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진심은 믿겠다. 하지만 유회원은 어디에 있지?”한지훈이 담담하게 물었다.“유 선생 말씀이군요... 그분을 만난다고 해도 데려갈 수는 없을 겁니다. 광명존의 두 심복이 항상 그의 곁을 지키고 있지요. 그들 중 한 명만 해도 에먼로와 맞먹는 실력을 지녔습니다.”“그를 빼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깝습니다!”제이슨은 사실대로 말했다.그 두 사람은 각각 사성 천급 천왕의 경지에 올라 있으며, 더군다나 그들은 광명존이 직접 육성한 정예였다.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상황을 파악한 듯했다. 그러던 중, 갑작스레 거대한 소음과 함께 헬리콥터 한 대가 술집 상공에 나타났다.헬기가 술집에서 불과 백 미터 거리에 착륙하자,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 몇 명이 헬기에서 뛰어내려 술집을 향해 달려왔다.“제이슨 도련님!”그들 중 리더가 큰 목소리로 술집 안을 향해 외쳤다.그들은 제이슨이 살아 있다는 정보는 받았으나, 정확히 어디에 숨어 있는지는 몰랐다.“여기 있다! 들어와!”제이슨이 그들에게 손짓하며 부르며, 문을 열고 술집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검은 옷의 경호원 몇 명이 술집에 들어서자, 창월과 월영이 무표정으로 한 술상에 앉아 있었고, 중간 체격의 아시아계 남성도 제이슨의 뒤에 서서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걸 발견했다. “제이슨 도련님, 저분은…”리더 경호원이 한지훈을 손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내가 어제 새로 고용한 부하다. 본래 이곳에서 용병으로 활동하던 자이지. 이자 덕분에 어젯밤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어!”“너희는 해야 할 일만 하면 된다. 물어보지 말아야 할 것은 묻지 말고,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입 다물고 있어라! 지금 내 기분이 매우 안 좋으니 말이야!”제이슨은 음험한 눈빛으로 경호원들을 훑어보고는, 리더에게 물었다.“러셀로란 가문의 사람들은 소식이 없나? 그 빌어먹을 로드 노인네, 설마 다리가 부러지기라도 한 거래? 내가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하루나 기다리게 하다니!”“도련님, 진정하세요. 떠나기 전 셋째 어르신께
창월과 월영은 무도 학원과 관련된 문서는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고, 유전 소유권 합의서만 들여다보며 꼼꼼히 살폈다.제이슨은 러셀로란 가문이 제공한 명단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키드가 누구죠, 그가 대체 무슨 자격으로 교장이 될 수 있다는 겁니까?!”교장 자리가 러셀로란 가문에 넘어간다면, 아시란치 가문은 헛수고한 셈이 아닌가!판단을 내릴 위치에 있는 제이슨으로서는 가문의 이익을 지켜야 했다.비록 가문을 파괴하려는 생각을 품고 있다 하더라도, 그 의도를 드러낼 수는 없었다.“혹시 거대한 곰, 캐럴에 대해 들어본 적 있습니까? 지난 100년간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천신계 강자이지요! 그자가 이전에 키드의 제자로 있었습니다!”“제가 확신하건대, 아시란치 가문이 이 무도 학원을 설립한 이유는 단순히 무인들의 경지를 올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천신 경지의 강자들과의 관계를 위해서일 것입니다.”“연맹의 모든 천신계 강자들이야말로 아시란치 가문의 진정한 목적이며, 반드시 그날에 맞춰 동맹을 성사해야 합니다!”로드의 말은 은근히 암시적이었으나, 창월과 월영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그날이라니요?!”월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로드는 월영을 힐끗 쳐다보더니, 냉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부상은 용국의 이웃 나라인데, 용국의 기운이 되살아나고 조룡이 부활하는 것이 두렵지 않습니까?”“두렵다니요?”월영은 본능적으로 로드를 바라보며 물었다.“용국의 기운이 되살아나는 게 우리 부상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죠?!”부상은 용국과 바다 하나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었다.거의 백 년 동안만 용국과 충돌이 있었고, 이는 이미 과거의 일이었다. “용국 기운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납니다. 용국 기운이 마지막으로 되살아난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로드기 담담하게 물었다.“모르겠군요.”월영이 살짝 고개를 저었다.“대당 시기입니다!”로드는 전혀 숨기지 않고 말했다.“천 년 전, 용국의 기운이 되살아났을 때,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었습
