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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Author: 종이워치
"그래, 역시 네가 주도면밀하게 고려하네. 유훈이는 젊은 나이에 점점 유능해지고 있어, 네가 엄마의 자랑이야."

황호건은 눈살을 찌푸리고 말을 하지 않았다. 하나의 이유는 아들의 말을 그다지 믿지 않기 때문이다. 아들이 권력도 없고 권세도 없는 녀석에게 가만히 모욕을 당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두 번째 이유는 주로 어머니의 병세가 걱정되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병실 문이 열리고 이 신의가 걸어 나와 마스크를 벗고 지친 얼굴을 드러내며 난감한 눈빛을 띠고 있었다.

"이 신의, 우리 어머니는 어떠세요?"

황호건은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연이어 중책을 맡았지만 해결을 하지 못했으니 신의라는 호칭은 산산조각이 난 셈이다. 이 신의는 난처하게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는 어쩔 방법이 없습니다."

"뭐라고요?"

황호건은 갑자기 비틀거리며 안색이 창백해졌다.

다른 사람들의 안색은 그나마 조금 나았다.

"어머니는 지금 어떻게 되셨나요? 정말 방법이 없습니까?"

황호건은 순간 눈시울을 붉혔다. 온갖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한 번도 물러서지 않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정말 절망스러웠다.

이 신의가 머뭇거리다 말했다.

"어르신께서는 이미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방법이라 하면, 한 사람이 해낼 수도 있습니다."

"무슨 소립니까? 누가 구할 수 있다는 건가요?"

황호건은 갑자기 지푸라기라도 잡은 느낌이었다.

"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합니다. 어르신께서는 수시로 완전히 생기를 잃으실 수도 있으니 빨리 찾아와야 할 겁니다. 빠를수록 희망이 커집니다."

"어디에 있습니까? 제가 바로 찾으러 가겠습니다."

"어디에 있는지는 모릅니다, 이름은 예천우라고 해요. 아, 양 회장님한테 그의 전화번호가 있을 겁니다."

이 신의도 예천우의 카톡 연락처가 있긴 하지만 여러 번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내도 답장을 받은 적 없다.

사실 예천우는 카톡을 열어 본 적 없어 자연히 메시지에 답장을 할 리가 없다.

황호건은 그 말을 듣고 바로 휴대폰을 꺼내 양대복의 전화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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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완유의 말을 들은 예천우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말처럼 정상적이라면야 아무 문제 없겠지. 심지어 개 한 마리 앉혀놔도 별일 없이 굴러갈 거야.’하지만 문제는 임완유의 어머니 유은수는 개보다 못하다는 데 있었다.‘개는 시키면 얌전히라도 있지만 유은수는 어디 그런 스타일인가?’“왜 그래? 설마 나 못 믿는 거야?”임완유가 귀엽게 투정을 부렸다.그녀는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심지어 하문에게 전적으로 어머니를 보조해달라고 부탁까지 해놨기에 정말 문제없을 거라 믿고 있었다.“아냐. 당연히 믿지.”예천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임완유는 더 이상 깊게 묻지 않았다. 이미 본인이 회사를 떠난 이상 모든 권한과 책임을 어머니에게 넘긴 상황이니 괜히 자신이 이래라저래라 하면 못 믿어서 참견한다고 느낄까 봐 일부러 회사 상황도 묻지 않고 전화 한 통 넣지 않았다.만약 어머니가 자신이 뭔가를 캐고 다닌 걸 알게 된다면 또 어긋난 오해가 생길 게 뻔했다....식사를 마친 뒤 임완유는 다시 야근을 시작했고 예천우는 그녀 곁을 떠나지 않고 조용히 외부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그 와중에 그의 손에는 부하들이 보내온 자료가 도착했다. 바로 백성 그룹 관련 내부 보고서였다.그리고 그중에서도 요주의 인물인 스스로 대표 자리를 자처했던 마두석이었다. 자료를 읽어 내려가던 예천우는 고개를 저었다.‘이 자는 정말 제대로 된 놈은 아니네.’문제는 그를 자른다고 해도 그 자리를 채울 만한 사람이 마땅치 않았다.보고서 속 백성 그룹의 고위직들을 보니 뛰어난 능력을 갖춘 자들은 대부분 마두석과 한통속이었고 그 외의 인물들은 실력이 너무나 부족했다.예천우는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되었다.‘비리로 얼룩졌어도 일 잘하는 놈들은 확실히 뭔가 있긴 하네.’예천우는 잠시 고민하다 마두석과 영업부장 채광수는 반드시 자르고 나머지 이들은 딱 한 번의 기회를 주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그리고 공석이 된 자리는 이신향에게 맡겨볼까?’그녀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 능력

