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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작가: 종이워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임완유가 예천우를 아꼈기 때문에 하문은 자리를 떠난 직후 임완유에게 가서 보고했다.

임완유가 그녀의 말을 듣고 크게 화를 냈다. 심지어 그녀에게 심한 말까지 하며 나무랐다.

하문은 하는 수 없이 돌아가야만 했다. 하지만 예천우가 누구이기에 임완유가 이토록 신경 쓰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신향 씨, 저 좀 봐요.”

살짝 당황한 이신향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문이 그녀에게 물었다.

“왕유 씨와 천우 씨가 틀어진 이유에 대해서 처음부터 낱낱이 얘기해줘요.”

아까 자신이 했던 말을 수습하려면 명분이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의 체면이 뭐가 되겠는가.

듣고 있던 이신향은 즉시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앞부분은 생략했다. 그것은 모두가 처음에는 예천우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오늘 수십번 돌변한 왕유의 태도에 대해 하나도 빠짐없이 말했을 뿐이었다.

좀전의 지나친 단어 사용과 태도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녀는 예천우가 회사를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도리어 왕유가 떠나길 바랐다.

듣고 있던 하문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회사에 존재한단 말인가?

그녀는 하마터면 이런 사람 때문에 대표님과 얼굴을 붉힐 뻔했다.

합당한 이유를 찾지 못할까 봐 걱정이었는데 이건 이유를 넘어 용납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하문의 표정이 유난히 음산했다.

걸어 오는 그녀의 모습에 왕유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만약 예천우를 향한 것이라면 팀장을 불러내 무언가를 묻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팀장의 태도를 보면 절대 자신에게 유리한 말을 할 것 같지 않았다.

다른 이들은 고개를 떨구고 일에 열중했다. 하지만 모두 긴장하고 있었다.

하문이 손뼉을 치며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모두들 손에 잡고 있던 일들은 잠깐 내려놓으세요. 할 말이 있습니다.”

모두 움직임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하문을 바라봤다.

“우선, 조금 전 일은 제가 실수했습니다. 일방적인 말만 듣고 천우 씨가 거만하다고 판단했고 신중하게 알아본 결과 천우 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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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대로 그들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하문은 왕유를 한번 보고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당신 스스로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말을 했는지 아실 테죠? 그러니 회사를 비난하지 마세요.”“행정 부문을 찾아 결산을 마치고 회사를 나가주세요.”왕유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나이를 진득하게 먹은 그는 이대로 회사를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 그의 나이와 능력으로는 이보다 더 나은 새 직장을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그는 다급하게 말했다.“총괄님, 제가 잘못했다는 걸 알아요. 이렇게 빌게요.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안 될까요?”하문은 고개를 저었다.“당신과 천우 씨가 여러 차례 트러블이 있었고 둘 중 한 명이라면 당신 생각에는 제가 누굴 남길까요?”왕유의 얼굴이 굳어버렸다.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예천우는 그에게 아량을 베풀지 않을 거란걸 그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이 모든 것은 예천우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순순히 떠나는 것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하문이 떠나자 이신향과 몇몇 동료들은 너무 기뻤다.첫째는 왕유가 방금 확실히 도가 지나치게 행동해서 상응한 벌을 받았기 때문이고 둘째는 예천우의 능력이 다시 한번 검증을 받았기 때문이다.아니면 하문이 방금 내린 결정을 여러 번 번복하지는 않았을 것이다.그런 사람이 2팀에 있으니, 그들에게는 이득이었다.90억의 격차도 어쩌면 대수롭지 않게 좁힐 수 있을 것 같다.그 후 며칠은 이런 가볍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2팀은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한 번 또 한 번 노력을 쏟고 있었다.하지만 잔혹한 현실은 코앞으로 다가왔고 내일 오전 9시면 상반기 영업 총결산이 시작된다.그때가 되면 승부도 판가름 날 것이다.그들에겐 여전히 50억 뒤처진 상태이다.그 순간, 모두의 시선이 예천우에게 집중되었다.예천우의 강력한 능력 때문에 아무도 그를 신경 쓸 수 없었고 차마 뭐라 하지 못했다.하지만 오늘이 마지막 날이고 그는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 용왕 귀환   제276화

