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우는 두 사람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긴장할 필요 없어요. 오늘 좋은 일이 있어서 두 분을 불렀어요.”“좋은 일이라고요? 예 이사님, 저를 속이지 마세요. 전 매일 이사님과 좋은 일이 있기를 기다리고 있다고요.”이신향이 부끄럽게 예천우를 쳐다보았다.섹시한 옷차림에 애교까지 부리자 예천우는 참지 못하고 반응을 일으킬까 봐 재빨리 대답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정말 좋은 일이에요.”이신향은 농담일 뿐이었으나 예천우의 말을 듣고 살짝 놀라서 물었다.“예 이사님, 설마 진짜로 그런 건 아니겠죠?”“물론 정말이죠. 오늘 신향 씨를 이곳에 부른 건 제가 신향 씨에게 승진할 거라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였죠.”“승진이요?”이신향은 어리둥절했다. 지금 영업 부서의 이사는 예천우였고 자기는 팀장일 뿐이었고 중간에 유현마저 있으니 승진할 리가 없었다.“그래요. 유현 씨, 요즘 영업 부서 일을 맡았는데 어때요?”예천우가 물었다.“긴장되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죠. 하지만 하루하루가 뜻깊고 많이 배우고 있어요. 천우 씨는 저를 다른 곳으로 보내고 신향 누나를 제 자리에 안배하시려는 거예요?”비록 지금 유현은 직위가 이신향보다 높지만 이신향에게 깍듯이 대하면서 줄곧 그녀를 신향 누나라고 불렀다.예천우는 유현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되물었다.“제가 그렇게 하면 원망할 거예요?”“천만에요.”유현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천우 씨가 저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셨다면 전 아직도 평범한 영업 부서 직원일 뿐이겠죠. 어떻게 이렇게 많은 배울 기회와 자신을 더 훌륭하게 할 수 있겠어요? 천우 씨의 은혜는 평생 갚아도 모자랄 것입니다.”“유현 씨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저도 기쁩니다.”예천우는 유현이가 한 말은 모두 진심이라는 것을 알아차렸고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하지만 유현 씨가 이렇게 훌륭한데 제가 어떻게 유현 씨를 다른 곳으로 보내겠어요?”“그러면 신향 누나가 승진한다는 건 무슨 말씀이죠?”유현이가 물었다.“회사에서 매니저 자리를 만들어서 이사를
한참이 지나서야 유현은 감격에 찬 어조로 말했다.“천우 씨, 고마워요. 천우 씨의 보살핌이 없었다면 저는 아직 작은 판매원에 불과했을 거예요. 앞으로 천우 씨의 말 한마디면 저는 절대 망설이지 않고 천우 씨를 따르겠어요.”“그런 마음이 있다니 저도 기쁩니다.”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솔직히 말씀드리지만 이번에 이신향 씨를 승진시킨 것도 유한 씨가 경험이 부족할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죠. 그러니 앞으로 이신향 씨의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유한 씨, 이사의 자리를 지키려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이 자리를 이신향 씨에게 빼앗길 수도 있어요.”“예 이사님, 그런 말씀 좀 하시지 마세요. 왜 우리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하는 거죠?”이신향이 허탈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신향 누나, 걱정하지 마세요.”유현은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신향 누나의 인성은 제가 너무 잘 알고 있어요. 게다가 신향 누나는 항상 저를 잘 보살펴 주셨으니 우리는 분명 즐겁게 잘 지내면서 일할 수 있을 거예요.”그리고 유현은 다시 예천우에게 말했다.“천우 씨,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아주 좋아요.”예천우는 이신향을 향해 웃으면서 말했다.“이 팀장님, 아니. 이제는 이 매니저님이죠. 이 매니저님은 회사에 오래 계셨고 경험도 많으시니 앞으로 유현 씨를 많이 도와주셔야 해요.”“걱정하지 마세요. 꼭 그럴게요.”“좋아요. 앞으로 영업 부서를 잘 부탁드립니다. 비록 이사 자리는 하나뿐이지만 훌륭하다면 다른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요.”예천우는 웃으면서 말했다.이신향은 그 말을 듣고 엄청나게 기뻐하면서 말했다.“천우 씨,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천우 씨는 이제 어디로 가는 거죠?”“사실 별거 아니죠. 회사에서 한 그룹을 인수했고 제가 가서 대표직을 맡을 거예요.”예천우도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들에게 사실대로 알려줬다.“네?”두 사람은 그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하여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룹
