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다들 한지훈이 총에 맞아 쓰러졌다고 확신하고 있을 무렵, 그들을 충격에 빠뜨린 장면이 펼쳐졌다. 쏜살같이 회전하며 발사되던 그 저격 총알은, 뜻밖에도 갑자기 잉잉하는 소리를 내더니 순간 공중에 멈추게 되었다. 그렇게 한지훈의 앞에는 마치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 것처럼 그 총알을 가로막았다. “뭐야...”볼캡 또한 눈앞의 이 장면을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지금 영화를 보고 있는 건가?’ “너... 너 오성 용수뿐만이 아니었어!”용병들은 그제야 문득 깨달았다. 한지훈은 그저 평범한 사령관의 실력이 아니라는 것을. 이것은 천왕만이 가질 수 있는 실력이었다. 놀랍게도 신룡전의 용왕은, 진작에 오성을 뛰어넘은 것이었다. “한참 된 일이야.”한지훈은 가소롭다는 듯이 차갑게 말했다. 바로 그때, “쾅!”한지훈이 가볍게 손을 흔들자 그 총알은 순식간에 아주 빠른 속도로 거꾸로 발사되었다. “젠장!”이내 볼캡은 욕설을 내뱉더니, 순식간에 몸을 한쪽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총알의 속도에 비해 그의 동작은 너무 느려, 결국 총알은 그의 어깨를 뚫고 지나갔다. “아악!”엄청난 고통에 볼캡은 비명을 질렀고, 곧바로 자신의 어깨를 붙잡고는 그대로 쓰러졌다. “꼴깍...”한지훈을 에워싼 채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남은 용병들은 크게 놀라 일제히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지금 이 순간, 그들은 자신들이 한지훈을 포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한지훈한테 포위당한 기분이 들었다. “당황하지 마! 우리가 인원이 더 많은데 저 놈 한 명을 못 잡겠어?”콧수염을 한 용병의 말이 떨어지기와 바쁘게, 웬 심상치 않은 기운이 그의 뒤통수를 덮쳤다. 용병들이 상황을 채 파악하기도 전에, 한지훈은 어느새 오릉군 가시를 꺼내 들고는 던졌다. 다만 그는 이번에는 습격을 시도해 볼 생각이었다. 그리하여 오릉군을 들고는 소리 없이 콧수염 용병의 등 뒤로 다가가 순식간에 그의 뒤통수를 덮친 것이었다. “쿡!”둔탁한 소리와 함께, 오릉군
한지훈은 눈썹을 찌푸린 채 놈을 바라보았다. “제발... 죽이지는 말아 줘. 내가...”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은 냅다 그의 뺨을 때렸고 결국 놈은 찍 소리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죽게 됐다. 한편 볼캡은 여전히 땅에서 뒹굴고 있었다. 어느새 분위기가 조용해지게 되자, 깜짝 놀란 그는 급히 머리를 돌려 주위를 훑어보았다. 온 땅바닥에 널린 동료들의 시체를 발견한 그는 순간 동공이 움츠러들었다. “아악...”하지만 그가 고함을 지르기도 전, 한지훈은 직접 발을 들어 그의 머리를 밟았다. “여태 무고한 사람들 죽이면서 기분이 좋았지? 근데, 네가 이렇게 허무하게 죽임을 당할 거라고는 생각해 봤어?”한지훈은 그간의 울분을 담아 더욱 힘껏 그를 밟았다. “팍!”결국 볼캡 역시 그 자리에서 머리가 터져버린 채 처참하게 죽어버렸다. 곧이어 한지훈은 옆에 놓인 휘발유 한 통을 들고는 그 시체에 뿌렸고, 이내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시체에 던졌다. “쾅!”활활 타오르는 큰 불은 순식간에 하늘로 치솟았다. 그제야 한지훈은 여유롭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고개를 숙여 시계를 확인하니 시간은 어느새 저녁 9시 반이 되었다. 생각보다 늦어진 시간에 그는 바로 휴대폰을 꺼내 강우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죄송합니다만, 고객님이 전화하신 번호는 잠시 부재중입니다...”‘어라?’ 부재중이라는 소식에 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사실 방금 전, 강우연은 주선 빌딩으로 향하기 전에 한지훈에게 짧은 메시지를 보냈었다. 그리하여 한지훈은, 강우연이 이국호와 함께 주선 빌딩 502호 룸에서 비즈니스 회의를 열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었다. ‘대체 어떤 사업에 대해 얘기를 나누길래 전화도 못 받는 거야?’ 한지훈은 내심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는 급히 계단으로 뛰어내려 재빠르게 주선 빌딩으로 향했다. 한편 그 시각, 이국호와 동방염은 강우연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 하지만 강우연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필경 그녀는 지금 임신을 한 상황이었기
