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비행기안, 경소경은 진몽요와 같이 앉게 되었지만 두 사람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요 며칠동안 마치 진몽요는 온 에너지를 다 썼는지 비행기에 타자마자 안대를 쓰고 잠에 들었다. 착륙하고 나서도 그녀를 깨운 건 온연이었다. 각자 집에 돌아간 후 시간이 이미 저녁 9시가 넘었다. 온연이 먼저 들어가고 목정침은 뒤에서 캐리어를 챙겼다. 원래는 임집사가 공항에 마중 나오기로 했었는데 관심 집중되는 게 싫어 그녀가 거절했다. 목가네에 가정부 한 명이 나와 그들에게 인사했다. “사모님, 누가 물건을 보냈는데 사모님꼐 전해달라세요.” 그녀는 누가 보내온 건지 궁금했다. “뭔데요? 누가 보낸거에요?” 가정부는 고개를 저으며 “누가 보낸 거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내용물은 편지 같습니다.” 말을하며 가정부는 편지를 꺼냈고, 편지지를 보자 그녀는 온몸이 굳었다. 그건 서영생이 자주쓰던 편지지였다. 그녀는 편지를 건내 받고 바로 뜯어보았다. 편지 내용속 한 글자 한 글자가 그녀의 세포를 움직였고, 호흡은 가빠졌으며 몸이 부르르 떨렸다. 이 편지는 그녀에게 쓴 것이 아닌 목정침에게 쓴 것이었다. 하지만 받는 사람 이름은 온연으로 되어있었다. 그녀가 진실을 알기를 바랬던건가?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놀란 듯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뒷걸음질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 목정침은 걸음을 멈추고 캐리어를 내려놓았다. 그녀에 손에 들린 편지를 보자 그는 이제 숨길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결국엔 전지가 타이밍을 노리고 그녀에게 편지를 보냈다. “왜…왜…?” 그녀는 한 마디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누가 잡아 조르는 것처럼 숨이 막혔고 눈 앞이 캄캄했다. 목정침은 그녀에게 다가갈 수 없었고 눈동자엔 불안함이 가득했다. “…미안해…” 미안해?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바로 사과했다. 그 뜻은 그가 이미 편지의 내용을 알고 있었고 내용의 진실을 인정하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미 제대로 서 있는 것도 힘들었고 계단 난간을 잡으며 가까스로 서
가정부는 옆에 숨어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고, 자신이 건낸 편지가 이렇게 큰 파장을 불어 일으킬지도 몰랐다. 임집사와 유씨 아주머니도 소리를 듣고 거실로 들어왔다. 눈 앞에 이 상황을 보고선 아무도 소리를 낼 수 없었다. 어떤 일들은 그들이 함부로 끼어들 수 없었다. 목정침은 천천히 소파로 걸어와 앉았다. 얼굴은 심란함이 가득했고 떨리는 손으로 가슴을 부여잡았다. 마치 칼로 찌르는 거처럼 아파왔고, 그가 우려하던 일이 결국 일어났다. 몇 분이 지나자 그가 억지로 호흡을 가다듬었다. “누가 좀 따라가보세요, 저녁에 위험하지 않게.” 임집사는 대답을 하고선 경호원들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온연은 기댈 곳이 없어 진몽요한테 갈 수밖에 없었다. 큰 길로 나오자, 그녀는 아무 차 한 대를 잡고 주소를 불렀고 뒤에 따라오는 검은 롤스로이드는 눈치채지 못했다. 진몽요의 집에 도착한 후 그녀는 울면서 문을 두들겼다. 심지어 그녀는 캐리어를 들고 있을힘조차 없었다. 진몽요는 문을 열고 그녀의 모습을 보고선 적잖이 놀랐다. “무슨 일이야 연아? 목정침이랑 무슨 일 있었어?”