임연 그룹 회사 안내원의 질문에 용미소는 직접 경찰증을 꺼내면서 말했다.“우리는 예천우 씨를 찾아왔어요. 그는 무리 싸움을 한 혐의가 있어요.”그러자 회사 안내원은 깜짝 놀라서 다급하게 말했다.“잠깐만요. 제가 확인해 볼게요.”지금의 예천우는 보통 신분이 아니었기에 아무리 경찰이라고 해도 함부로 들여보내서는 안 되었다.하지만 용미소는 예천우가 이 틈을 타서 도망칠까 봐 바로 안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사람들에게 차갑게 물었다.“예천우 씨는 어디에 있죠?”그러자 깜짝 놀란 직원들은 솔직하게 예천우의 사무실 쪽을 가리켰다.바로 그때 예천우는 회사 안내원의 전화를 받고 아예 스스로 사무실을 나섰다. 그러자 바로 그를 잡으러 온 용미소와 마주쳤다.“예천우 씨, 꼭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고 말했는데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은 몰랐네요.”용미소는 지난번에 예천우의 득의만면한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예천우, 이번에는 드디어 내 손에 잡혔어.’하지만 예천우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껄껄 웃으며 말했다.“아니, 이거 용 형사님이 아니세요? 무슨 일로 이곳까지 온 거죠? 제가 보고 싶어서 온 거예요?”“제가 예천우 씨를 보고 싶어서 왔다고요?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죠. 저는 정말 예천우 씨를 감옥에 보내고 싶으니까요.”용미소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하지만 그건 안 돼요. 형사님으로서 국민에게 공정하게 대해야 하죠. 용 형사님 마음대로 사람을 붙잡아 감옥에 처넣으면 위법 행위가 아닌가요?”용미소도 자기의 말실수를 깨닫고 직접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말고 빨리 저와 함께 가시죠.”이를 지켜보던 주변 사람들은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다. 지금 예천우의 신분은 예전과 남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번에도 예천우는 잡힌 적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다들 많이 침착해졌다.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잠시만요. 용 형사님께서 저를 데리고 가신다고 해도 일단 무슨 일 때문인지는 말해줘야 하지 않나요?”“왜긴 왜요? 어제 뭘
예천우가 먼저 자신을 도발하면서 곧 돌아온다고 했고 이제 또 임완유가 꼭 구해내 주겠다는 말을 하자 용미소는 화가 나서 터질 것만 같았다. 그녀는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임완유를 싸늘하게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제가 예천우 씨를 잡았으니 예천우 씨 본인이 위법 행위가 없는 한 누구도 그를 함부로 나오게 할 수 없을 것입니다.”용미소는 그렇게 말하고 바로 예천우를 데리고 떠났다.임완유의 안색은 좋지 않았고 얼른 옆 사람에게 물었다. 듣고 보니 예천우가 잡힌 이유는 어제 김서준을 때린 일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또 전부 나 때문이었던 거야? 김서준 그 자식이 경찰서에 천우를 신고할 줄이야. 안 돼, 반드시 잘 조사해 봐야 해.’하지만 바로 그때 임국종에게서 전화가 왔다.“할아버지!”“완유야, 지금 당장 집으로 와.”임국종은 거의 명령조로 말했다.“무슨 일이세요? 지금은 바빠서 집 갈 시간이 없어요.”“아무리 바빠도 당장 돌아와야 해.”“알겠어요.”임완유는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임국종은 휴대 전화를 내려놓고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임강과 유은수에게 모든 걸 준비하라고 분부했다.알고 보니 려 어르신의 요구 때문에 려정수가 곧 임씨 저택으로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대략 30분 뒤에 려정수가 임씨 저택에 나타났다. 꽤 점잖고 젠틀해 보였고 생긴 것도 괜찮은 편이었다.그의 뒤에는 두 사람이 따라다니고 있었는데 분명 실력이 만만치 않은 사람들인 것 같았다.임국종은 즉시 흥분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가서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려 도련님, 드디어 도련님의 얼굴을 뵙게 되었네요.”려정수는 건방진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안으로 걸어 들어가며 말했다.“이 집은 인테리어가 좀 수준이 떨어지네요.”임국종은 안색이 확 변했지만 이내 대답했다.“그건 당연한 일이죠. 저희 집안은 보통 집안이라 어떻게 려씨 가문 같은 대가문과 비교할 수 있겠어요.”“려씨 가문과는 아니죠. 용도에서 제 뒤를 따라다니는 졸개들의 집도 이곳보다는 훨씬
