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에요.”용미소는 차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었다.예천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계집애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건 분명히 뭔가 꿍꿍이를 꾸미고 있을 거야. 하지만 어림도 없지.’차는 한참 달려서 이내 회사에 도착했다.“도착했네요. 미소 씨, 우리 회사에서 잠깐 쉬었다 가실래요?”예천우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미소 씨라는 말에 용미소는 그 자리에서 토할 뻔했고 예천우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녀는 바로 앞으로 가서 예천우를 와락 안았다.예천우는 완전히 멍해졌다.‘이게 무슨 상황이지? 이 계집애가 내 몸을 원하는 거야?’하지만 용미소는 이내 손을 떼면서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이제 됐네요. 방금 저는 예천우 씨의 여자였어요. 하지만 제가 예천우 씨는 못생겼을 뿐만 아니라 인성도 형편없다는 걸 알고 지금은 이미 예천우 씨와 헤어진 거죠.”“헤어졌다고요?”예천우는 드디어 용미소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차렸다.용미소는 예천우의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고 즉시 득의만면한 표정을 지었다.‘이 나쁜 놈이 드디어 나한테 한 번 농락당하는구나. 그런데 방금 이 나쁜 놈을 껴안았을 때 왜 의외로 그렇게 싫은 느낌이 없었던 거지?’예천우는 재빨리 껄껄 웃으며 말했다.“알겠어요. 헤어지면 헤어지죠. 하지만 이제 용미소 씨는 제 전 여자 친구인 게 확정되었네요.”“전 여자 친구요?”“그래요. 내일 아침에 제가 용미소 씨 사무실에 아침 식사를 배달해 드리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미소 씨가 제 전 여자 친구였으나 우린 이미 헤어졌다고 알려 줘야겠어요. 하지만 전 미소 씨의 완벽한 몸매에 미련이 남아서 꼭 다시 사귀고 싶다고 말해야겠어요.”“이런 파렴치한 자식 같으니라고!”용미소는 그 말을 듣고 갑자기 화를 내며 말했다.“예천우 씨,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작작 해요.”“제가 파렴치하다고요? 방금은 누가 염치가 없었던 거죠? 용미소 씨만 저를 놀릴 수 있고 저는 반격하면 안 돼요?”예천우는 웃으면서 되물었다.말문이 막힌 용
“네. 별일이 아니니 괜찮아요.”“잘됐네요. 예천우 씨가 떠난 지 얼마 안 돼서 국세청 사람들이...”유현은 방금 일어났던 일을 빨리 말했다.예천우는 점점 미간을 찌푸렸고 얼굴빛이 싸늘해졌다.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 완유는요?”“완유?”유현은 예천우가 임 대표님의 이름을 바로 부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역시 예천우 씨와 임 대표님은 각별한 사이었어.’“임 대표님께서도 이 소식을 알았어요. 하지만 대표님은 회사에 오시지 않고 아마도 사람을 찾아서 이 일을 해결한 것 같아요.”“네. 알겠어요.”예천우는 전화를 꺼내 임완유에게 전화했다.임완유는 지금 이때가 되어서야 려정수와 헤어졌다. 어찌 됐든 그렇게 큰 도움을 받았으니 려정수를 전혀 무시하고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게다가 임국종은 임완유더러 려정수와 단둘이 나가서 산책하라고 했다.이 기회를 틈타 임완유는 려정수에게 자신의 회사 영업 이사님이 사소한 싸움 때문에 경찰에게 잡혔으니 도와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려정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자연스럽게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이런 작은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기에 그는 바로 전화해서 사람을 시켰다.하지만 려정수가 전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예천우에게서 전화가 왔다.“천우야, 무사히 나온 거야?”임완유는 기쁜 목소리로 물었다.“그래. 작은 일이라 바로 해결하고 나왔어.”“해결했으면 됐어.”임완유는 예천우의 체면이 구겨질까 봐 자기가 그를 구해줬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말하면 예천우는 기뻐하기는커녕 화를 낼 수도 있었다.“회사는 괜찮은 거야? 네가 무슨 사람을 찾은 거야?”예천우가 궁금해서 물었다.임완유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망설이다가 사실대로 말했다.“천우야, 화내지 말고 잘 들어. 할아버지께서 용도 친구의 손자님께서 우리 회사를 도와줬어. 그가 오늘 천해시에 온 다음 우리 집으로 왔어. 할아버지가 싫다는 나를 억지로 집까지 불러들였어. 내 생각에는 집사람들이 또 나를 그에게
