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자가 정부청사 사람인 것을 알자, 도윤은 승한에게 협조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알겠습니다, 내일 사무실로 찾아뵐게요!” 도윤이 대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이도윤 님.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승한은 정중하게 대답하며 전화를 끊었다. 도윤 소유의 사리 궁전은 지어질 때부터 항상 소문이 자자했다. 불가사의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승한이 처음 연락한 사람이 도윤이라는 사실은 그 어떠한 말보다 도윤의 능력을 잘 설명했다. 그의 능력에 대한 소문이 파다한 것이 분명했다…뭐가 됐든, 휴식이 먼저였고 네 사람은 깊은 숙면에 빠졌다…다음 날 이른 아침, 도윤은 명오를 깨워 정부 청사로 가자고 말했다. 차에 타자 명오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런데, 도윤아, 정부 청사는 왜 가는 거야?”“가면 알게 될 거야!” 도윤이 대답하자, 명오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뭐가 됐든, 명오는 적어도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들이 정부 청사 건물에 도착했을 때는 20분이 흐른 후였다. 차에서 내리자 마자, 두 사람은 입구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승한을 바로 마주쳤다. 두 사람을 보자, 승한은 서둘러 걸어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반기며 말했다. “이도윤 님, 만나서 반갑습니다!”“저도요, 이승한 씨. 여긴, 제 제자 김명오입니다. 누구인지 궁금해하실까 봐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도윤이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 자기 이름을 듣자, 명오가 바로 덧붙여 말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승한 님. 저는 김명오입니다!”“저도 반갑습니다! 그나저나, 일단 들어가서 얘기 나누실까요?” 승한이 계속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두 사람을 보자, 그는 꽤 안도한 듯 보였다. 그렇게 정부 청사 건물로 들어가, 승한은 두 사람을 큰 회의실로 안내했다. 안에는 부하 직원들이 사건 해결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승한, 도윤, 명오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자, 그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목청을 가
서류를 훑어본 후, 도윤은 눈썹을 추켜올리며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정확히, 반휘영이라는 사람이 누굽니까…?”“아, 그 사람은 과거를 볼 수 있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꽤 많은 사람이 그 사람이 시간에 관한 사건들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고 있죠. 그래서 최근에 꽤 유명세를 탔습니다. 한 번도 들어보신 적이 없으시다니, 오히려 놀랍군요.” 승한이 대답했다. 도윤은 그동안 너무 바빴기에 그 남자에 대해 알지 못하는 건 당연했다. 명오가 도윤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도윤아, 나 이 남자 알아… 이 남자에 대해 기사 많이 읽어봤고 영상도 본 적이 있어. 내가 보기에 이 사람은 사기꾼이야…”“사기꾼이건 아니건, 우리가 직접 가보면 알 수 있겠지!” 도윤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서류의 정보로부터 많은 것을 얻을 수 없었기에, 도윤은 일단 사건 현장으로 직접 가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잠시 말없이 있다가, 도윤이 서류 파일을 닫으며 물었다. “직접 현장으로 가볼 수 있을까요?”“물론이죠!” 승한이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리고 승한이 직접 그 두 사람을 데리고 사건 현장으로 갔다. 사건 현장은 장론시 오탄 해변에 위치한 오피스텔 원룸이었다. 피해자는 박서율이라는 20대 후반 여성이었다. 전날 밤, 그녀는 잠결에 사망했고, 그것도 모자라 더 충격적인 사실은 그녀 머리 위 천장에 두 개의 검은 손자국이 있었다. 피해자의 CCTV 영상에서 밝혀진 바로는 그날 밤 아무도 그녀의 집에 들어온 사람은 없었다. 수사관들은 추가적인 조사를 위해 그녀의 오피스텔 건너편에 있는 CCTV를 확인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죽기 전, 그녀의 집에 들어간 사람은 그녀 자신 빼고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서율의 시체를 부검했지만, 몸에 어떠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몸에 상처도 없었고 독극물에 대한 흔적도 없었다. 정말로 당혹스러운 사건이었다…하루 종일 이 기이한 죽음에 대해 조사를 이어 나갔지만, 단서를 얻지 못
