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미는 고개를 들어 한지훈을 바라보았고, 그토록 강인했던 여인이 한없이 약해진 순간이었다. "나도 알아, 하지만 넌 성공했어. 넌 성공적으로 우리 지원군을 끌고 왔고, 심지어 상대방의 방어선까지 무너뜨렸지.""넌 결코 북양군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았으니, 이번 전투가 끝나면 분명히 상이 있을 거다."한지훈은 계속해서 홍장미를 격려하는 동시에, 속으로는 끊임없이 감탄했다. 자기 곁의 부관이 됐을 때부터 홍장미는 독보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었고, 이번에 이렇게 멋진 판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매우 뜻밖이었다."네..."한지훈의 칭찬을 받자, 홍장미는 매우 기뻐했다. "가자, 돌아가자. 이번에 우리는 십여만 명의 적군을 포로로 잡았으니, 이는 모두 상대방과 협상할 수 있는 카드가 될 거야."포로는 돈으로 되찾을 수 있었고, 높은 가격을 제시해 다른 나라들로부터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게다가 난 상대가 다른 계획이 있다고 생각해. 이번에 그들이 우리와 끝장을 낼 생각이라면 분명히 다음 공격이 있겠지."연합군은 비록 격퇴했지만, 한지훈과 맞서기로 한 이상 다음 공격이 곧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한지훈은 잘 알고 있었다. 한지훈은 상대방의 이런 생각을 완전히 짓밟아 놓아야 안심하고 퇴직할 수 있었다.그들이 막 국경으로 철수했을 때, 한 외교 대사가 갑자기 다가왔다. "뭐 하는 겁니까? 당신들은 아놀드 상장군을 죽였습니다!""이 행동은 다른 나라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것을 의미함을 모르십니까? 외교적 결렬을 바라는 건가요? 정말 전쟁이 나면 당신들이 책임을 질 수 있습니까?"외교 대사가 큰 소리로 꾸짖자 한지훈은 태연하게 그의 넥타이를 잡아당겼고, 주먹을 들어 그의 얼굴을 강타하자 외교 대사는 비틀거리며 땅바닥에 쓰러졌다. "감히, 감히 날 때려?! 당신들과 상대 국가의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 내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모르는 건가?"외교 대사는 놀라고 겁에 질린 것처럼 보였고, 그는 한지훈의 눈에서 분노와 그의 몸에 깃든 살인
"따라서 그들은 분명히 전쟁에서 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거고, 더 많은 병력을 투자할 것이며 우리는 이 방어선 바로 위에 미리 매복을 해야 합니다!"한지훈은 손을 뻗어 지도에 수평선을 그렸고, 이 지역은 삼사자 제국과의 경계선이었으며, 가장 위험한 장소에 상대방이 가장 경계하는 곳이기도 했다. 여기에서 매복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고 상대방의 총구 안에 들어오는 꼴이 될 수 있었다. "모두 건조식품과 각종 장비를 준비하십시오. 우리는 미리 이곳에 매복해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어, 사기를 계속해서 떨어뜨려야 합니다!"이는 승리 확률이 가장 높은 위험 전술이었지만 한지훈은 이 전술을 최대한 활용해야 했고, 이는 병사들이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함을 의미했다. 하지만 위험이 클수록 보상도 커지는 법이니 매복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적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었다. 이러한 대담한 전술을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은 한지훈이 유일할 것이다. 그가 이 전술을 꾸민 이유는 자신의 병사들을 믿었기 때문이고, 그들은 북양군이기에 이 전술을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다른 군대였다면 전쟁터에서 병사들의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할 사령관은 절대 없었을 것이다. "이제 해산합시다. 내일 떠날 테니 푹 쉬도록 하세요."한지훈이 말을 마치자 다른 사람들은 모두 물러나 운동과 휴식을 취하며 내일의 잠복을 준비했다. 한편, 이국의 연합 회의장에는 이미 여러 나라의 장수들이 모여 북양군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논의하고 있었다. 아놀드가 전사한 이후, 어떤 장군도 북양군에 맞서 싸울 엄두를 내지 못했다.그들은 어떤 장군이 감히 팔백여 명의 군사만 거느리고 수십만 명의 병마를 향해 돌진해 적의 장군을 한 번에 죽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를 한지훈은 해낸 것이다. 겨우 800명의 병사와 함께, 그는 아놀드의 진영 근처에 도착했다. 한지훈은 공수 부대와 스키 차량의 협동을 사용해, 먼저 수백 명의 특수 병사를 적군에 낙하산으로 투입해