예천우가 자신만만하게 말하자 임완유는 웃음을 터뜨렸다.“그러고 보니 말이야. 네가 누가 망한다고 하면 그 사람은 정말 전부 망해버렸네.”“이건 신들린 예측이라 할 수 있지.”“그래. 네 말이 맞아. 신들린 예측이야.”임완유는 웃으며 말했다. 예천우와 대화를 나누자 그녀의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비록 임완유는 려정수에게 무슨 일이 생기겠다고 믿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은근히 예천우를 굳게 믿고 싶었다.전화를 끊은 예천우의 눈에는 살의가 스쳤다.‘려정수야, 려정수. 송씨 가문도 모자라 이제는 감히 날 건드려? 죽고 싶어서 작정했네.’하지만 그보다 먼저 빨리 한 사람을 정리해야 했다. 예천우는 바로 황호건에게 전화를 걸었다.“예천우 씨!”“말해봐요. 임연 그룹에 생긴 일은 어떻게 된 거죠?”예천우는 바로 말했고 심지어 무례한 말투로 질문했다.만약 예천우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런 말투로 황호건과 말했다면 그는 끝장났을 것이다.하지만 예천우의 이런 모습에 황호건은 화를 내기는커녕 잔뜩 긴장한 채 서둘러 상황을 해명했다.오늘 황호건은 일이 너무 바빴기에 이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런 일이 있다는 걸 발견했을 때 이미 누군가가 사람을 찾아서 전부 해결했다.“알겠어요. 도준범이 이 일을 저질렀다는 말이죠?”“네!”황호건은 도준범이 일을 저질렀다는 확신이 있었다. 비록 직접 도와드리지는 못했지만 예천우와 관련된 일이기에 그는 특별히 신경 써서 자세히 알아보았다.“알겠어요. 서강빈 씨에게 시장 자리를 물려받을 준비를 하라고 알려주세요.”예천우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공교롭게도 서강빈은 그때 마침 황호건과 함께 업무를 상의하고 있었다. 황호건이 멍하니 있는 모습으로 자신을 보자 서강빈은 의아해서 물었다.“황 시장님, 왜 저를 이렇게 쳐다보십니까?”“오늘 도준범이 임이면그룹을 건드린 일은 알고 있지?”“네.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도 방금 알게 되었어요.”서강빈은 사실대로 말하고 있었다.“네가 방금 알았으리라 믿어. 나도 그러기 때문이
이런 상황에서 도준범이 잡혀갔으니 절대 다시 나올 수 없을 것이다.갑작스러운 큰 선물을 받자 서강빈은 특별히 시간을 내어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를 표했다.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서강빈에게 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고 당부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예천우는 서강빈을 시장 자리에 올릴 능력도 있으니 당연히 그를 끄집어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그러자 서강빈은 즉시 알겠다고 약속했다. 이건 바로 그가 항상 꿈꿔왔던 순간이었다. 그는 황호건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두 사람은 매우 즐겁게 서로 도와주며 천해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예천우의 말을 들은 서강빈은 예천우 같은 사람이야말로 정말로 큰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도준범은 자신이 이제는 끝장났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는 자신에게 왜 이런 일이 닥쳤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아마도 최근에 대단한 인물을 건드렸다고 생각했다.김씨 가문에 생긴 일을 떠올리자 도준범은 마침내 이 모든 건 자기 딸 도한영 때문이라는 걸 알아차렸다.도준범은 이 소식을 도한영에게 알렸다.도한영도 이 모든 것을 믿지 못했다. 지난번에 본 그 평범한 젊은이가 이렇게 무서운 실력을 갖춘 사람일 줄은 몰랐다.하지만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니 도준범의 신분을 알고 있던 송미령이 자기를 버리고 함께 레스토랑을 나오지 않았던 건 어쩌면 모든 것을 설명해 주었다.지금 이 순간 도한영은 천 번이고 만 번이고 후회했다.애초에 좀 더 똑똑했더라면 혹은 그렇게 제멋대로 굴지 않았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도준범이 잡혀가자 도한영은 더 이상 과거의 오만한 표정이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매번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비난을 받아야 했다.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대놓고 도한영을 모욕하고 조롱했다. 그녀의 업신여김을 받았던 사람들은 그녀를 밟아버리고 싶었다.도한영이 평소에 많은 사람들을 너무 얕잡아 보고 업신여겼었다. 도한영은 지금처럼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운 삶을 견딜 수가 없었
