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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내가 왜 마음을 돌렸는가

나는 화들짝 놀라 바로 손을 펴고는 배인호의 손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혹시 깨어날 기미를 놓칠까 봐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무명지가 살짝 움직였다. 마치 나비가 살짝 날갯짓하듯 말이다.

나는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기쁨을 감출 길이 없었고 모든 피가 머리로 솟구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인호 씨, 깨어나려고 그러는 거죠?”

배인호의 눈동자가 살짝 움직였지만 눈을 뜨지는 않았다. 나는 다른 걸 신경 쓸 새 없이 바로 그의 손을 놓고 병실에서 달려 나가 의사를 불렀다. 동시에 김미애에게 전화를 걸어 이 소식을 전했다.

——

의사가 병실로 달려와 배인호를 검사하더니 확실히 깨어날 기미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깬 게 아니라서 계속 관찰해야 한다고 했다.

의사가 나갈 때쯤 배건호와 김미애도 도착했다. 배인호가 깨어날 기미가 있다니 둘은 매우 기뻐했다. 배인호 옆에서 쉼 없이 말을 걸었고 목소리로 그를 자극해 그가 완전히 깨기를 바랐다.

나는 흥분을 억지로 누르며 옆에서 조용히 배인호를 지켜봤다.

“의사 선생님은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어요. 아저씨, 아주머니, 아니면 먼저 들어가실래요?”

한참이 지나 나는 입을 열었다.

아까는 너무 흥분해 참지 못하고 바로 두 사람에게 알렸지만 사실 배인호가 완전히 깨면 알려주는 게 더 좋았다. 아니면 기대가 커지면 실망도 커지게 된다.

“괜찮아. 우리도 여기 있을 거야. 근데 지영아, 좀 쉬어야 할 사람은 너야. 지금 여기서 며칠을 지키는 거야. 들어가서 좀 쉬라고 해도 말을 안 듣고. 그러다 인호가 깼는데 네가 쓰러지겠어.”

김미애가 이렇게 말하며 나를 병실 밖으로 몰아세웠다.

“가서 한숨 푹 자. 내일 인호 깨면 바로 알려줄게.”

“아주머니, 저는 괜찮아요. 지금 힘이 펄펄 나요. 그냥 여기서 같이 기다려요.”

내가 거절했다. 김미애가 내 몸이 망가질까 봐 걱정하는 걸 알지만 배인호가 깨어날 기미가 보인다는 소리에 바로 동력이 가득 차올랐다.

내가 한사코 거절하자 김미애도 그만뒀다.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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