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님, 낙 씨의 집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저희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그자의 집에는 오성 용수 이상의 고수만 해도 열 명 남짓 있습니다!”“그리고 제 생각에는, 천왕계 고수들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그러니 낙 씨의 식구를 포섭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고, 이런 실력의 고수들은 돈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다. 그들은 원하는 만큼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고, 돈 외에도 그들이 낙 씨 어르신을 배신하도록 하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 “그렇다면 24시간 내내 그의 전화를 도청해서 무슨 일이 있으면 즉시 나에게 보고하도록 하라!”한지훈이 낮은 목소리로 명령했다.감청이 불가능하니, 비상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고 전파를 통해 휴대전화를 도청하는 데 드는 인력과 물적 자원의 소모는 매우 컸지만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용국의 안위를 위해서라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예, 오늘 밤부터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밤낮으로 감시하겠습니다!”용월이 대답했다. “다른 전역구는 어떤 움직임이 있지?”한지훈은 뒷짐을 진 채 서성거리며 물었다. 그가 가장 걱정하는 것이 바로 낙 씨가 전역구의 병력을 동원해 불시에 용경을 포위하는 것이었다. 이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일단 몇 개의 전역구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국을 비롯한 5개국이 군대를 동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북양에도 몇 가지 이상이 있었는데,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연기와 먼지가 뿜어져 나오는 걸 자주 목격했습니다!”잠시 생각한 후 용월은 한지훈에게 보고했다.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연기와 먼지가 나오다니?“장갑 부대!”이것밖에는 설명이 안 됐다! 다시 말해 북쪽의 웅국은 이미 많은 수의 장갑 부대를 동원해 북양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너무 우연처럼 보였기에 사실이라고 믿기도 힘들었다! “이국 해군의 최근 열흘 이내의 모든 동향 보고를 가져와 보아라!”한지훈은 문득 뒤를 돌아보며 용월에게 분부했다.
같은 시각, 용경 전쟁부 열 장로가 다시 국왕의 밀실에 모였다. 새 국왕이 즉위한 이래 전쟁부의 열 장로가 모두 이곳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국왕 폐하, 이전의 파용군이 전체적으로 개편되어 현재 5만 명 미만의 파용군만이 여전히 북양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방 여러 나라들은 이미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어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그중 백발의 노인이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새로운 국왕이 즉위한 이후 일어나서는 안 될 일들이 많이 일어났고, 국왕은 어디에나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국경과 군대만은 혼란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주요 전역구의 실권은 줄곧 전쟁부 열 장로의 손에 장악되어 왔다. 비록 용각은 이미 낙 씨의 통제 속에 있었지만, 실제로 용각은 강만용 등이 떠난 이후 실권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비밀리에 파용군을 포섭해 이전의 사령관에게 넘기고 북양으로 잠입하시오. 만약 열국이 국경을 침략하지 않으면 모두 안전할 테지만, 누군가 감히 우리 국경을 침범한다면 그들을 모조리 죽여야 할 것이오!”국왕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때 국왕의 몸에는 은은한 금빛 광채가 드리워져 있었는데, 이는 국운의 징조이자 국왕의 위엄이었다! 그러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며 말했다. “예! 하지만, 용경 위수군은…”“이 일은 자네들이 신경 쓸 필요 없소. 난 이미 계획이 있고, 용국을 배신하는 자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오. 지금은 특정 세력을 완전히 근절해야 하기 때문에, 큰 움직임을 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소!”국왕은 위엄 있는 표정으로 말했고, 전쟁부의 열 장로는 국왕의 말에 하나둘씩 고개를 끄덕였다.국경을 지키고, 시대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현재로서는 그들이 하는 최선의 선택이다!전쟁부 열 장로가 물러난 후, 국왕은 6대 국로와 무종 장로, 종묘 장로들을 위해 몇 가지 준비를 했다. 낙 씨 어르신과 그 배후의 세력에 앞에서 국왕은 단번에 그들을 소멸시킬 수 있었지만, 종실과 천자각, 용각의 안위
