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김희선도 조급해 났다. 오늘은 부잣집에 유사라를 시집보낼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몸을 일으키며 화가 난 어조로 말했다.“사라야, 빨리 일어나서 송 도련님께 술을 따라드리면서 사과해!”송우현의 안색은 더 안 좋아졌다. 원래 오늘 밤은 손쉽게 소개팅하고 이따가 호텔을 찾아서 유사라와 함께 즐거운 밤을 보내려고 했다.하지만 이 여자가 이렇게 까다로울 줄은 몰랐다. 심지어 이 장소에 남자 친구까지 데려왔고 지금은 자신을 완전히 무시한 채로 허풍을 떨면서 까칠한 태도로 말하다니, 정말 죽여버리고 싶었다.지금 그 순간, 송우현은 정말 화가 났다.비록 그는 진짜 송씨 가문의 도련님은 아니지만 송씨 가문 도련님의 사촌이었다. 그도 송씨 가문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었기에 신분이 꽤 고귀하다고 생각했다.유사라 같은 하인이 절대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김희선은 송우현이 눈에 띄게 화가 난 것을 눈치채고 다시 한번 소리쳤다.“사라야, 아직 거기서 뭐 해. 빨리 가서 송 도련님께 사과해!”“싫어요. 제가 잘못한 것도 없어요. 사과를 해도 저 사람이 천우 씨에게 사과해야 하죠.”유사라는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았다. 원래 예천우는 유사라를 도우러 왔기에 유사라는 예천우가 업신여김을 당하는 걸 지켜볼 수 없었다.“너!”김희선은 너무 화가 나서 일어나자마자 유사라의 뺨을 때렸다.하지만 그때 유민호가 김희선을 말렸다.“그만해. 딸이 철이 없다고 해도 그렇지 사람이 보는 데서 사라를 때리면 어떡해.”유민호는 말하며 술잔을 들고 송우현에게 다급하게 말했다.“송 도련님, 제 딸이 아직 어려서 세상 물정을 잘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세요.”유사라는 뭔가 더 말하려고 했지만 김희선이 말하지 말라고 눈을 부릅뜨자 유사라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김희선도 송우현에게 사과했다.“송 도련님, 죄송해요. 제가 사라 대신에 사과드릴게요. 도련님께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부디 우리 사라를 용서해 주세요.”“됐어요. 저도 그렇게 옹
딸이 긴장한 모습으로 생각하는 걸 본 김희선은 화를 내며 말했다.“사라야, 아직도 뭘 고민하는 거야? 예천우는 회사원이고 평생 남의 회사에서 일할 운명이야.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영원히 성공할 날이 없을 거야. 그에 비해 송 도련님은 권력도 있고 세력도 대단하지. 게다가 인품도 좋아. 송 도련님께 시집가면 평생 행복할 거야.”그런 말을 들으니 송우현은 득의만면한 표정을 지었다.역시 송씨 가문을 꺼내야 효과가 있었다. 비록 진정한 송씨 가문의 도련님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송씨 가문과 좀 관계가 있었다.유민호는 고민하고 있었다. 사실 그는 송우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송우현이 지금 대놓고 위협하니 딸이 앞으로 그에게 시집가도 잘 보내지 못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게다가 송우현의 이런 누구도 안중에 없는 태도를 보니 유사라와 결혼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김희선은 이미 돈에 완전히 빠져있었다. 특히 몇천억 원이고 곳곳에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김희선은 송우현이 정말 너무 실력이 강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했다.이렇게 훌륭한 도련님은 평생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 같았다. 오늘 송우현을 놓치면 정말 하늘이 벌을 내릴 것 같았다.한참 고민하다가 유사라는 입을 열었다.“송 도련님. 천우 씨를 어떤 방식으로도 해치지 않겠다고 저와 약속할 수 있어요?”“물론이죠.”송우현이 대답했다.그는 속으로 득의양양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유사라가 마침내 타협하려 한다니 기뻤고 화가 난 건 타협한 이유가 바로 예천우였기 때문이다.‘하지만 괜찮아. 내가 유사라에게서 싫증을 느낄 때면 그냥 버리면 되지. 그때 저 새끼를 죽여버리겠어.’예천우는 살짝 놀라서 고개를 돌려 유사라를 바라보았다. 예천우는 유사라가 자신 때문에 이 정도까지 할 줄은 몰랐다.‘바보 같은 계집애. 정말 그렇게 내가 좋은 거야?’예천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사라 씨, 저 때문에 동의한 거라면 차라리 지금 그만두세요. 저런 사람은 지금 약속해도 나
