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 용왕 귀환 / 제116화

공유

제116화

작가: 종이워치
"아주머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예천우도 알 수 없는 익숙함을 느끼고 있었지만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아주머니가 잘못 알아봤나 보네. 예 선생은 내가 젊었을 때 입양했던 어린아이랑 많이 닮았어. 다만 18년 전 큰불이 난 뒤 그 아이도 실종됐지."

18년 전이면 마침 자신이 7~8살쯤일 때가 아닌가? 마침 그가 기억을 잃었을 때였다.

억누르기 힘든 이상한 기분이 솟구쳐 올랐고 예천우는 줄곧 자기가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고 느꼈다.

김 의사가 그때 입을 열었다.

"거기 예 씨 녀석, 아직도 일어나지 못하는데 나한테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려 사과를 해야하지 않겠어?"

"누가 일어서지 못한다고 했어요?"

예천우는 차가운 콧방귀를 뀌며 말을 이었다.

"아주머니, 일어나서 의사한테 보여주세요."

진민은 조금 멈칫했다. 지금 바로 일어날 수 있을까? 그녀는 예전에 괴로워서 움직일 수도 없었던 것이 기억났다. 아무리 의술이 대단해도 이렇게 신기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은인이 그렇게 말하니 그녀도 당연히 열심히 시도했다. 그리고 이내, 그녀는 정말 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심지어 걸어도 너무 괴롭지 않았다.

비록 아직은 날아갈 듯 걷지는 못한다.

어떻게 이럴 수가!

말도 안 돼!

김 의사의 안색은 비할 데 없이 일그러졌다.

모두들 하나씩 그를 바라보았고 그가 패배를 인정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김 의사는 빠르게 말했다.

"흥, 내 말은 당장이야.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당연히 이겼다고 할 수 없지. 그냥 비긴 셈 치자."

모두들 어이가 없었다. 김 의사는 정말 뻔뻔스러움이 극으로 치닫는다.

예천우는 고개를 저었고 다들 경멸하는 눈빛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저런 쓰레기와 더 이상 따지고 싶지 않았다.

김 의사가 이어 말했다.

"다 나았으니 퇴원해도 돼. 근데 퇴원하기 전에 모든 병원비를 다 납부하는 것을 기억해."

"얼마예요?"

예천우가 물었다.

"얼추 계산해 보니 천만 원 정도야."

"뭐요? 왜 그렇게 많아요?"

진가인이 바로 조급해했다.

"이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용왕 귀환   제117화

    "천우 오빠, 어때요?"진가인이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진민도 긴장하며 예천우를 바라보았다. 방금 병원비가 그렇게 높은 명세서를 보고 나니 그녀의 마음은 차갑게 식었다. 원래 자신이 딸에게 짐이 되는 것 같아 괴로웠는데, 지금은 더욱 괴로워졌다."나쁜 놈이네요. 방금 돌팔이처럼 오진을 한 것은 능력 문제라지만, 금액은 이보다도 더 과할 수가 없어요."예천우가 화를 내며 말했다. 게다가 이전에 죽음의 고비에 놓인 사람을 보고도 구하지 않았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의사가 될 자격이 있을까? 심지어 이 자는 부교수의 자리까지 올랐다."명세서에 가짜라도 있어요?"진가인이 다급히 물었다."응. 각종 허위 날조에 함부로 약물을 처방했어. 명세서로 보았을 때 아주머니에게 쓸 필요가 없는 것이 많아."예천우가 차갑게 입을 열었고 시선을 김 의사에게 고정시켰다.김준은 이 말을 듣자마자 다급히 화를 냈다."헛소리, 이 약들은 모두 환자를 구하기 위해 쓴 거야. 절대 함부로 처방하지 않았어. 내가 알려줄게, 우리 의사들은 인품을 따져. 만약 나의 품질과 의술이 자격이 없다면 부교수 자리까지 오지도 못했어.""의사가 인품을 따진다는 말은 인정해요. 의사는 자애로운 마음을 갖고 있고 좋은 의사들도 많아요. 하지만 당신처럼 마음이 바르지 않은 의사들 때문에 모든 의사의 명예를 해치고 그들의 고생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드는 겁니다.""쓸데없는 소리, 자꾸 이렇게 함부로 지껄이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거니까 조심해."김준이 화를 냈다."좋아요. 능력 있으면 고소해요. 그때 가서 당신이 어떻게 죽는지 볼게요!"예천우가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정말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이 고덱스를 봐요. 아주머니께서 이 약을 처방한 적 있나요? 처방을 한 약이라고 해도 아주머니의 간 수치는 분명 정상인데 왜 이 약을 처방한 거죠?""그리고 이 스테로이드 약도 마찬가지예요. 피부약까지 처방해 놓고 뻔뻔하네 정말!""그리고 이것도..."예천우는 하나하나 불필요한 주사와

