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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작가: 종이워치
이런 상황에서 도준범이 잡혀갔으니 절대 다시 나올 수 없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큰 선물을 받자 서강빈은 특별히 시간을 내어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서강빈에게 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고 당부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예천우는 서강빈을 시장 자리에 올릴 능력도 있으니 당연히 그를 끄집어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서강빈은 즉시 알겠다고 약속했다. 이건 바로 그가 항상 꿈꿔왔던 순간이었다. 그는 황호건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두 사람은 매우 즐겁게 서로 도와주며 천해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천우의 말을 들은 서강빈은 예천우 같은 사람이야말로 정말로 큰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준범은 자신이 이제는 끝장났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는 자신에게 왜 이런 일이 닥쳤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아마도 최근에 대단한 인물을 건드렸다고 생각했다.

김씨 가문에 생긴 일을 떠올리자 도준범은 마침내 이 모든 건 자기 딸 도한영 때문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도준범은 이 소식을 도한영에게 알렸다.

도한영도 이 모든 것을 믿지 못했다. 지난번에 본 그 평범한 젊은이가 이렇게 무서운 실력을 갖춘 사람일 줄은 몰랐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니 도준범의 신분을 알고 있던 송미령이 자기를 버리고 함께 레스토랑을 나오지 않았던 건 어쩌면 모든 것을 설명해 주었다.

지금 이 순간 도한영은 천 번이고 만 번이고 후회했다.

애초에 좀 더 똑똑했더라면 혹은 그렇게 제멋대로 굴지 않았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도준범이 잡혀가자 도한영은 더 이상 과거의 오만한 표정이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매번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비난을 받아야 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대놓고 도한영을 모욕하고 조롱했다. 그녀의 업신여김을 받았던 사람들은 그녀를 밟아버리고 싶었다.

도한영이 평소에 많은 사람들을 너무 얕잡아 보고 업신여겼었다. 도한영은 지금처럼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운 삶을 견딜 수가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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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우 씨, 오셨네요. 어서 앉으세요.”송미령은 마음이 착잡했지만 얼른 일어나서 예천우를 반겨줬다.그러자 도한영도 바로 일어나 겁에 질린 듯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이번 만남은 지난번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 들었다.그러나 예천우는 송미령을 전혀 쳐다보지도 않고 자기 자리에 걸어가 앉으면서 말했다.“말해봐요. 무슨 일이죠?”그 말을 들은 도한영은 즉시 다가가서 말했다.“예천우 씨, 제가 예천우 씨께 사과드리러 왔어요. 미령이도 어쩔 수 없이 제 부탁을 들어줬고 마지못해 이렇게 예천우 씨를 만나게 해준 것이니 절대 미령이를 탓하지 마세요.”예천우는 그 말을 들었지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냉담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계속해서 말하라는 눈짓을 주었다.“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아버지의 권력을 남용하여 예천우 씨를 해치고 게다가 임연 그룹을 조사하는 일은 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제가 생각해 봐도 전 너무 지나쳤어요. 지금 제 잘못을 알았으니 예천우 씨께서 저에게 단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우리 아버지를 놓아주실 수만 있다면 어떤 요구도 전부 들어주겠어요.”도한영은 한없이 불쌍한 표정으로 애원하고 있었다.그녀도 예천우는 자기가 한 짓거리 때문에 많이 화가 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반드시 성의를 보여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어떤 요구도 전부 들어주겠다는 건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큰 성의였다.다른 사람들도 그녀에게 복수를 하고 싶어 했으니 스스로 찾아온 이상 도한영은 예천우에게 순정까지 바칠 각오도 하고 있었다.하지만 예천우는 차갑게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말했다.“말 다 했어요?”“네. 다 했어요.”도한영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그러면 이제는 제가 말할게요. 우선 도한영 씨가 그때 저를 그렇게 미워했다면 한영 씨는 언제든지 저에게 대놓고 복수하면 됐죠. 그러셨다면 저도 이처럼 화내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도한영 씨는 절대,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제 옆에 사람을 건드렸죠. 게다가 저는 도한영 씨의 아버지에게 어떤 수