제이슨의 눈에는 두려움이 깃들어 있었다.기운의 무서움이 그만큼 실감 난 것이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겉으로 냉소하며 말했다. “로드 씨, 기운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도,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러셀로란 가문이 교장의 자리를 독점하려는 것은 좀 지나치지 않습니까?”“부교장 세 자리도 당신들 두 가문이 나눠 가졌지요. 동황 선생께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하더라도, 나머지 두 자리는 모두 당신들 아시란치 가문이 마음대로 추천할 수 있죠. 게다가 선생 자리도 아시란치 가문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 않습니까?!”“우리 여섯 가문은 단 12명의 자리를 요구할 뿐입니다. 이런 조건이라면 만족하시겠습니까?”로드는 여섯 가문 족장의 서명이 이미 적혀 있는 협의서를 꺼내 제이슨에게 건넸다.제이슨은 그 협의서를 받아 든 뒤 한참 동안 침묵했다.교장의 자리도 중요하지만, 러셀로란 가문이 내민 조건 또한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이 문제는 집안 어른들과 다시 상의해 봐야겠습니다. 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제이슨은 말을 마치고 술집을 나와 차에 올라탔고, 한지훈에게 영상 통화를 걸라고 한 뒤 다시 셋째 어르신에게 설명했다. 러셀로란 가문이 교장 자리를 빼앗으려 한다는 소식에 노인의 눈에도 한 줄기 섬뜩한 빛이 번졌다. 하지만 제이슨이 러셀로란 가문이 내놓은 조건을 전하자, 어르신 역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비록 무도 학원이 아시란치 가문에 의해 설립되었다고는 하나, 여섯 가문 역시 각자의 이익을 추구해야 했다.이 정도로 많은 자리를 넘기는 것도 상대방이 나름대로 성의를 보였다고 할 수 있었다. 이익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아시란치 가문은 내부에서 분열을 겪을 위험이 컸다. 이 생각을 하자, 어르신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했다. “러셀로란 가문의 제안을 따르는 게 좋겠다. 이 일은 또한 유회원에게도 알리도록 해라. 광명존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니 말이야!”말을 마친 어르신은 전화를 끊었다.광명존도 이 일에 관여하
월영과 창월은 유전의 소유권을 확보한 뒤, 한지훈과 제이슨에게 작별을 고하고 떠났다.로드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제이슨에게 말했다.“역시, 아시란치 가문 사람들은 항상 현명하군요!”그는 서명된 문서를 챙겨 네 명의 경호원을 데리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제이슨의 뒤에 서 있던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이 말했다.“제이슨 도련님, 셋째 어르신께서 가능한 빨리 가문으로 돌아오라고 하셨습니다.”그러자 제이슨은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경호원을 노려보고는 서명된 문서를 그의 품에 던지며 말했다.“셋째 어르신이라니! 네 눈에는 내가 보이지도 않는 거냐?! 난 아직 카만에 한 번 더 가야 해. 셋째 어르신께서 계획이 바뀐 것을 유회원에게 직접 전하라고 하셨다!”말을 마친 그는 코웃음을 치며 문 쪽으로 걸어가다가 한지훈을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한 선생님, 헬리콥터를 조종할 줄 아십니까?”“물론이죠, 필수 기술 중 하나 아닙니까!”한지훈은 미소를 띠며 답했다.한지훈이 제이슨과 함께 떠나려 다가가자, 두 명의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이 한지훈의 앞을 막아섰다.“당신의 임무는 이미 끝났습니다. 이제부터 제이슨 도련님은 우리가 보호합니다!”그들은 말하며 동시에 뒷짐을 졌다.그들의 의도는 한지훈을 적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이슨 일행의 대화가 지나치게 많은 기밀을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따라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는 한지훈을 제거해 입을 막는 것이었다.그때, 제이슨이 차분하면서도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카그, 충고 하나 하지. 이분은 용병들 사이에서도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춘 사람이다. 그러니 목숨을 잃기 싫으면 이 서류를 가지고 돌아가 셋째 어르신이나 뵈러 가라고! 그리고 내 일은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제이슨은 몇몇 경호원을 싸늘하게 쳐다본 뒤 문을 밀치고 밖으로 나갔다.그는 방 안의 경호원들의 생사를 신경 쓰지 않았다.한지훈이 있는 한 이 몇 명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다. 그가 이 말을 남긴 것은 단