송우현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예천우를 조롱하듯 바라보았다.‘이 자식이 드디어 내가 송씨 집안의 도련님이라 하니 무서워하는 것 같군. 당장 무릎 꿇고 용서를 빌겠네.’“늦었다고? 전혀 늦지 않은 것 같은데.”예천우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나도 송씨 집안의 도련님 친구가 있는데. 네가 알지 모르겠어.”“지금 우리 송씨 집안에 빌붙자는 거야? 예천우, 죽을 때까지 이런 짓거리를 한다니. 잘 들어. 오늘 누가 오든 넌 이제 끝장났어.”송우현은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유사라는 예천우를 좋아하는 것 같고 예천우를 위해 그렇게 큰 희생까지 하려고 하자 송우현은 참을 수 없었다.예천우는 어이가 없었다. 다른 사람을 보니, 심지어 유사라도 자기가 송씨 가문에 빌붙으려 하는 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예천우는 직접 말했다.“바로 말할게. 송씨 가문의 송강이라고, 넌 알고 있어?”‘송강?’송강이라면 송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고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였기에 송우현이 모를 리가 없었다.하지만 송강 같은 큰 인물은 송우현이 평소에 만날 기회도 많이 없었다. 게다가 송강도 송우현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을 것이다.송우현은 사촌이었을 뿐이고 그의 집에도 돈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었다.몇천억 원이라고 한 건 송씨 가문의 재산이었고 곳곳에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송씨 가문의 일이었다.‘그런데 이 자식이 어떻게 큰 도련님을 알 수가 있을까.’유민호와 김희선도 살짝 놀랐다. 그들은 예천우가 운이 좋게도 송씨 집안의 한 도련님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송강이라는 도련님은 아무래도 송우현보다 못하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신분이 있다고 생각했다.정말 그렇다면 송강 이름을 꺼내면 송우현은 예천우를 놓아줄 수 있을 것이다.이건 유사라의 생각이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예천우를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온통 그런 생각뿐이었다.유사라는 자기 때문에 예천우가 지금 이런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했다.“네가 우리 송씨 가문의 큰 도련님을 안다고? 예천우
송강은 그런 생각을 하자 정말 화가 났다.상대가 누구든 간에 감히 송씨 가문과 예천우의 관계를 망친다면 송강은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예천우가 더 이상 도와주지 않으면 송씨 가문은 끝장날 것이다.바로 최근에 송씨 가문은 큰 사고를 당했다.송강의 동생 송미령은 용도의 려씨 가문 도련님인 려정수를 건드렸다. 려정수는 사사로운 원한이라도 반드시 갚아야 하는 악랄한 사람으로 소문이 자자했다.송씨 가문은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했지만 전부 소용이 없었다. 려정수는 2,000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송미령을 한 달 동안 그의 여자로 지내도록 요구했다.그런 상황에서 송강과 그의 아버지는 절대 동의할 수 없었다.송미령을 희생시키고 싶지 않은 건 둘째 치고 송씨 가문에서 2,000억 원이 되는 돈을 갑자기 내놓으라는 건 사실 송씨 가문의 목숨을 반쯤 빼앗는 것과 다름없었다.비록 송씨 가문은 자산이 몇천억 원이 있다 하지만 자산은 자산일 뿐이었고 실제 현금과는 아주 달랐다.더더욱 어이가 없는 건 상대방은 그들에게 오직 5일이라는 시간을 주었다. 5일 이내에 2,000억 원과 송미령을 함께 려정수에게 바쳐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려정수는 직접 천해시에 와서 송씨 가문을 무너뜨리고 송씨 가문의 모든 사람이 그의 눈앞에서 무릎 꿇게 하겠다고 했다.그리고 송씨 가문이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그래서 송강은 예천우 외에 이 문제를 해결할 다른 방법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송강과 그의 아버지는 예천우가 십중팔구 용도에서 왔다고 생각했다. 아마 용도에서 온 도련님만이 그들의 화해를 도울 수 있을 것 같았다.그들의 목표는 송미령을 보호하는 것 외에 합의금을 좀 낮추는 것이었다. 1,600억 원 정도의 합의금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물론 반으로 줄이면 가장 좋을 것이다.그러면 송씨 가문은 훨씬 편해질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예전에 예천우는 송씨 가문을 한 번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송씨 가문이 무슨 위기가 닥치더라도 예천우에게 한
