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씨 어르신!”낙 씨는 서둘러 정 씨 어르신에게 인사를 하며 의자를 그의 앞으로 가져다 놓았다. 정 씨 어르신은 어두운 얼굴로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문주께서는 원래 3일 후에 용경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었소.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지, 당신은 오늘 밤 나와 함께 문주를 맞이해야 할 거요!”낙 씨는 이 말을 듣자 미간을 찌푸렸다, 이건 너무 조급한 것 아닌가?지금 용경 안은 모든 것이 준비되지 않았고, 자신이 위수군의 장군과 자세히 얘기를 나누기도 전에 문주가 예정보다 일찍 용경으로 오다니!“정 씨 어르신, 문주님의 뜻은 당장 손을 쓰시겠다는 겁니까?”낙 씨가 묻자, 정 씨 어르신은 차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는 불의에 허를 찔러 공격하려는 의도였다! 그 누구도 평화로운 상황에서 누군가 천자각에 들어와 국왕을 강제로 퇴위시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묘수이기도 하고, 위험한 행동이기도 했다. “왜 그러지, 두려운 건가?!”정 씨 어르신은 고개를 들어 낙 씨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직도 자네의 국사 자리가 아까운 것인가?!”그러자 낙 씨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정 씨어르신, 저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국사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저는 단지 무종과 전쟁부 쪽에 저희 사람이 없을까 봐 걱정입니다.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하지 않습니까!”“한 번 거사하면 더 이상 물러날 수 없습니다. 그러니…”“무종이든 종실이든, 문주를 만나면 모두 머리를 숙이고 복종해야 할 거요! 그러니 이는 걱정할 필요가 없소.”정 씨 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고, 낙 씨는 거듭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옆자리에 앉았다.시간은 계속해서 흘렀고, 늦은 밤이 되어서야 정 씨 어르신은 천천히 일어났다.낙 씨도 그를 따라 문밖으로 걸어갔다. “내 차를 타고 같이 가지!”정 씨 어르신이 문 앞에 있는 검은색 차를 가리키며 말하자, 낙 씨는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고개
노인은 이 말을 하며 주먹을 꽉 쥐었고, 그가 손에 쥐고 있던 단단한 호두 두 알이 악력에 의해 으스러져 버렸다! 이때, 정 씨 어르신이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문주님, 오늘 밤 천자각으로 가시겠습니까?”노인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대답했다.“오늘 밤은 아직 때가 이르다, 또 다른 충격적인 소식이 용경에 전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네!”가면을 쓴 노인이 천천히 일어나며 말했고, 그의 기세는 매우 위엄 있었다! 그에게서 제왕의 기운이 느껴지며, 낙 씨는 즉시 노인에게 최근에 있었던 일을 모두 얘기했다. 그러자 노인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사실 강만용과 다른 사람들을 죽이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고,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더 이상 자네 탓을 하지 않겠네. 하지만 3일 뒤 거사를 치를 때, 자네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거야! 성패가 바로 이 한 번의 행동에 달려 있어!”“예, 알겠습니다!”낙 씨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노인이 그에게 살짝 손을 흔드는 것을 보고 낙 씨는 일어나 문 밖으로 물러났다.정 씨 어르신은 다시 오랫동안 노인과 비밀리에 의논한 끝에 낙 씨를 데리고 그곳에서 빠져나왔다. 같은 시각, 강중의 모 별장.한 노인과 두 명의 중년 남성이 함께 앉아 있었고, 그들 앞에는 우연 그룹이 보낸 통지서가 놓여 있었다! “강우연 이 계집은 눈에 뵈는 게 없나 보군! 감히 우리 진 씨 가문에게 3일 안에 모든 재산을 내놓으라고 제안하다니!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딴 통지를 한단 말이오!”한 중년 남성이 탁자를 내리치며 소리쳤다.“원씨 가문에서는 소식이 있는가?”노인은 중년 남자를 힐끗 쳐다보더니 그의 분노를 무시한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버지, 원씨 가문은 진작에 도망쳤습니다. 저희의 생사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게다가 원상용 그 개자식은 떠날 때조차도 우리에게 잔인한 말을 하고 갔다고요!”또 다른 중년 남자가 달갑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이 노인은 강중의 3대 의약 그룹 중 하나인 진 씨 그룹의 회장인 진국
