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훈은 참지 못하고 중얼거렸다."저 녀석 정말 할 수 있는 거 맞아요? 머리에 피도 덜 마른 녀석의 의술이 어떻게 이 신의보다 높을 수 있어요?""닥쳐!"황호건은 마음이 초조해 바로 호통쳤다."우리가 모른다고 해도 이 신의께서도 모르냐? 방금 예 신의를 대하는 태도 못 봤어?"황유훈은 바로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손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말했다."애가 단지 의심을 했을 뿐인데 그렇게 화를 내서 뭐해요? 내가 보기에 안 돼요. 그런 게 아니라면 왜 이렇게 오랫동안 기척도 없어요?""너희!""됐네, 지금 자네들과 싸우고 싶지 않아. 하지만 어머니께서 무슨 차질이라도 생긴다면 저 녀석의 다리를 부러뜨릴 거야."황호건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한 번만 더 말해봐요!"손희가 불만스럽게 말했다."이 일이 유훈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유훈이도 성심성의껏 어머님을 위해 생각하고 신의까지 모셔왔는데, 저 영문도 모르는 아랫사람 때문에 그러시는 거예요?"황호건은 어두운 표정으로 손희를 세게 노려보았다.그는 자신과 어머니가 손 씨 가문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했던 것이 생각났다.그녀의 눈에는 보통 사람들도 그저 남보다 못한 아랫사람들이다.손희는 황호건의 모습을 보고 조금 움찔했다. 그녀는 황호건의 이런 모습을 본 적 없었다. 특히 그는 지금 높은 지위에 있고 과거의 그 가난뱅이가 아니다.그때, 문이 열리고 먼저 예천우가 걸어 나왔다.황호건은 이내 긴장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아가 물었다."예, 예 신의. 어떻습니까?"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조금 늦었어요, 더 일찍 했으면 좋았을 텐데."뭐라고! 결국 늦은 건가?황호건은 몸을 떨고 연달아 휘청대다 하마터면 바닥에 넘어질 뻔했다.황유훈은 듣자마자 바로 폭주하며 욕설을 퍼부었다."허튼소리 하네. 내가 보기에 너는 전혀 의술을 모르는 사기꾼이야. 네가 우리 할머니를 죽였을 수도 있어.""맞네, 이 자식아. 너 좋기는 사실대로 말해, 너 도대체 무슨 목적이야? 너 의료 자격증은 있
이 신의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하며 말했다."비록 어르신께서 얼마나 더 사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예신의는 어르신의 뇌경색을 치료했을 뿐만 아니라 건강 상태도 아주 많이 좋아졌어요.""앞으로 세심하게 몸을 조리하기만 하면 예전에 치료되지 않았던 기초 병들도 모두 회복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절대 확실합니다.""정말, 아주 좋습니다, 너무 좋아요!"황호건은 당연히 이 신의의 말을 신임한다. 이 신의에 관해 그는 이미 전해 들었고 그를 청해 어머니의 병을 보게 하려 생각했었다.그러나 줄곧 기회가 없었는데, 지금 그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으니 자연히 기쁘기 그지없다.그리고 방금 아내와 아들의 행동들을 생각하자 눈빛이 갑자기 차가워지며 노여워했다."황유훈, 이리 굴러와서 무릎 꿇어!"황유훈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바로 멍해졌다.어둡기 그지없고 엄숙한 아버지의 표정을 보며 그는 저도 몰래 어머니를 쳐다보았다.손희도 아들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게 하자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깜짝 놀라 말을 하려 했다.황호건은 단번에 싸늘하게 경고했다."당신, 오늘 내가 아들 교육 단단히 시킬 거니까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누가 와도 막을 수 없어."화가 치밀어 오른 황호건을 보며 손희는 이를 악물다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리 와 무릎 꿇어!"황호건이 다시 입을 열었다.평소 자신의 편을 들어주던 어머니가 말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을 보고 황유훈은 무서워서 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어가 아버지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나한테 꿇지 말고, 예 신의한테 꿇어!"황호건이 싸늘하게 말했다.아니!황유훈의 얼굴을 울그락 푸르락하게 질렸고 마치 못 먹을 것을 먹은 것 같았다."당신, 너무 하잖아요."손희는 참을 수 없었다."내가 너무한 거야 아니면 당신이 너무한 거야? 당신이 어려서부터 오냐오냐하지 않았으면 애가 저렇게 막무가내로 억지를 부리게 변했겠어?"황호건은 비록 아들을 욕하고 있지만 손희에게 몰래 경고를 하는 것도 분명했