“정 씨 어르신!”낙 씨는 서둘러 정 씨 어르신에게 인사를 하며 의자를 그의 앞으로 가져다 놓았다. 정 씨 어르신은 어두운 얼굴로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문주께서는 원래 3일 후에 용경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었소.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지, 당신은 오늘 밤 나와 함께 문주를 맞이해야 할 거요!”낙 씨는 이 말을 듣자 미간을 찌푸렸다, 이건 너무 조급한 것 아닌가?지금 용경 안은 모든 것이 준비되지 않았고, 자신이 위수군의 장군과 자세히 얘기를 나누기도 전에 문주가 예정보다 일찍 용경으로 오다니!“정 씨 어르신, 문주님의 뜻은 당장 손을 쓰시겠다는 겁니까?”낙 씨가 묻자, 정 씨 어르신은 차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는 불의에 허를 찔러 공격하려는 의도였다! 그 누구도 평화로운 상황에서 누군가 천자각에 들어와 국왕을 강제로 퇴위시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묘수이기도 하고, 위험한 행동이기도 했다. “왜 그러지, 두려운 건가?!”정 씨 어르신은 고개를 들어 낙 씨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직도 자네의 국사 자리가 아까운 것인가?!”그러자 낙 씨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정 씨어르신, 저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국사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저는 단지 무종과 전쟁부 쪽에 저희 사람이 없을까 봐 걱정입니다.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하지 않습니까!”“한 번 거사하면 더 이상 물러날 수 없습니다. 그러니…”“무종이든 종실이든, 문주를 만나면 모두 머리를 숙이고 복종해야 할 거요! 그러니 이는 걱정할 필요가 없소.”정 씨 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고, 낙 씨는 거듭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옆자리에 앉았다.시간은 계속해서 흘렀고, 늦은 밤이 되어서야 정 씨 어르신은 천천히 일어났다.낙 씨도 그를 따라 문밖으로 걸어갔다. “내 차를 타고 같이 가지!”정 씨 어르신이 문 앞에 있는 검은색 차를 가리키며 말하자, 낙 씨는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고개
노인은 이 말을 하며 주먹을 꽉 쥐었고, 그가 손에 쥐고 있던 단단한 호두 두 알이 악력에 의해 으스러져 버렸다! 이때, 정 씨 어르신이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문주님, 오늘 밤 천자각으로 가시겠습니까?”노인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대답했다.“오늘 밤은 아직 때가 이르다, 또 다른 충격적인 소식이 용경에 전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네!”가면을 쓴 노인이 천천히 일어나며 말했고, 그의 기세는 매우 위엄 있었다! 그에게서 제왕의 기운이 느껴지며, 낙 씨는 즉시 노인에게 최근에 있었던 일을 모두 얘기했다. 그러자 노인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사실 강만용과 다른 사람들을 죽이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고,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더 이상 자네 탓을 하지 않겠네. 하지만 3일 뒤 거사를 치를 때, 자네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거야! 성패가 바로 이 한 번의 행동에 달려 있어!”“예, 알겠습니다!”낙 씨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노인이 그에게 살짝 손을 흔드는 것을 보고 낙 씨는 일어나 문 밖으로 물러났다.정 씨 어르신은 다시 오랫동안 노인과 비밀리에 의논한 끝에 낙 씨를 데리고 그곳에서 빠져나왔다. 같은 시각, 강중의 모 별장.한 노인과 두 명의 중년 남성이 함께 앉아 있었고, 그들 앞에는 우연 그룹이 보낸 통지서가 놓여 있었다! “강우연 이 계집은 눈에 뵈는 게 없나 보군! 감히 우리 진 씨 가문에게 3일 안에 모든 재산을 내놓으라고 제안하다니!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딴 통지를 한단 말이오!”한 중년 남성이 탁자를 내리치며 소리쳤다.“원씨 가문에서는 소식이 있는가?”노인은 중년 남자를 힐끗 쳐다보더니 그의 분노를 무시한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버지, 원씨 가문은 진작에 도망쳤습니다. 저희의 생사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게다가 원상용 그 개자식은 떠날 때조차도 우리에게 잔인한 말을 하고 갔다고요!”또 다른 중년 남자가 달갑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이 노인은 강중의 3대 의약 그룹 중 하나인 진 씨 그룹의 회장인 진국
