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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장

“몽요야 미안해, 내가 잠깐 정신이 나갔었나 봐. 그런 말 안 하면 안되? 난 너랑 함께하고 싶어…”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녀에게 부탁했다.

  진몽요는 우유부단한 성격이지만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만큼은 단호했다. “전지야, 아니야, 내가 아까 생각을 정리해봤는데 내가 처음부터 이렇게 우유부단 했으면 안됐었던 것 같아. 너도 나한테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게 서로에게 더 좋을 뻔했어. 지금 넌 모든 걸 가졌으니 아무 여자나 만날 수 있잖아. 헤어진 그 날부터 넌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고, 나도 이젠 내 소유야. 너를 안 사랑하는 내 마음 더 속이고 싶지 않아.”

  말이 끝나자 그녀는 차 문을 열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떠났다. 가로등 아래 멀리 떠나가는 그녀의 그림자를 보며 전지는 쫓아가지 않고 그저 그녀야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만 보았다. 그녀가 한 걸음씩 사라질 때 마다 그의 가슴은 점점 차가워져만 갔다. 그는 점점 과거를 회상하며 서영생과 의지하던 고아시절을 떠올렸다. 사랑은 그에게 사치스러운 감정이었고 복수심과 증오만 가득했어야 했다.

  결국 그는 그녀를 쳐다보지 않으려 시선을 애써 피했다. 애초부터 그의 사랑은 이루어 질 수없었다. 그가 직접 그녀를 불구덩이 속으로 밀었기에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아무도 없는 길엔 진몽요 홀로 신발을 들고 맨발로 걷고 있었다. 울퉁불퉁한 바닥 때문에 발다닥이 다 긁혔고 한참동안 택시 한 대 지나가지 않았다. 심란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온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고 온연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진몽요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연아, 나 전지랑 완전 끝났어. 이제 걔를 안 사랑하는 것 같아서 헤어지자고 했어.”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떨렸지만 온연은 그녀의 눈물을 알아채지 못했다. “진짜 헤어졌어? 너 지금 어디야? 옆에 차소 리 들리는 데 밖이야?”

  그녀는 코를 훌쩍이며 주위를 둘러봤다. “나도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 사랑하지 않아서 헤어진거니 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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