게다가 려씨 가문 어르신은 심지어 려정수에게 임국종의 손녀를 만나보라고 했다.‘쳇. 내가 어떤 신분의 사람인 걸 알기나 알아? 얼마나 많은 미녀들이 내 품에 안기려고 애쓰는데 왜 굳이 이런 쓰레기 가문의 여자를 만나야 하는지 모르겠어.’려씨 가문 어르신은 임국종에게 정말 잘 대해주었다. 옛정을 생각해서인지 심지어 임완유와 려정수가 함께 있는 걸 간절히 바라고 있기까지 했다.하지만 그 전제는 당연히 려정수가 임완유를 마음에 들어 해야만 했다.임국종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궁금해서 물었다.“어느 가문 사람들이 이토록 눈이 멀어서 감히 려 도련님을 건드린 거예요?”“쳇. 바로 송씨 가문이에요.”려정수는 코웃음을 치며 입을 열었다.‘송씨 가문도 정말 병신들이야. 고작 여자 한 명 때문에 감히 나랑 맞서려고 하다니. 딱 기다려. 이번에 온 것도 너희들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야. 그렇지 않으면 송씨 가문은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될 거야.’“송씨 가문 말씀이세요? 꽤 실력이 좋은 집안이라고 들었어요.”임국종은 깜짝 놀라서 말했다.“실력이 좋기는 개뿔! 임씨 가문 같은 작은 가문의 안중에는 송씨 가문이 꽤 실력이 있는 가문이겠죠. 하지만 제가 직접 나선 이상 송씨 가문은 반격할 기회조차 없을 거예요.”려정수의 표정은 패기가 넘치면서도 엄청 건방졌다.“네. 지당한 말씀입니다. 려 도련님께서 직접 손을 쓰시면 당연히 다를 거예요.”임국종은 고개를 내저었다.‘이 송씨 가문 사람들도 정말 머리가 돌았네. 감히 려씨 가문을 상대하려고 하다니.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짓이 아니겠어? 사람이라면 똑똑하게 살아야지. 특히 눈을 밝게 뜨고 누가 가장 좋은 사람인지 똑똑히 봐야 해. 나처럼 처음에 사람을 잘못 봐서 시골 촌뜨기를 임씨 가문에 들어오게 했으니 지금은 아무리 해도 쫓아낼 수 없어.’하지만 임국종은 어떻게 하든 예천우를 반드시 임씨 가문에서 쫓아내겠다고 다짐했다.려정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들어 그의 파텍필립을 쳐다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벌써
임국종과 임강, 유은수는 려정수의 모습을 보고 속으로 은근히 기뻐했다. 임국종은 려정수가 임완유한테 첫눈에 반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즉시 말했다.“려 도련님, 소개해 드릴게요. 제 손녀 임완유예요. 지금 임연 그룹의 대표이고 임연 그룹을 운영하고 있어요.”그 말을 들은 려정수는 마침내 정신이 돌아왔고 흥분한 어조로 다가가서 말했다.“임완유 씨, 안녕하세요. 완유 씨가 이렇게 아름다운 분일 줄은 몰랐네요. 정말 만화속 여주인공처럼 너무 예쁘시네요.”려정수는 말하며 임완유와 악수하려고 오른손을 내밀었다.임완유는 약간 망설이다가 결국 손을 내밀지 않았다.그러자 유은수가 재빨리 말했다.“멍하니 서서 뭐 하는 거야. 이분은 용도 려씨 가문의 려 도련님이야. 빨리 인사드려.”려정수는 유은수의 말을 듣고 입을 열었다.“괜찮아요. 처음 보는 거니까 임완유 씨는 조금 긴장하셨을 겁니다. 자, 앉아서 천천히 얘기를 나누죠.”려정수는 이대로 떠나고 싶지 않았다.유은수는 그 광경을 보고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임국종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처음에 려정수가 임씨 가문을 너무 얕잡아 보았기에 그는 조금 걱정했다. 하지만 지금 려정수가 임완유에 대한 태도를 보니 임국종은 완전히 마음이 놓였다.‘완유가 려 도련님께 시집을 갈 수 있다면 정말 엄청난 행운일 거야.’예훈 도련님과 임완유를 엮어주는 건 생각에 머무를 뿐이었다. 예훈이가 아무리 임완유를 좋아한다고 해도 절대 예씨 가문으로 시집갈 수 없었다.신분이 고귀한 예씨 가문은 절대 임완유를 며느리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그렇게 대단한 가문과의 결혼은 감히 상상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음식은 금방 나왔고 낯선 남자와 함께 집에서 밥을 먹으니 임완유는 몹시 불편했다. 하지만 임국종과 임강, 유은수의 강박 때문에 임완유는 또 너무 건방지게 굴 수도 없었다.임완유가 아까 회사를 떠날 때 송씨 가문도 려정수가 천해시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려정수는 송씨 가문을 협박하기 위해 공식적인 일정을 잡고 왔
“예천우 씨, 혹시 천우 씨 배후에 있는 사람이 예천우 씨를 구해줄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용미소가 떠보듯 예천우에게 말을 걸었다.“아니에요. 저는 제 배후에 누가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없어요.”“그러면 왜 남이 예천우 씨를 구해줄 수 있다고 확신하는 거죠?”“저는 그런 말을 한 적도 없어요. 제가 자신 있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제가 불법적인 일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러니 당연히 순조롭게 나올 수 있죠.”예천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용미소는 그 말을 듣자 속으로 예천우를 욕했다.‘이놈은 정말 여우처럼 교활한 놈이야. 일부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좀 봐.’용미소는 차갑게 말했다.“지난번에는 도망쳤지만 이번에는 증인과 물증이 다 있으니 어떻게 또 도망치는지 지켜보겠어요.”하지만 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용 형사님, 내기 한번 하실래요? 오늘 제가 경찰서에서 나오지 못하면 앞으로 무슨 일이든 용 형사님이 시키는 대로 하겠어요.”“정말이에요?”용미소는 차갑게 웃었다. 오늘 밤만 예천우를 경찰서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면 되었다. 용미소는 확실히 그럴 능력이 있었고 게다가 예천우는 확실히 혐의가 있었으니 용미소는 이건 너무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물론이죠. 하지만 오늘 제가 무사히 나올 수 있다면 제 조건을 들어줘야 해요.”“무슨 조건이죠?”“생각해 볼 게요. 뭘 하면 좋을까요? 아니면 제 여자가 되어 주세요.”예천우는 일부러 용미소를 놀리고 있었다.“뭐라고요!”용미소는 화가 치밀어 올랐고 예천우의 뺨이라도 호되게 때리고 싶었다.용미소는 아름다운 미모 때문에 그녀를 좋아하는 사람은 엄청 많았지만 여태까지 그녀의 앞에서 건방진 행동을 한 사람은 없었다.혐의자인 예천우에게 희롱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든 용미소는 웬일인지 화가 나는 와중에 이상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용미소는 차갑게 말했다.“좋아요. 오늘 경찰서를 무사히 나올 수 있다면 예천우 씨 말대로 할 게요. 하지만 오늘이 지나도 경찰서를 나오지 못한다면 감옥