설마 그에게 또 무슨 신분이 있는 것인가?아무튼 황호건은 여전히 아주 감격해하며 말했다."그럼 예 신에게 감사드립니다.""천만에요."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일어나."황호건은 이내 아들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들었어? 앞으로 다시는 예 신의를 건드리지 마, 신의를 만나면 반드시 깍듯하게 대해야 한다.""네!"황유훈은 이번에 정말 놀랐다.이때 이 신의가 황호건이 일 처리를 마친 것을 보고 갑자기 예천우 앞에 무릎을 꿇었다.예천우는 순간 멍해졌고 황유훈도 무슨 상황인지 몰라 순식간에 넋을 잃었다.황호건 역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이 신의, 뭐 하시는 겁니까!"예천우는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두 손으로 그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예 신의, 저 이대선은 평생 다른 추구가 없습니다. 그저 중의학을 더욱 빛나게 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난번 당신의 신기한 침술을 본 후부터 저는 반드시 당신을 스승으로 모시겠다고 속으로 다짐했어요.""제발 저를 제자로 받아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겠습니다."황호건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몰래 충격을 받았다. 이대선이 스승을 모시기 위해 이렇게까지 체면을 차리지 않을 줄 몰랐다.예천우는 어쩔 수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요, 허락할게요. 먼저 일어나세요.""진짜예요? 잘 됐네요, 감사합니다 스승님."이대선이 바로 답했다."먼저 서둘러서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시간이 있으면 제가 의술을 조금 가르쳐 드릴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저 동등하게 교류해야 하지 아니면 가르치지 않을 겁니다.""아, 그럼 그냥 저를 대선 씨라고 부르고 저는 예 선생이라고 부를게요. 그렇지 않으면 마음의 고비를 넘길 수 없어요.""그럼 그렇게 합시다."이쪽 일을 마치고 황호건은 직접 그들을 배웅한 후에야 병실로 돌아가 어머니의 편안한 얼굴과 예전보다도 더 좋아진 안색을 보며 속으로 기뻐하고 감격했다.아내에 관해서는, 결과가 어떻든 간에 이번에는 확실히 처리를 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그에게 큰 화
여기까지 듣고 나니 예천우는 비로소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차렸다. 만약 그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면 소정은 상황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유걸이 이렇게 사칭을 하지 못할 것이다."맞아, 유걸이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났을 거야."임완유의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유걸아, 이번에도 네 덕분이다. 우리가 어떻게 고마움을 표해야 할지 모르겠구나.""아저씨, 별말씀을요!"유걸은 의기양양하게 예천우를 한 번 보고 말을 이었다."완유를 좋아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완유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희생할 수 있어요. 낯선 사람이라고 해도 참지 못하고 도와주었을 겁니다."완유의 어머니는 이 말을 듣고 바로 말했다."예천우, 들어봐 봐. 유걸이 어떻게 했는지 보고, 또 네가 어떻게 했는지 봐. 더군다나 너는 완유의 남편이야.""내가 무엇을 했는데요? 유걸 씨가 무엇을 했는지 물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지금 예천우는 정말 어이가 없었고 담담하게 물었다."유걸 씨, 확실히 완유를 당신이 구했다고 말할 수 있어요?"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멈칫했다.하지만 유걸은 애써 모른 척하며 이해를 못 한 듯이 물었다."내가 아니면 누군데요? 설마 천우 씨가 구했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죠?""아닌가요?""당신이 맞다고 하죠. 당신도 확실히 이런 공로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니, 당신이 완유를 구한 것으로 칩시다."유걸이 시원시원하게 말했다.이 말은 임완유의 어머니를 화나게 했고 그녀가 노여워하며 말했다."예천우, 체면을 위해 다른 공로를 사칭하는 것도 모자라서 이젠 이런 공로도 사칭하려는 거야? 낯짝도 참 두꺼워!"예천우는 논쟁하기 귀찮아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사실은 곧 밝혀질 것이다.임완유도 예천우가 지나쳤다고 생각했다. 방금 소정이 이미 그녀에게 어젯밤 예천우에게 한 번 유걸에게 한 번 전화를 걸었다고 전화로 알려주었다.상대들은 다 전화를 받았고 상황이 긴급하다는 것도 알렸다.하지만 다른 것은 예천우는 오지 않았고 유걸은 제때에 도착하여
임완유의 아버지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됐어요, 이 말은 그만해요!"예천우가 다른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공격을 당하는 것을 보고, 임완유는 왠지 마음이 불편해져 사람들의 말을 끊고 물었다."소정아, 너 방금 유걸이 손을 써서 유 은행장님을 크게 다치게 했다고?""응, 네가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신 것을 보고 화를 참지 못하고 모든 사람들은 호되게 때렸어.""그럼, 대출은 어떡해?"임완유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당연히 유걸을 탓할 수 없으나 해결책이 필요하다.유걸은 듣자마자 웃으며 말했다."무서울 거 뭐 있어? 그냥 은행장인데 때리면 때렸지.""걱정 마. 