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문자를 받은 후에야 온연의 마음이 편해졌다. 그녀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가 자신에게 안도감을 주기도 한다는것을 그녀는 알게되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목정침의 차가 목씨 저택에 도착했다. 그녀는 문앞에 서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슬리퍼도 서랍장에서 꺼내주었다. "전지 차사고 말이에요. 우연일까요?" 목정침은 침묵했다.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 그녀의 말문이 막혀버렸다. 어떻게 된 사실인지 확실치 않아서 그에게 물어본것인데…. 그는 신발을 갈아신고는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 "내가 망하는 꼴 보기전까지는 숨쉬는것도 조심할텐데. 생명에 위협이 가는 일은 절대로 할 사람이 아니야. 내 예상이 틀리지 않은다면 오늘 진몽요가 널 찾아올리는 없을거야." 그녀는 멍해졌다. 그녀는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분명히 저녁에 만나러 오겠다고 했는데… 안 올리 없는데… 어떻게 저리 확실할수 있지? 병원. 전지는 검사를 끝낸 후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진몽요는 열심히 그의 몸을 닦아주고 밥을 먹여주었다. 마치 뜨겁게 사랑했던 그때처럼. 전지의 머리에는 붕대가 감겨져있었다. 병원복을 입은 그의 모습이 무척이나 허약해보였다. 그의 시선은 계속 진몽요의 몸에 머물러 있었다. "몽요야, 미안해… 나 정말 나쁜 새끼였구나…" 그가 갑자기 저런 말을 할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 말이 그녀를 오글거리게 했다. 워낙 털털하게 행동하는게 습관이 되었던 터라. "됐어. 그만해. 네 꼴이나 봐. 그냥 경미한 뇌진탕에 타박상정도래. 그렇게 심각한것도 아니야. 조금 이따 연이랑 만나기로 했어. 둘다 이렇게 걱정을 끼치니… 내가 늙는다 늙어." 전지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눈을 감은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반응을 보며 진몽요는 그의 입가로 물을 가져다 주었다. "왜? 말 몇마디 하는것도 듣기 싫어?" 그는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온연이나 만나러 가. 난 혼자서도 괜찮으니까."
식탁에서, 그녀는 불안한 듯 젓가락질을 하며, 수시로 목정침의 눈치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 “아니면…… 내가 지금 병원 가서 몽요라도 찾아볼까요? 시간이 흐를수록 더 걱정돼서요.” 목정침은 음식을 집으려다 멈춘 후 “꼭 가야 돼?” 그녀는 알고 있었다. 아무리 전지와 그가 형제이더라도, 전지를 보면 안 좋은 일들이 떠오를 거 같아 그는 만나기 껄끄러웠을 것이다. “금방 다녀 올게요, 전지가 사고난 게 진짜이든 아니든, 병원에 있으면 저한테 어떻게 못하겠죠? 걱정 말아요. 정 그러면 진락이랑 같이 가거나 경호원 2명 정도 데려가도 되고요. 그녀는 최대한 그와 협상하며, 병원에 가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같이 갈게, 밥부터 먹어.” 그는 그녀에게 소고기 반찬을 집어주며 말했다. 그의 모습이 그녀를 더 죄책감 들게 만들었다. 그녀가 유산해서 입원해 있었을 때에, 그를 보고싶지 않다는 말을 듣고 그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조금 속상하지 않았을까? 그녀는 고개를 숙인채, 그에게 자신의 감정 변화를 들키지 않으려 했다. 가족끼리는 원래 이런 거 같다. 아무리 화가 나고 서로 이해하고, 혹여나 두 사람이 이혼해서 그녀가 목가네를 나간다 할 지어도, 20년동안 자신의 인생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한 사람인 만큼 마음속에 깊게 박혀 그리워할 것이다. 식사 후, 목정침의 운전 하에 두 사람은 전지가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전지가 혹시 자신들이 온다는 걸 알게 될까 봐, 온연은 진몽요에게 전화하지 않았고, 병원에 도착해 간호사에게 바로 병실을 물었다. 병실에 도착한 후,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불도 깨끗하게 개어져 있으며 아무런 물건도 남지 않아 있었다. 눈 앞에 광경을 목격한 그들은 무척 당황했다. 목정침은 얼른 간호사에게 그가 퇴원 했는지 물었고, 간호사는 기록을 찾아본 후 “아니요, 잠깐 산책 나간 거 아닐까요?” 온연은 그제서야 진몽요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녀의 전원은 꺼져 있었다. 목정침는 잠시 고민하다가, 전지의 번호