“예천우 씨, 오셨네요. 어서 앉으세요.”송미령은 마음이 착잡했지만 얼른 일어나서 예천우를 반겨줬다.그러자 도한영도 바로 일어나 겁에 질린 듯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이번 만남은 지난번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 들었다.그러나 예천우는 송미령을 전혀 쳐다보지도 않고 자기 자리에 걸어가 앉으면서 말했다.“말해봐요. 무슨 일이죠?”그 말을 들은 도한영은 즉시 다가가서 말했다.“예천우 씨, 제가 예천우 씨께 사과드리러 왔어요. 미령이도 어쩔 수 없이 제 부탁을 들어줬고 마지못해 이렇게 예천우 씨를 만나게 해준 것이니 절대 미령이를 탓하지 마세요.”예천우는 그 말을 들었지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냉담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계속해서 말하라는 눈짓을 주었다.“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아버지의 권력을 남용하여 예천우 씨를 해치고 게다가 임연 그룹을 조사하는 일은 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제가 생각해 봐도 전 너무 지나쳤어요. 지금 제 잘못을 알았으니 예천우 씨께서 저에게 단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우리 아버지를 놓아주실 수만 있다면 어떤 요구도 전부 들어주겠어요.”도한영은 한없이 불쌍한 표정으로 애원하고 있었다.그녀도 예천우는 자기가 한 짓거리 때문에 많이 화가 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반드시 성의를 보여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어떤 요구도 전부 들어주겠다는 건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큰 성의였다.다른 사람들도 그녀에게 복수를 하고 싶어 했으니 스스로 찾아온 이상 도한영은 예천우에게 순정까지 바칠 각오도 하고 있었다.하지만 예천우는 차갑게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말했다.“말 다 했어요?”“네. 다 했어요.”도한영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그러면 이제는 제가 말할게요. 우선 도한영 씨가 그때 저를 그렇게 미워했다면 한영 씨는 언제든지 저에게 대놓고 복수하면 됐죠. 그러셨다면 저도 이처럼 화내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도한영 씨는 절대,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제 옆에 사람을 건드렸죠. 게다가 저는 도한영 씨의 아버지에게 어떤 수
예천우는 살짝 어이가 없었다. 그는 항상 여자에게 마음이 약했기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도한영 씨, 굳이 이러실 필요가 없어요. 도한영 씨라면 저는 언제든지 용서할 수 있어요. 심지어 저는 도한영 씨의 책임을 묻기 귀찮았다고 말할 수도 있죠. 그래서 도한영 씨와 계속 다투지 않았고 도한영 씨를 건드리지 않았죠. 하지만 도준범 씨의 일이라면 많이 다른 상황입니다. 그건 위에서 한 일이니 저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요.”“아니에요. 예천우 씨라면 분명히 방법이 있을 거예요. 전 이미 김서준이 예천우 씨를 건드렸기에 김씨 가문에서 홀스 그룹 전체를 잃었다는 걸 알고 있어요. 제 아버지가 예천우 씨를 건드렸기에 시장 자리도 빼앗기고 심지어 잡혀갔어요. 그래서 예천우 씨는 반드시 제 아버지를 구해 줄 방법이 있을 거예요.”“도한영 씨, 그건 틀린 말씀이에요. 만약 도준범 씨가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면 그는 잡혀가지 않았겠죠. 문제가 있으니 제가 그럴 능력이 있다 한들 그를 절대 구해줄 수 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저는 도준범 씨와 무엇이 다를 게 있겠어요? 이건 원칙적인 문제이니 도한영 씨 온 가족이 제 앞에 무릎을 꿇어도 소용없어요.”예천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그러자 송미령도 서둘러 말했다.“한영 언니, 그만 해요. 예천우 씨가 하신 말은 전부 사실에요. 비록 예천우 씨는 대단한 실력이 있지만 지킬 건 지키시는 사람이에요.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거예요.”“그러면 이제는 어떡해? 우리 아버지가 없으시면 우리 가족들도 다 망할 텐데. 다 내 탓이야. 정말 다 내가 잘못했어. 난 왜 그렇게 무식하고 어리석었을까. 난 정말 죽일 년이야.”도한영은 예천우의 허벅지에서 손을 떼고 중얼거렸다. 그녀의 어머니는 직업이 없었고 도준범이 횡령한 돈은 이미 압수했으니 생활이 매우 어려워졌다.송미령은 그 말을 듣고 재빨리 위로했다.“한영 언니, 이러지 마세요. 이건 한영 언니 잘못이 아니에요. 언니의 아버지 그 일은 이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터질 일이에요.