그들은 모두 북양왕에게 겁을 먹었고, 한지훈의 무서운 얼굴을 생각하면 떨리지 않을 수 없었다.이전에 아놀드에게 30만 명의 병력을 보내 북양군을 포위하고 그들을 죽이도록 명령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이는 필승할 수밖에 없는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뜻밖에도 패배했고 심지어 사령관 아놀드마저 한지훈의 돌격에 참수당했다. "당신의 부하들 중 누구도 한지훈과 전쟁을 벌일 용기가 없습니까? 설마 승리할 마음이 전혀 없는 겁니까?"바텔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들을 바라보았고, 오랜 침묵 끝에 플랜지 제국의 한 장군이 일어서서 말했다."그동안 저희가 조직한 연합군은 북양군을 기습 공격하려고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제는 저희도 설욕하고 싶습니다.""제 휘하에 토르라는 장군이 있는데, 지상 전투 지휘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뇌신인 토르와 같은 이름으로 불립니다.""우리 토르 대장군이 북양왕과 싸울 수 있을 것 같은데, 토르 장군의 생각은 어떻습니까?"그 말이 끝나가던 중, 키가 크고 건장한 사내가 일어서서 모두에게 손을 흔들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저는 토르입니다. 제가 누군지 모르신다면 최근 몇 년 동안 국제 군사 훈련 시뮬레이션에서 상위 10위 안에 든 사람을 보시면 알 수 있을 겁니다."토르는 자신감 있게 단상에 올랐고, 그는 여러 군사 훈련에서 우승한 적이 있기 때문에 그의 얼굴은 다른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았다. 토르가 단상에 오르는 것을 본 사람들은 그를 신뢰할 수 있었다. 적어도 최전선에 좋은 기지를 구축하고, 북양군의 방어선을 수십 미터 뒤로 후퇴시킬 수 있어야 했다. "토르 장군의 용기에 감복하며, 장군께서 북양왕을 물리친 첫 번째 장군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장군의 이름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고, 북양왕을 죽인 대장군 토르로 기억될 겁니다!"바텔은 그를 칭찬하며 끊임없이 격려했다.토르의 자신감을 북돋우고 동시에 다른 장군들에게 그들의 손으로 한지훈을 죽일 기회를 놓쳤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토르는 이때 대형의 중앙에 앉아서 점차 군대를 따라 방어선으로 향하고 있었고, 모든 병력을 동원해 거점을 만들기 시작했다. "후, 이곳은 너무 춥군. 여기에 거점이 없다면 추워서 발을 움직일 수조차 없을 거다."토르는 두 손을 비비며 방어선에 도착했다.이곳에 거점을 세울 수만 있다면 연합군의 승리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연합군은 이곳에서 전방으로 진격할 수 있었고, 그들은 연합군에게 보급품과 쉴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던 토르는 기분이 고양되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꼈고, 참지 못하고 방어선 앞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흥을 돋우려고 바지를 벗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바지를 막 벗었을 때 갑자기 머리에 총알이 박혔다. 그는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순식간에 뒤로 넘어지며 땅바닥에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연합군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그들은 고개를 돌려 사령관이 땅에 쓰러져 저격수의 총에 맞아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저 자식은 바보인가? 화려하게 차려입은 걸 보면 한눈에 장군인 걸 알 수 있는데, 굳이 진두에 서서 바지를 벗고 소변을 보려 하다니. 정말 죽으려고 작정한 사람 같군."홍장미는 저격소총을 치우고, 수비를 위해 전방 진지에 폭탄을 떨어뜨렸다. ‘쾅!’하늘에서 폭발음이 울렸고, 일촉즉발의 순간에 근처에 매복해 있던 북양군은 모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행동은 매우 빨랐고, 폭발음을 듣자마자 즉시 일어나 앞으로 돌진했다.그들은 손에 폭탄을 들고 탱크가 있는 곳에 투척했다. 쾅! 쾅! 순식간에 불길이 치솟았고, 적군의 탱크들은 그대로 폭발하고 말았다! 근처에 있던 로켓포도 쉴 새 없이 발사되어 탱크를 산산조각 냈고, 연합군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후퇴하려 했지만 미리 설치해 놓은 지뢰에 의해 폭파되고 말았고, 방어력이 매우 높은 전차도 한 번에 정확하게 폭발하는 위력을 가졌다. 연합군은 급작스러운 북양군의 공격에 형
