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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106장

“그럼 넌 바보가 맞아.”

고청하가 불만을 터트렸다.

천도준을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 없이 손을 들어 고청하의 등을 토닥였다.

고청하는 깜짝 놀랐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 울어서 감정을 터트릴 수 있다면 고청하에게도 좋았다.

점차 고청하의 울음소리가 멈췄다.

꼬박 하루 밤낮 동안 쉬지 않았던 터라 피곤함이 극에 달해 있었다.

게다가 지금 지금 큰 소리로 울고 나니 졸음이 몰려왔다.

천도준은 품에 안긴 채 잠이든 고청하의 어깨를 다정하게 토닥이며 작게 중얼거렸다.

“바보, 평생을 나한테 걸었는데 내가 어떻게 지게 할 수 있겠어? 널 지키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

……

은행 창구 앞, 임설아는 넋을 놓고 있었다.

어젯밤에 정성 들여 꾸미고 잔뜩 기쁜 얼굴로 해선정에 도착했을 때 천도준을 만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되레 오남미와 마주치게 될 줄은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두 사람이 우연이 마주쳤던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난처해졌다.

약혼식이 무산된 이후로 그녀는 오남준과 만나지도 않았고 오씨 가문 사람과는 연락이 끊겼었다.

오히려 남들이 보기에 당시에 벌어졌던 일은 오씨 가문 사람들의 잘못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녀가 오씨 가문과 연락을 하지 않는 건 자연스럽게 자신의 몸값을 높이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남미를 마주하자 그래도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오남미의 두 눈에는 원망이 가득했다.

하지만 오남준 때문에 두 사람은 완전히 척을 지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앉아 어색하게 대화를 나눴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천도준이 오지도 않고 메시지를 보내도 답장이 없고 전화를 걸어도 받지를 앉아 그제서야 임설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날 가지고 논 건가?”

임설아는 짜증스럽게 머리를 긁었다. 해선정에서 오남미를 만났던 건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천도준만이 모든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임설아는 짜증이 극에 달해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는 오남준에게 갈아탈 생각은 했었지만 그렇다고 천도준을 완전히 포기할 생각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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