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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9-25 17:00:06
목정침이 집에서 나올 때 온연은 웃으며 아이와 함께 마중을 나왔다. “아빠한테 인사해야지.”

  목정침은 콩알이를 볼수록 더 질투가 났고 이 조그마한 아이한테 자기가 지게 될 줄은 몰랐다. “저녁에 일찍 들어올게.”

  그의 의미를 알아들은 온연은 얼굴을 붉혔다. “얼른 가요, 기사님이 기다리시잖아요.”

  가기 직전, 목정침은 아이에게 장난을 치고 부러워하며 온연에 볼에 입을 맞췄다. 아이는 그걸 알았는지 밥을 달라고 칭얼거렸고 그녀가 뒤를 돌아 들어가자 목정침은 표정이 굳었다. 뒤도 안 돌아보고 가다니…! 그의 아들이 앞으로 처음으로 혼나야 되는 날이 오면 꼭 그가 직접 혼내기로 다짐했다.

  백수완별장.

  진몽요는 핸드폰 벨소리에 의해 잠에서 깼고 눈을 떠보니 이미 10시가 넘어 있었다. 그녀는 벌떡 일어났고 갑자기 근육통이 밀려와 한참을 앉아 있었다. 어제를 회상하며 그녀는 고개를 돌렸고 경소경은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기운만 있었더라도 그를 발로 찼을 것이다!

  전화를 받자 안야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세요? 왜 출근 안 하셨어요? 지각하시는 건 줄 알았는데 벌써 2시간이나 지났어요! 차 막히신 건 아닌 것 같고.”

  그녀는 살짝 억울해했다. “임립한테 반차 낸다고 말해줘. 오후에 갈게. 오전에는 도저히 안되겠어.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네.”

  전화를 끊고 그녀는 경소경을 볼수록 화가 났다. 어제 저녁에 왜 그는 그런 질문을 한 걸까? 그의 폭력적인 모습에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었다. 정신을 차린 후 그녀는 소리 없이 나가려고 했는데 어제 그의 무서운 모습이 생각나 겁이 났다. 싸워서 이길 수 없으니 도망가는 게 낫지 않을까?

  그녀의 발이 땅에 닿자 경소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 발짝만 더 떼봐요.”

  그녀는 온 몸이 굳었다. “나… 가야 되는데 뭘 어쩌게요?”

