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국종과 임강, 유은수는 려정수의 모습을 보고 속으로 은근히 기뻐했다. 임국종은 려정수가 임완유한테 첫눈에 반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즉시 말했다.“려 도련님, 소개해 드릴게요. 제 손녀 임완유예요. 지금 임연 그룹의 대표이고 임연 그룹을 운영하고 있어요.”그 말을 들은 려정수는 마침내 정신이 돌아왔고 흥분한 어조로 다가가서 말했다.“임완유 씨, 안녕하세요. 완유 씨가 이렇게 아름다운 분일 줄은 몰랐네요. 정말 만화속 여주인공처럼 너무 예쁘시네요.”려정수는 말하며 임완유와 악수하려고 오른손을 내밀었다.임완유는 약간 망설이다가 결국 손을 내밀지 않았다.그러자 유은수가 재빨리 말했다.“멍하니 서서 뭐 하는 거야. 이분은 용도 려씨 가문의 려 도련님이야. 빨리 인사드려.”려정수는 유은수의 말을 듣고 입을 열었다.“괜찮아요. 처음 보는 거니까 임완유 씨는 조금 긴장하셨을 겁니다. 자, 앉아서 천천히 얘기를 나누죠.”려정수는 이대로 떠나고 싶지 않았다.유은수는 그 광경을 보고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임국종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처음에 려정수가 임씨 가문을 너무 얕잡아 보았기에 그는 조금 걱정했다. 하지만 지금 려정수가 임완유에 대한 태도를 보니 임국종은 완전히 마음이 놓였다.‘완유가 려 도련님께 시집을 갈 수 있다면 정말 엄청난 행운일 거야.’예훈 도련님과 임완유를 엮어주는 건 생각에 머무를 뿐이었다. 예훈이가 아무리 임완유를 좋아한다고 해도 절대 예씨 가문으로 시집갈 수 없었다.신분이 고귀한 예씨 가문은 절대 임완유를 며느리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그렇게 대단한 가문과의 결혼은 감히 상상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음식은 금방 나왔고 낯선 남자와 함께 집에서 밥을 먹으니 임완유는 몹시 불편했다. 하지만 임국종과 임강, 유은수의 강박 때문에 임완유는 또 너무 건방지게 굴 수도 없었다.임완유가 아까 회사를 떠날 때 송씨 가문도 려정수가 천해시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려정수는 송씨 가문을 협박하기 위해 공식적인 일정을 잡고 왔
“예천우 씨, 혹시 천우 씨 배후에 있는 사람이 예천우 씨를 구해줄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용미소가 떠보듯 예천우에게 말을 걸었다.“아니에요. 저는 제 배후에 누가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없어요.”“그러면 왜 남이 예천우 씨를 구해줄 수 있다고 확신하는 거죠?”“저는 그런 말을 한 적도 없어요. 제가 자신 있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제가 불법적인 일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러니 당연히 순조롭게 나올 수 있죠.”예천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용미소는 그 말을 듣자 속으로 예천우를 욕했다.‘이놈은 정말 여우처럼 교활한 놈이야. 일부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좀 봐.’용미소는 차갑게 말했다.“지난번에는 도망쳤지만 이번에는 증인과 물증이 다 있으니 어떻게 또 도망치는지 지켜보겠어요.”하지만 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용 형사님, 내기 한번 하실래요? 오늘 제가 경찰서에서 나오지 못하면 앞으로 무슨 일이든 용 형사님이 시키는 대로 하겠어요.”“정말이에요?”용미소는 차갑게 웃었다. 오늘 밤만 예천우를 경찰서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면 되었다. 용미소는 확실히 그럴 능력이 있었고 게다가 예천우는 확실히 혐의가 있었으니 용미소는 이건 너무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물론이죠. 하지만 오늘 제가 무사히 나올 수 있다면 제 조건을 들어줘야 해요.”“무슨 조건이죠?”“생각해 볼 게요. 뭘 하면 좋을까요? 아니면 제 여자가 되어 주세요.”예천우는 일부러 용미소를 놀리고 있었다.“뭐라고요!”용미소는 화가 치밀어 올랐고 예천우의 뺨이라도 호되게 때리고 싶었다.용미소는 아름다운 미모 때문에 그녀를 좋아하는 사람은 엄청 많았지만 여태까지 그녀의 앞에서 건방진 행동을 한 사람은 없었다.혐의자인 예천우에게 희롱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든 용미소는 웬일인지 화가 나는 와중에 이상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용미소는 차갑게 말했다.“좋아요. 오늘 경찰서를 무사히 나올 수 있다면 예천우 씨 말대로 할 게요. 하지만 오늘이 지나도 경찰서를 나오지 못한다면 감옥