“엄마, 나 너무 무서워. 나 이대로 죽는 거 아니지? 아빠... 아빠 보고 싶어. 나 진짜 아빠 있는 거 맞지? 나 이렇게 아프면... 아빠가 나 보러 와줄 거지? 흑흑...”눈물범벅인 얼굴의 강우연이 온통 피로 물든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을 꼭 부여잡았다.“그럼. 아빠 분명 오실 거야. 그러니까 우리 고운이 조금만 더 힘내자, 응?”아이를 겨우 달랜 강우연이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5년 동안 단 한 번도 걸지 않았던 그 번호를 눌렀다.“한지훈, 나... 강우연이야. 고운이가... 고운이가... 우리 딸이... 교통사고를 당했어. 우리 고운이... 정말 잘못 되면 어떡하지? 지훈아, 제발... 제발 우리 고운이 보러 와주면 안 돼? 네가 너무 보고 싶대. 내가 이렇게 빌 테니까 제발 돌아와줘. 너 지금 도대체 어디 있는 건데.... 흑흑흑...”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털썩 주저앉은 강우연의 가냘픈 등이 슬픔으로 파르르 떨렸다.한편, 수화기 저편. 봉장대(封將台) 위에 서 있던 한지훈의 손이 살짝 떨렸다.눈앞에 모인 십만 병사들의 얼굴이 순간 흐릿해졌다.오늘은 10년에 한 번씩 거행되는 용국(龍國)의 봉장대전, 단 30만 명의 파용군을 이끌고 8국 연합 100만 대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한지훈을 5대 구역 중 하나인 북양구 장군으로 봉하는 자리이기도 했다.그 어느 때보다도 기뻐야 할 순간이지만 5년 만에 걸려온 전화를 듣는 순간, 한지훈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려왔다.다급하게 다시 전화를 걸어왔지만 들리는 건 차가운 연결음뿐...‘안 돼...’그리고 영광스러운 순간을 바로 앞둔 그 시각, 한지훈은 수많은 대신들과 장군들이 지켜보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태산을 달리고 또 달렸다.그 모습에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봉장대전, 가문의 명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광스럽고 빛나는 자리, 그 자리를 제쳐두고 어딜 가는 걸까? 그것도 저렇게 굳은 표정으로...쿠궁!가파른 산길을 빠르게 내달린 한지훈이 산발치에 세워둔
한편, K대 대학병원.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갑자기 병실에 들이닥치더니 한고운에게 응급처치를 취하고 있는 의료진들을 전부 내쫓아버렸다.다급한 마음에 강우연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당신들 뭐야! 저 사람들을 왜 내쫓아! 이러다 내 딸 진짜 죽는다고!”또각또각.저승사자의 목소리 같은 남자의 구두굽 소리가 찰나의 정적을 꿰뚫었다.곧이어 보디가드들이 홍해 갈라지 듯 양쪽으로 갈라지고 그 사이로 흰 정장을 입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분명 잘생긴 얼굴이었지만 입가에 걸린 서늘한 미소가 수상한 남자였다.“강우연, 어떻게? 내가 말한 조건은 좀 생각해 봤어? 이번 사고는 그냥 경고일 뿐이야. 내 말대로 그냥 나랑 몇 번만 만나. 네 딸 지금 바로 구해 줄 거니까.”남자의 말을 듣던 강우연이 고개를 홱 돌렸다.혐오와 증오가 가득한 눈으로 남자를 노려보던 강우연이 남자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았다.“김태우! 우리 고운이 사고, 네가 낸 거야? 왜! 왜 그랬어 왜! 차라리 나한테 그러지. 왜 애꿎은 애한테 그러냐고! 우리 고운이 이제 겨우 네 살이란 말이야...”가슴 터져라 소리치던 강우연이 결국 오열하며 작은 주먹으로 남자의 가슴을 내리쳤다.“이게 어디에 손을 대!”짝!거침없이 강우연의 뺨을 날린 김태우가 그녀의 가는 팔목을 꽉 부여잡았다.“강우연, 왜 이래?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잖아. 내가 그 동안 들인 돈이 얼만데. 튕기는 것도 정도껏이어야지. 딸이 있어서 나한테 관심을 안 주는 건가 싶어서 말이야. 그래서 내가 사고 냈어. 커다란 트럭이 저 조그만 애랑 부딪히는데... 어우, 내가 시킨 거지만 좀 잔인하긴 하더라.”“으아아악! 김태우, 이 악마만도 못한 자식! 이 사이코패스, 변태 자식아! 내가 너 경찰에 신고할 거야!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강우연은 있는 힘을 다해 악을 쓰며 김태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돌아오는 건 그의 거센 따귀뿐이었다.그리고 강우연의 머리채를 꽉 부여잡은 김태우가 눈물로 범벅진 얼굴을 흥미롭다는
같은 시각, S시 공항은 완벽하게 봉쇄된 상태, 세계를 놀라게 만든 3대 신의가 동시에 도착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이에 S시 시장 소지성과 재계 1위 이안그룹 대표 이한승을 비롯한 각계 유명 인사들이 공항 VIP 휴게실에 모였다.못 고치는 병이 없다고 하여 신의 손, 화타의 환생이라고도 불리는 3대 신의를 만나고 싶어 하는 정치인들, 재벌그룹 회장들은 줄을 섰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의 진료비용에 몇 년 뒤로 밀려있는 웨이팅 때문에 얼굴 한번 보기가 힘든 인물!그런 그들이 S시를 방문했다니 어떻게든 연이 닿지 않을까 싶어 모인 이들이 대부분이었다.가장 앞에 선 소지성과 이한승이 감격에 찬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손강수 신의님, 하시윤 신의님, 이나희 신의님. 저희 S시를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하지만 소지성의 인사 따위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세 사람은 초조한 얼굴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우우웅!