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 집사의 발길은 반대편 꽃밭으로 향했고, 그녀는 더 크게 웃었다. “시치미 떼지 마! 이 나이에 모르는 게 뭐가 있겠어? 자, 탕위엔,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가는 길에 진몽요는 무서운 속도로 운전을 했다, 온연은 그녀가 사고 날 까봐 무서워 말했다” 속도를 좀 줄여, 너무 빠르잖아.” 진몽요는 아무렇지 않게 "그 요양원은 외진곳에 있어, 게다가 길에 감시 카메라 하나 없는데 뭐 어때? 이거 스포츠카야, 빠르게 운전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고. 걱정하지마, 이 언니 운전 실력이 기가 막히니까." 온연은 속으로 걱정했다, 정말 만약에 찾아낸 사람이 편지를 보낸 서씨였다면 그의 입에서 어떤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설사 어떠한 대답을 들었다 해도 그가 증거를 찾는 데에 협조해줄까?겨우 몇 마디 말로는 그를 설득할 수 없을 것 같았다.교외에 위치한 이 요양원은 공기가 맑으며 고급 요양원으로 중병에 걸린 사람들이 장기 체류하기에 좋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그녀는 자기 아버지가 한때 목씨 집안 개인 운전기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급 요양원에 올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럼 도대체 이 서씨는 어떤 사람일까? 그녀는 온갖 궁금증을 안고 요양원을 찾았다. 혹시 서씨가 이 사실을 미리 알고 만남을 피할까 봐 진몽요가 사람에게 의뢰해 요양원 관계자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모든 걸 준비했다. 서씨가 요양원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온연은 더욱 의아해했다. 서씨가 보낸 주소로 보아하니 그의 생활수준은 일반적이여야 하는데 말이다. 관계자가 이들을 서씨의 독방 앞으로 데려가 인기척을 내지 말라고 말해주었다. 진몽요는 웃으며 소리를 내지 말라는 손짓을 보였고, 관계자는 자리를 비켜주었다. 문 앞에 선 온연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용기를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아무런 응답이 없어다시 문을 두드릴까 고민하는 사이 진몽요는 이미 문을 확 열어젖혔다.”얼른 문 안 열고 뭐해?”온연은 진몽요의 행동을
온연은 더 기다리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노인을 깨웠다. 그는 그녀를 간호사로 착각하고 물었다.“리는 어디갔어? 갑자기 사람이 바뀐 거야?” 온연은 밥을 그의 앞에 가져다주었다. “우선 밥 먼저 드세요.”노인은 천천히 젓가락 들며 우리를 쳐다보았다.“너희는 간병인이 아니면 나를 왜 찾아온거지?”진몽요는 온연의 가방에서 편지를 꺼내서 보여주며 말했다.“이거 그쪽이 쓰신 건가요?”그는 슬쩍 쳐 다만 보더니 “난 너희가 무슨 말 하는건지 모르겠는데, 난 편지를 써 본적도 없고, 여기 온 후로 3년동안 밖에 나가지도 않았는데 무슨 소리야?” 온연이 다급하게 물었다.“당신이 서씨가 아닌가요? 그럼 왜 이 편지가 당신의 전 거주지에서 발송된 거죠? 이걸 보낸 사람이 저에겐 아주 중요하니 사실을 말해주세요! 그쪽이 서씨가 아니더라도, 서씨를 알고 있을 꺼 아니에요!” 노인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다시 누운 뒤 “나는 몰라, 시끄럽다, 당장 나가.” 이렇게 허무하게 거절당하자, 온연은 포기 할 수 없어 말했다.“이건 저희 아버지의 명예와 저의 여생이 걸린 문제예요. 저는 아버지를 억울하게 죽게 할 순 없어요, 그러니 제발 아는 게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그러나 노인은 요지부동이었고, 보다 못한 진몽요가 말했다.“저기요, 몇 마디 해준다고 어디 덧 나는거 아니잖아요.” 노인은 눈을 감은 채 무시했고, 온연은 눈시울을 붉힌 채 일어났다. 그녀는 더 이상의 스트레스를 견딜 수가 없었다. 진몽요는 노인의 이름을 유심히 기억한 후에, 황급히 따라 나섰다.“연아, 너무 속상해 하지마, 내가 기억해 뒀어, 그 자식 이름이 여영생이야, 내가 다시 사람 붙여서 알아볼게, 만약에 그가 발송지에서 계속 살았더라면 뭐라도 알고 있을 거야, 서씨가 아니면 아닌거지. 벌써 몇 년이나 흘렀는데 수사가 어려운 건 당연해. 하지만 조금씩 진전이 있다면 우리가 해낼 수 있을 꺼야!” 온연은 코를 훌쩍인 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몽요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오후가 되자 진몽요는 서씨의 발송지로 갔고, 온연은 집에서 기다렸다. 