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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Author: 종이워치
송강은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내려놓았다. 그러자 송문복은 애타는 눈빛으로 그에게 예천우가 뭐라고 말했는지 물었다.

그동안 몇 번이고 전화를 걸어도 연결이 되지 않았기에 이번에 송강은 핸즈프리를 켜지 않았고 옆에 있던 사람들은 구체적인 통화내용을 잘 듣지 못했다.

“예천우 씨는 려정수가 도착하면 다시 전화하라고 했어요.”

송강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여전하구나.”

송문복은 쓴웃음을 지으며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됐어. 우리도 이제 어쩔 수 없이 예천우 씨의 말을 순순히 들을 수밖에 없어. 게다가 려정수가 천해시에 왔으면서도 가장 먼저 우리에게 찾아오지 않았다는 건 그도 우리와 타협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그러니 우리도 예천우 씨의 도움을 기다릴 여유와 시간이 있는 셈이지.”

“그런데 만약에 갑자기 예천우 씨가 잠적하면 곤란할 것 같아요.”

송씨 가문의 한 어르신이 말했다.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송강은 고개를 내저으면서 말했다.

“예천우 씨가 그렇게 말했으니 반드시 우리를 도와줄 거예요.”

전화를 끊은 용미소는 예천우가 꿍꿍이를 꾸밀까 봐 바로 물었다.

“예천우 씨, 빨리 사실대로 말해봐요. 방금 전화할 때 기회를 틈타서 구해달라는 정보를 흘렸죠?”

“용 형사님의 생각은 어떠세요?”

예천우는 껄껄 웃고 있었다.

“이런! 두고 봅시다. 이제는 전화 한 통도 못 받을 거예요.”

용미소는 분명히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바로 그때 예천우의 전화가 또 울렸다. 이번에 용미소는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고 심지어 전화를 꺼버렸다.

그러자 예천우는 고개를 내저었다. 예천우는 어차피 곧 나오게 될 거니까 이 정도 연락이 안 되는 건 아무렇지도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려정수는 오자마자 바로 송씨 가문에게 손을 쓸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예천우에게는 송씨 가문을 도울 수 있는 시간이 충족했다.

하지만 예천우가 경찰서에 도착했을 때 임연 그룹도 큰 문제에 봉착했다. 유현은 바로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비록 예천우가 경찰에 연행되었다는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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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모두가 백강호의 승리를 확신하던 순간 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그리고 아주 가볍게 아무런 힘을 쓰는 것 같지도 않은 동작으로 손을 뻗었다.그런데 그 순간 백강호의 손목이 그대로 붙잡혔다.“뭐지?”백강호는 아직도 승리에 취해 있었지만 다음 순간 자신이 공격하던 손이 상대에게 완전히 제압당했음을 깨달았다.그리고 더 놀라운 건 그 순간부터 손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마치 힘이 뿌리째 뽑힌 듯 완전히 무력해졌다.‘이... 이게 어떻게 된 거지?’그러나 그의 충격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예천우는 손을 잡은 채 가볍게 당겼을 뿐인데 백강호의 몸은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강하게 내동댕이쳐졌다.“크아악!”백강호는 온몸에 전해지는 극심한 고통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그는 지금까지 수도 없이 싸워왔고 웬만한 통증은 견딜 수 있는 강자였다.하지만 이번만큼은 참을 수가 없었다. 온몸을 관통하는 고통이 그의 신경을 마비시킬 정도였다.김희자는 완전히 얼어붙었다.“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그녀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입을 벌린 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백강호의 부하들 또한 충격에 빠졌다.그들에게 백강호는 절대적인 존재였다.그는 언제나 압도적인 힘을 보여줬고 이번 칠색연꽃을 차지하는 과정에서도 그들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실력을 보여줬다.그런 백강호가 단 몇 초 만에 그토록 처참하게 쓰러지다니.그러나 예천우의 공격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그는 한 발 앞으로 나서더니 가볍게 발을 들어 백강호의 오른쪽 다리를 밟았다.“우드둑!”순식간에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으아악!”백강호의 비명은 더욱 처절해졌지만 예천우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이번엔 왼쪽 다리까지 짓밟아 버렸다.“우드둑!”또 한 번 끔찍한 소리가 울렸고 백강호는 바닥을 기어가며 몸부림쳤다.그의 고통은 끝이 아니었고 예천우는 마지막으로 가볍게 발을 들어 올리더니 백강호의 가슴을 세게 걷어찼다.

