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30화

Author: 종이워치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1-06 19:00:08
예천우 앞에서 귀왕은 손으로 닭도 못 잡는 어린아이처럼 일방적으로 폭행당한 기분이 들었다.

예천우가 발을 떼자마자 귀왕은 재빨리 구덩이에서 일어섰다.

종사 경지의 정점인 자기가 절대 이렇게 무능하게 당할 리가 없다고 여긴 귀왕은 방금은 분명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귀왕은 다시 한번 최선을 다해 강력한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예천우는 또다시 귀왕을 들어 바닥에 거세게 내팽개쳤다.

이후 예천우의 강타를 몇 번 더 정통으로 맞은 귀왕의 오장육부는 이미 완전히 뒤틀렸고 입에서는 시뻘건 피가 쏟아져 나왔고 상처투성이인 몸은 이미 볼품없이 무너졌다.

마지막으로 예천우가 귀왕의 가슴에 강력한 발차기를 날렸다.

“아악!”

귀왕은 또 억제할 수 없는 고통의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무서운 기세로 떨어졌다. 귀왕은 이제 몸을 움직일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전설 속의 귀왕이자 종사 정점의 고수가 이렇게 단순한 기술에 터져 동서남북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처참하게 지다니, 이건 저항할 능력이 하나도 없이 완벽하게 압도당한 것이었다.

귀왕은 심지어 중상을 입고 몸조차 제대로 가눌 수 없었다.

예천우의 기술은 얼핏 보건대 화려하지 않은 단순한 기술이었지만 이번에 입은 상처는 지난번에 비해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았다.

귀왕이 생각을 아직 정리하지도 못 했을 때, 더 공포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예천우가 유령처럼 다시 귀왕의 곁에 나타나 발로 목을 짓누른 것이었다.

예천우가 조금만 힘을 더 주면 귀왕은 숨통이 끊어질 게 분명했다.

이 장면을 직접 목격한 양대복은 완전히 넋을 잃었다.

귀왕의 무서운 속도와 끔찍한 실력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양대복은 이 남자가 종사급 고수가 아닌 단순한 약자일 거라고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이 사람은 종사 경지의 정점에 서 있는 고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왕에게 처참하게 당하고 있었다.

용왕의 실력은 대체 얼마나 무시무시한 걸까? 양대복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귀왕은 예천우가 움직이지 않는 틈을 타서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는 얼굴이 하얗게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용왕 귀환   제931화

    귀왕은 예천우가 바로 목숨을 끊을 기세라는 걸 느끼고 사실대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그, 그 사람이 직접 나한테 지시를 내린 거야.”“직접?”“그래. 물론 가면을 쓰고 있기는 했지만, 목소리와 체격은 똑똑히 볼 수 있어서 절대 틀림없을 거야.”“그 말은 그 사람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말이야?”예천우가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보지 못했어. 하지만 나는 그 사람을 잘 알아. 그 사람이라고 확신할 수 있어.”“그 사람이 너를 어떻게 찾아온 거야?”“예전에 본 적이 있어서 알고 있었어. 그때 나를 찾아와서 보육원에 있는 너를 없애버리라고 했어. 반드시 쥐도 새도 모르게 실행하고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게 하면 안 된다고 했어.”귀왕이 말했다.“그래서 사람을 시켜서 보육원에 불을 지른 거야?”예천우는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나는...”귀왕은 변명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역시 사실이구나. 그렇다면 너는 이제 죽어도 돼.”예천우는 냉랭한 얼굴로 발에 힘을 세게 줬다.“안돼!”겁먹은 표정을 한 귀왕은 마지막으로 목숨을 구걸하려고 했지만 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예천우는 그에게 변명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어찌 됐든 그가 보육원에 저지른 짓만으로 천만번을 죽어 마땅했다.곁에 있는 양대복은 놀라기도 했고 긴장되기도 했다.그 시절의 사가종가는 위엄이 대단해서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했고 모든 이들이 우러러봤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의 실력은 더욱 두려웠는데 어디를 가나 두려움을 자아내는 존재였다. 하지만 용왕 앞에서는 보잘것없었고 아무렇지 않게 망가뜨릴 수 있었다. 이는 그를 더 조심스럽게 했다.예천우는 귀왕을 처치하고 핸드폰을 꺼내 양박군에게 전화를 걸어 담담하게 말했다.“박군, 직접 귀문으로 갔다 와.”양박군은 멈칫하고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 마침 제가 실력이 많이 늘어서 귀왕을 직접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귀문이 어디 있는지 모르지 않습니까?”“