그리고 그 순간, 군용 지프차 세 대가 총알처럼 달려오더니 군복 차림의 용육, 용칠, 용팔이 각기 차에서 내렸다.시장이니 재계 1위 그룹 회장이니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모습에 덩그러니 남겨진 사람들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시장님,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입니까? 신의님들이 이렇게 떠나시다뇨. 방금 전 그 군인들은 뭡니까?”시의원 송호문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소지성 시장 역시 잔뜩 굳은 표정이다.군 장교 출신인 그는 방금 전 세 군인의 차림새를 다시 되새겨 보았다.‘북양구 파용군 소속이 왜 여기에.’“어서 사람들을 보내 저들의 움직임을 주시하세요. 단, 저들이 하는 짓을 막아선 안 됩니다. 그저 상황 보고만 하시면 되는 거예요.”소지성이 송호문에게 말했다.고개를 끄덕인 송호문이 부랴부랴 자리를 뜨려는 소지성에게 물었다.“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어딜 이렇게 급하게 가시는 거예요?”“장군님한테 가봐야겠습니다. 뭔가 큰일이 날 것 같아요.”이 말을 마지막으로 소지성은 빠르게 차에 올라탔다.한편, 파용군 비밀 임무 수행
“사령관님, 이제 저흰 어떡하죠? 파용군이 S시에 나타나면 상황이 복잡해질지도 모릅니다. 기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고요.”홍진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한편, 무슨 생각을 하는지 미간을 찌푸린 채 한참을 침묵하던 서효양이 말했다.“어서 원로님들에게 이 사실을 아려. 그리고 참모장 자네는 직접 S시로 가봐. 최대한 빨리!”스크린을 통해 파용군의 위치를 다시 확인한 서효양이 또다시 명령을 내렸다.“S시 시장 연결해. 앞으로 30분마다 S시의 상황을 보고한다. 한민학 군단장더러 직접 움직이라고 해. 이번 일 제대로 못해내면 다들 옷 벗을 각오해야 할 거야!”퍽!분노에 찬 서효양의 펀치와 함께 의자가 산산조각 났다.한편,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S시는 거센 폭풍을 앞둔 바다처럼 기이한 고요함을 풍기고 있다.S시 교외의 한 별장.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기댄 한지훈의 얼굴이 보인다.극도의 흥분과 분노로 인해 과거 전투에서 입은 내상이 다시 도져 피까지 토하며 쓰러진 한지훈이었지만 3대 신의인 손강수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사령관님, 더 이렇게 흥분하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다음에 또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제가 아니라 정말 화타님께서 환생하신다 해도 사령관님을 구할 수 없을 겁니다.”이미 환갑을 넘긴 손강수가 금색 침을 집어넣으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고맙습니다.”아직 무리를 하면 안 된다는 손강수의 말에도 한지훈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제 딸... 우리 고운이는 어떻습니까?”“걱정하지 마십시오. 다른 두 분께서 치료를 하고 계시니 아가씨께서도 무사히 깨어나실 겁니다.”손강수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그의 말에도 안심이 되지 않는 듯 한지훈은 비틀거리며 침대에서 일어섰다.터벅터벅.한고운이 누워있는 방 앞에 도착한 한지훈은 혹시나 아이가 깨어날까 훨씬 더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곱게 잠든 한고운을 보니 마음이 놓이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 물었다.“우리 고운이 괜찮은 거
월영과 창월은 유전의 소유권을 확보한 뒤, 한지훈과 제이슨에게 작별을 고하고 떠났다.로드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제이슨에게 말했다.“역시, 아시란치 가문 사람들은 항상 현명하군요!”그는 서명된 문서를 챙겨 네 명의 경호원을 데리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제이슨의 뒤에 서 있던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이 말했다.“제이슨 도련님, 셋째 어르신께서 가능한 빨리 가문으로 돌아오라고 하셨습니다.”그러자 제이슨은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경호원을 노려보고는 서명된 문서를 그의 품에 던지며 말했다.“셋째 어르신이라니! 네 눈에는 내가 보이지도 않는 거냐?! 난 아직 카만에 한 번 더 가야 해. 셋째 어르신께서 계획이 바뀐 것을 유회원에게 직접 전하라고 하셨다!”말을 마친 그는 코웃음을 치며 문 쪽으로 걸어가다가 한지훈을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한 선생님, 헬리콥터를 조종할 줄 아십니까?”“물론이죠, 필수 기술 중 하나 아닙니까!”한지훈은 미소를 띠며 답했다.한지훈이 제이슨과 함께 떠나려 다가가자, 두 명의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이 한지훈의 앞을 막아섰다.“당신의 임무는 이미 끝났습니다. 이제부터 제이슨 도련님은 우리가 보호합니다!”