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180화

Author: 봄가을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2-11 18:00:00
“푸!”

바로 그 순간, 비수를 잡고 있던 낙 씨 어르신의 손목은 쿵하고는 땅에 떨어지게 됐다.

“여봐라!”

“네!”

뒤이어 위수군으로 위장한 파룡군 병사 두 명이 재빠른 걸음으로 대전으로 들어왔다.

“당장 이 영감을 바닥에 눕히고 채찍질하여 죽여!”

“네!”

낙 씨 어르신은 이를 악문 채 부러진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며 식은땀을 흐르기 시작했다. 엄청난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는 비명도 지르지 않았다.

곧바로 낙 씨 어르신은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보며 말했다.

“이런 개자식... 내가 지옥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헛소리하지 마!”

이내 한 병사가 그의 손을 뿌리치고는 냅다 힘껏 따귀를 날렸다.

곧이어 낙 씨 어르신이 성전 밖으로 끌려나가 형을 집행할 준비를 하고 있을 무렵, 한지훈은 옷매무새를 바로잡고는 국왕 앞에 다가와 말했다.

“폐하, 원래 계시던 자리로 돌아가시죠!”

믿기지 않는 눈앞의 장면에 국왕은 감개무량한 기분이 들었다.

일말의 희망조차도 보이지 않을 것 같던 상황에, 다행히 이 노인이 나타나 용국을 지켜주게 되어 너무나도 감사했다.

잠시 생각에 잠긴 국왕은 이내 룡대에 올라 노인과 한지훈을 향해 손을 휘두르며 말했다.

“여러분의 전폭적인 지지에 매우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용국은 모두 여러분이 지켜낸 것입니다!”

“폐하 만세!”

만조의 백관들도 눈치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왕은 이미 다시 제 자리에 돌아오게 됐고 진왕은 진작에 죽게 되었으니,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당연히 충성심을 많이 보여야 했다.

국왕은 차가운 표정을 한 채, 궁전을 가득 메운 조신들을 흘깃 보고는 이내 용서안에서 명단 하나를 꺼내 용칠에게 건네주었다.

“이 명단에 있는 놈들, 전부 체포하여 하옥시켜!”

“네!”

용칠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일단 명단을 받았다. 그 안에는 수백 명의 이름이 빽빽이 적혀 있었다.

크게는 국보 대신, 작게는 과원 외랑까지 각 직책의 사람들이 있었다.

이 일련의 명단은 바로 모두 낙 씨 어르신과 결탁한 관리 간부들이었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용왕사위   제2181화

    한편 그 시각, 각 열국의 대사관과 영사관은 진왕으로부터 온 사과 편지를 받게 되었다. 편지에 적힌 내용은, 본인은 전에 열국을 상대로 약간의 도발을 했을 뿐 절대 국왕의 자리를 빼앗을 마음은 없었다고 적혀 있었다. 내용을 확인한 이국의 해군 사령관 미고양은, 너무나도 기가 찰 지경이었다. 수십 척의 대형 전함을 이끌고 먼바다를 건너 용국 해역까지 왔는데, 한 방도 쏘지 못하고 대극이 끝날 줄이야. “젠장! 못돼먹은 늙은이 같으니라고!”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단지 마음속의 분노를 터뜨리는 것 외에는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가능한 한 빨리 철군하는 것이었다. 이쯤이면 용국의 사해 군대가 해역으로 급히 출격할게 뻔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철수하지 않으면 용국의 함대에 포위되어 섬멸될 수도 있게 된다. 그렇게 용국의 각 국경지는,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은 듯이 분위기가 싸해졌다. 남방의 일부 작은 나라들은 웅국과 이국 모두 순순히 철수하는 것을 보고는, 마찬가지로 감히 나서지를 못했다. 이내 그들은 잇달아 사람을 파견하여 용국에 가서 직접 사과하게끔 하였고, 또한 영원히 용국의 뜻을 따르며 다시는 말썽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약속까지 하였다. 다들 잇달아 꼬리에 꼬리를 물어 용각에 전화를 걸었다. 그 무렵, 용각에서는 한 교위 장교가 전해져 오는 모든 소식을 일일이 정리하고는 직접 천자각에 보내 국왕에게 단번에 보고하였다. 각 열국의 소식을 접하게 된 국왕은 마침내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강 씨 어르신, 그리고 진 씨 어르신! 이젠 두 분도 복직해야 하지 않을까요?”이내 국왕은 자리에서 일어서고는 강만용과 신한국에게 다가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폐하! 하지만 저희 두 사람은 이미 연세가 많은걸요. 이제 용각에는 패기 넘치는 젊은 피가 필요합니다. 지금 이렇게 평화로운 틈을 타 가능한 한 빨리 더욱 많은 젊은 세대를 양성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희 두 영감은 더 이상 용각을 지키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강만용과 신한국은 나란

