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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빈이를 데려가다

모든 일이 안정을 되찾자 내 마음도 다시 차분해졌다. 나는 대부분 정력을 두 아이에게 쏟았다. 정아는 아이들에게 조기 교육반을 찾아줄 것을 건의했다. 스타트라인에서 밀리면 안 된다면서 말이다.

나는 살짝 놀랐다. 이제 한 살도 안 된 아이를 조기 교육을 보낸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자료를 찾아본 나는 결국 정아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로아와 승현이에게 값비싼 조기 교육반을 등록해 주었다. 강의는 주 3회였고 부모가 동행했다.

“나 서울 돌아가려고.”

정아가 내게 전화를 걸어와 난감한 말투로 말했다.

“서울은 왜 갑자기?”

살짝 의외였다. 노성민을 피하고자 멀리 도망가길래 적어도 반년 이상은 숨어지낼 줄 알았다.

비록 노성민은 이미 정아를 찾아냈지만 정아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다시 도망갈 수 있다고 나는 믿었다.

하지만 정아가 내게 폭탄과도 같은 소식을 던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나 노성민이랑 재혼할 거야.”

로아와 승현이를 데리고 카드놀이를 하던 나는 이 말을 듣고 손에 들었던 카드를 떨어트릴 뻔했다.

“재혼? 너...”

정아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넌 모를 거야. 이번에 나를 찾아내더니 얼마나 껌딱지처럼 붙어 있었는지. 아무리 욕하고 때려도 소용없었어. 나는 전혀 감동하지 않았는데 엄마, 아빠가 감동해서는 나한테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 보라고 타이르더라고. 아이들도 철들면서 아빠 보고 싶다고...”

나는 정아의 말투에서 난감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정아도 두손 두발 다 든 이상 나는 계속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정아의 성깔로 본인이 마음이 약해지지 않은 이상 아무리 부모가 부담을 주고 신선이 와서 협박한다 해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너만 괜찮으면 돼.”

나는 정아의 선택을 늘 존중했다.

“그냥 재혼할 준비만 하는 거야. 서울 가서 어떻게 나오는지 일단 다시 볼 거야. 이쪽 프로젝트도 거의 마무리 단계니까 내 기분을 좋게 만들고 성의만 보인다면 선심 써서 마지막으로 기회 주는 거지.”

정아는 말은 대수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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