송강은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내려놓았다. 그러자 송문복은 애타는 눈빛으로 그에게 예천우가 뭐라고 말했는지 물었다.그동안 몇 번이고 전화를 걸어도 연결이 되지 않았기에 이번에 송강은 핸즈프리를 켜지 않았고 옆에 있던 사람들은 구체적인 통화내용을 잘 듣지 못했다.“예천우 씨는 려정수가 도착하면 다시 전화하라고 했어요.”송강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여전하구나.”송문복은 쓴웃음을 지으며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됐어. 우리도 이제 어쩔 수 없이 예천우 씨의 말을 순순히 들을 수밖에 없어. 게다가 려정수가 천해시에 왔으면서도 가장 먼저 우리에게 찾아오지 않았다는 건 그도 우리와 타협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그러니 우리도 예천우 씨의 도움을 기다릴 여유와 시간이 있는 셈이지.”“그런데 만약에 갑자기 예천우 씨가 잠적하면 곤란할 것 같아요.”송씨 가문의 한 어르신이 말했다.“그렇지는 않을 거예요.”송강은 고개를 내저으면서 말했다.“예천우 씨가 그렇게 말했으니 반드시 우리를 도와줄 거예요.”전화를 끊은 용미소는 예천우가 꿍꿍이를 꾸밀까 봐 바로 물었다.“예천우 씨, 빨리 사실대로 말해봐요. 방금 전화할 때 기회를 틈타서 구해달라는 정보를 흘렸죠?”“용 형사님의 생각은 어떠세요?”예천우는 껄껄 웃고 있었다.“이런! 두고 봅시다. 이제는 전화 한 통도 못 받을 거예요.”용미소는 분명히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바로 그때 예천우의 전화가 또 울렸다. 이번에 용미소는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고 심지어 전화를 꺼버렸다.그러자 예천우는 고개를 내저었다. 예천우는 어차피 곧 나오게 될 거니까 이 정도 연락이 안 되는 건 아무렇지도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려정수는 오자마자 바로 송씨 가문에게 손을 쓸 수 없을 것이다.그래서 예천우에게는 송씨 가문을 도울 수 있는 시간이 충족했다.하지만 예천우가 경찰서에 도착했을 때 임연 그룹도 큰 문제에 봉착했다. 유현은 바로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비록 예천우가 경찰에 연행되었다는 소식
의원님은 전화를 끊고 즉시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상대방은 임연 그룹은 도준범을 건드렸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래서 의원님은 또 다시 도준범에게 전화를 걸었다.비록 한 의원님은 정년휴직을 앞두었지만 도준범은 한 의원님이 나서자 그의 체면을 세워줘야 했고 당장 조사를 철수하겠다고 말했다.하지만 예천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기에 도준범은 당연히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고 호되게 혼내 주려고 했다.려정수는 전화를 끊고 다시 돌아가 앉으면서 말했다.“완유 씨,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이미 천해시의 한 의원님께 전화했어요. 그분께서 나서니 별일이 없을 거예요.”“정말이에요? 그러면 잘 됐네요. 역시 려 도련님께서 인맥이 넓으시네요. 그렇게 대단한 분한테도 아무렇지 않게 전화도 하고 말이에요.”임국종이 려정수를 칭찬했다.“별일이 아니에요. 우리 려씨 가문은 천해시의 이런 작은 인물들을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아요.”려정수는 건방진 표정으로 말했다.“완유 씨, 저랑 함께 용도에 가지 않겠어요? 그곳이야말로 우리 려씨 가문의 본가에요. 저랑 함께 가면 진정한 명문 집안이 무엇인지 보여 드릴게요.”임완유는 그 말을 듣더니 고개를 내저었다.“괜찮아요. 전 그래도 천해시의 환경과 날씨가 더 좋아요.”“하하. 괜찮아요. 나중에 또 기회가 있을 거예요.”려정수는 별로 개의치 않았고 임완유가 거절할수록 그는 점점 흥분했다. 특히 임완유처럼 이런 완벽한 여자는 반드시 얻고 싶었다.그래도 어차피 천해시에 좀 있어야 하니 전혀 급하지 않았다.려정수는 자신의 능력과 수단으로 임완유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수없이 많다고 생각했다.약 30분이 지나자 회사에서 이제는 아무 일도 없다는 소식이 전해왔다. 그와 동시에 임연 그룹의 홍보팀에서는 임연 그룹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공지사항을 인터넷에 올렸다.경찰서에 오자마자 용미소는 김서준이 왔는지 물었다.그러자 부하는 지금 이미 김서준을 데려와서 상황을 묻고 있다고 했다.용미소는 그 말을 듣