진국화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잠시 생각하더니 일어서서 말했다.“보아하니, 내 이 늙은 얼굴로 운을 한 번 더 시험해 보는 수밖에 없겠군. 두 사람, 날 따라오거라!”말을 마친 후 진국화는 두 형제를 차갑게 노려보고 일어나 집사에게 차를 대기시키라고 지시했다.그는 강우연 이 계집을 직접 만날 생각이었다!진국화는 강중의 기성세대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초연했고, 진씨 가문의 사업이 큰 것 때문만이 아닌 진국화가 강중 부근의 3대 종문과 매우 깊은 우정을 맺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당시 무종의 종주가 곤궁해졌을 때 진국화의 두터운 은혜를 입어 목숨을 건졌고, 현재 천우종의 장교가 어려웠을 때 그에게 도움을 준 사람 또한 진국화였다.나중에, 그자가 천우종의 장교가 된 후에도 그는 진국화의 은혜를 기억했다.그뿐만 아니라, 강중 부근 가장 큰 종문인 청봉문의 문주도 진국화와 피를 나눈 형제였다!그러니 진국화가 비록 막후에 물러앉아도 강중에서 감히 그에게 대들 수 있는 자는 없었다!이번에도 노인은 늙은 티를 내며 경륜을 뽐내고, 자신의 연줄로 강우연을 제압하려는 것이다.다른 사람이 어떻든 진씨 가문은 신경 쓰지 않았고, 그들은 절대 한 푼도 내놓지 않을 것이다!진국화는 머리를 쳐들고 성큼성큼 진씨 가문 별장에서 걸어 나왔다.그 기세는 강우연을 찾아가서 얘기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공개적으로 죄를 묻겠다는 의지가 보였다.진 씨 어르신을 등에 업은 두 형제의 태도도 곧장 바뀌었고, 가슴이 꼿꼿해지며 걸음걸이도 한층 당당해졌다!지난 며칠 동안 강중에는 실제로 우연 그룹에 사업을 매각한 거물들이 많았다.그러나 이들 사업 중 상당수는 제약 분야와 관련이 없었고, 강우연은 이를 관리할 에너지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나계홍 및 다른 사람들과 이 사업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 중이었다.만약 사업을 판다면, 누가 이렇게 큰 가업을 물려받을 만한 돈이 있겠는가?!게다가 자영업을 하는 경우 다른 분야에 대해 많이 알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이에 대한 고민으로,
강우연은 잠깐 속으로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이 타이밍에 도청전인을 불러들일 필요는 없어 보였다!어쨌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의를 베풀거나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 회사에 찾아왔기 때문에, 한 번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괜찮을 것 같습니다. 은정 씨, 그들을 회의실로 모셔오도록 해, 내가 곧 갈게!”강우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은정이 자리를 떠난 후, 강우연은 테이블 위에 놓인 서류를 정리한 뒤 몇몇 소규모 기업들의 재무제표와 그들이 제출한 사업 계약서를 꺼내며 말을 꺼냈다.“나 대표님, 이 회사들의 가치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 당시에 그들은 사람들의 의견에 휩쓸려 계약을 한 것이니 다시 반환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나머지 여섯 회사는 연락을 취해서 매각할 수 있으면 하고, 정말 안 될 시에는 다시 저희가 스스로 방법을 찾아봐야겠습니다!”나계홍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강우연의 손에서 서류 뭉치를 받았다.사실, 때로는 벌여놓은 사업이 너무 많아도 골칫거리였다.원씨 가문은 원래 한지훈과의 비무를 통해 그들의 영향력을 높이고자 했다.하지만 뜻밖에도 이는 강우연에게 큰 도움이 되었고, 우연 그룹이 하룻밤 사이에 강중의 산업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게 했다!인계를 마친 강우연은 나지홍에게 말했다.“나 대표님, 같이 진 씨 어르신을 뵈러 가죠!”나계홍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강우연과 함께 황급히 사무실을 나섰다.진국화는 회의실에 앉아 시계를 흘긋 보았고, 10분 넘게 강우연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평생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기다렸었는데, 남이 자신을 이렇게 기다리게 하다니!“아버지, 강우연 이 계집이 이런 식으로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는 게 틀림없습니다!”진이군이 진국화의 귀에 대고 말했다.“크흠!”진국화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강우연과 나계홍이 차례로 회의실로 걸어 들어왔다.“진 씨 어르신, 안녕하세요!”강우연은 진국화를 향해 매우 정중하게 인사했다.진국화는
