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는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는 그녀가 일하는 곳이 어딘지 물어보지도 않았다. 그녀에 대해 잘 알고 있는것이 분명했다. "그때 헤어졌던 건 나도 어쩔수 없는 일이었어. 내 말 믿지 않을거라는 거 알고있어. 하지만 이게 사실이야. 너네집 망해가는거 보는 내 맘도 엄청 조급했어. 네가 원하는 삶, 내가 이뤄주지 못할것 같았거든. 그래서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친구랑 투자를 했는데… 넌 몰라. 그때 네가 나한테 사준 차도 차압되고, 난 은행에 담보대출까지 받았어. 만약 투자에 실패하게 된다면 너랑 헤어지려고 했어. 괜히 나까지 너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여자같은건 애초부터 없었어.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야 일이 좀 해결됐고, 그때서야 사업을 좀 키워봐야 겠다 생각했어. 우리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수 있어. 몽요야, 옛날에는 네가 잘해줬잖아. 이젠 내가 보답할 차례야. 나 너한테 부끄러울 짓 한적없어. 우리 다시 시작하면 안될까?" 오글거리는 말 한번 해본적 없는 남자가 이런 말을 하다니. 진몽요는 그의 진심어린 말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진몽요는 똑똑히 보았다. 전지의 눈동자에 가득한 사랑과 진심을. 남들은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그는 함께한 3년동안 한번도 그녀를 이렇게 설레고 가슴뜨겁게 만든적이 없었다. 그녀는 긴장감에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나… 네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건지 아닌지 내가 어떻게 알고? 나 너무 얕잡아 보는거 아니야? 나 그렇게 속물아니야. 너랑 사귀었을때도 너한테 돈은 없었어. 난 돈같은거 신경쓰는 여자 아니야. 고작 그런 이유 때문에 나랑 헤어진거야? 날 위해서 그런거라곤 하지만 내가 원하던 결과는 아니었어. 네가 갑자기 이런말 하니까 되게 혼란스럽다." 전지는 그녀를 강압하지 않았다. "괜찮아. 용서해줄때까지 기다릴게. 앞으론 내가 너 챙겨줄게." 그녀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생각해볼게." 그녀가 말을 끝내자마자 전지는 사랑스럽다는 듯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헝클였다. 마치 다시 만나자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아직은 아니야. 근데 곧 다시 만날거 같아. 참, 당신 엄마한테 말은 했어? 우리 헤어졌다고? 나 앞으로 가짜 여자친구 행세 못해줘." 그는 갑자기 말문이 막혀버렸다. 한참 동안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이상함을 느꼈다. "뭔데? 남 연애하는 꼴 못 보겠다 이거야? 당신은 비혼주의 일지 몰라도 난 아니거든? 전지랑은 삼년동안 알고 지냈어, 어울리기도 하고." 그는 입술을 오므렸다. "문 닫고 여기로 와봐." 그녀는 고분고분하게 문을 닫고 그의 근처로 다가갔다. "왜 그래?" 그가 갑자기 그녀의 어깨를 잡더니 눈을 마주치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 사람이랑 만나면 안돼." 그의 진지한 태도가 그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삼년동안 만났다 그랬지. 그 사람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모르겠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히 알겠어. 넌 그 사람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거. 만나지 말라면 만나지 마. 앞으로 그 사람 멀리 해." 그녀는 그의 손을 치워버렸다. "미쳤어? 당신이 아무리 사장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 오지랖 아니야? 이유라도 알려주던가." 자신이 이성을 잃었다는 걸 알아챈 그는 감정을 추스른 후 그녀에게 말했다. "온연에게 물어봐. 뭐라도 알려줄거야. 네 말이 맞아. 난 네 사장일 뿐이지. 우리 사이에 얽힌게 돈 문제 말고 뭐가 있겠어. 나도 오지랖 부리긴 싫어." 그녀는 문을 쾅 닫으며 사무실을 나갔다. 회사를 울리는 소리에 직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직원이 감히 사장한테 화풀이를 하다니! 경소경은 치밀어 오르는 짜증에 정장 외투를 벗어 소파에 던져놓았다. 핸드폰을 들어 온연에게 문자를 보냈다. '진몽요랑 전지, 다시 만날 생각인가봐요. 목정침이 전지에 대한 얘기 조금이라도 했다면 대신 말려줘요. 이용이란거 한번은 몰라서 당한다쳐도, 두번 당하면 그건 바보니까.' 경소경의 문자를 받자 온연은 불안감에 빠졌다. 전지와 진몽요가 이렇게 빨
