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넘어진 온연은 느껴지는 아픔에 숨만 헐떡이고 있었다. 막 바닥에서 일어나려는데 먼지 한 톨 묻지 않은 맞춤 구두 한 켤레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머리 위로 목정침의 서늘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2분 줄게."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의 깊은 눈동자를 쳐다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그 사람들…가만 두실 거죠?"그의 눈에 잠깐 스쳐 지나간 실망을 그녀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그가 듣고 싶었던 말은 이게 아니었다. "고작 그말 하려고 쫓아온 거였어? 내 시간만 낭비했네."말을 마친 목정침은 망설임 없이 다시 차에 올라탔다. 그가 문을 너무 세게 닫은 탓에 진락이 깜짝 놀라 몸을 부르르 떨었다. "다음 주 돌아오는 비행기 표 취소해. 해외지사는 내가 직접 관리하도록 하지.""도련님, 그렇게 되면 자그마치 3년이나 거기 계셔야 하는데…진짜 취소해요?" 진락이 조금 머뭇거리며 말을 꺼냈다.좌석에 기대 눈을 감고 있던 그의 입술이 불쾌한 듯 휘어졌다. "하라면 그냥 해!"온연은 여전히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었다. 그녀는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심장이 떨어져 나간 것 같았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진짜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는 걸 느꼈다.3년 후, 목씨 회사 워싱턴 지사 상업 빌딩.드넓은 회의실에서 갑자기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모두 숨을 죽이며 냉랭하게 앉아있는 남자를 조용히 쳐다보았다.옆에 있던 그의 비서가 조용히 말했다. "목대표님, 전화가 …"비서의 '미숙함'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그의 눈이 어두워졌다. "끊어." 그 회의는 엄청 중요한 회의였다. "사모님이 거셨는데…" 비서가 어쩔 수 없이 그에게 설명했다.사모님…사모님이 누군지 그는 알고 있었다. 바로 그의 아내, 온연이었다.목정침은 비서의 손에 있던 핸드폰을 받아들며 말했다. "회의 잠시 중단하겠습니다. 오후 네시에 다시 하는 걸로 하죠. 그럼."회의실에 있던 모든 사람이 쉬쉬했다. 공사 구분 명확한
그녀는 겨우 진몽요가 부탁한 일을 입 밖으로 꺼냈다. 목정침이 돌아온다는 말에 온연은 방금 전화를 걸 때보다 훨씬 긴장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급히 내려가 유씨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아주머니, 요 며칠 청소 좀 깨끗하게 해주세요…"유씨 아주머니는 조금 의아했다. 온연은 한 번도 집안일에 신경 쓴 적이 없었다. "왜 그래 연아?"기쁨인지 두려움인지 모를 기분이 그녀의 가슴에 가득 찼다. "그 사람이… 돌아온데요."유씨 아주머니는 잠시 멍해졌다. 하지만 이내 그녀가 말하는 그 사람이 누군지 눈치채고는 미소를 지었다. "진짜? 도련님이 돌아오신다고? 잘 됐네, 너네 결혼 한 3년 동안 같이 있은 적 한 번도 없잖아. 잘 됐다. 요 며칠 깨끗하게 치워 놓을 테니까. 걱정 마."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자신의 방안에 널브러진 스케치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녀는 지금 패션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었다. 정규직으로 뽑힌지 얼마 되지 않아 바쁜 탓에 방이 너저분했다. 그림들이 버리는 건지 쓰는 건지 잘 몰랐던 유씨 아주머니는 그녀의 방을 함부로 치우지 않았다. 그녀는 목정침에게 자신의 너저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목정침이 돌아오는 날, 그녀는 특별히 임집사를 통해 그가 돌아오는 항공편을 알아보았다. 그녀는 미리 공항에 도착해 그를 기다렸다.그가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에 떠나,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에 돌아왔다….. 3년의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꿈처럼 지나갔다.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그녀는 한눈에 그를 알아보았다. 3년 전이랑 똑같이 남다른 기운을 풍기고 있어 눈에 띄었다. 그의 팔짱을 끼고 있는 여자를 본 순간 온연은 얼어버리고 말았다. 그는 혼자 돌아온 게 아니었다.목정침과 그 여자가 가까워진 후에야 그들이 하는 친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정침 오빠, 오늘 호텔에 같이 있어주면 안 돼? 나 혼자 무섭단 말이야…""보고." 그의 말투는 냉랭했지만 인내심이 섞여있었다.온연은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그녀가 몸을