    모두들 얼어붙었다. 영업팀에서 예천우에게 어마어마한 배경이 있다는 것을 입에서 입으로 전하고 있는 지금 이 상황에서 김선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고 심지어 공공연히 조롱하고 있었다.예천우는 평안한 얼굴로 담담하게 대답했다.“맞아요. 내가 그 대단한 고수인데 나에게 한 수 배우러 온 건 가요?”“한 수 배워요? 하하, 재밌네요. 당신이 진짜 아주 대단한 줄 아는 모양이네요?”김선이 비웃었다.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이건 또 무슨 상황인가?예천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당신이 더 잘 알지 않나요? 내가 입만 뻥긋하기만 하면 당신은 그 즉시 나락 갈 거예요.”김성은 턱을 치켜올리며 건방을 떨었다.“김선 씨, 그만하세요. 당신이 누구라고 사람을 자른다는 거예요!”이신향이 화를 냈다.“하하, 당연히 누구를 자르고 싶다고 자를 순 없죠. 하지만 회사 사람이라면 저런 직원을 쫓아내고 싶을 거예요.”김선이 소리를 높였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이신향은 김선이 미친것 같았다. 예전에는 얄밉고 사악한 면이 있긴 했지만 이처럼 미친 모습은 아니었다.“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요? 내가 보이겐 당신들이 사실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거예요.”“당신들은 진자 그 50억을 그가 해결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건 대표님이 사람을 통해 해결한 거라고요. 저 사람 주제에 어떻게 50억을 해결해요?”김선이 웃음을 터뜨렸다.“말도 안 돼요. 총괄님이 잘못 안 거라고 직접 해명까지 했어요.”이신향이 큰소리로 반박했다.“잘못 알았다고요? 그건 총괄님이 그를 구제하기 위해서 일부러 공로를 그에게 돌린 거예요. 총괄님이 바보도 아니고 이런 일을 헷갈리겠어요?”이 말에 모두들 갑자기 깨달았다.이 상황만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느꼈다.그들은 그 현장에 있었고 예천우가 전화를 한 번만 걸었고 꾸중을 들었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세 회사의 연체금이 계좌에 박혔다.이신향도 어느 정도 믿고 있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말이

  • 용왕 귀환   제277화

    예천우가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들 불신으로 가득했다. 심지어 이신향까지도. 그는 너무 답답했다.이신향은 그를 믿지 않았지만 입으로는 전혀 다른 말을 했다.“증거를 가지고 증명해. 그게 아니라면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흥! 믿지 않겠으면 말아요. 어차피 내일이면 결과는 나올 것이니 그때면 당신은 여전히 아웃이에요.”김선에게 도청 장치를 보여주지 않는 한 증거는 없었다.만약 그런 거라면 자신들이 총괄실을 도청했다는 것이 들통날 것인데 고작 예천우때문에 그런 위험을 무릅쓰는 것은 가치가 없었다.“그럼 그만 여기서 짖어요!”이신향이 차갑게 쏘아붙였다.“내일 어떻게 울고 있을지 지켜보죠.”김선은 왕신철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그들이 떠나자 이신향은 무서운 눈으로 예천우를 노려보았다.“저들이 한 말이 진짜예요?”다른 이들도 예천우를 응시했다. 모두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예천우가 대답하려는데 이신향이 다시 입을 열었다.“됐어요. 당신이 말한다고 하더라도 믿을 자신 없어요. 차라리 총괄님께 직접 물어봐야겠어요.”그녀는 몸을 돌려 사무실로 향했다.그리고 방금 일어난 일을 보고했다.하문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서랍에서 도구를 꺼내 주변을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 구석진 곳에서 도청 장치를 찾을 수 있었다.자신이 조심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도청 당하고있을 줄은 몰랐다.놈들이 너무 날뛰고 있다.“신향 씨, 너무 고마워요. 그들이 갈수록 이렇게 대담할 줄은 몰랐어요. 진짜 회사를 집어삼키려는 걸 까요?”하문이 낮은 소리로 분노했다.이신향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윗분들의 경쟁에 대해선 아무것도 몰랐다.그녀는 오로지 수금을 누가 했는지가 궁금할 뿐이다.이신향의 모습에 하문이 말했다.“뭘 궁금해하고 있는지 알아요. 신향 씨의 짐작이 맞고 그 세 회사의 채무는 대표님이 해결한 거예요.”“하지만 천우 씨가 밉보이지 않기 위해 그 공을 그에게 돌린 거예요.”“총괄님의 먼 친척이라는 이유에서요?”이신향

