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은 한눈에 여미령의 흰색 아우터를 알아봤다. 그의 차갑고 어두운 눈에 급속도로 한기가 돋았다. 그는 성큼성큼 걸어가 시 사장님을 발로 찼다.아!시 사장님은 흥분되어 누군가 들어온 줄도 몰랐다. 고석근은 발로 그의 허리를 세게 찼다. 시 사장님은 갑자기 싸늘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극심한 통증을 느껴 비명을 질렀다. 뚱뚱한 몸은 앞으로 넘어져 벽에 부딪혔다.퉁시 사장님은 강하게 부딪혔다. 그는 입안에 피가 흥건한 걸 느끼자 앞니 두개가 부러졌다. 그는 바닥에 털썩 앉았다.아프다. 너무 아프다.시 사장님은 입을 만지자 피가 만져졌다. 그는 고개를 들자 고석근의 잘생긴 얼굴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고석근의 훤칠한 몸이 그의 앞에 서있었다. 그는 흰색 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를 입고 있다.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고급스러운 검은색 벨트로 그의 허리를 잡고 있다. 눈에 보이는 건 오직 그의 긴 다리일 뿐이다. 차가운 느낌에 도도하다. “고…고 대표님, 여기에 어쩐 일로 오셨어요…?” 앞니가 빠진 시 사장님은 말을 더듬었다.고석근의 잘생긴 이목구비에는 별다른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걸어가 서서히 시 사장님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는 차가운 말투로, “여미령은?”시 사장님은 두려움에 계속 뒷걸음칠을 해 등이 벽에 부딪혔다. 그래서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다. 그가 보기에 고석근은 지금 악마이다. 연약한 그를 잡아먹으려는 악마이다. -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마!“여…여미령은 안에서 샤워하고 있어요……고 대표님, 화내지도 말고 오해하지 말아요. 저는 여미령과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전부…여미령이 먼저 저를 꼬신 거예요!” 시 사장님은 정신을 번쩍 차렸다. 고석근이 그를 찬 그 순간에 술이 깼다. 그는 오늘의 일을 간단하게 넘길 수 없는 걸 눈치채 책임을 여미령에게 전가했다.고석근은 고개를 들어 꽉 닫힌 욕실의 문을 봤다. 그녀는 안에 있다. 안에서 “솨라라”의 물소리가 들린다.고석근은 시 사장님의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한 쪽의 무릎을 꿇
고석근은 끌려갔다.여미령은 촬영장의 방으로 들어와 핸드폰을 꺼냈다. 그녀는 시 사장님이 준 번호로 전화를 했다. 하지만 반대편에서 전화를 받지 않아 ‘뚜뚜’소리만 들리고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아무도 받지 않았다.여미령의 생활은 평소와 다름이 없다. 고석근이 끌려 간 사실이 그녀에게 1도 영향이 없는 거 같다. 그날 로얄 스위트룸에서 나오지 않고 그 뒤로 고석근의 상황에 대해 묻지 않았다. 은 아직 촬영 중이다. 여미령은 대본을 보면서 대사를 외우고 있을 때 주위에 여배우들이 흥분된 억양으로 수다를 떨고 있다.“혹시 그 얘기 들었어요? 고씨 재단의 대표 고석근이 잡혀갔어요!”“당연히 들었죠. 어제 잡지사 한 곳에서 특보를 얻어 당일 연예계 헤드라인을 올렸잖아요. 아쉽게도 판매하기 전에 막강한 자본의 힘이 고 대표님에 관한 예민한 기사들을 전부 지웠어요.”“언론이 완전히 억제되었지만 바람이 안 세는 구멍이 없어요. 고씨 재단의 주식이 완전 하락했어요. 시가도 몇 십 조가 사라졌다고 해요.”