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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장

진몽요가 나간 후 온연의 문자 알람이 쉴 틈도 없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기애애하게 문자를 주고받는데 목정침이 단호하게 말했다.

“식사에 집중하지?”

온연은 재빨리 진몽요에게 인사를 건네고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식사를 이어갔다. 어릴 때 밥을 먹다 말고 장난감을 갖고 놀다 그에게 혼나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목정침의 정신이 일순간 멍해졌다. 지난 시절 그녀와의 추억은 미움뿐만이 아니었을 텐데…… 그런 목정침의 시선을 느낀 온연이 어색함을 내비쳤다.

“왜그래요…?”

목정침은 그녀의 말에 시선을 거두고는 그녀의 술잔에 술을 따랐다. 그 모습에 온연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는 그녀와 술을 마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온연은 몇초간 고민하다 결국 그와 잔을 부딪혔다. 온연이 술을 한모금 마시는데 목정침이 말을 걸어왔다.

“너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고있나?”

그의 생일을 기억하지 못했던 전례가 있었기에 온연은 필사적으로 기억해내었다.

“결혼기념일이죠?”

답안을 말했음에도 그녀는 어떻게 그와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금슬 좋은 부부끼리 나올 법한 주제에 온연이 당황했다. 밖에서 식사를 했기 때문에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려는 것이라는 의심이 들었다.

그녀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던 것인지 목정침은 다시금 그녀의 술잔에 술을 따랐다. 온연은 자신의 주량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술을 거부하면 이 흥이 깨지기라도 할까 두려워 결국 잔을 비워내었다. 식사가 다 끝나갈 때 쯤이 되니 온연의 정신은 모호했고 의식마저 흐릿했다. 얼굴마저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술자리에 익숙한 목정침의 주량에 이쯤은 끄떡없는 듯했다. 조금의 취기도 없는 듯 그는 곧 웨이터를 불러 계산을 했다. 웨이터가 공손한 태도로 그에게 말했다.

“오늘 오시는 걸 사장님께서 미리 아셨는지 돈은 안 받으시겠다고 하십니다.”

“다음엔 내가 대접하겠다 전해주게.”

목정침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대답했다. 백수완 레스토랑은 경소경이 재미로 운영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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