두 형제는 강우연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고, 그러자 옆에 있던 나계홍도 일어서서 말을 꺼냈다. “제가 알기로는, 그때 처음으로 우연 그룹을 분할하자고 제안한 사람들도 두 분이었던 것 같습니다만. 그때 그렇게 의기양양 했었는데, 왜 어쩔 수 없었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나계홍! 자네가 끼어들 자격은 없는 것 같소만!”진이신은 이 말을 듣자 눈을 부릅뜨고 호통을 쳤고, 나계홍도 냉랭한 말투로 대꾸했다.“진 대표님, 만약 며칠 전이었다면 저는 정말로 이렇게 말할 자격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니 사람은 자신이 한 말과 일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습니까?”“한지훈 선생님께서는 인품이 충직하시니 당신들에게 재산만 넘겨달라고 하고 목숨은 살려주지 않으셨습니까, 이미 최선을 다해 너그럽게 대처를 하신 겁니다!”“쾅!”나계홍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진국화는 테이블을 세게 쳤다.그의 늙은 두 눈에서 차가운 빛이 터져 나오며 오랫동안 최고의 위치에 있던 사람의 기세가 나계홍을 덮쳤다. 비록 진국화는 입을 열지 않았지만, 나계홍은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느꼈다! “강 대표님, 저희 대화에 외부인이 끼어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진국화는 매우 친절하게 말했지만 그의 말투에는 약간의 명령조가 있었다.지금까지도 진국화는 강우연을 안중에 두지 않았고, 설령 한지훈이라 할지라도 그의 체면을 구기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됐다. 어쨌든 강중의 여러 종문들은 모두 진씨 가문과 친분이 두터웠으니, 한지훈이 어떻게 감히 진씨 가문을 상대로 무력을 쓰겠는가?진국화는 한지훈이 그럴 배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쨌든 진씨 가문은 원씨 가문과 다르게 50여 년 동안 강중에 기반을 두고 있었고, 강중 각계에서 더욱 인맥이 넓고 뿌리가 깊었다! 반면에 지금의 한지훈은 통수권과 공식 직책도 없으니 전혀 두려워할 필요도 없었다! “진 씨 어르신, 나 대표님은 외부인이 아닙니다. 나 대표님께서도 저희 우연 그룹의 중요한 협력자 중 한 분이며, 쌍
강우연은 이 말을 듣자, 발걸음을 멈춘 뒤 고개를 돌려 진국화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진씨 가문이 우리 우연 그룹과 맞서기로 마음먹은 그날부터 저희는 서로 얼굴을 붉혔습니다!”말을 마친 강우연은 멈추지 않고 재빨리 사무실을 나섰다.나계홍도 냉소를 띤 채 진국화에게 말했다. “진 씨 어르신, 기한이 지나도 산업을 넘겨주지 않으면 그 결과는 당신이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일 겁니다!”말을 마친 나계홍도 빠른 걸음으로 회의실을 떠났다.강우연이 감히 자신을 회의실에 남겨두고 무시를 한다고?!“강우연, 좋다 이거야! 네년이 정말 나와 맞서려고 하는구나!”진국화는 테이블을 세게 내리치며 차갑게 말했다. “우리도 가자! 조만간 강우연이 무릎을 꿇고 우리에게 간청할 때가 올 거다!”말을 마친 진국화는 분한 얼굴을 한 채 일어나 회의실을 떠났다. 이때, 서은정은 복도에서 진국화를 마주쳤고 그녀는 속으로 다른 일을 생각하느라 그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자 진국화와 몸이 부딪혀 품에 안고 있던 서류가 바닥에 떨어졌다. “이런!”서은정은 황급히 바닥에 떨어진 서류를 주워 들고 진국화에게 연신 사과했다. “허! 우연 그룹의 개 한 마리도 감히 내 앞길을 막다니! 저리 꺼져라!”진국화는 두 눈에 흉악한 빛을 띠며 한지훈을 사납게 노려보았고, 서은정은 다급히 설명했다. “죄송합니다 어르신, 저… 제가 방금 속으로 인수 건을 생각하고 있어서요… 그래서 복도에 사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용서해 주세요!”“퍽!”서은정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진이신이 달려들어 그녀의 뺨을 때리며 화를 냈다.“계집년이, 감히 우리 어르신을 무시해!”이게 무슨 경우란 말인가?! 늘 얌전하던 서은정은 욕을 내뱉을 뻔했다! 진씨 가문 부자는 분명히 지금 트집을 잡고 있는 것이다! 서은정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감싸 쥐며 화를 가라앉힌 뒤 그들에게 연신 사과했다. “흥!”진국화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계단 방향으로 빠르게 걸어갔다.서은정은 진국
월영과 창월은 유전의 소유권을 확보한 뒤, 한지훈과 제이슨에게 작별을 고하고 떠났다.로드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제이슨에게 말했다.“역시, 아시란치 가문 사람들은 항상 현명하군요!”그는 서명된 문서를 챙겨 네 명의 경호원을 데리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제이슨의 뒤에 서 있던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이 말했다.“제이슨 도련님, 셋째 어르신께서 가능한 빨리 가문으로 돌아오라고 하셨습니다.”그러자 제이슨은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경호원을 노려보고는 서명된 문서를 그의 품에 던지며 말했다.“셋째 어르신이라니! 네 눈에는 내가 보이지도 않는 거냐?! 난 아직 카만에 한 번 더 가야 해. 셋째 어르신께서 계획이 바뀐 것을 유회원에게 직접 전하라고 하셨다!”말을 마친 그는 코웃음을 치며 문 쪽으로 걸어가다가 한지훈을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한 선생님, 헬리콥터를 조종할 줄 아십니까?”“물론이죠, 필수 기술 중 하나 아닙니까!”한지훈은 미소를 띠며 답했다.