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진몽요에 품속에 머리를 파묻고 소리내어 엉엉 울었다. 목정침이랑 앞으로 계속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모든 게 다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사랑해달라고 하자 그녀는 정말 그러려고 노력했으나, 그건 고작 폭풍전의 평화였고, 모든 게 다 그의 계략이었다. 집 아래, 임집사는 목정침에게 전화했다. “도련님, 사모님 진몽요씨 댁으로 오셨습니다.” 통화 너머 목정침의 힘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람 붙여서 24시간 따라다니라고 하세요. 일 끝나면 들어오시고요.” 임집사는 한숨을 쉬며 경호원을 두고선 떠났다. 온연은 다 울고 억지로 기분을 가다듬고선 모든 걸 진몽요에게 털어놨다. 원래는 온연 혼자만 울었지만 지금은 두 사람 다 울고 있었다. 진몽요도 전지가 그런 일을 한 걸 알자 눈물이 났다. “연아… 나 갑
진몽요가 작은 가게에서 맥주를 사고 거리로 나오자 밴 한 대가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차에서 건장한 남자 두명이 내려선 약이 묻은 수건으로 그녀의 입과 코를 막고 차에 태웠다. 맥주가 담겨 있던 봉지는 바닥에 떨어지고 맥주가 터지면서 발목에 튄 차가운 액체가 그녀가 느낀 마지막 감각이었다. 얼마나 지났는지 모른 채, 그녀가 비몽사몽 눈을 떴더니 주변은 낯선 곳이었다. 낡은 민박집 같았고, 바닥은 젖어있었으며 환경이 더러웠다. 옆에선 남자 몇 명이서 더러운 얘기를 하며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녀가 움직이자 남자 한 명이 쳐다봤다. “오, 저 아가씨 일어났네. 얼른 가서 물어봐봐, 궁금해서 못 참겠다.” 그녀는 심장이 쿵쾅거렸다. 상대는 최소 남자 5명이었고, 그녀는 손발이 다 묶인데 다가 약 때문에 기절해서 그런지 온 몸에 힘이 다 빠져 도망갈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남자 한 명이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려고 스피커 폰을 켰고 전화가 연결되자 여자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잘 잡아왔어?” 전화를 걸던 남자는 진몽요를 쓱 보더니 험악한 미소를 지었다. “잡았어요, 보내주신 사람이랑똑같은 옷을 입어서 이 사람이 틀림없습니다.” 진몽요는 온 몸을 떨고 있었다. 그 여자 목소리는… 분명 강연연이었다! 그리고 강연연이 잡으려던 사람은 그녀가 아닌 온연이었다. 하필이면 오늘 그녀가 온연의 옷을 입고나와 그들에게 잘못 걸려버렸다. 강연연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하이톤이 아닌 진지한 톤이었다. “이왕 잡아온 거 잘해주면 안되지. 너네 하고싶은 대로 해, 죽이지만 말고. 천천히 진행하고, 주소 나한테 보내줘. 그리고 나도 봐야하니까 촬영 까먹지 말고. 모든 사람한테 온연이 어떤 애인지 다 밝히고 말꺼야!” 전화가 끊기자 남자들은 진몽요 주위를 둘러쌌다. 진몽요는 이미 심리적으로 무너졌다. “너희…너희 뭐하는 거야? 꺼져! 강연연이 고용한거지? 난 너네가 찾는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너네는 걔 못 잡아! 난