  • 용왕 귀환   제278화

    “대표님께 좋은 방법이 있었다면 벌써 움직였을 거예요. 그러니 모든 것은 당신들 스스로 해결해야 해요.”하문이 답답했다.이번 내기는 잘못 된 것이었다.휴, 이 모든 것은 예천우, 그 자식 때문인데 또 건드리지는 못한다.무기력한 표정으로 돌아오고 있는 이신향의 모습에 팀원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낙담한 그녀의 모습을 보더라도 상황이 얼마나 최악인지 알 수 있었다.그들은 분노의 눈빛으로 일제히 예천우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모두가 교훈을 얻은 것인지 쉽게 입을 열지는 않고 불만스러운 표정만 짓고 있었다.“천우 씨, 저 좀 볼까요?”이신향이 그를 한쪽으로 불렀다.“나를 속이고 있는 거죠?”이신향이 직접적으로 물었다.“절대 아니에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아니라고요? 왜 몇십억이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한 거예요? 방법도 없는 것 같은 데 속이는 게 아니고 뭐죠?”이신향이 분노했다.“누가 방법이 없다고 했어요? 이미 50억은 해결했잖아요? 다음에...”“지금도 내 앞에서 50억 공을 내세우는 거예요?”이신향이 씩씩거렸다.“방금 총괄님께 물어봤고 그 일은 당신과 아무 상관 없다는 걸 알았어요.”“아. 그렇군요.”예천우는 어쩔 수 없었다.모두들 그를 믿지 않았고 더 이상 말다툼하면 대화가 불가능 할 것 같았다.“지금 승인 하는 거예요?”이신향은 단단히 화가 났다. 그를 믿었던 자신이 대단한 방법이 있을 줄 알고 아주 극진히 대했던 것이 원망스러웠다.“네. 하지만 몇십억 정도는 작은 일이니, 걱정하지 말아요.”예천우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작은 일이면 지금 해결해봐요.”이신향은 뿔이 났다. 이 인간, 또 날 속을 셈인가?“당신 여자들은 머리만 길뿐 견식이 너무 짧아요. 잘 생각해 봐요. 경쟁이 이렇게 치열한데 내가 50억을 하면 어떨 거 같아요?”“그들이 알게 된다면 무조건 행동할 테고 다시 한번 우리를 초과하겠죠.”예천우가 설명했다.“그럼, 마지막 순간에 상대가 방심한 틈을 타겠다는 거예요?”이신향은

  • 용왕 귀환   제279화

    “잠깐, 누구라고요?”“천하그룹의 담양?”“그 사람은 상의 왕이잖아요. 내가 바보로 보여요? 그래서 이렇게 속이는 거예요?”이신향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사람을 속이고 싶은 거라면 그럴듯한 게 꾸밀 것이지.아니. 자신을 속이면 안 된다.“뭣하러 당신을 속여요? 다른 건 틀릴 수 있다지만 천하그룹은 아니겠죠? 건물을 찾은 후에 그들의 대표를 찾으면 돼요.”예천우는 답답했다.“하지만....”“기회는 이미 드렸는데 믿지 않는다면 나도 방법 없네요.”이렇게 된 마당에 한번 해보기로 했다.“좋아요. 내가 갈 게요. 하지만 뭘 챙겨 가서 계약을 해야 할 까요?”“챙기고 싶은 걸 챙겨요.”“제 말은 뭘 팔고 가격은 어떻게 책정하냔 말이에요. 그 어떤 협상도 거치지 않았잖아요.”“협상 필요 없이 그냥 원하는대로 팔면 돼요.”“천하그룹에서 요구하는 것이면 뭐든지 팔 수 있고 가격은 당신이 정하면 돼요.”예천우가 대답했다.“네?”“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천우 씨는 진짜 내가 바보로 보이나 보죠?”“이러고도 날 속이지 않는다고요?”이신향이 씩씩거렸다.멀리 있던 팀원들도 그녀의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예천우는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이신향은 정교한 외모에 큰 눈을 가졌고 몸매도 훌륭해서 화를 내도 아름다웠다.이런 팀장과 함께 하니 눈이 즐거웠다. 화 난 모습조차 귀엽기만 했다.“왜 그렇게 보는 거예요! 천우 씨, 당신은 능력도 없는데 뻔뻔하기까지 하네요.”이신향은 진짜 화가 났고 그의 시선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아닌데? 이런 상황에선 늘 화만 났었다.혹시 그에게 호감? 그럴 리 없다. 자신은 절대 이런 무능한 사람에게 끌리지 않는다.비록 잘생기긴 했지만 회사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그녀를 화나게 했다. 아니,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닌 것 같다.그가 대단하다고 느꼈을 때는 사이가 좋았다.“화내지 말아요. 몸에 안 좋아요.”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날 믿는다면 계약서를 챙겨 천하그룹으로 가고

