은 얘기를 몇 마디 간단하게 주고받았는데 거의 GN 그룹의 문제를 둘러싼 내용들이었다.비서는 차를 몰면서 수시로 백미러로 그들을 바라보았는데 꽤 조화로운 모습이었다.별장에 돌아오자 윤이건은 그제야 별장에 식사를 책임진 아주머니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비록 그 아줌마를 해고한 후 다른 하인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해야 할 일들이 명확했다.공교롭게도 해고된 그 아줌마가 평일에 저녁 식사를 책임진 하인이었다.윤이건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비서더러 5성급 셰프를 모셔오라고 하려고 했는데 이진에게 제지당했다.“저녁 한 끼일 뿐인데 한 대표님께서는 번거롭지도 않으신가 봐요.”이진은 말을 마치고는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스스로 부엌에 들어섰다.불과 몇 분 만에 윤이건은 부엌에서 요리하는 소리가 나는 걸 들을 수 있었다.그는 궁금해 몸을 돌려 바로 부엌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는 그녀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지 않은 채 벽에 기대어 입을 다문 채 이진의 뒷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채소를 씻고 써는 등 모습은 일사불란하게 진행되었지만 어딘가 바빠 보였다.윤이건은 갑자기 마음속 한편이 따뜻해진 느낌이 들었는데 점차 멍을 때리고 있었다.이런 여자가 3년 동안 자신의 곁에 있었는데 그가 이렇게 헛되이 놓쳐버리다니…….반쯤 준비를 마친 후 이진은 몸을 돌려 조미료들을 꺼냈는데 마침 뒤에 서있는 남자를 언뜻 보았다.그녀는 속으로 두어 마디 중얼거리더니 언짢은듯한 말투로 말했다.“윤 대표님께서 할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48화 하인을 구하다

    그런데 생선 가시를 발라낸 후, 이진은 갑자기 몇 가지 일이 생각났다.도대체 그녀가 이 집에 얼마나 더 있을 수 있을까?곧 떠날 그녀가 이런 집안일을 함부로 맡는 건 적합하지 않았다.원래 윤이건에게 뭔가를 말하려고 했는데 그녀는 차마 말을 꺼내진 못했다.그 순간 그녀의 마음속에 한 가닥 흐리멍덩한 기분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 기분은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이진은 그 기분이 뭔지 깊이 파고들진 않았는데 아마 그와 함께 한 시간들이 습관 된 것일 거다.이진은 생각이 얼굴에 모조리 드러났지만 윤이건이 눈치채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윤이건의 젓가락질은 멈추지 않았지만 그의 시선은 계속 그녀를 향해 있었다. 그녀의 감정 변화가 너무 뚜렷해 보이자 윤이건도 마음이 혼란스러워 끝내 다시 입을 열지 않았다.이튿날, 윤이건이 기어코 이진을 데려다주겠다고 하자 그녀도 딱히 거절하진 않았다.‘공짜로 데려다준다는데 거절해서 뭐해?’AMC에 도착하자 이진은 윤이건에게 인사를 하고는 차에서 내려 건물로 들어섰다.윤이건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고개를 들어 비서에게 당부했다.“오후에 시간 날 때 제대로 된 하인을 좀 구해봐.”사실 윤이건과 이진은 모두 하인을 찾는 일이 빌미에 불과하다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굳이 이 거짓말을 밝혀내진 않았다.그렇다면 약속을 두려워하거나 다른 걱정을 하는 것보단 지금 빨리 결정을 내리는 게 좋을 거다.AMC 대표 사무실.이진이 사무실에 들어서자 케빈도 바로 따라들어섰다.케빈의 손에 놓인 두꺼운 서류들을 보자 이진은 머리가 아파났다.“보스, 제가 밤을 새워 GN 그룹의 자금 흐름 방향을 알아냈어요.”케빈의 두 눈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는데 정말 밤새 자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는 한 무더기의 자료 중에서 두 장을 뽑아 이진의 앞에 놓았다.“내가 뭘 원하는지 잘 알고 있네.”이진과 케빈은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보스, GN 그룹의 자금 흐름은 모두 모진호라는 관광지로 흘러들어갔어요.”“관광지에는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49화 사례금이 필요해