이따가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바로 해결해 줄게.""다행이구나, 유걸이 있으니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없네. 완유한테 너 같은 친구가 있는 것이 참 완유의 복이야."완유의 어머니가 기뻐하며 말했다."칭찬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어느 은행이죠? 차라리 제가 지금 아버지께 전화를 드릴게요, 은행장이 아버지의 이름을 들으면 놀라서 바로 승낙할지도 몰라요.""그럼 정말 다행이겠어, 완유야 어느 은행이야? 번호 있어?""신안 은행에 유명 은행장님이요!"임완유는 마음이 두근거렸다. 그녀가 알기로 유명이라는 사람은 호락호락하지 않고 인맥도 아주 넓다. 하지만 유걸에게 시도를 해보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유걸은 핸드폰을 꺼내 바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무슨 일이야?"그룹의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유걸 아버지의 기분도 좋지 않은 게 분명했다."그게..."유걸은 간단하게 일을 설명했다."그래, 조금 있다가 처리할게."유걸의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아들었다. 임완유를 많이 도와줘야만 임씨 집안에서 많은 돈을 빼돌릴 수 있다.그리고 만약 900억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대출받은 이 돈까지도 뜯어낼 수 있을지 모른다.지금 이 시각. 유명은 병원에 누워있다. 어젯밤의 일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상대가 어젯밤 아무런 두려움도 없는 것으로 보아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해
소정은 화가 난 표정을 지었지만 예천우는 이미 일어나 가버린 뒤라 욕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저 녀석은 완유의 곁에 들러붙기 위해 정말 체면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그러나 자신이 있는 이상 절대가 그가 뜻대로 되게 하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그 시각. 유명은 유걸의 아버지에게 욕설을 퍼붓고 예천우를 처리할 사람을 찾으려 했다.바로 이때 전화 한 통이 걸려왔고 전화를 받고 난 뒤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흘렀다.사람이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했다.양체은 당시 연회에서 나와 예천우를 따라가지 못했다. 비록 묻지는 않았지만 예천우가 어떤 문제에 부딪쳤기에 그렇게 조급하고 빠르게 떠난 것인지 궁금했다.한바탕 알아본 후에야 마침내 그 원인을 알게 되었고 그녀는 즉시 자신의 능력을 동원하여 양 씨 집안에서 나서게 했다.그러니 유명이 놀라 자빠지지 않겠는가.그는 비록 인맥이 넓고 황 씨 집안과도 관계가 있지만 결국 황 도련님과 친할 뿐이지 시장님께서는 강직하신 분이다.그는 놀라서 재빨리 가장 빠른 시간 내로 임완유에게 전화를 걸었다.임완유는 마침 대출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유 은행장의 전화를 보고 안색이 변했다. 유걸의 아버지가 도와준다고 해도 이렇게 빠르지는 않을 것이다.그녀는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임 사장, 안녕하신가? 어젯밤에는 내가 무식해서 실례를 범했으니 용서하게."첫마디부터 유명은 재빨리 사과를 했다.임완유는 단번에 넋을 잃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오만했던 유 은행장이 그녀와 이렇게 겸허한 말투로 얘기를 할 것이라 생각지 못했다.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다급히 말했다."아, 아니에요.""그럼 됐어. 대출 일은 내가 오늘 사인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유명이 바로 말했다.사실 임 가의 여러 방면의 자질로 보고, 게다가 지금 용등 상회에 가입했으니 모든 조건은 충분하다.누군가 일부러 태클을 걸지 않는 한 빠른 시일 내로 허가가 내려올 것이다."아, 네. 감사합니다, 유 은행장님."임완유는 듣자마자 흥분해서
이렇게 공교롭다고?이번에는 누가 도우려다 방해가 된 것일까?예천우는 바로 옆에 있었고 저도 몰래 쓴웃음을 지었다. 임완유가 전화를 하는 것을 들으니 상대는 어젯밤 그를 때린 사람, 즉 자신을 매우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니 분명 유걸의 아버지가 도운 것이 아니다.누구지? 양 씨 집안?그럴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양 씨 집안에서 어떻게 어젯밤의 일을 알았을까, 설마 체은인가?그럴 수도 있다. 그 계집애가 청순하기 그지없어 보여도 눈치도 있고 재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빨리 자신을 청해 시장님의 어머니를 치료하게 하지도 않았다."예천우, 봤어? 다시 잘 봐봐,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능력이야. 너처럼 은혜에 의존한 잠깐뿐인 능력이 아니라."소정이 입을 열었다."정말 아부가 장난이 아니구나? 너는 정말 유걸의 아버지가 도와줬다고 확신할 수 있어?"예천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하하, 우리 아버지가 누군데. 