온연은 지금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웠다. "어떡해요? 지금 당장 몽요한테 사실을 알려줘야 하는거 아니에요? 그러면 너무 잔인할가요?" 그녀의 말이 목정침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허허… 맞아. 잔인하지. 그럼 이렇게 하는게 어때? 그냥 둘이 다시 만나게 하는거야. 넌 계속 아무것도 모르는척 시치미 떼면 되고. 전지가 그 땅을 손에 넣은 뒤 다시 진몽요를 버릴때 까지 말이야. 만약 둘이 진짜로 결혼을 하게 되서 언젠가 진몽요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땐? 그건 안 잔인하다고 생각해? 만약 진씨 집안에 아무일도 없었다면 지금도 잘나갔을텐데. 그럼 진중도 그렇게 빨리 죽진 않았을테고. 어떻게 생각해?"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그녀는 알고있었다. 지금 당장 진몽요에게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하지만 그녀는 입이 떨이지지가 않았다. 진몽요의 절망스러운 얼굴을 보고싶지가 않았다. "나…난.. 말할수 없어요… 분명히 미쳐버릴거에요…" 목정침은 입술을 오므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미쳐버리겠지. 만약 일이 일어나는데로 가만 둔다면 아마 더 미쳐버릴거야. 회의중에 나온거라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거야. 회의하고 올테니까, 여기서 잠깐 기다리고 있어." 그가 회의중에 나왔다는 사실을 그녀는 그제야 알아챘다. 그땐 너무 급해서 그가 회의중이라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진몽요랑 엮인 일이라, 이성을 차릴수가 없었다. "빨리 가봐요. 방해해서 미안해요." 그는 아무말도 없이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한시간 뒤, 회의는 끝이 났다. 목정침이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온연은 여전히 사무실에 앉아있었다. 핸드폰을 보며 아직까지 고민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그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나한테 하는 만큼 사나워지면 안되나?" 그녀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언제… 당신한테 사나웠어요?" 그는 아무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담배를 꺼냈다. 하지만 불은 붙이지 않았다. 단지 냄새만 몇번 맡
온연은 가방을 들어 소파에서 일어났다. "저… 그럼 지금 당장 몽요한테 가볼게요. 만약 전지가 청혼이라도 하면 어떻게요? 몽요가 허락이라도 한다면요? 그럼 안되는거잖아요!" 그는 진몽요가 부러워졌다. 온연의 신경이 온통 진몽요에게 가있다니. 목정침도 불쌍한 사람이다. 차사고가 났을 때 온연이 흘린 눈물을 보지 못했으니… 단지 다른 사람의 입에서 듣기만 했을 뿐…. 당연히도 그는 자신의 불만과 질투를 드러내기 않았다. "뭐가 그렇게 급해? 굳이 찾아가서 뭘하려고? 전지가 나한테 유별나게 군다는거 알면서 먼저 찾아가려고? 저녁에 만나기로 약속했다며. 반나절사이에 결혼하는거 봤어? 저녁에 만나서 얘기해. 점심은 나랑 먹고." 무척이나 가벼운 그의 말투에 그녀는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요." 목정침은 일반적인 가게에서 밥을 먹는 사람이 아니었다. 백수완 레스토랑은 그의 단골가게였다. 그의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곳이기도 했다. 점심시간, 두사람은 같이 백수완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미리 예약한 자리를 찾아 자리에 앉았다. 창가쪽 자리라 바깥의 풍경을 한눈에 알아볼수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에도 온연의 머릿속에는 진몽요 걱정뿐이었다. 온연은 기운이 없어보였다. "몽요가 그렇게 멍청하지는 않을텐데." 그녀는 바깥의 풍경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건 장담 못하지. 사랑에 빠진 여자는 이성을 잃으니까." 목정침은 그녀의 생각을 흐트렸다. "그건 아니죠. 이미 헤어진지 이렇게나 오래 됐는데. 몽요는 전지 싫어해요. 전지가 말을 엄청 잘 한다면 모를까. 우리 손에 증거도 있고. 쉽게 목적을 이루게 하지는 않을거에요." 그녀는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사랑에 빠진 여자는 이성을 잃는다는 말이 뭐란 말인가. 마치 남자는 이성을 지킬것처럼. "허…" 그는 실소했다. 그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웃음이 무슨 뜻인지 그녀도 알지 못했다. 음식을 다 시킨후, 두사람 사이에는 아무말이 없었