  • 용왕 귀환   제118화

    "내가 보기에 잘못한 것이 아니라 들켰으니 증거를 인멸하려는 거겠죠.""자식, 헛소리하지 마. 내가 틀렸다고 하면 틀린 거야. 네가 명세서를 가지고 가도 소용없어. 보건 당국의 김 소장님은 내 사촌 형님이셔.""그래요? 그럼 사촌 형님과 한통속인가 봐요?"예천우가 일부러 말했다.김준은 이번에는 조금 똑똑해져서 바로 인정하지 않고 싸늘하게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방금 일은 확실히 내가 실수한 거야. 정말 믿지 못하겠으면 얼마든지 고소해. 네가 고소를 할 수 있을지 한 번 보지. 나는 아직 할 일이 남아서 당신들을 상대할 시간 없어."이 말만 내뱉고 그는 자리를 떠나려 했다.예천우는 그를 이렇게 가게 할 생각이 없는 것이 분명했다.그러나 이때, 복도에서 많은 사람들이 들이닥쳤고 앞장선 사람은 아주 예쁜 여인이었다. 그녀는 5살 좌우의 아이를 안고 빠르게 달려왔다.여자는 초조한 표정으로 간호사와 함께 달려왔다. 그리고 간호사는 김준을 가리키며 다급히 말했다."부교수님, 빨리요. 이 분은 주혜영 사장님이세요. 위에서 배치한 분인데 저희에게 반드시 전력을 다해 치료해야 한다고 요구했어요."윗선의 안배라는 말을 듣고 김준은 감히 홀대할 수 없었다. 그는 다급히 아이를 병상 위에 눕히고 설비들을 적절하게 세팅해놓았다.여자아이가 위험하다는 것을 보고 예천우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책임을 추궁하는 일도 꼭 지금 서둘러 따질 필요가 없다."주 사장님, 아이가 언제 발병했죠?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입니까?"김준은 관찰하면서 그녀에게 물었다."오늘 유치원에서 돌아와서도 괜찮았어요. 하지만 저녁에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불편하다고 했어요. 그 후 열이 나기 시작했고 점점 더 심해졌어요."김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자세히 살폈다."큰 문제는 아닙니다. 바이러스성 감기라서 일반 감기보다 열이 많이 납니다."이렇게 열이 심하고 해열도 잘되지 않는 상황은 보통 감기가 아닐 것이다. 아마도 심각한 바이러스성 감기일 가능성이 크

  • 용왕 귀환   제119화

    예천우는 이 말을 듣고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너무 확신에 찬 말은 하지 마요. 시간은 아직 이르니까 1분 후 다시 이야기합시다.""무슨 소리예요? 지금 내 딸을 저주하는 거예요? 분명 많이 좋아졌는데. 그리고 부교수님은 병원 내과 방면의 전문가세요. 나는 부교수님의 의술을 믿습니다. 당신이야말로 의술을 알긴 해요?"주혜영은 김준이 큰 도움을 준 것을 보고, 또 옆에서 의술을 모르는 환자의 가족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알긴 뭘 알겠어요? 딱 봐도 의사 자격증도 없어요. 녀석아, 자격증 있어? 있냐고?"김준이 비꼬았다."나는 확실히 자격증이 없어요. 하지만 당신 말이 맞는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죠. 아직 5초 남았어요."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헛소리..."김준이 반박을 하려는 그 순간, 여자아이의 체온이 갑자기 솟구쳐 올랐고 사지에 모두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심지어 입가에 흰 거품까지 토해냈다.아이의 상황은 아주 무서워 보였고, 언제든지 목숨을 잃을 것만 같았다.주혜영은 깜짝 놀라 안색이 창백해졌고 다급히 물었다."부교수님, 이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왜 이러는 겁니까?"김준도 깜짝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난, 방금까지도 분명히 멀쩡했는데, 저도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어요.""무슨 소리예요? 모르다니요? 방금까지도 확신에 차 있었잖아요."주혜영은 놀람과 동시에 화까지 나서 초조함으로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그녀가 욕설을 퍼부었다."내 곁에는 이렇게 애지중지하는 딸 하나뿐인데, 만약 아이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당신 내가 가만히 안 둬."김준은 놀라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고 놀라서 죽을 지경이었다. 위에서 당부한 일도 그렇고 여자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권력가의 기세까지 모두 심상치 않았다.갑자기 그는 한 가지 일이 생각났다. 방금 저 녀석이 자신이 잘못 판단했다고 말하지 않았나?‘옳지!’그는 즉시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며 다급히 말했다."자식아, 네가 방금