  말을 뱉은 후 그녀는 바로 후회했다. 그는 다시 그녀를 침대로 끌고 왔고 그녀는 바로 소리쳤다. “내가 잘못했어요, 됐어요?! 뭘 어쩌고 싶은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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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나한테 미리 말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인지 내가 어떻게 아냐고요!”  새빨개진 그녀의 얼굴을 보자 경소경도 그녀가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는 일어나서 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 “그 말 믿어볼게요.”  진몽요는 짜증냈다. “경소경씨! 당신 정말 너무한 거 아니에요?! 이런 식이면 도대체 무슨 사이 되는 거예요? 당신이 다가오고 싶을 때 오고 버리고 싶을 때 버리고 내가 다른 여자들이랑 똑같아 보이는 거죠? 난 당신이 마음대로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 아니에요. 똑바로 행동해요!”  그는 그 순간 자신의 행동이 도가 지나쳤다는 걸 느꼈다. “그런 적 없어요…”  없다고?! 진몽요는 믿지 않았다. 그는 예전에는 갖가지 이유로 그녀의 주위를 맴돌았다가 또 갑자기 무시하고 지금 다시 애매한 행동들을 하니 그녀는 모욕감이 들었다.  그녀는 이를 꽉 물고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줍고 욕실로 들어갔다. 혹시 그가 또 수작을 부릴까 봐 그녀는 욕실로 들어가서 문을 잠그고 소리쳤다. “나한테 시치미 좀 그만 떼요. 예전에는 그냥 몰랐던 셈치지만 오늘부터는 각자 갈 길 가자고요. 서로 인생 방해하지 말고요!”  경소경은 이마를 짚으며 문을 열러 했지만 문이 잠긴 걸 알고 해명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에요. 일단 나와서 우리 대화로 해결해요…”  진몽요는 화가 나서 그의 말이 들리지도 않았다. “안 나가요! 앞으로 방해하지 않겠다고 서로 연락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요!”  그녀가 화난 이유가 이거였다는 사실에 경소경은 웃었다.  “알겠어요, 화 내지 말아요. 내가 오해했으니까 내 잘못이에요. 이게 다 당신이 화해 안 해줘서 그런 거잖아요. 만약 계속 나랑 사귄다고 하면 다 해결되는 거 아니에요? 이렇게 가다가 난 당신을 놓아주지 않을뿐더러 서로 괴로울 거예요. 이렇게 지내도 상관없다면 할 말 없지만요. 진몽요씨, 안에서 안 나오더라도 선택권은 두 가지 밖에 없어요. 서로 계속 애매하게 지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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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녀가 가방을 뒤질 땐 그 열쇠가 없었다. 마침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뒤에서 경소경이 놀렸다. “이거 찾아요?”  그녀는 몸이 굳어서 뒤를 돌았더니 그가 그 열쇠를 들고 있었다. 열쇠고리를 그녀가 샀으니 보자마자 알 수 있었고 그가 가져갔을 줄은 몰랐다. “당신…!”  경소경은 막지 않고 조용히 그녀에게 문을 열어 주었고 그녀가 나가자 제안했다. “오늘 날씨 더운데 큰 길까지 걸어가서 택시 타게요? 나랑 같이 갈 생각 없어요? 나도 지금 나갈거라 데려다 줄 수 있어요. 아니면 당신이 직접 차 끌고 가도 되고요.”  진몽요는 발 걸음을 멈추고 쨍쨍한 햇빛을 보았다. 지금 온 몸에 기운도 없고 백수완 별장은 엄청 넓어서 걸어 나가는 것도 힘들고 큰 길에서 택시 잡으려면 20분은 걸릴 것이다… 운이 안 좋으면 2시간도 넘게 기다릴 수 있으니 그의 제안에 넘어갔다. “내가 지금… 당신이랑 싸워서 기운만 안 빠졌어도 걸어 나갔을 거예요! 차 좀 빌릴 게요 그럼…!”  그녀는 거실로 향했고 식탁 위에 있던 차 키를 챙겨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갔다.  그녀의 차가 사라지자 경소경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서 안야의 연락처를 삭제했다. 처음에 안야에게 연락을 했던 건 진몽요의 행방을 알고 자신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서였는데 쉽게 오해만 생기니 이제 그럴 이유가 없었다.  경매장.  목정침은 오늘 일정이 빡빡했기에 계속해서 시간을 확인했다. 이 경매 일정만 오늘 오전을 다 잡아먹었고, 오후에는 미팅도 있어서 시간이 촉박했다.  목가네 사업은 보석류 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도 많았다. 오늘 경매에서는 ‘황금’부지를 입찰할 예정이었고 이 땅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모두가 알고 있었기에 오늘 이 자리에 왔다. 다들 이 바닥 큰 손들이었기에 그도 참석했다. 미리 예상해둔 금액이 다른 사람들이 제시한 것 보다 높았기에 이미 입찰될 걸 알고 있었고 별 일만 없으면 그가 입찰 받을 수 있었다.  