  • 용왕 귀환   제1378화

    “아니. 이런 인간들이 다 있어? 예전엔 그렇게 이득 챙겨주더니 지금은 하나도 안 준다니. 이게 말이 돼?”유은수는 말할수록 점점 더 흥분했다.“도대체 얼마나 뻔뻔해야 이럴 수 있는 거야. 천우한테 말해서 어떻게 좀 못 해?”임완유는 잠시 말을 잃었다.처음엔 누가 엄마를 괴롭히기라도 한 줄 알았다. 그런데 듣고 보니 단지 예전처럼 이득을 챙겨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을 욕하고 있는 거였다.이건 명백히... 엄마가 너무했다.“왜 말이 없어? 설마 이런 일도 도와주기 싫은 거야?” 유은수의 목소리엔 벌써 짜증이 묻어났다.“그게 아니라요.”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차분하게 말했다.“요즘 임연 그룹은 성장세도 좋고 무엇보다 제가 드린 화장품의 레시피도 그대로 드렸잖아요. 수익률도 아주 높은데 굳이 그쪽에서까지 이득을 더 받아낼 필요는 없어요.”“뭐? 이득을 받아낸다니? 그건 우리가 당연히 받아야 하는 거야. 예전에 줬으면 지금도 계속 줘야 하는 거지. 어떻게 그렇게 딱 잘라 태도를 바꿔? 이건 완전 날 무시하는 거잖아.”유은수의 목소리엔 억울함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 실은 그녀가 독단적인 운영 이후 회사에는 여러 문제가 쌓여 있었다.예를 들어 자신과 대립했던 하문 같은 인재들을 무작정 쫓아낸 결과 큰 거래처들이 계약을 끊고 다른 회사로 옮겨가 버렸다.그 외에도 원자재 공급에 문제가 생기거나 내부 공정에서 계속해서 사소한 트러블이 발생했다.그 결과 임연 그룹의 실적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고 몇몇 거래처에선 아예 손절을 선언했다.이럴 때일수록 그녀에겐 외부의 도움, 특히 양 회장을 중심으로 한 주요 기업들의 지지가 절실했다.하지만 내부 문제에 더해 양대복 등 주요 인사들이 더 이상 그녀를 봐주지 않자 유은수는 점점 불안해졌다.이전엔 적당히 봐주고 이익을 나눠주던 그들이 이제는 원칙만 들이대며 철저히 거리두기에 들어갔기 때문이었다.그런 상황에서 임완유가 그 도움을 거절하자 유은수는 폭발했다.“완유야, 너 왜 이렇게 변했니? 엄마가 너