“왜요? 집에 가기 싫어요?”예천우가 담담하게 물었다.만약 송미령이 송씨 저택으로 돌아갈 용기조차 없다면 예천우도 그녀를 돕기 싫었다. 이렇게 자신의 사리를 위해 가족의 생사도 돌보지 않는 여자는 살아남아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하지만 다행히 송미령은 깜짝 놀랐을 뿐이었고 즉시 말했다.“아니에요. 그냥 두려웠을 뿐이죠. 하지만 저는 반드시 돌아가야 해요. 제가 혼자 살겠다고 도망가서 송씨 가문이 망하는 꼴은 절대 보지 못해요.”“좋아요. 만약 송미령 씨가 집에 돌아갈 용기도 없었다면 저도 원래 송씨 가문을 구해주지 않으려고 했어요.”예천우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송미령은 깜짝 놀랐다. 방금 말을 잘못했다면 자신은 어쩌면 정말로 유일한 구세주를 잃을 뻔했다.비록 이 구세주가 정말 용도 대가문의 위엄을 꺾을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몰랐다.송미령은 도한영을 보고 다급히 말했다.“한영 언니, 용도의 려정수가 우리 집에 쳐들어왔어요. 저는 돌아가서 그를 상대해야 하니 이곳에서 언니와 함께 있을 수 없어요. 언니도 더 이상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언니에게 문제가 또 생기면 어머니께서 얼마나 속상하겠어요?”“그래. 알았어.”갑자기 도한영은 많이 성장한 것 같았다. 적어도 그렇게 절망적이지는 않아 보였다.송미령도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애초에 그런 짓을 하지 말았어야지.‘임완유 씨만 건드리지 않았더라면 예천우 씨의 넓은 아량으로 절대 한영 언니에게 보복하지 않았을 거야.’송미령도 처음 예천우를 만났을 때 큰 잘못을 저질렀고 심지어 자기 몸을 바칠 준비까지 해두었지만 나중에 예천우는 아무것도 받지 않고 바로 송미령을 용서해 줬다.10 배의 배상금은 말만 했고 지금까지 아무런 돈도 받지 않았다.예천우가 차에 시동을 걸자 송미령은 바로 그의 차에 탔다. 다만 송미령은 아직 감히 조수석에 앉는 게 거북해서 얌전하게 뒷좌석에 앉았다.송미령은 방금 상황을 생각하자 저도 모르게 용서를 빌었다.“예천우 씨, 오늘 일은 정말
“뭐라고? 왜 지금 돌아오려는 거야? 려정수라는 자식은 정말 만만치 않아. 게다가 그의 주변 사람들은 모두 고수들이야. 그가 만약 널 강제로 끌고 가려고 한다면 우리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조급해진 송강은 즉시 상황을 설명했다.“괜찮아요. 어차피 예천우 씨가 있잖아요.”“만약 예천우 씨가 계시면 물론 괜찮겠지. 하지만 예천우 씨는 아직 안 오셨고 나도 그가 언제 오실지 잘 모르겠어. 심지어 오실지 안 오실지도 몰라.”“오빠는 예천우 씨를 항상 믿지 않았어요?”“난 당연히 예천우 씨를 믿지. 하지만 네가 더 걱정될 뿐이야. 절대 털끝만큼의 실수라도 있어서는 안 돼. 그렇지 않으면 우린 정말 후회할 거야.”“하하. 걱정하지 말아요. 오빠, 예천우 씨는 지금 옆에서 운전 중이야. 난 지금 그와 함께 있어. 예천우 씨가 날 집까지 데려다준다고 했어. 게다가 예천우 씨는 우리보고 안심하라고 했어. 예천우 씨에게 있어서 려정수는 벌레 같은 존재지.”말을 마친 송미령은 예천우를 바라보면서 휴대 전화를 그의 귀에 가져다 대면서 물었다.“예천우 씨, 제 말이 맞죠?”‘이 계집애가 방금까지 그렇게 날 두려워하더니. 이제는 나한테 농담까지 던지는 거야? 그런데 단지 농담뿐이 아니겠지. 정말 똑똑한 계집애야.’하지만 예천우는 정말 려정수를 전혀 안중에 두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 용도에 들어가려고 했으니 예천우는 려정수의 일부터 잘 처리하자고 다짐했다.“물론이죠.”간단한 대답이었지만 무한한 자신감이 드러났다.“오빠, 들었지?”송강은 갑자기 쑥스러운 느낌이 들었다.‘이 계집애가 예천우 씨와 함께 있었다면 미리 말했어야지. 예천우 씨가 화를 내시면 어쩌려고.’그래서 송강은 다급하게 해명했다.“예천우 씨, 정말 죄송해요. 방금은 제 동생이 너무 걱정돼서 헛소리했어요. 저를 탓하지 말아 주세요.”“괜찮아요. 먼저 끊어요.”예천우는 쓸데없는 말하기 귀찮았다.“네!”송강은 얼른 먼저 전화를 끊고 낮은 목소리로 송미령을 욕했다.“이 계집애는 정말! 진작
경찰서 안으로 조금 들어서자마자 임강이 급히 다가왔다.“완유야. 드디어 왔구나. 네가 안 왔으면 네 엄마가 정말 못 버텼을 거야.” 그가 다급한 얼굴로 외쳤지만 린완유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고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고 예천우 역시 냉담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차가운 반응에 임강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도 그동안 자신들이 한 짓이 너무 심했기에 무슨 말을 해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예천우와 임완유가 온 덕분에 그도 함께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원래는 단순히 아내의 상태를 확인하러 온 것뿐이었다.경찰의 안내를 받아 임완유와 예천우는 마침내 그녀의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갔다.유은수는 이미 임완유가 온다는 소식을 들은 상태였기에 딸이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벌떡 일어나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그녀는 눈가가 붉어진 채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완유야! 내 사랑하는 딸아, 네가 왔구나!”