두 번의 전투에서 패배한 후, 그들은 더 이상 한지훈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당신들은 먼저 가서 쉬도록 하세요. 지금은 너무 슬퍼할 때가 아니고, 우리 손에는 아직 이 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충분한 카드가 있으니 일단은 쉬도록 하세요."바텔은 약간 피곤한 듯 관자놀이를 문질렀다.이번 전투는 그가 제시한 전략이었고, 결과적으로 그 전략은 실행되자마자 적군에게 깨지며 그를 매우 당황하게 만들었다. "북양왕이 이토록 강력하다고? 마치 신처럼 모든 일을 예측하고, 전투 상황을 이토록 철저하게 통제하다니."바텔의 자신감은 한지훈에 의해 곧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보좌관이 말을 꺼냈다. "저는 이번 일이 누군가 북양왕에게 보고해 미리 준비를 시켰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네 말은, 그들이 미리 정보를 입수했다는 건가? 그러니까, 우리 안에 스파이가 있다고?"바텔이 물었다. "생각해 보십시오. 전에 아놀드가 전장에서 죽었을 때 상대방에게 본거지를 들켜서 그런 겁니다. 만약 누군가 알리지 않았다면 북양군이 어떻게 아놀드의 위치를 파악하고 기습 공격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보좌관의 말에 바텔은 생각할수록 이상했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며 누군가 자신을 배신하고 고의로 정보를 유출한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제 뭘 해야 하지?"바텔이 근심이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 "우선 내부 스파이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군대를 철수할 때입니다! 이것은 이국 핵사곤에서 내려온 새로운 문서인데, 내일 철수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용국 천자각은 이미 오늘 아침 용국 대전이 이틀 후에 열릴 것이라고 공표했습니다! 작전부 총지휘관은 용국 대전의 날에 용국을 공격할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전원 철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바텔은 눈살을 찌푸리며 서류를 흘끗 보았다.결국 그는 어쩔 수 없이 연합군의 다른 장군들에게 알려 철수 계획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그는 용국 대전에 대해서도 자세히
같은 시각,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눈 덮인 산 정상. 흰옷을 입은 두 인물 중, 백발에 붉게 물든 피부를 가진 노인이 설산 정상에 팔짱을 낀 채 서 있었다. 그의 뒤에는 서른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있었는데, 엄숙한 얼굴에 칼 같은 눈썹을 하고 오싹한 기색이 역력했다!눈 덮인 산 정상에 서 있는 이 두 사람은 온몸에 괴물 같은 한기가 감돌고 있었고, 하얀 눈밭에 살기를 한층 더하고 있었다! 한지훈은 홍장미를 품에 안은 채 눈살을 찌푸렸고, 손을 들어 십여 개의 비수를 허공에 띄운 후 홍장미의 몸에 있는 혈자리를 찔러 피를 멈추게 했다. 홍장미의 얼굴은 창백했고, 흐릿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사령관님, 제가 무능했습니다…""말하지 말고 푹 쉬어. 다음은 나에게 맡기고!"한지훈은 홍장미를 안고 용이에게 건네며 말했다. "홍장미를 데리고 돌아가라!""사령관님께서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용이가 다급하게 물었다."나는 남는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떠날 수 없을 거다."한지훈은 차갑게 말한 뒤 몸을 돌려 떠났고, 분노가 가득 찬 눈으로 수천 미터 떨어진 설산 정상에 있던 두 그림자를 노려보았다! 비록 수천 미터 떨어져 있어도 한지훈은 천지의 기세로 그 두 인물 중 노인은 이미 천왕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리고 노인 뒤에 있던 남자는 반보천왕이었다!!!"사령관님!"용이가 큰 소리로 외쳤고, 분노가 가득한 눈으로 천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두 형체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한지훈은 진지하게 말했다. "이건 명령이다!"용일은 깜짝 놀라 한지훈의 뒷모습을 보며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알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홍장미를 안은 채 병사들을 데리고 이곳을 재빨리 떠났다. 한편, 하얀 눈밭 위에서 퇴각하던 연합군은 계속 뒤를 돌아보며 일생 동안 본 적이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그리고 이 장면은, 그들의 평생을 함께할 운명이었다. 눈 덮인 산 정상에 있던 두 인물이 갑자기 움직였고 둘은 마치 매가 급강하하듯