만약 우리 아버지가 나서지 않았다면 유 은행장님 같은 신분에 어떻게 어젯밤의 일을 따지지도 않고 바로 대출을 승인하겠어?""맞아, 사실이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 왜 아직도 여기서 함부로 훼방을 놓는 거야?""단지 말을 너무 확실하게 하지 말고, 확인을 한 번 더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야.""확인하라면 하면 되지. 철저하게 승복하게 만들어 줄게."유걸은 성격이 좀 있어 보였고 기분이 좋지 않은 듯했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바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드렸다."또 전화해서 뭐해?"유걸의 아버지는 기분이 좋지 않은 듯 짜증스럽게 물었다.상황이 어떤데 자기한테 이런 쓸데없는 부탁을 하고, 더군다나 그를 상대에게 한바탕 모욕을 당하게 했다.원래 그는 자신의 지위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유명이 그들 그룹의 모든 것을 알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그저 물어볼 게 있어서요, 유 은행장 쪽은 아버지께서 말을 도와주신 거죠?"유걸이 다급히 물었다."말을 하긴 무슨, 네 아비가 이것
“맞아요, 유 씨 집안 사람은 은행장 따위가 소홀히 하면 안되는 손님 이예요.”옆에 있던 임완유 모친이 말을 더했다.“그렇고 말고요, 은행원 들이 제일 중요시 하는 게 실적 아닙니까.”주위 사람들도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하지만 예천우는 유걸의 헛소리에 어이가 없다는 듯 미소 지었다. 한결 같은 그의 행동 때문에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예천우, 알겠어?”임완유 모친이 쌀쌀한 말투로 되물었다.“글쎄요, 오히려 여러 분들이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예천우의 강경한 태도에 임완유는 화가 났다.“예찬우, 그만해.”언성을 높여서 더 크게 말했다.“대체 왜 이러는 거야,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드는 거냐고! 네가 유 씨 집안을 부러워 한다는 사실은 처음 부터 알고 있었어. 하지만 네 열등감 때문에 헛소문 까지 퍼뜨리는 건 잘못 하는 거야.”예찬우에 대한 인상이 좋아진 덕분 일까, 그녀의 말투에는 그를 향한 안쓰러움이 느껴졌다.“열등감? 헛소문?”그녀의 말을 예찬우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는 상회 사건을 겪고 나서 임완유가 상황은 몰라도 판단 능력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임완유는 그를 전혀 신뢰하지 않고 있었다.“내가 한 말이 틀려? 그럼 왜 계속 유걸 한테만 그러는 거야, 유걸이 아무리 좋게 해줘도 넌 항상 그런 식이었어.”임완유가 큰 소리로 되물었다.“그래, 그렇게 생각해.”예천우는 더 이상 대화를 이어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자리를 떴다.“네가 왜 화를 내? 그럼 네가 한 행동이 맞다고 생각 하는 거야?”임완유가 씩씩거리며 말했다.“그냥 가게 내버려 둬, 저런 사람이랑은 멀리 떨어지는 게 좋지.”그녀의 모친이 화를 냈다.“네 엄마 말이 맞아. 완유야, 내버려 둬. 다른 사람이 우리 도와주는 꼴은 죽어도 보기 싫은 거야.”옆에 있던 그녀의 부친도 거들었다.유걸의 얼굴에는 감출 수 없는 당당함이 드러났다, 특히 임완유가 자신을 도와 예천우를 욕하는 모습을 보고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이어서 마음을 가라
예천우의 말에 모두 잠시 얼어붙었다.‘이건 어디서 굴러온 녀석이지? 자기가 뭘 하고 있는 건 알긴 하는 건가?’특히 허가연도 멍해졌다.‘이 사람은 누구지?’허가연은 자연스레 임선호를 바라보자 그는 재빨리 속삭였다.“이 사람이 바로 내 매부야.”허가연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얼굴로 예천우를 바라봤다.‘이 사람이 바로 그 예천우 씨였어?’겉으로 보기엔 특별히 무서운 느낌도 없었고 오히려 편안하고 평범한 사람 같아 보였다.그러자 허광호가 바로 비아냥거렸다.“네가 뭔데 여기서 함부로 떠드는 거야? 여긴 네가 끼어들 자리 아니야."“전 물론 그럴 자격이 있죠.”예천우는 태연하게 대꾸했다.“소개할게요. 전 선호의 매부인 예천우라고 해요. 제가 이번에 여기 온 건 단순히 허가연 씨를 데려가기 위해서가 아니에요.”예천우는 허가연 집안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고 무시하는 시선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담담하게 이어갔다.“사실 허가연 씨와 임선호가 진짜 잘 어울리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어요.”주변 사람들은 예천우의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자기가 뭔데 감히 그런 말을 하는 거야?’하지만 예천우는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웃으면서 계속 말했다.“제가 보기에는 허가연 씨는 인품도 훌륭하고 외모도 뛰어난 정말 좋은 여자예요. 선호랑 참 잘 어울리고 그야말로 선호에게 딱 맞는 인생의 짝이라고 생각해요.”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다시 한번 말문이 막혔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사실 허가연이 임선호보다 훨씬 뛰어난 건 사실이었다. 외모나 집안 배경 모두 임선호를 압도할 정도였고 게다가 임선호 자신도 별다른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임강이 줄곧 임선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유 중 하나였다.그러나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예천우의 말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었고 누구 하나 그의 말을 끊지 못하고 듣고 있었다.“그런데 말이죠.”예천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어갔다.“허가연 씨의 집안 어르신들이 문제 많더라고