  • 용왕 귀환   제674화

    예천우는 살짝 어이가 없었다. 그는 항상 여자에게 마음이 약했기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도한영 씨, 굳이 이러실 필요가 없어요. 도한영 씨라면 저는 언제든지 용서할 수 있어요. 심지어 저는 도한영 씨의 책임을 묻기 귀찮았다고 말할 수도 있죠. 그래서 도한영 씨와 계속 다투지 않았고 도한영 씨를 건드리지 않았죠. 하지만 도준범 씨의 일이라면 많이 다른 상황입니다. 그건 위에서 한 일이니 저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요.”“아니에요. 예천우 씨라면 분명히 방법이 있을 거예요. 전 이미 김서준이 예천우 씨를 건드렸기에 김씨 가문에서 홀스 그룹 전체를 잃었다는 걸 알고 있어요. 제 아버지가 예천우 씨를 건드렸기에 시장 자리도 빼앗기고 심지어 잡혀갔어요. 그래서 예천우 씨는 반드시 제 아버지를 구해 줄 방법이 있을 거예요.”“도한영 씨, 그건 틀린 말씀이에요. 만약 도준범 씨가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면 그는 잡혀가지 않았겠죠. 문제가 있으니 제가 그럴 능력이 있다 한들 그를 절대 구해줄 수 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저는 도준범 씨와 무엇이 다를 게 있겠어요? 이건 원칙적인 문제이니 도한영 씨 온 가족이 제 앞에 무릎을 꿇어도 소용없어요.”예천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그러자 송미령도 서둘러 말했다.“한영 언니, 그만 해요. 예천우 씨가 하신 말은 전부 사실에요. 비록 예천우 씨는 대단한 실력이 있지만 지킬 건 지키시는 사람이에요.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거예요.”“그러면 이제는 어떡해? 우리 아버지가 없으시면 우리 가족들도 다 망할 텐데. 다 내 탓이야. 정말 다 내가 잘못했어. 난 왜 그렇게 무식하고 어리석었을까. 난 정말 죽일 년이야.”도한영은 예천우의 허벅지에서 손을 떼고 중얼거렸다. 그녀의 어머니는 직업이 없었고 도준범이 횡령한 돈은 이미 압수했으니 생활이 매우 어려워졌다.송미령은 그 말을 듣고 재빨리 위로했다.“한영 언니, 이러지 마세요. 이건 한영 언니 잘못이 아니에요. 언니의 아버지 그 일은 이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터질 일이에요.

  • 용왕 귀환   제675화

    “왜요? 집에 가기 싫어요?”예천우가 담담하게 물었다.만약 송미령이 송씨 저택으로 돌아갈 용기조차 없다면 예천우도 그녀를 돕기 싫었다. 이렇게 자신의 사리를 위해 가족의 생사도 돌보지 않는 여자는 살아남아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하지만 다행히 송미령은 깜짝 놀랐을 뿐이었고 즉시 말했다.“아니에요. 그냥 두려웠을 뿐이죠. 하지만 저는 반드시 돌아가야 해요. 제가 혼자 살겠다고 도망가서 송씨 가문이 망하는 꼴은 절대 보지 못해요.”“좋아요. 만약 송미령 씨가 집에 돌아갈 용기도 없었다면 저도 원래 송씨 가문을 구해주지 않으려고 했어요.”예천우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송미령은 깜짝 놀랐다. 방금 말을 잘못했다면 자신은 어쩌면 정말로 유일한 구세주를 잃을 뻔했다.비록 이 구세주가 정말 용도 대가문의 위엄을 꺾을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몰랐다.송미령은 도한영을 보고 다급히 말했다.“한영 언니, 용도의 려정수가 우리 집에 쳐들어왔어요. 저는 돌아가서 그를 상대해야 하니 이곳에서 언니와 함께 있을 수 없어요. 언니도 더 이상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언니에게 문제가 또 생기면 어머니께서 얼마나 속상하겠어요?”“그래. 알았어.”갑자기 도한영은 많이 성장한 것 같았다. 적어도 그렇게 절망적이지는 않아 보였다.송미령도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애초에 그런 짓을 하지 말았어야지.‘임완유 씨만 건드리지 않았더라면 예천우 씨의 넓은 아량으로 절대 한영 언니에게 보복하지 않았을 거야.’송미령도 처음 예천우를 만났을 때 큰 잘못을 저질렀고 심지어 자기 몸을 바칠 준비까지 해두었지만 나중에 예천우는 아무것도 받지 않고 바로 송미령을 용서해 줬다.10 배의 배상금은 말만 했고 지금까지 아무런 돈도 받지 않았다.예천우가 차에 시동을 걸자 송미령은 바로 그의 차에 탔다. 다만 송미령은 아직 감히 조수석에 앉는 게 거북해서 얌전하게 뒷좌석에 앉았다.송미령은 방금 상황을 생각하자 저도 모르게 용서를 빌었다.“예천우 씨, 오늘 일은 정말