용미소는 가까스로 화를 참으며 간단한 질문을 한 후 바로 말했다.“예천우 씨, 즉시 모든 걸 자백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가 다른 방법으로 예천우의 범죄 행위를 발견하면 예천우 씨는 이제 감형할 기회조차 없을 거예요.”예천우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뭘 자백하라는 거죠? 전 잘못한 게 없다고요.”“정말이에요? 이건 예천우 씨의 마지막 기회에요. 제 말을 잘 들어봐요. 이번에는 누가 저한테 사정해도 전 예천우 씨를 풀어주지 않을 겁니다.”“전 정말 할 말이 없어요.”“좋아요. 저는 분명히 기회를 드렸어요.”용미소는 화를 내려 소리쳤다.“데리고 들어와!”용미소의 명령을 들은 경찰은 즉시 유명수와 김서준 두 사람을 데리고 들어왔다. 그들은 들어오자마자 양손에 수갑이 채워졌지만 여유로운 모습의 예천우가 의자에 앉아 있는 걸 보고 안색이 살짝 변했다.예천우도 그들을 훑어보더니 싸늘하고 날카로운 눈빛이 스쳤다.두 사람은 깜짝 놀랐고 저도 모르게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용미소는 두려워하는 그들을 보고 말했다.“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요. 저에게 사실대로 말한다면 예천우의 배후에 아무리 대단한 큰 인물이 있더라도 저는 절대로 예천우를 이곳에서 떠나게 하지 않을 겁니다.”김서준과 유명수가 자리에 앉자 용미소는 김서준에게 먼저 물었다.“김서준 씨, 어제 오전에 홀만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때 예천우가 당신은 심하게 때리고 불법 감금을 한 적이 있죠?”용미소가 이렇게 묻자 김서준은 안색이 싹 변했고 저도 모르게 예천우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예천우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긴장할 필요가 없어요. 사실대로 말하면 돼요. 그래요. 제가 때렸어요. 하지만 김서준 씨가 저한테 먼저 손을 썼으니 저는 정당방위도 할 수 없는 건가요?”“정당방위? 예천우 씨, 보아하니 다친 데는 한 곳도 없는 것 같은데 이분들을 전부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까지 했어요. 이 사람들의 얼굴 좀 보세요. 얼마나 부었는지.”용미소는 차갑게 되물었다.“
“제가 한 말이 거짓말이라면 천벌을 받겠어요.”유명수도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분명히 거짓말이지만 이렇게 지독한 맹세를 한다니. 정말 천벌이 내려지면 어떡할 거야.’김서준은 정말로 예천우를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용미소는 화가 나서 터질 것만 같았다. 다행스러운 건 그는 다른 한 명의 증인이 있었다. 그래서 용미소는 즉시 고개를 돌려 물었다.“유명수 씨, 방금 예천우가 어제 자기 무술 실력을 믿고 함부로 사람을 해친다고 하지 않았어요?”그 말을 듣자 유명수는 즉시 부인했다.“아니에요. 예천우 씨는 정말 좋으신 분이죠. 우리가 그렇게 칼까지 휘두르며 손을 썼는데도 예천우 씨는 우리를 해치지 않으려고 했죠. 함부로 우리를 해쳤다는 말은 사실과 어긋납니다.”용미소는 그 말을 듣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유명수 씨, 지금 말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요? 경찰서는 곳곳마다 CCTV가 있어요.”CCTV라는 말에 유명수는 안색이 좋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사실대로 말했다.“제가 그전에 그렇게 말한 건 누가 저보고 일부러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기 때문이죠.”“일부러?”“네. 상대방은 저에게 6,000만 원을 주면서 이렇게 말하라고 했어요. 게다가 예천우가 잡혀서 나중에 감옥살이하게 되면 6,000만 원을 더 준다고 했어요.”“그렇다면 시켰다는 그 사람은 누구죠?”용미소가 캐물었다.“저도 잘 몰라요. 상대방은 알 수 없는 번호로 저한테 전화했고 돈뭉치를 인적이 드문 곳에 놓고 저더러 스스로 가지러 가라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누군 건 저도 잘 몰라요.”유명수는 즉시 모든 것을 말했고 연신 예천우에게는 아무 문제도 없다고 말했다.그러자 용미소 마음속의 화는 점점 더 커져만 갔다. 그녀는 심지어 김서준과 유명수를 위협했다.“당신들이 말한 모든 게 사실이길 바라요. 그렇지 않으면 전 반드시 당신들을 엄벌에 처할 겁니다.”