그녀는 같이 가고 싶었지만, 목청침이 편지를 본 후에 반응이 생각나 안가기로 했다. 목청침이 그녀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더라도, 그녀가 어디에 가는지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 다음날 아침, 진몽요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둘은 퇴근하고 만나기로 했다. 진몽요가 이렇게 아침 일찍 올라오는 건 분명 출근을 위해서 인거 같다. 짤리지 않으려면 열심히 일해야 월급을 하루라도 더 받을 수 있지. 오는 길에 차가 좀 막혀 그녀는 한시간 정도 늦었다. 급하게 회사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내심 기뻐했다. 그러나 도착한 엘리베이터 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그녀는 얼어버렸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엘리베이터에 자기가 제일 마주치기 싫었던 경소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그는 주차장에서 올라온 것이었다. 그녀가 탈까 말까 고민하는 찰나에 경소경이 옆으로 살짝 비켜주며 그녀에게 탈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그녀는 태연하게 엘리베이터에 탔고, 두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엘리베이터가 빨리 올라가게 해달라고 속으로 바랄 뿐 이었다.. “그때 그 일은 미안해요.” 갑자기 경소경이 입을 열었다. 진몽요는 침을 삼킨 후 대답했다.“괘..괜찮아요.. 그래도 저 많이 도와주셨는걸요, 이건 일이라고 볼 수도 없죠. 듣기로는 약혼녀랑 파혼하셨다던 데, 저 때문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당사자라 신경이 좀 쓰여서..” 경소경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신경 쓸 거 없어요, 다 지나간 일이니까. 그나저나 오늘 지각했네요.” “아.. 제가 오늘 일이 좀 생겨서, 늦은 만큼 월급에서 까면 되겠네요..” 경소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엘리베이터가 사무실에 도착하자 진몽요는 쌩하고 도망가듯이 뛰쳐나왔다. 그녀는 아까 경소경과의 대화로 자신이 잘하면 짤리지 않을 거 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퇴근 시간이 되자 그녀는 온연과의 약속을 위해 제일
경소경의 쎈 기운은 진몽요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녀는 그 어색한 일 이후에도 그가 어쩜 그렇게 태연 할 수 있는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하1층에 도착한 후, 그녀는 느릿느릿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며 말했다.“경대표님, 우리 서로 좀 피해야 되는거 아니에요? 며칠전에 그렇게 큰일이 있었는데, 이런 식이면 앞으로 각자한테 좋을 게 없을 거 같아요, 저 그냥 알아서 택시 타고 갈게요.” 경소경은 그녀의 말이 듣기 싫어 그녀를 차 앞까지 끌고 와서 말했다.“경대표님? 예전엔 저 그렇게 안 불렀잖아요, 제가 괜찮다는데 왜 그쪽이 신경쓰죠? 얼른 차에 타요!” 그녀는 그에게서 나는 향수냄새를 맡아서 머리가 아파왔다, 그때 그 일이 그에게는 정말 아무런 영향이 없는 걸까? 차에서 그녀는 창 밖을 바라보며 차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느꼈다, 이렇게라도 해야 얼굴의 열기를 식힐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이 내숭도 없고 얼굴이 빨게 지지도 않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자기보다 더 얼굴이 두꺼운 사람을 보고 난 후에 그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식당에 도착할 때 즘에 그녀가 다급하게 소리쳤다.“여기 길가에 세워줘요! 식당 쪽에 차 세우기 힘들 꺼 같아서, 데려 다 줘서 고마워요!” 경소경이 차를 세우자, 진몽요는 초스피드로 인도를 향해 뛰었다, 바람결에 날리는 그녀의 흰색 치마와 긴 머릿결, 그리고 하얀색 운동화가 특별함은 없었지만 그는 오히려 그녀의 수수함에 반했다.“몽요야, 누가 데려 다 줬어?”진몽요가 자리에 앉자마자 온연이 물었다.“누가 데려도 준지 어떻게 알았어? 여기서 내가 내린거 안 보일텐데”진몽요는 외투를 벗으며 의심쩍은 말투로 말했다. “나도 막 도착했어, 아까 들어오면서 길가에 누가 너 내려주는거 봤어, 그 차 싼 차는 아닌 거 같던데, 내가 차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목청침 차고에 똑같은 게 있거든.”온연은 악마 같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그래, 너한테 뭘 숨기겠냐, 경소경이야, 내가 진짜