  • 용왕 귀환   제676화

    “뭐라고? 왜 지금 돌아오려는 거야? 려정수라는 자식은 정말 만만치 않아. 게다가 그의 주변 사람들은 모두 고수들이야. 그가 만약 널 강제로 끌고 가려고 한다면 우리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조급해진 송강은 즉시 상황을 설명했다.“괜찮아요. 어차피 예천우 씨가 있잖아요.”“만약 예천우 씨가 계시면 물론 괜찮겠지. 하지만 예천우 씨는 아직 안 오셨고 나도 그가 언제 오실지 잘 모르겠어. 심지어 오실지 안 오실지도 몰라.”“오빠는 예천우 씨를 항상 믿지 않았어요?”“난 당연히 예천우 씨를 믿지. 하지만 네가 더 걱정될 뿐이야. 절대 털끝만큼의 실수라도 있어서는 안 돼. 그렇지 않으면 우린 정말 후회할 거야.”“하하. 걱정하지 말아요. 오빠, 예천우 씨는 지금 옆에서 운전 중이야. 난 지금 그와 함께 있어. 예천우 씨가 날 집까지 데려다준다고 했어. 게다가 예천우 씨는 우리보고 안심하라고 했어. 예천우 씨에게 있어서 려정수는 벌레 같은 존재지.”말을 마친 송미령은 예천우를 바라보면서 휴대 전화를 그의 귀에 가져다 대면서 물었다.“예천우 씨, 제 말이 맞죠?”‘이 계집애가 방금까지 그렇게 날 두려워하더니. 이제는 나한테 농담까지 던지는 거야? 그런데 단지 농담뿐이 아니겠지. 정말 똑똑한 계집애야.’하지만 예천우는 정말 려정수를 전혀 안중에 두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 용도에 들어가려고 했으니 예천우는 려정수의 일부터 잘 처리하자고 다짐했다.“물론이죠.”간단한 대답이었지만 무한한 자신감이 드러났다.“오빠, 들었지?”송강은 갑자기 쑥스러운 느낌이 들었다.‘이 계집애가 예천우 씨와 함께 있었다면 미리 말했어야지. 예천우 씨가 화를 내시면 어쩌려고.’그래서 송강은 다급하게 해명했다.“예천우 씨, 정말 죄송해요. 방금은 제 동생이 너무 걱정돼서 헛소리했어요. 저를 탓하지 말아 주세요.”“괜찮아요. 먼저 끊어요.”예천우는 쓸데없는 말하기 귀찮았다.“네!”송강은 얼른 먼저 전화를 끊고 낮은 목소리로 송미령을 욕했다.“이 계집애는 정말! 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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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네 목소리가 좀 이상한데. 무슨 일이 있어?”예천우는 뭔가 이상함을 깨닫고 즉시 물었다.비록 두 사람이 사귄 시간은 짧았지만 예천우의 마음속에는 양체은이 일정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번에 양체은이 당문에서 가장 훌륭한 젊은이와 결혼한 게 아니라면 그는 아마 막아 나섰을 수도 있었다.“아니야.”양체은은 얼른 부인했다.“진심으로 말하는 데 힘든 일이 있으면 바로 나한테 말해. 내 능력으로는 아직 해결하지 못할 게 없어.”“그래? 난 오빠가 좋은데. 당찬성에게 시집가기 싫어.”“이건...”예천우는 저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왜? 어쩔 방법이 없지? 난 오빠가 허풍을 떨고 있는 걸 진작에 알았어.”양체은은 애교를 부리며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착각하지 마. 난 그냥 농담일 뿐이야.”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고 양체은이 한 말은 절대 농담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다. 방금 양체은은 분명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았다.그래서 예천우는 즉시 말했다.“하지만 난 농담이 아니야. 네가 당찬성을 싫어한다면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양체은은 살짝 놀랐고 이내 웃으면서 말했다.“오빠는 또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당문의 실력이 얼마나 무서운 줄 알아?”당문의 무서운 실력을 알게 되자 양체은은 자신은 더 이상 탈출할 기회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당문은 정말 무서운 존재였다. 말 한마디로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었다. 심지서 당문이 있는 도시에서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도 전부 당문을 두려워했다.그들뿐만 아니라 용도의 많은 대가문들도 당문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게다가 양체은은 직접 당찬성의 무술 솜씨를 보았다. 그 실력은 마치 마법을 부리는 것처럼 양체은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그건 분명히 예천우보다도 더 훌륭한 무술 솜씨였다. 이렇게 무섭고 강한 가문은 아무리 예천우일지라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다른 건 상관 말고 나에게 솔직하게 말해봐. 당문에 시집가고 싶지 않은 거야? 그렇다면 오빠가 널 도와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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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양체은은 어쩔 수 없이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을 순순히 받아들이려고 다짐했다.이 모든 것을 알면 알수록 양체은은 예천우에게 전화하고 싶지 않았고 마음속의 그리움을 참아가며 연락하지 않았다.양체은은 비록 예천우가 자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몰랐지만, 자기에게 일이 생기면 예천우는 반드시 나설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하지만 예천우가 오랫동안 그녀에게 연락 한 번 하지 않아서 서운한 건 사실이었다.어찌 됐든 양체은은 절대 예천우를 해치고 싶지 않았다.당문에 있는 이 기간에 양체은은 당찬성이 얼마나 음흉하고 악랄한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심지어 당문의 모든 사람이 그를 두려워했다. 만약 그가 자신이 예천우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면 그는 아마 예천우를 비참하게 죽여버릴 것이다.예천우의 안전을 생각하니 양체은은 예천우에게 전화하려고 하다가도 몇 번이고 다시 전화를 내려놓았다.하지만 이 모든 건 양체은에게 있어서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다.그래서 오늘에는 웬일인지 그녀 자신도 모르게 참지 못하고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천우에게 사실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그냥 예천우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요즘 양체은은 너무 힘들게 예천우를 그리고 있었다.“체은아, 듣고 있는 거야?”양체은이 한참 동안 말이 없자 예천우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옆에 있던 송미령도 약간 궁금해하는 표정이었다.‘도대체 어떤 여자가 예천우 씨를 이렇게 걱정시킬 수 있는 걸까. 이런 모습은 처음 보네.’“듣고 있어. 난 괜찮아.”양체은은 웃으며 말했다.“천우 오빠, 정말 괜찮아. 아까는 그냥 장난친 거야. 일이 있어서 먼저 끊을게. 나중에 또 말하자.”“서두르지 마. 오랜만에 나랑 통화하는데 벌써 끊으려는 거야?”예천우는 상황이 이상하다고 생각했기에 떠보듯 물었다.“다음번에 또 말하자. 나 지금 바빠.”양체은은 예천우와 너무 오래 통화하고 있으면 문제라도 생길까 봐 두려웠기 때문에 얼른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통화 기록을 삭제했다.