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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이사를 가다

“닥쳐! 진짜 귀찮게 한다!”

배인호가 뒤를 보며 짜증을 냈다.

냥이가 어깨를 들썩이더니 말했다.

“다른 사람한테는 안 그래요. 빙산 씨한테만 그러는 거지.”

다시 생각해도 냥이한테 배인호의 전화번호를 준 건 잘한 일이었다. 그녀는 서란 보다 배인호의 마음을 잡을 줄 안다.

나는 둘이 서로 티격태격하는 걸 뒤로 한 채 피곤한 몸을 이끌고 거실로 향했고 현관문을 닫았다. 그러고는 소파에 바로 뻗어버렸다.

핸드폰이 울렸다. 배인호가 걸려 온 전화였고 나는 바로 끊어버렸다.

어느샌가 나는 소파에서 잠이 들었고 다시 일어났을 땐 7시가 넘어 있었다. 나는 대충 아침을 챙겨 먹고 회사로 향했다.

며칠 뒤 나는 그 매장 업체와의 협력을 위해 출장을 떠난다. 그러니 요 며칠 회사 일을 잘 처리하고 엄마 쪽 문제도 잘 해결해야 한다.

차를 운전해 배인호의 집 앞을 지나는데 냥이가 하품하며 그 집에서 나왔다. 그녀는 까만색 청재킷에 청 나팔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기지개를 켜자 잘록한 허리가 드러났다.

‘벌써 집에 밤을 보내는 건가? 대단하네.’

나는 마음속의 일부 감정을 무시한 채 운전을 계속했다.

“허지영 씨, 시시티브이 영상 나왔습니다. 언제 병원으로 한번 와주시죠.”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병원의 연락을 받았다.

“점심에 갈게요.”

내가 대답했다.

점심이 되자 나는 밥도 먹지 않은 채 병원으로 향했다. 곧이어 나는 엄마가 습격당한 날의 시시티브이를 볼 수 있었다.

체구가 통통한 남자가 캡과 마스크를 쓴 채 신속하게 엄마의 병실로 들어갔고 2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나왔다.

나는 그가 범인이라고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상에서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고 대략적인 체형만 보였다.

나는 이 영상을 가지고 바로 신고했다.

아빠가 돌아오신 후 이 일을 전해 듣고 매우 분노하셨다.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경찰의 조사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아빠, 저 이사 갈래요.”

내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

“왜, 배인호가 귀찮게 하는 거야?”

아빠가 바로 물어왔다.

나는 머리를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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