유은수의 얼굴은 창백하고 지쳐 있었으며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었고 전체적으로 초췌한 모습이었고 그 모습이 한층 더 그녀를 안쓰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유은수가 말했던 사랑하는 딸이라는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그동안 가슴속 깊이 쌓아두었던 분노가 터지려 했지만 그 말 한마디에 힘이 빠졌고 대신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었다.유은수는 평생 편안하게 살아왔고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불안과 두려움이 밀려왔을 테니 당연히 저렇게 지쳐 보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그녀가 이번 일을 통해 뭔가 깨달았기를 바랄 뿐이었다.예천우는 그런 임완유 옆에서 유은수를 바라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그런데 뭔가 어색했다.‘흠... 너무 작위적이야.’눈물에 젖은 듯한 눈동자, 흔들리는 어깨, 절박하게 보이는 표정은 전형적인 감성 자극 연기였다.하지만 굳이 나서서 뭐라고 할 필요는 없었다. 진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었고 그저 임완유가 이걸로 마음을 정리할 수
김희자는 백강호의 싸늘한 시선을 받자 얼굴이 굳어졌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오, 오빠... 왜 그래?”백강호는 이를 악물며 낮게 으르렁거렸다.“왜 그러냐고? 이 지경까지 온 게 다 누구 때문인데!”그의 얼굴은 어둡게 일그러져 있었다.“이게 다 네가 저 자식한테 괜한 짓을 부추겼기 때문이야! 네가 아니었으면 내가 이런 꼴을 당했겠어?”김희자는 당황한 얼굴로 변명했다.“그, 그게 왜 내 잘못이야? 게다가 어차피 절정종이 나서면 저놈은 끝장난다고 했잖아.”“원래는 그랬지. 하지만 방금 흑호한테서 연락이 왔어. 그놈은... 용문의 용왕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어.”“뭐?”김희자는 경악했다.“그럴 리가 없어! 흑호가 잘못 들은 거 아니야?”“흑호가 나한테 거짓말할 리 없어.”백강호는 한숨을 내쉬면서 생각에 잠겼다.‘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놈이 처음부터 얼마나 당당했는지 이해가 가네. 애초부터 난 희자 때문에 실수를 저질렀어. 그런데 지금 알아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지금 그가 가장 걱정하는 건 예천우를 어떻게 상대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자기의 단전이었다.‘정말로 회복할 수 있을까. 지난번에 절정종의 종주께서 누군가가 단전 회복에 성공했다는 자가 있다고 들었어. 그런데 어떻게 하면 회복할 수 있을까? 어찌 됐든 단전이 부서졌으니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절대 회복할 수 없을 거야.’“그, 그러면 이제 돈은 어떻게 해야 해? 줘야 하는 거야?”김희자가 조심스럽게 물었고 그녀도 이번에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깨달은 것 같았다.‘흑호, 도훈이 그리고 이제는 오빠도 모두 나 때문에 망했어.’“... 돈은 줘야겠지. 만약 우리가 버티면... 백씨 가문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어.”백강호는 땅이 꺼지듯 한숨을 쉬었고 순식간에 많이 늙은 것 같았다. 한평생 쌓아온 모든 것이 단 한 순간에 무너지는 느낌이었다.예천우의 신분을 알아버린 이상 이제는 돈을 안 줄 수가 없었다.‘그래. 일단 돈을 주고 이후에 절정종에 이 일을 넘겨 다시 찾아오면 돼. 나도
백강호는 천천히 몸을 숙이더니 조심스럽게 정교한 작은 상자를 꺼냈다.그는 이 보물을 항상 몸에 지니고 있었다.그리고 마치 손에서 놓기 싫다는 듯 아쉬운 눈빛을 띠며 예천우에게 상자를 건넸다.이건 단순한 보물이 아니었다.칠색연꽃을 재료로 약을 잘 만들면 곧바로 종사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알려진 귀중한 보물이었다.백강호 역시 이걸 보고 한동안 마음이 흔들렸지만 절정종의 압박이 너무나도 무거웠다.그들에게 이 보물을 바치는 게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는 유일한 길이었다.그는 절정종의 강자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종사급 고수를 단숨에 살해하는 모습을 분명히 보았다.그렇다면 저 자식이 절정종을 건드렸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운명은 이미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이 자식이 감히 절정종을 건드려? 이번에는 반드시 죽을 거야.’예천우는 천천히 상자를 받아 들었다.뚜껑을 열어 확인하자 과연 예상했던 대로 칠색연꽃이 들어 있었다.이 정도의 보물이 그의 손에 들어온 것은 그야말로 뜻밖의 행운이었다.이걸 제대로 활용하면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상자를 닫아 그대로 챙겼다.“이걸 봐서라도 이번 한 번은 그냥 넘어가 주지.”그는 나지막이 말하며 백강호를 내려다봤다.“하지만 기억해 둬. 1조 8,000억은... 하루 안에 입금해. 그렇지 않으면 네가 감당하지 못할 일이 생길 거야.”그 말을 남긴 채 예천우는 차에 올라탔고 그대로 시동을 걸어 유유히 사라졌다.그들이 완전히 떠난 후에야 남아 있던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방금 전까지 예천우가 내뿜던 살기는 도저히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김희자는 그제야 긴장이 풀린 듯 헐떡이며 말했다.“오빠, 이제 어쩌면 좋아? 이대로 당할 순 없잖아.”백강호는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 채 이를 갈았다.“걱정 마. 당장 위에 보고할 거야.”그의 눈빛에는 강한 살기가 서려 있었다.“절정종의 것을 건드린 놈이 멀쩡할 것 같아? 이번엔 확실히 죽을 거야.”김희자는 여전히 불안한