전지였다. 그는 그녀를 망하게 한 것도 모자라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만들고, 지금은 그녀까지 괴롭히고 있었다. 이 모든 게 다 강연연이 꾸민 일인 줄 알았는데, 지금보니까 강연연네 집안도 망해서 돈이 없을 테니 범인은 결국 전이였다. ‘짝!’ 뺨을 치는 소리가 경쾌하게 나면서 강연연은 억울한 눈빛으로 눈 앞에 남자를 응시했다. “왜나를 때려요?” 또 한번에 소리가 들리고 남자는 매우 분노한 듯 보였다. 강연연은 아무 말을 하기가 무서웠고, 남자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쟤한테 무슨 짓 한거야?” 강연연은 시선을 회피하고 고개를 떨궜다. “내가 아니라 저 사람들이 그런거예요… 내가 왔을 때부터 저랬는데, 당신이 시킨 거 아니예요? 당신이 준 사진이 너무 흐려서 온연인지 모르고 잡아온 거라고요.” 남자의 목소리는 더욱 차가워졌다. “네 말은 다 내 탓이라는 거야? 강연연, 넌 내 탓하면 안 돼. 난 기회를 줬고 네가 못 잡은거야.” 그는 서있는 남자들을 보며 “이 여자, 당신들 마음대로 해.” 남자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신호를 주고받았다. 강연연을 옆방으로 끌고 갔고, 입을 막자 그녀의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진몽요는 다가오는 전지를 보고 애써 뒤로 물러났다. 그녀는 그의 앞에서 이런 몰골을 들키는 게 두려운 것보다 단순한 두려움이 앞섰다.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가 이렇게 낯설 게 변했다니,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몽요야…”그녀를 향한 전지의 손은 허공에 멈췄고 표정은 복잡한 심경을 나타내고 있었다. 진몽요는 차갑게 웃었다. “내 이름 그렇게 부르지 마! 역겨워! 이제 만족해? 이제 네 짓인 거다 알았어. 넌 날 사랑한 게 아니라 널 사랑했어. 우리 아빠가 너 3년 유학하는 동안 온갖 비용 다 내줬는데, 나중에 다 갚았다고 해도 어떻게 이래?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지금 당장 나 풀어줘!” 그는 양복 겉옷을 벗어 그녀에게 덮어주었다. “미안해… 나도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어, 난 그냥 목정침한테 복수하고 싶어서
벨소리가 5분 정도 울리자 드디어 문이 열렸다. 경소경은 잠옷을 입고 막 일어난 듯 그녀를 쳐다봤다. “여긴 어쩐 일이예요?” 그녀는 울먹이며 말했다. “몽요가…몽요가 술 사러 나갔는데 아직까지 안 들어왔어요. 한참 찾았는데도 못 찾았어요. 벌써 몇 시간이나 지났는데, 방법이 없어서 찾으러 왔어요.” 진몽요가 실종된 걸 알자 경소경이 잠이 확깼다. “기다려요, 차키 가져올게요!” 두 사람은 차를 타고 진몽요가 갈 만한 곳을 날이 밝을 때까지 돌았지만, 결국 경소경은 말했다. “신고하죠.” 온연은 엉엉 울었고 경소경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무슨 일 있었어요?” 그녀가 사건을 다 털어놓자 경소경은 입술을 깨물으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미 그는 이 일에 대해서 다 알고 있었고, 그저 싼야에서 돌아오자 마자 온연이 알게 될 줄 몰랐다. 지금 제일 급한 건 진몽요를 찾는 일이니 그는 폰을 꺼내 ‘110’을 눌렀다. 아직 신호가 가기도 전에 목정침으로부터 문자 한 통이왔다. ‘진몽요 전지한테 있어.’ 경소경은 심장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얼른 차를 끌고 목가네로 향했고, 지금은 어쩔 수 없이목정침과 만나서 얘기해야 했다. 다른 길로 가는 걸 보자 온연은 당황했다. “어디가요?” 그는 사실대로 말했다. “정침이한테 진몽요씨 전지 손에 있다는 연락이 왔어요. 정침이가 알고있으니 일단 가서 같이 방법을 찾아봐야죠. 지금 걔랑 만나기 싫은 거 아는데 그래도 진몽요 죽으면 안되잖아요.” 온연은 어이가 없었다. 그녀는 지금 어떻게 목정침 얼굴을 봐야할 지 몰랐지만, 진몽요한테 무슨 일이 생겼다면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목가네에 도착한 후, 경소경은 그녀가 차에서 움직이지 않자 한숨을 쉬었다. “나와요. 둘 사이에 일은 해결 안됐어도 진몽요는 챙겨야되잖아요. 들어가서 얘기해요.” 그녀는 아직 들어갈 용기가 없었다. “그쪽만 들어가요, 저는 차에서 기다릴게요. 몽요 일은 부탁할게요. “ 경소경