"엎드려! 모두 엎드리라고!"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외침은 수십 미터 높이의 눈보라에 뒤덮였다! 설원 전체에 하얗게 흩날리는 눈이 연합군을 모두 묻었고, 한지훈과 두 사람의 전투는 계속됐다! 손에 장검을 든 노인과 가슴을 잡고 있는 창백한 얼굴의 남자는 이 순간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한지훈을 바라보고 있었다!"물러서라! 내가 저놈을 상대하겠다!"노인은 차갑게 말했고 그의 눈은 괴물 같은 살의로 가득 차 있었다!"스승님!"남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쳤고 노인은 계속해서 말했다. "물러가라! 넌 아직 저놈의 적수가 아니니 내 발목을 잡지 말아라!"그 말을 들은 남자는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그 후 남자는 십여 미터 뒤로 물러서서 한지훈을 맹렬히 쳐다보았고, 그는 북양왕과 정면승부를 할 수 없다는 것에 매우 달갑지 않았다. 노인의 눈은 흔들렸고 눈앞의 한지훈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북양왕, 꼼짝 말고 항복하라! 오늘 이 눈밭에서 네놈을 죽일 테다!"그러자 한지훈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냉소를 띠고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는지 봐야겠군!""북양왕, 난 당신이 매우 강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 나이에 벌써 준천왕의 실력을 갖췄다는 건 미래가 무궁무진하다는 거겠지! 하지만 당신은 잘못된 곳에서 태어났어! 당신 같은 천재 요괴는 용국에서 나타났으면 안 됐다!""당신에게 기회를 한 번 주겠다. 용국을 포기하고 우리 태음문으로 들어와라! 그러면 너를 태음문의 소문주로 만들어주지!"노인이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그러자 그의 뒤에 있던 남자의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눈에는 의아함과 음험함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고 한지훈을 향한 그의 눈빛에 담긴 분노는 더욱 커져가며 속으로 고함을 질렀다! ‘어째서! 왜 스승님은 그를 태음문의 소문주로 만들어 주겠다는 거지?! 스승님은 나를 소문주로 추천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괘씸한 북양왕 같으니라고, 오
순식간에 노인은 한지훈에게 칼을 겨눴고 그의 손에 들린 장검은 한지훈의 심장을 향하고 있었다! 한지훈도 물러서지 않고 노인에게 달려들었고 오릉군 가시가 튀어나와 공중에서 살의를 내뿜었다! 퍽! 순식간에 두 사람은 십여 차례를 다투며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눈 위에는 두 형체가 계속 날아다녔고 사방의 흰 눈도 두 사람의 전투와 함께 끊임없이 소용돌이치며 눈보라를 일으켰다.쾅! 계속되는 두 사람의 전투에 땅을 뒤흔드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주변의 설산 정상에는 일낸 내내 녹지 않는 눈이 무너져 내렸고 마치 세찬 홍수처럼 골짜기를 향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수천 미터를 퇴각한 연합군이 눈밭에서 막 일어섰을 때, 그들은 주변 산에서 하얀 급류가 밀려오는 것을 보았다! "아악, 눈사태, 눈사태다!""도망쳐! 모두 도망쳐!"연합군 병사들은 패닉에 빠졌고, 그들은 갑옷도 벗어 던지며 필사적으로 뛰었다! 하지만, 그들의 뒤에서 불어닥친 눈사태는 땅을 산산조각 낼 정도였고, 온 대지가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아악!!!"사방에서 처절한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다! 낙후된 탱크와 전차, 그리고 수송 부대는 눈사태에 휩쓸려 잠적을 감추고 말았다!수없이 많은 탱크가 눈보라에 날아가 암벽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고, 사나운 눈보라는 사방으로 흩어진 연합군을 완전히 삼켜버렸다! 순식간에 온 하늘과 땅이 하얗게 변했고 주변은 매우 고요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10만 연합군이 전멸하고 모두가 눈사태로 파묻힌 것이다! 설령 생존자가 있더라도 중상을 입은 채 추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쾅! 하얀 눈 속에서 갑자기 두 형체가 솟아올라 공중으로 날아올랐고, 이는 한지훈과 태음문의 노인이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노인의 제자도 어렵게 눈 밖으로 기어 나왔지만 그는 이미 심각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방금 눈사태로 인해 그는 갈비뼈 세 대가 부러졌다!그의 눈은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고, 눈밭 위에 꼿꼿이 서 있는 두 형체를 바라보았다. "죽어라!