두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용미소가 아무리 엄한 벌을 준다고 해도 예천우와 비기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왜, 억울해?”용미소의 억울하고 불쌍한 모습을 보고도 장 서장님은 계속하여 그녀를 차갑게 꾸짖었다.“만약 네가 정말 내 말을 듣지 않고 이렇게 제멋대로 행동할 것이라면 전근을 신청해. 우리처럼 작은 경찰서에는 너 같은 대단한 사람이 있을 수 없어.”장 서장님이 이렇게 심한 말도 하자 용미소는 억울한 나머지 눈물을 참지 못했다.“하지만 예천우는 원래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요. 도대체 예천우는 무슨 신분이기에 이렇게 그를 지키려는 거죠?”“예천우 씨에게 문제가 있다고? 그러면 증거는? 증거도 없으면서 왜 문제가 있다고 하는 거야? 너의 말 한마디 때문에 바로 아무나 잡아 와서 심문할 수 있다는 거야?”장 서장님은 용미소가 전혀 잘못을 뉘우치려고 하지 않자 즉시 되물었다.“저는...”용미소는 반박하고 싶었지만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할 말이 없지? 앞으로 경찰서에서 계속 일하고 싶으면 당장 가서 예천우 씨한테 사과해. 그리고 직접 예천우 씨를 모시고 밖으로 돌려보내.”장 서장님은 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용미소는 고집을 부리면서 고개를 들고 거절하고 싶었다. 그녀는 방금까지만 해도 떳떳하게 예천우와 내기를 했다.‘지금 내가 그 자식에게 사과를 하고 심지어 데리고 밖으로 나가라고? 이게 다 뭐야.’하지만 서장님의 굳은 얼굴을 보자 용미소는 자신이 서장님의 말을 듣지 않으면 정말 경찰서를 떠나야 할 것 같았다.용미소의 아버지와 장 서장님과 친하게 지내는 사이였고 용미소도 평소에는 장 서장님을 아저씨라고 불렀다. 게다가 용미소의 아버지도 반드시 장 서장님의 말을 믿고 지지할 것이다.어찌 됐든 부모님의 눈에는 용미소가 아직도 너무 어린아이였다.“아직 결정을 못 내린 거야? 그래 좋아. 그러면 집에 돌아가서 천천히 생각해 보고 언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하면 그때 다시 경찰서로 와. 내가 직접 예천우 씨께 사과드리고 그를 밖으로 모셔다드리면 되지.”“아니에요.”용미소는 그 말을 듣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이건 제 잘못이니 당연히 제가
“알겠어요. 진작 그러셨어야죠.”예천우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그렇게 속이 좁은 사람이 아니죠. 용미소 씨가 이렇게 성의를 보여줬으니 저도 너그럽게 용서해 드릴게요.”“고마워요. 제가 밖에까지 바래다 드릴게요.”이건 장 서장님의 요구였다. 용미소는 즉시 앞으로 다가가 예천우의 수갑을 풀어주고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장 서장님이 즉시 다가와 말했다.“예천우 씨, 정말 죄송합니다. 제 부하들이 철이 없어서 무례하게 굴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괜찮아요. 다 지나간 일이에요.”“그러시다면 정말 잘 되었네요. 미소야, 봤지? 예천우 씨는 이렇게 너그러운 분이야. 앞으로 절대 다시 이런 실수를 저지르면 안 돼.”장 서장님이 경고했다.“네. 명심할게요.”“그래. 어서 예천우 씨를 집으로 모셔다드려.”“그게...”용미소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장 서장님의 눈빛을 보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었다.“알았어요.”용미소가 바래다준다고 하자 예천우도 거절하지 않고 바로 그녀의 차에 타서 회사로 돌아가려 했다. 방금 회사에서 왔으니 그도 회사에 돌아가고 싶었다.일단 회사에 가서 상황을 해명하지 않으면 또 이상한 소문이 퍼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용미소는 지금 아직도 마음속으로 화가 났기에 좀 빨리 차를 몰았고 차는 휘청거리며 앞으로 쏜살같이 달렸다.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용 형사님, 너무 빨리 운전하는 게 아니에요? 경찰차가 속도위반하면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되나요?”용미소는 그 말을 듣고 즉시 속도를 늦추었다. 법을 알고 법을 어기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좋아요. 정말 제 말을 잘 듣네요.”“이런!”용미소는 정말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젠장, 이 나쁜 놈은 분명히 감옥에 처박혀 있어야 하는데. 지금 이곳에서 나를 괴롭히고 있다니.’“또 화가 나신 거예요? 이렇게 화를 잘 내면 어떻게 순순히 제 여자가 될 수 있겠어요?”“누가 예천우 씨의 여자가 되겠다고 했어요?
