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국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지금 뭐라고 했어? 북양의… 총사령관? 확실해?”송호문이 말했다.“제가 형님에게 거짓말을 왜 해요? 북양 총사령관이 지금 S시에 있어요. 신분을 계속 감추고 계셨는데 황철수가 주제도 모르고 날뛰다가 걸려버린 거죠. 글쎄 죄를 짓고 경찰서에 있는 도호헌을 풀어주라고 명령하지 뭐예요? 도호헌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알아요?”송일국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다급히 물었다.“도호헌? 도영그룹 장남? 그 사람은 또 왜?”송호문은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상황을 간략해서 설명했다.“도호헌 그 자식이 사업 제안을 빌미로 북양 총사령관의 사모님을 호텔로 유인해서 음료수에 약을 타고 추행을 시도했어요.”그 말에 송일국은 귀에 이명이 들리는 듯했다.도영그룹의 장남이 북양 총사령관의 사모님을 건드렸다니!자칫 잘못하면 그룹 전체에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는 큰 사고였다.도호헌 한 명 보내는 것으로 그분의 분노를 풀어줄 수는 없을 것 같았다.“그러니까 도영그룹이 인맥을 이용해서 황철수 청장을 내세워 사람을 강제로 석방하려고 한다는 거지?”말을 마친 송일국은 이마에 난 식은땀을 닦았다.‘큰일이야! 이러다가 H시 전체에 피바람이 불겠어! 황철수는 하필이면 이런 일에 엮여서!’잘못하면 경찰청 고위관료 전체가 옷을 벗을 수도 있었다.“형님, 지체할 시간이 없어요. 지금 사람을 보내 황철수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세요. 저는 지금 송도 경찰서로 가는 길입니다. 10분 안에 황철수 자리에서 끌어내리세요!”말을 마친 송호문은 전화를 끊었다.마침 차도 송도 경찰서 앞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린 송호문은 옷매무시를 정리하고 비서와 함께 다급히 안으로 들어갔다.입구에 도착하자마자 화려한 차림의 중년 여자가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비난을 퍼붓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송호문은 머리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경찰서 안에서 이게 무슨 소란이야!”그는 분노한 목소리로 호통치며 주변을 싸늘하게 노려보았다.그의 어깨에서
도중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송호문을 노려보다가 말했다.“송 청장, 나는 저놈이 일부러 우리 아들을 모함했다고 생각해요. 이미 H시 황철수 청장에게 연락했으니 곧 송 청정께도 연락이 갈 겁니다.”명백한 협박이 담긴 말투였다.송호문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H시 대기업에서 나온 분은 역시 남다르군요.”송호문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더니 무덤덤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하지만 회장님, 제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것 같습니다만. 여긴 H시가 아니라 S시예요. 모든 사건은 S시 현직 경찰관들이 판단하고 해결하죠. 회장님이 황 청장과 각별한 사이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만 이 사건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해요. 억울한 피해자가 생겨서도 안 되지만 나쁜 짓을 저지른 용의자를 그냥 풀어줄 수도 없어요.”“맞습니다!”“강간범을 풀어줄 수는 없습니다!”“여긴 S시예요. 아무리 대도시 재벌이라고 해도 우리가 하는 일에 간섭할 자격이 없어요!”“돈 좀 있다고 경찰서까지 와서 갑질하는 게 말이 됩니까?”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격앙된 말투로 송호문을 두둔하고 나섰다.사람들의 비난에 도중기의 표정이 점점 더 차갑게 식었다. 이곳이 경찰서가 아니었다면 당장 경호원을 풀어 저 인간들의 얼굴에 주먹을 꽂고 싶었다.반면 대기업 갑질에 신물이 난 일반 시민들은 권력 앞에 고개를 숙이지 않는 송호문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송 청장, 꼭 이렇게까지 하셔야겠어요? 황 청장 지시를 무시하겠다는 겁니까?”도중기의 표정이 음침하게 굳었다.송호문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는 핸드폰을 꺼내며 그에게 말했다.“황 청장이 이 사건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지금 전화해 보세요. 하지만 결과는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을 겁니다.”