한지훈의 말에, 유장군은 한껏 미간을 찌푸렸다. 방금까지만 해도 한지훈에 대한 인상이 그런대로 괜찮았었는데, 한지훈이 뜻밖의 말을 꺼내자 유장군은 그를 달리 보게 되었다. 필칸트는 4성 천급 천왕계인데, 너 같은 사령관 강자가 찾아가서 괜히 남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죽음을 자초하는 꼴이 될 텐데? 일단 충돌이 발생하게 되면, 마영리를 되찾을 생각은 영원히 기대하지도 마! 그러나 한지훈은 필경 흑병대 사람이기에 유장군은 불만을 품고 있어도 겉으로 표현할 수는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용국에서의 흑병대 권력은 매우 놀라울 정도로 컸으니까. 만일 잘못 보였다가 한지훈이 용국으로 돌아가서 자신을 고발하기라도 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기왕 네가 기어코 죽으려고 그 길을 떠나려 한다면, 네가 과연 어떻게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똑똑히 지켜볼게! 이내 진개국은 천천히 차를 길가에 세우고는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 선생님, 신중히 생각하셔야 합니다. 오늘 저녁, 정말 필칸트를 만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 사람은 기본적으로 저희 용인을 적대시하고 있습니다. 저희한테 매우 불친절한 태도를 보이고요!”그러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요? 저희 용인들에게 매우 불친절하다고요? 그럼 더더욱 그 사람을 알아가고 싶네요! 마침 유럽의 어린 천재들이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거든요!”그 말을 들은 유장군은, 한지훈에 대한 불만이 더욱 커져갔다. 그러나 그에 반면 진개국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흑병대 본부가 한지훈을 파견한 이상 그는 반드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을 거라 믿었다. 이내 잠시 생각에 잠긴 진개국은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 선생님, 그럼 저희는 한 선생님이 뜻대로 진행하겠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선물을 준비하고, 저희는 저녁에 칸트 가문의 생일 파티에 참가하는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사실 선물은 필요 없을 것 같아요. 1원짜리 봉투 두 개만
그 말에 진개국은 난색한 표정을 띤 채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한 선생님, 전 사실 그렇게나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칸트 가문은 프랑스 북성에서도 손꼽히는 대가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뿐만 아니라 유럽 전 지역에서도 서열 6위를 차지하는 대가문입니다. 반면 저는 단지 소상인일 뿐이라 그만큼의 대가문을 만나는 건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저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이내 진개국은 한지훈과 유 장군을 자신의 차에 태웠다. 사실 칸트 가문은 용국이나 미륙에서는 유명하지 않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아주 유명하다. 칸트 가문은 프랑스 북성의 공작 가문으로서, 지위는 말할 것도 없고 근 십여 년 동안 가문에서는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였다. 용국과 달리 프랑스는 전투력으로 귀족 간의 서열을 구분하고 있었다. 근 몇 년간 칸트 가문은 젊은 세대 강자만 해도 네 명의 천왕급 인물을 배양시켰다. 심지어 그중 한 명은 4성 천급 천왕의 실력까지 달성했다. 그는 유럽의 유일한 천신계 강자인 안드레, 그리고 수제자 오마르와 함께 유럽의 어린 천재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차에 오른 후, 유장 군은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 선생님, 진 선생이 전혀 힘을 쓰려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그의 말대로 칸트 가문은 지금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은 감히 마영리를 받아들이지도 못했을 겁니다!”“그러니 한 선생께서는 부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세요. 저희가 반드시 방법을 생각해 내어 칸트 가문 사람들을 만나도록 자리를 마련해 볼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는 이곳에 처음 온 것이니 남에게 강요하기도 불편했다. 이때 한창 운전하고 있던 진개국이 한마디 했다. “한 선생님, 만약 정 빠른 시일 내에 만나 뵙고 싶으시다면 저에게 좋은 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물었다. “네? 무슨 방법이죠. 말해보세요!”진개국은 허허 웃