여배우들이 숫자를 얘기하면서 조심하고 목소리로 낮추었다. 행여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봐 걱정된다.“근데 고 대표님이 왜 끌려간 거 같아요?”“그건 저도 모르겠어요.”“듣기로는 고씨 어르신이 화가 엄청났다고 해요. 지금 대주주들 사이에 말이 많아요. 고 대표님 한 분으로 재단이 흔들리네요.”“미령아! 미령아!” 이때 귓가에서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여미령은 고개를 들었다.화야 언니가 왔다. 화야 언니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미령아, 무슨 생각 하고 있어? 정신을 딴 데 두고 온 거 같아. 너 이름 여러 번 불렀어.”여미령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대본을 내려놓더니 일어났다. “화야 언니, 저 화장실에 갈게요.”“미령아, 같이 가자.”두 사람은 같이 나갔다. 화야 언니는 작은 목소리로, “여미령, 고 대표님……”“화야 언니.” 여미령은 화야 언니의 말을 끊었다. 그녀는 차가운 말투로, “그의 일에 관심이 없으니
화야 언니의 손이 멈칫했다. 고석근이 들어간 지 이틀이 지났지만 여미령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고 관심도 없다. 그래서 고 사모님은 그녀가 냉혈하고 양심이 없다고 욕했다.화야 언니는 한숨을 쉬며 복잡한 안색으로 여미령을 바라보았다. “미령아, 네가 진짜로 냉혈하고 양심이 없는 아이였으면 좋겠어. 칼을 맞은 사람은 고 대표님이지만 너도 아프잖아.”여미령은 고개를 숙였다. “됐어요. 그만해도 될 거 같아요. 화장으로 살짝 덮고 촬영하러 갈게요.”……여미령의 오늘 촬영 신은 이별 신이다. 안보연은 과거에 부잣집의 아가씨였다. 우월하고 훌륭한 약혼자 서현철과 결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란 때 안보연의 집이 망한 뒤로 서 씨 집안의 사람이 안보연을 탐탁하지 않았다. 서 사모님이 직접 그녀의 집에 방문해서 파혼서를 건넸다. 하지만 안보연에 대해 일편단심인 서현철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폭우가 내리는 날에 그는 직접 안보연을 찾으러 그녀의 집에 왔다.“미령아, 오늘의 촬영은 쉽지 않을 거야. 오늘 상태도 안 좋아 보이고 창백한데 괜찮겠어? 다음 날로 옮길까?” 왕 감독님은 고석근과 여미령 사이에 일어난 일을 알기에 조심스럽게 물었다.여미령은 고개를 절레절레했다. “괜찮습니다. 감독님, 저 할 수 있습니다.”“알겠어, 그럼 우리 촬영 시작하자.”인공 비가 내리자 서현철을 연기하는 남배우가 등장하고 여미령도 등장했다.여미령은 2 층의 베란다에 올라왔다. 그녀는 깔끔한 파란색과 흰색의 교복을 입고 있다. 검은색 머리는 청순하게 어깨에 떨어졌다. 바깥의 서늘한 공기가 느껴져 그녀는 가느다란 팔을 뻗어 자신을 감쌌다. 가녀린 그녀의 모습은 사랑스러웠다.왕 감독님은 카메라에 잡힌 여미령을 보면서 화야 언니에게 칭찬을 참지 못했다. “미령이가 카메라에 잡힐 때마다 그녀가 이미 안보연이 된 거 같아요.”화야 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령이를 본 첫눈에 알아봤어요. 그녀는 연예인을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에요.”왕 감독님도 그렇게 생각한다. 감독님은 정식으로 촬