동방염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눈빛으로 강우연을 바라보았다. “강 회장님, 혹시 지금 저희 동방 가문을 모욕하시는 건가요?”‘동방 가문?’ 강우연은 왠지 모르게 이 네 글자가 낯설지가 않았다. ‘어?’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이름들이 스쳐 지나갔다. 비록 이 사람들의 정체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적어도 이들 모두 자신의 남편의 적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동방 선생! 오늘 회담은 아주 즐거웠습니다. 저는 따로 약속이 있어서 이만 먼저 가볼게요!”강우연은 어쩌면 자신이 이미 상대방의 올가미에 걸려들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내심 깨닫게 되었다. 곧이어 강우연이 벌떡 일어나 자리를 뜨려고 하자, 동방염은 갑자기 앞으로 나와 손을 뻗어 강우연의 어깨를 붙잡았다. “어디 가려고? 당신 오늘 아무 데도 못 가!” 강우연은 어떻게든 이곳에서 탈출하고 싶었지만, 임신을 한 지금 이 상황에서 일반인과 다를 바가 없었던 그녀는 어떻게 동양염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머리를 굴렸다.“꽉!”이내 동방염은 손을 뻗어 강우연의 어깨를 움켜쥐고는 강제로 그녀를 자리에 앉혔다. “동방 선생, 그게 대체 무슨 말이에요?”상황을 눈치챈 이국호는 허세 가득한 표정으로,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좋은 사람의 행세를 하였다. “저리 꺼져!”결국 동방염은 이제껏 보여주던 가식적인 모습을 떨쳐내고는 험상궂게 욕설을 퍼부었다. 곧이어 그는 이국호의 뺨을 때려 그를 땅바닥에 넘어뜨렸고, 결국 이국호는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강우연은 내심 크게 놀랐다. ‘설마 이국호도 이 상황을 알지 못했던 거야?’ 사실 이 모든 것은 동양염이 혼자 설계한 일이었다. 만약 강우연에게 들키게 되거나 강우연이 고집이라도 부리게 된다면, 그녀를 압박하기 위해서 동방염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국호와 함께 판을 짰었다. 다만 이국호는 동방염이 자신에게도 손을 댈 줄은 몰랐다. 동방염은 결코 아마추어가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무종에서 자라난 그는 고작 20
동방염은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생존 욕망으로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지만, 오릉군가시 앞에서 그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푸!”바로 그때, 오릉군 가시는 눈부신 빛을 뿜어내며 동방염의 왼쪽 어깨를 찔렀다. 크게 놀란 동방염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고, 오릉군에 의해 강하게 찔린 어깨는 엄청난 피를 뿜어내고 있었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어깨 통증에, 동방염은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그가 비명을 지를수록, 통증은 더욱 깊어져만 갔다. 철컥! 그 순간, 웬 부드러운 물체가 땅에 떨어졌다. 이내 동방염이 고개를 숙이고 확인해 보니, 새빨간 핏물이 그의 시선을 가렸다. 그러고는 충격적이게도, 양복으로 감싸진 한 팔이 땅에 널브러져 있었다. ‘어? 누구의 팔이 빠진 거지? 잠깐만... 팔이라고?’ “아악!”바로 그때, 동방염의 어깨에서는 갑자기 찢어지는 통증이 전해졌다. 돼지 멱따는 듯한 우렁찬 비명과 함께, 동방염은 털썩 소리를 내고는 땅에 넘어져 그 자리에서 뒹굴기 시작했다. 한지훈은 한 손으로 강우연의 눈을 막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허공에서 머물고 있던 오릉군 가시를 다시 거두었다. “일단 네 목숨만은 남겨둘게!”“우린 이만 가자!”곧이어 한지훈은 강우연을 부축하고는 재빠른 걸음으로 주선 빌딩 밖으로 걸어갔고, 동방염은 여전히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그 자리에 남아 뒹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방 가문 사람들이 도착하여 동방염을 구하려고 했지만 그는 일찍이 출혈이 너무 많아 기절한 상태였다. 한지훈 일행은 주선 빌딩을 나서자마자 택시 한 대를 잡고는 자리를 떠났다. 우선 운전기사에게 주소를 얘기한 후, 한지훈은 바로 강우연을 품에 안았다. “다음부터는 외출할 때 더더욱 조심해. 너 지금 임신한 상황이잖아. 