  • 용왕 귀환   제932화

    양대복은 이 말을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용왕이 정말 자신의 딸이 마음에 들어 딸이랑 결혼하려고 한다고 제가 김칫국을 마셨다.예천우는 그의 모습을 보고 말했다.“양 회장이 싫다고 하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도록 할게.”“아닙니다. 저는 반대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 일은 체은이 본인에 달렸죠. 당문의 일이 있고 난 뒤로 저는 체은이와 약속했습니다. 앞으로는 이 부분에 대해서 간섭하지 않겠다고요. 체은이가 좋다고 하면 저희는 모두 아무 의견이 없을 것입니다.말은 이렇게 해도 용왕이 믿음직하기 때문이다. 만약 아무 남자나 데리고 온다고 하면 양대복은 당연히 조사할 테지만 다만 예전처럼 막지는 않을 것이다.“저는 좋아요.”양체은이 얼른 말했다.“천우 오빠를 도울 수만 있다면 저는 뭐든 상관없어요.”양체은이 이럴수록 예천우는 마음이 더 불편했다. 양체은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자신에게 잘해주고 자신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다.그는 어떻게 이 모든 걸 완전히 무시할 수 있겠는가.하지만 어머니의 안전을 위해 예천우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때 그는 아주 어린 나이였지만 기억력이 뛰어난 그는 여전히 그날의 일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킬러의 추격에 맞서 어머니는 매번 최선을 다했고 여러 번이나 중상을 입었다. 매번 파렴치한 킬러가 자신을 공격하면서 어머니의 집중력을 분산시켰기 때문이다.그러니 어머니는 자신 때문에 번번이 죽음의 문턱에 서 있었고 그때마다 굳센 의지로 수십 번의 추격을 피해갔다.결국, 중상을 입고 절반의 목숨을 바치고 나서야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버리고 홀로 추격자들을 따돌렸다.임완유를 만나서 다행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아마도 그는 선생이 나타나기도 전에 이미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양대복이 승낙했으니 모든 건 계획대로 진행하면 됐다.양대복은 양체은도 데리고 갔다. 사실 양체은은 떠나기 싫었지만, 그녀는 예천우가 자신이 여기에 있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고 순순히 아버지를 따라 돌아갔다.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면서 예천우는 쓴

  • 용왕 귀환   제933화

    예천우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그들의 속셈을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그들을 괴롭히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다만 지금의 그는 방법이 없었다. 그게 아니라면 임완유가 속상한 게 싫어서라도 그는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임국종 일행은 이미 홀까지 들어 왔다. 그곳의 배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마음은 더없이 웅장해져서 지금 당장이라도 이사를 와서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하지만 지금 제일 급한 용무는 예천우를 설득하는 일이었다.지금 예천우는 그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은수는 예천우를 보자마자 얼른 다가가서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천우야, 역시 여기 있었구나. 우리가 너를 찾느라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몰라.”“그래? 나는 항상 여기 있었는데. 말이 안 돼. 당신들은 허구한 날 나를 쓸모없는 놈이라고 욕하잖아. 나에 대해 그렇게 잘 안다면서 내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도 몰라?”예천우는 담담하게 되물었다.“천우야, 그게 무슨 말이야. 예전에는 엄마가 잘 몰랐어. 엄마가...”“잠깐만.”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말조심해. 엄마라고 하지 마. 나는 지금 당신이랑 아무런 관계가 없어.”“그래. 아줌마가 말을 잘못했어. 예전에는 아줌마가 부귀영화를 너무 바라는 마음에 잘못을 너무 많이 했고 허튼소리도 너무 많이 했어. 내가 죽일 년이야. 하지만 다 이 아줌마가 멍청해서 그런 것이니 완유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내가 완유한테 무슨 말을 해도 완유를 아무리 핍박해도 그 애는 네 곁을 지킬 생각뿐이였어.”유은수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어제 네가 떠난 후로부터 완유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 지금 눈은 완전 팅팅 부었고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아.”예천우는 이 말을 듣고 걱정되는 마음에 물었다.“지금 괜찮은 거야?”“아니. 전혀 괜찮지 않아.”유은수는 말이 통할 기미가 보이자 얼른 눈물을 더 흘리며 말했다.“완유가 지금 무척 초췌해. 밥도 안 먹고 거의 반 시체처럼 있어.