하지만 양체은을 줄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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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씨 저택.려정수는 거만한 표정과 경멸에 찬 눈빛으로 차갑게 웃고 있었다.“송문복 씨, 기회는 이미 드렸으니 빨리 잡아야죠. 나중에 가서 또 무릎 꿇고 용서를 빌지 마시고요.”송문복은 마음이 조마조마했고 예천우가 오기를 기다리며 계속 시간을 끌었다.“려 도련님, 서두르지 마세요. 이렇게 큰일은 우리에게 좀 상의할 시간을 주세요.”“좋아요. 그러면 이제 딱 20분을 드리죠. 하지만 20분 동안 제가 혼자 앉아 있을 수 없으니 빨리 송미령을 나오라고 하세요.”려정수는 송미령의 몸에 배어있는 청춘의 열기를 매우 좋아했다.이런 여자는 침대에서도 매우 재밌을 것이다.그러자 송문복은 안색이 살짝 변했고 다급하게 말했다.“려 도련님, 정말 죄송합니다. 미령이는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밖에 나갔고 지금 집에 없어요.”“약속이 있는 거예요? 아니면 숨겨둔 거죠? 송문복 씨, 정말 이렇게 나올 거예요? 제가 일단 손을 쓰면 송씨 가문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을 겁니다.”려정수는 차갑게 웃으며 경고했다.송문복은 쓴웃음을 지으며 다급하게 말했다.“제가 어찌 도련님을 속일 수 있겠어요. 미령이는 정말 일이 있어 나갔어요.”송문복이 그렇게 말하고 있을 때 송강이 들어와서 송문복에게 눈짓을 보냈다.그러자 송문복은 상의한다는 핑계를 대고 송강과 함께 밖으로 나와서 즉시 물었다.“어떻게 됐어? 예천우 씨는 언제 온대?”“지금 오는 중이라 합니다. 미령이가 말하기를 둘이 함께 이곳으로 오고 있다고 했어요.”송강은 감격에 찬 어조로 말했다.“정말이야? 예천우 씨가 드디어 오시네.”송문복은 기뻐하다가 또 갑자기 다른 걱정이 생겨서 말했다.“잠깐만, 뭐라고? 미령이도 함께 온다고? 그 계집애는 와서 뭐 하려는 거야?”“휴. 저도 어쩔 수 없어요. 미령은 예천우 씨가 있는 이상 려정수는 이미 죽은 목숨이라고 하더군요.”송강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예천우 씨의 실력을 전혀 믿지 않던 미령이가 이제는 우리보다 더 예천우 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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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신우는 여전히 뻔뻔한 얼굴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특히 이신향이 당혹감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그는 더없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봐라. 이게 바로 힘이란 거야.’그 순간 이선우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말도 안 돼. 내가 분명히 빌린 돈은 24억이었어요. 갑자기 50억이라니!”그는 눈이 충혈된 채로 씩씩거렸고 뭔가 이상하단 걸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조신우는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돈을 빌려놓고 이자가 없을 줄 알았어? 내가 대신 갚은 돈이 40억이 넘는데 이 정도 이자도 못 붙여? 솔직히 말해서 내가 딴 데다 굴렸으면 지금쯤 2배는 됐을 거다.”예천우는 조용히 한마디를 던졌다.“네가 운영하는 도박장이면 열 배도 가능하겠지.”“그래. 그게 뭐?”조신우는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우리 조씨 가문에서 굴리는 도박장이야. 돈 버는 건 시간 문제지.”“합법적이야?”예천우가 다시 묻자 순간 조신우의 얼굴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고 그는 곧 다시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합법 아니면 어쩔 건데? 우리 집이 장산현에선 곧 법이야. 누가 감히 우리를 건드리겠어?”그러고는 고개를 빳빳이 들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좋아. 네 말들 들으니 시름 놓고 너희 가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어.”“됐고. 아까 큰소리쳤지? 날 죽이겠다고? 해 봐. 당장 여기서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조신우의 말투엔 조롱이 가득했고 지금 그는 예천우를 단지 입만 산 놈으로 여기고 있었다.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젠 정말 끝났어.’그들은 신고 같은 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집안은 다 뒷배가 탄탄하고 누구도 감히 섣불리 손대지 못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무심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그리고 이신향을 향해 물었다.“신향 씨, 장산군은 강흥시에 속하죠?”이신향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이 대화를 들은 조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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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우의 말이 떨어지자 방 안은 순간 얼어붙었다.사람들은 모두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고 이재동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속으로 절망했다.‘얘 지금 미쳤나? 이 상황에서 조신우한테 그런 말을? 아무리 무모해도 그렇지... 저건 그냥 자살 선언이나 다름없잖아! 조신우가 어떤 신분인데 감히 저런 말을 하는 거아. 조씨 가문은 돈도 있고 권력도 엄청난데... 정말 건드릴 수 없을 존재인데... 휴... 나도 할 만큼 했으니 예천우도 날 탓하지 않겠지. 무식한 자식...’조신우는 한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하하! 야, 너 진짜 웃긴다... 나보고 죽을 준비를 해라고? 너 대체 뭔데 그런 말을 해? 무식하고 건방진 자식. 설마 그 이성진 회장한테 명함 한 장 받았다고 자기가 무슨 대단한 인맥 가진 줄 아는 거냐? 그 사람은 그냥 네 술 맛있어서 인사한 거다. 넌 그냥 술 한 병 준 들러리일 뿐이야. 네가 한 말 똑같게 돌려줄게. 지금 당장 여기서 꺼져. 아니면 줄은 준비나 하든지. 나 조신우가 한 말이야. 누구도 널 구할 수 없어!”물론이죠. 아래는 요청하신 다음 화의 자연스럽고 몰입감 있는 한국어 번역입니다:조금 전 무릎 꿇고 수모를 당했던 기억이 그 순간 싹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그래. 봤지? 이성진조차 우리 삼촌 눈치 본 거야. 이제 모든 체면이 돌아왔네.’조신우의 머릿속은 자만과 승리감으로 가득 찼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번엔 진짜 끝장이구나...’하지만 정작 이신향의 얼굴은 의외로 차분했다.그녀는 여전히 시선을 예천우에게 두고 있었고 속내를 알 수 없는 미묘한 냉정함이 깃들어 있었다.‘조신우 따위가 어떻게 천우 씨를 이겨...’그 순간 예천우가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입을 열었다.“네가 그렇게 죽고 싶다니... 내가 도와줘야지.”“뭐?”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맞받았다.“하하! 내가 지금 죽고 싶다고?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야, 네가 나한테 뭘 할 수 있는데?”