경찰서 안으로 조금 들어서자마자 임강이 급히 다가왔다.“완유야. 드디어 왔구나. 네가 안 왔으면 네 엄마가 정말 못 버텼을 거야.” 그가 다급한 얼굴로 외쳤지만 린완유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고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고 예천우 역시 냉담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차가운 반응에 임강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도 그동안 자신들이 한 짓이 너무 심했기에 무슨 말을 해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예천우와 임완유가 온 덕분에 그도 함께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원래는 단순히 아내의 상태를 확인하러 온 것뿐이었다.경찰의 안내를 받아 임완유와 예천우는 마침내 그녀의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갔다.유은수는 이미 임완유가 온다는 소식을 들은 상태였기에 딸이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벌떡 일어나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그녀는 눈가가 붉어진 채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완유야! 내 사랑하는 딸아, 네가 왔구나!”유은수의 얼굴은 창백하고 지쳐 있었으며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었고 전체적으로 초췌한 모습이었고 그 모습이 한층 더 그녀를 안쓰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유은수가 말했던 사랑하는 딸이라는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그동안 가슴속 깊이 쌓아두었던 분노가 터지려 했지만 그 말 한마디에 힘이 빠졌고 대신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었다.유은수는 평생 편안하게 살아왔고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불안과 두려움이 밀려왔을 테니 당연히 저렇게 지쳐 보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그녀가 이번 일을 통해 뭔가 깨달았기를 바랄 뿐이었다.예천우는 그런 임완유 옆에서 유은수를 바라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그런데 뭔가 어색했다.‘흠... 너무 작위적이야.’눈물에 젖은 듯한 눈동자, 흔들리는 어깨, 절박하게 보이는 표정은 전형적인 감성 자극 연기였다.하지만 굳이 나서서 뭐라고 할 필요는 없었다. 진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었고 그저 임완유가 이걸로 마음을 정리할 수
김희자는 백강호의 싸늘한 시선을 받자 얼굴이 굳어졌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오, 오빠... 왜 그래?”백강호는 이를 악물며 낮게 으르렁거렸다.“왜 그러냐고? 이 지경까지 온 게 다 누구 때문인데!”그의 얼굴은 어둡게 일그러져 있었다.“이게 다 네가 저 자식한테 괜한 짓을 부추겼기 때문이야! 네가 아니었으면 내가 이런 꼴을 당했겠어?”김희자는 당황한 얼굴로 변명했다.“그, 그게 왜 내 잘못이야? 게다가 어차피 절정종이 나서면 저놈은 끝장난다고 했잖아.”“원래는 그랬지. 하지만 방금 흑호한테서 연락이 왔어. 그놈은... 용문의 용왕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어.”“뭐?”김희자는 경악했다.“그럴 리가 없어! 흑호가 잘못 들은 거 아니야?”“흑호가 나한테 거짓말할 리 없어.”백강호는 한숨을 내쉬면서 생각에 잠겼다.‘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놈이 처음부터 얼마나 당당했는지 이해가 가네. 애초부터 난 희자 때문에 실수를 저질렀어. 그런데 지금 알아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지금 그가 가장 걱정하는 건 예천우를 어떻게 상대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자기의 단전이었다.‘정말로 회복할 수 있을까. 지난번에 절정종의 종주께서 누군가가 단전 회복에 성공했다는 자가 있다고 들었어. 그런데 어떻게 하면 회복할 수 있을까? 어찌 됐든 단전이 부서졌으니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절대 회복할 수 없을 거야.’“그, 그러면 이제 돈은 어떻게 해야 해? 줘야 하는 거야?”김희자가 조심스럽게 물었고 그녀도 이번에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깨달은 것 같았다.‘흑호, 도훈이 그리고 이제는 오빠도 모두 나 때문에 망했어.’“... 돈은 줘야겠지. 만약 우리가 버티면... 백씨 가문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어.”백강호는 땅이 꺼지듯 한숨을 쉬었고 순식간에 많이 늙은 것 같았다. 한평생 쌓아온 모든 것이 단 한 순간에 무너지는 느낌이었다.예천우의 신분을 알아버린 이상 이제는 돈을 안 줄 수가 없었다.‘그래. 일단 돈을 주고 이후에 절정종에 이 일을 넘겨 다시 찾아오면 돼. 나도
백강호는 천천히 몸을 숙이더니 조심스럽게 정교한 작은 상자를 꺼냈다.그는 이 보물을 항상 몸에 지니고 있었다.그리고 마치 손에서 놓기 싫다는 듯 아쉬운 눈빛을 띠며 예천우에게 상자를 건넸다.이건 단순한 보물이 아니었다.칠색연꽃을 재료로 약을 잘 만들면 곧바로 종사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알려진 귀중한 보물이었다.백강호 역시 이걸 보고 한동안 마음이 흔들렸지만 절정종의 압박이 너무나도 무거웠다.그들에게 이 보물을 바치는 게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는 유일한 길이었다.그는 절정종의 강자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종사급 고수를 단숨에 살해하는 모습을 분명히 보았다.그렇다면 저 자식이 절정종을 건드렸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운명은 이미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이 자식이 감히 절정종을 건드려? 이번에는 반드시 죽을 거야.’예천우는 천천히 상자를 받아 들었다.뚜껑을 열어 확인하자 과연 예상했던 대로 칠색연꽃이 들어 있었다.이 정도의 보물이 그의 손에 들어온 것은 그야말로 뜻밖의 행운이었다.이걸 제대로 활용하면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상자를 닫아 그대로 챙겼다.