도중기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그는 핸드폰을 꺼내 다시 황철수에게 전화를 걸며 송호문에게 말했다.“좋아요, 송 청장. 꼭 나랑 힘겨루기를 하겠다는 거군요!”한편, 10분 전.H시 경찰청장 사무실. 황철수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황철수는 송일국이 직접 부하들을 데리고 나타난 것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아부 섞인 웃음을 지었다.“송 부회장, 이게 다 무슨 일입니까? 나 황철수는 항상 청렴하게 살아왔어요. 이거 그냥 장난이지요?”말을 마친 그는 송일국에게 담배를 건넸다.송일국은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황철수가 건넨 담배를 밀치며 담담히 말했다.“황 청장, 아니, 황철수 씨, 난 장난이나 하려고 여기까지 온 게 아니에요. 지금부터 당신은 조직 내 규정 위반으로 조사를 받게 될 겁니다. 이상한 짓 하지 마시고 저희를 따라오시죠.”그 말을 들은 황철수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송 부회장, 진심입니까? 내가 규정을 위반했다는 증거 있어요?”송일국은 그렇게 말할 걸 알았다는 듯이 그에게 조사 보고서를 내밀며 싸늘하게 말했다.“황철수 씨! 이걸 보고도 계속 발뺌하실 겁니까? 당신의 비리 증거를 수집하는 데 2년이 걸렸어요! 어디서 누구한테 얼마나 받았는지 자료에 다 있다고요!”두터운 서류를 확인한 황철수는 움찔하며 식은땀을 훔쳤다. “거짓말! 나 H시 경찰청장 황철수야! 난 규정을 위반한 적 없어! 이 서류는 다 조작된 거야! 누가 일부러 날 모함하고 있는 거라고! 송일국,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말은 그렇게 했지만 황철수의 눈빛은 선명하게 떨리고 있었다.송일국은 피식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모함인지 아닌지는 조사받으면 나오겠죠. 조사에 협주해 주시죠. 끌고 가!”지시가 떨어지자 송일구의 부하들이 다가와서 황철수의 손에 수갑을 채웠다.황철수가 발버둥쳤지만 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잠시 후, 송일국은 황철수를 끌고 차에 태웠다.순식간에 경찰청 전체가 혼란스러워졌다.이 소식은 일파만파 퍼져서 어느새 H시 전체로 퍼져나갔다.황철수와 엮여 있던 각 기업 대표와 정계 인사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그와 선을 그었다. 갑작스러운 피바람은 H시 전체를 혼돈의 도가니로 만들기에 충분했다.그 시각, 도중기는 황철수의 개인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 다급히 말했다.“황
말을 마친 그는 도설현을 돌아보며 말했다.“S시에 있는 지사는 너에게 맡기도록 하지. 하지만 호헌이가 네 오빠라는 건 절대 잊지 마!”말을 마친 그는 조해란과 함께 경찰서를 나섰다.그들이 떠난 뒤, 경찰서 안에 있던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환호를 질렀다.H시에서 온 악덕 재벌가를 이렇게 쉽게 물리치다니!도설현은 한지훈과 송호문을 번갈아 보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지훈 씨, 송 청장님이랑 아는 사이였어요?”한지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니요. 제가 이렇게 높으신 분을 어떻게 알아요?”“그런데 청장님이 왜 갑자기 여기까지 온 거죠?”도설현이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송 청장님은 원래 정직하고 시민을 지키기 위해 뭐든 하는 좋은 경찰입니다.”도설현은 인상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가 간단한 인사만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아직 도중기에게 해명할 일이 남았다.한편, 송호문은 한지훈과 함께 경찰서를 나서서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올라탔다.차에 오른 송호문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황철수는 기율 검사 위원회에 끌려갔습니다.”한지훈도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잘하셨어요. 형님께서 기율 위원회 부회장이라고 하셨죠?”송호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맞아요. 지민이 아버지가 바로 그 형님이에요. 지민이는 원래 H시에 있었는데 재벌가 자제분을 잘못 건드렸다가 형님이 사회 경험 좀 쌓으라면서 여기로 보냈죠.”그 말을 들은 한지훈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송지민 씨요? 청장님의 조카라고 했던 그 사람?”송호문이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맞아요. 지난번에 한 선생님 신분을 몰라보고 실례를 범했는데 너무 마음에 두지는 마세요. 애가 사람은 좋은데 성격이 좀 문제거든요. 한번 뭔가에 꽂히면 포기를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성격이라….”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여기저기 적을 많이 만들겠지만 심성은 착한 것 같았어요. 기회가 되면 형님을 한번 뵙고 싶네요.”그 말을 들은 송호문은 환한