김희자는 흥분한 나머지 곧바로 반박했다.“평범한 보물이라면 당연히 신경 쓰지 않겠지만 이건 칠색연...”“그만해!”그때 백강호가 재빨리 김희자의 말을 끊었다.백강호는 아까 김희자를 미처 제지하지 못했지만 더 이상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그는 눈을 번뜩이며 예천우를 향해 단호하게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워. 지금 당장 우리를 풀어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그 결과는 네가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네 마누라보다는 똑똑하네. 적어도 너는 당장 나한테 사죄하고 빌라고는 하지 않잖아.”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백강호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똑똑해도 소용없어. 절정종이든 그보다 더 강한 세력이든... 오늘 네가 돈을 내놓지 않으면 그 누구도 너를 살릴 수 없어.”그 말을 들은 백강호는 얼굴이 굳어졌고 그의 눈에는 경악과 분노가 뒤섞였다.“너... 감히 절정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거냐? 아니면 절정종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모르는 거냐?”“그게 그렇게 중요해?”예천우는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마지막 기회를 주지. 1조 8,000억... 낼 거야 말 거야?”예천우가 차가운 시선으로 백강호를 노려보자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는 듯했고 그의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가 모두를 압박했다.백강호의 얼굴이 굳어졌고 주변 사람들 역시 숨을 삼켰다.김희자는 아예 식은땀을 흘리며 백강호를 붙잡았다.“오빠, 오빠... 그냥 줘요. 돈은 다시 벌면 되잖아요. 지만 목숨을 잃으면 끝이라고요!”백강호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그간 수많은 사람을 죽여왔기에 지금 이 순간 눈앞의 남자가 진심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이 자식 정말로 진심이네...’결국 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돈을 줄게.”그러나 그는 곧바로 덧붙였다.“하지만 1조 8,000억을 한 번에 줄 순 없어.”예천우는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네 사정이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제는 더 이상 부정할 수도 없이 백강호는 완전히 폐인이 되었다.김희자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눈에는 공포와 충격이 가득 차 있었다.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고 그제야 뭔가 깨달았다.자신이 그토록 믿었던 전신이고 누구도 당해낼 수 없을 것 같던 남편이 이제는 완전히 무너졌다는 사실을.그리고 그 모든 건 바로 그녀 자신이 부추긴 결과였다.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백강호가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너... 대체 누구냐...?”예천우는 무심하게 웃으며 가볍게 대답했다.“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그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냉혹했다.“중요한 건, 지금 당장 1조 8천억이 내 계좌로 들어와야 한다는 거지.”예천우는 김희자를 흘끗 보며 덧붙였다.“네 마누라는 돈이 없다고 하던데 너는 문제없겠지?”백강호는 치를 떨며 이를 악물었다.그는 몸속의 진기가 완전히 사라진 걸 느끼며 더 깊은 절망에 빠졌다.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 돈은 절대 줄 생각 없어.”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네 아내의 목숨도 별로 소중하지 않은 모양이군.”“오, 오빠...”김희자는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백강호를 붙잡았다.“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목숨은 한 번 잃으면 끝이라고요!”백강호는 이를 악물었고 이 상황에서도 그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겁먹지 마. 내가 있으면 저놈이 우리한테 함부로 못 해.”예천우는 흥미롭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이 정도로 당하고도 아직도 자신만만하네.”백강호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너도 네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를 건드렸는지 모르는 모양이군.”그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그래, 넌 강해. 인정하지. 넌 아마도 종사 경지의 고수겠지. 하지만 알아둬.”백강호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이 세상에는 종사가 너뿐인 게 아니야.”예천우는 그의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그야 당연하지. 그런데 그래서 뭐?”