송강은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내려놓았다. 그러자 송문복은 애타는 눈빛으로 그에게 예천우가 뭐라고 말했는지 물었다.그동안 몇 번이고 전화를 걸어도 연결이 되지 않았기에 이번에 송강은 핸즈프리를 켜지 않았고 옆에 있던 사람들은 구체적인 통화내용을 잘 듣지 못했다.“예천우 씨는 려정수가 도착하면 다시 전화하라고 했어요.”송강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여전하구나.”송문복은 쓴웃음을 지으며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됐어. 우리도 이제 어쩔 수 없이 예천우 씨의 말을 순순히 들을 수밖에 없어. 게다가 려정수가 천해시에 왔으면서도 가장 먼저 우리에게 찾아오지 않았다는 건 그도 우리와 타협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그러니 우리도 예천우 씨의 도움을 기다릴 여유와 시간이 있는 셈이지.”“그런데 만약에 갑자기 예천우 씨가 잠적하면 곤란할 것 같아요.”송씨 가문의 한 어르신이 말했다.“그렇지는 않을 거예요.”송강은 고개를 내저으면서 말했다.“예천우 씨가 그렇게 말했으니 반드시 우리를 도와줄 거예요.”전화를 끊은 용미소는 예천우가 꿍꿍이를 꾸밀까 봐 바로 물었다.“예천우 씨, 빨리 사실대로 말해봐요. 방금 전화할 때 기회를 틈타서 구해달라는 정보를 흘렸죠?”“용 형사님의 생각은 어떠세요?”예천우는 껄껄 웃고 있었다.“이런! 두고 봅시다. 이제는 전화 한 통도 못 받을 거예요.”용미소는 분명히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바로 그때 예천우의 전화가 또 울렸다. 이번에 용미소는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고 심지어 전화를 꺼버렸다.그러자 예천우는 고개를 내저었다. 예천우는 어차피 곧 나오게 될 거니까 이 정도 연락이 안 되는 건 아무렇지도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려정수는 오자마자 바로 송씨 가문에게 손을 쓸 수 없을 것이다.그래서 예천우에게는 송씨 가문을 도울 수 있는 시간이 충족했다.하지만 예천우가 경찰서에 도착했을 때 임연 그룹도 큰 문제에 봉착했다. 유현은 바로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비록 예천우가 경찰에 연행되었다는 소식
예천우는 잠시 멍해졌다. 선우서림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다가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그의 목을 감싸고 망설임 없이 입술을 맞대며 강렬하게 그를 유혹했다.그녀의 행동은 다소 서툴렀지만 선우서림의 진심이 느껴져 예천우는 순간적으로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사실 그의 강력한 정신력 덕분에 약물의 효과는 완전히 걸리지 않았지만 선우서림의 매혹적인 자태는 충분히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예천우는 선우서림과 양채은에 대해 같은 감정이 있었다. 그녀들을 좋아하고 존중하며 매력을 느끼곤 했다.하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엔 늘 임완유가 있었고 그녀를 향한 책임감과 진심 때문에 예천우는 항상 자신의 감정을 억눌러왔다.하지만 지금 선우서림의 유혹적인 상태와 약간의 약물 작용은 예천우를 흔들리게 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맞대고 손이 선우서림의 몸을 더듬으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완벽한 몸매와 부드러운 촉감은 그의 감각을 자극하며 더 깊은 갈망을 끌어냈다.선우서림은 정말 모든 게 너무 완벽했다.선우서림은 남자를 매혹하는 매력이 임완유보다 못지않았고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임완유의 고귀하고 성스러운 매력과는 달리 선우서림의 매혹적이고 자유로운 매력이 그를 사로잡았다.선우서림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소파 위로 넘어졌고 선우서림의 드레스는 점점 벗겨지고 있었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며 유혹의 절정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갑작스러운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그 소리에 예천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자신을 바라보는 선우서림을 봤다. 그녀의 드레스는 거의 완전히 벗겨져 있었고 그녀의 몸은 그의 눈앞에 드러나 있었다.예천우는 황급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서림아, 미안해. 이건 내 잘못이야.”선우서림은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부끄러움에 몸을 떨며 말했다. “아니야. 이건 내 선택이야. 제발 나를 받아주세요. 평생 너만을 사랑할 거야. 뭐든지 할게.”예천우는 그녀의 말에 쓴웃음을 짓고 속으로 한숨을 쉬며 고