    “윤 대표님, 별일 없으시다면 방으로 돌아가서 쉬셔도 됩니다.”이진은 윤이건이 옆에 없다면 더 일에 전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러자 윤이건은 하인들 앞에서 그녀를 향해 미소를 선보였다. 그 모습을 보자 그녀와 하인들 모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들 중 나이가 어린 하인들도 있었는데 모두 윤이건의 모습을 보고 홀딱 넘어갈 뻔했다.“무슨 뜻인가요?”윤이건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이진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우리 자기가 여기서 집안일을 돕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편히 쉴 수 있겠어?”윤이건의 성격을 잘 알기에 이진은 그가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하지만 그의 성격을 잘 알기에 그가 뭣 때문에 이러는 건지 전혀 알 수 없었다.다른 사람이 봤을 때엔 그들은 깨가 쏟아지는 신혼부부일 것이다.이진은 가능한 한 눈앞의 이 남자를 무시하고는 예비 하인들 앞에 가서 박수를 한번 쳤다.“자, 이제 다음 심사를 진행하겠습니다.”예비 하인들은 이 말을 듣고 즉시 정신을 차렸다.“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이번 심사는 요리입니다.”이진은 말하면서 앞에 놓인 쇼핑백 안의 신선한 재료들을 보았는데 꽤 흥미로웠다.“지금부터 여러분들은 방금 구매한 재료들로 요리를 하시면 됩니다. 단 한 가지 요리만 준비하시면 됩니다.”기다리는 동안 이진은 이들의 주변을 맴돌며 요리하는 과정을 지켜봤다.윤이건은 부엌 입구에 서서 이진을 쳐다보았는데 그는 한순간도 그녀한테서 눈을 떼지 못했다.처음에는 그녀가 개성 있고 능력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만 그녀와 알고 지낸 시간이 꽤 오래됐는데도 윤이건은 그녀가 여전히 매력이 넘친다고 느꼈다. 이점은 너무 치명적이고 매력적이었다.반 시간이 지난 후 부엌에는 향기가 흘러나왔고 식탁에는 여러 가지 향기를 풍기는 요리들이 놓여있었다.그러나 윤이건은 맛에 대해는 전혀 흥미가 없었다. 그가 흥미를 느꼈다고 할지라도 별 소용이 없었다.하인들은 윤이건이 시식하는 줄 알고 모두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는데 이진이 젓가락을 들자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50화 자금 묶을 준비

    윤이건은 제대로 묻지도 않고 확인하지도 않은 채 흔쾌히 승낙했다.이진도 윤이건이 이렇게 시원스럽게 대답할 줄은 몰랐다.비록 그녀는 이것을 사례금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핑계에 불과했다.두 사람이 3년 동안 함께 지내온 데다가 그녀가 AMC 대표이기도 하기에 이진은 윤이건이 심각할 정도로 공과 사가 분명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러기에 일부 소기업들은 YS 그룹의 이름을 듣자마자 공포에 빠지곤 했다. 심지어 윤이건을 언급할 때 그들은 인정사정없고 차가운 데다가 숨을 멎게 하는 이미지를 떠올린다.이런 사람이 이렇게 쉽게 자신의 제의를 받아들이다니.그녀도 의심은 갔지만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 이 사람이 자신을 도우려는 거니 그녀는 당연히 감사할 따름이다.그러나 몇 달이 지나면 그들 사이는 기껏해야 기업을 위해서만 연락이 오갈 것이다.윤이건이 일어나 2층 서재로 걸어가자 이진은 다소 당황하여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서재로 돌아온 윤이건은 직접 관광지 관련 부문에 전화를 걸었다.“윤 대표님?”윤이건의 갑작스러운 전화에 프로젝트 부문의 책임자들은 모두 다소 당황했다.그들 모두 자기가 뭔가를 잘못한 게 아닌가 싶었다.“네, 임대리님. 문의드릴 게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윤이건은 대외적으로 늘 예의를 차렸다. 그러기에 많은 분들도 모두 YS 그룹과 관계를 맺으려 했다.“말씀하세요.”“혹시 부서에서 모진호에 관한 새로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나요?”“모진호요? 네, 진행되고 있습니다.”“확실한 가요?”임대리가 바로 대답하자 윤이건은 다소 의아했다. 그의 신분과 지위를 보았을 때 그의 손엔 수없이 많은 관광 항목들이 있을 건데 모진호를 한번 조회해 보지도 않은 채 바로 대답할 수 있다니.“하하, 윤 대표님께서는 아실지 모르겠는데…….”임대리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는데 목소리는 다소 흥분되어 있었다.“이 항목은 막 시작된데다가 투자금이 어마어마해 엄청 인상적이었거든요.”막 시작했는데 자금이 어마어마하다니.윤이건은 눈을 가늘게 떴는데 이