  • 용왕 귀환   제120화

    아무래도 그들은 모두 여자아이가 위급하고 무서운 상황에 처한 것을 직접 보았고, 언제든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이, 이렇게 벌써 멈춘 거야?’김준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예천우가 정말 능력이 있다고 조금씩 믿기 시작했다. 적어도 중의학 방면에서는 아주 대단하다.그러나 그가 보기에 중의학은 가장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이 녀석은 한두 번은 그저 해결할 수 있는 증상을 만났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다.그러나 다른 간호사들은 하나같이 눈빛이 빛나고 있었다. 이렇게 멋진 남자가 이렇게 신기한 의술을 갖고 있다니, 심지어 어떤 간호사들은 조금 얼빠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주혜영은 놀라서 이 장면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예천우가 이렇게 손을 쓰자마자 병세의 악화가 멈춘 것을 보고 다급히 물었다."윤이는 지금 어때요? 왜 이러는 건가요?""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손을 쓴 이상 아무 일도 없을 겁니다. 이유에 대해 말하자면, 확실히 특별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습니다. 그러나 바이러스성 감기는 아니에요.""네? 특별한 바이러스요? 이럴 수가!"주혜영의 안색은 조금 달라졌다. 설마 어느 경쟁자가 한 일인가? 하지만 설마 어린아이에게 독을 넣기까지 할까?"깊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아이의 바이러스는 아주 특이합니다. 정상대로라면 지금껏 나타나지 않았을 겁니다. 발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지만 일단 발작을 시작하면 매우 빨리 진행됩니다."예천우는 말을 하는 사이에 은침을 통해 독소를 제거했다. 그가 은침을 빼내자 은침은 완전히 검은색으로 물들었다.이것은 더욱 예천우의 말을 입증하였다.그리고 바로 이때, 여자아이도 깨어났고 망연한 표정으로 말했다."엄마, 여기가 어디예요? 윤이가 왜 여기 있어요?""윤이야, 너 괜찮아? 어디 아픈 데 없어?"주혜영은 흥분하여 연달아 물었다."없어요. 그냥 한숨 잔 것 같아요. 너무 편해요!"윤이는 고개를 저었다. 비록 어리지만 매우 조리가 있는 모습이었고 생김새도 정교하고 귀여웠다."

  • 용왕 귀환   제121화

    주혜영이 예천우한테 고맙다고 말하려는 사이에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전화받자마자 그녀의 얼굴에는 어이없다는 표정이 한가득이었다.“예천우 교수님,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지금 현금이 100만 원뿐이여서 진료비로 치고 받으세요.”“그리고 이건 제 명함입니다. 나중에 혹시 제가 도움드릴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제가 힘닿는 데까지 꼭 도와드리겠습니다.”그녀는 말하는 사이에 명함과 현금을 꺼내 예천우한테 건넸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제가 다른 사정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네.”예천우는 마다하지 않고 그녀가 건넨 돈을 바로 받았다. 보니까 있는 집 사모님인 거 같으니 돈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100만 원 따위는 푼돈처럼 여기는 것만 같았다.그에 비해 자기 딸의 목숨은 돈으로 측정할 수 없고 무엇보다 중요했다.김준은 예천우 손에 있는 돈을 보고 너무 셈났다. 하마터면 자기 손에 들어와야 하는 돈인데 너무 분했다.김준은 너무 부러운지 뭔가 트집을 찾고 싶어서 말했다. “예천우, 여긴 병원이야. 받은 진료비는 의사 개인한테 주는 게 아니야. 그 100만 원 얼른 나한테 넘겨. 내가 대신 병원에 낼게.”그의 말에 옆에 있던 이영 등 간호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김준을 바라보았다.정말 사람이 염치없이 행동해도 한두 번이지 김준처럼 이렇게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은 처음이다.그의 말에 예천우는 웃으며 말했다. “김 의사, 방금 당신 마음대로 진료비 명세서 작성했던데 지금은 또 나한테서 돈을 빼앗으려는 건가?”“흥. 내가 어디 마음대로 진료비 명세서 작성했다고 하는 건데? 그건 실수라고 실수. 그야말로 당신은 의사 자격증도 없으면서 여기서 불법으로 의사 행세하는 거 아닌가? 그 돈 나한데 주지 않으면 당장 당신 신고해버릴 거야!”“그때 되면 벌금은 둘째치고 당신 평생 의사 행세 못할 거야.” 김준은 흠집 하나 잡은 듯 잘난척하며 말했다.예천우는 그의 말에 너무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 정말 낯가죽 두꺼운 사람은 봤지만 이처

  • 용왕 귀환   제122화

    윤이가 혼자 있었던 게 아니라 같이 있었던 3명의 아이도 똑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들이 간 병원에서는 아무 방법 없이 목숨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다.“네, 맞습니다.”김준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제가 아이 증상을 보고 바로 치료에 나서 질병 원인을 알아냈습니다. 치료 다 끝나고 집에 가서 편히 쉬면 됩니다.”“정말 잘했습니다.” 서 시장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주혜영의 딸과 같이 있었던 아이들도 모두 있는 집 자식이라 이번에 다 완치하게 할 수 있다면 앞으로 나아갈 정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그중 채영만의 손자 채량이도 있었다. 지금 채영만은 물론 퇴직했지만 전에는 의원으로 고위직에 오래 있었다.하지만 하 원장님은 속으로 의심했다. 왜냐면 김준은 전에 별다른 실력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촌 형인 김 소장님이 있었어도 타고난 실력이 있었으면 지금까지 부교수로 있을 리가 없다. 이처럼 복잡한 문제를 단번에 해결 방법을 찾아내 정확하게 치료했다는 거에 대해 아직도 의심스럽다는 생각이었다.“정말 김선생이 치료한 건가?” 하 원장님은 김준을 너무 잘 알기에 아직도 의심한 눈치였다.“당연하죠.”김준은 당당하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저한테는 쉬운 일입니다.”“잘했어. 우리 의료 업계에 당신처럼 이런 실력을 갖춘 의사가 있어야지.” 김 소장은 끊임없이 칭찬해 줬다. “아직 부교수 아니야? 이번 일 잘 했으니 당분간 정교수로 되겠구먼.”“그러게. 이번에 정말 큰일 해냈어!” 하 원장님도 그를 아낌없이 칭찬해 줬다.“별말씀을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요.”김준은 그들의 말에 힘을 입어 더 흥분해했다. 그리고 곁눈으로 옆에 있는 예천우한테 조용하게 있으라고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 아니면 불법으로 의사 행세했다는 걸 폭로하면 큰 문제가 될게 분명하다.이 상황을 지켜보던 진가인은 너무 화가 났지만 예천우도 아무 말 없으니 그녀도 조용히 있었다. 예천우가 무서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래요. 잘했어요. 이따 같은 증상이 있는 환자 3