  • 용왕 귀환   제934화

    임국종이 쓸쓸하게 말했다.“지금 너를 찾아온 건 네가 용왕이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이제 제대로 깨달았기 때문이야. 너야말로 완유에게 최고의 안식처라는 것을 말이야. 만약 네가 지금 완유를 떠난다면 그 애는 살아가지 못할 거야.”“그래. 천우야, 우리를 어떻게 해도 좋으니 제발 완유를 살려줘.”유은수가 서둘러 말을 덧붙였다.“천우야, 아저씨도 제발 부탁할게. 완유한테 기회를 한번 줘.”그들이 이렇게 말을 안 해도 예천우는 마음이 불편했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을 듣고 조금 전 두 사람의 득의양양한 눈빛이 생각나 벌컥 짜증을 내며 말했다.“나한테 기회를 주라고? 당신들은 예전에 왜 기회를 주지 않았던 거야?”“예전에는 우리가 잘못했어. 우리가...”유은수는 또다시 말을 반복하면서 전보다 더 후회스럽다는 기색을 띠었다.“그만해. 그렇게 많은 말을 할 필요 없어.”예천우는 차갑게 대꾸하고는 임국종을 보며 말했다.“당신들의 사과는 모두 받아들일 것입니다. 예전의 일에 대해서 더는 서로 빚진 게 없는 거로 하죠.”이 말을 들은 임씨 가문 사람들의 눈에는 환희가 가득했다. 특히 유은수는 무척 감격했다. 이렇게 말하는 건 예천우의 마음이 돌아졌다는 게 분명했다.“하지만!”예천우가 계속 말을 이었다.“임씨 가문에는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왜?”유은수가 다급하게 물었다.“천우야, 우리를 아직 용서하지 못하는 거야? 우리 때문에 완유를 원망하면 안 되잖아.”“내가 당신들을 용서했다고 말한 이상 반드시 용서할 거야.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어. 나는 이미 양씨 가문과 양체은을 아내로 맞이하겠다고 약속했어. 결혼식은 3일 뒤에 진행할 거야.”예천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뭐라고!”예천우의 말에 그들의 표정이 모두 크게 변하였다. 그 누구도 예천우가 양체은과 함께 있으면서 이렇게 진도가 빠를 줄 예상치 못했다. 바로 결혼이라니.임국종은 믿지 못하는 듯했지만, 예천우의 단호한 모습에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유은수는 초조해져서 말했다.“천우

  • 용왕 귀환   제935화

    유은수는 말을 마치고 정말 자신의 따귀를 스스로 세게 내리쳤다. 전혀 살살하는 기색이 없이 따귀를 내리치는 큰소리가 났고 무척 아파 보였다.하지만 유은수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으며 다시 자신의 따귀를 세게 내리쳤고 양쪽을 번갈아 가며 때리는 바람에 얼마 지나지 않아 양쪽 뺨이 다 부었다.그녀는 임강을 쳐다보았고 임강에게 자신처럼 똑같이 하라고 눈짓했다. 유은수가 정말 마음을 굳게 먹었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 임강은 어쩔 수 없이 따라서 이를 악물고 자신의 뺨을 내리쳤다.예천우는 도저히 지켜볼 수가 없었다. 물론 자신이 자리를 피하기는 했어도 계속 이렇게 놓아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오른손을 휘젓자 부드러운 힘이 유은수와 임강을 함께 넘어지게 해서 적어도 그 자리에 계속 무릎을 꿇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는 두 사람이 무릎을 꿇고 있는 방향을 피해서 그 행동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당신들 이게 뭐 하는 거야!”예천우는 정말 어찌할 바를 몰라서 말했다.“말했잖아. 이미 다 용서했다고. 그러니 이럴 필요 없잖아.”“아니야. 천우야, 너는 입으로는 용서했다고 말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용서하지 않았어. 만약 네가 정말 우리를 용서했다면 우리와 함께 돌아갔을 거야.”임국종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천우야, 나까지 무릎을 꿇어야 하는 거야? 만약 저 두 사람이 무릎을 꿇은 게 아직 부족하다면 나도 꿇을게. 우리를 어떻게 처벌해도 되지만 완유를 탓하지 않기를 바래.”말을 마친 임국종은 정말 예천우가 있는 곳을 향해 무릎을 꿇으려고 했다. 그는 예천우가 그들을 무릎 꿇게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예천우가 다가가 말리려 했지만, 이때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할아버지, 안돼요!”이때 임완유가 도착했다. 그녀는 이전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지만, 할아버지의 말을 들어보니 부모님은 이미 예천우에게 무릎을 꿇었고 할아버지도 꿇으려고 하는 상황이었다....용도의 예씨 가문. 서재의 의자에 앉아있는 예웅남은 어두운 표정을 하