    Last Updated : 2024-12-11
  • 용왕사위   제2182화

    “당신...”무적천은 뜻밖에도 노인이 면전에 대고 자신을 위협할 줄은 몰랐다. 그러나 방금 조경해의 최후를 바로 옆에서 보게 된 무적천은 하는 수 없이 일단 마음속의 노기를 억눌렀다.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흑룡심만 융합하게 되면 더 이상 이 늙은 영감은 무섭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하여 일단은 최대한 굽히기로 하였다. 그렇게 무적천은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고는 마지못해 웃음을 짜내며 말했다. “어르신, 다음에 또 만나요!”이내 무적천은 소매를 거두고는 성큼성큼 대전 밖으로 곧장 나섰다. 황약사의 곁을 지나가면서 그를 한번 곁눈질하기도 했다. 반면 황약사는 온통 신경이 노인에게로 집중되어 무적천을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어르신,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어르신이 혹시 바로 예충기 선생님이신가요?”무적천이 대전을 나서자마자 황약사는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 노인에게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황약사를 곁눈질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오래전부터 다들 날 그렇게 부르더라고. 그나저나 너, 네 아버지랑 많이 닮았구나!”노인의 정체를 알게 된 황약사의 눈동자에서는 순간 두 개의 정광이 뿜어져 나왔다. ‘이 영감이 여태 살아 있었다고?’ 황약사는 내심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놀라운 사실은, 그는 자신의 아버지 세대로부터 이 기인에 대해 이야기를 전해 들어오고 있었던 것이고, 무서운 사실은, 지금까지 자신의 허점을 드러내지 않고 줄곧 약왕파에 은거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날 어떤 모욕을 당할지 가늠이 되지 않으니까. 황약사는 그런 예충기가 대체 어떤 경지에까지 오른 건지 감히 추측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황약사 아버지 세대들은 흔히들, 이 노인이 이미 4성 천신계의 경지에 다다랐다고 하였다. 다만 그때로부터 이미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노인의 현재 실력에 대해서 감히 결론을 내릴 사람은 없었다. “어르신을 만나 뵙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곧바로 황약사는 노인에게 허리를 굽혀 절을 하였고, 이내 국왕

    Last Updated : 2024-12-11
  • 용왕사위   제1화

    “엄마, 나 너무 무서워. 나 이대로 죽는 거 아니지? 아빠... 아빠 보고 싶어. 나 진짜 아빠 있는 거 맞지? 나 이렇게 아프면... 아빠가 나 보러 와줄 거지? 흑흑...”눈물범벅인 얼굴의 강우연이 온통 피로 물든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을 꼭 부여잡았다.“그럼. 아빠 분명 오실 거야. 그러니까 우리 고운이 조금만 더 힘내자, 응?”아이를 겨우 달랜 강우연이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5년 동안 단 한 번도 걸지 않았던 그 번호를 눌렀다.“한지훈, 나... 강우연이야. 고운이가... 고운이가... 우리 딸이... 교통사고를 당했어. 우리 고운이... 정말 잘못 되면 어떡하지? 지훈아, 제발... 제발 우리 고운이 보러 와주면 안 돼? 네가 너무 보고 싶대. 내가 이렇게 빌 테니까 제발 돌아와줘. 너 지금 도대체 어디 있는 건데.... 흑흑흑...”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털썩 주저앉은 강우연의 가냘픈 등이 슬픔으로 파르르 떨렸다.한편, 수화기 저편. 봉장대(封將台) 위에 서 있던 한지훈의 손이 살짝 떨렸다.눈앞에 모인 십만 병사들의 얼굴이 순간 흐릿해졌다.오늘은 10년에 한 번씩 거행되는 용국(龍國)의 봉장대전, 단 30만 명의 파용군을 이끌고 8국 연합 100만 대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한지훈을 5대 구역 중 하나인 북양구 장군으로 봉하는 자리이기도 했다.그 어느 때보다도 기뻐야 할 순간이지만 5년 만에 걸려온 전화를 듣는 순간, 한지훈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려왔다.다급하게 다시 전화를 걸어왔지만 들리는 건 차가운 연결음뿐...‘안 돼...’그리고 영광스러운 순간을 바로 앞둔 그 시각, 한지훈은 수많은 대신들과 장군들이 지켜보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태산을 달리고 또 달렸다.그 모습에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봉장대전, 가문의 명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광스럽고 빛나는 자리, 그 자리를 제쳐두고 어딜 가는 걸까? 그것도 저렇게 굳은 표정으로...쿠궁!가파른 산길을 빠르게 내달린 한지훈이 산발치에 세워둔