  • 용왕 귀환   제1402화

    “그리고 너... 이신향, 네가 뭐 대단한 여자가되는 줄 알아? 내가 기회를 줬는데도 걷어찼으니... 이제부터는 나도 봐주는 거 없어.”조신우는 눈빛을 서늘하게 바꾸며 이어 말했다.“이선우, 이건 네 누나 탓이니까 괜히 날 원망하진 마. 선택은 둘 중 하나야. 40억을 준비하든가... 아니면 감방 갈 준비나 해.”이쯤 되자 그는 완전히 본색을 드러냈고 말 그대로 막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분노 때문에 정작 예천우가 어떤 사람인지 왜 그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조신우의 말이 끝나자 방 안 분위기는 싸늘하게 가라앉았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 얼굴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특히 이재동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애원하듯 말했다.“조 도련님... 말씀이 좀 심하십니다. 이건 우리 잘못이 아니잖아요. 저희는 줄곧 도련님 편이었는데요.”“그래?”조신우는 입꼬리를 비틀며 차갑게 대꾸했다.“그럼 간단하지. 당장 저놈 끌어내. 저 예천우란 놈 지금 당장 꺼져주면 내가 조금은 봐주지.”그 말에 이재동은 주춤거리며 예천우를 바라봤지만 그보다 먼저 이신향이 목소리를 높였다.“아빠,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이재동은 딸의 질문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결국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천우야, 그만 돌아가. 난 널 사위로 생각한 적 없어. 우리 신향이한텐 조 도련님이 훨씬 더 어울리는 짝이야.”그 말에 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이제 좀 상황 파악되냐? 누가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인지... 누가 진짜 남자인지. 어디서 싸구려 가짜 술이나 들고 와선 뭔가 될 줄 알았나 본데... 그런다고 네가 찌질이란 사실이 달라질 것 같아?”그는 속으로 확신하고 있었다.‘저 술을 어디서 주워왔든 아니면 맛이 그럴듯해서 속은 거든... 저 새끼는 결국 그냥 찌질한 놈이야.’그는 원래 몇 천만 원짜리 술이라도 꺼내서 겁줄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조차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 용왕 귀환   제1401화