그러나 모두가 백강호의 승리를 확신하던 순간 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그리고 아주 가볍게 아무런 힘을 쓰는 것 같지도 않은 동작으로 손을 뻗었다.그런데 그 순간 백강호의 손목이 그대로 붙잡혔다.“뭐지?”백강호는 아직도 승리에 취해 있었지만 다음 순간 자신이 공격하던 손이 상대에게 완전히 제압당했음을 깨달았다.그리고 더 놀라운 건 그 순간부터 손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마치 힘이 뿌리째 뽑힌 듯 완전히 무력해졌다.‘이... 이게 어떻게 된 거지?’그러나 그의 충격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예천우는 손을 잡은 채 가볍게 당겼을 뿐인데 백강호의 몸은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강하게 내동댕이쳐졌다.“크아악!”백강호는 온몸에 전해지는 극심한 고통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그는 지금까지 수도 없이 싸워왔고 웬만한 통증은 견딜 수 있는 강자였다.하지만 이번만큼은 참을 수가 없었다. 온몸을 관통하는 고통이 그의 신경을 마비시킬 정도였다.김희자는 완전히 얼어붙었다.“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그녀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입을 벌린 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백강호의 부하들 또한 충격에 빠졌다.그들에게 백강호는 절대적인 존재였다.그는 언제나 압도적인 힘을 보여줬고 이번 칠색연꽃을 차지하는 과정에서도 그들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실력을 보여줬다.그런 백강호가 단 몇 초 만에 그토록 처참하게 쓰러지다니.그러나 예천우의 공격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그는 한 발 앞으로 나서더니 가볍게 발을 들어 백강호의 오른쪽 다리를 밟았다.“우드둑!”순식간에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으아악!”백강호의 비명은 더욱 처절해졌지만 예천우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이번엔 왼쪽 다리까지 짓밟아 버렸다.“우드둑!”또 한 번 끔찍한 소리가 울렸고 백강호는 바닥을 기어가며 몸부림쳤다.그의 고통은 끝이 아니었고 예천우는 마지막으로 가볍게 발을 들어 올리더니 백강호의 가슴을 세게 걷어찼다.
예천우는 사실 별다른 대단한 기술도 쓰지 않았다.고작 명경 절정의 경지였던 세 명이었고 암경조차 돌파하지 못한 약골들이었으니 예천우가 상대하기엔 너무 쉬운 상대였다.몇 초도 지나지 않아, 세 명은 바닥에 쓰러져 비명을 질렀다.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고 김희자는 얼굴이 잔뜩 굳었다.‘아까부터 봐서 알았지만 저 셋으로는 애초에 안 되는 상대였어!’그녀는 서둘러 백강호를 보며 말했다.“오빠, 저놈이 오빠만큼은 아니지만 실력은 꽤 되는 것 같아. 오빠가 직접 나서야 할 것 같아.”백강호는 눈썹을 찌푸리며 짧게 대답했다.“알고 있어.”그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방금 전 싸움으로 예천우의 실력을 어느 정도 가늠하려 했으나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때, 예천우가 피식 웃으며 비아냥거렸다. “왜? 아직 준비가 덜 됐나? 아니면 전화라도 해서 더 많은 놈들을 불러야겠어?”“건방진 녀석!”백강호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너 같은 애송이를 상대로 무슨 준비가 필요하겠어?”그는 코를 들이켜며 침착하게 말했다.“방금까지는 네 따위를 상대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서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이제 보니 손 좀 봐줄 필요가 있겠군.”예천우는 한층 더 비웃는 눈빛을 보냈다.“그럼 말이 길어질 필요 없겠네. 얼른 덤벼봐.”그의 도발적인 태도에 백강호는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좋아.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직접 너를 보내주지.”그는 즉시 자신의 진기를 끌어올렸고 이내 그의 온몸에서 강력한 살기가 퍼져나갔다.그리고 순간, 그는 예천우를 향해 전력을 다해 덮쳤다.그가 쓰는 기술은 평범한 무공이 아니었고 한 번에 상대를 끝장낼 수 있도록 가장 강한 필살기였다.그는 상대가 흑호와 백도훈을 가볍게 쓰러뜨렸다는 점을 고려했고 비록 자신보다는 약하겠지만 그래도 절대 가볍게 볼 상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백강호는 처음부터 전력을 다했다.바로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하지만 지금 백