  • 용왕 귀환   제1377화

    양박군의 말을 들은 순간 화간종의 노조 원은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조금 전 예천우가 한순간에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가 다음 순간 저 멀리 몇 리나 떨어진 곳에 모습을 드러낸 장면은 그녀의 머릿속을 뒤흔들 만큼 충격적이었다.그 정도의 실력이라면 지금 당장 그녀를 폐인으로 만들 수 있다는 말은 단 한 치의 과장도 아니었다.생각해 보면 자신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했을 때는 마치 하늘이라도 얻은 듯 자만했다. 비록 천하무적까진 아니더라도 적어도 이 세상에서 누가 감히 자신을 건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첫 번째 전투에서 양박군의 주먹 한 방에 그대로 끝장났고 그 양박군조차 예천우 앞에선 여전히 한참 모자란다니...자신과 예천우의 격차는 마치 하늘과 땅처럼 절망적일 만큼 넘을 수 없는 간극이었다.이 모든 걸 곱씹는 순간 원은희는 감히 다른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사실 이것은 예천우가 의도한 바이기도 했다. 원은희 같은 유형의 인물은 반드시 두려움으로 다스려야 했다. 두려움을 심어두지 않으면 언제 어떤 짓을 벌일지 모를 일이었다.물론 예천우가 손에 쥐고 있는 통혼술의 남은 명부를 써먹을 수도 있었지만 그가 보기엔 원은희 따위는 명부 하나를 낭비할 가치조차 없는 존재였다.결과적으로 그녀는 완전히 제압되었고 예천우가 떠나는 걸 보자마자 황급히 양박군에게 고개를 숙였다.“종주님!”그 모습을 바라보는 이들 가운데 특히 독고살은 속으로 씁쓸하게 웃고 있었다.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양박군을 따라잡을 수 있을 거라 착각했지만 지금은 그 양박군의 부하조차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르렀다. 자신은 이제 따라잡기는커녕 점점 더 멀어지고 있을 뿐이었다.원현주 일행 역시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노조님이 돌아왔을 때만 해도 화간종이 다시 한번 기세를 떨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실상은 그 어떤 역할도 하기 전에 노조님이 다른 이의 수하로 들어가 버리는 현실이었다.절정노조처럼 어쨌든 어느 정도 위상이 보장된 것도 아니

  • 용왕 귀환   제1376화

    “하지만 노조님은 지금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도련님, 저희가 성종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한 번만 기회를 주실 수 없겠습니까?”예천우는 원현주 일행을 쓱 훑어보며 무심하게 말했다.“기회를 달라고? 방금 상황에서 박군이가 밀렸으면... 누가 박군한테 기회를 줬겠어?”그 말에 원현주와 그녀의 일행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예천우의 말은 너무나 날카롭고 명확했다. 만약 그 자리에 예천우가 없었고 양박군이 진짜 싸움에서 졌다면... 그 순간 그의 운명은 죽음 아니 죽음보다 더 비참한 결말이었을지도 몰랐다.그 말을 들은 원은희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 거의 움직이지도 못하는 몸을 간신히 버티며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간절히 애원했다.“예 도련님,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멀어 감히 도련님께 무례를 범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앞으로는 도련님의 은혜를 갚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제 실력이라면 분명 도련님께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네 실력?”예천우가 비웃듯 말했다.“네가 무슨 실력이 있다는 거야? 박군의 주먹 하나도 못 막는 주제에 그깟 실력으로 뭘 하겠다는 거지?”그 말은 비록 원은희에게 한 것이었지만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얼굴이 붉어졌다.‘육지 신선이라 불리는 경지조차 쓰레기 취급이라면 우리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원현주 일행 역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예천우의 이 한마디는 단지 원은희를 조롱한 게 아니라 자신들이 조금 전 나섰던 일까지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렸다. 뭔가 도움을 줬다고 착각했지만 실제로는 아무 쓸모도 없었던 셈이다.솔직히 그때 성종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화간종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고 최선을 다해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그들의 조상인 노조가 직접 나섰다 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그렇게 예천우의 말 한마디에 원은희는 완전히 얼어붙었고 공포와 절망에 찬 얼굴로 그저 어찌할 바를 몰랐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나한텐 네가 쓰레기