툭 던진 그의 말 한마디가 그녀의 발길을 막는데 성공했다. 그가 원한다면 그녀가 다니는 회사를 망하게 하는 일 정도는 쉽게 해버릴 수 있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다. 그녀는 아무말 없이 계단을 올라 방으로 돌아갔다. 침대에 누운 그녀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목정침이 핸드폰을 내려놓은 채 식탁 위에서 무표정으로 열심히 밥을 먹고 있었다. 연달아 오는 문자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유씨 아주머니, 온연 앞으로 내방에서 지내라고 해요."유씨 아주머니는 그제서야 머리를 탁 쳤다. "그래야죠…. 3년 동안 집을 비우셨잖아요? 연이는 계속 원래 방에서 지내고 있었어요, 이제 돌아오셨으니 방을 옮기긴 해야겠네요, 바로 준비할게요.""그리고 그 호칭도 바꾸시고요." 목정침이 말했다.유씨 아주머니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야죠, 습관이 돼서 그만, 이제부터 사모님이라고 불러야죠."유씨 아주머니가 신이 나서 온연의 짐을 옮기려 준비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온연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아주머니 뭐 하세요? 어디로 옮기시는 거예요?"유씨 아주머니가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했다. "도련님이 돌아오셨잖니, 명색이 부부인데, 당연히 같이 지내야지. 도련님 나이도 있고, 이제 애도 슬슬 가져야지."온연은 눈동자만 흐릴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가 그녀를 건드릴 리 없었고, 아이를 가질 리는 더더욱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옮길 수 있는 물건들이 다 옮겨졌다. 그녀는 침대에 미동도 없이 앉아있었다. 아직은 그의 방을 마음대로 드나드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그의 방에 여유롭게 앉아 있을 수도 없었다. 아래층에서 들리는 식탁 치우는 소리에 그녀는 몸을 일으켜 욕실로 걸어갔다.밖으로 나왔을 때 그녀는 뜻밖에도 목정침을 보았다. 그는 아직 나가지 않고 거실에 앉아있었다. 온연은 조금 의아했다. 그가 기다렸다는 듯이 호텔로 달려갈 줄 알고 일부러 욕실에 더 오래 있었는데…그녀의 예상이 빗나갔다.그녀는 태연한 척 계단을 올라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전화기 너머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보세요? 형수님? 그게요, 목정침이 지금 많이 취해서요, 좀 데리러 오실 수 있으세요?"형수님? 그 호칭이 그녀의 마음을 내려앉게 했다. 처음에는 그가 뭔가를 잘못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약간 얼떨떨한 마음으로 대답했다. "뭐라고요? 거기가 어딘데요?"맞은편이 너무 시끄러워 꽤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어느 술집인지 똑똑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그녀는 전화를 끊고 외투를 걸치고는 자고 있는 임집사님을 깨웠다. 그녀는 면허가 없어 혼자 그를 데리러 갈 수가 없었다.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저 멀리 술집 앞에 서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술에 취해 꽐라가 된 목정침 말고 두 명의 남자가 더 있었다.끼리끼리 모인다, 그게 그들에 대한 그녀의 첫인상이었다. 외모로만 놓고 봐도 모두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를 갖고 있었다. 다만 그녀는 그들을 만난 적이 없고, 그들의 모임 또한 익숙하지 않았다."어라? 목정침 엄청 꽁꽁 숨기더니, 오늘 술이 떡이 되어서야 결혼했다고 말해주더라고요. 이렇게 어리신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설마 얘가 거둬키운 그 여자애는…아니죠?" 온연을 본 경소경의 눈이 번뜩였다. 그의 눈에는 의혹감도 조금 섞여있었다.온연은 눈을 내리깔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앞으로 다가가 목정침을 부축할 뿐이었다. "감사합니다, 폐 끼쳐드렸네요."경소경이 무슨 말을 더 하려 하자 옆에 있던 임립이 그를 잡아당겼다. "됐어, 빨리 차에 태우는 거나 도와드려."차가 멀리 사라지자 경소경의 얼굴이 진지해졌다. "아까 걔 진짜 거둬키운 그 애는 아니겠지? 정침이 걔는 무슨 생각이래? 저 애랑 결혼할 줄 난 꿈에도 몰랐다." 임립은 딱히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 "목정침 성격에 아무 이유 없이 자기 원수의 자식을 거둬 키웠을 거 같아? 다른 사람 눈에나 천사처럼 착하지. 실제로는 악마가 따로 없어."…목가네로 돌아온 온연은 젖 먹던 힘을 다해 목정침을 방까지 부