한지훈이 제이슨과 함께 떠나려 다가가자, 두 명의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이 한지훈의 앞을 막아섰다.“당신의 임무는 이미 끝났습니다. 이제부터 제이슨 도련님은 우리가 보호합니다!”그들은 말하며 동시에 뒷짐을 졌다.그들의 의도는 한지훈을 적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이슨 일행의 대화가 지나치게 많은 기밀을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따라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는 한지훈을 제거해 입을 막는 것이었다.그때, 제이슨이 차분하면서도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카그, 충고 하나 하지. 이분은 용병들 사이에서도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춘 사람이다. 그러니 목숨을 잃기 싫으면 이 서류를 가지고 돌아가 셋째 어르신이나 뵈러 가라고! 그리고 내 일은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제이슨은 몇몇 경호원을 싸늘하게 쳐다본 뒤 문을 밀치고 밖으로 나갔다.그는 방 안의 경호원들의 생사를 신경 쓰지 않았다.한지훈이 있는 한 이 몇 명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다. 그가 이 말을 남긴 것은 단
제이슨의 눈에는 두려움이 깃들어 있었다.기운의 무서움이 그만큼 실감 난 것이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겉으로 냉소하며 말했다. “로드 씨, 기운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도,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러셀로란 가문이 교장의 자리를 독점하려는 것은 좀 지나치지 않습니까?”“부교장 세 자리도 당신들 두 가문이 나눠 가졌지요. 동황 선생께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하더라도, 나머지 두 자리는 모두 당신들 아시란치 가문이 마음대로 추천할 수 있죠. 게다가 선생 자리도 아시란치 가문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 않습니까?!”“우리 여섯 가문은 단 12명의 자리를 요구할 뿐입니다. 이런 조건이라면 만족하시겠습니까?”로드는 여섯 가문 족장의 서명이 이미 적혀 있는 협의서를 꺼내 제이슨에게 건넸다.제이슨은 그 협의서를 받아 든 뒤 한참 동안 침묵했다.교장의 자리도 중요하지만, 러셀로란 가문이 내민 조건 또한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이 문제는 집안 어른들과 다시 상의해 봐야겠습니다. 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제이슨은 말을 마치고 술집을 나와 차에 올라탔고, 한지훈에게 영상 통화를 걸라고 한 뒤 다시 셋째 어르신에게 설명했다. 러셀로란 가문이 교장 자리를 빼앗으려 한다는 소식에 노인의 눈에도 한 줄기 섬뜩한 빛이 번졌다. 하지만 제이슨이 러셀로란 가문이 내놓은 조건을 전하자, 어르신 역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비록 무도 학원이 아시란치 가문에 의해 설립되었다고는 하나, 여섯 가문 역시 각자의 이익을 추구해야 했다.이 정도로 많은 자리를 넘기는 것도 상대방이 나름대로 성의를 보였다고 할 수 있었다. 이익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아시란치 가문은 내부에서 분열을 겪을 위험이 컸다. 이 생각을 하자, 어르신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했다. “러셀로란 가문의 제안을 따르는 게 좋겠다. 이 일은 또한 유회원에게도 알리도록 해라. 광명존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니 말이야!”말을 마친 어르신은 전화를 끊었다.광명존도 이 일에 관여하
창월과 월영은 무도 학원과 관련된 문서는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고, 유전 소유권 합의서만 들여다보며 꼼꼼히 살폈다.제이슨은 러셀로란 가문이 제공한 명단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키드가 누구죠, 그가 대체 무슨 자격으로 교장이 될 수 있다는 겁니까?!”교장 자리가 러셀로란 가문에 넘어간다면, 아시란치 가문은 헛수고한 셈이 아닌가!판단을 내릴 위치에 있는 제이슨으로서는 가문의 이익을 지켜야 했다.비록 가문을 파괴하려는 생각을 품고 있다 하더라도, 그 의도를 드러낼 수는 없었다.“혹시 거대한 곰, 캐럴에 대해 들어본 적 있습니까? 지난 100년간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천신계 강자이지요! 그자가 이전에 키드의 제자로 있었습니다!”“제가 확신하건대, 아시란치 가문이 이 무도 학원을 설립한 이유는 단순히 무인들의 경지를 올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천신 경지의 강자들과의 관계를 위해서일 것입니다.”“연맹의 모든 천신계 강자들이야말로 아시란치 가문의 진정한 목적이며, 반드시 그날에 맞춰 동맹을 성사해야 합니다!”로드의 말은 은근히 암시적이었으나, 창월과 월영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그날이라니요?!”