  • 용왕 귀환   제1218화

    예천우는 사실 별다른 대단한 기술도 쓰지 않았다.고작 명경 절정의 경지였던 세 명이었고 암경조차 돌파하지 못한 약골들이었으니 예천우가 상대하기엔 너무 쉬운 상대였다.몇 초도 지나지 않아, 세 명은 바닥에 쓰러져 비명을 질렀다.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고 김희자는 얼굴이 잔뜩 굳었다.‘아까부터 봐서 알았지만 저 셋으로는 애초에 안 되는 상대였어!’그녀는 서둘러 백강호를 보며 말했다.“오빠, 저놈이 오빠만큼은 아니지만 실력은 꽤 되는 것 같아. 오빠가 직접 나서야 할 것 같아.”백강호는 눈썹을 찌푸리며 짧게 대답했다.“알고 있어.”그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방금 전 싸움으로 예천우의 실력을 어느 정도 가늠하려 했으나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때, 예천우가 피식 웃으며 비아냥거렸다. “왜? 아직 준비가 덜 됐나? 아니면 전화라도 해서 더 많은 놈들을 불러야겠어?”“건방진 녀석!”백강호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너 같은 애송이를 상대로 무슨 준비가 필요하겠어?”그는 코를 들이켜며 침착하게 말했다.“방금까지는 네 따위를 상대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서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이제 보니 손 좀 봐줄 필요가 있겠군.”예천우는 한층 더 비웃는 눈빛을 보냈다.“그럼 말이 길어질 필요 없겠네. 얼른 덤벼봐.”그의 도발적인 태도에 백강호는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좋아.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직접 너를 보내주지.”그는 즉시 자신의 진기를 끌어올렸고 이내 그의 온몸에서 강력한 살기가 퍼져나갔다.그리고 순간, 그는 예천우를 향해 전력을 다해 덮쳤다.그가 쓰는 기술은 평범한 무공이 아니었고 한 번에 상대를 끝장낼 수 있도록 가장 강한 필살기였다.그는 상대가 흑호와 백도훈을 가볍게 쓰러뜨렸다는 점을 고려했고 비록 자신보다는 약하겠지만 그래도 절대 가볍게 볼 상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백강호는 처음부터 전력을 다했다.바로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하지만 지금 백

  • 용왕 귀환   제1217화

    “비밀?”예천우는 순간 의아했다. 설마 자신의 용왕 신분을 알아낸 건가?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거만하게 나올 수 있을까?‘제법 빵빵한 배경을 등에 업고 있나 보군.’“흥. 이 와중에도 시치미 떼고 있네!”김희자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비웃으며 말했다. “네 비밀 따윈 이미 다 알아냈어. 네가 그 신비한 신법을 이용해서 기습한 것뿐이잖아? 그게 아니었다면 흑호나 백도훈이 당할 리가 없었지. 하지만 이제는 다 끝났어. 네가 가장 믿던 그 수단을 잃었잖아. 그리고 우리 오빠의 실력은 네가 상상하는 수준을 훨씬 초월해. 그런 꼼수 같은 기술이 있다고 해도 넌 오늘 여기서 끝장이야!”그 말을 듣자 예천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그게 네가 말하는 비밀이라는 거야?”“맞아. 아무리 변명해도 소용없어!”김희자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차갑게 대답했고 백강호가 손짓하며 나섰다.“말이 많군. 당장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려. 그러면 한 번쯤 살려줄 수도 있지 않겠어?”하지만 김희자는 물론 그럴 생각은 없었고 오늘 예천우에게 당한 모든 수모를 반드시 갚아줄 생각이었다.그러나 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지금이라도 돈을 가져오면 이번 일은 없던 걸로 해주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백씨 가문은 오늘부로 사라지게 될 거야.”“백씨 가문을 없애겠다고?”“너 따위가 감히?”백강호는 크게 분노했다.“이놈아, 당장 네 다리를 부러뜨리고 단전을 파괴한 뒤 진기를 전부 소멸시켜 버리겠어. 네놈이 얼마나 건방졌는지 후회하게 만들어 주마!”예천우는 비웃으며 말했다.“좋아. 그럼 어디 한번 해보자. 누가 누구를 폐인으로 만들지.”백강호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이 녀석, 대체 어디서 저런 자신감이 나오는 거지?’자신은 분명 이 젊은 놈이 별거 아니라는 걸 백도훈에게 직접 들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뭔가 꺼림칙했다.김희자는 그런 백강호를 보며 거칠게 말했다.“오빠, 저 자식은 신경 쓸 거 없어요. 그냥 허세 부리는 거예요.