“우…우리는 너가 가위눌린 줄 알았어! 얼마나 많이 불렀는데, 너가 대답도 안 했단 말이야! 너 때문에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 놀란 명오가 대답했다. 명오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도윤은 침대에서 내려와 말했다. “그나저나,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어요!”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의 관심이 쏠렸고 승한은 황급히 도윤에게 걸어와 물었다. “정확히 어떤 걸 알아내셨다는 거죠?”천장 위에 새겨진 손자국을 가리키며 도윤이 대답했다. “저 검은 손바닥에 뭔가 있어요.”혼란스러움을 느낀 채 승한이 물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생각해 보세요. 왜 범인이 범행을 저지른 후 저렇게 대놓고 손자국을 남겼을까요?” 도윤이 대답했다. 그 말을 듣자, 승한은 인상을 썼다. 잠시 생각한 후, 그가 대답했다. “…범인이 저희에게 혼동을 주고 있다는 말입니까…?”고개를 끄덕이며 도윤이 대답했다. “맞습니다. 뭐가 됐든, 반휘영을 데려와서 심문하세요. 박서율 씨 죽음에 그 사람이 연관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더 묻지도 않고 승한은 몸을 돌려 부하 직원들을 보며 명령했다. “당장 심문하게 애들 보내서 반휘영을 데려와!”명령을 받자, 뛰쳐나가는 승한의 부하들을 바라보며 명오가 도윤에게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이 모든 일이 좀 이상하지 않아, 도윤아…?”“맞아. 어쨌거나, 나는 이 사건의 범인이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라고 생각해! 사실 반휘영을 사무실로 데려와서 그 사람을 보호하려는 거야!” 도윤이 속삭이며 대답했다. 그 말을 듣자, 명오는 그제야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이제 여기서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에, 도윤이 말했다. “좋습니다, 이제 정부 청사로 돌아가죠!”그러자 모두가 도윤의 말을 따랐다…하지만,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승한의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전화를 받으며 승한이 말했다. “여보세요?”“국장님, 안 좋은 소식입니다! 반휘영이… 죽었답니다…!” 부하직원이 대답했다. 그 말을 듣자,
고개를 끄덕이며 승한은 전화를 끊고 다시 사건 현장으로 질주했다. 조금 전, 도윤이 명오에게 말한 것처럼, 반휘영은 가해자가 아니라 또 다른 희생자였다. 현재 도윤이 추측하기에, 반휘영은 분명 서율과 함께 끔찍한 일에 맞닥뜨렸을 것이고 그렇게 그 둘은 표적이 되어 살해당했을 것이다… 다음 죽음은 반휘영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도윤은 정확하게 예측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죽음을 막을 수 없었다. 그렇게 세 사람은 반휘영 집인 엘리시안 저택에 도착했다. 이곳은 반휘영의 집으로 잘 알려져 있었고 그에게는 수많은 추종자가 있었기에 많은 사람이 충격 받은 얼굴로 그곳에 서 있었다. 저택의 천장 아래에서 빙빙 돌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생기 없는 반휘영의 시체였다!그의 배경에 대해 약간 말해보자면, 대학을 졸업한 후, 반휘영은 심리학 분야에 일생을 바쳤다. 그가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지만, 사람들이 상담과 테스트를 위해 그를 찾게 되었고, 그 후로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SNS에서 유명 인사가 되었다. 그런 존재로서 입지를 확실히 다졌는데도, 반휘영이 다른 곳도 아닌, 그의 집에서 이렇게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도윤 쪽 사람들은 사건 현장으로 다가가, 승한은 그들 세 명 쪽으로 걸어오는 부하들을 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떤 상황인 거지?”“그게,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조금 전 반휘영은 상담 중에 있었는데 갑자기, 몸이 허공 위로 붕 떠올랐답니다! 그리고 목격자는 겁에 질린 채로 반휘영이 교살당할 때까지 목을 조르는 모습을 보았다고 진술했어요!” 부하 직원이 그에게 보고했다. 그 말을 듣자, 사실 승한은 놀랐다. 그런 끔찍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날 줄이야…!도윤은 시체 쪽으로 다가가 위에서 빙빙 돌고 있는 시체 아래에 우뚝 서서 그저 시체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특이 사항은 보이지 않았다. “도윤아, 뭔가 찾았어…?” 명오가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물었다. “…흠, 일단