월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로드는 월영을 힐끗 쳐다보더니, 냉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부상은 용국의 이웃 나라인데, 용국의 기운이 되살아나고 조룡이 부활하는 것이 두렵지 않습니까?”“두렵다니요?”월영은 본능적으로 로드를 바라보며 물었다.“용국의 기운이 되살아나는 게 우리 부상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죠?!”부상은 용국과 바다 하나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었다.거의 백 년 동안만 용국과 충돌이 있었고, 이는 이미 과거의 일이었다. “용국 기운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납니다. 용국 기운이 마지막으로 되살아난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로드기 담담하게 물었다.“모르겠군요.”월영이 살짝 고개를 저었다.“대당 시기입니다!”로드는 전혀 숨기지 않고 말했다.“천 년 전, 용국의 기운이 되살아났을 때,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었습
“네 진심은 믿겠다. 하지만 유회원은 어디에 있지?”한지훈이 담담하게 물었다.“유 선생 말씀이군요... 그분을 만난다고 해도 데려갈 수는 없을 겁니다. 광명존의 두 심복이 항상 그의 곁을 지키고 있지요. 그들 중 한 명만 해도 에먼로와 맞먹는 실력을 지녔습니다.”“그를 빼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깝습니다!”제이슨은 사실대로 말했다.그 두 사람은 각각 사성 천급 천왕의 경지에 올라 있으며, 더군다나 그들은 광명존이 직접 육성한 정예였다.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상황을 파악한 듯했다. 그러던 중, 갑작스레 거대한 소음과 함께 헬리콥터 한 대가 술집 상공에 나타났다.헬기가 술집에서 불과 백 미터 거리에 착륙하자,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 몇 명이 헬기에서 뛰어내려 술집을 향해 달려왔다.“제이슨 도련님!”그들 중 리더가 큰 목소리로 술집 안을 향해 외쳤다.그들은 제이슨이 살아 있다는 정보는 받았으나, 정확히 어디에 숨어 있는지는 몰랐다.“여기 있다! 들어와!”제이슨이 그들에게 손짓하며 부르며, 문을 열고 술집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검은 옷의 경호원 몇 명이 술집에 들어서자, 창월과 월영이 무표정으로 한 술상에 앉아 있었고, 중간 체격의 아시아계 남성도 제이슨의 뒤에 서서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걸 발견했다. “제이슨 도련님, 저분은…”리더 경호원이 한지훈을 손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내가 어제 새로 고용한 부하다. 본래 이곳에서 용병으로 활동하던 자이지. 이자 덕분에 어젯밤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어!”“너희는 해야 할 일만 하면 된다. 물어보지 말아야 할 것은 묻지 말고,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입 다물고 있어라! 지금 내 기분이 매우 안 좋으니 말이야!”제이슨은 음험한 눈빛으로 경호원들을 훑어보고는, 리더에게 물었다.“러셀로란 가문의 사람들은 소식이 없나? 그 빌어먹을 로드 노인네, 설마 다리가 부러지기라도 한 거래? 내가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하루나 기다리게 하다니!”“도련님, 진정하세요. 떠나기 전 셋째 어르신께
“하! 이 탐욕스러운 늙은 개 같으니라고!”제이슨이 이를 갈며 일그러진 표정을 띤 채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 “일어나, 네가 아직 가치가 있을 때 네 목숨이 보장되는 거다. 알겠나?”한지훈이 고개를 들어 제이슨을 향해 담담히 말하자, 제이슨의 눈동자가 빠르게 회전했다.그는 결코 무능한 자가 아니었다. 아시란치 같은 대가문에서 자란 이들이라면 누구나 세상사를 잘 알고 지혜롭기 마련이었다.한지훈이 지금 이 말을 꺼낸 것은 단순히 제이슨을 위협하려는 것이 아님이 분명했다!지금 이 순간, 칼날이 제이슨의 목에 닿아 있는 상황에서 한지훈이 그를 협박할 필요는 없었다. “한 선생님,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죠?!”제이슨의 표정이 한결 차분해졌다.방금 전 전화 통화 이후로, 제이슨은 생각이 번뜩이며 많은 것을 깨달았다.아시란치 가문은 결코 그가 의지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고, 오직 후계자로 내정된 자들만이 가문의 전폭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그러니 그는 단지 가문의 장난감일 뿐이었다. “아시란치 가문에 문제가 끊이지 않는데, 네가 마침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거나 그 문제와 연관이 있을 때, 넌 아시란치 가문의 중요한 사람이 되니 그때 네 목숨을 지킬 수 있을 거다!”한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제이슨의 푸른 눈동자가 한지훈의 얼굴에 오랫동안 머물렀고, 그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의연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잠시만요! 