그의 문자를 받은 후에야 온연의 마음이 편해졌다. 그녀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가 자신에게 안도감을 주기도 한다는것을 그녀는 알게되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목정침의 차가 목씨 저택에 도착했다. 그녀는 문앞에 서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슬리퍼도 서랍장에서 꺼내주었다. "전지 차사고 말이에요. 우연일까요?" 목정침은 침묵했다.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 그녀의 말문이 막혀버렸다. 어떻게 된 사실인지 확실치 않아서 그에게 물어본것인데…. 그는 신발을 갈아신고는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 "내가 망하는 꼴 보기전까지는 숨쉬는것도 조심할텐데. 생명에 위협이 가는 일은 절대로 할 사람이 아니야. 내 예상이 틀리지 않은다면 오늘 진몽요가 널 찾아올리는 없을거야." 그녀는 멍해졌다. 그녀는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분명히 저녁에 만나러 오겠다고 했는데… 안 올리 없는데… 어떻게 저리 확실할수 있지? 병원. 전지는 검사를 끝낸 후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진몽요는 열심히 그의 몸을 닦아주고 밥을 먹여주었다. 마치 뜨겁게 사랑했던 그때처럼. 전지의 머리에는 붕대가 감겨져있었다. 병원복을 입은 그의 모습이 무척이나 허약해보였다. 그의 시선은 계속 진몽요의 몸에 머물러 있었다. "몽요야, 미안해… 나 정말 나쁜 새끼였구나…" 그가 갑자기 저런 말을 할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 말이 그녀를 오글거리게 했다. 워낙 털털하게 행동하는게 습관이 되었던 터라. "됐어. 그만해. 네 꼴이나 봐. 그냥 경미한 뇌진탕에 타박상정도래. 그렇게 심각한것도 아니야. 조금 이따 연이랑 만나기로 했어. 둘다 이렇게 걱정을 끼치니… 내가 늙는다 늙어." 전지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눈을 감은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반응을 보며 진몽요는 그의 입가로 물을 가져다 주었다. "왜? 말 몇마디 하는것도 듣기 싫어?" 그는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온연이나 만나러 가. 난 혼자서도 괜찮으니까."
식탁에서, 그녀는 불안한 듯 젓가락질을 하며, 수시로 목정침의 눈치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 “아니면…… 내가 지금 병원 가서 몽요라도 찾아볼까요? 시간이 흐를수록 더 걱정돼서요.” 목정침은 음식을 집으려다 멈춘 후 “꼭 가야 돼?” 그녀는 알고 있었다. 아무리 전지와 그가 형제이더라도, 전지를 보면 안 좋은 일들이 떠오를 거 같아 그는 만나기 껄끄러웠을 것이다. “금방 다녀 올게요, 전지가 사고난 게 진짜이든 아니든, 병원에 있으면 저한테 어떻게 못하겠죠? 걱정 말아요. 정 그러면 진락이랑 같이 가거나 경호원 2명 정도 데려가도 되고요. 그녀는 최대한 그와 협상하며, 병원에 가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같이 갈게, 밥부터 먹어.” 그는 그녀에게 소고기 반찬을 집어주며 말했다. 그의 모습이 그녀를 더 죄책감 들게 만들었다. 그녀가 유산해서 입원해 있었을 때에, 그를 보고싶지 않다는 말을 듣고 그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조금 속상하지 않았을까? 그녀는 고개를 숙인채, 그에게 자신의 감정 변화를 들키지 않으려 했다. 가족끼리는 원래 이런 거 같다. 아무리 화가 나고 서로 이해하고, 혹여나 두 사람이 이혼해서 그녀가 목가네를 나간다 할 지어도, 20년동안 자신의 인생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한 사람인 만큼 마음속에 깊게 박혀 그리워할 것이다. 식사 후, 목정침의 운전 하에 두 사람은 전지가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전지가 혹시 자신들이 온다는 걸 알게 될까 봐, 온연은 진몽요에게 전화하지 않았고, 병원에 도착해 간호사에게 바로 병실을 물었다. 병실에 도착한 후,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불도 깨끗하게 개어져 있으며 아무런 물건도 남지 않아 있었다. 눈 앞에 광경을 목격한 그들은 무척 당황했다. 목정침은 얼른 간호사에게 그가 퇴원 했는지 물었고, 간호사는 기록을 찾아본 후 “아니요, 잠깐 산책 나간 거 아닐까요?” 온연은 그제서야 진몽요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녀의 전원은 꺼져 있었다. 목정침는 잠시 고민하다가, 전지의 번호