  • 용왕 귀환   제280화

    “네, 맞아요.”이신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사원증에는 총지배인이라고 적혀 있었다.“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대표님이 위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여성은 미소를 지었다.“대표님이 저를요?”이신향은 너무 지극한 대우에 깜짝 놀랐다.담양은 대표에 오른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비범한 인물이어서 각 계층의 지도자들도 만나기 어려워서 흔치 않은 기회였다.여성은 고개를 끄덕였다.이신향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예천우가 준비한 걸까?예천우가 그렇게 대단하다면 왜 회사의 보잘것 없는 영업원을 하고 있겠는가?그럴 리 없다.예천우는 물론 임완유도 이 정도 빽은 없을 것이다.그렇다면 상대가 사람을 착각했을까?실수했을 가능성이 제일 높았다. 그저 그런대로 받아들이고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여성은 내심 의문스러웠다. 그저 회사의 작은 지배인일 뿐인데 대표님을 기다리게 하다니.자신이 나서서 직접 안내까지 하는 것도 체면을 봐주는 것이다.“당신들과 대표님은 가까운 사이인가요?”여성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아니요.”이신향이 멎쩍은 미소를 지었다.가까운 사이였다면 영업 쪽에서 1팀에 뒤지는 일을 없었을 것이다.물론 그들이 특별한 수법을 쓰긴 하지만 말이다.“네.”여성은 믿을 수 없다는 눈치였다.‘가까운 사이도 아닌데 이렇게 기다리게 한다고?’그녀의 안내를 받으며 두 사람은 사무실로 들어갔다.이신향을 본 담양은 눈이 반짝 빛났다.그녀는 아름다웠다. 미인이어서 도련님이 일부러 도와주려고 한 것 같다.미래의 사모님이 될 수도 있는 이신향을 마주한 담양은 매우 공손하게 대했다.“안녕하세요. 직접 여기까지 오시게 해서 죄송해요.”“대표님도 참. 제가 대표님을 기다리게 한 걸요.”그의 태도에 이신향은 어리둥절했다.눈앞에 남자는 TV와 사진 속 모습 그대로였다. 그리고 그의 뒤에 있는 천하그룹 로고까지, 의심할 여지 없이 상대는 천하그룹의 대표, 담양이었다.비서도 순간 벙졌다. 그녀는

  • 용왕 귀환   제281화

    “네?”이 말을 듣고 이신향과 유현은 깜짝 놀랐다.담 회장이 특별히 두 사람만을 접대하기 위해서라는 게 너무 의외였다.이렇게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 사실이라니 정말 믿어지지 않았다.담양은 둘이 놀라는 모습을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도련님은 티를 너무 안 낸단 말이야. 아직 자신의 실력을 말하지 않은 모양이군.한참 후에야 이신향이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담 회장님, 결례를 무릅쓰고 여쭤보겠습니다. 혹시 예천우를 아십니까?”“알지요. 바로 그분이 두 분을 접대하라고 분부하셨습니다.”담양은 인정했다. 도련님은 말하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으니, 도련님을 위해 미인의 호감을 얻어놓으면 잘했다고 기뻐할지도 모른다.실제로도 정말 아는 사이가 맞다.그리고 예천우가 분부한 것도 사실이다.둘은 또다시 놀랐다. 동시에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이제야 그들은 담양이 왜 이렇게 정중하게 맞아주는지 알았다.비서도 많이 놀란 듯했다. 진짜 대단한 사람은 이 두 분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예천우란 사람이란 것을 알아차렸다.이신향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사실이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고 예천우가 자신에게 했던 말도 있다.더 의심할 것도 없다. 전부 다 예천우 덕분이다.이게 진짜라면 그럼 그는 대체 얼마나 대단한 신분이란 말인가.맙소사!그럼 자신이 무서운 큰 인물이랑 접촉했다는 말인데... 믿어주지 않은 것도 모자라 계속 핀잔주고 욕했다.다행히 오늘은 그를 믿었다.“저기... 두 분, 계약서는 가지고 오셨나요?”담양은 둘이 좀 진정되자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가, 가져왔습니다.”이신향이 허둥지둥 계약서를 꺼내들고 조심스럽게 내밀었다.이 계약서는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예전에 쓰던 계약서에서 내용만 바꿔서 가져온 것이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 아닐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뜻밖에도 담양은 받아서 보지도 않고 빠르게 한장한장 뒤로 넘기더니 사인하는 곳을 찾아 바로 사인해버렸다.그리고 비서에게 인감을 가져오라고 해서 도장을 찍었다