“지금까지 제가 알아낸 건, 범인은 절대 인간이 아니라는 겁니다. 원한을 품은 귀신입니다!”“…네? 원한을 품은 귀신이요? 진심입니까, 도윤 님? 그럼, 정말 단순한 사건이 아니네요…” 승한이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대답했다. 사실, 승한은 귀신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에서 수많은 초현실적인 일들을 경험하게 되니,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사건을 해결하려고 저를 부르신 거니,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이승한 님. 제가 장담하건대, 저 이도윤은 절대 이런 일로 거짓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믿지 못하시겠다면, 서로 시간 낭비할 필요 없다고 봅니다!” 도윤이 뒤를 돌라 바로 자리를 떠나며 말했다. 그의 결론을 믿지 않는다면, 그냥 자리를 뜨는 편이 나을 것이다. 서둘러 도윤의 가는 길을 막고서 승한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도윤 님, 오해입니다! 절대 도윤님의 능력을 의심한 게 아닙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이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모두를 설득할 수 있는 무언가가 좀 더 필요합니다… 제 말뜻을 이해하시죠…?”“이승한 님, 제가 100% 확신하는데, 그 귀신은 저희 주변에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귀신이 있고 없고를 따질 시간이 없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이 원한 품은 귀신이 더 큰 일을 벌이기 전에 어서 잡아야 한다는 겁니다!” 도윤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네… 맞는 말씀입니다! 그럼, 이도윤 님만 믿겠습니다! 그럼… 이제 저희는 뭘 해야 하죠?” 승한이 물었다. “지금부터, 저와 제 제자가 이곳에 있을 테니 승한 님과 부하 직원들은 사무실로 돌아가시는 게 좋겠어요. 제 예감이지만, 원한 품은 귀신이 아직 여기서 끝낼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니, 오늘 밤 다시 돌아올 겁니다!” 도윤이 대답했다. 그 말을 듣자, 승한은 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도윤을 믿기로 결심했으니, 도윤의 계획도 믿어야 한다. 게다가, 도윤은 이런 초현실적인 분야에서 전문가인데 어떻게 그의 계획에 의심을 품을 수
“…도윤아… 지금 뭐 하는 거야…?” 명오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이제부터 너가 나처럼 귀신을 볼 수 있도록 너한테 힘을 부여하고 있는 거야. 하지만, 악령은 너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악하고 잔인할 거라는 거 명심해. 그러니, 정신 단단히 차려!” 도윤이 말했다. 실제로 악령을 보는 건 처음일 것이기에, 도윤은 명오에게 있어 그 첫 경험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랬기에 도윤은 제자가 그 자리에서 오줌을 지리거나 기절하는 일은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 단단히 일러주었다. “네, 알겠습니다! 잘 참아볼게!” 명오가 결의에 찬 눈으로 대답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도윤은 엘리시안 저택으로 향했다. 들어서자마자, 도윤은 바로 아스트라 검을 소환하며 말했다. “유령 소환 주문!”그리고 도윤은 주위에 있는 귀신들을 불러내기 위해 주술을 바꿔가며 읊기 시작했다. 주술을 성공적으로 외자, 주위에 어슬렁거리고 있던 귀신들은 바로 엘라시안 저택으로 소환되었다. 그래서 도윤이 좀 전에 명오에게 정신을 바짝 차리라고 그렇게 강조한 이유였다. 결국, 어떤 귀신이 나타날 지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 그렇게 주술이 끝나자, 도윤과 명오는 침묵 속에서 귀신들을 기다렸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오싹한 바람이 명오 목 뒤에 스쳤고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도…도윤아…” 명오가 훌쩍이며 말했다. 그 소리를 듣자, 도윤은 명오 뒤에 나타난 악령을 향해 아스트라 검을 휘둘렀다. 도윤이 공격하는 모습을 보려 명오는 재빨리 등을 돌렸다… 하지만, 아주 작은 얼굴로 그를 노려보는 악령과 눈이 마주치자 깜짝 놀란 명오의 눈은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작은 얼굴에서는 검푸른 빛이 나고 있었고 악령의 눈은 핏빛으로 충혈되어 있었으며 그로 인해 더 무섭게 보였다!명오가 너무 겁을 먹어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모습을 보자, 도윤은 재빨리 명오를 뒤로 잡아당기며 소리쳤다. “내 뒤에 있어! 내가 처리할게!”명오를 안전하게 보호한 채로 도윤은 악