  • 용왕 귀환   제1216화

    백강호가 곧 도착한다는 생각이 들자 두 남자는 한층 더 자신감을 얻고는 크게 소리쳤다.“이 자식아, 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예천우는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니, 너희가 서라고 하지 않았냐?”“그, 그야... 맞긴 한데 그냥 거기 가만히 있으라는 뜻이지. 네가 가까이 오라는 건 아니었어.”“...”예천우는 가볍게 한숨을 쉬더니 무심하게 말했다.“난 여기서 시간 낭비할 생각 없거든.”그 말을 남긴 채 그는 다시 차로 돌아가려 했다.그러나 두 남자는 이대로 보내면 안 된다는 생각에 서로 눈을 맞추고는 동시에 움직였다.한 명은 왼쪽에서 다른 한 명은 오른쪽에서 기습하듯 덮쳐왔다.점점 가까워지자 그들은 예천우가 여전히 뒤도 돌아보지 않는 걸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이거 제대로 먹히는 거 아냐? 이대로면 한 방에 끝낼 수 있을지도?’그러나 곧 그들의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그들이 주먹을 휘두르기도 전에 강력한 힘이 몸을 덮쳤고 두 사람은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튕겨 나가 버렸다.그들은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아 나뒹군 뒤 바닥에 세게 부딪쳤다.그러자 가슴이 타들어 갈 듯한 고통이 밀려왔고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분명 상대에게 닿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된 걸 보니 마치 귀신이라도 본 기분이었다.그들을 가볍게 처리한 예천우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살폈다.‘음...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조금 더 지체해도 되겠군.’어차피 경찰서에 너무 일찍 가도 사람도 없을 테니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바로 그때 날카로운 여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이 자식, 당장 멈춰!”돌아보니 김희자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그녀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고 예천우를 당장이라도 찢어버릴 기세였다.자신에게 치욕을 안긴 남자한테 어떻게든 원한을 갚아주고 싶다는 눈빛이었다.하지만 예천우는 여유롭게 차에 기대어 임완유에게 조용히 있으라고 손짓한 뒤 김희자를 향해 웃으