최신 챕터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8화 아들 딸 쌍둥이를 얻다

    결혼식 날짜는 8월 초로 정해졌으며,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한 차례씩 진행될 예정이다.웨딩드레스 가게에서 청혼한 이건의 이야기는 곧 널리 퍼지게 되었다. 오늘날까지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인터넷에 널리 퍼지고 있었다.이건이 바라던 대로, 전 세계의 사람들은 이진이 윤이건의 아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두 사람의 결혼식은 더욱 화려하고 시끌벅적했다.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두 사람은 친한 지인들 외에 회사 직원들만 초대했다.윤이건의 가족들은 보기 드물게 모두 현장에 참석했지만, 이진 쪽은 텅 비어 있었다.한편 이씨 가문은 여전히 다툼이 지속되고 있었다.“이것 봐! 내가 애초에 뭐라 그랬어? 이진 그년이 양심 없는 년이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 이제 알겠지? 그년은 결혼식처럼 중요한 날조차 아버지인 당신을 부르지 않았어. 이기태, 정말 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백윤정은 노발대발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녀에게는 예전의 자애로운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앞으로 달려들어 이기태를 때리려고 들었다.이기태는 화가 난 마음에 백윤정을 밀어냈다.“좀 저리 꺼져!”‘그래봤자 이진이는 내 친 딸인데, 지금 일이 이 지경이 된 건 모두 백윤정 때문이잖아. 백윤정이 중간에서 이간질을 하지 않았다면, 내가 이진이를 그렇게 대했겠어? 백윤정이 자꾸 끼어들어 모순을 만들어내지 않았다면, 이진도 날 이렇게까지 미워하진 않았을 거야.’물론 이기태의 눈에는 그저 이익밖에 없다. 그가 후회하는 건 오직 이진을 통해 이건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것뿐이다.지금의 이기태는 백윤정과 사이가 완전히 틀어지고 말았다. 두 사람은 매일 싸우기 바빴다.이기태는 결혼식이 끝날 때가 되자 뻔뻔스럽게 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이진아.”“이기태 씨, 전에 제가 전화를 끊을 때 했던 말을 잊으신 거예요?”이기태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진의 차가운 목소리가 전화 너머 들려왔다. 그는 등골이 서늘해지더니 그제야 기억난 듯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이진, 너!”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7화 청혼

