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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대표님…”

박유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천도준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는 그녀는 당황스럽다기보다 공포스러웠다.

퇴역하기 전의 전성기 시절에도 그녀는 열댓 명의 무기를 든 타수들을 감히 상대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별일 아니에요. 가세요.”

묵직한 천도준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

박유리가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문득 그녀의 왼손을 움켜쥐는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오빠…”

박유리는 흐릿한 초점으로 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의 손에 끌려가다시피 자리를 떠났다.

두 사람은 잰걸음으로 천도준의 뒤를 바싹 따랐다.

천도준을 비켜 가려는 자들이 있으면 그들을 공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만 단 한 명도 예외없이 천도준의 레이더망에 걸리긴 했지만.

이들의 격렬한 격투는 공사장 일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꾼들은 천도준 혼자 열댓 명을 상대하는 모습을 보며 놀라움에 입을 딱 벌렸다.

과연 사람이 맞을까…?

낙하산으로 들어온 주환은 공사장에서 쌈박질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무리 지어 다니면서 갑질을 일삼곤 했었다.

존과 박유리가 다구리를 당할 때에도 작업일꾼들이 몰려들어 구경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아주 일상적인 한 장면일 뿐이었으니까.

그런데 갑자기 주환에게 대적하는 어마어마한 상대가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간이 부어도 단단히 부은 것 같은 미친놈이!

이미 절반 이상이 천도준에게 맥도 못 추고 당했고 나머지 절반은 괜히 쇠 파이프만 고쳐잡으며 감히 앞으로 돌진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천도준은 땅바닥을 뒹구는 사람들 속에 혼자 우뚝 서서 겁에 질려있는 나머지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그는 오른손 상처에서 배어 나오는 피를 대수롭지 않게 수트에 슥 닦으며 넥타이를 더 느슨하게 풀어 젖혔다.

“더 덤비려고?”

너희들 따위 나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한다는 차가운 눈빛이었다.

천도준의 한 마디는 이들에게 무엇보다도 큰 울림을 주었다.

쇠 파이프 좀 잡아봤다하는 타수들이었지만 천도준의 실력은 그들과 아예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다.

“쳐!! 쳐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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