진국화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잠시 생각하더니 일어서서 말했다.“보아하니, 내 이 늙은 얼굴로 운을 한 번 더 시험해 보는 수밖에 없겠군. 두 사람, 날 따라오거라!”말을 마친 후 진국화는 두 형제를 차갑게 노려보고 일어나 집사에게 차를 대기시키라고 지시했다.그는 강우연 이 계집을 직접 만날 생각이었다!진국화는 강중의 기성세대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초연했고, 진씨 가문의 사업이 큰 것 때문만이 아닌 진국화가 강중 부근의 3대 종문과 매우 깊은 우정을 맺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당시 무종의 종주가 곤궁해졌을 때 진국화의 두터운 은혜를 입어 목숨을 건졌고, 현재 천우종의 장교가 어려웠을 때 그에게 도움을 준 사람 또한 진국화였다.나중에, 그자가 천우종의 장교가 된 후에도 그는 진국화의 은혜를 기억했다.그뿐만 아니라, 강중 부근 가장 큰 종문인 청봉문의 문주도 진국화와 피를 나눈 형제였다!그러니 진국화가 비록 막후에 물러앉아도 강중에서 감히 그에게 대들 수 있는 자는 없었다!이번에도 노인은 늙은 티를 내며 경륜을 뽐내고, 자신의 연줄로 강우연을 제압하려는 것이다.다른 사람이 어떻든 진씨 가문은 신경 쓰지 않았고, 그들은 절대 한 푼도 내놓지 않을 것이다!진국화는 머리를 쳐들고 성큼성큼 진씨 가문 별장에서 걸어 나왔다.그 기세는 강우연을 찾아가서 얘기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공개적으로 죄를 묻겠다는 의지가 보였다.진 씨 어르신을 등에 업은 두 형제의 태도도 곧장 바뀌었고, 가슴이 꼿꼿해지며 걸음걸이도 한층 당당해졌다!지난 며칠 동안 강중에는 실제로 우연 그룹에 사업을 매각한 거물들이 많았다.그러나 이들 사업 중 상당수는 제약 분야와 관련이 없었고, 강우연은 이를 관리할 에너지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나계홍 및 다른 사람들과 이 사업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 중이었다.만약 사업을 판다면, 누가 이렇게 큰 가업을 물려받을 만한 돈이 있겠는가?!게다가 자영업을 하는 경우 다른 분야에 대해 많이 알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이에 대한 고민으로,
“엄마, 나 너무 무서워. 나 이대로 죽는 거 아니지? 아빠... 아빠 보고 싶어. 나 진짜 아빠 있는 거 맞지? 나 이렇게 아프면... 아빠가 나 보러 와줄 거지? 흑흑...”눈물범벅인 얼굴의 강우연이 온통 피로 물든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을 꼭 부여잡았다.“그럼. 아빠 분명 오실 거야. 그러니까 우리 고운이 조금만 더 힘내자, 응?”아이를 겨우 달랜 강우연이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5년 동안 단 한 번도 걸지 않았던 그 번호를 눌렀다.“한지훈, 나... 강우연이야. 고운이가... 고운이가... 우리 딸이... 교통사고를 당했어. 우리 고운이... 정말 잘못 되면 어떡하지? 지훈아, 제발... 제발 우리 고운이 보러 와주면 안 돼? 네가 너무 보고 싶대. 내가 이렇게 빌 테니까 제발 돌아와줘. 너 지금 도대체 어디 있는 건데.... 흑흑흑...”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털썩 주저앉은 강우연의 가냘픈 등이 슬픔으로 파르르 떨렸다.한편, 수화기 저편. 봉장대(封將台) 위에 서 있던 한지훈의 손이 살짝 떨렸다.눈앞에 모인 십만 병사들의 얼굴이 순간 흐릿해졌다.오늘은 10년에 한 번씩 거행되는 용국(龍國)의 봉장대전, 단 30만 명의 파용군을 이끌고 8국 연합 100만 대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한지훈을 5대 구역 중 하나인 북양구 장군으로 봉하는 자리이기도 했다.그 어느 때보다도 기뻐야 할 순간이지만 5년 만에 걸려온 전화를 듣는 순간, 한지훈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려왔다.다급하게 다시 전화를 걸어왔지만 들리는 건 차가운 연결음뿐...‘안 돼...’그리고 영광스러운 순간을 바로 앞둔 그 시각, 한지훈은 수많은 대신들과 장군들이 지켜보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태산을 달리고 또 달렸다.그 모습에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봉장대전, 가문의 명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광스럽고 빛나는 자리, 그 자리를 제쳐두고 어딜 가는 걸까? 그것도 저렇게 굳은 표정으로...쿠궁!가파른 산길을 빠르게 내달린 한지훈이 산발치에 세워둔
한편, K대 대학병원.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갑자기 병실에 들이닥치더니 한고운에게 응급처치를 취하고 있는 의료진들을 전부 내쫓아버렸다.다급한 마음에 강우연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당신들 뭐야! 저 사람들을 왜 내쫓아! 이러다 내 딸 진짜 죽는다고!”또각또각.저승사자의 목소리 같은 남자의 구두굽 소리가 찰나의 정적을 꿰뚫었다.곧이어 보디가드들이 홍해 갈라지 듯 양쪽으로 갈라지고 그 사이로 흰 정장을 입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분명 잘생긴 얼굴이었지만 입가에 걸린 서늘한 미소가 수상한 남자였다.“강우연, 어떻게? 내가 말한 조건은 좀 생각해 봤어? 이번 사고는 그냥 경고일 뿐이야. 내 말대로 그냥 나랑 몇 번만 만나. 네 딸 지금 바로 구해 줄 거니까.”남자의 말을 듣던 강우연이 고개를 홱 돌렸다.