“이걸 봐서라도 이번 한 번은 그냥 넘어가 주지.”그는 나지막이 말하며 백강호를 내려다봤다.“하지만 기억해 둬. 1조 8,000억은... 하루 안에 입금해. 그렇지 않으면 네가 감당하지 못할 일이 생길 거야.”그 말을 남긴 채 예천우는 차에 올라탔고 그대로 시동을 걸어 유유히 사라졌다.그들이 완전히 떠난 후에야 남아 있던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방금 전까지 예천우가 내뿜던 살기는 도저히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김희자는 그제야 긴장이 풀린 듯 헐떡이며 말했다.“오빠, 이제 어쩌면 좋아? 이대로 당할 순 없잖아.”백강호는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 채 이를 갈았다.“걱정 마. 당장 위에 보고할 거야.”그의 눈빛에는 강한 살기가 서려 있었다.“절정종의 것을 건드린 놈이 멀쩡할 것 같아? 이번엔 확실히 죽을 거야.”김희자는 여전히 불안한
김희자는 흥분한 나머지 곧바로 반박했다.“평범한 보물이라면 당연히 신경 쓰지 않겠지만 이건 칠색연...”“그만해!”그때 백강호가 재빨리 김희자의 말을 끊었다.백강호는 아까 김희자를 미처 제지하지 못했지만 더 이상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그는 눈을 번뜩이며 예천우를 향해 단호하게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워. 지금 당장 우리를 풀어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그 결과는 네가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네 마누라보다는 똑똑하네. 적어도 너는 당장 나한테 사죄하고 빌라고는 하지 않잖아.”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백강호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똑똑해도 소용없어. 절정종이든 그보다 더 강한 세력이든... 오늘 네가 돈을 내놓지 않으면 그 누구도 너를 살릴 수 없어.”그 말을 들은 백강호는 얼굴이 굳어졌고 그의 눈에는 경악과 분노가 뒤섞였다.“너... 감히 절정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거냐? 아니면 절정종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모르는 거냐?”“그게 그렇게 중요해?”예천우는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마지막 기회를 주지. 1조 8,000억... 낼 거야 말 거야?”예천우가 차가운 시선으로 백강호를 노려보자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는 듯했고 그의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가 모두를 압박했다.백강호의 얼굴이 굳어졌고 주변 사람들 역시 숨을 삼켰다.김희자는 아예 식은땀을 흘리며 백강호를 붙잡았다.“오빠, 오빠... 그냥 줘요. 돈은 다시 벌면 되잖아요. 지만 목숨을 잃으면 끝이라고요!”백강호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그간 수많은 사람을 죽여왔기에 지금 이 순간 눈앞의 남자가 진심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이 자식 정말로 진심이네...’결국 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돈을 줄게.”그러나 그는 곧바로 덧붙였다.“하지만 1조 8,000억을 한 번에 줄 순 없어.”예천우는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네 사정이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제는 더 이상 부정할 수도 없이 백강호는 완전히 폐인이 되었다.김희자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눈에는 공포와 충격이 가득 차 있었다.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고 그제야 뭔가 깨달았다.자신이 그토록 믿었던 전신이고 누구도 당해낼 수 없을 것 같던 남편이 이제는 완전히 무너졌다는 사실을.그리고 그 모든 건 바로 그녀 자신이 부추긴 결과였다.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백강호가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너... 대체 누구냐...?”예천우는 무심하게 웃으며 가볍게 대답했다.“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그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냉혹했다.“중요한 건, 지금 당장 1조 8천억이 내 계좌로 들어와야 한다는 거지.”예천우는 김희자를 흘끗 보며 덧붙였다.“네 마누라는 돈이 없다고 하던데 너는 문제없겠지?”백강호는 치를 떨며 이를 악물었다.그는 몸속의 진기가 완전히 사라진 걸 느끼며 더 깊은 절망에 빠졌다.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 돈은 절대 줄 생각 없어.”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네 아내의 목숨도 별로 소중하지 않은 모양이군.”“오, 오빠...”김희자는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백강호를 붙잡았다.“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목숨은 한 번 잃으면 끝이라고요!”백강호는 이를 악물었고 이 상황에서도 그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겁먹지 마. 내가 있으면 저놈이 우리한테 함부로 못 해.”예천우는 흥미롭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이 정도로 당하고도 아직도 자신만만하네.”백강호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너도 네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를 건드렸는지 모르는 모양이군.”그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그래, 넌 강해. 인정하지. 넌 아마도 종사 경지의 고수겠지. 하지만 알아둬.”백강호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이 세상에는 종사가 너뿐인 게 아니야.”예천우는 그의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그야 당연하지. 그런데 그래서 뭐?”