그는 마술처럼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더니, 그녀에게 거절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네번째손가락에 끼웠다. “반지산지 엄청 오래됐어, 매일 밤 네가 보고 싶을 때, 이걸 보면서 버텼어.” 반지의 사이즈는 딱 맞았다. 반지 위 보석은 저녁이라 그런지 더욱 반짝였고, 진몽요의 마음은 혼란스러워졌다. 그녀는 그의 간절함을 느꼈다. 그렇지만 너무 간절해서 그녀는 숨이 막혔다. “전지야, 우선 나좀 놔줘……” 전지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그녀를 붙잡고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양팔을 다 잡은 채, 꽉 품에 끌어안고 있었다. 조용한 밤, 별이 보이는 하늘, 청혼, 반지, 방해하는 사람도 없고, 이 상황이 로맨틱한 게 정상이지만 진몽요는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자신에게 지금 입을 맞추고 있는 이 남자를 한때는 정말 사랑했지만, 지금은 그녀에게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딱 그의 혀가 그녀의 입안으로 들어오려 할 때, 온 힘을 다 해 그를 밀었다. “전지!” 전지는 순간 자신의 성급했던 행동을 인지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 “미안해… 나 혼자만 그런 거였나봐, 몽요야, 너 이제 나 안 좋아하지?” 진몽요는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반지를 그의 손에 쥐어주며 “네가 너무 급해서 그래, 난 아직 생각 안해봤고. 너 지금 입원 중이야. 퇴원하고 다시 얘기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무거워 졌고, 전지는 난간으로 걸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 경소경이랑잤지? 저번에 파티 그 사람이랑 같이 갔잖아. 나보다 더 괜찮은 남자 찾은 거야? 나는 이렇게 노력하는데, 시간이 너무 흘러서 내가 한 발 놓친 건가?” 진몽요는 그저 멍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내심 찔렸다. 파티에서 한번 마주친 걸로 전지가 그런 추측을 할 순 없을 테니, 그는 분명 그녀의 뒷조사를 한 것이다. 그녀는 마음을 가라 앉히고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지금 내 마음이 너무 복잡하고 피곤해, 병실로 돌아가면 안될까?” 그는 마치 고집이 쎈 아이 처럼 발걸음을 떼지
그녀의 의심을 눈치챈 듯, 그가 해명했다. “내가 같이 안 가면, 너 같으면 집에 마음 편히 있을 수 있겠어? 오늘 고생했으니까 얼른 자자.” 그녀가 침대 반대편에 눕자, 그의 옷 벗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연회색 잠옷의 단추가 하나씩 풀어지고, 그의 근육라인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그녀는 반했는지, 시선을 빨리 돌리지 않았다. 혹시나 그녀가 이런저런 해명을 내놓을 까봐 그는 얼른 입을 열었다. “우리 같이 아이 입양해서 키울까?” 그녀는 순간 온 몸이 굳어 말을 하려던 순간 그가 또 말을 끊었다. “됐다, 넌 입만 열면 이혼 얘기니까 말 하지 마. 내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혼은 안돼, 꿈도 꾸지 마.”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혼 얘기 꺼낼 생각은 없었는데, 이 상황에서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물어보는 거 외에는 할 말이 없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녀는 이해가 안됐다. 목가네의 이렇게 큰 사업을 과연 입양해 온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걸까? 아이가 목씨로 성을 바꿀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혈연관계가 없기에 그가 원한다 해도 그녀는 가만둘 수 없었다. 둘째날 아침, 그녀는 문자소리에 잠에서 깨어 진몽요의 답장이 왔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손을 뻗어 침대 옆에 핸드폰을 보고선 약간 실망했다. 진몽요가 아닌 진함의 문자였다. :‘연아, 몸은 좀 좋아졌니? 네가 나 안 보고싶은 건 알지만 걱정돼서 문자 남긴다.’ 답장하고 싶지 않았지만, 마음이 약한 온연은 간략하게 답장했다. ‘저는 괜찮아요.’ 핸드폰을 내려놓자 그녀는 자신의 뒤에 누군가 딱 붙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목정침이 허리위에 손을 올려놓고 있다니! 그 상태로 가만히 있다 그가 드디어 움직였다. 그녀는 살살 움직이면서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 했으나, 이내 그가 소리를 내였다. “움직이지 마.” 그의 근엄한 말투에 그녀는 당연히 움직일 수 없었고, 커다란 베게 인형처럼 그의 품에 가만히 안겨 있었다. 짧은 침묵이 흐른 후 그가 물었다. “키스해도