혐오와 증오가 가득한 눈으로 남자를 노려보던 강우연이 남자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았다.“김태우! 우리 고운이 사고, 네가 낸 거야? 왜! 왜 그랬어 왜! 차라리 나한테 그러지. 왜 애꿎은 애한테 그러냐고! 우리 고운이 이제 겨우 네 살이란 말이야...”가슴 터져라 소리치던 강우연이 결국 오열하며 작은 주먹으로 남자의 가슴을 내리쳤다.“이게 어디에 손을 대!”짝!거침없이 강우연의 뺨을 날린 김태우가 그녀의 가는 팔목을 꽉 부여잡았다.“강우연, 왜 이래?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잖아. 내가 그 동안 들인 돈이 얼만데. 튕기는 것도 정도껏이어야지. 딸이 있어서 나한테 관심을 안 주는 건가 싶어서 말이야. 그래서 내가 사고 냈어. 커다란 트럭이 저 조그만 애랑 부딪히는데... 어우, 내가 시킨 거지만 좀 잔인하긴 하더라.”“으아아악! 김태우, 이 악마만도 못한 자식! 이 사이코패스, 변태 자식아! 내가 너 경찰에 신고할 거야!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강우연은 있는 힘을 다해 악을 쓰며 김태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돌아오는 건 그의 거센 따귀뿐이었다.그리고 강우연의 머리채를 꽉 부여잡은 김태우가 눈물로 범벅진 얼굴을 흥미롭다는
같은 시각, S시 공항은 완벽하게 봉쇄된 상태, 세계를 놀라게 만든 3대 신의가 동시에 도착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이에 S시 시장 소지성과 재계 1위 이안그룹 대표 이한승을 비롯한 각계 유명 인사들이 공항 VIP 휴게실에 모였다.못 고치는 병이 없다고 하여 신의 손, 화타의 환생이라고도 불리는 3대 신의를 만나고 싶어 하는 정치인들, 재벌그룹 회장들은 줄을 섰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의 진료비용에 몇 년 뒤로 밀려있는 웨이팅 때문에 얼굴 한번 보기가 힘든 인물!그런 그들이 S시를 방문했다니 어떻게든 연이 닿지 않을까 싶어 모인 이들이 대부분이었다.가장 앞에 선 소지성과 이한승이 감격에 찬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손강수 신의님, 하시윤 신의님, 이나희 신의님. 저희 S시를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하지만 소지성의 인사 따위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세 사람은 초조한 얼굴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우우웅!그리고 그 순간, 군용 지프차 세 대가 총알처럼 달려오더니 군복 차림의 용육, 용칠, 용팔이 각기 차에서 내렸다.시장이니 재계 1위 그룹 회장이니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모습에 덩그러니 남겨진 사람들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시장님,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입니까? 신의님들이 이렇게 떠나시다뇨. 방금 전 그 군인들은 뭡니까?”시의원 송호문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소지성 시장 역시 잔뜩 굳은 표정이다.군 장교 출신인 그는 방금 전 세 군인의 차림새를 다시 되새겨 보았다.‘북양구 파용군 소속이 왜 여기에.’“어서 사람들을 보내 저들의 움직임을 주시하세요. 단, 저들이 하는 짓을 막아선 안 됩니다. 그저 상황 보고만 하시면 되는 거예요.”소지성이 송호문에게 말했다.고개를 끄덕인 송호문이 부랴부랴 자리를 뜨려는 소지성에게 물었다.“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어딜 이렇게 급하게 가시는 거예요?”“장군님한테 가봐야겠습니다. 뭔가 큰일이 날 것 같아요.”이 말을 마지막으로 소지성은 빠르게 차에 올라탔다.한편, 파용군 비밀 임무 수행
“사령관님, 이제 저흰 어떡하죠? 파용군이 S시에 나타나면 상황이 복잡해질지도 모릅니다. 기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고요.”홍진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한편, 무슨 생각을 하는지 미간을 찌푸린 채 한참을 침묵하던 서효양이 말했다.“어서 원로님들에게 이 사실을 아려. 그리고 참모장 자네는 직접 S시로 가봐. 최대한 빨리!”스크린을 통해 파용군의 위치를 다시 확인한 서효양이 또다시 명령을 내렸다.“S시 시장 연결해. 앞으로 30분마다 S시의 상황을 보고한다. 한민학 군단장더러 직접 움직이라고 해. 이번 일 제대로 못해내면 다들 옷 벗을 각오해야 할 거야!”퍽!분노에 찬 서효양의 펀치와 함께 의자가 산산조각 났다.한편,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S시는 거센 폭풍을 앞둔 바다처럼 기이한 고요함을 풍기고 있다.S시 교외의 한 별장.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기댄 한지훈의 얼굴이 보인다.극도의 흥분과 분노로 인해 과거 전투에서 입은 내상이 다시 도져 피까지 토하며 쓰러진 한지훈이었지만 3대 신의인 손강수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사령관님, 더 이렇게 흥분하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다음에 또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제가 아니라 정말 화타님께서 환생하신다 해도 사령관님을 구할 수 없을 겁니다.”