게다가 유사라는 예천우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녀는 예천우를 위해 나서서 말하려고 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누가 당신들에게 제가 연기를 하고 있다고 했어요?”“아직도 인정 못 하는 거야? 아까 전화한다면서 또 전화 받는 척하고. 사실 전화를 받은 게 아니지?”송우현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전화 받는 척했다고?”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전화에 대고 담담하게 말했다.“송강 씨, 직접 알려 줘요. 제가 지금 전화 받는 척하고 있는지.”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은 깜짝 놀랐다.하지만 송우현은 이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아직도 시치미를 떼고 있다니 정말 대단해. 네 말 뜻은 지금 송강과 통화 한다고? 하하. 웃기네. 웃겨 죽겠어.”“그렇게 웃겨?”예천우는 어이가 없었다.“당연히 웃기지. 네가 무슨 자격이 있다고 송강이 심지어 너랑 통화한다고 그래. 게다가 세상에 어디 그런 우연이 있겠어? 네가 송강에게 전화하려 할 때 송강이 마침 너에게 전화했다고?”건너편에서 송우현의 말을 듣고 있던 송강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화를 내며 말했다.“난 송강이야. 넌 송씨 집안의 누구길래 감히 예 도련님께 그렇게 말해?”송강은 이번에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그는 목소리를 높여 송우현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지 말았으면 했다.그러나 목소리가 크지 않은 데다 전화 속에서 목소리 변화가 좀 있었기에 송우현은 그 말을 듣고도 여전히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예 도련님? 이 자식 따위가 예 도련님이라고? 연기하겠으면 좀 잘 해봐. 너무 뻔하잖아. 그리고 넌 뭔데 감히 자기가 송강이라고 하는 거야? 죽고 싶어!”송강은 그 말을 듣고 정말 기가 막혔다. 그는 화가 나서 바로 가서 송우현을 때려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목소리만 듣고 송강은 상대방이 누군지 알 수 없었다.“예 도련님, 전화를 저 자식에게 바꿔줘요. 도대체 어느 바보 새끼가 감히 송씨 가문을 사칭해서 우리 가문을 해치는지 제가 알아보
송우현은 정말 깜짝 놀랐다.송씨 가문에는 직계 외에도 방계가 매우 많았다.방계에는 뛰어난 사람도 많았고 지위도 꽤 괜찮았다. 송우현은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능력도 없고 성공도 하지 못했기에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고 전혀 주목을 받지 못했다.하지만 송우현은 방금 송강이 어쩌고저쩌고하며 까불었다. 평소에 그는 줄곧 송강을 송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라 부르며 존경했다.하지만 오늘 예천우 앞에서 잘난 척하느라 헛소리를 많이 했고 심지어 송강을 사기꾼으로 몰았다.오늘 송우현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그를 송씨 족보에서 제명당해도 아무런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이런 상황이었으니 송우현은 무섭지 않을 수 없었다.송우현은 두려워서 머리가 텅 비었고 지금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도 전혀 몰랐다.김희선은 이런 상황을 몰랐다. 그녀는 심지어 예천우가 정말 파렴치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지금 들통이 났는데도 여기서 시치미를 떼고 있는 줄 알았다.일부러 송강인 듯 연기할 사람까지 찾아서 연기하는 줄 알았다.“됐어. 예천우, 그만해. 네가 사기꾼인 건 알겠지만, 동료도 있었어? 전화 맞은편에 있는 자식아, 예천우는 이미 다 들통이 났다고. 너도 그만 사람을 속여! 당장 전화를 끊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어. 경찰에게 잡히면 보기 안 좋잖아?”“그리고 사라야, 넌 이제 이 사기꾼을 똑똑히 알겠지? 앞으로 이런 사람은 멀리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돈 잃고 사람도 잃는 거야.”김희연은 유사라에게 경고했다.“닥치세요!”한참이 지나서야 송우현은 김희선을 향해 소리쳤다.김희선은 깜짝 놀랐다. 특히 송우현이 사람을 잡아먹으려는 것처럼 무서운 표정을 보고 완전히 멍해졌다.‘이게 무슨 상황이야. 난 송우현을 도와서 말하고 있는데 저 자식은 왜 나한테 소리를 지르지?’‘아니면 송우현은 전화 저편에 있는 송강에게 닥치라는 말인가? 무조건 그런 뜻일 거야.’그러나 그때 송우현은 안색을 완전히 바꾸어 아첨하는 말투로 조심스레 말했다.“큰 도련님, 저예요. 우현이.”
