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은 담담하게 물었다. “저... 잘못했습니다!”메이어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었다. “그럼 자결해!”‘자결?’ 한지훈의 말에, 두펑은 두 눈에 불을 뿜으며 그를 노려보았다. “여봐라! 얼른 와서 자결을 도와!”카스트로는 심지어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이내 뒤에 있던 두 명의 대통령 경호원들은 두말없이 권총을 꺼내 메이어의 머리를 향해 총을 난사했다. 깜짝 놀란 나국화를 눈을 질끈 감았다. 그렇게 메이어는 순식간에 머리가 깨졌고 새빨간 핏물이 온 바닥에 흘렀다. “한 선생님, 이젠 만족하시죠?”카스트로는 은근슬쩍 한지훈에게 악수를 건네며 말했다. 그러자 군자가 나서서 가로막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이 한 선생님이랑 악수할 자격이 있어?”머쓱 해난 카스트로는 훌쩍거리며 이를 악물고 다시 물러섰다. “아까까지만 해도 일을 크게 벌이겠다고 하지 않았어? 그럼 이 기회에 한번 제대로 크게 벌려봐야지!”한지훈은 두펑을 힐끗 보고는 다시 카스트로를 향해 말했다. “나한테 술 좀 따르지!”쾅! 그 말을 들은 나국화의 일행들은,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마찬가지로 두펑 또한 큰 충격을 받아 그 자리에서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메이어는 한지훈에게 술을 권하라 하고, 한지훈은 그들 이집트의 원수더러 술을 권하라 하다니. “대통령 님, 안... 안됩니다!”두펑은 손을 떨며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뭐가 안돼?”카스트로는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두펑을 삿대질하며 말했다. “호국의 장로란 사람이 어쩜 이렇게나 멍청한 건지. 그동안 이집트가 어떻게 전쟁의 세례를 받지 않으면서 평화를 지켜왔는지 몰라?”“내가 술을 권하면 안 된다고? 그럼 네가 직접 가서 그 외국 군단들을 쫓아내 봐!”잔뜩 화가 난 카스트로는 두펑을 제대로 혼쭐 냈다. 이내 그는 몸을 돌려, 상냥하게 웃는 얼굴로 술 한 잔을 가득 따르고는 한지훈의 가까이에 다가가 공손하게 잔을 들어 올렸다. “한 선생님, 이집트를 대표하
“그럼 방금 메이어는 왜 통행증만 있으면 된다고 한 거죠?”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한지훈 선생님, 메이어의 통행증은 1층까지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제 통행증도 2층까지만 갈 수 있죠. 피라미드는 총 7층이라 저희가 가진 통행증은 모두 외곽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카스트로가 한지훈에게 설명했다.역시 그랬던 거군!한지훈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다시 그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내가 억지로 들어가면 어떻게 됩니까?”“그건 불가능합니다. 한지훈 선생님의 명성을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인왕이 두렵지 않으십니까? 대제사에는 인왕이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수백 년 동안 아무도 감히 피라미드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던 겁니다!”카스트로가 매우 진지하게 대답했다. 인왕이라고?!이는 하나의 경지를 뜻했지만, 카스트로는 단순히 한 사람의 이름이라고 착각한 것 같았다. 이집트에 아직도 이런 존재가 남아 있다는 것인가? 이전에 한지훈은 한용에게서 이 세상에 인왕의 경지에 도달한 강자가 여전히 존재할 거라는 확신의 말을 들었었다. 만약 이 신비로운 피라미드 안에 그런 존재가 있다면, 굳이 무리하게 들어가다가는 일을 망칠 수도 있다!“카스트로 씨, 그렇다면 피라미드에 들어가려면 누구를 찾아가야 합니까?”“이게… 그 대제사들의 신분은 매우 보안이 철저해서 저희도 누가 대제사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그래서…아마 선생님을 돕지 못할 것 같습니다!”카스트로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이집트는 정부와 종교가 완전히 분리된 국가였기에 정부는 종교를 규제할 수 없었고, 그 대제사들은 정부의 관할을 받지 않았다.카스트로는 당장 한지훈을 도와 이 일을 마무리 짓고 싶어 안달이었지만, 그러지 못해 답답했다. 그렇게 되면 신룡전에서 그를 방치할 거라는 걱정도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그 제사들은 하나같이 신비로웠으니, 어떻게 빠른 시일 안에 그들을 찾을 수 있겠는가?! 한지훈이 자신에게 시선을 돌리자, 군자는 고개를 숙였다.오늘 대제사라