  • 용왕 귀환   제936화

    청룡 전신은 건드릴 수 없다고 해도 용문의 용왕도 건드릴 수 없다는 말인가. 제일 처음 그는 예천우가 누군지 정말 몰랐다. 하지만 이제야 예웅남은 자신이 아들이 누구를 건드렸는지 알게 되었는데 바로 용문의 새로운 용왕이었다.처음부터 그는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젊은 종사 고수가 불쑥 나타난다는 것은 말이 안 됐다. 하지만 용문의 새로운 용왕이라면 이상하지 않았다. 그가 알기로는 용문의 새로운 용왕의 실력은 종사 초급의 모습과 흡사했다. 기껏해야 종사 중급의 경지인데 백호 전신의 상대가 아니었다.유일하게 두려운 점은 그의 신분이었는데 그의 선생인 옛 용왕의 실력은 가늠이 안 갔다. 하지만 만약 예천우가 죽는다면 용문은 절대 죽은 사람을 위해 예씨 가문과 사생결단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지금 아들이 저렇게 처참하게 망가진 마당에 그는 뭐라도 해야 했다.생각을 정리하고 난 예웅남의 눈 속에는 차가운 살기가 번쩍이며 핸드폰을 꺼내 백호 전신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백호 전신은 지금 일 때문에 밖으로 나가 있었다.상대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이때 예관희가 다가와서 예웅남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것을 보고 물었다.“누구한테 전화하는 거야?”“큰아버지한테 합니다.”예웅남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훈이의 복수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도 여기에 갇혀있을 것입니다.”예관희는 표정이 심각해지면서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서 지금 네 큰아버지한테 누구를 죽여달라고 할 셈이야? 청룡 전신을 죽여달라고?”“그럴 리가요!”예웅남은 다급하게 부인했다. 아무리 정신이 나갔어도 그럴만한 담력은 없었다.“그럼 예천우구나! 예천우의 신분이 밝혀졌다는 거 몰라? 그자가 바로 용문의 새로운 용왕이야.”예관희가 차갑게 물었다.“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어떻습니까? 그자의 실력은 기껏해야 종사 초급인데 절대 큰아버지를 상대할 수 없습니다.”“그럼 옛 용왕은? 용왕의 좌우호위는?”“예천우가 죽는다면 설마 옛 용왕이 그자

  • 용왕 귀환   제937화

    소리가 들리자 임완유는 빠르게 다가와서 할아버지의 말을 듣게 되었다. 그녀는 당연히 할아버지가 예천우에게 무릎을 꿇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부모님이 바닥에 앉아 기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어머니의 양쪽 얼굴은 빨갛게 부어올랐는데 따귀를 여러 차례 맞은 게 분명했다. 아버지의 표정도 어두웠고 얼굴에는 빨간 자국이 선명했다. 이를 본 임완유의 초췌한 얼굴은 점점 더 일그러졌다. 이 모든 게 예천우가 한 일인 게 분명했다. 부모님의 지난 만행에 대해 임완유도 알고 있었다. 보통 지나친 게 아니어서 그녀 자신도 참아주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부모님이었다. 무릎을 꿇은 것은 부모님들이 스스로 한 행동일 수 있어도 자신을 끔찍이 생각하는 부모님들의 성격으로 봐서 뺨은 예천우가 때린 게 거의 확실했다. 그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임완유는 고개를 들어맞은 편에 서 있는 예천우를 보면서 참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눈가에 물기가 서렸다.임완유는 오늘 예천우를 찾아서 자세히 물어볼 생각이었다. 그녀는 예천우의 태도가 갑자기 크게 변한 것을 이해할 수도, 믿을 수도 없었다. 여기에는 반드시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부모님과 함께 가고 싶지 않아서 임국종 일행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는데 길에 올라서야 그들이 이미 예천우의 집으로 그를 찾으러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임국종은 만약 임완유가 예천우의 주소를 물어본다면 알려주라고 떠나기 전에 당부했었다. 그는 임완유만이 예천우에게 먹힐만한 필살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임완유는 그들이 예천우에게 빌러 갔다는 것을 단번에 확신했다. 잠깐 고민하던 그녀는 무슨 상황이라도 생길까 봐 바로 따라갔다.가는 도중에 그녀의 머릿속에는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예천우가 처음 했던 말까지도 생각났다. 그는 재벌 양 회장이 그를 위해 환영회를 주최한다고 했는데 그녀는 거절했었다. 이번 일이 있기 전까지 그녀는 믿지 않았었다.지금에야 임완유는 모

  • 용왕 귀환   제938화

    ‘혼자 때린 거라고?’임완유는 멍하니 서 있었다. 정말이란 말인가? 평소의 어머니는 살짝 손만 대도 온갖 엄살을 다 부리는데 자신을 이렇게까지 때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임국종은 손녀가 믿지 않는 것을 보고 얼른 덧붙였다.“그래. 천우가 우리를 용서했다고 계속 얘기했는데 임씨 가문에 돌아가려 하지 않아서 네 아빠, 엄마가 먼저 무릎을 꿇고 자신을 때린 거야. 그리고 천우는 계속 피하고 말렸어. 할아버지도 마찬가지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천우는 우리를 핍박하지 않았어.”그들은 예천우가 기분이 나빠질까 봐 애를 쓰며 예천우를 위해 해명했다.할아버지마저도 이렇게 말하자 임완유는 마음속에 확신이 들어 한껏 홀가분해졌다. 자세히 생각해보면 이게 맞다. 예천우는 원래 좋은 사람이니까 말이다.지금까지 자신을 위해 예천우가 정말 많은 희생을 해주었다.“완유야, 잘 왔어. 네가 천우를 설득해봐. 분명히 너를 좋아하는 데 지금 양씨 가문의 그 여우 같은 년이랑 결혼한다고 하잖아.”유은수가 다급하게 말했다.“결혼?”임완유는 그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 형용할 수 없는 괴로움이 몰려와서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예천우, 엄마 말이 사실이야?”예천우는 어찌할 바를 몰라 한참이 지나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맞아. 3일 뒤에 양체은과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어.”“너, 너 뭐라고 했어?”임완유는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고 몸이 살짝 휘청거리며 위태로워 보였다.예천우는 가슴이 철렁하여 다가가서 그녀를 부축하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참았다.“너, 다시 한번 말해봐.”임완유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예쁜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모습은 사람을 가슴 아프게 했다.예천우의 내공으로도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키기 어려웠다. 한참이 지나서도 그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는데 아무 말도 뱉을 수가 없었다.임완유는 가만히 그를 쳐다보면서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1분이 지나고, 2분이 지나도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임완유는 비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럼 축하할게.

