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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장

목정침의 말투는 무척이나 씁쓸했다. "내가 너한테 그런 존재야? 내가 네 하늘을 무너트렸어?"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었다. 그와의 기억이 아름다웠다고 해도 상관없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고통이었으니까.

시간은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을 해결해주지 않았다. 앉아서 조용히 얘기를 나눌 상황이 아니었다. 어둠 속, 목정침의 표정이 읽히지 않았다. 찰나의 정적 끝에 그는 노트북을 챙기고는 집을 나섰다.

문이 닫힌 그 순간, 온연은 몸을 움직였다. 그를 붙잡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이 집을 나갔다는 건 아무 일도 없을 거라는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그녀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목정침은 오피스텔 근처의 호텔로 향했다. 전에 그 기사는 이미 잘린 지 오래였다. 그 기사 대신 진락이 차를 운전했다. 역시 진락이 제일 편했다. 전에 그 기사를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등을 저 지경으로 만든 멍청이.

그는 호텔 침대에 누워 노트북으로 경소경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금세 신호가 걸렸다. 화면에는 경소경의 얼굴만 어렴풋이 보였다. 주위가 어두웠다. 경소경이 짜증 난다 듯 신경질을 부렸다. "지금이 몇시인지 알아? 왜 전화야? 나도 사생활 좀 즐기자."

경소경이 여자랑 같이 있다는 건 생각하지도 알 수 있었다. "나 지금 호텔에 있어."

그 말이 경소경을 놀라게 했다. 그는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쫓겨났어?"

목정침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내 발로 나온 거야. 못 참겠더라고. 얘기가 잘 안됐어."

경소경이 인상을 찌푸렸다. "일이 복잡하게 됐는데? 너 그럴 줄 알았다. 근데 너 옷이 그게 뭐야? 오리야? 이런 게 네 취향이었어?"

목정침이 이를 악물었다.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딴 데 집중해줄래? 온연한테는 강압적으로 행동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어떤 방법이든 상관없어. 내 옆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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