“아버지, 정말 제 미래는 상관없어요? 왜 저를 죽음으로 몰아가시려는 건가요?”허가연은 눈물에 젖은 눈으로 아버지를 노려보며 말했다.그러자 허성태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건 가족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손씨 가문을 건드리는 건 허가연에게도 허씨 가문에게도 너무나 큰 위험이었다. 그래서 허성태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아빠가 널 협박하는 게 아니야. 하지만 손씨 가문 도련님만이 너랑 평생을 함께할 가장 적합한 사람이야.”“맞아. 가연아, 동욱 도련님은 젊으시고 잘생겼고 능력까지 좋으시니 동성의 수많은 명문 가문의 딸들이 도련님와 결혼을 꿈꾸고 있어. 저런 멍청이한테 속아서 인생을 망치면 안 돼.”허종우가 덧붙이며 말했다.“그러게 말이야. 가연아. 네가 임선호 같은 쓰레기랑 함께하면 평생 고통 속에서 살 수도 있어.”허광호도 다급하게 말했다.하지만 허가연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상관없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선호 오빠뿐이에요. 오빠랑 결혼할 거예요!”예천우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놀랐다.‘저 정도로 훌륭한 여자가 선호를 이토록 사랑할 줄이야.’예천우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옆에서 이 모습을 보던 임완유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다.그녀는 동생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선호야, 나중에 절대 가연 씨를 실망하게 하지 마. 알겠지?”임선호는 눈물을 머금고 대답했다.“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제 목숨을 걸고서라도 가연이를 평생 지켜줄 거예요.”“그러면 됐어. 만약 그 약속을 어기면 나도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허가연의 말을 들은 허성태는 몹시 화가 났다. 특히 강지혜의 어두워진 표정을 보고 나니 더욱 참을 수가 없었다. 오늘 손씨 가문 사람들에게 확실한 태도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그래서 그는 허가연의 뺨을 치려 손을 들어 올렸다.하지만 그 순간 한 사람이 빠르게 앞으로 나와 허가연을 뒤로 밀치고 대신 그 뺨을 맞았다. 바로 임선호였다.팍!귀에 쟁쟁 울리는 소리와 함께
예천우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강지혜의 말소리를 듣고는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며 목소리를 높였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세 사람이 천천히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모든 사람은 순간 당황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 누가 감히 이렇게 방자하게 나설 수 있을지 궁금했다.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보니 세 사람이 서 있었다.허가연은 임선호를 발견하자 얼굴이 활짝 밝아지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선호 오빠!”허광호은 그 모습을 보고 즉시 화가 치밀어 올랐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임선호가 정말로 허가연을 데리러 허씨 가문에 당당히 들어올 줄은 몰랐다.이건 분명히 자신을 무시하는 행동이었기에 그의 얼굴에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스쳤다.허종우는 분노에 가득 차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희가 대체 누구길래 감히 우리 허씨 가문에서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냐?”허광호는 기다렸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예천우 옆에 서 있는 임선호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자식이 바로 뻔뻔하고 멍청한 임선호입니다! 저 주제에 감히 우리 가연이를 탐내고 있어요!”이 말을 들은 손동욱의 얼굴도 어두워졌다. 그는 허가연이 임선호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나 아직 그를 혼내줄 시간이 없었다.원래는 허가연과의 약혼을 정한 후에 임선호를 혼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당당하게 찾아오다니 그를 무시하는 것 같아 불쾌했다.