    Last Updated : 2023-08-09
  • 용왕사위   제2화

    한편, K대 대학병원.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갑자기 병실에 들이닥치더니 한고운에게 응급처치를 취하고 있는 의료진들을 전부 내쫓아버렸다.다급한 마음에 강우연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당신들 뭐야! 저 사람들을 왜 내쫓아! 이러다 내 딸 진짜 죽는다고!”또각또각.저승사자의 목소리 같은 남자의 구두굽 소리가 찰나의 정적을 꿰뚫었다.곧이어 보디가드들이 홍해 갈라지 듯 양쪽으로 갈라지고 그 사이로 흰 정장을 입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분명 잘생긴 얼굴이었지만 입가에 걸린 서늘한 미소가 수상한 남자였다.“강우연, 어떻게? 내가 말한 조건은 좀 생각해 봤어? 이번 사고는 그냥 경고일 뿐이야. 내 말대로 그냥 나랑 몇 번만 만나. 네 딸 지금 바로 구해 줄 거니까.”남자의 말을 듣던 강우연이 고개를 홱 돌렸다.혐오와 증오가 가득한 눈으로 남자를 노려보던 강우연이 남자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았다.“김태우! 우리 고운이 사고, 네가 낸 거야? 왜! 왜 그랬어 왜! 차라리 나한테 그러지. 왜 애꿎은 애한테 그러냐고! 우리 고운이 이제 겨우 네 살이란 말이야...”가슴 터져라 소리치던 강우연이 결국 오열하며 작은 주먹으로 남자의 가슴을 내리쳤다.“이게 어디에 손을 대!”짝!거침없이 강우연의 뺨을 날린 김태우가 그녀의 가는 팔목을 꽉 부여잡았다.“강우연, 왜 이래?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잖아. 내가 그 동안 들인 돈이 얼만데. 튕기는 것도 정도껏이어야지. 딸이 있어서 나한테 관심을 안 주는 건가 싶어서 말이야. 그래서 내가 사고 냈어. 커다란 트럭이 저 조그만 애랑 부딪히는데... 어우, 내가 시킨 거지만 좀 잔인하긴 하더라.”“으아아악! 김태우, 이 악마만도 못한 자식! 이 사이코패스, 변태 자식아! 내가 너 경찰에 신고할 거야!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강우연은 있는 힘을 다해 악을 쓰며 김태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돌아오는 건 그의 거센 따귀뿐이었다.그리고 강우연의 머리채를 꽉 부여잡은 김태우가 눈물로 범벅진 얼굴을 흥미롭다는

    Last Updated : 2023-08-09
  • 용왕사위   제3화

    같은 시각, S시 공항은 완벽하게 봉쇄된 상태, 세계를 놀라게 만든 3대 신의가 동시에 도착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이에 S시 시장 소지성과 재계 1위 이안그룹 대표 이한승을 비롯한 각계 유명 인사들이 공항 VIP 휴게실에 모였다.못 고치는 병이 없다고 하여 신의 손, 화타의 환생이라고도 불리는 3대 신의를 만나고 싶어 하는 정치인들, 재벌그룹 회장들은 줄을 섰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의 진료비용에 몇 년 뒤로 밀려있는 웨이팅 때문에 얼굴 한번 보기가 힘든 인물!그런 그들이 S시를 방문했다니 어떻게든 연이 닿지 않을까 싶어 모인 이들이 대부분이었다.가장 앞에 선 소지성과 이한승이 감격에 찬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손강수 신의님, 하시윤 신의님, 이나희 신의님. 저희 S시를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하지만 소지성의 인사 따위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세 사람은 초조한 얼굴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우우웅!그리고 그 순간, 군용 지프차 세 대가 총알처럼 달려오더니 군복 차림의 용육, 용칠, 용팔이 각기 차에서 내렸다.시장이니 재계 1위 그룹 회장이니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모습에 덩그러니 남겨진 사람들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시장님,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입니까? 신의님들이 이렇게 떠나시다뇨. 방금 전 그 군인들은 뭡니까?”시의원 송호문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소지성 시장 역시 잔뜩 굳은 표정이다.군 장교 출신인 그는 방금 전 세 군인의 차림새를 다시 되새겨 보았다.‘북양구 파용군 소속이 왜 여기에.’“어서 사람들을 보내 저들의 움직임을 주시하세요. 단, 저들이 하는 짓을 막아선 안 됩니다. 그저 상황 보고만 하시면 되는 거예요.”소지성이 송호문에게 말했다.고개를 끄덕인 송호문이 부랴부랴 자리를 뜨려는 소지성에게 물었다.“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어딜 이렇게 급하게 가시는 거예요?”“장군님한테 가봐야겠습니다. 뭔가 큰일이 날 것 같아요.”이 말을 마지막으로 소지성은 빠르게 차에 올라탔다.한편, 파용군 비밀 임무 수행

    Last Updated : 2023-08-09
  • 용왕사위   제4화

    “사령관님, 이제 저흰 어떡하죠? 파용군이 S시에 나타나면 상황이 복잡해질지도 모릅니다. 기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고요.”홍진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한편, 무슨 생각을 하는지 미간을 찌푸린 채 한참을 침묵하던 서효양이 말했다.“어서 원로님들에게 이 사실을 아려. 그리고 참모장 자네는 직접 S시로 가봐. 최대한 빨리!”스크린을 통해 파용군의 위치를 다시 확인한 서효양이 또다시 명령을 내렸다.“S시 시장 연결해. 앞으로 30분마다 S시의 상황을 보고한다. 한민학 군단장더러 직접 움직이라고 해. 이번 일 제대로 못해내면 다들 옷 벗을 각오해야 할 거야!”퍽!분노에 찬 서효양의 펀치와 함께 의자가 산산조각 났다.한편,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S시는 거센 폭풍을 앞둔 바다처럼 기이한 고요함을 풍기고 있다.S시 교외의 한 별장.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기댄 한지훈의 얼굴이 보인다.극도의 흥분과 분노로 인해 과거 전투에서 입은 내상이 다시 도져 피까지 토하며 쓰러진 한지훈이었지만 3대 신의인 손강수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사령관님, 더 이렇게 흥분하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다음에 또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제가 아니라 정말 화타님께서 환생하신다 해도 사령관님을 구할 수 없을 겁니다.”이미 환갑을 넘긴 손강수가 금색 침을 집어넣으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고맙습니다.”아직 무리를 하면 안 된다는 손강수의 말에도 한지훈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제 딸... 우리 고운이는 어떻습니까?”“걱정하지 마십시오. 다른 두 분께서 치료를 하고 계시니 아가씨께서도 무사히 깨어나실 겁니다.”손강수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그의 말에도 안심이 되지 않는 듯 한지훈은 비틀거리며 침대에서 일어섰다.터벅터벅.한고운이 누워있는 방 앞에 도착한 한지훈은 혹시나 아이가 깨어날까 훨씬 더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곱게 잠든 한고운을 보니 마음이 놓이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 물었다.“우리 고운이 괜찮은 거