갑자기 공항에서 그의 팔짱을 끼던 여자가 생각이 난 온연은 의식적으로 그를 밀쳐냈다. "술부터 깨고 얘기해요." 그가 만약 제정신이었다면 날 건드리고 싶지도 않았겠지…?"꺼져!" 그가 나지막이 소리쳤다.온연은 몸을 흠칫 떨더니 황급히 일어나 자신의 잠옷을 여미었다. 그녀는 다시 옆방으로 돌아갔다. 달랑 침대 하나 남아있었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잘 수는 있었다.이튿날, 그녀가 식탁에 앉자마자 유씨 아주머니가 황급히 자신의 방에 있던 이불을 치우는 걸 보게 되었다. 매트리스마저 사람들이 옮겨갔다. 위층에서 내려오던 목정침은 그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차를 몰아 떠나버렸다.그녀는 대충 음식을 먹고는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일을 할 때만은 그와 지내는 것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금방 회사에 도착해 자리에 앉으니, 총책임자인 진흠이 서류 하나를 그녀의 책상에 올려놓았다. "이거 카이웨에다 좀 전해주고 와. 기억해. 꼭 목대표의 비서한테 직접 전해줘야 해. 네가 능력이 있다면 목대표한테 직접 전해줘도 되고, 절대로 다른 사람한테 전해주면 안 돼."그녀는 멍해졌다.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카이웨는 목씨 그룹의 회사 중 하나였다. 목대표도 당연히 목정침을 말하는 거고…"진 책임님, 다른 사람 시키시면 안 될까요?" 그녀는 가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모르겠는 게 더 맞는 것 같다. 비록 무조건 만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혹시나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것도 너무 싫었다.진흠은 그녀의 책상에 걸터앉아 손을 자신의 양복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지? 이거 큰 건이야, 너보고 세상 물정 좀 알아보라고 일부러 너 시키는 건데. 만나게 될 사람들도 모두 카이웨 쪽의 엘리트들이고 운이 좋다면 목대표를 직접 만날 수도 있는 기횐데 안 간단 말이야? 내가 널 이렇게 챙겨주는데 너한테 안 좋은 일 시키겠어? 자, 빨리 가, 인턴 끝나자마자 '반항'하는 거야?"이 회사에 입사한 그 순간부터
목정침의 사무실에서 여자 목소리가 흐릿하게 흘러나왔다. "미워, 시간 없다고 거짓말이나 하고, 하나도 안 바쁘네 뭐. 나 맘에 드는 가방 생겼는데, 정침 오빠가 사주면 안 돼?"온연은 순간 숨이 멎어버렸다. 마치 누군가가 그녀의 목을 조르는 것 같았다. 그녀는 목정침이 무슨 말을 했는지 듣지 못했다. 곧이어 그 여자가 방에서 나왔다.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는 약간 넋이 나가 있었다. 지난번 공항에서 만난 그 여자였다.온연은 그녀의 의기양양한 얼굴보다 그녀가 신고 있던 하이힐에 더 눈이 갔다. 목정침은 그 어떤 사람도 이곳의 평온함을 방해하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여자가 하이힐을 신고 오는 걸 허락하다니."또 너야? 너 정침 오빠랑 무슨 사이야? 난 너랑 모르는 사이인데도 너가 너무 싫어. 귀국하고 나서 정침 오빠 만날 때마다 너 마주쳤어. 짜증나 죽겠어." 심한 말이었지만 그녀의 애교 섞인 말투가 장난처럼 들리게 했다."전 그냥 서류 전해주러 온 거예요." 온연이 침착하게 대답했다."안 궁금해, 아무튼 정침 오빠는 내 거니까. 뺏을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그녀는 황금색의 카드 한 장을 한정판 가방에 집어넣고는 흥하는 소리와 함께 그곳을 떠났다.30분이나 기다렸는데도 비서는 돌아오지 않았다. 서류만 놓고 가버리고 싶었지만 서류 위에 쓰여있는 기밀이라는 말이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녀는 책임질 자신이 없었다. 목정침은 컴퓨터에 띄워진 CCTV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사무실에 앉아있었다. 그의 얼굴은 차갑게 얼어있었다. 그녀가 밖에서 얼마나 오래 기다릴 수 있는지 무척 궁금했다.두 시간 뒤, 그는 짜증스럽게 노트북을 덮었다. 전화를 치는 그의 얼굴이 무척이나 어두웠다. "너 오늘 휴가라 출근 안 한다고 온연한테 말해. 서류 내방으로 가지고 오라고."2분 뒤, 온연의 핸드폰에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안녕하세요,