진몽요의 대답을 듣고 온연은 조금씩 안심했다. 음식을 주문하고, 진몽요가 발송지 조사에 대한 수확을 말했다.“맞다 ,내가 그 주소지에 가서 주변에 있는 많은 이웃집에 갔었어, 그 사람들이 말한 외모묘사로 본다면, 그 곳에 계속 살던 사람은 여영생인데 사람들이 이름은 잘 모른데, 자주 들락거리지 않아서 였던거지, 확실하진 않지만 어떤 이웃에 의하면 어떤 젊은 사람이 그를 서씨아저씨 라고 부르는 걸 들었데.” “여영생은 3년전에 어떤 사람이 데려간 이후로 다시는 돌아온 적이 없데. 내 생각엔 그가 개명한 거 같아, 그가 서씨인 게 분명해! 진짜 만약에 그가 서씨가 아니더라도, 편지를 보낸 서씨는 그와 친척이나 가족이 아닌 이상 왜 굳이 여영생의 주소로 편지를 보냈겠어? 여영생이 서씨 이거나, 서씨를 잘 알거나 둘 중 하나야. 일단 내가 탐정한테 더 알아봐 달라고했어.” 이 얘기를 듣고 온연은 마음이 놓였다.“그럼 우리 이따가 밥 다 먹고 시간 있으면 요양원에 다시 가보자, 이 일이 지금 내 가슴에 가시처럼 박혀서, 해결하지 않으면 잠도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못 먹을거 같아.”진몽요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식이 나오고 어제부터 밥을 제대로 못 먹어 배고팠던 진몽요는 빠른 속도로 젓가락질을 했다.그녀의 이런 모습을 본 온연은 마음이 아팠다.“체하겠다. 오늘 시간 안되면 내일 가도 되니까 천천히 먹어.”진몽요는 그녀의 말을 신경쓸 겨를 조차 없었다. 진몽요의 집에 일이 생긴 후부터 그녀는 돈과 여러가지 일들에 치여 살았기에, 지금으로 썬 사는 것이 그녀에게 제일 중요한 일이었다. 식사를 마친 후에 둘은 택시를 타고 요양원으로 향했다, 이미 8시가 다 되어 환자들이 잘 시간이라 그런지 요양원은 조용했다. 그 들의 발걸음은 여영생의 입원실 앞으로 향했다, 작은 창문을 통해서 보니 여영생은 바깥을 바라보며 멍을 때리고 있었다. 만약 그가 잠들었더라면 돌아갔어야 될 텐데,그가 깨어 있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온연이 문을 두드리자, 여영
온연은 캐비닛에 있는 과일과 영양식품들을 힐끔 보고선, 어제 전지가 들고 있던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의심하진 않았다. 이런건 요양원 주변에 널렸으니까 주변에 똑같은 게 많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는 여영생의 말 또한 믿지 못했다.“여씨아저씨, 어제 저희가 왔을때랑 말이 다르잖아요, 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으신거에요?” 여영생은 두 눈은 감고, 호흡이 불안정한 채로 말했다.“말 못할 사정 같은거 없어, 그냥 나한테 귀찮을 일이 생기는 게 싫은 것 뿐이야. 너희 다신 나 찾아오지 마, 나는 서씨 일이랑 아무 상관없어.” 진몽요는 어제 편지 발송지에 가서 고생한 걸 생각하면 이 상황이 영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여영생이 서씨를 안다는 걸 인정했고, 게다가 서씨가 죽었다고 말했으니 그녀는 어제의 추측에 대해서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온연은 이미 수차례의 실패로 강해졌기 때문에 다시 절망하지 않았다.“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쉬세요 아저씨, 나중에 다시 올 게요.” 여영생은 콧방귀를 뀌고 선 침대에 누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온연은 진몽요를 끌고 나왔고, 방을 나오자 말했다.“우선 탐정 쪽에서 뭐라도 알아올 때까지 좀 기다려보자. 이렇게 하다간 여영생한테 방해만 되고 아무런 수확도없잖아. 만약에 탐정이 여영생이 여영생이란걸 찾아내면, 서씨가 개명한 게 아니니 그떄와서 다시 서씨의 과게에 대해서 물어보면 돼.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하루만에 해결할 순 없겠지, 최대한 진실을 파헤쳐 보자.” 진몽요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난 또 너가 절망할 줄 알고 걱정했잖아, 너만 괜찮으면 나도 걱정 안해. 나 가봐야 되겠다, 너도얼른 들어가서 쉬어.” 집에 돌아온 후 온연은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서씨가 자신의 아빠를 알고 그 일에 대한 내막을 안다면, 그럼 목씨집 사람들도 뭔가를 알지 않을까? 만약 이 서씨 라는 사람이 목씨 집에 온 적이 있더라면, 유씨 아주머니나 임씨 아저씨한테 물어봐도 될 거 같은데? 그녀는 한번 해보자는