이미 환갑을 넘긴 손강수가 금색 침을 집어넣으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고맙습니다.”아직 무리를 하면 안 된다는 손강수의 말에도 한지훈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제 딸... 우리 고운이는 어떻습니까?”“걱정하지 마십시오. 다른 두 분께서 치료를 하고 계시니 아가씨께서도 무사히 깨어나실 겁니다.”손강수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그의 말에도 안심이 되지 않는 듯 한지훈은 비틀거리며 침대에서 일어섰다.터벅터벅.한고운이 누워있는 방 앞에 도착한 한지훈은 혹시나 아이가 깨어날까 훨씬 더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곱게 잠든 한고운을 보니 마음이 놓이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 물었다.“우리 고운이 괜찮은 거
송호문의 분노에 조명한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병원에서 신고를 받고 밤새 CCTV까지 뒤져가며 용의자들 위치를 파악했다.사망자가 워낙 많은 큰 사건이다 보니 이번 일만 깔끔하게 해결하면 특진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그런데... 칭찬은커녕 불호령이라니.‘게다가 왜... 오히려 저 남자를 두려워하는 것 같은 눈치지?’“청장님, 저희 용의자 체포하러 온 겁니다. 전체 철수라뇨. 그게 지금 말이됩니까? 저 자식들 7명이나 죽인 흉악범들입니다!”송호문의 말에 반박하며 조명한은 한지훈 일행을 힐끗 바라보았다.‘방금 전, 내가 느꼈던 건 분명히 살기였어. 청장님이 중간에 끼어들지 않으셨다면 정말 총격전이 벌어졌을지도 몰라!’“조명한, 너 미쳤어? 네가 뭔데 나대! 너만 경찰이야? 너만 경찰이냐고! 좋게 말할 때 당장 철수해, 알겠어?”송호문은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시장님 특별 지시란 말이다, 이 자식아! 너나, 나나 자리 보전하고 싶으면 제발 내가 시키는대로 하라고!’비록 송호문 본인도 한지훈의 진짜 정체는 물론, S시까지 온 이유를 알지 못했으나 소지성 시장을 그렇게까지 벌벌 떨게 만들 사람이라면 결코 그가 상대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납작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죄송합니다.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나 보군요. 정의감에 심취한 경찰이 일으킨 해프닝 정도로 생각해 주십시오.”송호문은 최대한 친절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려 애를 썼지만 한지훈의 차가운 얼굴에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다리마저 후들후들 떨려오기 시작했다.정말 강제 진압이 진행되기 전에 달려왔으니 망정이지 단 몇 초라도 늦었더라면 조명한을 비롯한 경찰특공대 팀 전체가 전멸했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며 두려움은 점점 더 몸집을 키워나갔다.이때 한지훈 대신 용일이 앞으로 한발 나서며 비아냥거렸다.“하, 일개 경찰특공대가 이런 짓을 벌여요? 정말 미치신 겁니까?”분명 존댓말이지만 단어 하나하나 사이에 박혀있는
진국화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잠시 생각하더니 일어서서 말했다.“보아하니, 내 이 늙은 얼굴로 운을 한 번 더 시험해 보는 수밖에 없겠군. 두 사람, 날 따라오거라!”말을 마친 후 진국화는 두 형제를 차갑게 노려보고 일어나 집사에게 차를 대기시키라고 지시했다.그는 강우연 이 계집을 직접 만날 생각이었다!진국화는 강중의 기성세대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초연했고, 진씨 가문의 사업이 큰 것 때문만이 아닌 진국화가 강중 부근의 3대 종문과 매우 깊은 우정을 맺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당시 무종의 종주가 곤궁해졌을 때 진국화의 두터운 은혜를 입어 목숨을 건졌고, 현재 천우종의 장교가 어려웠을 때 그에게 도움을 준 사람 또한 진국화였다.나중에, 그자가 천우종의 장교가 된 후에도 그는 진국화의 은혜를 기억했다.그뿐만 아니라, 강중 부근 가장 큰 종문인 청봉문의 문주도 진국화와 피를 나눈 형제였다!그러니 진국화가 비록 막후에 물러앉아도 강중에서 감히 그에게 대들 수 있는 자는 없었다!이번에도 노인은 늙은 티를 내며 경륜을 뽐내고, 자신의 연줄로 강우연을 제압하려는 것이다.다른 사람이 어떻든 진씨 가문은 신경 쓰지 않았고, 그들은 절대 한 푼도 내놓지 않을 것이다!진국화는 머리를 쳐들고 성큼성큼 진씨 가문 별장에서 걸어 나왔다.그 기세는 강우연을 찾아가서 얘기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공개적으로 죄를 묻겠다는 의지가 보였다.진 씨 어르신을 등에 업은 두 형제의 태도도 곧장 바뀌었고, 가슴이 꼿꼿해지며 걸음걸이도 한층 당당해졌다!지난 며칠 동안 강중에는 실제로 우연 그룹에 사업을 매각한 거물들이 많았다.그러나 이들 사업 중 상당수는 제약 분야와 관련이 없었고, 강우연은 이를 관리할 에너지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나계홍 및 다른 사람들과 이 사업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 중이었다.만약 사업을 판다면, 누가 이렇게 큰 가업을 물려받을 만한 돈이 있겠는가?!게다가 자영업을 하는 경우 다른 분야에 대해 많이 알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이에 대한 고민으로,