  • 용왕 귀환   제123화

    “천우 오빠......”진가인은 지금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보고 더는 참지 못해 뭐라고 말하려고 했다.하지만 예천우는 고개를 흔들고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좀 더 지켜보자.”예천우는 자기 생각이 틀리지 않다면 김준 저 바보 같은 자식이 사람 구하려고 나설 게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예전우의 말에 진가인은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들이 말하던 사이에 밖에서 어느덧 몇몇 사람이 들어왔다. 맨 앞에 있는 간호사는 어린 남자아이를 안고 있었고 옆에는 포스가 남다른 어르신과 중년 여성이 있었다.“채 의원님......”서 시장님 등 일행은 급히 다가가 인사했다.“그래, 어느 분이 김 선생님인가? 얼른 우리 손자 한번 봐주게나.” 채영만은 너무 걱정돼 급히 말했다.옆에 있는 중년 여성은 아이 엄마이었고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접니다.”이대 김준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계속 나 긴장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이번 기회를 잘 잡아서 승진하고 싶은 마음이었다.방금 서 시장님도 공손하게 인사하는 거보니 채 의원님 손자 완치하게 하면 승진이고 뭐고 다 잘 될 것만 같았다.“자네가 주 회장 딸 치료해 줬는가?”“네, 맞습니다.”“그럼 잘 부탁하네. 우리 손자 꼭 완치하게 해주면 꼭 섭섭지 않게 해줄 테니까 부탁하네.”“채 의원님, 별말씀을요.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있으니 도련님 꼭 문제없을 겁니다.”김준은 방금 예천우의 당당한 모습을 따라 배우고 있는 것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자 어린아이는 병실에 옮겨 침대에 누워있었다. 김준은 침을 준비하고 머릿속에는 방금 전 예우천의 모습을 생각하고 있었다. 침을 어느 곳에 놓았는지 곰곰이 생각하며 혹시나 문제 생길 가봐 하나하나 조심스레 어린아이의 몸에 침을 놓기 시작했다. 이때 어린아이의 몸에서 갑자기 열이 나 은침을 받고 나서 자극되었는지 온몸이 떨기 시작했다. 게다가 얼굴에는 흉악스러운 표정까지 나타났다.중요한 건 증상이 더 심각해진 거 같았다.이때 채

  • 용왕 귀환   제124화

    하 원장은 김준 때문에 너무 화가 나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더는 이렇게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 이영이 지목한 예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선생님, 정말 죄송한데 김준 선생이랑 무슨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정말 방법 있으시면 꼭 부탁드릴게요. 치료 부탁드립니다. 이 은혜 꼭 갚겠습니다.”“네네네, 선생님, 우리 아들 꼭 구해주세요. 어떤 요구든 소원이든 다 들어줄 테니 꼭 구해주세요.”여자분도 급한 나머지 예우천을 향해 말했다.“내가 채영만인데, 이래 봬도 인맥이 좀 있어요. 선생님이 우리 손자 구해주기만 하면 꼭 보답할 테니 부탁합니다.” 채영만도 너무 급한 나머지 입을 열었다.하나밖에 없는 손자고 평소에 얼마나 많이 사랑했는지 모른다. 퇴직하고 손자랑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정말 금산 은산을 줘도 바꾸지 않았을 것이다.예천우의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은 없었다. 방금 전 그 사람들의 말을 듣고도 아무렇지 않게 무덤덤한 말투로 말했다. “제가 할게요.”그의 말에 다를 옆으로 물러섰고 예천우는 앞으로 다가갔다. 손짓 한번에 방금 김준이 놓은 은침이 날아가 다시 그의 손을 걸쳐 아이 몸에 놓였다. 신기한 건 방금 전이랑 같은 자리에 침을 놓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신기한 건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는 안정을 찾았고 안색도 많이 좋아졌다. 전보다 훨씬 편안해 보였다.“이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그중 김준이 제일 불만이 많았고 분해 보였다.“너무 의아해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곁눈으로 본 거라 위치는 맞는데 힘 조절이나 깊고 얕은 거에 대해서는 다 억망입니다.” 예천우는 더 이상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자기가 침 놓을 때 기운을 더불어서 놓는다고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그의 말에 사람들은 이제야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방금 전 여자아이에 비해 남자아이가 더 빨리 깨어나 눈을 떴다. 그래도 크게 고생한 탓에 얼굴은 아직 창백했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였다.이렇게 쉽게 치료되다니? 정말 믿기