“네. 네. 맞아요. 저예요. 바로 저예요.”송우현이 재빨리 말했다.핸즈프리를 켰기 때문에 유사라의 가족도 그 말을 듣고 눈이 휘둥그레졌다.이 송우현은 뜻밖에도 도박꾼이었고 심지어 사람들에게 빚 독촉을 심하게 당했다.게다가 진짜 송씨 가문의 큰 도련님은 송우현을 전혀 모르고 있었으니 송우현은 도련님이라고도 할 수 없었다.예천우도 살짝 어리둥절해서 말했다.“송강 씨, 이 사람은 자기가 송씨 가문의 도련님이라 했어요. 혹시 친한 사이에요?”이 질문은 김희선도 궁금했다.“송씨 가문의 도련님?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예요. 저 사람이 어떻게 송씨 가문의 도련님이 될 수 있겠어요? 저 새끼는 행실이 바르지 못하고 도박 때문에 엄청 많은 빚까지 졌어요. 지난번에는 제 아버지는 가족의 한 어르신의 체면을 봐서 그를 도와 문제를 해결해 줬어요. 송우현 저 새끼는 성품이 올바르지 못하고 도박하기를 좋아하죠. 심지어 자기 여자 친구를 룸살롱에 팔아 돈을 벌기도 했어요. 이런 새끼가 송씨 가문의 도련님이라 하니 정말 어이가 없네요. 이런 사람은 족보에서 제명당하지 않은 것도 이미 행운인 줄 알아야죠.”송강은 정말 화가 나서 계속 송우현을 나무랐다.이런 사람이 송씨 가문의 도련님이라 한다면 송씨 가문에는 도련님만 적어도 70, 80명 있을 것이다.가장 중요한 건 송우현은 방계의 먼 친척이었고 능력도 없는 폐물 같은 사람이었다.김희선은 이런 말을 듣자 완전히 멍해졌다. 그녀의 눈빛에는 충격과 두려움이 가득했고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게 생각했다.김희선은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고 송우현을 그대로 삼켜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비록 그녀는 딸을 이용해서 부자가 되고 싶었지만 그래도 유사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원했다. 김희선은 송우현이 이런 사람일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만약 유사라가 그에게 시집간다면 부잣집에 들어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떤 끔찍한 결과가 닥칠지 몰랐고 심지어 가족 전체가 연루될 수도 있었다.김희선은 딸 하나뿐이었다.송우현
“예 도련님, 죄송합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저 자식은 우리 송씨 가문의 사람이죠. 감히 이렇게 예 도련님께 무례한 짓을 저지르다니. 제가 반드시 예 도련님께 만족스러운 결과를 드리겠어요. 송우현 저 자식은 예 도련님께서 마음대로 처리하세요. 죽여도 좋아요. 제가 다 뒤처리해 드릴게요.”송강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말을 들은 송우현은 놀라서 몸을 부르르 떨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았다.김희선도 깜짝 놀랐다.‘아니, 이렇게까지 해야 해? 말 몇 마디 잘못했다고 해서 목숨까지 잃게 될 수도 있다니.’김희선은 방금 자신이 한 행동을 다시 생각해 보니 엄청나게 후회되었다.‘송우현이 저 정도면 난 백번이고 죽겠네. 안 돼. 이따가 사라한테 부탁해서 좀 봐달라고 해야겠어.’유사라도 송강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알겠어요. 그럼 먼저 끊을게요.”예천우는 전화를 끊었다.전화 맞은편의 송강은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원래 예천우에게 도움을 청하자고 전화했는데 뜻밖의 일 때문에 이런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송강은 옆에 있던 아버지와 가족의 고위층 사람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그들은 송강의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몇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 가서 송우현의 가족들을 혼내주려고 했다. 이번 일 때문에 송우현은 분명히 송씨 가문의 족보에서 제명당할 것이다.이때 송우현은 그래도 반응이 빠른 편이었다. 바닥에 있은 지 얼마 안 되어 그는 즉시 몸을 일으켰다.그는 예천우의 곁에 가서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었다.송우현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예천우에게 꿇었다.바닷가 레스토랑이기에 그들은 룸이 아닌 야외에 있었다.그때 많은 사람들이 송우현을 보면서 손가락질했다.“예 도련님,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송우현은 연신 용서를 빌었다.예천우는 고개를 내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이러지 마세요. 전 쓸데없는 사기꾼인 주제에 지금도 연기를 하고 있을 뿐이죠. 그러니 저 같은 사람한테 용서를 구할 필요가 없어요.