    보통 사람이라면 분명 시언의 모습에 마음이 약해졌을 것이다.하지만 이진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이진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그의 말을 듣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한마디 내뱉었다.“제가 사랑하는 남자는 윤이건 씨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시언은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 그리고 힘겹게 한 마디 물었다.“제가 몇 년 더 빨리 나타났다면.”“그래도 결과는 똑같아요.”이진은 그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말을 마친 뒤, 이진은 더 이상 시언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이건을 향해 걸어갔다.애초에 이진은 시우가 이 연회를 통해 정희와의 결혼 소식을 발표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이진은 마침내 시우의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이 피곤했던 이진은 이건의 가슴에 기대어 말했다.“이건 씨, 저 해외여행 가고 싶어요.”“해외여행?”이건은 원래 뭔가를 계획하고 있었기에, 얼마 후 이진을 데리고 출국할 생각이었다.이진이 먼저 제기한 이상, 이건도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는 활짝 웃으며 이진을 껴안고 말했다.“그래,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이라면 어디든 좋아.”이를 위해 이건은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고 모든 일들 미뤘다. 하지만 이건의 원래 계획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았다.YS그룹에는 이건이 직접 처리해야 될 큰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이건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이진을 데리고 해외로 여행을 간 것이다.이 소식을 전해 들은 YS그룹의 고위층들은 미치기 직전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이건에게 전화를 걸어 돌아와 달라고 부탁을 했다. 어쨌든 프로젝트는 끝내고 가야지.하지만 이건의 대답은 그저 한마디뿐이었다. 결혼식을 마친 후.결혼식을 마친 후, 이건은 분명 이진과의 아이를 돌보는 데 집중할 것이다.그러기에 앞으로 일에 전념하는 시간은 점점 적어질 게 뻔했다.옆에 있던 이진은 한쪽에 놓인 핸드폰이 끊임없이 울리는 것을 보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내가 너무 충동적인 건 아니겠지? 이건 씨는 날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6화 사랑꾼

    이진은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내가 남학생을 꼬드겼다는 건 무슨 말이야? 아예 기억조차 나지 않는 데다가, 시우 씨의 동생인 건 아예 모르던 일이야. 도대체 이 일이 나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야?’이진은 화를 내며 이건을 노려보았다.“제가 언제 그런 행동을 했다고 그래요. 전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기억이 안 나거든요.”“정말이야?”이건은 일부러 장난친 거다. 사실 메시지를 보고 불쾌한 기분이 조금 들었는데, 이진의 반응은 그를 매우 기쁘게 했다.이건은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그렇다면 자기 마음속에는 나밖에 없다는 거지?”‘그럼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않아도 되겠네. 시우 이놈은 겁도 없네, 감히 내 아내더러 자기 사촌 동생을 위로해달라는 거야?’이건은 차갑게 웃으며 이진의 핸드폰을 가지고 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시우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진 씨, 제가 보낸 메시지를 보셨나요? 저도 어쩔 수 없어서 연락을 드린 거예요. 이 녀석이 술에 취해 밤새 이진 씨의 이름을 부르더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또.”“또 뭐 했는데?”이건은 그의 말을 끊은 뒤 질투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네 사촌 동생이 대단한 사랑꾼인가 봐.”‘윤이건?’전화 너머의 시우는 하마터면 심장이 터질 뻔했다.“이건아, 이진 씨 핸드폰이 왜 네 손에 있는 거야? 난.”“나랑 이진이가 부부인 걸 잊은 거야?”이건은 더 이상 시간 낭비하기 싫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내 아내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는, 내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그럼 내 아내를 좋아하는 사람마다 직접 가서 위로해 줘야 되는 거야? 내가 동의할지 말지는 둘째 치고, 이진이 정말 간다고 해도 네 동생이 괜찮아질 리는 없어.”마침 뭔가 생각난 이건은 잠시 망설이더니 협박하듯이 말했다.“술에서 깨면 네 동생한테 전해. 어제 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나면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이건은 다른 남자들이 자신의 아내에게 들러붙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이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5화 그게 무슨 실연이야?