선우서림은 속으로 결심을 굳혔다.‘지금처럼 우물쭈물하면 결국 도련님의 곁에서 점점 멀어질지도 몰라. 그러니 죽이 되는 밥이 되든 일단 몰아붙여야 해. 도련님의 아내가 되지 못한다 해도 도련님의 여자가 될 수만 있다면 평생 곁에 있을 명분은 생길 거야.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도련님과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겠지.’그녀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고 몰래 예천우에게 약을 쓸 생각이었다. 그 약은 무색무취하며 희귀한 성분으로 만들어져 쉽게 감지되지 않는다. 효과가 강하지는 않아도 오히려 쉽게 들키지 않았다. 게다가 선우서림에게는 완벽한 매술이 있었다.게다가 그녀는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매일 매술을 연습해 왔다. 예천우를 유혹하기 위해 완벽히 준비된 그녀는 오늘 승부를 보기로 결심했다.지금 선우서림은 몸에 딱 붙는 트임이 있는 검은 드레스를 입었다. 살짝 낮은 목선과 드러난 하얀 다리가 눈길을 끌었다. 그녀의 매혹적인 자태는 예천우조차 잠시 흔들리게 할 정도였다.그러나 예천우는 별다른 의심 없이 물을 마시며 말했다.“정말 좋은 집을 찾았네. 이렇게 멋진 집을 발견하다니 대단해.”그는 집 안을 둘러보며 감탄했다. 인테리어와 집안 상태는 거의 새집이나 다름없었다. 다른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이 전혀 없을 정도로 느낌이 새로웠다.“맞아. 너희가 떠난 후 난 바로 달려와서 집을 찾는 일에만 매달렸어. 결국 어제야 이 매물이 새로 나온 걸 발견했지. 이 집은 반년 전에 인테리어 공사를 끝냈고 원래는 집주인이 직접 살려고 했던 거래. 하지만 살지 않고 바로 되팔았으니 사실상 새집이 맞지.”선우서림은 자랑스레 설명했다.“나도 이틀 동안 찾아다녔는데 만족스러운 곳이 없었어. 그런데 이 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계약했지.”집주인이 오늘에 40억 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선우서림은 단숨에 바로 계약서에 서명했다.상대방은 원래 일부러 가격을 높게 부르면서 협상하기를 기대했는데 선우서림이 바로 계약하니까 아주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도 전액
사실 이번 일은 예천우가 아닌 남궁은서가 준비한 것이었다. 그러나 남궁은서는 이런 오해를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이런 결과를 매우 기쁘게 받아들였다.천상 그룹 동성 지사의 상황은 금세 남궁은서의 귀에 들어갔고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천우가 도움을 주긴 했지만 완유의 대처가 정말 만족스러워.”천상 그룹 전체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유독 동성 지사는 심각한 문제가 많았다. 남궁은서는 임완유가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해결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궁금했다.하지만 임완유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문제를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 열정을 자극해 분위기를 개선했다.‘정말 잘했어. 내가 정성 들여 준비한 직원 자료가 제대로 활용됐겠네.’남궁은서는 속으로 생각하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한편, 예천우는 회사를 떠나면서 임완유가 지낼 적당한 집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호텔에 계속 머무는 것은 적합하지 않았다. 마침 근처에 고급 아파트 단지가 있었지만 문제는 이미 모든 매물이 팔렸다는 것이었다.그때 그의 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건 사람은 선우서림이었다.“도련님!”“무슨 일이야?”예천우가 물었다.“아무 일 없어도 도련님을 찾으면 안 돼?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어서 전화했으면 안 돼?”평소 예천우 앞에서는 이런 말을 하지 못했지만 선우서림은 전화로 용기를 내서 장난스레 말했다.“그만해. 너도 알잖아. 난 유부남이야.”예천우는 웃으며 대답했지만 그녀의 감정을 모를 리 없었다.비록 예천우도 당연히 예쁜 여자가 좋고 특히 선우서림의 미모는 남자라면 그 누구든 마음이 움직일 것 같았다. 하지만 예천우는 임완유한테 미안한 짓을 해서는 안 되었다.“그래? 그런데 이미 이혼했잖아. 게다가 도련님이라면 결혼했다 해도 난 신경 안 써요.”선우서림은 대담하게 말했다. 예천우는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농담하지 마. 진지한 얘기나 하자. 무슨 일이야?”“농담이 아니야. 진심이라고. 사모님께서 근처에 임완유가 머물 집