백도훈이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본 김희자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뭐야? 나 때문이라는 건가?’그녀는 자신이 직접 때린 것도 아닌데 백도훈이 왜 이런 눈빛을 보내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순간적으로 시선을 피하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예천우는 여전히 태연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말도 안 돼! 분명 처음에는 도훈이가 우세였는데.’김희자는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야! 네가 무슨 수작을 부린 거야?”예천우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쓸데없는 말 말고 빨리. 2조 원은 언제 줄 건데?”“뭐? 2조 원? 웃기지 마. 네가 사기를 쳤잖아. 이런 건 인정 못 해.”“그래?”예천우는 눈빛이 차갑게 변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보아하니 아침의 교훈이 부족했나 보네.”“너, 너 지금 뭐 하려는 거야? 여긴 경찰서 바로 앞이라고! 살려...”“짝!”“으악!” 김희자는 비명을 지르며 입가에서 피가 흘렀다.예천우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누가 아까 경찰 부르지 말자고 했더라? 마지막으로 물을게. 2조 원은 줄 거야? 말 거야?”김희자는 이를 악물고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줄... 줄게!”“좋아. 근데 너 같은 사람이 한 번에 2조를 내놓을 리 없으니 우선 2천억부터 보내. 남은 돈은 하루 안에 준비해.”그 말에 김희자는 얼굴이 새파래졌다.“나, 나 지금 당장 2천억은 없어...”“그럼 어쩔 수 없지.”예천우는 담담하게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며 말했다.“네 목숨이 2조 원짜리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지금 여기서 처리하면 백씨 가문도 돈 굳겠네?”“잠, 잠깐만. 있어. 있어!”김희자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급하게 소리쳤다.“그럼 빨리 보내. 5분 줄게. 5분 안에 입금 안 하면 네 목숨으로 대신 받을게.”“알겠어.”김희자는 서둘러 전화기를 꺼내어 누군가에게 지시했다.그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깨달았다.‘이 자식 미쳤어... 진짜야...’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백강호가 돌아오면 돈을 다시 뺏어오면 되겠다고
예천우는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이제까지 지켜본 결과 백도훈의 움직임은 확실히 정교했다.그렇다는 건 분명 누군가가 뒤에서 가르쳤다는 뜻이었다.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이 수련하는 무공으로 이렇게 정교한 몸놀림이 나올 리 없었다.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할까?누가 가르쳤든 결국 결과는 바뀌지 않을 테니까.그가 아직 반격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바로 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그런데도 상대가 알아듣지 못한다면 더 이상 봐줄 필요가 없었다.반면, 백도훈은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처음에는 예천우가 얼마나 강한지 긴장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뭐야, 생각보다 별거 아니잖아?’자신이 계속 몰아붙이고 있는데 상대는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피하기만 하고 있었다.운이 좋게 몇 번 피해 간 게 아니었더라면 이미 몇 대는 맞았을 것이다.그리고 지금쯤이면 상대의 실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강한 줄 알았는데 고작 암경 절정의 경지겠네? 나랑 한 단계 차이가 나는데?’처음에는 예천우를 경계했지만 이제 보니 괜한 걱정을 한 듯했다.그가 흑호를 이긴 것도 아마 기습 덕분일 가능성이 컸다.‘아하, 신법이 워낙 뛰어나니 흑호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당했겠군.’그렇게 생각하니 자신감이 더욱 차올랐다.예천우가 더 이상 피하지 못하도록 유도해야 했기에 그는 일부러 멈춰 서서 비웃듯 말했다.“계속 도망만 다니는 게 네가 할 줄 아는 전부냐? 나랑 정정당당하게 한 번 붙어볼 용기는 있어?”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원한다면야.”백도훈은 속으로 비웃었다.‘이 녀석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군. 이렇게 쉽게 도발에 넘어오다니.’그가 반대로 도망치는 처지였다면 절대 이런 유치한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면서 그는 주먹을 꽉 쥐고 강한 기세를 내뿜으며 소리쳤다.“좋아. 그럼 한 방 받아 봐!”그의 주먹이 날아갔다.처음에는 위압감을 주기 위해 힘을 조금 감춘 상태였다.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의