    예천우의 말이 끝나자 그제야 방 안 사람들 모두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시작했다.결국 술은 이성진 회장의 손에 들어갔지만 문제는 이 술은 조신우가 내놓은 것도 그가 사죄의 의미로 바친 것도 아니라는 점이었다.말하자면 조신우는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았고 단지 무릎만 꿇고 멋쩍은 사과 한마디 했을 뿐이었다.이 장면을 바라보던 조혁진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이 자식이... 감히 신우한테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치냐. 대체 무슨 심보일까.’그는 속으로 이를 갈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따지고 들 상황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조신우가 이번 사고만 무사히 넘기면 그땐 따로 시간을 내서 따끔하게 손을 봐줄 생각이었다.이성진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상황을 파악하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재밌는 친구구먼. 이름이 뭐지?”예천우는 짧고 간결하게 대답했다.“예천우입니다.”“그래. 이름 기억해 두지. 오늘 자네 덕 좀 봤네.” 이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이 술을 돈 주고 못 마시는 것도 아니지만 워낙 희귀한 술이다 보니 아무리 부자라도 마실 기회가 흔치 않았다.82년산 라피노 같은 와인은 평생 마셔도 마실 수 있는 술이겠지만 이런 국보급 백주는 한 병 마실 때마다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회장님, 별말씀을요.”예천우는 여전히 담담한 어조였다.이성진은 더 말하지 않고 시선을 돌리다 테이블 위에 놓인 마오타이를 보고는 다시 한번 눈썹을 치켜세웠다.“오성 마오타이 58년산이라니... 자네 보통 친구는 아닌데?”“지인이 준 겁니다.”예천우가 가볍게 대답했다.“지인도 대단한 사람이구먼. 자네란 사람... 점점 더 궁금해지는군.”이성진은 감탄한 듯 웃으며 지갑에서 명함 하나를 꺼냈다.“이건 내 명함이네. 기회 되면 같이 한잔하지.”조혁진은 속으로 진저리를 쳤다.‘세상에... 술 한 병 때문에 회장님이 저 녀석한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하시다니. 대체 저놈 주변에 어떤 인맥이 있는 거야?’그는 그 순간 조신우보고 예천우를 조심하라

  • 용왕 귀환   제1400화

    “됐어. 난 사과받을 자격 없어.”이성진 회장이 싸늘하게 말하자 조신우는 완전히 얼어붙었다.그는 그저 백주 협회 회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막말을 퍼부은 그 사람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인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게다가 자기 삼촌인 조혁진조차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조아릴 정도였다.하지만 조신우가 몰랐던 건 애초에 조혁진이 이번 술자리의 자리에 함께하게 된 것도 운이 좋았을 뿐 그조차도 이 자리에 참여할 자격이 애매한 사람이었다.왜냐하면 오늘 자리는 강흥시의 유명 인사인 도 대표님이 이 지역 투자 건으로 방문하면서 직접 시장이 배석해 마련한 자리였기 때문이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무릎 꿇어!”조혁진의 얼굴은 이미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조신우를 꾸짖었다.조신우는 더는 버틸 수 없었다.그 누구보다 조혁진에게는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았고 그의 얼굴만 봐도 지금 자신이 얼마나 큰일을 벌였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특히 이신향 앞에서 무릎을 꿇는 건 자존심이 도저히 허락하지 않았다.조혁진은 이미 분노의 극에 달해 주먹이라도 날릴 기세였다.그제야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회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어두워 뵙지를 못했습니다. 제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그에 맞춰 조혁진도 고개를 깊이 숙이며 말했다.“이 회장님, 신우가 정말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제가 따로 시간을 내서 제대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조만간 반드시 직접 찾아뵙겠습니다.”“됐어.”이성진은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사과하러 온다는 건 결국 선물이나 뇌물 같은 걸 들고 오겠다는 뜻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런 건 관심도 없었다.“오늘처럼 기분 상하게 하는 일도 드물었지만 그래도 이 술을 만난 덕분에 기분이 조금 풀렸어. 그 공으로 이번만은 눈 감고 넘어갈게.”그러고는 술병을 가볍게 들어 보이며 물었다.“이 술은 네 것이야