최신 챕터

  • 용왕 귀환   제1182화

    식당 밖에 있던 사람들 중 한 명이 놀란 눈빛으로 속삭였다.“저 여자는... 가수 진나비 아냐?”하지만 그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말 한마디 잘못했다간 자신에게 불똥이 튈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호텔 로비 매니저도 진나비의 신분을 알고 있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전날 밤에도 진나비가 묵던 방에 문제가 생겼던 것을 기억하며 그는 속으로 탄식했다.‘왜 이렇게 시끄러운 일이 끊이지 않는 거야.’진나비는 김희자의 말을 듣자 화를 참지 못하며 소리쳤다.“거짓말하지 마세요. 난 당신 아들이 누군지도 몰라요.”김희자는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네가 내 아들을 모른다고? 네가 아니었다면 내 아들이 다리 두 개가 부러지고 지금 혼수상태에 빠질 일이 있었겠어?”그녀는 진나비를 향해 매섭게 외쳤다.“여봐라. 당장 이 년을 끌고 가서 내 아들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빌게 만들어!”김희자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부하들은 진나비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잠깐만요!”하지원이 다급히 외쳤다.‘나비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예천우 씨가 엄청 화를 내실 거야.’“당신들은 이 여자가 누군지 알기나 해요? 감히 우리 나비한테 왜 이러시는 거죠?”김희자는 하지원을 비웃으며 말했다.“누군데? 그냥 연예인일 뿐이잖아. 우리 백씨 가문 안중에는 연예인의 신분은 단지 벌레일 뿐이야.”그러자 하지원은 단호하게 말했다.“나비는 용왕이 뒤에서 받쳐주고 있다고요. 용왕이 누군지 알아요? 바로 용문의 용왕이에요!”잔뜩 화가 난 김희자는 비웃으며 말했다.“난 용왕이고 뭐고 관심 없어. 내 아들을 다치게 했다면 누구든 죽여버릴 거야. 그놈이 용왕이라도 마찬가지야!”하지만 그녀의 뒤에 서 있던 흑호는 잠시 표정이 굳어졌다.흑호는 김희자와 달리 용왕이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심스레 말했다.“사모님, 용왕이라면...”“용왕이 뭐가 어때서? 너까지 겁먹는 거야? 용왕이라는 사람이 정말로 대단하다면 이런 사람들과 엮일 리 없잖아!”김희자는 차가운

  • 용왕 귀환   제1181화

    김희자가 일행과 함께 식당에 도착했을 때 진나비 일행은 이미 그들에게 주목하고 있었다. 그리고 김희자의 말을 들은 순간 세 사람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 그들은 상대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 위압감 넘치는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공포를 느꼈다.하지원은 급히 말했다.“나비야, 빨리 예천우 씨한테 연락해!”“근데 바로 천우 오빠 이름을 먼저 말해볼까? 괜히 오빠를 귀찮게 하는 건 아닌지...”진나비는 예천우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안 돼! 빨리 전화해. 저 여자를 좀 봐 사람을 죽일 듯한 눈빛이잖아. 단순히 이름만으로 안 통할 수도 있어. 게다가 만약 저 사람들이 용왕이라는 이름을 모른다면 어떻게 할 거야? 저 정도로 흉악한 사람들이라면 큰일 날 수도 있다고.”하지원은 서둘러 말했고 진나비도 그 말에 동의했다. 예천우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진나비는 곧바로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 순간 예천우는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화를 듣지 못했다.왜냐하면 임완유가 아침에 어제와 같은 면 요리를 먹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예천우는 임완유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재빨리 요리를 하고 있었다.임완유는 서재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식당 근처에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를 듣지 못했다.예천우가 면 요리를 완성하고 나서야 전화가 울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고 전화를 확인한 그는 바로 받았다.“천우 오빠, 지금 호텔 3층 식당에 있어요! 갑자기 험악하게 생긴 사람들이 나타나더니 식당을 비우고 우리만 남겨두고 있어요. 뭔가 위험할 것 같아요.”진나비는 다급히 말했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짝하고 뺨을 치는 소리가 식당 안에 울렸다.김희자는 거칠게 진나비의 뺨을 내리치자 진나비는 순간 멍해졌고 얼굴 한쪽에 뜨거운 통증이 밀려왔고 그녀가 들고 있던 휴대폰은 바닥으로 떨어졌다.“당신 뭐 하는 거예요! 왜 사람을 때려요!”장미나와 하지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 용왕 귀환   제1180화