“역시 김희자 씨, 대단하시네요.”예천우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하지만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늦었어. 곧 네가 얼마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지 알게 될 거야.”김희자는 싸늘하게 웃었다.“보아하니 김희자 씨는 꽤 자신이 있으신가 보네요. 그럼 이렇게 하죠. 우리 내기를 하나 합시다.”예천우는 문득 떠올랐다.‘나비 회사에 투자할 돈이 2조 원이라 했지. 마침 스스로 걸어 들어오는 호구가 있군.’“내기?”“네. 만약 제가 백도훈을 이기면 당신이 저에게 2조를 주는 거예요.”“뭐라고? 2조 원?”김희자는 마치 헛소리를 들은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자식아, 넌 2조 원이 얼마나 되는 돈인지나 알고 하는 소리야? 대체 뭘 걸고 나랑 내기하겠다는 거지?”“제 목숨을 걸죠. 만약 제가 지면 제 목숨은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풋, 네 목숨 따위가 2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김희자는 조롱하듯이 크게 웃었다.‘저 하찮은 녀석의 목숨이 감히 2조 원과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터무니없는 소리나 하고 있네.’“그럼 내기는 취소하고 그냥 싸우죠.”예천우는 무심하게 덧붙였고 그때 김희자의 눈이 반짝 빛났다.“안 돼! 내기할 거야.”예상대로였다.김희자는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좋아. 네가 제안한 거니까 우리가 지면 2조 원을 주지. 하지만 네가 지면 네 목숨은 내 마음대로 할 거야!”“형수님, 그건...”백도훈이 당황하며 말하려 했지만 김희자는 단호하게 손을 내저었다.“걱정할 것 없어. 난 널 믿어.”김희자는 단 한 점의 의심도 없었다.겨우 저런 풋내기 녀석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화경 초급의 경지인 백도훈을 이길 리가 없었다.게다가 이건 단순한 구두 약속일 뿐이었다.‘설령 진다고 해도 안 주면 그만 아닌가? 반면 이기기만 하면 이놈을 내 손으로 철저히 짓밟을 수 있어.’백도훈도 속으로는 난감했지만 어차피 말뿐인 내기였다.결국 그는 작게 한숨을 쉬고 입을 다물었다.“좋아요. 저는 이미 녹음
진 서장은 이 말을 듣고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 김희자란 여자는 도대체 자기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감히 경찰을 이렇게 무시해?’그는 당장이라도 그녀를 꾸짖으려 했지만 그때 예천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진 서장님, 이분들이 이렇게 싸우고 싶어 하시니 그냥 한 번 기회를 주는 게 어떨까요?”그러면서 그는 백도훈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백도훈 맞지? 네가 원한다면 우리 한 번 겨뤄보자. 단 우리한테 어떤 일이 벌어지든 책임은 각자 지는 걸로 하자.”백도훈은 본능적으로 거절하고 싶었지만 김희자가 재빠르게 끼어들었다. “좋아. 이건 네가 먼저 제안한 거야. 네가 죽어도 우리 탓이 아니라고.”백도훈은 순간 멍해졌다.‘형수, 이건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야? 싸우는 건 내가 해야 하는데 왜 형수님이 저렇게 큰소리를 치는 거야?’그는 신중한 성격이라 예천우를 계속 살펴보고 있었으나 보면 볼수록 상대를 쉽게 볼 수 없었고 오히려 점점 더 경계심이 커졌다.다행스럽게도 그때 진 서장이 단호하게 말했다.“안 돼요. 싸우더라도 경찰서 안에서는 절대 피를 보거나 사상자가 나오는 일은 허락할 수 없어요.”그러자 김희자는 불만스럽게 소리쳤다. “그럼 밖으로 나가서 하면 되잖아?”“좋아요.”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백도훈은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이제 진짜 피할 수도 없게 됐네...’진 서장은 김희자가 계속하여 억지를 부리자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그러나 결국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좋아요. 당신들이 그렇게 원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안전은 반드시 지켜야 해요.”“당연하죠.”김희자는 확신에 찬 듯 대답하면서도 속으로는 비웃고 있었다.‘별일 없을 거야. 우리는 말이지. 저놈은 박살 나겠지만 말이야.’진 서장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고 주변 경찰들에게 지시했다.“너희들도 각자 할 일에 집중해.”경찰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서장님의 명령을 따랐다.그들이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이 여자가 먼저 나를 때리려고 했는데 제가 방어하면 안 돼요?”“맞아요! 예천우 씨가 하신 행동은 완벽한 정당방위입니다.”황인수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단호하게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진 서장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친구가 괜찮군. 앞으로 잘 키우면 승진시켜도 되겠어.’“무슨 정당방위야? 난 아직 때리지도 않았는데!”김희자는 분노에 치를 떨었고 자기는 제대로 손도 못 대고 뺨을 맞았는데 이게 정당방위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예천우는 지금 경찰에 잡혀 온 상태 아닌가? 그런데도 감히 날 때릴 수 있다니?’“하지만 김희자 씨는 분명히 손을 올렸고 예천우 씨를 공격하려 했잖습니까. 그러니 방어하는 건 당연합니다. 물론 만약 예천우 씨가 반격을 위해 지금 김희자 씨를 계속 공격한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죠.”황인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김희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이놈, 네 이름이 뭐야? 감히 이렇게 사실을 왜곡해? 내가 당장 널 혼내 줘야겠어. 당장 네 경찰 옷을 벗겨버릴까? 말까?”그러자 황인수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예천우가 말했다.“난 못 믿겠는데?”예천우가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김희자 씨는 황 형사의 옷을 벗길 자격이 없습니다.”그 순간 진 서장이 앞으로 나섰고 김희자를 향해 싸늘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김희자 씨, 백씨 가문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경찰을 우습게 보고 멋대로 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네가 감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김희자는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 진짜 경찰서장 계속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네?”진 서장은 피식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 “경찰이 범죄자의 협박 한 마디에 벌벌 떨고 입도 못 여는 곳이라면 그런 경찰서장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겠어.”“네, 네가!”김희자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헛구역질할