그들은 말하며 동시에 뒷짐을 졌다.그들의 의도는 한지훈을 적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이슨 일행의 대화가 지나치게 많은 기밀을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따라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는 한지훈을 제거해 입을 막는 것이었다.그때, 제이슨이 차분하면서도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카그, 충고 하나 하지. 이분은 용병들 사이에서도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춘 사람이다. 그러니 목숨을 잃기 싫으면 이 서류를 가지고 돌아가 셋째 어르신이나 뵈러 가라고! 그리고 내 일은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제이슨은 몇몇 경호원을 싸늘하게 쳐다본 뒤 문을 밀치고 밖으로 나갔다.그는 방 안의 경호원들의 생사를 신경 쓰지 않았다.한지훈이 있는 한 이 몇 명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다. 그가 이 말을 남긴 것은 단
제이슨의 눈에는 두려움이 깃들어 있었다.기운의 무서움이 그만큼 실감 난 것이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겉으로 냉소하며 말했다. “로드 씨, 기운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도,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러셀로란 가문이 교장의 자리를 독점하려는 것은 좀 지나치지 않습니까?”“부교장 세 자리도 당신들 두 가문이 나눠 가졌지요. 동황 선생께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하더라도, 나머지 두 자리는 모두 당신들 아시란치 가문이 마음대로 추천할 수 있죠. 게다가 선생 자리도 아시란치 가문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 않습니까?!”“우리 여섯 가문은 단 12명의 자리를 요구할 뿐입니다. 이런 조건이라면 만족하시겠습니까?”로드는 여섯 가문 족장의 서명이 이미 적혀 있는 협의서를 꺼내 제이슨에게 건넸다.제이슨은 그 협의서를 받아 든 뒤 한참 동안 침묵했다.교장의 자리도 중요하지만, 러셀로란 가문이 내민 조건 또한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이 문제는 집안 어른들과 다시 상의해 봐야겠습니다. 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제이슨은 말을 마치고 술집을 나와 차에 올라탔고, 한지훈에게 영상 통화를 걸라고 한 뒤 다시 셋째 어르신에게 설명했다. 러셀로란 가문이 교장 자리를 빼앗으려 한다는 소식에 노인의 눈에도 한 줄기 섬뜩한 빛이 번졌다. 하지만 제이슨이 러셀로란 가문이 내놓은 조건을 전하자, 어르신 역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비록 무도 학원이 아시란치 가문에 의해 설립되었다고는 하나, 여섯 가문 역시 각자의 이익을 추구해야 했다.이 정도로 많은 자리를 넘기는 것도 상대방이 나름대로 성의를 보였다고 할 수 있었다. 이익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아시란치 가문은 내부에서 분열을 겪을 위험이 컸다. 이 생각을 하자, 어르신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했다. “러셀로란 가문의 제안을 따르는 게 좋겠다. 이 일은 또한 유회원에게도 알리도록 해라. 광명존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니 말이야!”말을 마친 어르신은 전화를 끊었다.광명존도 이 일에 관여하
창월과 월영은 무도 학원과 관련된 문서는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고, 유전 소유권 합의서만 들여다보며 꼼꼼히 살폈다.제이슨은 러셀로란 가문이 제공한 명단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키드가 누구죠, 그가 대체 무슨 자격으로 교장이 될 수 있다는 겁니까?!”교장 자리가 러셀로란 가문에 넘어간다면, 아시란치 가문은 헛수고한 셈이 아닌가!판단을 내릴 위치에 있는 제이슨으로서는 가문의 이익을 지켜야 했다.비록 가문을 파괴하려는 생각을 품고 있다 하더라도, 그 의도를 드러낼 수는 없었다.“혹시 거대한 곰, 캐럴에 대해 들어본 적 있습니까? 지난 100년간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천신계 강자이지요! 그자가 이전에 키드의 제자로 있었습니다!”“제가 확신하건대, 아시란치 가문이 이 무도 학원을 설립한 이유는 단순히 무인들의 경지를 올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천신 경지의 강자들과의 관계를 위해서일 것입니다.”“연맹의 모든 천신계 강자들이야말로 아시란치 가문의 진정한 목적이며, 반드시 그날에 맞춰 동맹을 성사해야 합니다!”로드의 말은 은근히 암시적이었으나, 창월과 월영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그날이라니요?!”월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로드는 월영을 힐끗 쳐다보더니, 냉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부상은 용국의 이웃 나라인데, 용국의 기운이 되살아나고 조룡이 부활하는 것이 두렵지 않습니까?”