다른 일반인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강우연은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녀 또한 이국호가 자신에게 소개한 사람이 뜻밖에도 짐승만도 못한 동방염이라는 사람일 줄은 몰랐다! 별장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한지훈은 “천생서문”을 한쪽으로 거두어놓고는 손을 뻗어 강우연을 자신의 품에 안았다. ...... 한편 용경에서는, 어깨에 세 개의 별을 단 한 장군이 빠른 걸음으로 천자각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멈춰! 그 누구도 천자각으로 들어오는 건 금지야!”이때 천자각을 지키는 병사 두 명이 앞으로 나와 장군을 가로막았다. “전보를 전하러 왔어. 지금 그 무엇보다도 급한 전보야, 한시도 늦출 수 없다고! 만약 이러다가 큰일을 그르치게 된다면 너희가 감당할 수 있어?”이내 장군은 손을 뻗어 두 명의 병사를 밀어내고는 다시 빠른 걸음으로 천자각 방향으로 달려갔다. “전보를 전하러 왔습니다!”그 장군은 천자각의 방문을 열자마자 손에 든 전보를 흔들었고, 마침 책을 읽고 있던 국왕의 앞으로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다. “뭐야?”그러자 국왕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 장군을 바라보았다. “천자각 규정을 몰라? 뭘 이렇게 허둥지둥 달려오고 그래?”“폐하! 북양의 군보를 전하러 왔습니다!” 곧바로 장군은 쿵 하고 국왕 앞에 무릎을 꿇었고, 이내 두 손으로 전보를 건넸다. 그러자 낙로가 앞으로 나아가, 대신 군보를 건네받고는 내용을 확인하였다. 그는 전보를 확인하자마자 저도 모르게 숨을 깊이 들이마셨고, 급히 전보를 국왕 앞에 건네주며 말했다. “폐하, 군정이 심상치 않습니다!”그 말을 들은 국왕은 순간 표정이 어두워진 채 군보를 한 번 읽었다. 곧이어 그 또한 마찬가지로 깜짝 놀라 이마에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역시나 유청이 전에 보고한 그대로, 5개국 연합군의 훈련은 단지 용국을 공격할 돌파구를 찾으려는 목적이었다. 그리하여 유청의 명령에 따라, 이미 20여만 명의 파룡군은 진을 치고 대기하면서 변 경 지대를 사수하고 있었다. 그러나 5개국 연합군이 뜻밖에도 또 다른 수를 써서, 동시에 7명의 오성 용수를 파견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 결과, 용일부터 용팔까지 잇달아 중상을 입게 되었다. 심지어 유청 또한 중상을 입고는 혼수상태에
낙로의 명령과 함께, 이내 8명의 호위병들이 일제히 달려와 한쪽 무릎을 꿇고는 소리쳤다.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저 자식 당장 끌어내서...”“그만해!”낙로의 말이 끝나기도 전, 국왕은 갑자기 그의 말을 끊었다. “조정옥의 말도 일리가 있어. 만약 정말 그들이 계획하고 짠 판이라면, 지금 용일이 중상을 입은 건 자해를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잖아. 자고로 이전부터 한지훈은, 북양에서 있는 내내 용일뿐만 아니라 자신의 부하들을 매우 아꼈어.” “그런 그가 우리한테 복수를 하려고, 용일의 목숨으로 카드로 바치지는 않을 거야!”이내 국왕은 조정옥을 향해 손을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방금 땅에 떨어진 전보를 주시하며 말했다. “북양 대군이 적군에 의해 포위된 상황에 누가 감히 나설 수가 있겠어. 이럴 때는 내가 직접 나서서 도와주는 게 맞는 것 같아!”“폐하, 차라리 북양 왕을 청하여 다시 부대를 이끌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 북양 20만 파룡군 모두 위태롭게 됩니다! 아무리 그래도 파룡군은 저희 용국에서도 최고 정예 부대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죽게 놔둘 수는 없습니다!”결국 조정옥은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동안 20여만 명의 파룡군이 항상 전방에서 용국을 위해 세운 수많은 공을 떠올리게 되면,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비록 그는 북양에 가 본 적이 없지만, 본인은 북양 왕의 부하도 아니지만, 이대로 파룡군이 전멸되는 건 가만히 볼 수가 없었다. “낙로, 네가 보기에는 한지훈을 다시 소환하는 게 옳은 선택인 것 같아?”국왕은 담담한 눈빛으로 물었다. 그러자 낙로는 차가운 표정으로 조정옥을 노려보고는, 이내 고개를 돌려 국왕을 향해 말했다. “폐하, 넓고 넓은 저희 용국의 땅에서 북양은 고작 한 구역에 불과합니다!”“북양 군을 잃는다고 해서 저희 용국이 이젠 다시는 싸우지 못한다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저는 굳이 이렇게 심각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정세에 따라 전