  • 용왕 귀환   제1399화

    “실례합니다. 혹시 이 술이... 여러분 겁니까?”이성진 회장은 룸에 들어서자마자 묻지 않고는 못 참겠다는 듯 바로 입을 열었다.그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었다.‘어떻게 이런 고급술을 들고 와서는 가짜라고 단정 짓고 그냥 버리려 한단 말인가.’방금 밖에서 스쳐 지나가던 종업원이 술을 들고 가는 모습을 보고 이상한 향이 나서 따라가 봤더니 그게 바로 그 술이었다.이 말을 들은 모두가 순간 멈칫했다.하지만 가장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이제동이었다. 그는 막 돌아와 후회로 가득 찬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그 술병을 든 노인을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저, 저 술이... 다시 돌아왔다고?’그는 거의 튀어나올 듯한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네. 저희 겁니다. 그 술은 저희 거 맞아요.”이성진 회장은 단호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군요. 이게 진짜 명품 술인데... 어떻게 가짜라고 생각해서 버릴 수가 있습니까? 이건 그냥 낭비도 아니고 범죄 수준이에요!”이제동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고 사실 그도 진짜인지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저 노인의 말투를 보니 정말 진짜였던 모양이다.그런데 갑자기 조신우가 비죽 웃으며 끼어들었다.“이보세요, 노인네. 연기 참 잘하시네요? 도대체 예천우가 얼마를 쥐여줬길래 이렇게 연극까지 해주는 거죠?”“뭐라고?”이성진 회장의 눈이 번쩍 빛났고 그는 당장이라도 테이블을 뒤엎을 기세였다.“연기 말이에요. 아주 실감 나는데요?”조신우는 비웃으며 예천우 쪽을 힐끔 쳐다봤다.“예천우, 솔직히 말해 봐. 이거 뭐 하자는 거야? 가짜 술 하나로 사람들 속이고 저 노인네까지 고용한 거야?”그 말에 이성진은 완전히 폭발 직전이었다.“헛소리 작작 하게나. 젊은이, 내가 지금까지 했던 말은 하나도 거짓 없고 모두 사실이야. 못 믿겠으면 백주 협회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 내 사진이랑 이력 다 나와 있을 거야.”그 말이 끝나자 조신우는 또 웃음을 터뜨렸다.

  • 용왕 귀환   제1398화

    그때였다.화장실에 간다던 이제동이 다시 돌아왔다.하지만 얼굴엔 미묘한 실망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사실 그는 화장실에 간 게 아니었다.밖으로 나가 방금 나간 여종업원을 찾아다녔지만 아쉽게도 이미 늦은 뒤였다.그 술을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하... 아까 그냥 진짜라고 말할걸. 괜히 허세 부리다 술까지 날려버렸네...’그는 깊은 후회를 씹어 삼키며 방 안으로 들어섰는데 탁자 위에 놓인 또 다른 술병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이건 뭐야?”“예천우가 또 꺼낸 거죠. 근데 딱 봐도 평범한 마오타이잖아요. 병에 페이톈 마크도 없고 제대로 된 것도 아니네요.” 조신우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고 예천우는 그런 그를 힐끗 보며 마치 바보 보듯 조용히 되받아쳤다.“페이톈 마크가 없으면 무조건 싸구려야?”“당연하지!” 조신우는 자신만만하게 외쳤고 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다시 물었다. “그럼 페이톈이 나오기 전 마오타이가 뭔지 알아?”조신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는 원래 백주보단 와인을 선호했기에 이런 배경지식엔 무지했다.그때였다.이제동이 눈을 번쩍이며 말했다. “설마... 1958년산 오성 마오타이?”그 한마디에 방 안 분위기가 다시 술렁였다.조신우는 다시금 멈칫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맨날 입에 페이톈만 달고 다니더니... 오성 마오타이는 들어본 적도 없나 보네요? 조씨 가문의 자제라는 분이 참...”“흥. 누가 알아. 그것도 가짜일 수 있잖아?” 조신우는 씩씩대며 말했다.“아저씨, 이번에도 한 번 맛 좀 봐주시겠어요?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 좀 해주시죠.”예천우도 미소를 띠며 맞받아쳤다.“맞아요. 진짜인지 확인해야죠. 가짜라면 또 쓰레기통 직행이니까요.”그 말에 이제동은 손끝이 살짝 떨렸다.그는 천천히 술병을 들어 포장과 마개를 살펴봤다.예전에 단 한 번 직접 본 적 있었고 아주 조금만 맛본 기억이 뇌리에 남아 있었다.‘설마... 정말 그 술이?’조심스레 병을 열고 한 잔을 따랐다.잔을