“두렵다니요?”월영은 본능적으로 로드를 바라보며 물었다.“용국의 기운이 되살아나는 게 우리 부상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죠?!”부상은 용국과 바다 하나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었다.거의 백 년 동안만 용국과 충돌이 있었고, 이는 이미 과거의 일이었다. “용국 기운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납니다. 용국 기운이 마지막으로 되살아난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로드기 담담하게 물었다.“모르겠군요.”월영이 살짝 고개를 저었다.“대당 시기입니다!”로드는 전혀 숨기지 않고 말했다.“천 년 전, 용국의 기운이 되살아났을 때,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었습
“네 진심은 믿겠다. 하지만 유회원은 어디에 있지?”한지훈이 담담하게 물었다.“유 선생 말씀이군요... 그분을 만난다고 해도 데려갈 수는 없을 겁니다. 광명존의 두 심복이 항상 그의 곁을 지키고 있지요. 그들 중 한 명만 해도 에먼로와 맞먹는 실력을 지녔습니다.”“그를 빼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깝습니다!”제이슨은 사실대로 말했다.그 두 사람은 각각 사성 천급 천왕의 경지에 올라 있으며, 더군다나 그들은 광명존이 직접 육성한 정예였다.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상황을 파악한 듯했다. 그러던 중, 갑작스레 거대한 소음과 함께 헬리콥터 한 대가 술집 상공에 나타났다.헬기가 술집에서 불과 백 미터 거리에 착륙하자,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 몇 명이 헬기에서 뛰어내려 술집을 향해 달려왔다.“제이슨 도련님!”그들 중 리더가 큰 목소리로 술집 안을 향해 외쳤다.그들은 제이슨이 살아 있다는 정보는 받았으나, 정확히 어디에 숨어 있는지는 몰랐다.“여기 있다! 들어와!”제이슨이 그들에게 손짓하며 부르며, 문을 열고 술집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검은 옷의 경호원 몇 명이 술집에 들어서자, 창월과 월영이 무표정으로 한 술상에 앉아 있었고, 중간 체격의 아시아계 남성도 제이슨의 뒤에 서서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걸 발견했다. “제이슨 도련님, 저분은…”리더 경호원이 한지훈을 손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내가 어제 새로 고용한 부하다. 본래 이곳에서 용병으로 활동하던 자이지. 이자 덕분에 어젯밤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어!”“너희는 해야 할 일만 하면 된다. 물어보지 말아야 할 것은 묻지 말고,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입 다물고 있어라! 지금 내 기분이 매우 안 좋으니 말이야!”제이슨은 음험한 눈빛으로 경호원들을 훑어보고는, 리더에게 물었다.“러셀로란 가문의 사람들은 소식이 없나? 그 빌어먹을 로드 노인네, 설마 다리가 부러지기라도 한 거래? 내가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하루나 기다리게 하다니!”“도련님, 진정하세요. 떠나기 전 셋째 어르신께
“하! 이 탐욕스러운 늙은 개 같으니라고!”제이슨이 이를 갈며 일그러진 표정을 띤 채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 “일어나, 네가 아직 가치가 있을 때 네 목숨이 보장되는 거다. 알겠나?”한지훈이 고개를 들어 제이슨을 향해 담담히 말하자, 제이슨의 눈동자가 빠르게 회전했다.그는 결코 무능한 자가 아니었다. 아시란치 같은 대가문에서 자란 이들이라면 누구나 세상사를 잘 알고 지혜롭기 마련이었다.한지훈이 지금 이 말을 꺼낸 것은 단순히 제이슨을 위협하려는 것이 아님이 분명했다!지금 이 순간, 칼날이 제이슨의 목에 닿아 있는 상황에서 한지훈이 그를 협박할 필요는 없었다. “한 선생님,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죠?!”제이슨의 표정이 한결 차분해졌다.방금 전 전화 통화 이후로, 제이슨은 생각이 번뜩이며 많은 것을 깨달았다.아시란치 가문은 결코 그가 의지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고, 오직 후계자로 내정된 자들만이 가문의 전폭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그러니 그는 단지 가문의 장난감일 뿐이었다. “아시란치 가문에 문제가 끊이지 않는데, 네가 마침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거나 그 문제와 연관이 있을 때, 넌 아시란치 가문의 중요한 사람이 되니 그때 네 목숨을 지킬 수 있을 거다!”한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제이슨의 푸른 눈동자가 한지훈의 얼굴에 오랫동안 머물렀고, 그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의연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잠시만요! 러셀로란 가문의 사람들이 도착했을 때, 한 선생님께서는 제 경호원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두 분은 우리 아시란치 가문과 이미 내정된 협약이 있다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이는 정말 과감한 배반이었고, 제이슨의 마음속에는 이미 원대한 계획이 자리 잡았다! 