Latest chapter

  • 용왕 귀환   제990화

    ‘저렇게 대단한 사람이 지금 내 눈앞에서 무릎을 꿇는다고?’강지혜도 전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손승우가 평소에 자존심 하나는 강한 사람이었는데 지금 이런 행동을 한다니 말이다.손승우가 느끼고 있는 공포가 얼마나 큰지 고스란히 드러났다.손승우는 무릎 꿇은 것도 모자라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지혜와 손동욱에게 소리쳤다.“너희 둘은 아직도 눈치 못 채고 뭐 하고 있어? 당장 이리 와서 무릎 꿇어! 오늘 바로 너희가 여기서 제멋대로 굴었기에 용왕님의 미움을 사게 된 거야. 빨리 와서 용왕님께 사죄드리지 않고 뭐 하는 거야!”그는 속으로 강지혜와 손동욱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동성에서 영향력을 떨치는 진은수조차 용왕님 앞에서 무릎을 꿇는데 너희들이 뭐라고 감히 편하게 서 있는 거야?’강지혜는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지만 지금 상황이 어떤지 잘 알기에 마지못해 손승우의 눈치를 보며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오히려 손동욱은 강지혜보다 빨리 나서서 무릎을 꿇더니 다급히 입을 열었다.“용왕님, 정말 잘못했습니다. 제가 무식해서 용왕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실례를 범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그런데 강지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손승우는 답답한 마음에 그녀를 노려보며 소리쳤다.“평소에는 재잘재잘 말 잘하더니 왜 지금 와서 말이 없어? 당장 용왕님께 사죄하지 못해? 정말 우리 손씨 가문이 멸망하길 바라는 거야?”그러자 강지혜는 굳은 표정으로 억지로 입을 열었다.“저... 잘못했습니다. 용왕님...죄송합니다.”강지혜는 오랜 세월 동안 손씨 가문의 사모님으로서 남들의 존경을 받으며 살아왔고 지금처럼 이렇게 비참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것이 너무나 자존심이 상했다.손승우는 아내와 아들이 모두 무릎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확인하자 서둘러 예천우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용왕님, 정말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용서해 주신다면 어떤 조건이라도 따를 것입니다. 무엇이든 말씀만 해 주십시오.”손승우의 태

  • 용왕 귀환   제989화

    허성태와 조은희의 흥분한 표정과 달리 손승우 일가족은 완전히 다른 감정에 사로잡혀 있었다. 손승우의 아들인 손동욱은 평소에도 용왕님의 신비로운 강함을 동경해 왔으나 막상 자신이 용왕님 앞에서 건방지게 굴었다는 사실에 그야말로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어쩌면 지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도 기적이었다. 용왕님의 차가운 시선이 자신을 스치자 손동욱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고 너무 놀랍고 두려워서 하마터면 오줌을 쌀 뻔했다.강지혜도 한껏 굳어진 얼굴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나운 모습으로 악다구니를 퍼붓던 그녀는 이제 그 기세가 완전히 꺾였고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손승우는 표정이 더욱 참담했다. 조금 전 주성한의 수상한 행동을 되돌아보면 뭔가 심상치 않았다는 걸 깨달아야 했다. 그동안 그는 분노와 손씨 가문의 실력에 취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채 눈이 멀었던 자신이 미칠 듯이 후회스러웠다.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 봤자 소용없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이 모든 걸 수습하는 일이었다.그렇지 않으면 용왕님이 화를 내면 손씨 가문은 반드시 멸망될 것이다.허종우와 허광호 또한 그동안 예천우에게 무례하게 군 일을 떠올리자 멍해져 있었다.예천우에게 건방지게 굴고 못마땅해하며 험담을 늘어놓고 심지어 혼내 주겠다고까지 했다.허성태가 그들을 막지 않았다면 그들은 이미 행동에 나섰을 것이고 지금쯤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두 사람은 그저 겁에 질려 예천우를 쳐다볼 뿐이었다. 이제 와서 그에게 사과하고 싶었지만 예천우의 아우라가 너무 강력해 감히 다가갈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허가연 또한 멍한 상태로 예천우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예천우의 실력과 영향력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허가연 역시 전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형부가 이토록 대단한 인물일 줄이야. 정말 전혀 예상치도 못했어.’예천우는 주변의 시선이나 반응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진은수의 긴장된 모습을 보며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 용왕 귀환   제988화