노인은 이 말을 하며 주먹을 꽉 쥐었고, 그가 손에 쥐고 있던 단단한 호두 두 알이 악력에 의해 으스러져 버렸다! 이때, 정 씨 어르신이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문주님, 오늘 밤 천자각으로 가시겠습니까?”노인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대답했다.“오늘 밤은 아직 때가 이르다, 또 다른 충격적인 소식이 용경에 전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네!”가면을 쓴 노인이 천천히 일어나며 말했고, 그의 기세는 매우 위엄 있었다! 그에게서 제왕의 기운이 느껴지며, 낙 씨는 즉시 노인에게 최근에 있었던 일을 모두 얘기했다. 그러자 노인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사실 강만용과 다른 사람들을 죽이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고,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더 이상 자네 탓을 하지 않겠네. 하지만 3일 뒤 거사를 치를 때, 자네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거야! 성패가 바로 이 한 번의 행동에 달려 있어!”“예, 알겠습니다!”낙 씨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노인이 그에게 살짝 손을 흔드는 것을 보고 낙 씨는 일어나 문 밖으로 물러났다.정 씨 어르신은 다시 오랫동안 노인과 비밀리에 의논한 끝에 낙 씨를 데리고 그곳에서 빠져나왔다. 같은 시각, 강중의 모 별장.한 노인과 두 명의 중년 남성이 함께 앉아 있었고, 그들 앞에는 우연 그룹이 보낸 통지서가 놓여 있었다! “강우연 이 계집은 눈에 뵈는 게 없나 보군! 감히 우리 진 씨 가문에게 3일 안에 모든 재산을 내놓으라고 제안하다니!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딴 통지를 한단 말이오!”한 중년 남성이 탁자를 내리치며 소리쳤다.“원씨 가문에서는 소식이 있는가?”노인은 중년 남자를 힐끗 쳐다보더니 그의 분노를 무시한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버지, 원씨 가문은 진작에 도망쳤습니다. 저희의 생사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게다가 원상용 그 개자식은 떠날 때조차도 우리에게 잔인한 말을 하고 갔다고요!”또 다른 중년 남자가 달갑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이 노인은 강중의 3대 의약 그룹 중 하나인 진 씨 그룹의 회장인 진국
“정 씨 어르신!”낙 씨는 서둘러 정 씨 어르신에게 인사를 하며 의자를 그의 앞으로 가져다 놓았다. 정 씨 어르신은 어두운 얼굴로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문주께서는 원래 3일 후에 용경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었소.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지, 당신은 오늘 밤 나와 함께 문주를 맞이해야 할 거요!”낙 씨는 이 말을 듣자 미간을 찌푸렸다, 이건 너무 조급한 것 아닌가?지금 용경 안은 모든 것이 준비되지 않았고, 자신이 위수군의 장군과 자세히 얘기를 나누기도 전에 문주가 예정보다 일찍 용경으로 오다니!“정 씨 어르신, 문주님의 뜻은 당장 손을 쓰시겠다는 겁니까?”낙 씨가 묻자, 정 씨 어르신은 차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는 불의에 허를 찔러 공격하려는 의도였다! 그 누구도 평화로운 상황에서 누군가 천자각에 들어와 국왕을 강제로 퇴위시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묘수이기도 하고, 위험한 행동이기도 했다. “왜 그러지, 두려운 건가?!”정 씨 어르신은 고개를 들어 낙 씨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직도 자네의 국사 자리가 아까운 것인가?!”그러자 낙 씨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정 씨어르신, 저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국사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저는 단지 무종과 전쟁부 쪽에 저희 사람이 없을까 봐 걱정입니다.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하지 않습니까!”“한 번 거사하면 더 이상 물러날 수 없습니다. 그러니…”“무종이든 종실이든, 문주를 만나면 모두 머리를 숙이고 복종해야 할 거요! 그러니 이는 걱정할 필요가 없소.”정 씨 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고, 낙 씨는 거듭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옆자리에 앉았다.시간은 계속해서 흘렀고, 늦은 밤이 되어서야 정 씨 어르신은 천천히 일어났다.낙 씨도 그를 따라 문밖으로 걸어갔다. “내 차를 타고 같이 가지!”정 씨 어르신이 문 앞에 있는 검은색 차를 가리키며 말하자, 낙 씨는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고개