제이슨으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난 한지훈은 그제야 대략적인 감이 잡혔다. 뒤이어 이틀 동안 한지훈은 줄곧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했다. 필경 이번 유럽 방문기는, 과연 얼마나 시간이 걸려야 돌아올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그렇기에 제이슨 또한 마찬가지로 이틀 동안 용국 특산물까지 가득 사들고는 집안 어른들의 비위를 맞추어주기도 했다. 사실 그의 미래는, 이 집안에서 미움을 받게 되냐 아니냐에 달려 있었다.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이려면 대가를 따지지 않고 더욱더 위로 올라가 가문에서 자신의 지위를 높여야 했다. 그리고 이틀 후, 한지훈은 제이슨과 함께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유럽으로 향하는 중, 한지훈은 제이슨으로부터 이번에 유럽 무도 학원에 모집된 용국인 학생은 6명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6명의 실력은 대부분 사령관 경지에 머물러 있었고, 유럽의 학생들과는 전혀 비교할 수 없었다. 그 사실에 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창밖을 응시하였다. “그 말은 즉, 용국에는 천왕계 실력의 수강생이 한 명도 없다는 거네!”“주인님, 비록 천왕계 수강생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용국에서는 두 명의 교사를 파견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이 두 사람은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 생각에는 영향이 그리 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제이슨은 한지훈에게 설명했다. 사실 이러한 학생 모집은 바로, 무도 학원이 고의로 용국을 소외시켜 다른 수단을 통해 용국을 배척하려는 것이었다. 그들의 야비한 속셈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드러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행기는 프랑스의 수도에 착륙하였고, 제이슨은 한지훈을 데리고 가장 먼저 무도 학원으로 향하여 등록하였다. 이내 한지훈을 도와 학원에 이틀간의 휴가를 내고는, 한지훈을 데리고 무도 학원에서 빠져나오고 나서야 제이슨은 비로소 식은땀을 닦아냈다. “주인님, 방금 엄청 위험했어요. 아까 그 교관이 바로 러셀로란 가문 사람이었어요!”“방금 주인님께서 계속 아래
한지훈은 반드시 아무도 그의 정체를 알아채지 못하도록 조심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유럽 여행은 적지 않은 어려움을 맞이할 수도 있게 된다. “한 선생님, 사실... 그 출입국 기록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한 선생님께서는 진 선생님과 함께 출국하셨기에 그 사실만으로도 한 군림의 정체가 바로 한 선생님이라는 걸 설명하는 겁니다!”나계홍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곧바로 진우에게 문자를 보내, 즉시 그와 자신의 출입국 기록을 소각하라고 했다. 이내 한지훈은 나계홍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잘했어!”그러자 나계홍은 만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 “한 선생님, 일단 제 차에 타십시오. 제가 선생님을 한 씨 공관까지 바래다 드리겠습니다!”한 씨 공관? 그 말에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강중을 떠난 지 이제 겨우 며칠밖에 안 됐는데 벌써 또 한 씨 공관으로 돌아가야 한다니. 어두워진 한지훈의 표정에 나계홍은 급히 해명했다. “한 선생님, 사실 변한 건 크게 없습니다. 다만 인테리어를 조금 개선했을 뿐입니다. 이것 또한 도청 선배님의 뜻이라 전 단지 명령받은 대로 진행한 것뿐입니다.” “그리고 이 기회에 새로 이름까지 지었습니다. 필경 사모님도 이젠 국부인의 신분이 되셨으니 공관이라고 부르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나계홍의 얘기를 들은 한지훈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에 올라탔다. 그렇게 차는 한 씨 별장으로 향했다. 지금의 한 씨 별장은, 며칠 전 한지훈이 지냈을 때의 모습보다 훨씬 웅장했다. 담장만 해도 높이가 어마어마하게 올라가 있었고, 담장 정중앙에 있는 별장은 앞문과 뒷문으로 향하는 길에 모두 1리 정도 되는 광활한 땅을 두고 있었다. 이는 도청 전인이 강우연의 안전을 위해 내린 조치였다. 또한 주위에 안배한 천검종 제자 초소들 중, 가장 실력이 약한 초소라 하더라도 최소 4성 전신계 강자였다. 일반 무종이라면 감히 한 씨 공관에 한 발짝도 들어갈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한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강중에 벌써 도착했다고?”“그렇습니다. 저는 가문을 대표해서 용국 무도 학원에 입학할 학생들을 선발하러 온 겁니다. 이틀 안에 오륙으로 돌아가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가문 사람들이 의심할 겁니다!”제이슨은 한지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시간이 이렇게 촉박하다고?”한지훈은 의아한 듯 물었다.“주인님, 사실상 무도생은 이미 내정되어 있고 저는 형식적으로 얼굴만 비추는 겁니다. 혹시 미리 정해둔 학생과 얼굴이 좀 다른지 정도만 확인하면 됩니다!”“다른 건 제가 나설 일도 아니고요. 하지만 제 권한으로 주인님은 실력 테스트를 면제해 드릴 수 있습니다!”제이슨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좋아, 오늘 오후에 바로 강중으로 돌아가지.”한지훈은 짧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고, 국왕은 한지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한지훈 사령관, 이번에 오륙에 가는 김에 용국을 위해 한 사람만 데려와 줄 수 있겠나? 