    들어보니 어떤 여자 연예인 때문이라고 했다.‘비록 무슨 상황인지 잘 몰라도 이 진나비라하는 년은 이제 죽었어. 아무리 인기 있는 스타라도 우리 백가의 몇십조 자산 앞에서는 먼지에 불과해.’화가 난 김희자는 이를 악물며 휴대폰을 꺼내 들고 명령을 내렸다.“흑호야, 지금 바로 조사에 들어가. 내일 아침까지 진나비가 어디에 사는지 알아내지 못하면 네 놈들도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이어 김희자는 영상을 하나 전송하며 말했다.“그리고 이 영상을 확인해. 반드시 범인을 잡아내야 해. 하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진나비의 위치를 알아내는 거야!”‘진나비를 찾아내야만 우리 지훈이를 해친 그 자식을 잡을 수 있겠지.’흑호는 명령을 듣자마자 얼굴이 굳어졌다. 김희자가 이렇게 화가 치밀어 올라서 이렇게 사람을 찾는 건 드문 일이었기에 그는 즉시 명령을 실행에 옮겼다.흑호는 동성에서 악명 높은 흑호파의 두목이었다. 흑호파가 동성 지하세력 중에서 막강한 실력을 갖출 수 있었던 건 그들의 뒤에서 백씨 가문이라는 대단한 세력이 받쳐줬기 때문이었다.진나비라는 이름까지 알았기에 그녀가 사는 곳을 찾는 건 흑호파에게 있어서 식은죽 먹기였다.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진나비가 묵고 있는 호텔 주소와 방 번호까지 알아냈다.다음 날 아침, 김희자는 흑호와 그의 부하들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호텔로 향했다. 그녀의 표정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내 아들을 다치게 한 자들을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겠다.”이때 진나비, 하지원, 장미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회사 설립을 위해 일찍 일어나 있었다.특히 하지원은 회사 설립에 대한 모든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동분서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세 사람은 아침 7시쯤 호텔 레스토랑에 도착해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며 일정을 논의했다.“나비야, 넌 밖에 잘 나다니지 말고 회사에 대한 비전 같은 걸 준비하는 데 집중해.” “알겠어.”하지만 이때, 레스토랑 문이 열리며 김희자와 흑호 일당이 들어섰다. 김희자는 화려한

  • 용왕 귀환   제1179화

    “왜 그래? 맛없어?”임완유의 이상한 반응에 예천우가 살짝 당황했다. ‘설마 내 요리 실력이 이렇게 퇴보했을 리는 없는데... 울 정도로 맛이 없는 거야?’“아니야! 맛있어. 너무 맛있어서 그래.”임완유가 울먹이며 말하자 예천우는 어이가 없어 웃으며 말했다.“맛있으면 천천히 먹어. 그렇게 급하게 먹을 필요 없어. 난 네가 맛없어서 우는 줄 알았잖아.”그 말에 임완유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웃기지 마. 먹다가 뿜을 뻔했잖아.”임완유가 웃자 마치 방 안에 꽃이 만개하는 듯 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예천우는 그 모습에 잠시 넋을 잃고 그녀를 바라봤다.“왜 멍하니 보고 있어?”“널 보고 있지.”“쳇. 거짓말쟁이.”임완유는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다시 몇 가닥 국수를 집어 먹다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예전에도 자주 면 요리했어?”“자주까진 아니야. 다른 요리도 했지.”“다른 요리도 할 줄 알아?”“당연하지. 난 요리뿐만 아니라 레이싱, 서예, 점술도 할 줄 알아.”“진짜? 어떻게 그렇게 많은 걸 다 배웠어?”예전 같으면 임완유는 절대 그의 말을 믿지 않겠지만 지금은 아예 달랐다.“하하. 농담이야.”비록 사실이었지만 예천우는 자신이 너무 완벽해 보이면 임완유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일부러 가볍게 넘겼다.“또 날 속이는 거야? 정말 못됐어.”임완유는 살짝 토라진 표정을 지었지만 면 요리를 먹으며 입가에는 달콤한 미소가 떠올랐다.식사를 마친 후 예천우는 웃으며 다가가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배도 채웠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일을 해볼까?”임완유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았지만 이번에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말했다.“오늘 밤에는... 뭐든 다 네가 하자는 대로 해줄게.” “뭐든 다 해준다고? 정말 네가 원하는 대로 해도 되는 거야?”예천우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들은 아직 다른 많은 자세를 시도해 보지 못했다.“왜 알면서도 묻는 거야. 싫으면 관둬.”임완유는 그의 품을 살짝 벗어