“내가 하라는 대로 하지도 않고, 술을 마시라고 할 때는 안 마시다가 마시라고 하면 또 안 마시니, 이딴 식으로 감히 반항을 해!”그는 다시 술병을 들어 올리더니 진강의 머리를 향해 내리치려 했다. “탁!”하지만, 술병은 곧 군자의 손에 정확히 붙잡혔다.그 모습을 본 남자는 멈칫하며 군자를 훑어보고는 소리쳤다. “넌 뭐야?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런 짓을 하는 건가?!”이때, 한지훈이 천천히 걸어 나와 진강 앞에 선 뒤 말했다. “너는 파용군 출신이다. 한 번 파용군은 평생 파용군이고, 남자라면 가슴을 펴고 살아야 한다!”“예!”진강은 침을 삼켰지만, 그는 여전히 머뭇거렸다. 진강은 알고 있었다, 비록 보스도 그의 아들이 못난 것을 알고 있었지만 감히 도련님에게 반격이라도 했다가는 그의 이전의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 “보아하니, 싸우는 법을 까맣게 잊은 모양이군.”한지훈은 말을 하며 손을 들었고, 그 남자의 뺨을 내리쳤다. “짝!”맑은소리와 함께, 남자는 몸을 비틀거리며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네, 네가 감히 날 때려?”남자는 얼굴이 파랗게 질렸고, 태어나서 이렇게 심하게 맞아본 적은 처음이었다! “때렸다면?! 용국인은 아무나 함부로 깔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한지훈 차갑게 말한 뒤 진강에게 시선을 돌렸고, 진강은 잠시 갈등하다가 술병을 집어 들고 남자에게 다가갔다.“틸라, 나도 이제는 참을 만큼 참았어. 내가 눈에 거슬린다고 했으니 나도 이제는 관두도록 하지!”진강은 술병을 든 채 남자의 머리를 내리쳤다. “쨍그랑!”술병이 깨지며 붉은 와인이 남자의 머리에서 흘러내렸고, 남자는 머리를 감싸며 악에 받쳐 소리쳤다. “진강! 너 두고 봐!”“짝!”틸라가 말을 하자, 진강은 곧 다시 그의 뺨을 한 대 때리며 대꾸했다. “내 앞에서 손가락질을 한 번만 더 하면, 네 팔을 부러뜨려버릴 테니까 조심해라!”틸라는 진강의 눈빛 속에서 섬뜩한 살기를 느꼈고, 그는 무서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뒷걸음질 쳤다.
나국화 일행은 한지훈과 그의 일행이 호텔을 떠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깊은 상실감에 빠졌다.원래라면 한지훈을 돕는 것이 자신들의 인생에서 공을 세울 최고의 기회였을 것이다.그러나 한지훈을 가볍게 여긴 그들의 태도로 인해, 그들은 인생에서 유일한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한지훈 일행은 호텔을 떠나 진강의 안내로 그가 살고 있는 카로시의 작은 월세방으로 향했다.교활한 토끼는 굴을 세 개 파놓는다는 말이 있듯, 매일 칼날 위를 걷는 삶을 사는 진강은 늘 대비를 하고 있어야 했다. 진강은 자신만 알고 있는 비밀의 장소라며 안심시키듯 말했다.“사령관님, 여기라면 안전합니다. 사령관님과 양령아 씨는 우선 여기 머무르시고, 저는 제 부하에게 연락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제 회사도 떠났으니, 그가 저를 여전히 도와줄지는...”진강은 내내 머릿속으로 고민했다.지금 자신이 다시 곤경에 처했는데, 이전의 부하들이 여전히 자신의 체면을 세워줄지는 알 수 없었다. 전화는 말할 것도 없고, 직접 만나서 이야기해도 모자랄 판이었다! 양령아와 한지훈은 난감한 표정으로 좁은 월세방을 둘러보았다. 방은 침실 하나와 거실 하나뿐이었고, 침대도 하나뿐이었다.확실히 진강은 두 사람의 관계를 잘못 오해한 듯했다.“저기... 진 선생님, 저와 한 선생님은 그런 관계가 아닙니다!”양령아는 당황하며 손사래를 쳤다.진강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사… 사령관님, 저는 정말 몰랐습니다. 절대 그런 의도는 아니었어요! 그렇다면 양령아 씨를 위해 다른 거처를 마련하겠습니다!”그러자 한지훈은 손을 들어 말을 끊었다. “그럴 필요 없어. 난 소파에서 잘 테니 양령아는 침실에서 자면 돼, 이게 더 안전할 거야.”그 말을 들은 양령아는 난처해하며 말했다. “한 선생님, 그럴 순 없어요! 제가 소파에서 잘게요.”한지훈은 자신의 우상이나 다름없는데, 어떻게 그를 이런 식으로 푸대접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한지훈은 고개를 저으