  • 용왕 귀환   제1375화

    양박군이 엄청난 기세로 무력을 드러내자 양영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설마 오빠가 이렇게나 강할 줄이야. 멋있다 못해 그냥... 완전 대박이네.’심지어 사정을 조금은 알고 있던 당만수조차 속으로는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그 충격 속에서도 양박군이 이만한 경지에 도달한 걸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었다.모두의 시선은 양박군에게 쏠려 있었기에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언제 들어섰는지도 모르게 예천우는 이미 그 자리에 와 있었다.독고살 또한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신도 양박군이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다는 건 느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지금 저 양박군이 맘만 먹으면 한 번 손을 휘두르는 것만으로 나 같은 놈 수십 명은 단숨에 날려버릴 수 있겠지...’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과 큰 차이 없던 양박군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거리는 천 길 낭떠러지보다 깊고 멀었다.그러니 조금 전 자신이 예천우한테 위급한 상황이라고 연락을 보낸 것이왠지 민망하기까지 했다.‘아마 도련님은 안 오셨겠지... 내가 괜히 귀찮게 했네.’그러나 그 순간 그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울렸다.“박군, 난 이 여자를 몰라. 그러니 내 눈치 볼 필요 없어. 네가 알아서 처리해.”독고살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고 그제야 깨달았다. 예천우는 이미... 현장에 와 있었다.사실 예천우는 약 8킬로 떨어진 곳에서 월은희가 처음으로 손을 뻗었을 때 그 강대한 기세를 감지했고 순식간에 몸을 날려 이곳으로 도착한 것이었다.그의 현재 속도는 비록 한걸음에 수천 리를 가르는 수준은 아니지만 몇 킬로미터쯤은 순식간이었다. 이 정도 거리가 그에겐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게다가 예천우는 도착 당시부터 이 막무가내 노조가 하는 짓은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양박군이 해결할 거란 건 알았지만 자신을 욕되게 한 자에게 굳이 배려할 이유는 없었다.‘박군이 아니었으면 지금쯤 죽어 있었을 텐데 그딴소리를 하면서 자기를 살려달라니? 정말 말도 안 돼.’예천우의

  • 용왕 귀환   제1374화

    하지만 전장 중앙 두 사람이 충돌했던 자리엔 끔찍한 에너지의 여파로 인해 거대한 구덩이가 형성돼 있었고 그 주변은 마치 폭격이라도 맞은 듯 온갖 잔해와 파편이 흩날리고 있었다.그 한가운데 원은희는 가슴에 뼈가 부서질 듯한 고통을 느끼며 오장육부 전체가 뒤틀리는 듯한 극심한 충격에 시달리고 있었다.몇 걸음 뒤로 밀려난 그녀는 결국 휘청이며 장애물 더미에 세게 부딪혔고 그대로 땅바닥에 쓰러졌다.숨조차 가쁜 채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로 위중했다.그 힘이 너무나도 거대하고 무서웠기에 주변에 있던 종사 경지의 고수들조차 방금 벌어진 일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모두 눈앞 상황을 파악하기까지 시간이 걸렸고 그들이 정신을 차렸을 땐 양박군이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고요하게 제자리에서 서 있었으며 그의 주변은 단 하나의 먼지조차 흩날리지 않고 있었다.반면 원은희는 공중에서 피를 토하며 나가떨어졌고 육중하게 땅에 처박힌 채 쓰러져 있었다.“노조님!”원현주를 비롯한 이들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하얘졌고 바로 그녀에게 달려갔다.하지만 그 눈빛엔 여전히 감출 수 없는 공포와 충격이 가득했다.설마설마했던 양박군 역시 육지 신선의 경지를 돌파했다는 게 사실이었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그녀들 일행이 다가가자 원은희는 또 한 번 피를 쏟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이 얼마나 심하게 손상됐는지 너무나도 잘 느끼고 있었다.지금 겨우 목숨만 붙어 있는 수준이었고 살아나더라도 반년은 몸도 못 가눌 것 같았다.그제야 그녀는 눈앞에 있는 이 청년의 실력은 자신이 생각한 수준을 한참 뛰어넘는 존재였고 스스로가 아무것도 아니었단 걸 비로소 깨달았다.더군다나 이 청년이 그토록 존경하고 따르는 그 도련님은 대체 어느 경지에 올라와 있는 인물인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이토록 젊은 나이에 어찌해서 육지 신선의 경지까지 도달할 수 있는 거지? 나는 수백 년을 버텨가며 온갖 생사고비를 넘기며 간신히 그 문턱을 넘었는데... 이들