그자는 광명존과 매우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하네.”“하지만 칸트라는 가문에 의해 숨겨져서 우리가 사람을 보내 몇 번이나 교섭을 시도했지만 전부 허탕만 쳤지!”한지훈은 눈썹을 두어 번 꿈틀거리며,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오? 그자의 이름이 뭡니까?”“마영리! 한때 흑병대 소속이었으나,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렸지. 광명존의 입을 통해 알아낸 사실인데, 그자가 용국의 기밀 문서를 다수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다만 그 문서들은 용국 내에 있어서, 섣불리 용국으로 돌아오지는 못하고 있다고 하니……”국왕은 말을 하다 말고 진우에게 시선을 돌렸고, 진우는 재빨리 말을 받았다. “그 기밀 문서들이 바로 그자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패인 셈입니다. 그자는 분명히 다른 사람에게 문서를 넘기려 하지는 않을 겁니다. 마영리만 잡아들여서 기밀 문서를 전부 없애 버리면, 모든 게 해결될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최선을 다해보죠.”진우는 명함 한 장을 한지훈에게 건네며
“오늘, 진왕검이 제자리를 찾았으니, 우리 용국의 국운은 창대하리라!”쏴아!진왕검의 칼날에서 섬광이 터져 나오며, 순식간에 대지를 환하게 비추었다!양옆으로 서 있었던 사졸들은 일제히 총을 높이 치켜들고, 국왕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수많은 백성 또한 일제히 무릎을 꿇고 큰 목소리로 환호했다. 백 발의 예포가 울려 퍼지는 웅장한 굉음이 멎은 후에야, 한지훈은 몸을 일으켜 국왕에게 말을 건넸다. “국왕 폐하, 백여 년 전 진왕검을 강탈해 갔던 카일 가문이 오늘 폐하께 머리 조아려 사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엎드려 있습니다!”말을 마친 한지훈은 몸을 살짝 옆으로 비켜서며 손짓으로 안드레 일행을 가리켰다.한지훈의 손끝이 향한 곳을 바라보니, 안드레와 카일 가문의 무리들이 고개를 푹 숙인 채 풀이 죽은 모습으로 앞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국왕은 부릅뜬 눈에서 날카로운 광채를 뿜어내며, 눈앞에 서 있는 수십 명의 무리를 매서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비록 그들이 백여 년 전 진왕검을 강탈했던 원흉들은 아니었지만, 나라의 원한과 가문의 깊은 슬픔은 뼈에 사무쳐 잊을 수 없었다!“무릎 꿇어라!”수천 명의 어림군이 일제히 우렁찬 함성을 내질렀다.“무릎 꿇어라!”수만 명의 백성들 또한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천신계 강자인 안드레조차 국왕과 어림군, 그리고 용국 백성들이 뿜어내는 거대한 위압감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그의 뒤에 서 있던 카일 가문 사람들은 한지훈의 명령이 떨어지기도 전에 이미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었다.“안드레, 무릎을 꿇어라! 그리고 나의 용국 국왕께, 열 번 머리를 조아려 사죄하라!”한지훈은 뒷짐을 진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털썩!안드레는 망설임 없이 무릎을 꿇었고, 고개를 쳐들고 국왕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저 안드레가 카일 가문을 대표하여, 용국의 국왕 폐하와 용국 만백성에게 사죄드립니다!”말을 마친 안드레는, 두 눈을 감고 오만했던 고개를 숙였다.쿵!무거운 굉음과 함께, 안드레의 이마가 땅에
용칠은 소매로 이미 굳어버린 눈가의 핏자국을 거칠게 훔쳐냈고, 두 손으로 정복자의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검자루를 움켜쥔 그의 손에 온 힘이 실리며 있는 힘껏 검을 휘둘렀다!오마르는 섬뜩한 냉기를 뿜어내는 정복자의 검날이 자신의 목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며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내질렀다. “아악! 안 돼!”푸욱!묵직한 파열음과 함께, 오마르의 머리가 공중으로 높이 솟아올랐다. 잘려나간 머리가 뒹굴고, 몸통은 핏물을 왈칵 쏟아내며 갑판 위로 푹 쓰러졌다.오마르의 시체가 갑판에 쓰러지는 것을 본 안드레는 눈앞이 캄캄해졌고, 몸을 휘청이며 정신을 잃기 직전이었다.오마르는 그가 가장 아끼는 제자이자, 미래의 후계자였다!20년 안에 천신계에 발을 들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강자였거늘!그런 제자가, 하필이면 용국에서 온 저 정체불명의 젊은이를 잘못 건드린 탓에 목이 잘려 죽다니!“안드레, 네놈이 직접 카일 가문 사람들을 이끌고 용경으로 가서 국왕께 머리 조아려 사죄하도록 하라. 불만은 없겠지?!”한지훈의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박혔다.안드레는 두 눈을 질끈 감았고, 치욕감에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불… 불만 없습니다!”한지훈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용칠의 손에 들린 정복자의 검을 가리키며 다시 말했다. “이 검은 내 친구에게 선물로 주겠다. 괜찮겠나?”괜찮겠냐고?!안드레는 속으로 쓴웃음을 삼켰다. 감히 안 된다고 말할 수 있을 리가.그는 감히 그럴 수 없었다!안드레는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괜찮습니다!”한지훈은 뒷짐을 진 채 뱃머리로 걸어가 거친 바다를 바라보았다. 이때 유람선은 이미 방향을 틀어 용국을 향해 뱃머리를 돌린 후였고, 밤낮으로 꼬박 하루를 항해한 끝에 유람선은 용국의 북방 항구에 닿았다.이곳에서 용경까지는 불과 200리 떨어져 있었고, 세 시간도 채 되지 않아 한지훈 일행은 용경으로 돌아왔다.천자각.흑병대로부터 진왕검이 용국으로 돌아왔다는