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뭔가 제대로 못 알아듣겠는데? 혹시 머리에 문제라도 생긴 건가?’황인수도 잠시 굳어졌다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김희자가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하지만 그도 굳이 나서서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냥 빨리 예천우를 데리고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김희자는 예천우의 태연한 얼굴을 보자 그냥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녀석이라 생각하며 비웃었다.“꼴을 보니 앞으로 네가 얼마나 비참한 꼴을 당할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네!” 그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설마 감방에서 조금 있다가 금방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가능성은 꿈에도 꾸지 마. 내가 널 어떻게 만들지 알아? 안에서 넌 살아 있는 게 지옥 같을 거야. 난 널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 속에 처박아 넣을 방법이 백 가지가 넘는다고.”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가 옆에 있는 황인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황 형사님, 형사시죠?”황인수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야 당연하죠.”“그럼 지금 저 사람이 당신 앞에서 공공연히 협박하고 위협하는 건 범죄 아닌가요?”황인수는 머릿속이 잠시 멍해졌다.‘그래 이건 명백한 협박죄지...’하지만 문제는 김희자가 경찰서장까지 대놓고 협박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었다.역시나 김희자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하하하! 꼬맹이, 넌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는구나? 내가 경찰 앞에서 협박한다고? 이젠 웃기지도 않아. 설령 이 경찰서장이 여기 있다 하더라도 난 똑같이 말할 수 있어!”그녀의 뻔뻔한 말에 주변 경찰들의 표정이 심히 불쾌해졌다. 아무리 백씨 가문이 막강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경찰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분노해도 어쩔 수 없었다.그 순간 마침 경찰서의 진 서장이 안에서 나오다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안에서 김희자와 충돌을 피하려고 최대한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거만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매우 겸손하고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그와 반대로 김희자는 늘 거만하게 코를 치켜들고 마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부하라도 되는 듯한 태도로 무례한 말과 지시를 쏟아냈다.그녀는 경찰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고 당장 예천우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서도 지시를 바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 심지어는 그들의 상사를 끌어내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다행히 서장님이 참을성이 좋았던 덕분이지 만약 황인수 자신이었다면 형사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되받아쳤을 것이다.김희자의 이런 오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는 경찰들 사이에서도 호감이 없었다. 그녀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모두가 불만이 많았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백씨 가문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고위직 인사들이 김희자를 대할 때 공손하고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황인수가 서둘러 걸어가는 모습을 본 예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황 형사님,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네, 조금 걸음이 빨랐네요.”황인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고 그는 속으로 계속 기도했다.‘제발 김희자와 부딪히는 일이 없기를... 그 여자 성격에 그랬다가는 일이 커질 텐데.’하지만 운명은 참 묘하게도 그런 상황을 꼭 만들어냈다. 바로 그때, 김희자가 안에서 나와버렸다. 그녀와 함께 나온 이는 백강호의 동생인 백도훈과 여러 명의 강력한 경호원들과 변호사들이었다.김희자는 항상 화려하고 요란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았다.백도훈의 무공 실력 또한 상당했고 백강호 밑에서 배운 덕분에 이제 그는 화경 초급 경지의 고수였다.화경 고수는 무림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고수로 여겨졌다.오늘 벌어진 일로 인해 김희자는 극도로 화가 나 있었고 화경 고수인 백도훈에게 예천우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렸다.하지만 백도훈은 신중한 성격이었고 흑호와 예천우의 관계를 조사한 뒤 백강호에게 의견을 구했다.백