기사님은 여미령의 아름다운 미모에 혼자 있어서 순수하지 못한 생각이 들었다. “미녀 아가씨, 남편은 어떻게 감옥에 들어갔어요?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젊고 예쁜데 기다리지 마요. 밖에 많은 게 남자예요.”여미령은 아무런 표정의 변화가 없다. 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저는 그럴 용기가 없어요. 며칠 전에 남자 한 명이 저에게 달라붙어서 남편이 그 사람을 바로 없앴어요. 살인자인데 기사님은 무섭지 않아요?”여미령은 나른하고 예쁜 눈동자로 기사님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어딘가 차가운 비웃음이 담겨 있다.기사님은 소름이 돋았다. 순수하지 못한 기사님의 생각이 여미령의 말을 들은 뒤 사라졌다. 그는 시선을 빠르게 거두고 여미령을 보지 않았다. 30분이 지나자 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해 여미령은 차에서 내렸다.여미령은 경찰서 밖에서 기다리다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고급 리무진 한 대가 빠르게 다가왔다.경호원들이 리무진의 뒷문을 열었다. 안에서 누군가 걸어 나왔다.고씨 어르신과 온람이었다.그들이 왔다.여미령은 두 사람과 마주치기 싫어서 어두운 곳으로 숨었다.이때 귓가에서 온람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석근아, 나왔어?”여미령의 가슴이 떨렸다. 그녀는 빠르게 고개를 들자 경찰서의 문이 서서히 열렸다. 안에서 몇 명이 걸어 나왔다. 여러 사람들 주 제일 앞에 서있는 훤칠한 남자가 바로 고석근이다.고석근이 나왔다!여미령의 눈동자는 고석근의 몸에 머물렀다. 며칠 안 봤지만 그는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들어간 뒤 머리를 잘랐다. 예전에 잘 다듬어진 곱슬머리는 스포츠머리가 되었다. 그는 금색 테두리 안경도 쓰지 않고 깔끔한 검은색 티셔츠에 검은색 코트를 입고 있다. 짙은 저녁에 그의 점잖고 잘생긴 이목구비에 위험한 야성과 광기가 돋보였다.지금의 고석근이 진정한 그의 모습이다. 모든 점잖은 가면이 사라진 진짜 고석근의 모습이다.뒤에서 개인 비서와 변호사가 모든 서류를 처리했다. 고석근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계단에 서서 내려봤다.고씨
화야 언니가 왔다.화야 언니는 방 안에 사람이 없는걸 보고 여미령이 고석근을 찾으러 온 것을 직감했다. 그녀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운전해서 경찰서까지 왔다.여미령은 바닥에 앉아 자신의 몸을 감싸며 울먹이고 있다. 그녀가 흐느끼면서 부드럽고 연약한 모습을 보면 화야 언니는 몇 년 전에 여미령을 처음 봤을 때가 생각이 난다. 그해 고석근이 그녀를 찾아와 18살의 여미령을 데뷔시키라고 했다. 화야 언니는 최고의 매니저로 그의 요구에 단번에 응하지 않았다. 그녀는 여미령의 실물을 보고 답한다고 했다.그래서 그녀는 여미령을 직접 보러 갔다.이국 타향에 있을 때, 이제 18살이 된 여미령은 작은 원룸 집에 살고 있었다. 방에는 창문이 작게 있었고 그녀는 무릎을 안고 창문 앞에 앉아있었다. 얼굴을 들어 창밖의 햇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화야 언니는 놀라 몸이 얼었다. 여미령이라는 여자아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몰랐다.그때 그녀는 여미령을 데리고 귀국을 했다. 귀국한 그날 밤 그녀들은 같이 걸었다.여미령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 거리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연예인을 보고 멍을 때렸다.“미령아, 너도 노래 부를래?”“그래도 돼요?”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당연하지.”화야 언니는 걸어가 연예인에게 말을 나누더니 가방에서 돈을 꺼냈다. 연예인은 기타를 화야 언니에게 건넸다.