러셀로란 가문의 사람들이 도착했을 때, 한 선생님께서는 제 경호원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두 분은 우리 아시란치 가문과 이미 내정된 협약이 있다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이는 정말 과감한 배반이었고, 제이슨의 마음속에는 이미 원대한 계획이 자리 잡았다! 그는 자신을 사지로 몰아넣고도 방관하는 자들에게 복수를 다짐했다. 아시란치 가문이 더 이상 자신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그 가문의 존폐 따위가 그에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보아하니 이제야 제대로 깨달은 것 같군.”한지훈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한 선생, 나... 난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당장 너희 가문에게 연락해! 우선 네가 무사하다고 안부를 전하고, 어젯밤의 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만들어내. 에먼로가 도망간 후 산토스가 또 직접 나서서 처단했다고. 난 이미 월영과 창월의 손에 죽게 됐다고!”이내 한지훈은 핸드폰 한 대를 제이슨 앞에 던졌다. 그 말을 들은 제이슨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이전의 그는 가문을 팔아먹기는 했었지만, 배신을 한 적은 없었다. 만약 이 거짓말을 한 게 나중에 들키기라도 한다면, 그는 바로 아시란치 가문의 반역자로 전락된다. “한... 한 선생, 내... 내가 직접 그런 얘기를 전하는 건 아마 신빙성이 높지 않을 수도 있어. 난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병신이라 내가 살아남게 된다는 건... 말이 되지도 않는 일이야!”제이슨은 덜덜 떨며 말했다. 그러자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뒤에 있는 거울을 가리키며 말했다. “걱정 마. 넌 다치게 될 일은 없어. 저 거울을 보면 알게 될걸!”그 말에 놀란 제이슨은 창백해진 얼굴로 급히 몸을 돌렸다. 그는 자신의 얼굴에 그여진 긴 칼자국을 보고는 마음속에서 분노가 치솟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단 참을 수밖에 없었다. 제이슨은 깊은숨을 들이마시고는 겨우 마음속의 분노를 참아내었고, 이내 천천히 몸을 돌려 앞에 있는 휴대폰을 들고 떨리는 손으로 번호를 입력했다. 그의 얼굴의 이 칼자국은 이미 모든 것을 설명했다. 현재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어떻게든 러셀로란 가문과 아시란치 가문의 의심을 털어내는 것이었다. 만약 이것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그 칼은 다시 한번 그의 얼굴에 그리고 그의 목에 떨어질게 뻔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상 통화가 연결되었고, 휴대폰 너머로는 백발이 가득한 노인이 제이슨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할아버지, 저... 제이슨입니다!”“제이슨, 너 지금 어디에 있는 거야? 왜 그동안 연락이 안 된 거야! 그리고, 에먼로가 너에 대한 험담을 하던
핸드폰을 건네받은 당국호는 메시지를 흘깃 보았다. 방금까지 전혀 개의치 않던 모습을 보이던 당국호는 모든 내용을 확인하고 나서는 얼굴색이 검게 변했다. “뭐라고요? 유럽의 이 놈들, 단단히 미친 거 아니에요? 일단 천신계의 강자가 세상에 들어서게 되면 그것은 세상을 파괴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이미 백 세에 가까운 연세인 장로는, 그동안 천신계의 강자를 수도 없이 직접 만나봤기에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잘 알고 있었다. 수십 년 전 당시에도, 두 개의 수류탄의 위력은 천신계의 강자가 뿜어낼 수 있는 파괴력에 훨씬 못 미쳤다. “대장로님, 사실 저희는 이번 일을 막아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단지 용국 그리고 용국 무종에 몇 명의 천신계의 강자가 있는지 알고 싶을 뿐입니다!”국왕은 더없이 엄숙한 표정과 장엄한 말투로 물었다. “그... 자세히 얘기하자면, 이미 알려진 천신계의 강자는 대부분 무신종이긴 하지만 단 4명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수십 년 동안 잠잠하게 지내면서 무학에만 집착하여 결코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남은 종문은 많아도 10명은 넘지 않을 겁니다!”“천신계는 천왕계와는 다릅니다. 일단 천신계를 돌파한 무자들이라면 그 누구든지 모두 하늘의 은총을 받은 행운아들이고, 천부적인 재능이든 오성이든 모두 갖춘 최상위 포식자들입니다!”대장로의 이 말 뜻은, 결국 용국의 천신계의 강자는 사실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한 나라 혹은 두 개 나라를 상대하는 것까지는 괜찮을진 몰라도, 전 세계를 상대하는 건 용국도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것은 마치 하나의 판도라의 마법 상자와도 같았다. 일단 열리게 되면 그 누구도, 국면을 뒤바뀔 수 없을 것이다. 바로 이때 진우도 허겁지겁 달려왔다. 그는 문에 들어서자마자, 굳어진 표정의 국왕과 대장로 두 사람을 발견하였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그 분위기는 매우 엄숙했다. “폐하, 무슨 큰일이 난 건가요?”이내 진우는 고개를 돌려 대장로를 바라보