일어나서 세수한 후, 온연이 아침을 먹으려 내려왔지만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가 밥을 다 먹은 흔적을 보고선, 혹시나 혼자 갔을 까봐 그녀는 밥을 안 먹고 가방만 얼른 챙겼다. 이때 유씨 아주머니가 그녀를 막아서며 “뭐해? 아침 안 먹었잖아? 얼른 가서 먹어!” 그녀는 밖을 두리번 거리고 신발을 신으며 말했다. “시간이 없어요, 목정침 갔어요? 일이 있어서 먼저 나가볼 게요, 밥은 이따가 나가서 챙겨 먹으면 돼요.” 유씨 아주머니는 그녀의 말을 듣고 선 웃었다. “아직 안 가셨어! 먼저 차에 가서 에어컨 켜 놓으신다고, 아니면 이따 출발할 때 네가 더워서 불편할까 봐. 그러니까 걱정 말고 밥 먹어, 오늘 진락이 없어서 그런지 도련님이 다 챙겨 주시네.” 그녀는 벙쪄서 동작을 멈추었다. 최대한 자신의 놀란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화제를 돌리며 물었다. “요즘 진락이 자주 안 보이는 거 같은데, 어디 가셨어요?” 아주머니는 목소리를 낮추곤 말했다. “여자를 하나 사겼는데, 이제 결혼할 때가 됐잖아. 그래서 도련님도 이해해 주신거지.”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식탁으로 향했다. 비록 아주머니가 조금 과장해서 말한 것도 있겠지만, 그 마저도 온연을 약간 설레이게 만들었다. 목정침 같은 사람은 늘 다른 사람이 자신을 맞춰줬지, 타인에게 친절했던 적이 없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이런 감정이 미묘하게 느껴졌다. 대충 아침을 먹자 이번엔 유씨 아주머니가 막지 않았고, 현관으로 나가니 목정침이 차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차에 타자 그녀는 차의 적절한 온도를 느낄 수 있었고, 순간 아주머니의 말이 다시 한번 생각났다. 진짜 그가 그녀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한 걸까? “아이를 두번이나 잃었는데, 속상하지 않아요?” 그녀는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말을 처음으로 꺼냈다. 그의 얼굴을 보지 않아야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기에, 최대한 보지 않으려 노력했다. 목정침은 그녀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않고 창문을 열어 따듯한 바람을 만끽했다. “네
온연은 목정침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럼 제가 찾아 볼게요, 지금 가능해요? 저희가 급해서요!” 강령은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 오케이였다. “그럼 그럼, 찾는게 제일 좋지, 마침 우리집에 돈도 없는데. 요즘 땅이 이렇게 비싼데 우리 집에 도움이 딱 되네. 역시 연이는 나의 로또야, 우리 집에 땅 있는지도 몰랐는데, 시아버지도 돌아가시고, 몽요아빠도 떠났으니 땅은 완전 우리 꺼 잖아! 얼른 가서 찾아보자!” 목정침은 그녀들이 출발하려 하자, 급 일어섰다. 갑자기, 그의 책상 위 전화가 울리더니, 그가 받아서 말하기도 전에 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맞다면 너네 아마 강령네 집 가서 땅 지분 증서 찾을 생각이겠지? 출발하기 전에 알려주고 싶은게 있어.” 그는 인상을쓰며 “너 또 무슨 짓을 한 거야?” 전지는 차갑게웃었다. “내가 서영생씨 유품 치울 때, 그가 보내지 못한 편지 한통을 발견했다. 너한테 쓴 건데, 뭐라고 썼는지 알아?” 목정침은 호흡을 가다 듬었다. “원하는 게 뭐야?” 전지는 더 미친듯이 웃었다. “원하는 거 없어, 그 땅 내가 결정할 거야. 손 대기만 해봐. 네 지금 기분이 매우 별로일 것 같은 데, 우리 나중에 날 잡아서 다시 얘기해보자. 내가 전화한 이유는 너랑 거래하기 위해서야. 우리 서로 비밀 잘 지켜주자고.” 목정침은 전화기를 너무 세게 잡은 나머지 손가락이 하얘졌다. 그는 잠시 침묵후에 입을 열었다. “내가 지금 말하기 좀 그래서, 좀 이따 문자 줄게.” 그는 바로 전화를 끊고, 전지에게 문자를 보냈다. ‘진몽요 놔 줘.’ 그에게 바로 답장이 왔다. ‘너무 오지랖 부리지 마, 내 일이야.’ 목정침은 더 이상 전지와의 말 싸움을 이어가지 않았다. 그가 고개를 들어 온연을 쳐다볼 때, 이미 그는 평정심을 유지했다. “오늘은 가지 말자, 내가 이모는 사람 불러서 모셔다 드리도록 할게.” 온연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상의까지 다 했는데, 왜 전화 한 통 때문에 변한걸까? 그녀는 분명 다른 이유