    Last Updated : 2023-08-09
  • 용왕사위   제5화

    송호문의 분노에 조명한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병원에서 신고를 받고 밤새 CCTV까지 뒤져가며 용의자들 위치를 파악했다.사망자가 워낙 많은 큰 사건이다 보니 이번 일만 깔끔하게 해결하면 특진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그런데... 칭찬은커녕 불호령이라니.‘게다가 왜... 오히려 저 남자를 두려워하는 것 같은 눈치지?’“청장님, 저희 용의자 체포하러 온 겁니다. 전체 철수라뇨. 그게 지금 말이됩니까? 저 자식들 7명이나 죽인 흉악범들입니다!”송호문의 말에 반박하며 조명한은 한지훈 일행을 힐끗 바라보았다.‘방금 전, 내가 느꼈던 건 분명히 살기였어. 청장님이 중간에 끼어들지 않으셨다면 정말 총격전이 벌어졌을지도 몰라!’“조명한, 너 미쳤어? 네가 뭔데 나대! 너만 경찰이야? 너만 경찰이냐고! 좋게 말할 때 당장 철수해, 알겠어?”송호문은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시장님 특별 지시란 말이다, 이 자식아! 너나, 나나 자리 보전하고 싶으면 제발 내가 시키는대로 하라고!’비록 송호문 본인도 한지훈의 진짜 정체는 물론, S시까지 온 이유를 알지 못했으나 소지성 시장을 그렇게까지 벌벌 떨게 만들 사람이라면 결코 그가 상대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납작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죄송합니다.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나 보군요. 정의감에 심취한 경찰이 일으킨 해프닝 정도로 생각해 주십시오.”송호문은 최대한 친절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려 애를 썼지만 한지훈의 차가운 얼굴에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다리마저 후들후들 떨려오기 시작했다.정말 강제 진압이 진행되기 전에 달려왔으니 망정이지 단 몇 초라도 늦었더라면 조명한을 비롯한 경찰특공대 팀 전체가 전멸했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며 두려움은 점점 더 몸집을 키워나갔다.이때 한지훈 대신 용일이 앞으로 한발 나서며 비아냥거렸다.“하, 일개 경찰특공대가 이런 짓을 벌여요? 정말 미치신 겁니까?”분명 존댓말이지만 단어 하나하나 사이에 박혀있는

    Last Updated : 2023-08-09
  • 용왕사위   제6화

    바로 전화를 끊은 한지훈의 주위에 살기가 피어올랐다. 긴 다리를 번쩍 들어 지프차에 탄 한지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부터 난 북양 총사령관 자리를 포기한다. 앞으로 난 군과 그 어떤 관련도 없는 민간인이야. 그리고 신룡전 애들한테 전해. 최대한 빨리 S시로 이동한다. 그리고 용오, 용육, 용칠, 용팔. 너희들은 산장에 남는다.”“사령관님, 정말 전역하실 겁니까?”용일이 다급하게 물었다. 북양왕, 현 시대의 가장 뛰어난 명장, 용국의 상징이자 8대 용장의 우상과도 같은 존재, 이대로 모든 걸 버린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앞섰다.“그래. 이미 결정한 일이니 더 이상 토달지 마. 타워 팰리스로 출발한다.”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한 한지훈이 거세게 엑셀을 밟았다.‘우연아, 조금만 참아. 내가 곧 갈게. 이제부터 넌 내가 지킬 거야.’이에 용일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이 용일, 죽을 때까지 사령관님을 따르기로 맹세한 몸, 저도 파용군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신룡전 소속으로서 사령관님을 모시겠습니다!”“용이 역시 죽을 때까지 사령관님을 따르기로 맹세한 몸, 저도 파용군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신룡전 소속으로서 사령관님을 모시겠습니다!”뒤이어 용일부터 용팔까지 모든 8대 용장이 파용군의 직책을 내려놓고 오로지 신룡전의 8대 용장으로서 한지훈을 보좌하기로 선포한다.신룡전, 비록 파용군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민간 비밀 조직일 뿐, 공식적으로 군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곳, 국가가 아닌 오직 한지훈을 위해 싸우는 이들이 모인 곳이기도 했다.힘들 결정일 텐데 기꺼이 그의 뜻에 따라준 8대 용장을 바라보던 한지훈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용국의 가장 신비로운 곳, 용각.경계가 삼엄한 내각 대청의 원탁에 네 명의 중년 남자가 앉아있다.전화기를 내려놓은 신한국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휴, 어쩜 나이를 먹어도 변하는 게 없니. 여전히 고집불통이군.”“왜요. 저쪽에서 먼저 끊은 겁니까?”작은 키에 통통한 몸매, 금테