유씨 아주머니는 잠깐 생각하는 듯하더니 말했다.“서영생.”온연은 순간 얼어붙었다.“서영생이요? 확실한거예요?”서영생, 여영생, 이런 우연이 또 있을까?유씨 아주머니는 다리를 탁 치며 말했다.“나도 이제 누군지 생각났어. 분명 이 이름이 맞을거야. 비록 이미 십 몇 년이나 지났지만, 내가 다 까먹을 정도로 늙진 않았지. 서영생이였어, 생긴건 못생겼는데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이였지, 말수도 별로 없고. 생각해보니까 그도 운이 좋았지, 원래 같이 비행기 타기로 한 거였는데 갑자기 장염이 걸렸다고 오전내내 화장실에서 못 나와서 할아버지가 휴가내라고 하셨지 뭐야.”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온연은 탐정한테 여영생이 요양원 들어올 때의 자료와 사진을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유씨 아주머니에게 사진을 보여주니 말했다.“전보다 많이 늙었다, 그래도 얼굴 보니까 딱 서영생이구만, 너무 늙어서 못 알아볼 뻔 했잖아.” 온연은 너무 신나서 손이 떨렸다.“아주머니 다시 잘 봐봐요, 확실한거에요?” 유씨 아주머니는 혹시 자기가 잘못 봤을까 싶어 임집사에게도 보여줬다. 임집사는 목씨 집안사람들을 다 정확히 기억해서 한 눈에 알아봤다.“맞네, 그때 그 할아버지 운전기사 서씨.” 이 대답을 듣고, 온연은 마음이 놓였다. 비록 아직 탐정이 여영생이 개명했는지에 대해서 아직 찾아내지 못했지만, 지금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여영생이 온연을 속인 것 이다! 게다가 목씨 집안의 운전기사였다니, 그럼 내부사정은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고, 당시에 비행기에 올라타기 전에 갑자기 못탄게 좀 의문인데, 혹시 비행기가 사고 날거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 그녀는 당장 요양원으로 달려가 여영생에게 묻고 싶었지만, 시간이 늦었고 그가 몸이 안좋기도하니 내일 다시 가기로 했다. 한가지 더 이상한 점은, 여영생의 고급 요양원이다. 그는 운전기사 출신인데 어떻게 이런 고급 요양원에 살 수 있을까? 자식들이 출세한 게 아닌 이상 의심해봐야할 필요가 있다.
목청침과 강연연의 일에 대해서 온연은 진몽요에게 숨기고 있었는데, 더 이상 숨길 수없었다.“몽요야, 나 사실 이미 알고 있었어. 목청침이 강연연이랑 다신 연락 안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나도 이렇게 약속을 어길 줄 몰랐어. 일단 그 사람이 지금 출장 중이니까 갔다 오면 다시 물어볼 게, 그러니까 절대 너가 나서지마, 내가 해결할 수 있어. 약속해줘.” 진몽요는 벙찐채로 말했다.“뭐라고? 어쩐지 강연연이 너를 가만두지 않더라니. 집안일이 아니고 이것 때문이였어? 목청침도대단하네! 언니랑 결혼한 것도 모자라 이젠 동생까지, 이런 인간인 줄은 몰랐네. 이런 거 알면 세상 사람들이 퍽이나 걔 좋다고 하겠다. 역시 남자들은 똑같아.” 온연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 얼른 화제를 돌렸다.“저기…내가 문득 서씨가 우리 아빠랑 아는 사이일 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유씨 아주머니랑 임집사님께 물어봤더니, 진짜로 단서가 나왔지 뭐야. 서씨 이름이 서영생이래, 예전에 목청침 아빠의 운전기사였데. 그리고 내가 여영생의 사진까지 보여줬는데 이 사람이 서영생이라고 하더라고.우리가 속았어. 여영생이 서영생이야. 내일 퇴근하고 나랑 같이 요양원에 가자.” 온연은 진몽요의 화제를 돌리는 데에 성공했다.“사실이야? 괜히 발로 뛰어서 고생했네, 진작에 그 분들께 물어볼 걸 그랬어. 좋아, 우선 이 일이 더 중요하니까 청침이 일은 나중에 해결하자. 전화를 끊고 온연은 더 잠에 들 수 없었다. 목청침과 강연연이 같이 뭐하고 있는지를 모르니그녀는 누군가 심장을 쥐어짜는 것만 같았다. 예전엔 절대 이런 일은 신경 쓰지 않았는데, 그치만 약속한 건 지켜야 하는거 아닌가? 긴 고민 끝에 그녀는 전화를 걸었다. 긴 통화연결음 끝에 목이 잠긴 채로 목청침의 목소리가들려왔다.“여보세요..”“어디야?” 온연은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렸다.목청침은 비몽사몽 한채로 대답했다.“출장왔지, 호텔이야, 이제 잠 들었는데.. 2틀후면 갈 꺼야, 왜 갑자기 이 새벽에 전화한 거야? 무슨일 있어?” 온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