그는 마술처럼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더니, 그녀에게 거절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네번째손가락에 끼웠다. “반지산지 엄청 오래됐어, 매일 밤 네가 보고 싶을 때, 이걸 보면서 버텼어.” 반지의 사이즈는 딱 맞았다. 반지 위 보석은 저녁이라 그런지 더욱 반짝였고, 진몽요의 마음은 혼란스러워졌다. 그녀는 그의 간절함을 느꼈다. 그렇지만 너무 간절해서 그녀는 숨이 막혔다. “전지야, 우선 나좀 놔줘……” 전지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그녀를 붙잡고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양팔을 다 잡은 채, 꽉 품에 끌어안고 있었다. 조용한 밤, 별이 보이는 하늘, 청혼, 반지, 방해하는 사람도 없고, 이 상황이 로맨틱한 게 정상이지만 진몽요는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자신에게 지금 입을 맞추고 있는 이 남자를 한때는 정말 사랑했지만, 지금은 그녀에게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딱 그의 혀가 그녀의 입안으로 들어오려 할 때, 온 힘을 다 해 그를 밀었다. “전지!” 전지는 순간 자신의 성급했던 행동을 인지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 “미안해… 나 혼자만 그런 거였나봐, 몽요야, 너 이제 나 안 좋아하지?” 진몽요는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반지를 그의 손에 쥐어주며 “네가 너무 급해서 그래, 난 아직 생각 안해봤고. 너 지금 입원 중이야. 퇴원하고 다시 얘기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무거워 졌고, 전지는 난간으로 걸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 경소경이랑잤지? 저번에 파티 그 사람이랑 같이 갔잖아. 나보다 더 괜찮은 남자 찾은 거야? 나는 이렇게 노력하는데, 시간이 너무 흘러서 내가 한 발 놓친 건가?” 진몽요는 그저 멍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내심 찔렸다. 파티에서 한번 마주친 걸로 전지가 그런 추측을 할 순 없을 테니, 그는 분명 그녀의 뒷조사를 한 것이다. 그녀는 마음을 가라 앉히고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지금 내 마음이 너무 복잡하고 피곤해, 병실로 돌아가면 안될까?” 그는 마치 고집이 쎈 아이 처럼 발걸음을 떼지
그녀의 의심을 눈치챈 듯, 그가 해명했다. “내가 같이 안 가면, 너 같으면 집에 마음 편히 있을 수 있겠어? 오늘 고생했으니까 얼른 자자.” 그녀가 침대 반대편에 눕자, 그의 옷 벗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연회색 잠옷의 단추가 하나씩 풀어지고, 그의 근육라인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그녀는 반했는지, 시선을 빨리 돌리지 않았다. 혹시나 그녀가 이런저런 해명을 내놓을 까봐 그는 얼른 입을 열었다. “우리 같이 아이 입양해서 키울까?” 그녀는 순간 온 몸이 굳어 말을 하려던 순간 그가 또 말을 끊었다. “됐다, 넌 입만 열면 이혼 얘기니까 말 하지 마. 내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혼은 안돼, 꿈도 꾸지 마.”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혼 얘기 꺼낼 생각은 없었는데, 이 상황에서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물어보는 거 외에는 할 말이 없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녀는 이해가 안됐다. 목가네의 이렇게 큰 사업을 과연 입양해 온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걸까? 아이가 목씨로 성을 바꿀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혈연관계가 없기에 그가 원한다 해도 그녀는 가만둘 수 없었다. 둘째날 아침, 그녀는 문자소리에 잠에서 깨어 진몽요의 답장이 왔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손을 뻗어 침대 옆에 핸드폰을 보고선 약간 실망했다. 진몽요가 아닌 진함의 문자였다. :‘연아, 몸은 좀 좋아졌니? 네가 나 안 보고싶은 건 알지만 걱정돼서 문자 남긴다.’ 답장하고 싶지 않았지만, 마음이 약한 온연은 간략하게 답장했다. ‘저는 괜찮아요.’ 핸드폰을 내려놓자 그녀는 자신의 뒤에 누군가 딱 붙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목정침이 허리위에 손을 올려놓고 있다니! 그 상태로 가만히 있다 그가 드디어 움직였다. 그녀는 살살 움직이면서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 했으나, 이내 그가 소리를 내였다. “움직이지 마.” 그의 근엄한 말투에 그녀는 당연히 움직일 수 없었고, 커다란 베게 인형처럼 그의 품에 가만히 안겨 있었다. 짧은 침묵이 흐른 후 그가 물었다. “키스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