저분은 틀림없이 한지훈 사령관님이시다! 한지훈의 모습을 또렷이 확인하는 순간, 용칠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주체할 수없이 쏟아져 내렸다!그는 이미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고, 국보인 진왕검을 되찾지 못하고 이 자리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었다!애초에 이 배에 오를 때부터 용칠은 살아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상대가 아무리 모진 고문을 가해도, 그는 단 한 마디의 정보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한지훈은 성큼 걸음을 옮겨 용칠의 바로 앞에 섰고, 온통 피투성이인 용칠을 내려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누가 그랬느냐!”한지훈의 질문에 오마르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고, 그는 안드레를 향해 도움을 갈구하는 눈빛을 보냈다.“한지훈 선생님, 저희는 정복자의 검을 기꺼이 내놓겠습니다. 그리고 용국 국왕께 무릎 꿇고 사죄드릴 것을 맹세합니다! 부디......”안드레가 한 걸음 나서며 공손하게 말했다.그의 속내는 뻔했다.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니니, 이쯤에서 적당히 마무리 짓고 넘어가자는 것이었다.“내가 너에게 묻고 있다.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냐?”한지훈은 안드레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려 용칠에게 다시 물었다.용칠은 심호흡을 한 번 크게 내쉬고,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려 안드레 뒤에 서 있는 오마르를 가리켰다.“한지훈 선생님, 저는......”안드레가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짝!한지훈의 손이 번개처럼 움직여 안드레의 뺨을 후려쳤고,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네놈을 살려둔 것만으로도 이미 은혜가 하늘에 닿을 듯하거늘, 쓸데없는 소리를 한마디라도 더 지껄였다간, 그땐 죽음뿐이다!”안드레는 침을 꿀꺽 삼키고 입을 다물었고, 천천히 뒷걸음질 쳐 물러섰다.“저놈을 쳐 죽여라!”한지훈은 손가락으로 오마르를 가리키며 명령했다.“예!”용칠은 즉시 앞으로 튀어 나가 주먹을 휘둘러 오마르의 얼굴을 강타했다.퍽! 퍽! 퍽!연달아 세 방의 주먹이 꽂혔고, 오마르는 코와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 “네
너무 업신여긴다고?!한지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진왕검을 손에 쥔 채 안드레의 코앞까지 다가가 냉랭하게 쏘아붙였다. “업신여겨? 네놈은 아직 업신여기는 게 뭔지도 모르는 모양이군!”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섬광처럼 뻗어나간 발이 안드레의 뺨을 후려갈겼다!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안드레의 뺨에는 선명한 신발 자국이 새겨졌다.“감히 나의 용국 백성을 살해해? 천벌 받을 놈!”한지훈은 손을 휘둘러 다시 한번 안드레의 뺨을 강타했다. 하지만 그의 몸이 해수면에 닿기도 전에, 한지훈이 손을 뻗자 불가사의한 힘이 안드레를 끌어당겨 다시 한지훈의 눈앞으로 되돌려 놓았다.콰앙!한지훈의 묵직한 주먹이 안드레의 흉곽 정중앙을 꿰뚫었다.“커헉!”안드레는 입안 가득 피를 쏟아내며 곧장 바다 밑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쏴아아!한지훈이 손을 들자, 심해에서 검은 소용돌이가 솟아올랐다. 소용돌이는 안드레의 몸을 휩쓸어 수면 위로 끌어올리더니, 순식간에 백 미터 상공으로 솟구쳐 올랐다!“묻겠다, 카일 가문을 용경에 끌고 와 무릎을 꿇고 사죄하라는 것에 이의가 있나?!”한지훈은 손을 뻗어 안드레의 멱살을 움켜쥐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고, 안드레는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의 없습니다!”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든 상황에, 안드레의 얼굴은 불타는 듯 뜨거웠다.그가 누구인가?발 한 번 구르면 오륙 전체가 떨며 그 앞에 무릎 꿇게 만들 수 있는 안드레였다!그런 그가 지금, 굴욕을 삼키고 있었다.평소라면 일국의 국왕조차 함부로 알현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니던가. 국왕이라 할지라도 그를 만나려면 삼고초려를 해야 했고, 막상 만난다 해도 깍듯하게 예를 갖춰야 했다.하지만 지금은?한지훈의 눈앞에서 그는 그저 굴욕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나의 용국 백성에게 사죄하라 명할 것이다. 불만 있나?!”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고, 진왕검은 섬뜩한 빛을 뿜어냈다!“없… 없습니다!”안드레는 이를 악물고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무릎 꿇어라!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