“왜냐하면 천우도 말했잖아요. 무슨 일이든 아내인 제 말을 듣는다고요. 그러니 천우는 제 동의 없이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할 겁니다.”“하하...”임완유가 농담 섞인 말투로 말하자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임완유에 대한 호감이 한층 높아졌다.그녀는 명백히 절대적인 권력을 가졌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온화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예천우가 아내가 최고라고 말했을 때 임완유는 얼굴이 붉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그 분위기를 적당히 조절할 필요를 느꼈다.‘이대로라면 사람들은 나를 지나치게 치켜세우고 회사 발전보다는 나만 바라볼지도 몰라. 그러면 곤란할 거야.’예천우는 회사의 이익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고 심지어 회사가 망해도 상관없다고 했지만 임완유는 달랐다.그녀는 회사가 더 강해지고 더 커져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야만 미래의 시어머니에게 당당히 설명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임완유는 모두의 반응을 살피며 자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확신했다. 이어서 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물론 저는 예천우처럼 강압적이지 않아요. 하지만 회사 업무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엄격할 거예요. 저는 항상 일을 중심으로 생각해. 만약 여러분이 좋은 아이디어와 제안을 내놓고 일을 잘 해낸다면 저는 여러분을 누구보다 강력히 지지할 거예요. 저한테 반박해도 좋고 제 실수를 지적해도 좋아요. 우리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면 난 기꺼이 받아들일게요. 심지어 그런 사람에게는 승진의 기회도 줄 겁니다.”그녀의 목소리는 단호하면서도 힘이 있었다.“여러분께서도 보셨겠지만 저는 절대적인 자율권을 가지고 있어. 여러분이 얼마나 실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더 넓은 기회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임완유의 열정적인 발언은 회의실의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들었다. 특히 그동안 자신이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느꼈던 이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그들은 임완유가 단순히 지사의 책임자가 아니라 머지않아 본사에서 더 높은 자리에 오를
이 말에 사람들은 다시 한번 충격과 감탄을 느꼈다. 회사가 망해도 상관없고 심지어 회장님께서 부탁해도 소용없다는 그의 태도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대체 이 젊은 남자는 누구지? 회장과 깊은 관련이 있는 건 확실한데 어쩌면 회장보다 더 무시무시한 존재일지도 몰라.’사람들은 속으로 그렇게 추측하며 임완유를 부러운 눈길로 바라봤다.특히 회의실의 여성 중 일부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만약 저런 남자를 내가 가질 수 있다면... 아니 예천우 씨의 보호를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그녀들의 감탄과 부러움 속에서 임완유 역시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예천우의 무조건적인 지지와 보호는 그녀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천우는 정말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어. 언제나 나를 위해 노력하고 나를 위해 싸워줬어.’그녀는 예전에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떠올리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나는 그동안 천우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오해하며 멀리하려고만 했지. 얼마나 바보 같은 행동이었는지... 만약 천우가 일찌감치 나를 포기했더라면 난 지금 이 모든 것을 잃었을 거야. 그러면 그 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였겠지.’모든 상황이 정리된 후 예천우는 자리를 떠날 준비를 했다. 앞으로 다가올 3일 후의 성종대회를 위해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그는 임완유를 향해 부드럽게 말했다.“사람 정리하고 응징하는 건 내가 전문이지. 하지만 회사 운영은 나랑 안 맞아. 이제부터는 모든 걸 네게 맡길게.”그의 말투는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방금 전의 강렬한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고 마치 친근한 옆집 소년처럼 느껴졌다.회의실의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다.‘예천우 씨가 이렇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니. 이건 뭐 마술이라도 부린 건가?’한 남자에게 이토록 빠진 적이 없었던 양서은은 여전히 예천우를 존경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정말 멋있네... 예천우 씨가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라니. 너무 대단해