    ‘윤이건? 윤이건이 어떻게?’시언은 도저히 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그와 시우는 사촌 형제이기에, 이건과 시우가 친한 친구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소문에 의하면 이건은 이미 결혼했고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설마.’시언은 갑자기 깊은 생각에 잠겼다.이건과 이진이 어떤 사이든, 이진이 이건을 얼마나 의지하든, 그는 자신이 이진을 좋아한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시언은 몸 옆에 늘어진 손을 꽉 주먹 쥐었다. 이때 정신을 차린 그는 앞으로 나아가, 이건의 앞길을 막고 환한 미소를 선보였다.“윤 대표님, 전 민시언입니다. 시우 형의 사촌 동생이에요. 시우 형한테서 얘기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만나 뵙게 되니 너무 영광입니다. 혹시 이진 씨랑은.”“이건 씨, 나 돌아가고 싶어요.”시언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진은 취기를 못 이겨 남자의 가슴에 얼굴을 가볍게 문질렀다.이건의 차가운 표정은 순식간에 눈 녹듯이 녹아내렸다.이건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몸을 숙여 이진을 안았다. 그리고 시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이진을 조수석에 태웠다. 세심하게 안전벨트를 맨 후 무심코 뒤쪽을 스쳐보자, 시언은 방금 자세를 유지한 채 제 자리에 서 있었다.“이건 씨, 얼른 돌아가요.”이진은 아직도 이건에게 바짝 달라붙어 있었다.이건은 시선을 돌려 이진의 희고 정교한 얼굴을 보자 계획이 하나 떠올랐다.‘그동안 결혼식 하나 제대로 치르지 못했는데, 반드시 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결혼식을 선물해 줄게.’이건이 직접 이진을 데려간 것을 목격한 시언은, 정신을 잃은 듯이 축 처진 채로 시우의 아파트를 찾았다. “민시언?”시우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시언을 보자 조금 놀란 듯했다.“네가 이곳엔 왜 온 거야?”시언은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형, 술 한잔하실 래요?”두 사람은 오랜만에 만났기에 술 한잔하는 것쯤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하지만 시우는 정희와 함께 임신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최근 술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시언의 상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4화 다크호스

    하룻밤 푹 자고 난 뒤, 다음날 아침 이진은 호텔에서 출발해 학교로 갔다.서현도 마찬가지로 이번 만남을 무척 중시하였다. 그녀는 이진을 만나기 위해 일부러 수업을 오후로 미뤘다.카페에 앉은 서현은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더니 웃으며 말했다.“이 대표님, 제가 오만해 보이긴 해도, 평범한 작가들과 비슷한 꿈을 꾸고 있거든요. 제가 쓴 시나리오를 대중들에게 알려, 널리 선보이는 게 제 꿈이에요. 하지만 제가 글을 쓸 때에는 저만의 요구가 있기에, 미리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서현의 요구는 별로 지나치진 않았다. 그저 세훈이 제기했던 요구처럼 원칙적인 문제에 관한 것들이다. 이 방면의 문제는 서현이 말하지 않아도 이진이 끼어들지 않을 것이다.이진이 바로 동의하자 서현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진의 시원시원한 성격은 전에 그녀를 찾아온 사람들과 사뭇 달랐다.서현은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어제 너무 지나친 행동을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야. 안 그러면 이진 씨처럼 훌륭하신 분을 놓치게 되었을 지도 몰라.’ 세부사항을 토론한 후, 이진은 세훈과 서현을 데리고 원작자를 찾아가 판권을 따냈다.그 후 배우의 캐스팅으로부터 촬영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엄청나게 심혈을 기울였다.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는 물론, 배우들 사이의 호흡은 날이 갈수록 좋아졌다.몇 달 후, 영화는 이건의 도움으로 성공적으로 상영되었다.의 원작 팬이 워낙 많았고, 호기심으로 본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그러나 영화관을 나설 때 모두 영화 속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영화에 푹 빠져 있었다.개봉 첫날, 전국의 영화관 티켓은 모두 매진되었다.심지어 대부분 영화관에서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영화를 예정했던 시간보다 더 오랫동안 상영하였다.개봉한지 한 달이 되었을 때, 는 수십 년간 1위를 차지했던 영화를 뛰어넘기도 했다.이 영화의 촬영 제작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도 엄청난 인지도를 가지게 되었다.그들은 마치 다크호스처럼 갑자기 대중들의 시선 속에 나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3화 이진의 스타일이 아니다