온연은 입술을 오물거리더니 그에게 대답했다. "아니요. 그럼 전 이만 가 볼게요."그녀가 막 돌아서자 만년필 한 자루가 그녀의 귓가를 스치며 곧장 사무실 문에 내리쳐졌다. 갈라진 만년필 사이로 흘러나온 먹물이 바닥을 더럽혔다.물건을 던진다는 것은 그가 엄청 화가 났다는 뜻이다. 그녀는 두려움에 얼어버렸고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그에 대한 두려움을 억누르려 노력해봤지만 잘되지 않았다…"일로와!" 목정침의 목소리에는 화가 가득 차있었다. 그녀에게는 그 말이 그녀의 목숨을 앗아가는 전조처럼 느껴졌다.온연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이내 그의 곁으로 다가가 옷자락을 배배 꼬면서 그를 조심스럽게 쳐다보았다.그는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허리춤을 감싼 손에 살짝 힘을 주며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살을 에는 듯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방금 뭐라 불렀어? 너 공과 사 구분이 그렇게 철저한 사람이었어? 그럼 집에서 부르는 호칭도 좀 고쳐야 하지 않나?"사무실 밖에서 두 시간 넘게 서 있을지언정 그를 만나러 들어오지 않던 게 떠오르자 그의 분노가 더욱 거세졌다.그가 왜 화가 난 건지 온연은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저…. 전 그냥 공사 구분 못한다고 생각하실 까봐…"목정침은 자신의 턱을 그녀의 어깨에 기대었다. 유혹적인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맴돌았다. "그래? 그럼 밖에서 두 시간 동안 서있던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어?"그녀의 생각이 정확히 간파당하자 그녀는 찔린 듯 허둥지둥 대답했다. "아… 아니에요… 그냥 바쁘실가봐… 방해하기 싫어서…""내가 바쁜지 안 바쁜지, 누구보다 잘 알지 않나?" 그녀가 그를 찾아온 여자와 마주쳤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말문이 막힌 그녀는 고개만 떨구었다.그녀의 모습에 목정침은 눈썹을 찌푸렸다. 그는 그녀가 침묵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됐어, 이제 그만 가봐. 서류는 내가 보도록 하지. 저녁은 집에서 저녁 먹을 거야."그의 말에 온연은 기쁜 마음으로 그에게서 벗어났다. 그녀
엘리베이터가 칠층에서 멈춰 섰다. 무시무시한 압박감에 진흠은 엘리베이터로 들어오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구석으로 옮겼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마자 그 남자가 진흠의 복부를 발로 걷어찼다. "건드릴 사람을 건드려!" 그의 말투는 침착했지만 위협감이 섞여있었다.얻어맞은 복부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진흠은 배를 감싸며 주저앉고 말았다. "누구시죠?" 그는 당혹감에 휩싸였다."온연 남편."…목가네, 온연은 집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목정침이 돌아왔는지 확인해 보았다.조심스러운 그녀의 모습에 유씨 아주머니는 실소했다. "도련님 아직 안 오셨어!"그 말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저녁 먹으러 돌아온댔어요…" 그의 말대로라면 그가 그녀보다 먼저 집에 도착했어야 했다.그녀가 샤워를 끝내고 나왔을 때 목정침은 이미 식탁에 자리 잡고 있었다. 잠옷으로 갈아입은 몸과 살짝 젖은 머리가 금방 샤워를 끝냈다는 걸 설명해 주었다. 그는 항상 집에 돌아오면 샤워부터 했다. 그것이 그의 습관이었다.그녀는 그의 맞은켠에 앉아 묵묵히 밥을 먹기 시작했다. 막 한입 먹으려는데 그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목정침은 핸드폰을 확인해보더니 받지도 않고 전원을 꺼버렸다. 그 모습이 온연을 의아하게 했다. 그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식사가 끝난 후 온연 조심스럽게 물었다. "머리 말려 드릴까요?"그는 거절하지 않고 먼저 몸을 일으켜 위층으로 올라갔다.온연의 마음이 조금 진정이 되었다. 그녀는 그를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가 창가 옆에 앉기를 기다린 후 욕실에서 드라이기를 꺼내 그의 뒤에 섰다.손가락 사이로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그의 머리를 말려주었다. 남자의 머리카락이 이렇게 부드러울 수 있다니…. 그녀는 조금 놀랬다. 아무런 걱정 없이 그와 이렇게 가깝게 있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진몽요는 다음 주에 들어올 거야. 심개는 영원히 못 돌아오니까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온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