앞에서 사람들이 가격을 부를 때 그는 말을 아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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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자가 다시 입을 열기 전에 그 젊은 남자는 다시 손을 들자 데이비드는 당황해서 목정침에게 속삭였다. “대표님, 손 들까요? 예산을 넘어갈 거 같긴한데…”  목정침은 눈을 게슴츠레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데이비드는 식은 땀을 닦고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젊은 남자를 쳐다봤다. 원래 빨리 끝날 수 있었는데 이렇게 시간이 지체되면 오후에 미팅에도 늦을 수 있었다.  예상 밖에 그 남자는 계속 손을 들었고 심지어 표정을 여유로워 보였다. 목정침은 흔들렸고 이내 마음이 바뀌었다. “포기해.”  경매장에서 나온 후 데이비드는 툴툴댔다. “도대체 그 사람 정체가 뭘까요? 저희가 이걸 2주넘게 찜해뒀는데 그렇게 높은 가격으로 입찰하다니 괜히 오기로 그런 거 아닐까요? 그 땅으로 뭘 할 속셈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돈이면 본전 찾는데도 한참 걸리겠어요… 그 땅이 어느 정도의 가치인지 모르는 걸까요? 저희가 예상했던 대로라면 입찰도 받고 예산도 아낄 수 있었을 텐데 이렇게 뺏기니까 2주동안 헛수고한 것 같네요. “  목정침은 안 그래도 기분이 안 좋아서 데이비드를 차가운 눈으로 보자 데이비드는 입을 다 물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차에 탄 후 목정침은 입찰 받은 남자가 검은색 벤틀리 운전석에 탄 걸 보았다. 그 말은 그 남자는 그저 기사나 밑에서 일하는 직원일 텐데 도대체 차 주인은 누구일까?  “저 차주 누군지 알아와.” 그가 차갑게 말했다.  데이비드는 상대의 차 번호를 받아적었다. “알겠습니다. 알아보고 오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 회사로 갈까요?”  목정침은 고개를 끄덕이자 운전석에 있던 진락은 시동을 걸었다. 이때 검은색 벤틀리가 갑자기 그들의 왼편에 멈춰 섰고 뒷좌석 창문을 열자 예군작이 얼굴을 내밀었다. “여기서 뵙네요. 목대표님. 이 땅을 눈독들이신 줄은 몰랐는데, 제가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 기사를 대신 보냈어요. 그쪽에서 원하는 걸 알았으면 제가 양보라도 했을 텐데요…”  목정침은 아무렇지 않았다. “상관없어요, 겨우 땅 하나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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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몽요는 멈칫했다. “에이, 설마, 그쪽도 이 질문이예요? 본인이 궁금해서 묻는 거예요 아님 친구 대신해서 묻는 거예요? 난 예군작씨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말 했을 텐데, 그래봤자 그냥 친구라고요! 다시 이런 일로 전화하면 연이한테 말해서 혼날 줄 알아요!”  목정침은 머리가 아파서 미간을 문질렀다. “예군작이 내 땅 하나를 가져갔어요. 경매장에서 날 대놓고 노리고 있는데, 내가 설마 소경이 때문에 물었겠어요? 들어보니까 그쪽도 도움되는 정보는 없겠네요. 끊을게요.”  전화를 끊고 진몽요는 핸드폰을 보면서 어이없어했다. 예군작이 목정침에 땅을 뺐었는데 목정침이 직접 그녀에게 전화를 한 걸 보면 꽤나 심각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일을 그녀와 예군작 사이에 전화로 물어보기엔 썩 좋지 않아 다음 만남 때 물어볼 생각이었다.그러고보니 그녀는 오늘 예군작과의 약속을 잊을 뻔했다. 지금 그녀는 침대에 편하게 누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반차를 냈지만 눈을 감자마자 잠에 들어 그냥 하루 종일 쉬어 버렸다.  얼마 후 전화 벨소리에 잠에서 깼고 예군작의 전화였다. 이미 오후 5시. 그녀는 눈을 비비며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예군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파트 아래 있어요. 내려와요. 같이 밥 먹으러 가죠.”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진 않지만 왠지 모르게 자상한 느낌이 있었다. 진몽요는 그 말투가 불편했지만 불평하진 않았다. “네, 금방 내려 갈게요.”  예군작을 만났을 땐 이미 30분 후였다. 여자들이 ‘금방’ 이라고 하는 말은 믿을 게 못 된다. ‘금방’ 안에는 옷 갈아입고, 화장하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군작은 30분을 기다렸어도 개의치 않고 웃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뭐 먹고싶어요?”  그녀는 고민했다. “삼삼한 거요. 홍콩음식이 좋겠네요. 방금 일어났더니 입맛이 없어서요.”  예군작의 눈빛을 보고 아택은 아무 말없이 시동을 걸었다.  진몽요는 목정침 일이 생각나 물었다. “목정침씨 손에서 땅을 뺏을 수 있을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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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855장