한지훈은 싸늘한 한기를 내뿜으며 차갑게 대답했다.“그래, 내가 한지훈이야.”한복을 입은 남자가 천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피식 웃으며 자기소개를 했다.“내 소개를 하지. 난 H시에서 온 유국봉, 유 선생이라고 하네.”H시 유 선생?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도설현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진양에서 사람을 보낼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도착할 줄은 몰랐다.한지훈을 발견한 고운이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아빠, 이 아저씨가 고운이한테 맛있는 간식이랑 장난감을 잔뜩 사줬어!”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서 고운이를 품에 안고 아이의 볼을 쓰다듬어 주었다. 그는 의자에 앉은 강우연에게 다가가서 아이를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당신은 밖에 좀 나가 있어. 난 유 선생이랑 얘기를 좀 해야 할 것 같아.”강우연은 아이를 품에 안자 드디어 표정이 조금 풀어졌다.그녀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지훈 씨 혼자 괜찮겠어요?”한지훈은 고개를 흔들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괜찮아. 일단 고운이 데리고 나가 있어.”강우연은 고개를 끄덕인 뒤, 아이를 안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그녀의 주변을 지키던 남자들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유 선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을 해서야 그들은 길을 비켰다.강우연은 고운이를 안고 밖으로 나가다가 문 앞에서 송호문과 마주쳤다.“우연 씨랑 아이는 무사한 거죠?”송호문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강우연은 의심의 눈초리로 제복을 입은 송호문을 바라보았다. 차림새를 보아 일반 형사 같지는 않았다.그녀는 한지훈이 무슨 사고를 친 줄 알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오셨어요?”“이런, 소개가 늦었네요. 송호문이라고 합니다. S시 경찰청 청장직을 맡고 있어요.”송호문이 자기소개를 했다.강우연은 당황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안녕하세요, 송 청장님. 그런데 여긴 어쩐 일이세요? 제 남편이 무슨 사고라도 쳤나요?”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오늘
유국봉이 화들짝 놀라며 들고 있던 찻잔을 바닥에 떨어뜨렸다.그는 한지훈의 몸에서 방출된 강렬한 기운에 압도당했다.무시무시한 살기였다.지옥사자를 닮은 그 살기 때문에 유국봉은 상대를 똑바로 쳐다볼 수조차 없었다.주변에 있던 제자들이 달려들려고 했지만 한지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기운에 뒤로 밀려나 입에서 피를 뿜었다.그 모습을 본 유국봉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기운 하나로 사람을 피를 토하게 만들다니!이게 사람인가?“너는… 누구냐? 어떻게 그렇게 강렬한 기운을 가지고 있지?”당황한 유국봉은 애써 그 강렬한 기운을 무시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꿇어!”한지훈은 분노를 담아 싸늘하게 호통쳤다.짧은 한마디였지만 강한 살상력을 가진 그의 기세에 유국봉은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유국봉 자신조차 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아무리 그래도 1성 준군왕급 실력을 가진 자신이 이런 젊은 애송이의 기에 눌려 무릎을 꿇다니!유국봉은 다시 일어서려고 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몸을 지탱할 수 없었다.영혼을 잠식할 것 같은 공포가 닥쳐왔다.“너… 도대체 누구야? 왜 이런 실력을 감추고 이런 누추한 곳에서 범부처럼 생활하지?”유국봉은 이마에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한지훈은 뒷짐을 지고 유국봉의 앞에 다가가서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넌 내 신분을 알 자격이 없어. 목숨은 거두지 않을 테니 돌아가서 너희 가주한테 전해. 다시 내 가족 건드리면 그때는 H시로 올라가서 진양가의 모두를 이 지구에서 소멸시켜 버릴 거라고!”싸늘하고 살기가 가득 담긴 그 말에 유국봉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의 기세에 완전히 눌린 상태였다.유 선생으로 불리며 수많은 기업가들의 신뢰와 존중을 받았던 그가 보잘것없는 저택 앞마당에서 새파랗게 젊은 녀석 앞에 무릎을 꿇었다는 게 자존심이 상했다.“당장 꺼져!”한지훈은 싸늘한 목소리로 축객령을 내렸다.유국봉은 다급히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다리에 이미 힘이 풀