진강이 진지하게 물었다.“네, 계십니다. 저를 따라오세요, 할아버지께서 요즘 또 이상한 걸 만지고 계시니 조금 기다려야 할지도 모릅니다.”젊은 남자는 웃으며 말했고, 그는 한지훈 일행을 작은 마당으로 안내했다.그 마당은 용경의 사합원과 매우 비슷했지만, 주변 건물은 모두 황토로 지어진 단출한 구조였다.그중 한 방에서는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왔고, 방 안에서 기묘한 읊조리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한지훈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마치 오래된 주문 같았으며 노인이 어떤 신비로운 의식을 진행하고 있는 듯했다. “한 선생님, 형님, 과일 좀 드세요!”젊은 남자가 과일 바구니를 들고 와 옆 테이블에 놓으며 말했고, 한지훈과 양령아에게 각각 오렌지를 하나씩 건넸다.이곳에서 과일은 상당히 귀한 물건이었고, 대부분 사막으로 이루어진 이집트에는 과일을 수입해야 했기에 가격이 매우 비쌌다. 젊은 남자가 진강을 얼마나 존경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과일을 먹으며 진강은 옆 방을 가리키며 물었다.“네 할아버지는 매일 이런 걸 하시니?”젊은 남자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뇨, 음력으로 7월 16일에만 하시는데, 마침 오늘이 딱 그날입니다!”그러자 남자는 역법이 새겨진 석판을 꺼내 진강에게 내밀었다. 한지훈은 이 말을 듣고 눈썹을 더욱 찌푸렸다, 그가 말한 음력은 분명 용국의 농사력을 뜻했다.하지만 두 나라는 천리도 넘게 떨어져 있었는데, 용국의 역법이 어떻게 이집트에까지 전해진 거지?! 한지훈이 깊은 생각에 빠져 있던 순간, 방 안의 불빛이 갑자기 꺼졌다.곧이어 70세에 가까운 노인이 지팡이를 짚으며 방에서 나왔고, 겉보기엔 노쇠해 보였지만 한지훈은 단번에 그가 비범한 사람임을 알아챘다.적어도 일성 준천왕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었으며, 노쇠로 인해 경지가 떨어진 듯 보였다.“할아버지, 말씀드렸던 분들이에요. 이분은 저희 형님이시고, 이쪽은 한 선생님이십니다.”젊은 남자가 급히 다가가 노인을 부축하며 한지훈 일행을 소개했다.그러자 진강도
하데스 신전?!양령아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르신, 실례지만 하데스 신전도 피라미드에 속하는 건가요? 그건 사신…”“명신이죠!”양령아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한지훈이 서둘러 바로잡았다.이집트에서는 하데스를 사신이라 부르는 것은 금기였고, 이는 이집트의 신에 대한 불경으로 여겨졌다! 전설에 따르면, 하데스는 명계를 다스리는 신으로 이집트 조상들은 자신들이 하데스와 봄의 여신의 후손이라고 믿었기에 명신이라 존칭해야 했다. 노인은 한지훈의 말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렇다네! 다른 피라미드의 한가운데 있는 피라미드가 있는데, 그 피라미드가 바로 하데스의 신전이지.”“하지만, 만약 자네들이 찾고 있는 사람이 그 피라미드 안에 있다면 매우 어려워진다네.”“그 피라미드 안에서 사람이든 물건이든, 그 어떤 것도 가져갈 수 없어!”뭐라고?! 한지훈은 그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노인의 눈빛은 매우 그윽했으며 마치 존경의 빛을 띠고 있는 듯했다.설마 그 피라미드 안에 인왕이 살고 있는 것인가?! 인왕 경지의 강자가 얼마나 두려운 존재인지 한지훈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할아버지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심지어 한용조차 인왕과 겨루게 되도 그 결과는 뻔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의 한지훈은 확실히 막강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천신계의 강자를 만난 적은 없었으니 인왕은 말할 것도 없었다! “어르신,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저희를 그 세 피라미드로 안내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한지훈이 매우 공손하게 물었다. “안내라…”노인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가 답을 하려는 순간, 하늘에 갑자기 세 개의 거대한 불덩이가 치솟았고, 정확히 말하면 세 개의 거대한 화염구였다.수백 미터 상공에서도 얼굴만 한 크기로 보였으며, 가까이 다가오면 직경이 수 미터에 이를 정도로 거대했다.세 개의 화염구는 바람을 가르며 한지훈과 노인이 있는 작은 마당을 향해 곧장 날아왔다.“건방진 놈들!”노인의 눈빛에서 한 줄기 날카로운 광채가 번쩍