같은 시각, 용경 전쟁부 열 장로가 다시 국왕의 밀실에 모였다. 새 국왕이 즉위한 이래 전쟁부의 열 장로가 모두 이곳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국왕 폐하, 이전의 파용군이 전체적으로 개편되어 현재 5만 명 미만의 파용군만이 여전히 북양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방 여러 나라들은 이미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어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그중 백발의 노인이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새로운 국왕이 즉위한 이후 일어나서는 안 될 일들이 많이 일어났고, 국왕은 어디에나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국경과 군대만은 혼란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주요 전역구의 실권은 줄곧 전쟁부 열 장로의 손에 장악되어 왔다. 비록 용각은 이미 낙 씨의 통제 속에 있었지만, 실제로 용각은 강만용 등이 떠난 이후 실권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비밀리에 파용군을 포섭해 이전의 사령관에게 넘기고 북양으로 잠입하시오. 만약 열국이 국경을 침략하지 않으면 모두 안전할 테지만, 누군가 감히 우리 국경을 침범한다면 그들을 모조리 죽여야 할 것이오!”국왕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때 국왕의 몸에는 은은한 금빛 광채가 드리워져 있었는데, 이는 국운의 징조이자 국왕의 위엄이었다! 그러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며 말했다. “예! 하지만, 용경 위수군은…”“이 일은 자네들이 신경 쓸 필요 없소. 난 이미 계획이 있고, 용국을 배신하는 자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오. 지금은 특정 세력을 완전히 근절해야 하기 때문에, 큰 움직임을 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소!”국왕은 위엄 있는 표정으로 말했고, 전쟁부의 열 장로는 국왕의 말에 하나둘씩 고개를 끄덕였다.국경을 지키고, 시대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현재로서는 그들이 하는 최선의 선택이다!전쟁부 열 장로가 물러난 후, 국왕은 6대 국로와 무종 장로, 종묘 장로들을 위해 몇 가지 준비를 했다. 낙 씨 어르신과 그 배후의 세력에 앞에서 국왕은 단번에 그들을 소멸시킬 수 있었지만, 종실과 천자각, 용각의 안위
“용왕님, 낙 씨의 집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저희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그자의 집에는 오성 용수 이상의 고수만 해도 열 명 남짓 있습니다!”“그리고 제 생각에는, 천왕계 고수들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그러니 낙 씨의 식구를 포섭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고, 이런 실력의 고수들은 돈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다. 그들은 원하는 만큼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고, 돈 외에도 그들이 낙 씨 어르신을 배신하도록 하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 “그렇다면 24시간 내내 그의 전화를 도청해서 무슨 일이 있으면 즉시 나에게 보고하도록 하라!”한지훈이 낮은 목소리로 명령했다.감청이 불가능하니, 비상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고 전파를 통해 휴대전화를 도청하는 데 드는 인력과 물적 자원의 소모는 매우 컸지만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용국의 안위를 위해서라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예, 오늘 밤부터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밤낮으로 감시하겠습니다!”용월이 대답했다. “다른 전역구는 어떤 움직임이 있지?”한지훈은 뒷짐을 진 채 서성거리며 물었다. 그가 가장 걱정하는 것이 바로 낙 씨가 전역구의 병력을 동원해 불시에 용경을 포위하는 것이었다. 이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일단 몇 개의 전역구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국을 비롯한 5개국이 군대를 동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북양에도 몇 가지 이상이 있었는데,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연기와 먼지가 뿜어져 나오는 걸 자주 목격했습니다!”잠시 생각한 후 용월은 한지훈에게 보고했다.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연기와 먼지가 나오다니?“장갑 부대!”이것밖에는 설명이 안 됐다! 다시 말해 북쪽의 웅국은 이미 많은 수의 장갑 부대를 동원해 북양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너무 우연처럼 보였기에 사실이라고 믿기도 힘들었다! “이국 해군의 최근 열흘 이내의 모든 동향 보고를 가져와 보아라!”한지훈은 문득 뒤를 돌아보며 용월에게 분부했다.