    그녀는 차마 어색한 사이가 되고싶지 않아 바보처럼 못 알아들은 척하며 웃었다. “이건 목정침씨와의 일이니까 제가 상관할 수 없어요. 연이가 관련된 일이면 몰라도. 그때는 제가 관여하겠죠.”  예군작은 웃었다. “하하… 알아요.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목가네.  목정침은 집에 돌아온 후 긴장을 풀었다. 낮에 회사에서의 피곤이 집에 와서 온연과 아이를 보면 다 가셨다.  아이는 이제 막 밥을 먹어서 컨디션이 좋았고, 그는 아이를 보고 바로 샤워하러 올라갔다.  온연은 살짝 투덜댔다. “아주머니, 저 사람이 아이를 안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아요?”  유씨 아주머니의 생각은 달랐다. “왜 그렇게 생각해? 바빠서 작은 도련님을 볼 시간이 많이 없으셨잖아. 지금 도련님이 돈을 많이 버셔야 두 사람 먹여 살리지. 그렇게 생각하면 안돼.”  온연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콩알이가 집에 온지 며칠 안됐는데 신경도 안 쓰고 집에 오자마자 샤워부터 하잖아요. 그렇게 결벽증이 심한가? 그럼 공기에도 먼지가 돌아다니니 숨도 쉬면 안되겠어요.”  유씨 아주머니는 웃었다. “도련님을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너 밖에 없을 거야. 외출을 많이 하시니까 작은 도련님한테 세균이라도 옮길까 봐 그러시는 거일수도 있잖아. 일단 주방에 식사 준비하러 갈게. 너무 도련님을 안 좋게 생각하지 마. 예전보다 많이 좋아지셨어.”  맞는 말이었다. 목정침은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게다가 유씨 아주머니 말처럼 목정침은 샤워를 마치고 내려와 아이를 안고 정원에 나가서 산책도 했다. 요즘은 일교차가 심해서 그나마 저녁쯤 되어야 공기도 좋고 날씨도 시원했다.  콩알이는 잠이 없는지 목정침 품속에서 두리번거렸다. 아직 멀리 보진 못 하지만 이 세상 사물들을 신기해하는 것 같았다. 작고 동그란 얼굴은 사람들이 다 좋아했고 목정침도 작은 얼굴에 뽀뽀를 해주었다. 하지만 아이는 갑자기 발버둥치며 울기 시작했다.  목정침은 아이를 달랠 줄 몰라 마음이 급 해졌다. “왜 그래? 왜 울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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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정침은 자기의 턱을 만지작거렸고 조금 거칠한 걸 느꼈다. “밥 먼저 먹고 저녁에 다시 얘기하자. 나 피곤해.”  그는 확실히 피곤해 보였고 온연도 더 이상 그를 탓하지 않았다. “얼른 가서 먹어요. 먹고 쉬어야죠. 란샹언니가 디저트가게 장부 보내와서 그것도 봐야해요. 아이 파티는 시간이 없어서 본 온 게 아쉬워요. 오랫동안 못 만났는데 말이에요.”  그녀의 말을 알아들은 목정침은 일부러 정색을 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디저트 가게 계속 운영할 생각은 버리고 집에서 아이나 잘 챙겨. 그 돈 안 벌어도 돼.”  온연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는데도 그가 알아들었기에 작게 콧방귀를 뀌었다. 하긴, 가게는 너무 멀고 아이도 아직 어리니 부모가 함께 있어주는 게 좋았다. 그녀와 목정침의 어린시절은 그닥 행복하지 않았고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일들이 많았기에 아이한테까지 그걸 겪게 할 수는 없었다. 이것도 그녀가 그의 곁으로 돌아온 이유 중 하나였다. 아이를 낳았으니 잘 책임져야했다.  밥을 다 먹고 아이가 아직 잠들 기미가 안 보이자 온연은 아이를 안고 돌아다녔다. 낮에 택배 두개가 도착했는데 하나는 란샹이 보낸 아이 선물이었고 하나는 진함이 보냈다. 파티에 진함은 해외출장으로 인해 참여하지 못 했고 선물도 뒤늦게 도착했다. 