허종우는 더욱 화가 나서 소리쳤다.“이놈아, 감히 이곳까지 와서 날뛰다니 간탱이가 부었나 보네. 널 한 번 봐 줄 테니 지금 당장 꺼져.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줄게!”그러나 임선호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아저씨, 어떤 말씀을 하셔도 오늘 저는 그냥 물러나지 않겠어요. 죽더라도 가연이를 포기할 수 없어요.”그러자 허종우는 이를 악물고 명령했다.“좋아. 그럼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주마. 광호야, 당장 저놈을 죽여!”허성태는 조카인 허광호가 강력한 무술 실력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허광호는 위무권관의 관장님을 사부님으로 모시고 있
허씨 가문의 위세는 꽤 강력했지만 4대 가문과 비교하면 그 격차는 실로 엄청났다.많은 허씨 가족 특히 허가연 아버지의 동생인 허종우와 그의 아들 허광호는 손씨 가문과의 인연을 통해 가문이 성장하기를 바랐다. 손씨 가문과 손을 잡으면 분명히 집안의 실력도 훨씬 더 강해질 것이고 그들은 큰 이득을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허가연의 엄마인 조은희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허가연이 임선호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지난번에도 자신이 몰래 허가연을 보내서 임선호를 만나러 천해시로 가게 했었다.허가연의 아버지인 허성태도 마음속으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가문의 이익을 위해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한편 허가연은 고개를 숙이고 휴대전화를 꺼내 임선호에게 계속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냈음에도 임선호는 답장이 없었다. 게다가 양가의 대화가 거의 끝나가고 있는데도 임선호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허가연의 마음은 무거워졌다.임선호의 집안이 아주 대단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가 적어도 한 번쯤은 시도해 볼 줄 알았기에 실망스러웠다.임씨 가문 사람들이 말했던 대단한 예천우라는 존재도 결국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허세가 아니었을까 싶었다.이런 생각들이 떠오르자 허가연은 절망감에 빠져들었다.“좋아요. 그럼 이렇게 합시다. 이틀 후면 좋은 날이니 그날 약혼식을 올리는 게 어떨까요? 이견 없으시죠?”손동욱의 어머니인 강지혜가 제안했다. 이미 허씨 가문는 손씨 가문으로 시집오는 게 결정되었고 허성태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조은희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며 딸이 마음 접기를 바랐다.하지만 그때 갑자기 문 앞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요!”바로 그 순간 예천우와 임선호가 마침내 도착한 것이었다....그 시각, 용도의 예씨 가문.이른 아침에 가문의 주요 인물들은 모두 충격에 빠져 있었다. 조금 전 전해진 소식은 충격적이었다.어젯밤 백호 전신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가 전해졌다.그는 외부에
유은수는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뒤돌아보니 정말 예천우가 와 있었다. 그녀는 순간 당황하여 어색하게 말했다.“천우야, 왔구나. 아까는 내가 그냥 헛소리 한 거니까 신경 쓰지 마.”예천우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래요?”그는 이번에는 다른 차를 타고 왔다. 아마도 그래서 유은수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굳이 따지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완유야, 선호야, 차에 타.”임선호와 임완유는 즉시 차로 다가가 올랐다.“선호야, 네가 운전해.”예천우는 바로 차 열쇠를 선호에게 던졌다.그러자 임선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열쇠를 잡고 운전석에 앉았다. 그는 운전을 좋아해서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마음껏 속도를 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흥분된 얼굴이었다.유은수도 차에 오르려 했지만 예천우는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아줌마, 어디 가시려고요?”“나도 같이 가야지. 선호 일인데 부모가 곁에 있어야 할 거 아니야?”유은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래요? 그렇다면 부모님이 계시니 저는 굳이 안 가도 되겠네요.”예천우는 내리려는 척하며 차 키를 건네려 했다. 유은수는 이를 보고 급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아니야, 아니야. 그럼 난 집에서 기다릴게. 천우야, 선호를 좀 부탁해.”예천우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차에 앉았다. 뒤이어 임완유가 자리를 마련해 주며 말했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천우가 있으니 선호는 무사할 거예요.”“그래, 그래. 안전하게 다녀와.”유은수는 차가 출발하는 것을 바라보며 속으로 욕했다.‘왜 저렇게 잘난척하는 거야? 용왕일 뿐이잖아. 용국의 다른 대단한 사람들은 너랑 달리 그렇게 예절 바르던데.’차가 출발하자 임선호는 예천우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말했다.“매부, 죄송해요. 다시 한번 매부한테 폐를 끼치게 되네요. 아까 엄마가 한 말은 신경 쓰지 마세요. 원래 좀 입이 거칠어요.”“괜찮아.”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편하게 운전이나 해. 정말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