국왕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한지훈은 홀로 헬기에 올라탔다. 이번에는 신룡전이 모두 파견되어 낙 씨 어르신의 배후 세력을 소탕할 예정이었다! 따라서 한지훈은 직접 신룡전의 본부로 향해 자세한 계획을 세워야 했고, 용운은 국왕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용경에 남겨졌다. 이로써, 양측의 최후의 결전이 본격적인 서막의 문을 열었다! 같은 시각, 낙 씨 어르신은 여전히 정 씨 어르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 뒤에, 정 씨 어르신은 밀실에서 나와 어두운 안색으로 낙 씨 어르신을 힐끗 바라보더니 말했다. “문주께서 미리 움직이려 하는데, 당신이 수하의 위수군이 큰 임무를 맡을 수 있겠소?”정 씨 어르신의 질문을 들은 낙 씨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거듭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합니다, 위수군은 이미 저의 통제하에 있으니 문주님을 위해 희생을 무릅쓰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그러자 정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3일 후, 문주께서 직접 용경으로 갈 테니 그때 조회에서 국왕을 퇴위시키려 하오!”낙 씨가 이 말을 들었을 때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렇게 빨리 퇴위를 시킨다니?!“정 씨 어르신… 하지만 3일은 너무 짧은 것 아닙니까?!”낙 씨가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그러면 국왕과 한지훈이 우리를 알아낼 때까지 기다렸다가 손을 쓰라는 말이오? 대군이 압박하고 있으니, 자네는 말할 것도 없고 나라고 하더라도 회생시킬 방법은 없소! 지금 그들에게 손을 쓰지 않으면 우리에겐 기회가 없을 것이오!”정 씨 어르신은 말을 마친 뒤 낙 씨를 매섭게 노려보더니, 소매를 뿌리치고는 분개한 채로 자리를 떴다. 낙 씨는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고 속으로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안뜰을 나섰다.한편, 한지훈이 타고 있던 헬기도 강중에서 수백 마일 떨어진 갚은 산속으로 향하고 있었다. 숲속에서 위장 전투복을 입은 몇몇 젊은 남자들이 멀리서 망원경으로 헬기 조종석에 앉은 한지훈을 발견했다. “어서 용존에게 보고하라, 용왕
이 세 아이가 바로 강 씨 어르신과 신 씨 어르신이 한지훈에게 맡긴 두 가문의 후손이었다. “국왕 폐하, 비록 낙 씨 어르신의 정체를 밝혀내고 그의 배후를 잡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긴 하지만, 이 아이들은 모두 무고합니다. 게다가 원로들의 대를 완전히 끊어버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한지훈은 난처한 표정으로 세 아이를 바라보았다.용국 전체를 보면 이 아이들을 천자각으로 데려가는 것이 가장 안전했고, 이전에 한지훈은 강만용과 신한국 두 원로 및 그들의 가족을 모두 강중으로 데려갈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는 아니었고, 강중이 폭발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아이들을 그곳에 남겨두고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두 원로들을 마주할 수 있겠는가? 국왕은 세 아이를 힐끗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강 씨 어르신과 신 씨 어르신의 손자들인가?”“맞습니다. 제가 오기 전에 이미 장문로라는 사람을 제거했고, 또 한 사람은 몇 년 동안 실종되어 그의 가족조차도 그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허연생이라는 사람입니다!”이것이 한지훈이 오늘 이곳에 온 진짜 이유이다. “그래, 짐도 알다시피 허연생은 실종된 지 몇 년이 지났지. 그자가 죽은 것은 아닌가?”국왕은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는 허연생이라는 사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짐작하지 못한 것이 아닌, 한지훈의 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저는 어렴풋이 낙 씨 어르신의 배후에 매우 신비로운 세력이 있다는 걸 느낍니다. 적지 않은 무종 사람들이 모두 이 세력 중 하나이지요! 게다가 낙 씨 어르신 배후에 있는 이 사람은 매우 면밀히 조사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한지훈은 턱을 만지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고, 국왕은 이 말을 듣자 방금 전 명단을 한지훈에게 건네주었다. 한지훈은 명단을 건네받아 한 번 훑어보았고, 위에는 이름만 있을 뿐 그들의 경지는 나와 있지 않았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자, 그들은 모두 적어도 천왕계 강자일 것