  • 용왕 귀환   제1373화

    “죽고 싶냐!”화간종의 노조 원은희는 완전히 분노에 휩싸였다.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실로 압도적이었다.음한한 냉기가 사방을 뒤덮었고 공기조차 얼어붙을 듯 싸늘해졌다.그 자리에 있던 이들은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연달아 뒤로 물러났다.특히 양영은 그 기세에 질려 말을 잇지 못했고 다행히 당만수와 독고살이 그녀를 데리고 재빠르게 뒤쪽으로 빠져나갔다.물론 그런 도움 없이도 지금의 양박군이라면 혼자서도 충분히 그녀를 지킬 수 있는 실력이었다.하지만 양영은 여전히 불안했다.오빠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저 노파는 정말로 괴물 같았다.한편 원현주와 원성희 역시 얼굴이 어두워졌다.원래는 노조가 살아 돌아온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줄 알았건만 하필 상대가 예천우의 측근이고 그것도 막 육지 신선이 된 양박군이라니 말이다.‘이거 잘못되면...’양박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예천우가 분노할 건 뻔한 일이고 그렇게 되면 노조가 무사할 리 없었다.‘이미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어떻게든 노조님께 예천우의 실력을 제대로 알리고 숨어 계시게 해야 돼.’속으론 속이 타들어 갔지만 그 누구도 양박군을 막지 못했다.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태도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가끔은 고개 숙일 줄도 알아야 하는데...’이내 원은희의 무시무시한 기운이 완전히 폭발했다.그녀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손바닥을 들어 올렸다.“좋아. 그렇게 죽고 싶으면 내가 이루어주마. 천상한장! 죽어!”그녀가 손을 내뻗는 순간 무시무시한 음기가 공간 전체를 뒤덮으며 날아들었다.공간 자체가 얼어붙는 듯한 차디찬 기운이 몰려왔다. 하지만 그런 공격을 받은 양박군의 표정엔 조금의 동요도 없었고 심지어 압박감조차 느끼지 않는 듯 보였다.‘말도 안 돼... 이건 내 필살기야. 나랑 같은 육지 신선 경지에 있는 자들도 쉽사리 못 견디는 힘인데...’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고 그러자 양박군은 냉소를 띠며 반격했다.“네가 필살기를 썼으니 나도 보여줘야지. 멸세신권!”그가 말을

  • 용왕 귀환   제1372화

    원현주는 아직 종사 경지조차 넘지 못한 상태였다.그런 그녀가 갑작스럽게 몰아친 거대한 힘 앞에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몸이 휘말려 날아가 버렸다.그리고 가슴이 턱 막히며 고통이 밀려왔다.분명 봐준 게 아니었고 단순히 밀쳐낸 게 아니라 진짜 공격이었다.그 장면을 본 독고살은 속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이 정도의 위압과 힘이라니... 그런데 양박군은 이렇게도 태연하다니... 심지어 말까지 저렇게 당당하게 한다고?’그의 눈엔 양박군의 실력이 이미 사람의 경지를 넘어선 듯 보였다.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저런 괴물 같은 존재를 상대하는 건 무리 아닌가?독고살은 지체 없이 예천우에게 긴급 메시지를 보냈다.이런 상대는 아마도 도련님만이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예천우가 말하길 자신도 이제 육지 신선의 경지에 들어섰다고 하지 않았던가.반면 당만수는 상대적으로 침착했다.그의 생각에 비록 양박군이 상대를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목숨 하나는 지켜낼 수 있을 거라 확신했기 때문이다.양영 역시 얼굴이 새하얘졌다.그녀는 이 노파가 단순히 무서운 외모를 넘어 정말로 무서운 사람이란 걸 처음 실감하고 있었다.그녀는 불안한 눈빛으로 오빠를 바라보았다.“걱정하지 마. 오빠가 저 할망구를 제대로 혼내줄 테니까.”양박군은 담담하게 말한 뒤 마침내 고개를 돌려 원은희를 바라보며 비웃듯 냉소를 흘렸다.“제 사람도 제대로 못 챙기고 함부로 때리고... 그따위가 무슨 화간종의 노조랍니까?”“입 다물어라. 우리 화간종 일은 네놈 같은 애송이가 참견할 처지가 아니다.”원은희는 지팡이를 짚은 손을 살짝 들었다.“잘 들어라. 오늘은 네놈 목숨은 하늘이 와도 못 살려. 내가 말했어.”차가운 웃음을 띠며 몸을 솟구친 그녀는 마치 그림자처럼 순식간에 양박군 코앞까지 날아들었다.그 손에 응축된 엄청난 기세의 사악한 에너지가 몰려들었고 그것은 곧 거대한 산맥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압력으로 양박군을 향해 쏟아졌다.주변에 있던 사람들조차 본능적으로 위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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