    Last Updated : 2023-08-09

Latest chapter

  • 용왕사위   제2182화

    “당신...”무적천은 뜻밖에도 노인이 면전에 대고 자신을 위협할 줄은 몰랐다. 그러나 방금 조경해의 최후를 바로 옆에서 보게 된 무적천은 하는 수 없이 일단 마음속의 노기를 억눌렀다.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흑룡심만 융합하게 되면 더 이상 이 늙은 영감은 무섭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하여 일단은 최대한 굽히기로 하였다. 그렇게 무적천은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고는 마지못해 웃음을 짜내며 말했다. “어르신, 다음에 또 만나요!”이내 무적천은 소매를 거두고는 성큼성큼 대전 밖으로 곧장 나섰다. 황약사의 곁을 지나가면서 그를 한번 곁눈질하기도 했다. 반면 황약사는 온통 신경이 노인에게로 집중되어 무적천을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어르신,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어르신이 혹시 바로 예충기 선생님이신가요?”무적천이 대전을 나서자마자 황약사는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 노인에게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황약사를 곁눈질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오래전부터 다들 날 그렇게 부르더라고. 그나저나 너, 네 아버지랑 많이 닮았구나!”노인의 정체를 알게 된 황약사의 눈동자에서는 순간 두 개의 정광이 뿜어져 나왔다. ‘이 영감이 여태 살아 있었다고?’ 황약사는 내심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놀라운 사실은, 그는 자신의 아버지 세대로부터 이 기인에 대해 이야기를 전해 들어오고 있었던 것이고, 무서운 사실은, 지금까지 자신의 허점을 드러내지 않고 줄곧 약왕파에 은거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날 어떤 모욕을 당할지 가늠이 되지 않으니까. 황약사는 그런 예충기가 대체 어떤 경지에까지 오른 건지 감히 추측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황약사 아버지 세대들은 흔히들, 이 노인이 이미 4성 천신계의 경지에 다다랐다고 하였다. 다만 그때로부터 이미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노인의 현재 실력에 대해서 감히 결론을 내릴 사람은 없었다. “어르신을 만나 뵙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곧바로 황약사는 노인에게 허리를 굽혀 절을 하였고, 이내 국왕

  • 용왕사위   제2181화

    한편 그 시각, 각 열국의 대사관과 영사관은 진왕으로부터 온 사과 편지를 받게 되었다. 편지에 적힌 내용은, 본인은 전에 열국을 상대로 약간의 도발을 했을 뿐 절대 국왕의 자리를 빼앗을 마음은 없었다고 적혀 있었다. 내용을 확인한 이국의 해군 사령관 미고양은, 너무나도 기가 찰 지경이었다. 수십 척의 대형 전함을 이끌고 먼바다를 건너 용국 해역까지 왔는데, 한 방도 쏘지 못하고 대극이 끝날 줄이야. “젠장! 못돼먹은 늙은이 같으니라고!”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단지 마음속의 분노를 터뜨리는 것 외에는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가능한 한 빨리 철군하는 것이었다. 이쯤이면 용국의 사해 군대가 해역으로 급히 출격할게 뻔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철수하지 않으면 용국의 함대에 포위되어 섬멸될 수도 있게 된다. 그렇게 용국의 각 국경지는,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은 듯이 분위기가 싸해졌다. 남방의 일부 작은 나라들은 웅국과 이국 모두 순순히 철수하는 것을 보고는, 마찬가지로 감히 나서지를 못했다. 이내 그들은 잇달아 사람을 파견하여 용국에 가서 직접 사과하게끔 하였고, 또한 영원히 용국의 뜻을 따르며 다시는 말썽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약속까지 하였다. 다들 잇달아 꼬리에 꼬리를 물어 용각에 전화를 걸었다. 그 무렵, 용각에서는 한 교위 장교가 전해져 오는 모든 소식을 일일이 정리하고는 직접 천자각에 보내 국왕에게 단번에 보고하였다. 각 열국의 소식을 접하게 된 국왕은 마침내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강 씨 어르신, 그리고 진 씨 어르신! 이젠 두 분도 복직해야 하지 않을까요?”이내 국왕은 자리에서 일어서고는 강만용과 신한국에게 다가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폐하! 하지만 저희 두 사람은 이미 연세가 많은걸요. 이제 용각에는 패기 넘치는 젊은 피가 필요합니다. 지금 이렇게 평화로운 틈을 타 가능한 한 빨리 더욱 많은 젊은 세대를 양성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희 두 영감은 더 이상 용각을 지키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강만용과 신한국은 나란