  • 용왕 귀환   제28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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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완유는 예천우 덕분에 완전히 달라진 동생을 보며 감동에 젖어 조용히 그에게 말했다.“천우야, 정말 고마워.”만약 예천우의 꾸짖음과 조언이 없었다면 동생이 이렇게 책임감 있고 당당하게 성장하진 못했을 것이다.임선호가 열심히 무술을 연습한 것도 분명 예천우의 영향을 받은 덕분이었다.비록 싸움 도중 몇 번 다치기는 했지만 임선호는 눈빛 하나 흔들림 없이 상대와 끝까지 맞섰고 치열한 싸움 끝에 마침내 그들 모두를 물리쳤다.예천우가 직접 나섰다면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는 임선호가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려는 듯 가만히 지켜보았다.그 모습에 임완유뿐만 아니라 허가연의 부모들도 속으로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임선호의 실력이 아직 부족할지라도 그는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고 그런 끈기와 단호함이 허가연의 부모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허가연의 부모는 속으로 어쩌면 임선호가 정말로 딸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전에 임선호에 대한 정보가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고 이제 손씨 가문의 일만 잘 넘어간다면 더는 임선호와 허가연의 결혼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싸움이 끝나자마자 허가연은 달려가 임선호를 걱정하며 연신 다친 데는 없는지 확인했다.임선호는 아픈 몸을 이끌고도 밝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이 정도 상처쯤이야. 널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그 말에 허가연은 감동으로 눈시울이 붉어졌다.반면 임선호가 뿌듯해하는 모습에 손씨 가문의 사람들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특히 강지혜와 손동욱은 주성한을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제대로 임무를 수행했더라면 이렇게까지 허씨 가문 사람들이 뿌듯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주성한이 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했다.주성한 또한 그 시선을 느끼고 있었고 분노와 불만이 치밀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결과는 이 모양이고 위로는커녕 비난만 받으니 정말 못마땅했다.오히려 손승우가 황급히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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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고 전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싸움이 시작되었는데 오히려 손씨 가문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허성태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사람이 더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예천우가 쉬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성한이 갑자기 넘어지게 된 것도 어쩌면 예천우가 한 짓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그때 허광호의 전화가 울렸고 사부님이었다. 주성한과 강지혜의 다툼을 뒤로 한 채 그는 서둘러 전화기를 들고 한쪽으로 물러나 전화를 받았다.“사부님!”“그래. 네 아버지가 지금 집에 계셔?”위무권관의 관장인 진은수는 마침 허씨 저택 근처에 있었고 얼마 전에 허성태의 몸 상태를 진단해 주겠다고 한 약속을 떠올리며 들를 겸 전화를 걸었다.“계십니다!”허광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서둘러 물었다.“사부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뭐든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사부님은 아주 높으신 분이니 사부님 곁에 머물 기회만 주어져도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허씨 가문은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았기에 이 관계를 더 돈독히 하면 앞으로 좋은 점이 많았다.“별일 아니야. 근처에 있어서 그냥 네 아버지 보러 들르려고.”진은수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허광호는 집안에서 난리가 난 걸 언급할지 생각하다가 이내 말을 삼켰다. 사부님의 어마어마한 무공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번에 잘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만약 손씨 가문이 허씨 가문을 공격하려 든다면 사부님이 눈앞에 계시는데 그냥 넘어가시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사부님은 동성 4대 가문들도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할 만한 인물이었다.위무권관 관장은 동성에서 명망 높은 사람이었다.진은수는 무공이 절정에 달해 언제든 종사 경지로 나아갈 수 있는 실력자였고 그의 부하 중에는 뛰어난 강자들도 많았다.그래서 누구든지 진은수의 체면을 챙겨줘야 했다.허광호는 지금

  • 용왕 귀환   제982화

    허성태는 이 광경을 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이 녀석은 정말 끝났어. 살아남기 힘들 거야.’주변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눈치였고 심지어 허가연조차 그런 분위기였다.하지만 임선호와 임완유는 달랐다. 특히 임완유는 예천우의 실력을 여러 번 목격했기에 이 정도로는 그를 위협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게다가 예천우가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고 있어 더 안심할 수 있었다.예상대로 예천우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오른손을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견과류 하나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날아가 주성한의 다리에 명중했고 주성한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져 땅바닥에 쓰러졌다.원래라면 손이라도 짚고 균형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이상하게도 손마저 힘이 빠져 바닥에 얼굴을 박고 말았다.주변 사람들은 이 광경에 멍해졌다.주성한이 대단한 기세로 예천우에게 돌진했는데 결과는 그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비꼬듯 말했다.“이게 무슨 자세인가요? 제가 아무리 무서워도 굳이 이렇게 엎드려 절할 필요는 없잖아요?”“이, 이 자식이...”주성한은 속이 뒤집히는 듯했고 뭔가에 당한 게 분명했다.손승우도 잔뜩 화가 나서 소리쳤다.“주 사부님, 이게 뭐 하는 겁니까! 당장 일어나서 저 녀석을 박살 내세요!”자신이 돈을 들여 고용한 무술 고수가 이렇게 바닥에 나가떨어지는 꼴을 보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주성한은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 다리와 손의 통증도 마다하고 다시 예천우에게 다가갔다. 이번에 그는 예천우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폈다. 그러다 예천우가 다시 무언가를 던지는 것을 포착했는데 그게 고작 견과류라는 걸 알고는 경악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을 알아차렸다 해도 피할 수 없었다.결국 주성한은 무릎에 다시 견과류를 맞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번에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양새가 되었다.주변 사람들은 다시 한번 입을 다물었다. 아까도 모양새가 좋지 않았는데 이제는 두 무릎을 꿇고 절하는 꼴이 되니 다들 어이없어했다.손승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