    이진은 말을 마친 후 정희를 데리고 성큼성큼 떠났다.“이진아, 넌 저분이 동의할 거라고 확신하는 거야?”한참을 걸은 뒤 정희가 호기심에 물었다.이진을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서현이 딱 봐도 설득하기 어려운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재능이 있는 작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데, 굳이 모욕을 당하면서 저 여자를 선택할 필요는 없잖아.’정희는 잠시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내가 연예계에 아는 사람이 꽤나 있는데, 그냥 이서현 말고 다른 작가 소개해 줄까?”“아직은 필요 없어.”이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아마 날 거절하지 않을 거야.”이진이 거절한 이상 정희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정희가 포기한 채 택시를 잡으려던 찰나, 앞에서 엄청난 비주얼을 가진 키 큰 남학생이 두 사람에게 달려왔다.“예쁜 누나들, 어디 가시려는 거예요?”두 사람을 향해 한 말이지만, 남학생은 줄곧 이진을 훔쳐보고 있었다.이 모습을 지켜보던 정희는 몰래 웃음을 터뜨렸다.“왜요? 학생, 지금 대시하는 거예요?”생각이 들통난 남학생은 부인하기는커녕 겸연쩍은 듯 손을 들어 뒤통수를 긁었다. 그리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누나들은 저희 학교 학생이 아닌 것 같네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연락처라도 주시면 안 될까요?”“두 사람 연락처를 모두 받아 가시려는 거예요? 생각보다 욕심이 많으시네요.”정희는 눈썹을 찡긋거리며 장난을 쳤다.그러자 남학생은 볼이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용기를 내어 이진에게 핸드폰을 건넸다.“누나, 전화번호 주시면 안 될까요? 절대로 귀찮게 굴진 않을 게요!”‘지금 충분히 귀찮은 것 같은데.’이진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깔끔하게 거절했다.“죄송하지만, 안될 것 같네요.”난생처음 대시를 시도해 본 남학생은, 자신이 이렇게 무자비하게 거절당할 줄은 몰랐다. 남학생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실망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옆에 있던 정희는 차마 이대로 지나치기 힘들어, 가방에서 이진의 명함을 한 장 꺼내 남학생의 손에 쥐여 주었다.“연락처는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2화 자격 미달

    이진은 자신의 가장 진실된 생각을 전한 것은 물론, 판권을 반드시 따내려는 결심으로 원작자를 두 번이나 찾아갔다. 결국 원작자는 그녀에게 한 번 만날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진은 이번 기회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 전에 조사한 자료들을 들고 사람을 찾으러 대학으로 향했다.그녀 스스로 배역을 연구하는 것은 턱없이 부족했기에, 이진은 전문적인 작가를 찾아야 했다. 현재 대학교 교수인 이서현이 가장 좋은 선택지였다.출발하기 전에 이진은 특별히 학교의 포털 사이트를 통해, 서현의 수업시간표를 찾았다. 그리고 교장에게 부탁하여 수업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이진의 신분을 알게 된 교장은, 단번에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리고는 두 손 두 발 들어 환영했다.한편 이 일을 알게 된 정희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애초에 이진이 연예계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평소에 경제 뉴스밖에 안 보던 이진이 정말 영화를 찍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진심이었던 거야? 왜 갑자기 영화를 찍으려는 거지?’정희는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이진아, 네가 의 판권을 따내 영화로 제작한다고 들었는데, 정말 사실이야?”“내가 언제 거짓말한 적 있어?”비행기 탑승 시간이 10분밖에 남지 않았기에, 이진은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끊었다.“나중에 다시 얘기해, 지금.”“너 지금 공항이야?”눈치 빠른 정희는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마침 한가하던 정희는 이진을 따라 서현을 찾으러 갈 생각이었다.‘우리 이진이가 갑자기 영화를 찍다니, 어떻게 된 일인지 내 눈으로 확인해 봐야겠어.’정희는 결정을 내린 듯이 말했다.“이진아, 좀만 기다려 금방 갈게!”정희는 줄곧 생각나는 대로 움직이는 성격이라, 이진은 핸드폰을 거두고 방금 정희의 말을 신경 쓰지 않았다.비행기는 한 시간도 안 되어 착륙했다.이진은 택시를 타고 바로 학교로 향했다. 그리고 사전에 알아보았던 수업시간표를 따라 강의실을 찾았다. 분명 수업이 시작되기까지 시간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1화 예술은 생활에서 비롯되다