  • 용왕사위   제2180화

    “푸!”바로 그 순간, 비수를 잡고 있던 낙 씨 어르신의 손목은 쿵하고는 땅에 떨어지게 됐다. “여봐라!” “네!”뒤이어 위수군으로 위장한 파룡군 병사 두 명이 재빠른 걸음으로 대전으로 들어왔다. “당장 이 영감을 바닥에 눕히고 채찍질하여 죽여!”“네!”낙 씨 어르신은 이를 악문 채 부러진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며 식은땀을 흐르기 시작했다. 엄청난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는 비명도 지르지 않았다. 곧바로 낙 씨 어르신은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보며 말했다. “이런 개자식... 내가 지옥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헛소리하지 마!”이내 한 병사가 그의 손을 뿌리치고는 냅다 힘껏 따귀를 날렸다. 곧이어 낙 씨 어르신이 성전 밖으로 끌려나가 형을 집행할 준비를 하고 있을 무렵, 한지훈은 옷매무새를 바로잡고는 국왕 앞에 다가와 말했다. “폐하, 원래 계시던 자리로 돌아가시죠!”믿기지 않는 눈앞의 장면에 국왕은 감개무량한 기분이 들었다. 일말의 희망조차도 보이지 않을 것 같던 상황에, 다행히 이 노인이 나타나 용국을 지켜주게 되어 너무나도 감사했다. 잠시 생각에 잠긴 국왕은 이내 룡대에 올라 노인과 한지훈을 향해 손을 휘두르며 말했다. “여러분의 전폭적인 지지에 매우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용국은 모두 여러분이 지켜낸 것입니다!”“폐하 만세!”만조의 백관들도 눈치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왕은 이미 다시 제 자리에 돌아오게 됐고 진왕은 진작에 죽게 되었으니,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당연히 충성심을 많이 보여야 했다. 국왕은 차가운 표정을 한 채, 궁전을 가득 메운 조신들을 흘깃 보고는 이내 용서안에서 명단 하나를 꺼내 용칠에게 건네주었다. “이 명단에 있는 놈들, 전부 체포하여 하옥시켜!”“네!”용칠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일단 명단을 받았다. 그 안에는 수백 명의 이름이 빽빽이 적혀 있었다. 크게는 국보 대신, 작게는 과원 외랑까지 각 직책의 사람들이 있었다. 이 일련의 명단은 바로 모두 낙 씨 어르신과 결탁한 관리 간부들이었

  • 용왕사위   제2179화

    터벅터벅하는 발걸음 소리와 함께 장엄한 표정의 용칠이 천자각으로 들어섰다. “북양 왕께 보고 드립니다. 방금 저희 부대가 위수군 전체를 인수하였습니다. 전임 위수군 총지휘관인 양신비는 이미 저희가 생포하였고, 지금 바로 대전 밖에 방치하고 있습니다!”용칠의 등장에 낙 씨 어르신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젠장!’ 그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용칠은 전혀 배신할 거라 예상치도 못했는데 뜻밖에 이렇게 뒤통수를 칠 줄은 몰랐다. “너... 너 말도 안 돼! 난 너한테 실권을 준 적도 없는데, 대체 네가 어떻게 위수군을 넘긴 거야!”낙 씨 어르신은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채 미친 듯이 노호하며 말했다. 용칠은 그런 낙 씨 어르신을 힐끗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께서 확실히 영리한 사람인건 인정합니다.”“하지만 하도 욕심이 많으셔서 파룡군이 어르신의 큰 계획을 망치게 될까 봐 두려워하시던 그 모습은 매우 별로네요. 주구장창 파룡군이 하루라도 빨리 해산되기를 간절히 바라셨잖아요. 그래서 제가 이참에 좋은 아이디어를 떠 올린 겁니다!”“바로 파룡군을 개편하는 거죠. 어떠세요?”그 말을 들은 낙 씨 어르신은 깊이 숨을 한 모금 들이마셨다. 사실 전에도 용칠이 그에게 이 아이디어를 제안했 때, 낙 씨 어르신은 확실히 감탄했었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아예 파룡군을 깨끗이 처리할 수 있고 한지훈의 손아귀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 그리하여 낙 씨 어르신은 당시 두말없이 용칠의 설득에 따라 20만 명의 파룡군을 각기 각 전구에 혼 편 시켰다. 그렇게 용경의 위수군에도 5천 명이 배치되었다. “너... 너 나를 속인 거였어!”하지만 낙 씨 어르신은 지금에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용칠이 애초에 파룡군을 개편하려는 것은 음모였다는 것을. “잔머리 하나 굴리는 건 정말 최고네!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어!”이내 한지훈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리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오늘 넌 반드시 죽게 될 거야!!”“그나저나 북