  • 용왕 귀환   제981화

    강지혜는 허겁지겁 피하려고 했지만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걸 다 피할 수가 없었고 결국 머리가 헝클어져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얼굴도 맞아서 약간 고통이 안겨 왔다.강지혜는 도저히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서 소리쳤다.“이 자식아, 두고 보자. 내가 반드시 너를 지옥에 떨어뜨려 줄 거야. 누구도 날 막을 순 없어!”그러자 예천우는 비웃는 얼굴로 대꾸했다.“또 그 소리네요. 역시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고 하더니 쓰레기는 역시 쓰레기네요.”예천우는 강지혜의 협박에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었다.주변의 허씨 집안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완전히 얼어붙었다. 심지어 허광호마저도 예천우가 어떻게 비참한 결말을 맞을지 기대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예천우를 혼내야 한다는 것도 잊고 말았다.그때 누군가 들어와서 소식을 전했다. 손씨 가문의 가주가 직접 사람들을 이끌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허성태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졌고 서둘러 문 쪽으로 향했다.마침내 문이 열리더니 허씨 집안 하인 둘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리고 그 뒤로 험상궂은 얼굴에 강렬한 위엄을 풍기는 한 50대 중반의 남성이 들어왔다.그의 옆에는 날렵한 걸음걸이로 따라오는 노인이 있었는데 걸음 모양새만 봐도 상당한 실력의 고수임이 느껴졌다.그리고 그들 뒤로는 경호원들이 줄지어 들어왔는데 동일한 복장에 강한 기운을 뿜어내며 위압감을 자아냈다.허성태는 다급히 앞으로 나서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손 가주님께서 오셨군요.”“비켜!”손승우는 손동욱과 전화했을 때 이미 허씨 가문이 돕기는커녕 예천우 편을 들고 있다는 사실에 몹시 화가 난 상태였다.그래서 그는 즉시 사람을 데리고 허씨 저택으로 쳐들어왔다.예전 같았으면 허성태에게 몇 마디 예의를 차렸겠지만 오늘은 전혀 그런 모습 없이 그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왔다.그러자 허성태는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지만 곁에서 임선호가 빠르게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허성태는 임선호를 잠시 쏘아보며 손을 뿌리쳤다. 순간적으

  • 용왕 귀환   제980화

    “겁먹은 얼굴로 그렇게 초조해하는 것 좀 봐. 그래서 감히 가연이랑 결혼하겠다고 나설 생각을 한 거야?”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네 아버지는 언제쯤 오는데?”“그게... 아마 30분 정도 걸릴 거야.”손동욱의 아버지가 있는 곳은 너무 멀진 않지만 당장 가까운 거리도 아니어서 시간이 좀 필요했다.손동욱의 아버지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즉시 오겠다고 했고 그는 다른 고수들을 부르지 않고 직접 와서 예천우를 처리하기로 마음먹은 듯했다.“아직도 그렇게 오래 걸려? 너무 느린 거 아냐.”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주변 사람들은 예천우의 태도에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다. 지금까지 이렇게 대담하게 나서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곧 손씨 가문의 가주인 손승우가 오면 예천우는 분명히 참담하게 당할 게 뻔해 보였다.하지만 예천우는 그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테이블 위의 과일을 보고는 말했다.“시간이 좀 남는 것 같은데... 여기 과일이 꽤 잘 익었네.”“자, 다 같이 앉아서 천천히 먹으면서 기다려요!”예천우는 자리에 앉아 차를 따르고 견과류를 하나씩 천천히 집어 먹기 시작했다. 그는 여유롭게 임선호와 임완유에게도 자리를 권하며 함께 먹자고 했다. 임선호는 허가연을 데리고 자리에 앉았고 그들은 진짜 여유롭게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이를 지켜보던 허성태는 깜짝 놀랐다. 왠지 임선호의 매부 예천우라는 사람이 보통 사람은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다.연기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손씨 가문에 감히 대적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어쩌면 예천우가 정말로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허가연은 진정으로 좋아하는 임선호와 결혼할 수 있을 것이다.임완유는 부러운 눈빛으로 허가연을 바라보았다.허가연은 자기 부모와는 달리 진정으로 딸을 위해 생각해 주시는 부모님이 계셨다. 하지만 임완유의 부모는 오히려 그녀를 끝없는 위험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번에도 예천우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아마 비참한 결말을