노인은 마당 입구에 선 두펑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내 정체를 논할 권리는 네게 없다! 이 세 개의 화염구는 도대체 무슨 의미이지?!”확실히 노인은 두펑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제사장의 위엄을 가진 그는 몇 마리 하찮은 졸개들에게 기죽을 리 없었다.“별거 아닙니다. 당신이 제사장이니 우리 사이에 간섭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파라오의 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니, 제사장도 나라의 적이 되고 싶지는 않겠죠? 그러니 순순히 저놈을 넘기십시오!”그는 손가락으로 한지훈을 가리킨 뒤 이를 갈며 말했다.역시나 한지훈의 예상대로였다. 두펑은 속이 좁아 원한을 밤새도록 품고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자네가 두펑과 원한이 있단 말이오?”노인은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두펑이 어떤 인물인지 그는 잘 알고 있었고, 보통 사람은 그를 화나게 하는 것은커녕, 얼굴 한번 마주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약간의 일이 있었습니다. 어르신, 제 생각에는 이 일을...”한지훈이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노인은 그의 말을 가로막고 말했다.“두펑, 내 마당에 들어온 사람은 내 손님이다. 내 손님에게 무례를 범하는 것은 곧 제사장을 모욕하는 것이다!”“티차! 당신은 일성준천왕일 뿐이니, 너무 일을 그르치지 않는 것이 좋을 겁니다!”두펑의 목소리는 더욱 차가워졌고, 삼성 지급 천왕계의 기운이 솟아올랐다. 강렬한 압박감이 주변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었고, 그의 엄청난 기세에 노인의 몸도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사실 두펑이 결심하고 한지훈을 죽이려 한다면, 티차도 그를 막아낼 수 없었다.“두펑...”노인이 다시 입을 열려는 찰나, 한지훈이 앞으로 나서며 노인을 등지고 선 뒤 담담하게 말했다.“두펑, 사실 당신이 호국 장로인 것을 봐서라도 당신을 죽이지는 않으려고 했다. 게다가 이미 당신에게 기회를 한 번 주었는데, 그런데도 그렇게 죽고 싶다면 기꺼이 소원을 들어주지.”한지훈의 말에 두펑은 처음엔 당황한 듯했지만, 이내 비웃기 시작했다. “네놈은
“어림도 없지!”한지훈이 말을 내뱉자, 마치 천둥이 울린 듯한 기세가 퍼졌다. 두펑이 던진 두 개의 화염구는 그에게 닿기도 전에 무수한 잔해가 되어 흩어졌다! 그 순간, 한지훈의 기운이 순식간에 폭발하며 더 이상 평범한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다. 단 몇 초 만에, 그의 강력한 위압감은 두펑의 이마에 식은땀을 흐르게 만들었다.사성 천급 천왕계!이건 말도 안 된다, 한지훈은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인데 이게 어떻게 가능하다는 건지…그러나 지금 이 모든 것을 깨닫기에는 이미 늦었다.두펑은 절망에 빠졌다. 한지훈은 자신의 경지를 훨씬 능가할 뿐만 아니라 수단도 그보다 훨씬 뛰어났다! 용국의 사성 천왕계 강자는 하나같이 뛰어났다. 전설 속의 무적천은 둘째치고, 황약사의 부류라고 할지라도 모두 한 세대에 나온 전설적인 존재였다! 역사가 오래된 용국은 매우 신비롭고 위대한 나라였으며, 천하의 무학도 용국에서 비롯되었다. 반면 열국이 정통한 것은 단지 피상적인 것일 뿐이었다! “불놀이를 참 좋아하는 모양이군!”한지훈이 비웃으며 말했고, 그의 손 위에 파란 불꽃이 떠올랐다.이 불꽃은 한지훈의 손에서 맴돌며 기묘하게 빛났고, 그 작은 불꽃은 단순한 화염이 아니었다. 이런 작은 불장난을 한지훈은 이미 준천왕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부터 완벽히 다룰 수 있었다. 그러나 진정한 강자 앞에서 이런 평범한 물리적 요소들은 통하지 않았고, 한지훈이 만들어낸 파란 불꽃은 단순한 화염이 아니라 진법의 힘이 깃든 것이었다.“가… 감히 도를 넘다니! 나는 이집트의 호국 장로다!”두펑은 두려움에 떨며 말했고, 그의 본능은 한지훈의 손에서 떠오르는 작은 파란 불꽃이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었다.그러자 한지훈은 비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내가 도를 넘었다고? 이미 도를 넘은 김에 한 번만 더 도를 넘어 보지!”그러자, 한지훈의 몸이 전광석화처럼 두펑을 향해 돌진했고, 동시에 손에서 떠오르던 푸른빛이 두펑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다.“퍽!”기괴한 소리와 함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