그러나 모두가 백강호의 승리를 확신하던 순간 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그리고 아주 가볍게 아무런 힘을 쓰는 것 같지도 않은 동작으로 손을 뻗었다.그런데 그 순간 백강호의 손목이 그대로 붙잡혔다.“뭐지?”백강호는 아직도 승리에 취해 있었지만 다음 순간 자신이 공격하던 손이 상대에게 완전히 제압당했음을 깨달았다.그리고 더 놀라운 건 그 순간부터 손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마치 힘이 뿌리째 뽑힌 듯 완전히 무력해졌다.‘이... 이게 어떻게 된 거지?’그러나 그의 충격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예천우는 손을 잡은 채 가볍게 당겼을 뿐인데 백강호의 몸은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강하게 내동댕이쳐졌다.“크아악!”백강호는 온몸에 전해지는 극심한 고통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그는 지금까지 수도 없이 싸워왔고 웬만한 통증은 견딜 수 있는 강자였다.하지만 이번만큼은 참을 수가 없었다. 온몸을 관통하는 고통이 그의 신경을 마비시킬 정도였다.김희자는 완전히 얼어붙었다.“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그녀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입을 벌린 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백강호의 부하들 또한 충격에 빠졌다.그들에게 백강호는 절대적인 존재였다.그는 언제나 압도적인 힘을 보여줬고 이번 칠색연꽃을 차지하는 과정에서도 그들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실력을 보여줬다.그런 백강호가 단 몇 초 만에 그토록 처참하게 쓰러지다니.그러나 예천우의 공격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그는 한 발 앞으로 나서더니 가볍게 발을 들어 백강호의 오른쪽 다리를 밟았다.“우드둑!”순식간에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으아악!”백강호의 비명은 더욱 처절해졌지만 예천우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이번엔 왼쪽 다리까지 짓밟아 버렸다.“우드둑!”또 한 번 끔찍한 소리가 울렸고 백강호는 바닥을 기어가며 몸부림쳤다.그의 고통은 끝이 아니었고 예천우는 마지막으로 가볍게 발을 들어 올리더니 백강호의 가슴을 세게 걷어찼다.
예천우는 사실 별다른 대단한 기술도 쓰지 않았다.고작 명경 절정의 경지였던 세 명이었고 암경조차 돌파하지 못한 약골들이었으니 예천우가 상대하기엔 너무 쉬운 상대였다.몇 초도 지나지 않아, 세 명은 바닥에 쓰러져 비명을 질렀다.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고 김희자는 얼굴이 잔뜩 굳었다.‘아까부터 봐서 알았지만 저 셋으로는 애초에 안 되는 상대였어!’그녀는 서둘러 백강호를 보며 말했다.“오빠, 저놈이 오빠만큼은 아니지만 실력은 꽤 되는 것 같아. 오빠가 직접 나서야 할 것 같아.”백강호는 눈썹을 찌푸리며 짧게 대답했다.“알고 있어.”그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방금 전 싸움으로 예천우의 실력을 어느 정도 가늠하려 했으나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때, 예천우가 피식 웃으며 비아냥거렸다. “왜? 아직 준비가 덜 됐나? 아니면 전화라도 해서 더 많은 놈들을 불러야겠어?”“건방진 녀석!”백강호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너 같은 애송이를 상대로 무슨 준비가 필요하겠어?”그는 코를 들이켜며 침착하게 말했다.“방금까지는 네 따위를 상대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서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이제 보니 손 좀 봐줄 필요가 있겠군.”예천우는 한층 더 비웃는 눈빛을 보냈다.“그럼 말이 길어질 필요 없겠네. 얼른 덤벼봐.”그의 도발적인 태도에 백강호는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좋아.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직접 너를 보내주지.”그는 즉시 자신의 진기를 끌어올렸고 이내 그의 온몸에서 강력한 살기가 퍼져나갔다.그리고 순간, 그는 예천우를 향해 전력을 다해 덮쳤다.그가 쓰는 기술은 평범한 무공이 아니었고 한 번에 상대를 끝장낼 수 있도록 가장 강한 필살기였다.그는 상대가 흑호와 백도훈을 가볍게 쓰러뜨렸다는 점을 고려했고 비록 자신보다는 약하겠지만 그래도 절대 가볍게 볼 상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백강호는 처음부터 전력을 다했다.바로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하지만 지금 백