온연은 정신이 까마득해졌다. 갑자기 정말로 목가네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당장 갈 곳이 없었다. “저…저도 지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호텔로 데려다주세요, 몽요네 집에서 캐리어만 챙겨서 잠시 호텔에 머물게요.” 경소경은 살짝 입술을 깨물더니 고민 끝에 제안했다. “우리집으로 가요, 혼자 호텔에 있으면 위험해효. 조금 이상하긴 해도 별다른 방법 없잖아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럴 때일수록 경소경을 귀찮게 하고싶지 않았지만 만약 호텔에서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경소경은 그녀에게도 신경을 써야만 했다. 목가네, 목정침은 거실 앞 창문에 서서 온연의 그림자를 바라보고 그녀가 차를 타자 시야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그는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지금 유일하게 그녀의 곁에 다가갈 수 없는 건 오직 그 뿐이었다. 한참후에 그는 휴대폰을 꺼내 경소경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 대신 잘 돌봐줘.’ 갑자기 발끝에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져 그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탕위엔이 귀여운 얼굴로 그의 다리를 핥고 있었다. 그가 천천히 쭈그려 앉아 탕위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제 너랑 나만 남았네.” 막 거실로 걸어나온 유씨 아주머니가 이 장면을 보자 눈시울을 붉혔다. “도련님, 아침드세요. 밤새 잠도 안 주무셨는데 식사하시고 얼른 쉬세요. 회사 일 하지 마시고요. 사모님이랑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오랜시간 함께 하셨으니 어떻게 바로 헤어질 수 있겠어요? 안정되시면 다시 집으로 데려오세요.” 목정침은 살짝 눈을 감았다. “그 사람을 잃어버렸어요, 다시 못 데려와요.” ...... 간계도 별장. 진몽요는 악몽에서 깨어나 침대 머리맡에 앉아 몸을 웅크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창 밖에 풍경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그녀는 쳐다볼 생각조차 안했다. 그녀는 검은색 실크 잠옷 원피스로 갈아입었고, 하얀피부를 더 돋보이 게 만들었고, 얼굴과 몸에 난 상처도 더 뚜렷하게 보였다. 。 얼마 지나지 않고, 누군가가 방문을 열었다.
한 중년여성이 황급히 들어와 죽을 가져갔다. 전지는 진몽요의 등을 두들겨주고 싶었지만, 들었던 팔을 다시 내리고 그녀의 손에 닿는 거리에 손수건을 올려뒀다. “아까 그 분은 유씨 이모셔, 앞으로 네가 먹는 거 필요한 거 챙겨주실 거야.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저 분한테 말씀드려.” 진몽요는 식욕이 하나도 없고 감정기복도 심해 그의 말을 다 무시했다. 그저 마음속으로 그가 빨리 떠나길 빌었다. 지금 그의 얼굴을 볼 기분이 아니었고, 어떤 남자도 보고싶지 않았다. 