한지훈은 월영을 지그시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용국이야!'” 이내 월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들의 최종 목적은 결국 용국의 무종 그리고 무맹이야. 필경 용국은 매우 신비롭고 역사가 유구하잖아!”“수천 개의 종문 하나하나가 모두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지. 각 종문마다 얼마나 많은 천신급의 존재가 있는지 그 누구도 감히 가늠하지도 못해. 이 상황에 전 세계의 모든 무자들이 연합하여 함께 용국을 겨냥하지 않는 이상, 어느 누가 용국을 상대할 용기가 있을까?”월영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 이번 일은 용국, 부상, 기타 주변 여러 나라들 그리고 용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나라들한테도 모두 중요한 하나의 대사였다. “역시나!”얘기를 들은 한지훈은 깊은숨을 들이쉬었다. “네 말이 사실이라면, 그들이 초청한 사람들 중에 틀림없이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미 그들한테 매수되었을 거야!” 한지훈은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 자리에서 초대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결코 훗날 배신을 할 사람들은 아니라 생각했다. 믿음직한 동반자들이 아니고서야 무도 학원은 평온할 날이 없을 테니까. “꼭 그렇지는 않을 거야. 그렇게까지 티 내면서 매수를 하지는 않을 거야. 그러나, 이 무도학원에 대해서는 우리가 깊이 연구할 가치가 있긴 해. 나의 스승님은 동황도 전에 말씀하시길, 무도 학원은 결코 단지 용국을 상대하기 위한 용도는 아니라고 하셨어!”“아마도, 그들은 전 세계 무도가의 이름을 걸고 어떠한 중요한 계약 하나를 수정할 수가 있다는 추측을 하셨어!”월영이 쓸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흥! 계약 수정은 무슨! 단지 평화의 수단을 통해 천신계의 강자가 세속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뿐이야! 유럽 놈들은 천신계라는 이 높은 경지라면 얼마든지 전 세계 어떤 세력도 압도할 자신이 있다고 믿거든!”“물론 그 세력에는 용국도 포함되고!” 창월은 씩 웃으며 말했다. “뭐라고?”그 말에 한지훈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현재로서 열국이 다들
그러자 창월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러셀로란 가문을 상대하기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을 거야. 사실 이미 도망간 에먼로 그놈이 가장 문제야. 아니면 차라리 우리가 그놈을 찾아내서 죽이자고!”“아니면, 이 놈을 이용해서 다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어!”이내 창월은 다시 단도를 꺼내 제이슨의 얼굴을 겨누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놓고 에먼로를 추격하는 건 하책이야. 그놈은 조만간 알아서 스스로 찾아올 거야. 일단 내일 아침, 제이슨더러 가문에 전화 한 통 넣으라고 해!”월영은 혼수상태에 빠진 제이슨을 차갑게 쳐다보았다. “그래도 어찌 됐든 이 놈은 아시란치 가문의 외련 두목이야. 어떻게 이용하든지 너무 과하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아니면 그 수사자가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거든!”아시란치 가문 족장의 별명이 바로 수사자왕이었다. 그는 도통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인물로 이미 천신계의 실력에 다다르기도 했다. 다만 여태 아무도 그와 대결을 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유럽의 몇 대 가문의 배후에는 모두 매우 강력한 세력이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다들 잘 알고 있었고, 그로 인해 무도와 세속 사이에는 규칙 또한 존재했다. 천신계의 강자는 멋대로 세속에 개입할 수 없고, 더우기는 멋대로 일반인에게 손을 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일단 그 규칙을 어기게 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두 번 벤다고 해서, 뭐 딱히 고통을 느끼기야 할까?”이내 창월은 손에 든 날카로운 단도로 제이슨의 얼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렇게 제이슨의 얼굴에는 피가 주르륵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제이슨이었지만, 떨어진 살 가죽에 그는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뒤이어 월영이 땅 위의 피를 밟으며 천천히 다가가 분홍색 작은 도자기 병을 꺼내더니, 이내 그 안의 가루약을 꺼내 시체에 뿌렸다. 곧바로 온 땅에 널브러진 시체는 농혈로 변하기 시작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농혈은 맑고 투명한 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