명오가 계속 악령을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자, 도윤이 대답했다. “더 이상 사고 못 치게 내가 완전히 없앨 거야!”그리고 도윤은 판혼 부적을 꺼냈다… 악령 앞에서 부적을 흔들자, 악령은 굉음을 냈다!하지만, 굉음이 계속될수록, 그 소리는 점점 희미해졌고, 결국 악령은 한 줌의 재가 되었다… 이렇게, 도윤은 악령을 퇴치했다!판혼 부적 덕분에, 이제 도윤에게 있어 악령을 처리하는 일은 큰일이 아니었다.도윤이 손쉽게 악령을 퇴치하는 모습을 보자, 명오는 그저 멍하게 그 상황을 바라볼 뿐이었다. 판혼 부적이 이렇게 강력할 줄이야!“도윤아, 판혼 부적 정말로 엄청난 물건이다!” 명오가 소리쳤다. “그러게. 그래서 판혼 부족이 그렇게 보물처럼 여겼나 봐.” 도윤이 대답했다. 판혼 부족이 판혼 부적을 보물처럼 여겼기에, 그 물건은 의심할 여지없이 강력한 물건일 것이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이 목숨까지 걸면서 왜 이 부적을 손에 넣고 싶어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부적은 도윤의 차지가 되었다…이제 문제가 해결되었으니, 도윤이 물었다. “좋아, 이제 이 사건은 끝이야! 어서 정부 청사로 돌아가자!”그렇게 두 사람은 엘리시안 저택을 나왔고 잠시 후, 그들의 차는 정부 청사 건물 앞에 멈춰섰다. 이미 자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건물 전체는 밝게 빛나고 있었고 전반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긴장감이 맴돌았다… 어쨌거나, 승한과 그의 부하직원들은 초조하게 명오와 도윤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명오와 도윤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자, 건물 앞에 배치되어 둘을 기다리고 있었던 부하직원 중 한 명이 승한의 사무실로 달려가 소리쳤다. “국장님! 돌아오셨습니다!”그 말을 듣자, 승환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을 뛰쳐나갔다. 도윤과 명오를 보자, 그는 기대에 찬 표정으로 그들에게 달려갔다. “도윤 님, 어떻게 됐습니까?”승한을 보며 도윤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악령을 퇴치했습니다. 이제 다 끝났습니다!”그
이제 일이 마무리되었고 어쨌든 아직 잘 시간은 아니었기에, 도윤과 명오는 집으로 돌아와 주윤과 예리를 데리고 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왔다. 동네 야시장으로 향하던 네 사람은 괜찮은 노점을 발견하고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명오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아! 이 도시에 이런 근사한 곳이 있었다니!”명오는 한 번도 이런 곳에 와 본 적이 없었기에 이런 장소가 있다는 사실조차 애초에 알지 못했다. “…뭐라고? 너 여기서 공부했던 거 아니야? 여기도 모르고 어떻게 대학 시절을 보낸 거야? 대학 시절이 완전히 허송세월이었네!” 도윤이 낄낄거리며 명오를 놀렸다. 멋쩍게 웃으며, 명오는 당황하며 뒤통수를 긁으며 대답했다. “그 말은 내가 열심히 공부하고 노는 데 관심이 없었다는 말이지!”명오는 무의식적으로 자기 자랑했지만, 세 사람은 그저 눈알만 굴릴 뿐이었다. 명오의 나르시시즘을 이길 사람은 없었다. 그때, 노점 주인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메뉴판을 건넸다. “어서 오세요! 오늘 전 메뉴가 할인 중이니 원하시는 음식 뭐든 주문하세요!”그러자, 명오는 소리쳤다. “정말요? 도윤아, 그럼, 우리 많이 시키자! 어쨌거나, 계산은 내가 하는 게 아니니까!”메뉴판을 들며 싱글벙글 웃고 있는 명오를 바라보며 도윤은 철없는 제자 모습에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돈 때문이 아니었다. 어쨌거나, 도윤은 현금을 여유롭게 가지고 있었기에 친구들 밥을 사주는 건 문제없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10분 뒤, 명오가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그 양은 어마어마했다!“…명오야, 너 너무 많이 주문한 것 같아! 우리 이거 다 먹을 수 있어?” 주윤이 명오를 보며 물었다.“주윤아, 내 식탐을 과소평가하지 마!” 명오가 가슴을 두드리며 대답했다. 대답할 말이 없어진 주윤은 그저 고개를 저었고 명오의 말이 진심이길 바랐다.그렇게 네 사람은 식사를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어 치우는 명오를 보며, 도윤은 웃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