  • 용왕 귀환   제979화

    허성태는 어두운 얼굴로 그들을 쳐다봤다. 결국 여기는 허씨 가문의 집이었으니 말이다.허씨네 저택에서 손동욱과 강지혜가 뺨을 맞았으니 어쩌면 허씨 가문도 역시 연루될 가능성이 컸다.허종우와 허광호도 마찬가지로 큰 충격을 받아서 말문이 막혔다.분노에 찬 강지혜와 손동욱은 벌써 불같이 화가 났다. 특히 손동욱은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으르렁댔다.“너희들은 이제 다 죽었어. 그 누구도 너희를 구하지 못할 거야. 나 손동욱이 분명히 말했어!”말을 마친 손동욱은 서둘러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이 상황을 본 허종우는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쳤다.“너희들은 정말 간탱이가 부었구나. 감히 사모님과 동욱 도련님을 때리다니! 광호야, 뭐 하고 있어? 빨리 저놈들을 잡아!”허종우는 자기가 이 시점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손씨 가문의 고수들이 도착했을 때 불똥이 자신한테 튕길까 봐 두려웠다.허광호도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는 예천우에게 으르렁댔다.“이건 네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일이야. 그러니 날 탓하지 마!”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사납게 예천우에게 달려들었다.허광호는 위무권관의 관주 진은수에게서 오랫동안 배워 온 무술로 인해 비록 재능은 부족했으나 상당히 강한 내공을 가진 고수였고 지금은 명경 절정의 경지였다. 그는 평범한 상대는 단숨에 제압할 수 있는 실력자였기에 예천우 같은 이 정도 상대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안 돼요!”그때 허가연이 재빨리 나서서 허광호를 막으려 했다.그러자 허광호는 더욱 분노에 휩싸였다.바로 그때 허성태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광호야, 그만해.”“하지만...”“이 일은 손씨 가문과 임선호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야. 우리 허씨 가문 사람은 끼어들지 마.”허성태는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강지혜와 손동욱을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이미 약속을 한 상태라 부득이하게 이번 일에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그러자 강지혜는 매섭게 허성태를 노려보며 비웃었다.“허성태

  • 용왕 귀환   제978화

    손동욱은 음산하게 웃으며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오면서 말했다.“오늘 이런 짓을 했으니 넌 이제 정말 후회하게 될 거야. 그때 가서 내 앞에 무릎 꿇고 빌지 말았으면 좋겠어. 하하...”손동욱이 비웃으며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것을 들은 허가연은 임선호가 아직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나서서 입을 열었다.“아빠, 이게 대체 무슨...”“가연아, 앞으로 일은 아빠도 어쩔 수가 없었어. 네 남자 친구가 방금 자기 힘으로 널 지킬 수 있다고 하지 않았니? 이제 그의 실력을 증명할 차례야.”허성태는 허가연의 말을 잘라 끊었다.“아니, 실력이라니요? 선호 오빠는 그저 평범한 집안 출신인데 무슨 수로 손씨 가문을 상대할 수 있겠어요?”허가연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가연아, 그만해. 손씨 가문이 어떤 존재인지 너도 알잖니. 네 아버지가 이 정도까지 양보한 건 이미 우리 허씨 가문의 운명을 건 일이야.”조은희는 고개를 내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이제부턴 임선호한테 달렸어. 만약 정말 그가 살아남는다면 엄마도 너희를 축복해 줄게. 더구나 네가 선호와 사귄 그 순간부터 선호는 손씨 가문을 상대해야 하는 운명이었어. 이 난관을 넘지 못하면 너희들도 절대 행복한 미래가 없을 거야.”부모님의 행동이 이해되었지만 허가연의 안색은 여전히 어두웠다. 허씨 가문은 더 이상 임선호를 도와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그녀는 즉시 임선호를 바라보며 다급하게 물었다.“오빠, 이제 어떡해요...”임선호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서둘러 말했다.“가연아, 걱정하지 마. 나에겐 매부가 있어. 우린 절대 아무렇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허성태는 살짝 놀랐다. 그도 그제야 임선호가 말한 예천우라는 존재가 생각났다. 조금 전 예천우 덕분에 상황이 반전되었으니만큼 어쩌면 예천우가 정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희망이 피어올랐다.“언니, 형부... 제발 부탁드려요. 선호 오빠를 꼭 지켜주세요.”허가연은 눈을 반짝이며 필사적으로 부탁했다.그러자 예천우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 용왕 귀환   제977화