얼마 지나지 않아, 낙로는 국왕을 대신하여 명령을 전한 뒤 다시 천자각으로 돌아와 국왕에게 보고를 올렸다. 이 시각, 용각도 이미 북양의 형세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마침 오늘 밤 당직을 서고 있던 강만용은 이 전보를 보고는 혼비백산했다. “무관이 함락되었다니... 곧 용국도 크게 흔들릴 텐데!”털썩. 이내 강만용은 멍하니 의자에 주저앉아 갑자기 하얘진 머릿속을 식혔다. 여태 용각을 이끌어온 지 수십 년이 되었지만 지금만큼 이렇게 위급한 적은 없었다. 마찬가지로 크게 놀란 신한국 또한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지금으로서는 더 이상 망설일 필요도 없이, 당장 한지훈을 소환해야 할 것 같았다. “강로, 더 이상 이렇게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어. 북양의 여섯 군데의 요충지가 모두 적의 손에 넘어가게 된 이상, 우리라도 최대한 빨리 국왕을 만나야 돼!”“그래! 지체하지 말고 얼른 국왕을 만나러 가자!”강만용은 말을 마치고는 급히 그 전보를 주워 신한국과 함께 용각 방향으로 달려갔다. 곧이어 두 사람은 천자각 문 앞에 도착했다. “꺼져! 우린 국왕을 만나러 왔어!”강만용은 천자각 문밖을 지키던 두 병사를 밀어내고는 노발대발했다. “군정이 매우 위급한 상황인 거 너희도 잘 알잖아. 지금 이 상황에, 설령 낙로가 나타나더라도 절대 우리를 막을 수는 없어!”그렇게 강만용과 신한국은 바람처럼 재빠른 걸음으로 천자각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들이 들어설 무렵, 조정옥은 고개를 숙인 채 국왕의 앞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탄식하고 있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20여만 명의 파룡군도 뚫어내지 못한 포위를, 10만 명의 위수군에게는 더더욱 희망이 없을 것 같았다. “폐하! 이 전보를 확인하셨나요?”신한국은 곧바로 손에 든 전보를 앞으로 건네며 물었다. “신한국, 아무리 그래도 군신으로서는 예는 좀 갖춰야 하지 않겠어? 용각 4로라고 해도 그렇게 멋대로 굴어서는 안 되지!”낙로는 차가운 눈빛을 띠며 신한국을 주시하고 있었다. “
이내 국왕은 그 전보를 땅에 내팽개치고는 성큼성큼 대전 밖으로 나갔다. “조정옥, 내가 경고하는데 더 이상 한지훈을 위해 나서지 마. 그렇지 않으면 너도 죽을 위기에 처하게 돼!”국왕이 자리를 뜬 후, 낙로는 조정옥에게 다가와 차가운 소리로 위협했다. “너...”“훗. 목숨 부지하고 싶으면 몸 좀 사려!”한마디의 충고를 남긴 뒤, 곧이어 낙로 또한 성큼성큼 대전 밖으로 나섰다. 한편 천자각 뒤뜰의 점성대 앞에서는, 국왕은 손을 뒤에 짊어진 채 주먹을 살짝 쥐고는 고개를 들어 온 하늘의 별들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그의 눈동자에는 어느새 반짝이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제발 저희 북양 병사들을 지켜주십시오!”급기야 국왕은 주먹을 세게 꽉 쥐고는 이까지 악물었다. “무신종, 사대 가문, 약왕파 네 놈들... 내 절대 너희들을 잊지 않으마!”생각할수록 너무나도 답답하고 비통한 마음에, 국왕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무렵, 10만 위수군은 어느새 무장을 한 채 기세등등하게 무관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 중 절대다수는,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미래가 어떠한 것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저 단순히 열병식에 참가하러 가는 줄 알고 있었다. “임 장군, 우린 정말 단순히 무관 열병식에 참가하러 가는 거야?”이때, 어깨에 세 개의 별을 달고 있던 한 장군이 고개를 돌려 뒷줄에 앉아 있는 다른 장군에게 물었다. “노전영! 너 왜 이렇게 단순해? 우리는 폐하의 명령대로 어쩔 수 없이 움직일 뿐이야. 파룡군마저 제대로 힘 한번 쓰지 못하고 온통 큰 부상을 입게 됐잖아. 심지어 유청 부사령관마저 중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지게 됐는데...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 흥!” 임광조는 쓴웃음을 몇 번 지으며 행군하고 있는 자신의 위수군들을 다시 한번 흘깃 보았다. 그는 내심 정말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그럼... 그 말은 즉 우리가 그곳으로 가는 건, 곧 토끼가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거랑 마찬가지인 일이네?”깜짝 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