  • 용왕 귀환   제1215화

    백도훈은 이번에야말로 철저히 마음을 접었다.그는 이제 한 글자 한 글자 새기듯 어떻게든 백씨 가문을 점차 지옥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었다.그리고 백강호가 반드시 죽을 거라 확신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그가 알게 된 소식 때문이었다.그건 예천우의 정체가 바로 용문의 용왕이라는 사실이었다.그 충격적인 사실을 접한 순간 백도훈은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그는 병원으로 가는 길 내내 절망감에 휩싸여 있었지만 머릿속에서 이번 싸움을 되돌려 보며 문득 깨달았다.‘혹시 내가 완전히 잘못 판단한 거 아닐까?’예천우가 자신의 공격을 막아낸 것은 그가 강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전력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리고 결정적인 단서는 병원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그가 친하게 지내던 경찰관 한 명이 황급히 전화를 걸어왔다.그는 경찰서 서장과 황인수의 대화 내용을 우연히 듣게 되었고 엄청난 사실을 전해 주었다.“예천우는 용문의 용왕이라고 해.”이 말을 듣자마자 백도훈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아무리 생각해도 백씨 가문 따위가 건드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용문.그곳은 무림 강자들이 모인 조직이고 실력자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었다.그리고 그 용문에서 최정상에 선 자가 바로 용왕이었다.그런 곳에서 용왕의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예천우라니.그가 얼마나 강한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백도훈은 고민했다.만약 백강호가 끝까지 자신을 가족으로 생각했다면 이 사실을 알려줬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도 없었다.백강호는 이미 자신을 버린 것이나 다름없었고 그가 살아 있는 한 자신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다.그러니 차라리 그를 부추겨 직접 예천우에게 덤비게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그리고 백도훈의 예상대로 김희자가 백강호를 부추기며 예천우를 죽이자고 설득했다.백강호는 처음에는 신중해지려 했으나 아내의 끊임없이 조르는 소리에 결국 움직이기로 했다.그렇게 되어 새벽 5시 반에 백강호는 아내 김희자와 여러 명의 무술 고수들을

  • 용왕 귀환   제1214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그 녀석은 내 상대가 될 수 없었겠지. 하지만 그 녀석의 몸놀림은 정말 기이했어. 굉장히 특이한 신법이었어. 엄청난 속도뿐만 아니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갑작스럽게 움직였단 말이야.”백도훈은 깊은 한숨을 쉬며 설명했다.“우리는 그 자식을 너무 얕봤어. 그저 손쉽게 끝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갑자기 공격해 왔고 결국 당해버렸어.”“그래, 그거야!”백강호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처음엔 네가 그 녀석을 압도하고 있었잖아. 그런데 갑자기 당했다길래 이상하다고 생각했지.”“흑호도 마찬가지였어요. 자기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기도 전에 그 녀석의 기습에 당해버렸어요.”백도훈의 말을 듣던 김희자가 서둘러 덧붙였다.그녀는 흑호까지 같은 방식으로 당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예천우가 강해서가 아니라 단순한 운과 비겁한 수를 써서 이겼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었다.백강호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군. 역시 그럴 리가 없었지. 겨우 스무 살짜리 젊은 녀석이 그렇게 강할 리가 있나.'그야말로 아무리 천재라도 종사의 경지에 도달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백강호는 이미 화경 절정의 경지였다.‘그 녀석 따위 처리하는 건 식은 죽 먹기겠군. 게다가 사용하는 신법이 그렇게 신기한 것이라면 내가 직접 그걸 익혀 전투력을 더 강화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어?’그런 생각을 하자 백강호의 눈빛은 더 날카로워졌다.이때 김희자가 거칠게 말했다.“오빠, 그럼 더 기다릴 것도 없잖아요. 당장 가서 그 자식을 박살 내고 마땅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죠!”김희자는 원래 백강호를 오빠라고 불렀다.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비록 아들까지 폐인으로 만들어진 상황이었지만 섣불리 움직이는 건 위험했다.“서두를 필요 없어. 지금은 너무 늦은 시간이야. 내일 아침에 흑호가 깨어난 후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자.”“그럼 그 녀석의 신원은 알아냈어?”백강호는 백도훈에게 물었다.“아직 확실한 정보는 없어.