“비밀?”예천우는 순간 의아했다. 설마 자신의 용왕 신분을 알아낸 건가?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거만하게 나올 수 있을까?‘제법 빵빵한 배경을 등에 업고 있나 보군.’“흥. 이 와중에도 시치미 떼고 있네!”김희자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비웃으며 말했다. “네 비밀 따윈 이미 다 알아냈어. 네가 그 신비한 신법을 이용해서 기습한 것뿐이잖아? 그게 아니었다면 흑호나 백도훈이 당할 리가 없었지. 하지만 이제는 다 끝났어. 네가 가장 믿던 그 수단을 잃었잖아. 그리고 우리 오빠의 실력은 네가 상상하는 수준을 훨씬 초월해. 그런 꼼수 같은 기술이 있다고 해도 넌 오늘 여기서 끝장이야!”그 말을 듣자 예천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그게 네가 말하는 비밀이라는 거야?”“맞아. 아무리 변명해도 소용없어!”김희자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차갑게 대답했고 백강호가 손짓하며 나섰다.“말이 많군. 당장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려. 그러면 한 번쯤 살려줄 수도 있지 않겠어?”하지만 김희자는 물론 그럴 생각은 없었고 오늘 예천우에게 당한 모든 수모를 반드시 갚아줄 생각이었다.그러나 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지금이라도 돈을 가져오면 이번 일은 없던 걸로 해주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백씨 가문은 오늘부로 사라지게 될 거야.”“백씨 가문을 없애겠다고?”“너 따위가 감히?”백강호는 크게 분노했다.“이놈아, 당장 네 다리를 부러뜨리고 단전을 파괴한 뒤 진기를 전부 소멸시켜 버리겠어. 네놈이 얼마나 건방졌는지 후회하게 만들어 주마!”예천우는 비웃으며 말했다.“좋아. 그럼 어디 한번 해보자. 누가 누구를 폐인으로 만들지.”백강호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이 녀석, 대체 어디서 저런 자신감이 나오는 거지?’자신은 분명 이 젊은 놈이 별거 아니라는 걸 백도훈에게 직접 들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뭔가 꺼림칙했다.김희자는 그런 백강호를 보며 거칠게 말했다.“오빠, 저 자식은 신경 쓸 거 없어요. 그냥 허세 부리는 거예요.
백강호가 곧 도착한다는 생각이 들자 두 남자는 한층 더 자신감을 얻고는 크게 소리쳤다.“이 자식아, 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예천우는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니, 너희가 서라고 하지 않았냐?”“그, 그야... 맞긴 한데 그냥 거기 가만히 있으라는 뜻이지. 네가 가까이 오라는 건 아니었어.”“...”예천우는 가볍게 한숨을 쉬더니 무심하게 말했다.“난 여기서 시간 낭비할 생각 없거든.”그 말을 남긴 채 그는 다시 차로 돌아가려 했다.그러나 두 남자는 이대로 보내면 안 된다는 생각에 서로 눈을 맞추고는 동시에 움직였다.한 명은 왼쪽에서 다른 한 명은 오른쪽에서 기습하듯 덮쳐왔다.점점 가까워지자 그들은 예천우가 여전히 뒤도 돌아보지 않는 걸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이거 제대로 먹히는 거 아냐? 이대로면 한 방에 끝낼 수 있을지도?’그러나 곧 그들의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그들이 주먹을 휘두르기도 전에 강력한 힘이 몸을 덮쳤고 두 사람은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튕겨 나가 버렸다.그들은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아 나뒹군 뒤 바닥에 세게 부딪쳤다.그러자 가슴이 타들어 갈 듯한 고통이 밀려왔고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분명 상대에게 닿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된 걸 보니 마치 귀신이라도 본 기분이었다.그들을 가볍게 처리한 예천우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살폈다.‘음...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조금 더 지체해도 되겠군.’어차피 경찰서에 너무 일찍 가도 사람도 없을 테니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바로 그때 날카로운 여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이 자식, 당장 멈춰!”돌아보니 김희자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그녀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고 예천우를 당장이라도 찢어버릴 기세였다.자신에게 치욕을 안긴 남자한테 어떻게든 원한을 갚아주고 싶다는 눈빛이었다.하지만 예천우는 여유롭게 차에 기대어 임완유에게 조용히 있으라고 손짓한 뒤 김희자를 향해 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