그는 자신을 사지로 몰아넣고도 방관하는 자들에게 복수를 다짐했다. 아시란치 가문이 더 이상 자신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그 가문의 존폐 따위가 그에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보아하니 이제야 제대로 깨달은 것 같군.”한지훈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한 선생, 나... 난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당장 너희 가문에게 연락해! 우선 네가 무사하다고 안부를 전하고, 어젯밤의 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만들어내. 에먼로가 도망간 후 산토스가 또 직접 나서서 처단했다고. 난 이미 월영과 창월의 손에 죽게 됐다고!”이내 한지훈은 핸드폰 한 대를 제이슨 앞에 던졌다. 그 말을 들은 제이슨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이전의 그는 가문을 팔아먹기는 했었지만, 배신을 한 적은 없었다. 만약 이 거짓말을 한 게 나중에 들키기라도 한다면, 그는 바로 아시란치 가문의 반역자로 전락된다. “한... 한 선생, 내... 내가 직접 그런 얘기를 전하는 건 아마 신빙성이 높지 않을 수도 있어. 난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병신이라 내가 살아남게 된다는 건... 말이 되지도 않는 일이야!”제이슨은 덜덜 떨며 말했다. 그러자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뒤에 있는 거울을 가리키며 말했다. “걱정 마. 넌 다치게 될 일은 없어. 저 거울을 보면 알게 될걸!”그 말에 놀란 제이슨은 창백해진 얼굴로 급히 몸을 돌렸다. 그는 자신의 얼굴에 그여진 긴 칼자국을 보고는 마음속에서 분노가 치솟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단 참을 수밖에 없었다. 제이슨은 깊은숨을 들이마시고는 겨우 마음속의 분노를 참아내었고, 이내 천천히 몸을 돌려 앞에 있는 휴대폰을 들고 떨리는 손으로 번호를 입력했다. 그의 얼굴의 이 칼자국은 이미 모든 것을 설명했다. 현재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어떻게든 러셀로란 가문과 아시란치 가문의 의심을 털어내는 것이었다. 만약 이것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그 칼은 다시 한번 그의 얼굴에 그리고 그의 목에 떨어질게 뻔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상 통화가 연결되었고, 휴대폰 너머로는 백발이 가득한 노인이 제이슨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할아버지, 저... 제이슨입니다!”“제이슨, 너 지금 어디에 있는 거야? 왜 그동안 연락이 안 된 거야! 그리고, 에먼로가 너에 대한 험담을 하던
핸드폰을 건네받은 당국호는 메시지를 흘깃 보았다. 방금까지 전혀 개의치 않던 모습을 보이던 당국호는 모든 내용을 확인하고 나서는 얼굴색이 검게 변했다. “뭐라고요? 유럽의 이 놈들, 단단히 미친 거 아니에요? 일단 천신계의 강자가 세상에 들어서게 되면 그것은 세상을 파괴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이미 백 세에 가까운 연세인 장로는, 그동안 천신계의 강자를 수도 없이 직접 만나봤기에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잘 알고 있었다. 수십 년 전 당시에도, 두 개의 수류탄의 위력은 천신계의 강자가 뿜어낼 수 있는 파괴력에 훨씬 못 미쳤다. “대장로님, 사실 저희는 이번 일을 막아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단지 용국 그리고 용국 무종에 몇 명의 천신계의 강자가 있는지 알고 싶을 뿐입니다!”국왕은 더없이 엄숙한 표정과 장엄한 말투로 물었다. “그... 자세히 얘기하자면, 이미 알려진 천신계의 강자는 대부분 무신종이긴 하지만 단 4명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수십 년 동안 잠잠하게 지내면서 무학에만 집착하여 결코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남은 종문은 많아도 10명은 넘지 않을 겁니다!”“천신계는 천왕계와는 다릅니다. 일단 천신계를 돌파한 무자들이라면 그 누구든지 모두 하늘의 은총을 받은 행운아들이고, 천부적인 재능이든 오성이든 모두 갖춘 최상위 포식자들입니다!”대장로의 이 말 뜻은, 결국 용국의 천신계의 강자는 사실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한 나라 혹은 두 개 나라를 상대하는 것까지는 괜찮을진 몰라도, 전 세계를 상대하는 건 용국도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것은 마치 하나의 판도라의 마법 상자와도 같았다. 일단 열리게 되면 그 누구도, 국면을 뒤바뀔 수 없을 것이다. 바로 이때 진우도 허겁지겁 달려왔다. 그는 문에 들어서자마자, 굳어진 표정의 국왕과 대장로 두 사람을 발견하였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그 분위기는 매우 엄숙했다. “폐하, 무슨 큰일이 난 건가요?”이내 진우는 고개를 돌려 대장로를 바라보