‘이 분위기로 보면 양서은은 틀림없이 빠르게 승진할 것 같네.’사람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앞으로 그녀를 조심스럽게 대해야겠다고 다짐했다.장희준 사건이 마무리되자 예천우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여러분 모두 보셨다시피 오늘 이곳에서 매우 불쾌한 일이 있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매우 좋았어요. 회사의 문제를 해결했으니 이제 모두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거예요.”예천우는 시선을 회의실에 있는 모두에게 돌리며 강하게 말했다.“하지만 저는 장희준 일당 외에도 회사에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내부의 부정부패와 횡포 행위들이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죠. 원래 제 생각대로라면 한 명도 남기지 않고 모두 처벌했을 거예요. 그러면 회사에 약간의 영향이 따르고 단기적인 손실이 있더라도 말입니다. 몇백억, 아니, 몇천억을 잃는다 해도 저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요.”그의 강렬한 눈빛은 회의실을 가득 채웠고 그 시선이 닿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숙였다. 아무도 그와 눈을 마주칠 용기를 내지 못했다.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긴장했고 혹시라도 자신이 이름이 불리면 끝장이라는 공포가 온 회의실을 지배했다.예천우의 어조는 너무도 위압적이었고 그 내용은 그야말로 강력하고 냉혹했다.하지만 그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지며 이렇게 말했다.“다만 여러분의 임 대표님, 제 아내께서는 매우 자비로운 분이었죠. 임 대표님은 사람이라면 실수할 수도 있으니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면 괜찮다고 하면서 저보고 여러분께 기회를 주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제 아내의 말을 따라 여러분들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기로 했어요. 앞으로 열심히 일하면 과거의 잘못은 모두 묻지 않겠어요.”예천우는 웃으며 말을 마쳤고 그의 표정이 한층 부드러워지자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그 말을 은혜로 받아들였고 깊이 감동했다.특히 장희준 외 다른 심각한 부정행위에 연루된 사람들이 가장 감
“됐어. 그만해!”예천우는 냉정한 목소리로 상황을 정리했다.“이미 말했듯이 나는 돈 따위엔 관심 없어. 너희들의 가장 큰 잘못은 내 아내를 건드린 거야!”그는 차갑게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이어갔다.“그래서 하는 말인데... 장희준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횡령한 돈을 전부 채워 넣고 회사를 떠나라. 그러면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을 거야. 하지만 장희준, 넌 나한테 어떻게 애원하든 소용없어. 쓸모없는 눈물은 집어치워.”“꺼져. 법의 심판을 받을 준비나 해.”이 말을 듣고 다른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예천우처럼 무서운 실력의 소유자 앞에서 목숨만 살릴 수 있다면 그들에게는 이미 크나큰 행운이었다.하지만 장희준은 완전히 무너졌다. 얼굴이 퉁퉁 부을 만큼 자신을 때려가며 애원했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 자신의 끔찍한 결말을 떠올리자 그는 얼굴이 창백해졌다.그리고 그는 임완유를 쏘아보며 분노와 절망이 뒤섞인 표정으로 미친 듯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주머니에서 날카로운 칼을 꺼내더니 미친 듯이 임완유를 향해 돌진했다.‘내가 죽는다면 너도 같이 가야지!’이 장면을 본 회의실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대부분 너무 멀리 있었거나 겁에 질려 움직이지 못했다.임완유조차 깜짝 놀랐지만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그 짧은 시간 내에 그녀는 예천우가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임완유는 재빨리 뒤로 물러나며 최대한 칼날을 피하려 했고 그는 예천우가 자신을 구해줄 수 있을 거라 굳게 믿었다.역시 예천우는 이미 장희준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있었다.‘이 정도로 평범한 인간이 내가 지키는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그는 속으로 비웃으며 행동에 나섰다.하지만 뜻밖에도 회의 기록을 담당하던 양서은이 갑자기 자리에서 뛰쳐나와 임완유를 보호하려고 몸을 던졌다. 그녀는 두려움에 눈을 질끈 감은 채 앞으로 달려들었다.예천우는 그 모습을 보고 약간 웃음을 띠며 오른손을 휘둘렀다. 순간 강력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임 대표님, 집에는 백 살 된 어머니가 계시고 갓난아기까지 있습니다. 