“비밀?”예천우는 순간 의아했다. 설마 자신의 용왕 신분을 알아낸 건가?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거만하게 나올 수 있을까?‘제법 빵빵한 배경을 등에 업고 있나 보군.’“흥. 이 와중에도 시치미 떼고 있네!”김희자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비웃으며 말했다. “네 비밀 따윈 이미 다 알아냈어. 네가 그 신비한 신법을 이용해서 기습한 것뿐이잖아? 그게 아니었다면 흑호나 백도훈이 당할 리가 없었지. 하지만 이제는 다 끝났어. 네가 가장 믿던 그 수단을 잃었잖아. 그리고 우리 오빠의 실력은 네가 상상하는 수준을 훨씬 초월해. 그런 꼼수 같은 기술이 있다고 해도 넌 오늘 여기서 끝장이야!”그 말을 듣자 예천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그게 네가 말하는 비밀이라는 거야?”“맞아. 아무리 변명해도 소용없어!”김희자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차갑게 대답했고 백강호가 손짓하며 나섰다.“말이 많군. 당장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려. 그러면 한 번쯤 살려줄 수도 있지 않겠어?”하지만 김희자는 물론 그럴 생각은 없었고 오늘 예천우에게 당한 모든 수모를 반드시 갚아줄 생각이었다.그러나 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지금이라도 돈을 가져오면 이번 일은 없던 걸로 해주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백씨 가문은 오늘부로 사라지게 될 거야.”“백씨 가문을 없애겠다고?”“너 따위가 감히?”백강호는 크게 분노했다.“이놈아, 당장 네 다리를 부러뜨리고 단전을 파괴한 뒤 진기를 전부 소멸시켜 버리겠어. 네놈이 얼마나 건방졌는지 후회하게 만들어 주마!”예천우는 비웃으며 말했다.“좋아. 그럼 어디 한번 해보자. 누가 누구를 폐인으로 만들지.”백강호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이 녀석, 대체 어디서 저런 자신감이 나오는 거지?’자신은 분명 이 젊은 놈이 별거 아니라는 걸 백도훈에게 직접 들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뭔가 꺼림칙했다.김희자는 그런 백강호를 보며 거칠게 말했다.“오빠, 저 자식은 신경 쓸 거 없어요. 그냥 허세 부리는 거예요.
백강호가 곧 도착한다는 생각이 들자 두 남자는 한층 더 자신감을 얻고는 크게 소리쳤다.“이 자식아, 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예천우는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니, 너희가 서라고 하지 않았냐?”“그, 그야... 맞긴 한데 그냥 거기 가만히 있으라는 뜻이지. 네가 가까이 오라는 건 아니었어.”“...”예천우는 가볍게 한숨을 쉬더니 무심하게 말했다.“난 여기서 시간 낭비할 생각 없거든.”그 말을 남긴 채 그는 다시 차로 돌아가려 했다.그러나 두 남자는 이대로 보내면 안 된다는 생각에 서로 눈을 맞추고는 동시에 움직였다.한 명은 왼쪽에서 다른 한 명은 오른쪽에서 기습하듯 덮쳐왔다.점점 가까워지자 그들은 예천우가 여전히 뒤도 돌아보지 않는 걸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이거 제대로 먹히는 거 아냐? 이대로면 한 방에 끝낼 수 있을지도?’그러나 곧 그들의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그들이 주먹을 휘두르기도 전에 강력한 힘이 몸을 덮쳤고 두 사람은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튕겨 나가 버렸다.그들은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아 나뒹군 뒤 바닥에 세게 부딪쳤다.그러자 가슴이 타들어 갈 듯한 고통이 밀려왔고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분명 상대에게 닿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된 걸 보니 마치 귀신이라도 본 기분이었다.그들을 가볍게 처리한 예천우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살폈다.‘음...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조금 더 지체해도 되겠군.’어차피 경찰서에 너무 일찍 가도 사람도 없을 테니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바로 그때 날카로운 여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이 자식, 당장 멈춰!”돌아보니 김희자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그녀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고 예천우를 당장이라도 찢어버릴 기세였다.자신에게 치욕을 안긴 남자한테 어떻게든 원한을 갚아주고 싶다는 눈빛이었다.하지만 예천우는 여유롭게 차에 기대어 임완유에게 조용히 있으라고 손짓한 뒤 김희자를 향해 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