한지훈은 월영을 지그시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용국이야!'” 이내 월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들의 최종 목적은 결국 용국의 무종 그리고 무맹이야. 필경 용국은 매우 신비롭고 역사가 유구하잖아!”“수천 개의 종문 하나하나가 모두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지. 각 종문마다 얼마나 많은 천신급의 존재가 있는지 그 누구도 감히 가늠하지도 못해. 이 상황에 전 세계의 모든 무자들이 연합하여 함께 용국을 겨냥하지 않는 이상, 어느 누가 용국을 상대할 용기가 있을까?”월영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 이번 일은 용국, 부상, 기타 주변 여러 나라들 그리고 용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나라들한테도 모두 중요한 하나의 대사였다. “역시나!”얘기를 들은 한지훈은 깊은숨을 들이쉬었다. “네 말이 사실이라면, 그들이 초청한 사람들 중에 틀림없이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미 그들한테 매수되었을 거야!” 한지훈은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 자리에서 초대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결코 훗날 배신을 할 사람들은 아니라 생각했다. 믿음직한 동반자들이 아니고서야 무도 학원은 평온할 날이 없을 테니까. “꼭 그렇지는 않을 거야. 그렇게까지 티 내면서 매수를 하지는 않을 거야. 그러나, 이 무도학원에 대해서는 우리가 깊이 연구할 가치가 있긴 해. 나의 스승님은 동황도 전에 말씀하시길, 무도 학원은 결코 단지 용국을 상대하기 위한 용도는 아니라고 하셨어!”“아마도, 그들은 전 세계 무도가의 이름을 걸고 어떠한 중요한 계약 하나를 수정할 수가 있다는 추측을 하셨어!”월영이 쓸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흥! 계약 수정은 무슨! 단지 평화의 수단을 통해 천신계의 강자가 세속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뿐이야! 유럽 놈들은 천신계라는 이 높은 경지라면 얼마든지 전 세계 어떤 세력도 압도할 자신이 있다고 믿거든!”“물론 그 세력에는 용국도 포함되고!” 창월은 씩 웃으며 말했다. “뭐라고?”그 말에 한지훈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현재로서 열국이 다들
그러자 창월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러셀로란 가문을 상대하기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을 거야. 사실 이미 도망간 에먼로 그놈이 가장 문제야. 아니면 차라리 우리가 그놈을 찾아내서 죽이자고!”“아니면, 이 놈을 이용해서 다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어!”이내 창월은 다시 단도를 꺼내 제이슨의 얼굴을 겨누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놓고 에먼로를 추격하는 건 하책이야. 그놈은 조만간 알아서 스스로 찾아올 거야. 일단 내일 아침, 제이슨더러 가문에 전화 한 통 넣으라고 해!”월영은 혼수상태에 빠진 제이슨을 차갑게 쳐다보았다. “그래도 어찌 됐든 이 놈은 아시란치 가문의 외련 두목이야. 어떻게 이용하든지 너무 과하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아니면 그 수사자가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거든!”아시란치 가문 족장의 별명이 바로 수사자왕이었다. 그는 도통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인물로 이미 천신계의 실력에 다다르기도 했다. 다만 여태 아무도 그와 대결을 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유럽의 몇 대 가문의 배후에는 모두 매우 강력한 세력이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다들 잘 알고 있었고, 그로 인해 무도와 세속 사이에는 규칙 또한 존재했다. 천신계의 강자는 멋대로 세속에 개입할 수 없고, 더우기는 멋대로 일반인에게 손을 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일단 그 규칙을 어기게 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두 번 벤다고 해서, 뭐 딱히 고통을 느끼기야 할까?”이내 창월은 손에 든 날카로운 단도로 제이슨의 얼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렇게 제이슨의 얼굴에는 피가 주르륵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제이슨이었지만, 떨어진 살 가죽에 그는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뒤이어 월영이 땅 위의 피를 밟으며 천천히 다가가 분홍색 작은 도자기 병을 꺼내더니, 이내 그 안의 가루약을 꺼내 시체에 뿌렸다. 곧바로 온 땅에 널브러진 시체는 농혈로 변하기 시작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농혈은 맑고 투명한 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