화야 언니는 기타를 다시 여미령에게 건넸다. “미령아, 한 곡 해. 귀국한 뒤 넌 새롭게 태어날 거야. 과거의 일을 훌훌 털고 가기 전에 제일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불러.”여미령은 의자에 앉아 기타를 매고 손으로 치고 있다.가기 전에 제일 부르고 싶은 노래?그녀도 자기가 어떤 노래를 부르고 싶은지 모른다. 그래서 편하게 생각나는 노래를 불렀다.연기를 꺼요.몸에 좋을 거 같아요.비록 당신을 그리워하는 밤이 힘들겠지만,안고 있는 우리 둘의 사진이 그리워,하지만 보기 싫어,사진을 액자 뒤에 숨겨요,창문을 열어요,기분이 좋아질 거야,적어도 웃으면서 이별을 할 수 있어요
온람은 깜짝 놀라 바로 입을 다물었다.맞은편 고석근이 손에 있던 나이프를 접시 위에 집어던지고 냅킨으로 입가를 닦은 후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잘 먹었습니다, 저는 이만 일어날테니 천천히 드세요.”고석근이 일어나서 갔다.공교롭게 고석근의 곁에서 와인을 따르던 다은이가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손이 떨리면서 와인이 쏟아졌다.온 식당의 분위기가 순간 냉각되었다, 온람은 이미 굳어버렸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다만 방금 여미령에게 “여우”라고 욕했을 뿐인데 고석근이 포크를 던지고 눈치를 주었다!때가 언제인데 고석근이 여전히 여미령을 감싸고 있다.온람은 여미령이 대체 자신의 아들에게 무슨 약을 먹인건지 알길이 없었다!고 어르신의 안색은 보기가 아주 힘들었다, 그는 고석근을 보며 말했다, “거기 서!”앞에 있던 고석근이 발길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고 어르신을 바라보며 얇은 입술을 휘었다,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 할아버지.”“오늘 밤 가지 말거라, 이곳에 방도 많고 이미 아랫사람들에게 네가 묶을 방을 정리해 두었으니 오늘 너는 이곳에서 자는 것이 좋겠다!” 고 어르신이 말을 했다.고석근이 잘생긴 눈썹을 치켜든 모습이 방탕해 보였다, “아닙니다, 이곳의 침대가 너무 딱딱해서 저는 익숙지 않습니다, 그냥 돌아가겠습니다.”탁!고 어르신이 벌떡 일어나 탁자를 힘껏 치고 고석근을 가리키며 욕했다, “이 침대가 딱딱한 것이냐 아님 여미령 찾으러 급히 가는거냐?”집안의 어른이 노발대발하자 하인들은 놀라서 숨소리도 내지 못하고 벌벌 떨었다.고석근은 고 어르신을 보며 몇 초 후 목구멍에서 낮고 간드러지는 웃음 소리가 나왔다, “하, 할아버지께서 이미 알고 계시면서 저를 억지로 이곳에 붙잡아 두는 이유가 뭡니까?”“불효자!” 고 어르신은 화가 잔뜩 났다, “여미령을 왜 찾아가는데, 설마 그날 밤 여미령이 먼저 시 사장님에게 전화를 하고 시 사장님의 방으로 찾아간 걸 몰라? 게다가 너한테 자신을 찾아 오라고 메신저를 보낸 건 명백히 널 가지고
가는 허리가 안기자 다은이의 몸이 나른해져 고석근의 몸에 녹아버릴뻔 했다.“도련님, 오늘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다은이의 고혹적인 기운이 고석근의 귓가에 맴돌았다.이내 다은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고석근에게 아무런 신체반응이 없었기 때문이다!이거......다은이는 당황했다, 그녀는 이미 아주 열심히 하고 있는데 고석근은 아무런 느낌도 없다는게 그녀에게 큰 모욕이었다.어른신과 사모님께서 그녀더러 도련님을 모시라고 했는데 그는 아무런 신체반응이 없으니 이걸 어떡하지?고석근이 다은이를 바라보는 검은 눈동자는 여전히 나른했다, “왜 움직이지 않아요, 어르신이 이것 밖에 가르쳐주지 않던가요, 고작 이 수준으로 저의 시중을 들겠다고요?”“도련님, 저......” 다은이는 이미 알 수 없는 한기를 느꼈다.