김형준은 잠시 당황하다가 급히 말했다.“저는 어릴 때부터 체력이 남다른 편이라서 굳이 훈련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하라면 하는 거야. 안 갈 거야?”예천우가 물었다.“가겠습니다!”이런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겠는가 싶어 김형준은 바로 대답했다.예천우는 양박군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곧바로 알려주고 직접 양박군에게 전화해 이 일을 설명했다.아직 당장 예천우를 따라다닐 수는 없었지만 이제 예천우의 작은 동생이 된 셈이니 앞으로 기회가 무궁무진할 거라며 김형준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유이안은 예천우와 이렇게 말이 잘 통하자 바로 다가와 물었다.“형부, 언니 일은 좀...”“이미 말했잖아, 더 얘기할 필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시간이 늦었으니 난 자야겠어. 더 할 얘기 없으면 얼른 돌아가.”유이안은 무척 답답했다.‘뭐가 더 할 얘기가 없다는 건지. 분명 중요한 일인데... 형부가 일부러 피하고 있는 거잖아.’이번엔 정말 예천우가 완전히 마음을 정리한 것으로 보였다. 이렇게 되면 임완유는 어쩌나 싶어 걱정이 밀려왔다.어쩔 수 없이 유이안은 김형준과 함께 자리를 떠났고 가는 길에 유은수에게 전화해 상황을 전했다. 예천우가 이미 단호히 결심했고 더 이상 그들과 얽힐 의사가 없다고 했다.사실 유이안이 예천우의 주소를 알아낼 수 있었던 것도 유은수의 도움이 컸다. 유은수는 유이안이 예천우를 설득해 임완유를 용서하게 만들길 바랐던 것이다.그러나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자 유은수는 자신이 한 일들이 크게 후회되기 시작했다.‘내가 왜 그렇게 어리석게 굴었을까.’두 사람을 돌려보낸 후 예천우는 푹 자고 아침 6시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문득 임완유와의 약속이 떠올랐다. 임선호와 함께 동성시로 가기로 한 일이었지만 너무 사소한 일이라 깜빡 잊었다.예천우는 빠르게 준비를 마치고 차를 몰고 임씨 가문으로 향했다. 과속 감시 카메라가 없는 구간에선 속도를 내며 빠르게 이동했다.한편 임선호는 아침 7시가 넘도록 기다리고 있었지만 아직
전화를 끊고 예천우는 일부러 양씨 가문 별장에 들러 양체은에게 그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직접 전했다. 이제 그녀가 억울한 느낌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양체은은 이 말을 듣자마자 몹시 기뻤다. 그녀는 예천우가 행복하다면 자신도 행복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동시에 마음 한편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비록 예천우와 영원히 함께하지 못할지라도 최소한 완벽한 결혼식 아니면 혼인 신고 정도는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양대복은 한숨을 쉬며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어마어마한 부귀가 우리 양씨 가문과는 정말 인연이 없는가 봐.’이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야 예천우는 차를 몰고 천궐 1호로 돌아왔다.그러나 집 앞에 도착하자 뜻밖의 불청객 두 명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그중 한 명은 자신이 혼쭐을 내준 놈이었는데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않고 여기까지 쫓아온 것이다.‘설마 자기가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아직도 모르는 걸까? 이렇게 어리석을 수가 있나?’잠깐 유이안도 와 있었네. 이 계집애가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구나. 약간 성가시긴 하지만 유이안이 임완유에게 잘해줬던 건 사실이었다.두 사람은 예천우를 보자마자 즉시 다가왔다.그런데 이번에는 유이안이 말하기도 전에 김형준이 먼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죄송합니다! 전에 제가 잘못했어요. 눈이 멀어서 형님을 무례하게 대했어요!”예천우는 순간 당황했다.‘형님? 뭐라는 거지?’유이안이 예천우의 표정을 보고는 황급히 설명했다.“형준이는 용왕님 그러니까 형부를 정말 존경해요! 그런데 형부의 신분을 몰랐던 거죠. 그래서 제가 조금 전에 알려줬어요.”“맞아요! 형님께서 용왕님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절대로 함부로 대하지 않았을 거예요. 제가 정말 형님을 따르고 싶어서 꿈에서도 따라다닐 정도예요!”예천우는 어이가 없어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나를 따른다고? 네 실력으로 말이야? 힘들 텐데.”김형준은 잠시 멍해졌다. 어쨌든 자신도 화경 초기에 도달한 실력자로 고수라 자부하고 있었는데 말