그의 눈속엔 혼란스러움이 가득했다. 전화가 끊긴 뒤,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우선 진몽요한테 말하지 마, 아직 때가 아니야. 내가 전지랑 만나볼 테니 가만히 있어.” 그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의 선택을 믿기로 했다. “알겠어요. 대신 몽요가 피해보기전에 빨리 처리해줘요. 부탁이에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에게 핸드폰을 돌려주며 다시 한번 말했다. “내 말 잊지마, 진몽요한테 말하면 안돼. 내가 해결해.” 그녀는 동의했다. “알겠어요, 그럼 일 봐요, 먼저 가볼게요.” 그는 대답을 한 후 마중도 나가지 않으려는 지 가만히 서있었다. 그녀는 그가 전화 받은 이후로 뭔가 잘못되었음을 눈치챘지만 신경 쓰지 않고 회사를 떠났다. 점심시간, 목정침을 차를 타고 전지가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전지도 이번엔 도망가지 않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지는 교통사고 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고, 머리에 붕대를 감은 것 빼고는 일반인과 다를 게 없었다. 침대에 누워서 골골 대지도 않고, 오히려 창문 앞에서 노을만 감상하고 있었다 발소리를 들었지만 전지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이미 편지 내용을 예상했나봐?” 목정침은 인상을 찌푸리며 “편지 어딨어?” 전지는 편지를 꺼냈고, 그 편지는 원본이 아닌 사본이었다. “잘 읽어봐, 원본은 내가 갖고 있어, 당연히 안 줄 생각이고. 전에는 너 아니면 뭐든 못할 거 같았는데, 지금 보니 신은 나의 편이네.” 목정침은 편지를 낚아채 읽고 쓰레기통에 버려버렸다. 그는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너 이 새끼 진짜 뭐 하자는 거야?” 그는 거의 욕을 안 하지만, 협박받는 그 순간 만큼은 참을 수가 없었다. 전지는 썩소를 지으며 뒤돌아 그를 봤다. “한 때 서영생이 너네 아버지 기사였지. 너네 아버지가 우리 엄마 만나러 올때마다 서영생이 운전해서 그가 증인이야. 나랑 엄마는 빛도 들어오지 않는 집에서 10년을 보냈어. 내가 아플 때 엄마 혼자 나를 돌보았고, 너무 힘들 때도 눈물만 훔쳤지 네 아
전지는 순간 흥분했다. “죄책감 들게 뭐가 있어? 처음에는 그랬어도, 지금은 아니야. 너네 목가네 충실한 개로 일해서 그런지 버릇을 못 고치더라고. 결국엔 네 편이었어. 그 오랜 시간 동안 난 온갖 죄를 다 안고 있는데, 이 편지만 아니었어도 나는 그때 그 계획이 성공 한 줄만 알았겠지. 죽기전까지도 나에게 진실을 알려주지 않았어, 다 너를 위해서였겠지? 목가네는 한 사람을 자신들의 개로 만들 수 있을 만큼 잘 해주나 봐. 난 궁금한 게, 넌 너희 가족에게 왜 그런 건데?” 목정침은 말을 하지 않았다. 이를 꽉 깨물며 애써 살인 충동을 참았고, 머릿속에서 지웠던 기억들이 살아날수록 두 주먹이 더 떨려왔다. 사고 전야, 그의 아버지가 그를 서재로 불렀다. 그는 무거운 분위기를 짐작했고, 당시 18살의 그는 나이보다 이미 많이 성숙해 있어 재벌 2세들은 다 돈에 미쳐 있기 마련이지만 그는 정반대였다. “정침아, 알려줄 게 있어. 너에게 동생이 있어. 아빠가 실수한 일이라 네가 이해하길 바라진 않아. 그저 너희가 경쟁하지 않고 싸우지 않고 바르게 컸으면 좋겠다.” 아빠의 입에서 그런 말을 들은 그는 받아 드릴 수 없었고, 아버지라는 우상의 존재가 무너져 버리는 것 같았다. 부모님의 관계는 늘 좋았고, 너무 좋아서 바람 피우거나 배신하지 않을 정도였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버지가 일하기 전에 목가네는 결코 깨끗하지 않았다. 비록 돈은 많았지만 정당하지 못한 수법으로 번 돈이었고, 그의 아버지가 대를 잇자 정당한 방식으로 돈을 벌었고 그게 다 어머니의 영향이었다. 그렇게 아버지는 늘 그에게 멋진 존재였다. 어머니는 교양이 있고 사리에 밝은 사람이었다. 선비 가문에서 태어나, 언행이 늘 온화하고, 아버지의 성격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그는 이런 집안의 분위기가 평생 유지될 줄 알았는데, 제3자가 생긴 이후 점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당황한 아버지가 물었다. “정침아, 이건 다 아빠 잘못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