사실 출장은 핑계였다.  진함이 생각나 온연은 아이에게 말했다. “외할머니 보고싶지? 우리 나중에 할머니 보러 갈까?”  목정침은 이 장면을 보고 질투했다. “아주머니, 아이 좀 재워주세요.”  유씨 아주머니는 아이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목정침과 안방으로 들어온 온연은 긴장했다. 그는 정상적인 남자였고 이젠 피할 수 없었다.  이때 목정침이 그녀를 확 끌어안았고, 온연은 아래층에서 나는 아이 울음 소리를 들었다. “아이가 울어요, 아주머니가 못 달래주실 텐데 나만 좋아해서…”  갑자기 그가 턱을 살짝 들었고 동작을 멈췄다.  온연은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 “왜 그래요…?”  그는 우울한 말투로 말했다. “너무 흥분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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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택은 급 긴장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백수완 별장.  경소경은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보며 진몽요의 연락처를 뒤적였다.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또 괜히 망설였다.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그는 기뻐했지만 진몽요의 전화가 아닌 이순의 전화인 걸 보고 표정이 썩은 채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때 이순이 문자를 보냈다. ‘진몽요씨한테 연락할지 말지 고민하고 계시죠? 모르시겠지만 진몽요씨 이제 예군작이랑 밥 먹고 헤어졌어요.’  이 말에 그의 마음속은 크게 요동치고 있었다. 그는 이순에게 답장을 하지 않고 진몽요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몽요는 이제 막 차에서 내렸고 예군작과 그런 얘기를 나눠서 기분이 썩 좋은 상태도 아니었기에 피곤한 말투로 전화를 받았다. “할 말 있으면 해요.”  경소경도 기분이 좋지 않아 말투가 별로였다. “저녁 맛있게 먹었나 봐요? 진짜 그 예군작한테 관심있는 거면 말로 해요. 그럼 나도 안 막고 두 사람 밀어줄게요!”  진몽요는 열 받았지만 빠르게 침착했다. “그렇게 관대한 사람이었어요? 난 왜 몰랐지? 질투하는 모습이 꼭 어린애 같네요. 나 예군작씨랑 저녁 먹고 온 거 맞는데요, 저번에 얻어 먹은 거 갚은 거예요. 그러니까 다음에 그 사람이 또 사준다고 하면 절대 나갈 일 없다고요. 신세지면 갚는 게 인지상정이잖아요. 피곤하니까 잘 거예요. 당신도 일찍 쉬어요.”  경소경은 소리쳤다. “전화 끊기만 해봐요!”  그녀는 “끊으면 어쩔건데요” 라고 말하면서 끊지 않았다. 집으로 들어가자 안야는 집에 없었고 그녀는 안방 침대에 대자로 누웠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요? 안 끊었으니까 할 말 있으면 돼요.”  그녀의 평온한 반응은 경소경의 분노한 마음과는 완전히 상반되었다. 경소경은 계속 대화를 이어가다가 화병이 날 것 같았다. “할 말없어요. 끊을게요!” 그리고 그는 전화를 끊었다.  진몽요는 핸드폰을 옆에 던져 놓은 후 그를 달래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며칠 후면 다시 디자인 대회가 시작되고, 10위까지는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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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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