“그래. 우리 형제가 힘을 합치고 성종의 세 명의 사자가 더해지면 한 명은 종사 절정의 경지고 나머지 둘은 종사 후급이니 이 세상에 적수가 없을 거야.”정우환이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 4대 종에서 영종은 조금 위협적일지 몰라도 나머지는 우리에게 상대가 안 돼.”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강렬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맞아. 하지만 외부의 누군가가 개입할까 봐 좀 걱정돼.”정우환은 그 두 명의 무서운 인물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했다.“외부라니?”“청룡이랑 용문의 옛 용왕을 말하는 거야?”정우찬이 담담하게 물었다.“그래. 두 사람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정우환은 그들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옛 용왕의 실력은 소문보다 훨씬 강했고 아마도 청룡과 동등하거나 더 강할지도 몰랐다.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전투를 통해서였다.“걱정하지 마. 내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지금까지 그 두 사람은 용도에 머물러 있고 밖으로 나올 계획이 없대.”정우찬이 여유롭게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야. 제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걱정하지 마. 나타나지 않는 게 좋겠지만 만약 나타난다면 난 두 사람의 목숨을 죽일 수도 있지.”정우찬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다.청룡 전신과 용문의 옛 용왕을 한 번에 처치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엄청난 업적일까? 전 용국, 아니,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정우환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며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라 경악했다. “형, 설마 어르신께서...”“맞아. 어르신은 며칠 전 마침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셨어. 이 세상에 더는 적수가 없지.”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들은 이미 불패의 위치에 있었다. 한편, 경찰서 입구 근처 안쪽 자리에서 황인수 경찰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언제든 달려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천우와 몇 번 대화를 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소장님이 그를 특별히
“물론 가능합니다.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니면 제가 조금 있다가 직접 갈까요?”예천우가 물었다. “그게 제일 좋겠네요. 제가 사람들을 입구에 대기시켜 두겠습니다.”왕 총독이 서둘러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하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에 한층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선우서림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남성조차 돌아보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고 선우서림을 본 남성들은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어 전봇대에 부딪힐 정도였다.“정말 우연이네. 막 도련님한테 전화하려던 참에 여기서 만났네.”선우서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녀의 미소는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비록 그녀가 예전에 예천우가 머물 대형 아파트에 자기 방도 하나 남겨놨다고 했지만 그녀는 열쇠나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이 예천우와 임완유 만을 위한 공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일이야?”예천우는 마음의 동요를 억누르며 물었다. “딱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었어.”선우서림은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예천우는 그녀의 농담에 마음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날 뻔했다. ‘이 여자는 정말 너무 매력적이야.’“농담 아니라니까요. 주인님은 유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선우서림은 한 발 더 다가섰고, 그녀의 몸은 거의 예천우와 닿을 뻔했다.“됐어. 난 바빠. 딱히 볼 일 없는 거면 먼저 가볼게.”예천우는 얼른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서림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어.’“잠깐만요. 사실 볼 일이 있어요.”“뭔데?”“사모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어. 내일 우리가 성종 대회에 참석하러 출발해야 하는데 준비는 다 된 거야?”선우서림은 살짝 장난스러운 톤으로 물었다.“준비는 네가 다 하는 거잖아. 난 몸만 가면 되는 거 아니야?”예천우는 성종 대회와 관련된 건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