  • 용왕사위   제2178화

    진왕은 얼얼해진 얼굴을 붙잡고는 풀이 죽은 채 고개를 숙였다. 노인의 위압감은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벌벌 떨게 만들었다. 세상 거만하던 무적천도 그의 앞에서는 대놓고 숨조차 쉴 수가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훈이 손에 용검을 든 채 돌아왔다. “여봐라, 이 영감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조리 죽여도 돼!”노인은 한 손을 짊어지고는 진왕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말은 즉, 노인은 아직 진왕이 쓸모가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었다. 사실 진왕이 사주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부대를 통제할 수 있고, 적까지 물리칠 수가 있다. 노인의 꿍꿍이를 눈치챈 한지훈은 이내 고개를 돌려 낙 씨 어르신을 바라보았다. 마침 뒷문으로 빠져나가려고 하던 낙 씨 어르신은, 뜻밖에도 노인이 진왕을 놓아준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되었다. “한지훈, 사실 이 모든 걸 계획한 건 내가 아니라 저 놈이야! 진왕이 나더러 어떻게든... 너랑 용각 장로를 처단하고 위수군의 지휘권을 장악해라고 했어!”“나... 나는 정말 결백해!”더 이상 도망갈 길이 없었던 낙 씨 어르신은 갑자기 태세 전환을 하며 모든 죄를 진왕에게 떠밀었다. 그러자 한지훈은 손에 든 참룡검을 꽉 쥔 채 살기 어린 눈빛으로 낙 씨 어르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양 각로를 죽일 때까지만 해도 오늘 같은 날이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겠지?”“오양 각로님께서는 일생 동안 용국을 위해 온갖 희생을 다 하셨어. 대체 그분한테 무슨 잘못이 있다고?”“뿐만 아니라 강로와 진로도 본인들이 소유한 재물을 전부 기부하면서 나라에 큰 충성심을 보였어! 그런데 넌 기어코 그 두 분을 군비를 탐내는 죄로 누명을 씌우려고 해?”“추량진이 국왕한테 얘기하더구나. 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모조리 총살한다고!”“당장 말해! 대체 누구로부터 사주를 받은 거야!”제대로 정곡이 찔린 낙 씨 어르신은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려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에게 이젠 더 이상 퇴로가 없었다. 한지훈의 눈에 가득한 살의는,

  • 용왕사위   제2177화

    “건방진 새끼! 감히 어르신한테 칼부림을 해?”노인은 옷소매를 어루만지기만 할 뿐, 아무런 위세도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 순간, 알 수 없는 기운이 조경해의 몸을 덮쳤다. 이내 공포스러운 소리와 함께 조경해의 몸에는 갑자기 핏구멍이 뚫리게 됐다. 믿기지 않는 상황에, 조경해는 깜짝 놀란 표정을 하고는 노인을 노려보았다. 지금 이 순간, 조경해는 자신의 생명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온몸에서는 기력이 쑥쑥 빠지기 시작했다. 털썩. 곧이어 조경해는 고개를 떨구고는 땅에 쓰러졌고, 그는 죽기 직전까지도 두 눈을 부릅뜨며 몸은 여전히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충격적인 눈앞의 장면에, 대전 안은 그야말로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무적천의 이마에도 식은땀이 배어 있었다. 놀라운 건, 겉으로 보기에 이 노인은 매우 평범했고 전혀 큰 능력을 소유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러나 방금 그가 손을 댄 순간, 무적천은 그의 손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눈부신 빛을 보아냈다. ‘이 영감, 대체 누구야?’ 무적천은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당장 꺼져! 너 거기가 어딘 줄 알아? 어디 네 따위가 감히 룡대에 올라서려고 해?”이내 노인은 진왕을 가리키며 노발대발했다. 진왕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괜히 실수하여 미움을 샀다가는, 언제든지 이 노인이 목숨을 앗아갈 것 같았다. “어... 어르신, 저... 저는 단지 대신하여 혼군을 거느린 것뿐입니다!”진왕은 버벅거리며 해명하면서 노인의 뜻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룡대에서 내려왔다. “네가 대신 혼군을 거느린 거라고? 대체 누가 너한테 그런 권리를 준거야? 네 까짓게 뭔데?”노인은 불쾌한 눈빛으로 진왕을 힐끗 보고는, 이내 고개를 돌려 한지훈에게 말했다. “네 금검은 어디 있어? 꺼내봐. 한번 좀 보자!”방금까지 멍하니 있던 한지훈은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는 천자각을 뛰쳐나왔다. 원칙대로라면 오직 한 씨 집안만이 혼군이나 역신을 참수할 권리가 있

  • 용왕사위   제2176화

    기운이라는 것은 매우 기묘했다! 원래 황실을 지켜주는 기운이 이렇게 자신을 구해줄 줄이야!“무적천, 보았느냐? 이것이 황족 혈통과 당신 같은 천민의 차이란 말이다! 나는 비록 국왕이 아니지만, 옛 황족 출신이라 기운이 따르고 있으니, 네가 함부로 상처를 입힐 수는 없는 법이다!”쯧!무적천은 이를 악물며, 내심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날 국왕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때, 한지훈은 이미 조경해와 유월룡 두 사람에 의해 벼랑 끝으로 내몰려 있었고, 이제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무적천도 만약 진왕의 기운이 더해졌다면, 그를 쉽게 처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강만용과 진한국은 한숨을 쉬었다.비록 무적천과 황약사가 여기까지 왔지만, 상황을 역전시키기에는 이미 늦은 듯 보였다!“국왕 폐하, 결국 저희가 한 수 잘못 둔 것 같습니다.”신한국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비록 국왕과 한지훈의 계획을 들었지만, 절로 한숨을 내쉬었다. “멈추거라!”국왕은 이 상황을 보고 더 이상 싸울 필요가 없다고 결단을 내렸다.이미 모든 것이 정해졌으니, 더 이상 갈등을 계속해 봐야 소용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짐이 진왕에게 자리를 내어주겠으나, 단 한 가지 조건이 있다. 강 씨와 진 씨, 그리고 한지훈을 풀어주어야 할 것이다!”국왕은 후천에서 발을 내디디며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만약 그들을 풀어주지 않는다면?”진왕은 손을 들어 조경해와 유월룡에게 신호를 보냈고, 두 사람은 동시에 물러나며 한지훈에 대한 공격을 멈췄다.이때 한지훈은 거의 기력이 다한 상태였고, 이전의 상처들이 다시 도져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풀어주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조정의 군관 앞에서 자결하겠다! 그런데도 네놈이 어떻게 즉위할 수 있는지 두고 보자고!”국왕은 말을 하며 옆에 있던 위수군의 몸에서 장검을 뽑아 자신의 목에 들이댔다. 헉! 진왕의 안색이 약간 변했고, 국왕의 퇴위를 압박할 수는 있었