  • 용왕 귀환   제1397화

    이제동은 처음엔 이 술이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둘러댈지 고민했지만 예천우가 정확히 이 술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걸 깨닫자 결국 포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예전에 용도에서 열린 경매에서 이 술 한 병이 무려 2억 넘게 낙찰됐어.”“뭐라고요? 2억이요?”방 안이 술렁였다.조신우는 그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말도 안 돼. 저런 평범한 놈이 어떻게 그런 술을 가질 수 있단 말이야?’ 그는 곧바로 외쳤다. “말도 안 돼요. 이거... 이거 분명 가짜예요. 가짜 술이 틀림없다고요!”그 말에 한지연과 이신향도 순간 흔들렸다.‘그러고 보니... 혹시 진짜 가짜 술이면 어쩌지?’예천우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조용히 말했다.“진짜인지 가짜인지야... 아저씨가 한 모금 드셔보시면 아실 겁니다.”“그... 그래. 마셔볼게.”이제동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술잔을 들어 한 잔을 따랐다.입에 가져간 뒤 천천히 음미하자 그 향과 맛이 그대로 온몸에 퍼졌고 마치 영혼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감싸주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다.‘이야... 이건... 진짜야.’말하지 않아도 그의 표정은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특히 한지연은 남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그가 백주에 얼마나 진심인지 그 눈빛 하나로도 이미 확신할 수 있었다.‘진짜... 진짜인 건가?’하지만 조신우는 그 광경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게 뭐야... 왜 저런 놈이 이런 술을 가지고 있냐고... 왜!’ 그는 억지로 말꼬리를 물었다. “아저씨... 어떠세요? 정말... 정말 이게 진짜 같나요?”그 말엔 은근한 압박이 실려 있었다. 지금 진짜라고 대답하면 조신우의 체면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그걸 눈치챈 이제동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곧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어. 맛은 괜찮은데 아주 뛰어나다기보다는 평범한 것 같네. 글쎄... 진짜는 아닌 거 같기도 하고...”그 말에 방 안 분위기가 살짝 멈칫했다.‘진짜...

  • 용왕 귀환   제1396화

    “천우야, 아까 술 가지고 왔다며? 얼른 꺼내 봐. 네 아저씨가 술 하나는 진짜 좋아하셔.” 한지연이 살갑게 말했다.이제동은 뭔가 말하려다 말았지만 아내가 눈을 부릅뜨며 째려보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여유롭게 앉아 있었다.그는 이제동도 자기 편이고 이 집 분위기도 다 자기 쪽이라 생각하니 완전히 이긴 기분이었다.‘좋아. 어디 보자. 저 자식이 들고 왔다는 술이 대체 얼마나 형편없는 건지 직접 보자고.’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가방에서 술 한 병을 꺼냈다.병에는 분주라고 적혀 있었고 얼핏 봐도 평범한 술은 아닌 듯한 깊이 있는 외관이었다.물론 마오타이 같은 유명 술은 아니었지만 병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묘하게 남달랐다.그 모습을 본 이제동은 순간 멈칫했다.평소 백주를 즐겨 마시는 그는 술꾼끼리 떠도는 이야기와 시장 정보를 꽤 알고 있었다.‘이거... 설마... 50년산 한정판 분주야?’그 이름만 들어도 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불리는 고급 백주였다.십몇 년 전 용도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 단 한 병에 4억 원 넘게 낙찰됐던 그 술이었다.지금 시세로 치면 훨씬 더 높을지도 몰랐다.‘설마 진짜 그런 술일 리가... 아니겠지?’조신우는 병 라벨을 힐끔 보더니 툭 비웃으며 말했다.“봐. 내가 뭐랬어. 역시 마오타이도 아니잖아. 고작 집에서 들고 온 싸구려 술이겠지.”그러다 이제동이 술병을 유심히 바라보며 표정이 묘하게 변하자 슬쩍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그리 화내지 마세요. 어차피 그냥 술 아닙니까. 다음에 제가 제대로 된 마오타이 한 병 챙겨드릴게요. 진짜 좋은 걸로요.”조신우는 그 말에 은근히 힘을 실었다.지금 마오타이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웬만하면 60만 원은 훌쩍 넘는 고급술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로 그때 이신향이 뭔가 말을 꺼내려던 찰나 이제동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눈은 술병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목소리엔 믿기지 않는 떨림이 담겨 있었다. “이, 이게 설마...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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