이때 고석근이 큰 손을 접고 힘껏 그녀의 가는 허리를 잡았다, “능력 없으면 내 다리에서 내려가요!”다은이의 고운 얼굴에 물들었던 홍조가 바로 내려가서 하얗게 질렸다, 두 눈은 벌겋게 변했고 안에 수모를 당한 눈물이 맺혔다.다은이는 바로 내려가서 비참하게 카펫에 널부러진 옷을 줍고 억지로 눈물을 삼키고 뛰어나갔다.방 문이 열리자 문 밖에 고 어르신이 서있었다.다은이가 이 몰골로 뛰어나오는 모습을 보고 고 어르신의 안색이 바로 어두워졌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 “어떻게 된 일이야?”다은이가 겉옷으로 겨우 자신의 몸을 가렸다, “어르신, 저...... 저..... 도련님이......”“쓸데없는 물건 같으니라고, 당장 꺼져!” 고 어르신이 당장 사람을 내쫓았다.다은이는 자신이 끝났다는 걸 알았다, 자신의 사명을 완성하지 못했으니 지금 그녀는 아무런 가치도 없다, 고 가는 폐인을 키우지 않는다.다은이는 울며 달아났다.고 어르신이 방으로 들어갔다, 고석근은 여전히 소파에 앉아 움직이지 않고 긴 두 다리를 아무렇게나 꼬고 앉아 유유히 담뱃갑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지폈다.“석근아, 방금 어떻게 된거야?”고 어르신이 물었다.고석근은 느릿느릿 담배
쿵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그에게 닫혔다.여미령이 흠칫하면서 뒤로 몇 발짝 뒤로 물러나 그에게서 멀리 떨어졌다.고석근은 두 손을 바지주머니에 넣고 한 걸음씩 그녀에게 가까이갔다, 그의 크고 훤칠한 체구가 바로 그녀의 앞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왜 당황하세요? 방에 사람이라도 숨겼어요?”말을 하면서 그의 서늘한 눈동자가 예리하게 방안을 한바퀴 둘러보았다.여미령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저는 다만...... 석근 씨가 이렇게 일찍 돌아올 줄 몰라서요.”고석근이 천천히 입꼬리를 휘었다, “이 말이 왜 듣기 싫죠, 제가 말했잖아요, 바로 돌아올거라고, 설마 제가 평생 돌아오지 않을 줄 알았어요?”여미령의 촘촘한 속눈썹이 흔들렸다, “늦었어요, 할 말 있으면 내일 해요, 여기 촬영장이라서 밖에 파파라치 많아요, 석근 씨가 제 방에 있으면 소문나기 쉬워요.”고석근이 그녀를 바라보며 은은하게 웃으며 삼연한 흰 이빨을 드러냈다, “저 금방 나왔는데 저한테 한다는 말이 고작 이거예요?”여미령은 그의 서늘한 한기를 느꼈다, 그 날 떠나기 전에 그가 바로 돌아온다고 했었다, 그녀는 그가 자신에게 복수를 하러 왔다는 걸 알았다.그는 이미 그 시 사장님을 처리했으니 지금 그녀에게 찾아와 자신을 배신한 이것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을 것이다.“고석근 씨, 뭐 하려는 거예요?” 여미령이 이미 침대 곁으로 물러났다.고석근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물결같은 검은 머리카락이 아무렇게나 흩어져 방금 깨어난듯한 순수한 모습에 몸에 걸친 검은 나시 슬립은 역시나 그 속물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고석근은 잘생긴 눈썹을 치켜들고 눈짓으로 침대를 가리켰다, “올라 가요, 해소를 하고 나면 갈게요.”“......” 여미령은 그를 밀어내고 도망가려 했다.하지만 어디로 도망갈 수 있을까?고석근은 굵은 팔뚝으로 그녀의 가는 허리를 안고 뒤로 한 걸음 물러나자 두 사람 모두 푹신한 침대로 넘어졌다.여미령은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해 미처 반응을 하기도 전에 고석근이 바로 그녀의 어깨에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