    이진은 별장을 나선 뒤 홀로 국장의 집으로 향했다.공교롭게도 여태껏 이진을 만나보고 싶어 하던 가정의도 국장의 집에 있었다.하지만 연이은 실패로 가정의도 이진의 성격을 알 수 있었다.이진은 엄청 겸손한 데다가 이건의 아내다. 그녀가 어떤 신분이든 간에, 외부에 자신의 실력을 알릴 생각이 없다면, 가정의도 더 이상 묻진 않을 것이다.두 사람은 자리에 앉은 후, 국장의 건강에 대해 자세히 토론하기 시작했다.옆에 있던 국장은 조용히 듣고 있다가, 때때로 몇 마디 맞장구를 치자 분위기는 매우 화기애애했다.이진은 경계심을 내려놓고 많은 의견을 제기하였다. 국장은 모든 의견들을 자세히 기록하였다.모든 이야기를 마친 후, 국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눈물을 글썽였다.“모두 이진 씨 덕분이에요. 이진 씨가 아니었다면 이 늙은이가 고질병 때문에 죽을 때까지 고생했을 거예요. 어쩌면 어느 날 갑자기.”“국장님, 곧 괜찮아질 테니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이진은 국장의 말을 얼른 끊은 뒤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게다가 할아버지의 친구분이시니, 제가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이에요. 전엔 제가 생각이 짧은 데다가 일 때문에 바쁘다 보니, 줄곧 시간을 내지 못했는데 너무 탓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어요.”“탓하다니, 그럴 리가 있겠는가.”‘나한테 이렇게 큰 도움을 줬는데, 고마워하기도 모자랄 판에 탓할 리가 있겠어?’마을의 개발 프로젝트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이진도 마찬가지로 세훈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이 대표님, 제가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워낙 조건이 후해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더라고요.”진심 어린 이야기를 마친 후, 세훈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저한테 특별한 요구가 하나 있는데, 이 대표님께서 허락해 주셨으면 좋겠어요.”“어떤 요구죠?”이진은 호기심에 눈썹을 찡긋거렸다.세훈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이 대표님께서 절 좋게 봐주시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영화가 방영되었을 때 괜한 추측들이 떠돌아다니는 것을 방

  • 이혼 끝 연애 시작   제650화 그럴 가치가 있다

    오 감독은 전략을 바꾸기로 결정 내렸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진에게 사과하기로 한 것이다.이진은 전에 말했던 대로 마음에 들었던 감독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작품마저 몇 개 없는 신인 감독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오 감독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나처럼 유명한 감독을 마다하고 신인 감독과 합작한다는 거야? 내가 그동안 받은 상이 얼마인데! 이진 그년은 분명 사람 보는 눈이 삐뚤어진 거야! 신인 감독 주제에 얼마나 잘 찍을지 똑똑히 지켜봐야겠어.’오 감독은 불만이 가득했으나 자신의 앞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진에게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모두 이진이 예상했던 대로다. 전화를 받은 순간, 이진은 만만에게 눈빛을 보내 모 플랫폼에서 생방송을 시작했다.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던 오 감독은, 애써 웃으며 이진의 용서를 구하는 척했다.“이진 씨, 전엔 제가 너무 무례한 행동을 보였던 것 같네요. 의 촬영을 양세훈한테 맡길 생각인 거죠? 제가 양 감독을 소개해 줄 테니, 실시간 검색어의 글들을 내려 주시면.”“글을 내려달라고요?”이진은 오 감독이 뜻밖의 비장 카드라도 쥐고 있는 줄 알았다. 그가 이 정도로 파렴치한 인간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지금 말 같지 않은 조건으로 나와 협상하려는 거야?’이진은 마음속으로 차갑게 비웃고는 비꼬듯이 입을 열었다.“오 감독님, 본인이 지금 어떤 처지인지 잊으신 거예요? 지금 저한테 조건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사과를 하셔야죠. 제가 양세훈 감독님을 선택한 건 사실이지만, 제 방식대로 촬영에 참여하도록 설득시킬 것이니, 당신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어요.” “당신, 좋은 말로 할 때 그냥 넘어가지 그래?”오 감독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모욕을 당했기에, 이대로 참고 있을 수 없었다. 결국 위선적인 모습을 집어치우더니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내가 굽신거려주니까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네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모두 윤이건 덕분이라는걸, 내가 모를 줄 알아? 아마 윤 대표한테 들러붙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