    손승우는 그 말을 듣고 갑자기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서 순간 멍해졌다.‘내가 언제 용왕님을 무시했단 말이지? 게다가 누가 용왕님이야? 설마 전설적인 용문의 용왕님을 말하는 건가? 내가 무슨 수로 감히 용왕님 앞에서 큰소리를 쳤다고 저러는걸 까? 잠깐만 혹시... 저 젊은이가 용왕님이라는 걸까?’손승우는 아득한 충격에 빠졌다.‘말도 안 돼! 절대 불가능해.’그 순간 다른 사람들도 손승우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방 안의 사람들 대부분이 놀란 얼굴로 예천우를 바라보며 그 가능성을 떠올리고 있었다.허종우 역시 눈을 크게 뜬 채 그를 쳐다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허광호는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하다가 물어보려는 순간 진은수가 손승우를 꾸짖더니 돌아서서 예천우에게 무릎을 꿇고 정중하게 인사하는 걸 보았다.“용문 4대 사자 진은수가 용왕님께 인사를 올립니다! 용왕님께서 이곳에 몸소 강림하셨는데도 제가 직접 맞이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그의 말이 끝나자 방 안은 숨죽인 듯 고요해졌고 모두 숨을 들이마시며 그 충격에 사로잡혔다. 이전에 예천우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던 사람들도 진은수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자 완전히 이해했다.진은수가 용문 4대 사자라는 사실은 이제 모두가 알게 되었고 그가 용왕님이라고 부르며 경의를 표한 예천우의 정체가 확실해졌다.진은수가 용문과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이제 눈앞에서 확인이 되었다.게다가 예천우가 그토록 강력한 위치에 있는 용왕님이라는 사실은 모든 이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손승우를 비롯한 모든 사람은 믿기 어려운 현실 앞에서 그저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저 겉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듯 보였던 예천우가 바로 그 전설 속의 인물이라니 말이다.이 모습을 본 임완유와 임선호 남매 또한 충격에 빠졌다. 진은수의 높은 위치를 알고 나서는 예천우가 인맥으로 도움을 청한 줄 알았으나 사실 그는 예천우의 휘하에 있는 사람이었고 심지

  • 용왕 귀환   제987화

    진은수의 강렬하고 압도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은 순간 멍해졌다.자연스레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한 위풍당당한 남성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그의 움직임과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기운을 보면 결코 평범한 인물이 아닌 것 같았다.손승우는 그 목소리를 듣고 얼굴이 굳어졌다.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과연 위무권관의 관장 진은수였다. 진은수는 일반 권관의 관장이 아니었다.그의 문하 제자 중에서도 보통 신분이 아닌 사람들이 많았다. 각지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들조차 그에게 자녀를 맡길 만큼 그의 권위는 대단했다. 허광호 역시 그의 제자 중 하나였으나 다른 진정한 고수들에 비하면 한참 부족했다.그렇다고 해서 손씨 가문이 진은수를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 손승우가 그에게 깍듯하게 대했던 건 어느 정도의 존경심 때문이었지 손씨 가문이 진은수에게 굴복할 정도는 아니었다.손승우는 그저 진은수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약간의 예의를 지켰을 뿐이었다.지금 진은수가 예천우를 위해 나섰다는 상황에 허씨 가문 사람들 또한 놀라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허광호는 경외의 눈빛으로 나서서 한 걸음 앞으로 나가 고개를 숙였다.“사부님, 오셨군요!”진은수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을 뿐 아무 말 없이 성큼성큼 예천우가 있는 자리로 걸어갔다.허성태도 공손하게 그에게 인사했다.“진 관장님, 안녕하세요!”그는 허성태의 인사에도 응하지 않았고 마치 주변의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은 존재인 듯 무시하는 태도로 곧장 예천우에게 다가갔다.이 모습을 본 임완유와 임선호 남매도 눈을 휘둥그레 뜨며 진은수를 바라보았다. 그의 정체와 위압감에 놀란 두 사람은 진은수가 자신들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 인물임을 직감했다. 게다가 손대우의 얼굴이 확연히 변해 있었다.허씨 가문 사람들 또한 존경의 눈빛으로 진은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을 보니 진은수는 확실히 이 지역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인물임이 틀림없