한지훈은 웃으며 말했다.“별거 아니야, 그만 생각하고 어서 들어가.”강우연은 살짝 웃고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정원으로 들어갔다.한지훈은 송호문에게 바라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그러자 송호문은 정원을 떠났다.떠나는 송호문을 보고 한지훈도 강우연 따라 정원으로 들어갔다.한편, 도중기는 이미 S시 5성급 호텔에서 체크인을 마쳤다.호텔 스위트룸에서 조해란은 소파에 앉아 울먹이고 있다.“여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호헌이 정말로 감옥에 가는 거야? 이제 겨우 20살 넘었는데, 그 좋은 나이에 감옥에 가면 어떡해! 앞으로 명성도 망가지고 남은 인생을 어떻게 보내! 절대 그런 일이 없게 얼른 대책이라도 좀 생각해 봐! 그 황처장은? 그 사람이랑 아는 사이 아니야?”도중기는 창문 앞에 서서 두 손을 등에 지고 있다.후회로 가득 찬 두 눈으로 밖을 내다보며 말했다.“됐어! 그만 좀 울어! 황청장은 기율 검사 위원회에서 데리고 갔어. 나도 지금 생각하고 있어! 근데 여긴 H 시가 아니라 S 시잖아. 내가 동원할 만한 인맥도 세력도 많지 않아”조해란은 이 말을 듣고 엉엉거리며 거의 대성통곡을 했다.그리고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채로 물었다.“왜? 왜 갑자기 조사받는 건데? 우리까지 연루되는 건 아니겠지?”도중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직은 단정 지어 말하기 힘들어.”말을 마치고 도중기는 핸드폰을 꺼내 H시에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한겨울의 칼바람과 같은 소리로 차갑게 물었다.“알아냈어? 황청장은 왜 조사받고 있는 거야? 지금 H시 상황은 어때? 여러 가문과 기업 사이의 반응은 어때?”도중기는 다급한 모습이 가득했다.도중기는 자그마치 H시 도영 그룹의 회장이다.위풍당당한 한 그룹의 회장이 이처럼 평정심을 잃고 급해하는 모습은 보기 드물다.하지만 도영 그룹은 황청장과 이익 왕래가 많은 편이고 그다지 깨끗하지 못한 부수입도 많았다.만약 이번 일에 도영 그룹도 연루된다면 그룹 전체의 주가에 큰 영향을 안겨 줄 것이
도중기의 두 눈이 음침하고 차가워지더니 큰마음을 먹고 결정을 내린 듯했다.“오늘 밤, 한지훈 부부를 초대해서 식사 자리를 가져야겠어.”“뭐라고? 미쳤어? 음식 대접을 한다고? 그들은 우리 아들을 저렇게 만든 장본인이야!”조해란은 노발대발하며 분노와 불평이 얼굴에 가득 그려져 있다.“그만 해!”도중기는 조해란을 바라보며 호통을 쳤다.“도호헌이 어떤 놈인지 아버지인 내가 모를 것 같아? 네가 하도 곱게 키워서 그래! 여긴 H시가 아니라 난 힘도 별로 없고 동원할 인맥도 없어! 황청장은 이미 위원회에서 데리고 갔고 어쩌면 나올 수도 없다고 했어! 아들을 감옥에서 꺼내고 싶으면 내가 하자는 대로 잠자코 따라 와!” 조해란은 마냥 억울하여 눈물을 뚝뚝 떨구며 소리쳤다.“싫어! 내가 미쳤다고 그 두 사람한테 밥을 사줘!”도중기는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 조해란의 등을 다독이며 품으로 안았다.“소리쳐서 미안해. 근데, 내가 한 말 믿고 따라 와. 이번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마침 H시에서 아는 지하 세력이 있어서 그 사람들은 식당 주위에 배치해 놓을 거야. 일단 한지훈과 강우연이 소송을 취소해 주지 않으면 피를 보게 될 거야.”“맞아! 동의하지 않으면 그 사람들 시켜서 다 죽여서 강으로 던져버려! 걔들이 죽으면 증거도 없어지는 거잖아.”조해란은 악을 품은 채 이를 악물고 말했다.문제가 있다면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도영 그룹의 도련님이자 아들인 도호헌은 절대로 감옥에 들어가서도 인생에 범죄 기록을 남겨서도 안 된다.한편, 한지훈은 정원에서 아내와 딸의 곁을 지키고 있다.그러다가 갑자기 낯선 번호로 걸어온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전화를 받자마자 도중기의 시원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한 선생님, 전에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댁의 사모님과 같이 자우림 레스토랑에서 저녁이나 함께했으면 하는데요, 겸사겸사 사과도 드리고요. 사모님과 같이 와주셨으면 좋겠네요.”그러자 한지훈은 덤덤하게 말했다.“됐습니다. 저희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