둘째날, 전지가 그녀를 찾으러 왔을 때 그녀는 온연과 연락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가 실종되어 온연은 분명 마음이 급해져, 앞으로 여기서 며칠 더 머물러야 하니 다른 사람이 그녀를 계속 찾아다니는 걸 원치 않았다. 전지도 금방 왔는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었다. 겉옷을 벗어 침대 옆에 걸어 놓으며말했다. “이미 걔네한테 연락해뒀어, 다들 네가 여기 있는지 알아. 내가 책 좀 가져왔어. 이따가아주머니께서 가져다주실 거야. 심심할 때 좀 훑어봐. 네가 책 싫어하지만 내가 챙겨 온 건 그래도 좀 재밌는 거야. 아직 일이 좀 남아서, 저녁부터 같이 놀아줄게.” 그의 말에서 그녀는 위험함을 감지했다. “같이 안 있어줘도 돼, 네 얼굴 보기 싫다고!” 그는 눈썹을 찌푸렸다. “만약에 여기서 평생 갇혀서 살고 싶으면 계속 그렇게 말해. 나도 인내심이 있어.” 그녀는 억지로 화를 삭혔다. 어차피 며칠 밖에 안되니 그의 뜻대로 해주는 건 어렵지 않았다. 여길 떠날수만 있다면, 이 악마를 떠날수만 있다면 뭐든 했어야했다. 오늘은 그가 오래 머무르지 않고 20분 정도 지나자 차를 끌고 떠났다. 차 소리가 멀어지자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좀 움직이고 싶었다. 이곳에 온 뒤로부터 그녀는 이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방이 넓어서 욕실도 있고 화장실도 있었지만 그저 감금장소일 뿐이었다. 그녀는 한번도 이렇게 억울했던 적이 없었어서 이미 견딜수가 없었다. 거실로 나오자 유씨 이모는 황급이 맞
그녀는 절망적인 듯 고개를 휘저었다. 눈물은 이미 뺨을 타고 흘렀고, 침대에 스며들었다.”만지지 마, 나 만지지 말라고!” 전지는 강제로 그녀의 얼굴을 잡으며 억지로 그를 쳐다보게 만들었다. “우리는 이미 이렇게 됐어야 했어. 그냥 아쉬움 좀 달랜다고 생각해주면 안돼? 보름후에 날 떠나고 싶다면 떠나게 해줄게. 네가 남고 싶으면 결혼하고. 너한테 뭐든 강요하지만 나도 인내심에 한계가 있어. 그 일이 너한테 엄청난 상처라는 것도 알아. 그래서 네가 갇힌 암흑속에서 나올 수 있도록 나도 돕고 있는거야.” 그녀에 눈엔 그가 미친놈 같아 보였다. 그가 직접 이 모든 상황을 연출하고, 그녀가 그런 나쁜짓을 당하게 해놓고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그녀를 괴롭히고 있다. 게다가 이걸 아쉬움이라고 포장하며 결혼하겠다고 말하니 그는 정말 미친거 아닌가?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나는 암흑속에 갇혀 있지 않아… 나올 필요도 없고 네 도움은 더더욱 필요없어! 네가 날 안 건들이면 내가 뭐든 해줄 게. 보름, 그래 보름이면 되니까. 전지야 그땐 날 놔줘… 아니면 난 정말 살기 싫어질 것 같아…” 전지는 상처받는 듯 보였다. “내가 널 만지는 게 그렇게 싫어? 말해줘, 어떻게 하면 우리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거야?” 진몽요는 울다가 웃었다. 웃는 모습이 우는 모습보다 더 슬퍼보였다. “못 돌아가! 이미 돌아가긴 글렀다고! 네가 우리집을 망하게 했을 떄부터 이미 끝난 일이야! 난 예전에 모든 걸 너한테 다 줬는데, 넌 나한테 어떻게 했어? 네가 날 여기에 가둔 이유도 내가 신고해서 그 사람들이 잡혀갈까봐 그런거잖아. 네가 한 짓인 걸 다 알게 되면 넌 망할테니까. 그러니까 모두가 날 건들여도 넌 안돼.” 맞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계획하고 있었다. 그녀를 감금해서 상처를 다 치료해주고 증거가 다 사라질 때쯤 다시 그녀를 놓아주려 했다. 그는 처음부터 그녀를 건들이지 말했어야 했는데 자신의 무덤을 파게 되었다. 이 시간동안 그는 이미 많은 증거들을 없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