  • 용왕 귀환   제986화

    “아까 했던 말씀 기억 안 나세요? 분명 사모님은 우리 허씨 가문을 순식간에 없앨 수 있다고 했어요. 그렇게 강한 가문도 상대하지 못하는 사람을 우리보고 어쩌라는 말씀이죠?”“너!”강지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때 다행스럽게도 주성한이 더 이상 손승우를 때리지 않고 멈췄다. 예천우가 멈추라고 지시하지 않았음에도 더 때렸다간 정말 큰일이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이때 손승우의 얼굴은 이미 맞아서 본래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형체가 망가졌다. 그나마 겨우 서 있을 수 있는 정도였다. 주성훈이 완전히 제어하지 않고 때렸다면 그 실력으로 두어 번만 더 때렸어도 손승우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것이다.그러나 손승우는 자신이 굴욕을 당했다는 사실에 엄청난 분노와 좌절감을 느꼈다. 그는 지금 매우 후회하고 있었다.‘왜 고작 몇 사람만 데려와서 이런 사태를 맞이하게 됐을까? 차라리 경찰이나 다른 고수를 데려왔다면 이렇게 어린 녀석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야.’주성한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서서 예천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예천우 씨, 말씀하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아주 잘했어요.”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번 일은 여기서 끝내죠. 이 정도면 주성한 씨의 실수는 없었던 걸로 해줄게."“감사합니다. 예천우 씨!”주성한은 감격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역시 대인배답게 용서해 주는 예천우의 아량에 그는 깊이 감동했다.“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주성한은 더 이상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닥쳐올 손씨 가문의 보복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그래요. 가보세요.”예천우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허씨 가문의 사람들은 예천우가 주성한을 쉽게 보내는 것을 보고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 순순히 따르는 주성한을 왜 그냥 놓아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예천우가 주성한을 이용해 손씨 가문을 상대하지 않으니 예천우가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주성한이 남아 있다면

  • 용왕 귀환   제985화

    이 말에 모든 사람이 다시 멍하니 얼어붙었다.허광호와 허종우는 입을 떡 벌린 채 예천우가 곧 손씨 가문의 주성한에게 혼쭐날 것이라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주성한이 예천우에게 사과할 줄은 전혀 몰랐다.허가연의 부모들도 역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허성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설마 주성한이 예천우의 실력을 알아차린 걸까?’손동욱과 강지혜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다.얼굴이 새파래진 손승우는 주성한을 향해 소리쳤다.“주성한,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야?”하지만 주성한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예천우의 지시를 기다렸다. 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손승우를 가리키며 말했다.“그래도 눈치는 빠른 편이네요. 저 노인네를 심하게 혼내주시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할게요.”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한순간 멍해졌다. 손동욱과 강지혜에게 손을 댄 것도 모자라 이제는 손승우까지 두들겨 패라니 정말로 세상을 뒤집겠다는 소리였다.이제 모두의 시선이 주성한에게 집중되었다. 사람들은 과연 주성한이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주성한은 속으로 몹시 난처했다. 그는 손씨 가문의 재력과 권세가 만만치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손씨 가문의 재력과 인맥이면 나보다도 훨씬 대단한 고수들을 불러서 날 죽일 거겠지.’하지만 눈앞의 예천우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었다. 간단한 동작으로 자신을 완전히 제압한 이 상대에게 주성한은 지금 예천우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결심을 내렸다. 결국 손씨 가문 사람들이 먼저 자신을 사람 취급하지 않았는데 더 이상 그들에게 충성을 바칠 이유가 없었다.주성한이 예천우의 지시에 따라 손승우에게 다가가자 그제야 손승우는 사색이 되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예천우가 말한 노인네는 바로 손승우였다.손동욱과 강지혜는 주성한이 예천우의 지시를 따르는 걸 보고 혼란에 빠졌다. 손씨 가문의 권세를 잘 알고 있는 주성한마저 이렇게 나서는 건 전혀 예상 밖의 일이었다.손승우는 허둥지둥하며 외쳤다.“