  • 용왕 귀환   제1213화

    백도훈은 붉어진 눈으로 김희자를 노려보았다.혼자 119를 불러 병원에 온 후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그 눈빛에 김희자는 순간 움찔하며 기가 죽은 듯한 태도로 말했다.“너, 너 왜 그렇게 날 노려보는 거야?”백강호 역시 얼굴이 굳어졌고 그도 아내의 말이 100%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동생이 패배했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반응할 필요가 있나 싶어 단호하게 말했다.“백도훈, 그게 무슨 태도야?”그러자 백도훈이 참았던 감정을 터뜨리듯 소리쳤다.“형, 이 모든 게 다 형수 때문이야! 형수가 아니었다면 난 그놈과 싸울 일도 없었고 이렇게 폐인이 될 일도 없었어!”그러나 백강호는 그의 말을 듣자마자 크게 화를 내며 꾸짖었다.“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싸울지 말지는 네가 결정할 수 있었던 일이잖아. 네가 원하지 않았다면 굳이 싸울 필요도 없었을 거야.”백도훈은 형의 반응에 얼이 빠졌다. 평소 형이 김희자를 감싸는 건 알았지만 설마 자신이 이렇게 된 상황에서도 같은 태도를 보일 줄은 몰랐다.그러자 김희자가 재빨리 끼어들었다.“맞아! 난 네가 싸우길 원하긴 했지만 그것도 네가 직접 동의했잖아? 게다가 처음에는 네가 상대를 우습게 보고 비웃었잖아?”백강호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사실이냐?”그러자 백도훈은 입을 꾹 다물었고 자신이 더 이상 설명해 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그는 형의 눈에서 실망과 냉담함이 깃든 걸 느꼈다.‘결국 우리는 핏줄이 아니니까... 난 결국 남일 뿐이었어.’그의 침묵을 본 백강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도훈아, 넌 너무 자만했어. 겨우 어린놈 하나 상대하는 걸 우습게 보고 방심한 거야. 그러니 이번 일은 교훈으로 삼아.”“형도 이 모든 게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거야?”백도훈이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그러자 백강호는 불쾌한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했다.“아무도 네가 100% 잘못했다고 하지 않았어. 하지만 네 형수를 탓하는 건 옳지 않아.”백도훈은 그 말에

  • 용왕 귀환   제1212화

    예천우는 가만히 앉아 생각에 잠겼다.지금까지 수집한 정보만으로도 백씨 가문을 무너뜨리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 특히 백씨 가문과 흑호파의 밀접한 관계와 원래부터 불법적인 일들을 저지르던 백씨 가문의 행적까지 고려하면 더욱 그랬다.그래서 그는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지금 당장은 성종대회 참가가 우선이었으니까.그런데도 김희자는 계속해서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었다.이 정도면 그냥 놔두는 게 더 이상할 지경이었다.“좋아. 원한다면 끝까지 가보자.”김희자는 예천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이를 갈았고 옆에 있던 백도훈을 향해 성난 목소리로 외쳤다.“도훈아, 너 대체 뭐 하는 거야? 고작 풋내기 하나도 못 이기고 이 꼴이 돼? 정말 쓸모없는 놈이네.”‘쓸모없는 놈? 내가?’평소라면 백도훈은 그 말에 참았을 것이지만 지금 그는 평생 쌓아온 무공을 잃고 인생이 무너지는 절망감에 휩싸여 있었다.‘이 모든 게 누구 때문이었는데? 신중한 성격대로 움직였다면 이런 꼴을 당하지도 않았을 텐데.’그런데 그걸 다 무시하고 억지로 싸움을 붙인 건 바로 김희자였다.백도훈의 눈에 분노가 서렸다.그러나 김희자는 그것조차 신경 쓰지 않은 채 쏘아붙였다.“뭘 봐? 너 때문에 백씨 가문이 얼마나 큰 손해를 봤는지 알아? 이제 넌 쓸모도 없으니 네 몸은 네가 책임져. 스스로 119나 불러. 난 널 신경 쓸 시간도 없어.”그녀는 그렇게 냉정한 말을 남기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백도훈이 알아서 하든 말든 더 이상 관심도 없는 듯했다.“하...”백도훈은 분노와 모멸감에 치를 떨면서 천천히 휴대폰을 들어 올려 전화를 걸었다.“형...”그의 목소리는 한없이 낮고 무거웠다.“단전이 완전히 파괴됐어. 지금 당장 돌아와 줘.”백강호는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동생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절박함과 절망을 듣자마자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뭐라고?”그는 즉시 전화를 끊고 모든 일정을 중단했다.이미 아들 백지훈이 폐인이 된 상태였고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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