한편 그 시각, 작은 정원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숲에서는 몇 명의 젊은 남자들이 조용히 밀림 속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뒤이어 그들은 산길을 따라 용경으로 돌아와 바로 천자각으로 향했다. 국왕이 한창 정무를 처리하고 있을 무렵, 갑자기 한 궁인이 재빠른 걸음으로 천자각으로 들어와 국왕의 귓가에 속삭였다. “뭐라고? 당장 들여보내!”이내 국왕은 손에 든 서류를 전부 내려놓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들 모두 물러가. 지금부터는 나의 분부 없이는 누구도 감히 제멋대로 이곳에 들어오지 마. 내 명령을 어기고 들어오려는 자들은, 총살해도 상관없어!”“네!”곧바로 양쪽에 서있던 궁인들과 시녀들은 일제히 천자각에서 물러섰다. 뒤이어 한 젊은 남자가 국왕의 앞으로 끌려오게 됐다. 천자각 대문이 굳게 닫히고 나서야 국왕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상황이 어때?”“제가 알아본 데에 따르면, 용경 교외에 정원이 하나 있더군요. 낙 선생은 그 정원에 들어간 후로 오랫동안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 그의 몸에 도청기를 하나 설치해 놨습니다!” “뭐 들은 거라도 있어?”국왕은 조용히 물었다. “폐하, 낙 선생이 한 조직과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어떤 계획에 대해서 의논하는 건 듣긴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으로선 섣불리 추측하기는 어렵지만, 하나 확실한 얘기는 들었습니다!”젊은 남자는 낮은 목소리로 보고했다. “그게 뭔데?”“조직의 한 사람이 언급했던 것 같은데, 허연생의 신분이 매우 특수하다고 합니다. 그의 죽음으로 인해 그들의 계획이 앞당겨질 것 같다고도 했고요! 다른 건 몰라도, 이번 일은 분명리 허연생이라는 이 사람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건 확실합니다!”“게다가 허연생은 바로 한지훈의 손에서 죽게 됐습니다!”이내 젊은 남자는 정리된 서류 한 부를 꺼내 건네주었다. 국왕은 서류 내용을 확인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위에 적힌 내용은 바로 낙 선생과 한 낯선 사람의 대화 내용이었다.
곧이어 한 노인이 안에서 걸어 나와 정원 문을 활짝 열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확인하고 나서야 낙 선생을 정원 안으로 모셨다. “지금 당장 날 정로한테로 모셔!”낙 선생은 다급한 어조로 본론을 꺼냈다. “네, 저를 따라오시죠. 정로께서는 마당 뒤편에서 차를 마시고 계십니다!”이내 노인은 낙 선생을 데리고 뒤뜰로 향했다. 그의 말대로, 한 백발의 노인이 정자 앞에서 한가롭게 차를 음미하고 있었다. 그는 손에 고서 한 권을 든 채 차를 마시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정로님! 큰일 났어요!”낙 선생은 자신이 그토록 찾던 노인을 만나자마자 황급히 앞으로 달려가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무슨 일이야? 왜 너답지 않게 이렇게까지 당황한 건데? 설마 신군이 뭔가 눈치라도 챈 거야?”정로는 침착한 표정으로 낙 선생을 쳐다보았다. “아니요, 신군 때문은 아닙니다. 사실 그저께, 저는 정로님의 뜻에 따라 강만용을 제거하자고 국왕을 설득해 봤습니다. 그런데 국왕이 약간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고는, 저더러 강만용의 고택으로 사람을 보내 상황을 알아보라고 했었습니다!”그 말을 들은 정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쉽지 않을 거라 예상했어. 어찌 됐든 강만용은 용각의 각인이었기에 네가 단 한두 마디로 그들을 단번에 사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 건 아니야!”“하지만 그렇게까지 당황할 필요는 없어. 계획한 대로만 천천히 실행하면 돼. 어차피 그 늙은이들, 오래 살지도 못할 거야!”하지만 낙 선생은 여전히 난감한 안색을 보였다. “정로님, 사실 그게 아니라... 제가 만일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허연생과 장문로를 파견하여, 만약 한지훈이 나타나게 되면 한지훈도 처단하라고 명령했었습니다.”“그런데...”“그런데 뭐?”정로는 허연생의 이름을 듣고는 순간 얼굴색이 변했다. “그런데... 허연생은 한지훈의 손에 죽게 되었고, 게다가 장문로의 시체는 지금 찾을 수도 없습니다!”큰 자책감이 든 낙 선생은 급히 고개를 숙였다. ‘뭐라고?’ 예상치 못한 소식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