  • 용왕 귀환   제984화

    임완유는 예천우 덕분에 완전히 달라진 동생을 보며 감동에 젖어 조용히 그에게 말했다.“천우야, 정말 고마워.”만약 예천우의 꾸짖음과 조언이 없었다면 동생이 이렇게 책임감 있고 당당하게 성장하진 못했을 것이다.임선호가 열심히 무술을 연습한 것도 분명 예천우의 영향을 받은 덕분이었다.비록 싸움 도중 몇 번 다치기는 했지만 임선호는 눈빛 하나 흔들림 없이 상대와 끝까지 맞섰고 치열한 싸움 끝에 마침내 그들 모두를 물리쳤다.예천우가 직접 나섰다면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는 임선호가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려는 듯 가만히 지켜보았다.그 모습에 임완유뿐만 아니라 허가연의 부모들도 속으로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임선호의 실력이 아직 부족할지라도 그는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고 그런 끈기와 단호함이 허가연의 부모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허가연의 부모는 속으로 어쩌면 임선호가 정말로 딸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전에 임선호에 대한 정보가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고 이제 손씨 가문의 일만 잘 넘어간다면 더는 임선호와 허가연의 결혼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싸움이 끝나자마자 허가연은 달려가 임선호를 걱정하며 연신 다친 데는 없는지 확인했다.임선호는 아픈 몸을 이끌고도 밝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이 정도 상처쯤이야. 널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그 말에 허가연은 감동으로 눈시울이 붉어졌다.반면 임선호가 뿌듯해하는 모습에 손씨 가문의 사람들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특히 강지혜와 손동욱은 주성한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제대로 임무를 수행했더라면 이렇게까지 허씨 가문 사람들이 뿌듯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주성한이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했다.주성한 또한 그 시선을 느끼고 있었고 분노와 불만이 치밀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결과는 이 모양이고 위로는커녕 비난만 받으니 정말 못마땅했다.오히려 손승우가 황급히 주

  • 용왕 귀환   제983화

    주변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고 전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싸움이 시작되었는데 오히려 손씨 가문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허성태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이 더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예천우가 쉬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성한이 갑자기 넘어지게 된 것도 어쩌면 예천우가 한 짓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그때 허광호의 전화가 울렸고 사부님이었다. 주성한과 강지혜의 다툼을 뒤로 한 채 그는 서둘러 전화기를 들고 한쪽으로 물러나 전화를 받았다.“사부님!”“그래. 네 아버지가 지금 집에 계셔?”위무권관의 관장인 진은수는 마침 허씨 저택 근처에 있었고 얼마 전에 허성태의 몸 상태를 진단해 주겠다고 한 약속을 떠올리며 들를 겸 전화를 걸었다.“계십니다!”허광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서둘러 물었다.“사부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뭐든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사부님은 아주 높으신 분이니 사부님 곁에 머물 기회만 주어져도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허씨 가문은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았기에 이 관계를 더 돈독히 하면 앞으로 좋은 점이 많았다.“별일 아니야. 근처에 있어서 그냥 네 아버지 보러 들르려고.”진은수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허광호는 집안에서 난리가 난 걸 언급할지 생각하다가 이내 말을 삼켰다. 사부님의 어마어마한 무공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번에 잘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만약 손씨 가문이 허씨 가문을 공격하려 든다면 사부님이 눈앞에 계시는데 그냥 넘어가시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사부님은 동성 4대 가문들도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할 만한 인물이었다.위무권관 관장은 동성에서 명망 높은 사람이었다.진은수는 무공이 절정에 달해 언제든 종사 경지로 나아갈 수 있는 실력자였고 그의 부하 중에는 뛰어난 강자들도 많았다.그래서 누구든지 진은수의 체면을 챙겨줘야 했다.허광호는 지금

  • 용왕 귀환   제982화

    허성태는 이 광경을 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이 녀석은 정말 끝났어. 살아남기 힘들 거야.’주변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눈치였고 심지어 허가연조차 그런 분위기였다.하지만 임선호와 임완유는 달랐다. 특히 임완유는 예천우의 실력을 여러 번 목격했기에 이 정도로는 그를 위협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게다가 예천우가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어 더 안심할 수 있었다.예상대로 예천우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오른손을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견과류 하나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날아가 주성한의 다리에 명중했고 주성한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져 땅바닥에 쓰러졌다.원래라면 손이라도 짚고 균형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이상하게도 손마저 힘이 빠져 바닥에 얼굴을 박고 말았다.주변 사람들은 이 광경에 멍해졌다.주성한이 대단한 기세로 예천우에게 돌진했는데 결과는 그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비꼬듯 말했다.“이게 무슨 자세인가요? 제가 아무리 무서워도 굳이 이렇게 엎드려 절할 필요는 없잖아요?”“이, 이 자식이...”주성한은 속이 뒤집히는 듯했고 뭔가에 당한 게 분명했다.손승우도 잔뜩 화가 나서 소리쳤다.“주 사부님, 이게 뭐 하는 겁니까! 당장 일어나서 저 녀석을 박살 내세요!”자신이 돈을 들여 고용한 무술 고수가 이렇게 바닥에 나가떨어지는 꼴을 보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 다리와 손의 통증도 마다하고 다시 예천우에게 다가갔다. 이번에 그는 예천우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폈다. 그러다 예천우가 다시 무언가를 던지는 것을 포착했는데 그게 고작 견과류라는 걸 알고는 경악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을 알아차렸다 해도 피할 수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무릎에 다시 견과류를 맞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번에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양새가 되었다.주변 사람들은 다시 한번 입을 다물었다. 아까도 모양새가 좋지 않았는데 이제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꼴이 되니 다들 어이없어했다.손승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