  • 용왕 귀환   제1178화

    “늦게까지 일했는데... 배고프지 않아?”예천우가 물었다. “괜찮아. 아직 별로 배고프지 않아.”하지만 임완유가 그렇게 말하자마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고 그녀의 얼굴은 붉게 물들었다.“안 배고프다니. 거짓말 하지 마. 자, 나랑 야식 먹으러 가자.”“너무 늦었어. 그냥 배달 음식을 시켜 먹자.”임완유는 이 근처에 마땅한 음식점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음식을 먹으려면 멀리 가야 하거나 차를 타야 하는데 그러면 내일 일하는 데 지장이 생길까 봐 신경이 쓰였다.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배달 음식도 괜찮긴 하지만 자주 먹는 건 별로야. 밖에 나가기 시끄럽다면 잠시만 기다려. 내가 금방 다녀올게.”예천우는 말하면서 바로 집을 나섰다.집 근처에 작은 마트가 있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다. 거기서 면 같은 걸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빠르게 움직인 덕에 얼마 지나지 않아 마트에 도착했고 예천우는 필요한 것들을 금방 골랐다.계란, 면, 조미료, 간장만 샀다. 하지만 마트 주인은 예천우의 잘생긴 외모에 눈이 반짝였고 서비스로 신선한 채소를 조금 건네줬다.임완유는 예천우가 물건을 들고 집에 돌아오자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게 뭐야? 설마 직접 요리하겠다는 거야?”“맞아. 내 요리 실력을 한번 보여줄게.”예천우는 싱크대를 살펴봤고 낮에 가스가 연결된 걸 확인한 기억이 났다.“너 요리할 줄도 알아?”임완유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면 요리 정도는 간단하니까 별로 어려울 건 없겠지. 설령 맛이 없어도 참고 맛있게 먹어야겠네.’그녀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예천우 지금의 신분으로 직접 면을 끓여주겠다는 것 만으로도 임완유는 몹시 행복했다.“조금만 기다려 보면 알거야.”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요리를 시작했고 그의 동작은 매끄럽고 능숙했다. 계란를 손쉽게 풀어 면발에 고르게 섞고 빠르게 준비한 재료를 넣어 조리했다.그가 만든 건 채소와 계란을 넣은 간단한 국수였다.시작부터 요리를 마칠 때까지 걸린 시간

  • 용왕 귀환   제1177화

    장미나는 얼굴 가득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앞으로는 더 이상 누구도 나비 언니를 괴롭힐 수 없어. 우리도 이제 다른 사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돈도 이미 계좌로 입금되었으니 이제 모든 일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좋은 회사 이름을 짓는 것이었다.하지원은 잠시 생각하더니 갑자기 말했다. “좋은 이름이 떠올랐어. 비천 엔터테인먼트 어때?”“비천?”진나비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왜 하필 비천이에요?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뜻이야?”하지원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하늘로 날아오르겠다는 뜻도 있지. 하지만 다른 더 중요한 뜻도 있어.”진나비는 살짝 멍해졌지만 즉시 하지원의 말뜻을 알아차리고 웃음을 지었다.“이제 알겠네요. 비는 나비 언니 이름 중의 비자네요. 천은 예천우 씨의 천에서 따온 거네요. 언니와 예천우 씨 두 사람의 이름을 합친 거네요. 게다가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뜻도 담겨 있어서 의미가 두 배로 좋네요!”진나비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눈을 반짝였다.“와, 정말 멋진 이름이네! 우리 이름이 합쳐졌다는 게 너무 좋아! 이 이름으로 회사를 만드는 일은 지원 언니한테 맡길게요.”“걱정하지 마. 이런 시끄러운 일은 내가 다 처리할 테니 신경 쓰지 안아도 돼. 미나야, 네가 도와줘야 할 일도 좀 있을 거야.”하지원은 진나비의 믿음을 느꼈고 속으로 다짐했다. ‘나비가 이렇게 날 믿고 있으니 난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을 거야.’만약 흑심을 품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바로 이 돈을 가지고 사라졌을 것이지만 하지원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원은 진나비와 장미나와 각별한 사이였기에 절대 그녀들을 배신할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예천우의 위엄을 직접 목격한 그녀는 그가 자신의 투자금을 걱정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예천우 씨는 내가 감히 돈을 손대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나비가 돈을 나에게 맡길 거라는 것도 이미 예상했을 테지.’하지원은 마음속으로

  • 용왕 귀환   제1176화

    진나비는 처음에 회사를 전부 예천우 몫으로 하고 싶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어차피 자신은 평생 예천우의 여자일 것이니 주식을 자기가 가지고 있어도 결국에는 예천우가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하지원의 지분에 대해서는 예천우가 사실 이미 말했다. 진나비가 회사를 운영하고 싶지 않고 하지원에게 회사를 넘길 거면 그녀에게 지분을 좀 주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얼마를 주는 건 말하지 않고 진나비보고 알아서 하라고 했다.“잠깐만, 나비야. 나한테 지분을 준다고? 그것도 20%?”하지원은 완전히 멍해졌다. 초기 투자 금액의 20%라면 4,000억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어때? 더 필요해?”“아니. 그게 아니라 너무 많아서 그래!”하지원은 믿기 힘든 눈으로 진나비를 쳐다봤다.“괜찮아! 어차피 오빠도 동의했어. 그리고 내 몫도 많아서 이 정도는 언니한테 줄 수 있어.”“안 돼. 절대 안 돼. 난 돈 한 푼도 안 냈잖아. 이렇게 큰 지분을 받을 수는 없어.”하지원은 사실 투자를 좀 하고 싶었으나 바로 2조를 투자한 예천우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졌다.“나도 돈 안 냈는데 뭘!”진나비가 말했다.“넌 다르잖아. 어차피 나중에 예천우 씨의 아내가 될 거잖아. 난 아무것도 아니야...”하지원은 말을 잇지 못했고 어쩐지 약간 질투가 나는 느낌이 들었다.“하지만...”“그만해. 난 그냥 5%만 받을게. 그거면 됐어.”"안 돼! 그건 너무 적어! 그러면 언니 10%, 미나 5%!”진나비는 단호하게 결정을 내렸다. 심지어 그녀는 장미나에게 원래 10%의 지분을 주고 싶었다.가장 힘들고 절망적이었던 순간에 진나비의 곁에서 항상 함께해 준 사람이 바로 장미나였고 장미나의 존재 덕분에 진나비는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고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장미나가 없었다면 진나비는 아마 진작에 무너졌을 것이다.그러자 장미나는 깜짝 놀란 얼굴로 물었다.“저도 포함되는 거예요?”“당연하지! 네가 없었으면 내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겠어? 네가 얼