임완유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어젯밤 일이 떠오르자 마음 한편에 묘한 욕망이 생겼다.“헤헤. 너도 많이 날 원한다고 했잖아. 아니야?”예천우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큰 문제가 해결되었기에 그도 한숨 돌릴 수 있었다.아니었으면 양체은에게 너무 미안했을 테고 나중에 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무슨 소리야. 지금 나한테 그런 생각할 여유가 어디 있어.”이때 임완유는 아까 있었던 일이 떠올랐고 이제는 정말 마음이 지쳐버렸다.“무슨 일이야? 혹시 허씨 가문 쪽에서 찾아왔어?”예천우가 물었다. 지금 상황에서 임씨 가문의 문제는 임선호의 일뿐이다.“그건 아니야. 그런데 허씨 가문과 손씨 가문 쪽에서 내일 양가 부모님끼리 만나 약혼식을 정하기로 했대. 그리고 좋은 날을 골라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릴 거야. 그래서 선호가 흥분해서 내일 허씨 가문에 무조건 가야겠다고 해. 죽는 한이 있더라도 허씨 가문과 손씨 가문의 약혼은 절대 못 본 척하지 않겠다는 거야.”임완유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사실 그녀는 아직 양가가 약혼하는 것뿐이기에 조금만 더 기다려서 예천우가 일을 마친 뒤 도움을 요청할까 했었다.지금 도와달라고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의심을 살 수도 있고 예천우의 일에 방해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제 예천우가 그 문제를 해결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었다.“그렇구나, 이 자식이 꽤 의리가 있네. 걱정하지 마. 내일 내가 직접 같이 가서 이 일을 해결해 줄게.”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정말? 너무 잘됐어. 네가 있다면 틀림없이 아무 문제 없을 거야. 고마워.”임완유는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입으로만 고맙다고 하면 섭섭한데.”“그럼 어쩌라는 거야. 이 늦은 밤에 나보고 네가 원하는 걸 해주러 나가라는 거야?” 임완유는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내가 원하는 게 뭔데? 무슨 뜻이야?”“나쁜 자식. 나도 몰라.”임완유는 갑자기 전화를 끊으며 얼굴이 빨개졌다. 이렇게 애교 섞인 말을 자신이 했다는 게
임완유는 순간 눈살을 찌푸렸다. 이제 와서도 유은수는 여전히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았다. 만약 계속 이렇게 간다면 예천우가 돌아온다 해도 결국 큰 문제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유은수는 임완유의 표정을 보고 더욱 초조해하며 화를 냈다.“그건 무슨 눈빛이야? 정말 네 동생이 죽는 걸 보고만 있을 거야?”임국종도 급하게 말했다.“완유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네 동생은 항상 널 지지해 왔어. 누나로서 응당 동생을 도와줘야지.”“맞아. 완유야, 반드시 선호를 도와줘야 해.”임강도 바쁘게 말을 덧붙였다.임선호는 살짝 입을 열었지만 사실 누나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결국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로 임완유와 예천우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졌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는 정말로 허가연을 잃고 싶지 않았다.가족들의 시선에 임완유는 마음속으로 매우 괴로워하며 말했다.“당신들은 제가 정말 그렇게 동생을 돕지 않을 사람으로 보이나요?”그러자 임국종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임선호는 바로 말을 이었다.“누나, 난 누나를 믿어. 하지만 만약 누나가 불편하면 내가 직접 가겠어.”“너도 날 믿지 않네.”임완유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바로 방으로 향했다.남은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초조해진 유은수는 화를 내며 말했다.“임완유, 도대체 뭘 하는 거야? 진짜 동생이 죽는 꼴 보고 싶어? 역시 친...”“그만해!”임국종이 먼저 큰 소리로 말리며 유은수의 말을 끊었다.유은수는 자기가 말을 잘못했다는 걸 깨닫고 급히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임완유가 아무 반응도 없는 걸 보니 아마 아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았다.“뭐라 하는 거야. 우리는 완유를 믿어야 해. 완유는 그동안 항상 가족을 위해 마음을 다해왔고 유일한 동생인 선호를 몹시 아꼈잖아. 선호를 그냥 놔둘 리가 없어.”임국종은 일부러 임완유가 듣게끔 높고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역시 그녀의 마음을 돌리려고 했다.하지만 임완유 출생의 비밀은 사실 임국종, 임강과 유은수 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