  • 용왕사위   제2175화

    순식간에 천자각은 아수라장에 빠졌다. 강만용과 신한국은 이 기회를 틈타 국왕을 보호하고 서서히 뒷전으로 물러났다. 이때, 한지훈은 세 사람에게 포위되었고 이전에 심각한 부상만 입지 않았어도 여전히 싸울 힘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때, 맞붙은 지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한지훈은 순간 어지러움을 느꼈고, 피가 솟구치기 시작했다.이 시점에서 한지훈은 이를 악물고 버틸 수밖에 없었다, 만약 예전의 부상이 재발하면 오늘은 필사적인 싸움이 될 것이다. 비록 피가 튀더라도, 반드시 국왕이 무사히 떠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펑!”대전 밖에서 갑자기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고, 추만형의 몸이 마치 포탄처럼 튕겨 나갔다.무적천은 추만형의 시체를 한 번 힐끗 보고는 차갑게 콧방귀를 뀐 뒤 거침없이 천자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반드시 진왕을 처치해야 했고, 자신이 나중에 대위를 차지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했다! 이국상이 급히 앞으로 나서서 그를 막으려 했지만, 그는 추만형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실력 차이가 컸다.그들 모두 사성 천급 천왕이었지만, 그 실력의 차이는 상상을 초월했다! 이 중에서 무적천과 실제로 싸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추만형뿐이었다! 그럼에 불구하고 추만형은 겨우 열 대의 공격을 견디고 나서 무적천에게 한 방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때, 무적천은 흑룡의 심장을 거의 절반 가까이 융합한 상태였고, 흑룡의 심장은 주로 살육의 힘을 발휘했다! 무적천은 천신 경지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그의 실력은 사성 천왕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심지어 일성 준천왕 경지의 강자와도 싸울 수 있을 정도였다! “슈악!”한 줄기의 은빛 광선이 무적천의 손에서 번쩍이며, 삼척 길이의 검이 이국상을 향해 휘둘러졌다.이 검은 천하를 뒤흔들 만큼의 위력도, 뚜렷한 파괴의 소리도 없었지만, 오히려 살벌한 기운을 느끼게 했다. “아악!”이국상은 움직일 틈조차 없이 비참한 비명을 질렀고, 그의 몸은 무적천의 칼에 의해 둘로 찢어졌다!

  • 용왕사위   제2174화

    “쓰레기 같은 놈!”그 순간, 땅이 찢어지는 듯한 굉음이 들렸다!모두의 고막이 찢기는 듯이 아파지며, 몇몇 노신들의 귀에서는 피가 흘러나오기까지 했다. 그는 다름 아닌 무신종 종주, 무적천이었다!이 목소리를 들은 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이때 천자각 밖에는 무적천뿐만 아니라, 황약사와 무신종 네 장로가 함께 나타났다! 진왕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고, 다른 사람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됐지만 무적천은 달랐다!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진왕을 다시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뜻밖이군요!”황약사와 다른 사람들의 등장은 한지훈조차도 놀라게 했다.무신종이든 황약사든 그들은 항상 용경의 변화를 주시하고 있었고, 특히 오양 각로의 죽음은 황약사의 마음에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전 국왕은 결코 눈이 침침한 사람이 아니었고, 그렇게 어리석은 후계자를 선택했을 리가 없었다! 따라서 약왕파가 보낸 정탐꾼들이 거의 24시간 내내 용경의 모든 것을 주시했고, 수시로 비밀리에 황약사에게 보고했다. 지난번 무적천은 국왕에 의해 강제로 퇴각한 이후, 줄곧 마음속으로 국왕의 자리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조차도 빼앗을 수 없는 큰 자리를 어찌 진왕이 얻는 것을 지켜만 볼 수 있겠는가?!흑룡의 심장만 융합되어 천신의 경지에 도달한다면, 무적천은 천하를 차지할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 전에 감히 대위를 노리는 자는 곧장 무적천의 적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두 사람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동시에 왕궁에 도착했다. “추만형, 무적천을 잡아라!”이때 진왕은 더 이상 한지훈이나 강만용 등을 신경 쓸 수 없었고, 무적천이야말로 그의 진정한 적이었다!이 말을 들은 추만형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맞은편에 있는 무적천을 바라보았다.“무신종의 후배여, 날 알아보겠는가?!”서열을 따지고 있다니?! 무적천은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시간은 이미 흘렀고, 이 종주의 눈에 당신은 그저 길가에 떠도는 똥개에 불과하다, 물러나라!”무적천은 말을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