  • 용왕 귀환   제1175화

    “뭐라고!”하지원은 예천우가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세워줄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처음부터 2조 원이라는 투자 금액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일반적으로 회사 설립에 이렇게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게다가 그냥 2조 원 먼저 넣어본다고? 돈이 돈으로 보이지 않는 거야?’하지원은 도저히 믿기 힘든 마음에 다시 한번 물었다.“나비야, 방금 2조 원이라고 말했어?” “응, 2조 원. 그 정도면 충분하겠지? 모자라도 괜찮아. 오빠가 말하길 부족하면 언제든 추가로 투자해 줄 거래.”진나비는 투자에 대해서 별로 아는 게 없는 듯했다.그녀 역시 처음에 예천우가 말한 금액에 놀랐지만 예천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이 정도 돈은 아무것도 아니야. 난 돈이 넘쳐흘러. 내 자산이 몇백조 원도 넘는다고.”그 숫자를 듣자마자 진나비는 더 이상 계산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몇백조라니! 그걸 다 쓰려면 그냥 앉아서 세기만 해도 몇 년은 걸릴 거야.’“모자라면 투자를 더 하신다고?”하지원은 또다시 세상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예천우는 진나비랑 사귀지도 않고 부부 사이도 아닌데 2조를 투자한다는 건 정말 놀랄 일이었다.“그래. 천우 오빠는 그렇게 말했어. 어찌 됐든 오빠의 뜻은 돈은 벌어도 밑져도 별로 상관없다고 했어. 가장 중요한 거는 우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거야. 돈 걱정은 하지 말라더라고. 오빠는 자기한테 몇백조나 있다고 했어.”“뭐라고? 몇백조?”하지원은 다시 한번 멍해졌고 은근히 진나비한테 물어봤다.“나비야, 혹시 예천우 씨랑 정식으로 사귀고 있는 거야?”“아니, 오빠는 나를 친구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진나비의 목소리가 살짝 가라앉았다. “그냥 친구?”그 말에 하지원은 머리가 멍해졌다.“괜찮아. 내 마음속에서는 오빠밖에 없어.”진나비는 단호하게 말했고 하지원은 할 말을 잃었다.‘이건 네 마음이 중요한 게 아니야. 어떤 남자가 여자와 사귀지도 않으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2조 원을 투자한다고? 이걸 누가 믿어!’하지만 현실은 명백

  • 용왕 귀환   제1174화

    진나비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다. “오빠, 오빠 곁에 다른 여자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나도 받아들여 줄 수는 없어요?”“아...”예천우는 당황했다.‘내가 언제 다른 여자를 곁에 두었다는 거야?’“오빠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요. 이번 생에서 난 오빠 사람이에요. 죽어서도 오빠랑 함께 할 거예요. 이번 생에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진나비는 단호한 결심을 한 듯 갑자기 예천우를 끌어안더니 부드럽고 달콤한 입술을 그의 입에 맞췄다.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감각이 예천우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퍼졌다.예천우는 순간 얼어붙었다.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돌직구야... 이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지? 밀어내야 할까?’하지만 그건 너무 상처를 줄 것 같았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다. 그건 선을 넘는 행동이 될 수도 있으니까.게다가 솔직히 말해서 이 감각은 정말 황홀했다. 그리고 이번 일을 겪으면서 예천우는 진나비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꽤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깨달았다.진나비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특히 예천우가 미세하게나마 그녀의 행동에 응답했음을 느낀 순간 그녀는 더 이상 부끄러움을 숨기지 못했다.방을 떠나면서도 예천우는 조금 전의 상황이 계속 떠올라 괜히 머리를 흔들었다. ‘아슬아슬했네. 조금만 더 갔으면 선을 넘을 뻔했어.’ 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이건 아니야. 이렇게 가다간 언젠가 큰일을 저지를지도 몰라. 이대로는 안 돼.’ 하지만 진나비나 선우서림 같은 여성이 자신의 주변에 있는 현실은 그를 끊임없이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었다.‘아, 너무 매력적인 것도 문제야.’한편, 진나비가 전화를 하자 하지원과 장미나가 방으로 돌아왔고 하지원은 살짝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예천우가 체력이 그렇게 약한 거야? 그 짧은 시간 만에 끝난 거예요?’장미나는 별다른 의심 없이 진나비의 붉어진 얼굴을 보며 물었다.“나비 언니, 설마 예천우 씨랑 이미...?”“무슨 소리야.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