제발 노약자와 아이를 봐서라도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횡령한 돈은 전부 돌려드리겠습니다. 혹시 다른 요구 사항이 있으시다면 말씀만 해주세요.”“우리를 살려만 주신다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회의실 안은 애원과 절박한 목소리로 가득 찼고 모두가 무릎 꿇고 울며불며 임완유한테 간절히 애원했다. 이제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감옥에 가야 할 처지였고 그들이 저지른 범죄로 봤을 때 형량도 상당히 길 것이 분명했다.게다가 본사는 모든 권한을 임완유에게 준다고 말했다. 그녀가 살려주겠다고 하면 살 수 있지만 죽으라고 하면 끝장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깨달았기 때문이다.지금 이 순간, 그들은 자신의 체면 같은 건 전혀 고려할 겨를이 없었다.주변에서 다른 사람들이 하나둘씩 무릎을 꿇자 장희준도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무릎을 꿇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임완유와 예천우에게 직접 다가가 무릎을 꿇고 빌었다.“임 대표님, 예천우 씨,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눈이 멀어 감히 두 분을 건드리다니 정말 죽어도 마땅합니다.”그러면서 그는 스스로 뺨을 세게 내리쳤다.찰싹. 찰싹!장희준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를 정도로 계속 자신을 때렸다.장희준이 먼저 시작하자 나머지 사람들도 따라 하며 뺨을 치기 시작했다.찰싹. 찰싹!연속으로 울리는 뺨을 때리는 소리가 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그 광경은 어딘가 기이하면서도 압도적이었다.“모든 돈을 돌려드리겠습니다! 아니, 더 추가로 보상금을 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장희준은 울부짖듯 말했다. 그는 자신이 이전에 얼마나 오만했고 얼마나 자신만만하게 대표 자리를 꿈꿨는지 이미 완전히 잊어버린 듯했다.남궁 가문조차 두려워하는 이 앞에서 그는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 지금으로선 굴복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회의실의 다른 사람들은 이 광경을 멍하니 지켜봤다. 아무
남궁연아는 남궁 가문의 셋째 아가씨로서 그동안 한 번도 이런 굴욕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 남궁 가문 역시 이런 식으로 무시당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거의 당장이라도 책상을 엎고 천상 그룹과 끝까지 맞서 싸우고 싶은 심정이었다. 장희준 때문이 아니라 그녀 자신이 받은 이 치욕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는 결국 분노를 억누르기로 했다. 첫째, 천상 그룹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그룹은 회장이 대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최상위 인물들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초거대 기업이었다. 남궁 가문이라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상대였다.둘째, 지금은 남궁 가문이 예씨 가문를 넘어설 중요한 시기였고 이런 시점에 작은 일로 큰 것을 잃을 수는 없었다. 장희준 같은 하찮은 사람 때문에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었다.그녀는 자신의 체면과 남궁 가문의 명예는 언젠가 반드시 되찾겠다는 결심을 하며 남궁연아는 전화에서 쏟아낸 분노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장희준을 향한 그녀의 온갖 욕설은 회의실에 있는 사람들을 또 한 번 충격에 빠뜨렸다.사람들은 그런 남궁연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천상 그룹의 회장이 남궁 가문을 이렇게까지 무시한다는 사실은 그들의 이해를 완전히 뒤엎었다.‘남궁 가문을 이렇게 대하다니.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이야?’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더 이상 믿기 힘든 상황에 망연자실했다. 심지어 장희준조차 완전히 멍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남궁연아의 말은 그의 마음을 완전히 산산조각 냈다.‘남궁연아가 이렇게 화가 난 상태에서 거짓말을 할 리 없어. 이건 진짜야.’그는 힘겹게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그러면서도 그는 임완유가 대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강력한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설마 그녀가 회장의 딸이거나 손녀인 건가?’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남궁연아는 마지막으로 말했다.“내가 기회를 주지 않은 건 아니야. 네가 살아남고 싶다면 네가 건드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