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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내 기다림이 헛되게 하지 말아줘요

“인호 깼어요?”

전화가 연결되고 이우범이 먼저 배인호의 상황을 물었다.

병원에서 이삼일을 지키면서 계속 잠을 설치기도 했고 마음의 부담이 커서 잘 쉬지도 못했더니 나는 영혼이 쑥 빠져나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침대에 누워있는 배인호를 힐끔 보더니 피곤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이요. 오늘까지 깨어나지 못하면 상황이 심각해져요.”

이우범이 내게 말했다.

“네, 깨어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나도 몰라요. 기다릴 거 같은데.”

나는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배인호가 깨어나지 않는다 해서 그를 내팽개치고 아이를 데리고 서울로 올라갈 수는 없었다.

내 대답에 이우범은 잠깐 침묵을 지켰다. 오늘 왜 나에게 연락했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나는 결혼식 마무리를 이우범에게 맡기긴 했지만 나도 요 며칠 내게 바람맞은 하객에게 전화를 돌리며 설명하고 사과했다.

비록 결혼식이 장난 같아 보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가짜라 나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수군거리는지도 관심이 없었다.

“별일 없어요. 그냥 인호 상황을 물어보려고 전화했어요. 요새 바빠서 보러 갈 시간이 없었거든요.”

이우범이 웃으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나를 속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뭘 속이는지는 떠오르지 않았다.

우리는 몇 마디 안 하고 전화를 끊었다. 배인호 쪽에 명확한 결론이 나면 이우범을 찾아가 얘기를 나눠볼 생각이었다.

결혼식 건은 정중하게 고맙다고 해야 할 것 같았다. 전에는 그저 입으로만 감사하다고 말하며 아무런 표시가 없었지만 적어도 선물을 주든 밥을 사주든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혹시 돈을 받아준다면 바로 돈을 줄 수도 있었다.

“지영아.”

이때 김미애가 왔다. 지금 김미애와 배건호는 배인호 집에서 지내고 있다. 한편으로 빈이를 돌보면서 한편으로 내게 도시락을 가져다줬다. 그러면서 나에게 병원에만 있지 말라고 했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병원 말고 아무 데도 가고 싶지 않았다.

나는 김미애가 가져온 도시락을 옆에 두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침대에 누운 배인호를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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