    “네! 목숨을 잃는다 해도 전 상관없어요. 그래도 전 가연이와 함께할 겁니다. 아버님, 걱정하지 마세요. 허씨 가문이 나설 필요도 없어요. 제가 스스로 가연이를 지켜낼 거니까요.”임선호는 예천우가 곁에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의 매부 예천우는 바로 용왕님의 신분이었으니 말이다.“건방진 녀석, 네가 뭘 믿고 우리 손씨 가문을 상대한다는 거야?”손동욱은 차가운 목소리로 비웃었다.그도 역시 허성태의 태도가 뭔가 달라졌음을 느꼈다.임선호가 대답하려는 찰나 허성태가 그를 제지하며 입을 열었다.“좋아. 임선호,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가 네 소원을 이뤄주마.”허성태의 말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허성태가 이렇게 갑작스러운 결정을 내릴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허씨 집안 사람들조차 믿을 수 없었다.‘단지 방금 본 영상 때문에 저런 말을 하는 거야?’허성태의 말을 들은 허가연도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아버지를 쳐다봤다.“형!”허종우가 참지 못하고 나섰다.“형, 대체 무슨 말이야 그게? 이렇게 하면 우리 허씨 가문의 체면은 어디에 두겠어?”허광호도 믿을 수 없어서 다급하게 말했다.“이러시면 안 돼요! 가연이가 세상 물정을 몰라서 막말한 건데 그렇다고 해서 그냥 내버려두면 안 돼요.”“그만해. 이미 결정했어.”허성태는 단호하게 손을 들어 제지했고 시커멓게 굳어버린 얼굴로 손동욱과 강지혜 쪽으로 돌아서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모님, 정말 죄송합니다. 보시다시피 지금 이 상황에서 더 강압적으로 나가다가는 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허허. 허씨 가문에서 이렇게 나오면 오히려 큰일이 터질 것 같은데요?”강지혜가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그 말은 분명 협박이었다. 허씨 가문 사람들은 얼굴이 모두 어두워졌다. 가능하다면 그들은 당장이라도 나서서 허성태에게 항의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럴 일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손씨 가문은 어엿한 동성의 4대 가문이 아닙니까? 이 작은 일을 굳이 크

  • 용왕 귀환   제976화

    사람들은 모두 잠시 멍하니 있었다. 허성태 역시 당황했지만 결국에는 예천우가 건넨 영상을 받아 보았다. 영상을 확인하자 그의 얼굴은 급격히 어두워졌다.더 문제였던 건 영상 속 여성은 한 명이 아니었다. 이 정도면 손동욱은 완전히 변태적인 심리가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예전에는 손동욱이 단지 젊어서 여색을 즐긴다는 말을 들었고 언젠가는 그도 철이 들 거라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지독한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조은희도 이 상황을 지켜보다가 결국 다가와 영상을 보게 되었고 그녀의 안색도 확 굳어졌다. 비록 허성태가 급히 영상을 끄고 지워버렸지만 조은희는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눈빛이었다.아무리 가문을 위해서라도 그렇지 손동욱 같은 인간에게 딸을 시집보내는 건 절대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그렇게 된다면 허가연의 인생은 정말로 망가지고 말 것이다.허성태는 영상을 지운 뒤 예천우에게 돌려주며 차분하게 말했다.“영상을 보여줘서 고맙지만 영상은 이미 내가 삭제했어. 덕분에 내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게 되었군. 하지만 다시 확인하고 싶은데 이 영상들은 어떤 사본도 남아 있어서는 안 돼.”그러고는 한 번 더 손동욱 쪽을 돌아보며 강한 어조로 덧붙였다.“그렇지 않으면 그 누구라도 널 구할 수 없어.”예천우는 순간 조금 놀랐다.‘설마 손동욱 저 자식을 지켜주려고 이러는 걸까?’하지만 허성태의 표정을 보니 손동욱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허가연을 위해 아주 중대한 결정을 내린 것처럼 보였다.‘설마 내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이러는 걸까? 그렇지 않았다면 동영상을 보여줘서 고맙다는 말도 안 했을 거야.’손동욱이 이 영상들을 보았다면 반드시 예천우를 죽이려고 할 것이다.‘보아하니 허가연 씨의 부모님은 완유의 부모들보다도 엄청 좋으신 분들이네.’조은희 역시 허가연이 손동욱에게 시집가는 일에 대한 고통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반면 허성태는 그동안 허가연의 결혼을 지지하는 듯했지만 지금 보니 그 또한 약간 망설이는 것 같았다.주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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