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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장

온연은 입술을 오물거리더니 그에게 대답했다. "아니요. 그럼 전 이만 가 볼게요."

그녀가 막 돌아서자 만년필 한 자루가 그녀의 귓가를 스치며 곧장 사무실 문에 내리쳐졌다. 갈라진 만년필 사이로 흘러나온 먹물이 바닥을 더럽혔다.

물건을 던진다는 것은 그가 엄청 화가 났다는 뜻이다. 그녀는 두려움에 얼어버렸고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그에 대한 두려움을 억누르려 노력해봤지만 잘되지 않았다…

"일로와!" 목정침의 목소리에는 화가 가득 차있었다. 그녀에게는 그 말이 그녀의 목숨을 앗아가는 전조처럼 느껴졌다.

온연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이내 그의 곁으로 다가가 옷자락을 배배 꼬면서 그를 조심스럽게 쳐다보았다.

그는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허리춤을 감싼 손에 살짝 힘을 주며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살을 에는 듯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방금 뭐라 불렀어? 너 공과 사 구분이 그렇게 철저한 사람이었어? 그럼 집에서 부르는 호칭도 좀 고쳐야 하지 않나?"

사무실 밖에서 두 시간 넘게 서 있을지언정 그를 만나러 들어오지 않던 게 떠오르자 그의 분노가 더욱 거세졌다.

그가 왜 화가 난 건지 온연은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저…. 전 그냥 공사 구분 못한다고 생각하실 까봐…"

목정침은 자신의 턱을 그녀의 어깨에 기대었다. 유혹적인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맴돌았다. "그래? 그럼 밖에서 두 시간 동안 서있던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어?"

그녀의 생각이 정확히 간파당하자 그녀는 찔린 듯 허둥지둥 대답했다. "아… 아니에요… 그냥 바쁘실가봐… 방해하기 싫어서…"

"내가 바쁜지 안 바쁜지, 누구보다 잘 알지 않나?" 그녀가 그를 찾아온 여자와 마주쳤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말문이 막힌 그녀는 고개만 떨구었다.

그녀의 모습에 목정침은 눈썹을 찌푸렸다. 그는 그녀가 침묵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됐어, 이제 그만 가봐. 서류는 내가 보도록 하지. 저녁은 집에서 저녁 먹을 거야."

그의 말에 온연은 기쁜 마음으로 그에게서 벗어났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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