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언은 수술침대와 거리가 있어 위에 누워있는 여자의 얼굴을 똑똑히 보지 못했고, 하은철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세계 최고의 신장 전문의에게 이런 수술은 식은 죽 먹기였다.그가 외국에서 돌아와 이 수술을 맡게 된 것은 하지환의 부탁 때문이었다.“그럼 먼저 갈게요, 여긴 이 선생님에게 맡길게요.”하은철은 또 그에게 몇 마디 인사를 하고서야 몸을 돌려 떠났다.이때.사무소 앞.하지환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많은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그는 명품을 입지 않았고, 차도 평범했지만 외모가 출중한 데다 멋지고 완벽한 몸매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만인의 주목을 받고도 하지환은 담담하게 사무소 앞에 서서 손목을 들어 팔근육을 드러냈다.이미 9시 10분이 되었는데도 윤이서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그는 지각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윤이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받지 않았다.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계속 전화를 걸다 롤스로이스 한 대가 멀지 않은 곳에서 오는 것을 보았다.북성은 한국의 메인 도시로서 고급차가 도처에 널려 있었다.그래서 이는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진정으로 하지환의 주의를 끈 것은 자동차 번호판이었다.[A0XXXXXX]이 번호판을 사용하는 사람은 기필코 하씨네 가문 사람일 것이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가 사무소 입구에서 멈추는 것을 보았다.다음 순간, 차문이 경호원에 의해 열리더니 깔끔한 흰색 양복을 입은 하은철이 의기양양하게 차에서 내렸다.주위 사람들은 하은철이라는 것을 보고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아아아아, 하은철이다!”“우와, HS 그룹의 도련님이 여기에 오다니!”“윤씨 집안 아가씨랑 결혼하는 건가?”“…….”많은 사람들의 질문에 하은철은 웃으며 말을 하지 않았고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빠른 걸음으로 사무소로 향했다.그리고 이때, 그는 군중 속에 서 있는 하지환을 발견했고, 즉시 놀라서 빠른 걸음으로 하지환 앞으로 걸어갔다.“둘…….”어르신의 당부를 생각하자 하은철은 얼른 말을
“이 선생님.” 윤수정의 주치의는 윤수정에게 눈짓을 하고서야 이상언에게 말했다.“이런 작은 수술까지 선생님께서 직접 손쓰실 필요 없습니다.”이상언은 시선을 돌려 어디서 윤이서를 만났는지 생각했지만 생각나지 않았다.예쁜 여자들은 다 비슷했으니까.그는 정말 긴 시간을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주치의를 보았다.어젯밤 토론이 끝난 후부터 이 주치의는 줄곧 자신이 수술을 하면 된다고 고집했다.그가 이렇게 적극적인 것을 보고 이상언은 동의했다.“그래.”마침내 수긍을 받자 주치의는 긴 숨을 내쉬며 마취사에게 말했다.“빨리 마취 시작해.”마취사는 주사를 들고 윤이서의 팔에 찔렀다.윤이서는 액체가 조금씩 몸 안으로 흘러드는 것을 보며 무기력하게 말했다.“놔…… 놔요…… 날 놓으…….”액체가 흘러들어가며 윤이서의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졌다.그녀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다.부모님, 하은철, 친구들, 그들 모두 머릿속에서 잠시 멈췄다.그리고-하지환.그가 지금까지도 자신이 이혼하러 가기를 기다리고 있고, 자신은 갈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며 윤이서는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미안해요, 하지환 씨…….”……9시가 넘은 북성은 마침 차가 막히는 출근 타임이었다.길이 막혀서 차는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운전석에 앉은 하지환의 얼굴은 음침하기 그지없었다.그는 애가 타며 핸들을 짚었다.먼 곳의 빨간 불은 눈에 거슬렸고, 상상 속 수술실의 모습이 현실과 막 뒤엉켰다.그는 괜히 짜증이 났다.그리고 그의 머릿속에 맑고 억척스러운 소녀의 눈빛이 떠올랐다.핸들을 잡은 손에 힘을 주더니 다음 차가 들어오기 전에 그는 방향을 돌려 좁은 골목을 따라 나갔다.차주는 깜짝 놀라 창문을 내려 이미 지나간 차를 향해 소리쳤다.“미쳤어, 죽으려고 작정하는 거야!”차선을 바꾼 하지환은 정말 목숨을 건 듯 필사적으로 경적을 누르면서 앞으로 돌진했다.다른 차주들은 이 상황을 보고 놀란 채 다급히 차를 피했다.바람이 잘 통하지 않을 정도로 꽉 막힌
그 눈빛 하나만으로도 경호원은 공포감을 느꼈다.“2층, 208.”원하는 소식을 듣고 하지환은 다리를 들어 호출기를 발로 밟아 부순 다음 몸을 돌려 위층으로 올라갔다.바닥에 박살난 호출기를 보고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았다.그리고 꼼짝도 하지 못 했다.하지환이 엘리베이터로 들어갈 때까지, 그들은 호출기를 꺼내 다른 사람더러 지원하라고 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엘리베이터는 곧 2층에 도착했다.하지환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208호 수술실에 켜진 빨간불이 곧장 눈에 들어왔다.그 눈부신 붉은색은 마치 상처를 가르는 칼처럼 하지환의 심장에 꽂혔다.꽉 쥔 주먹은 빠드득 소리를 냈다.문 앞에 이르자 그는 손을 들어 문을 쾅하고 쳤다.견고한 나무문은 너무나 쉽게 부서졌다.수술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란 채 문 앞을 바라보았다.그들은 통제력을 잃은 듯한 하지환이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사람들은 그를 알지 못했지만, 그의 무서운 기운에 놀라 뒤로 물러섰다.이상언만이 살짝 놀라더니 그에게로 다가갔다.“지환아, 너 왜 그래?”그의 인상 속, 하지환은 언제나 침착하고 자제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오늘은 왜 통제력을 잃었을까?하지환은 이상언을 밀치고 곧장 수술침대 앞으로 달려갔다.병상에 누워 얼굴이 창백하고 피투성이가 된 윤이서를 보았을 때, 그의 동공은 매서울 정도로 커졌다.“어떻게 된 일이야?”이상언은 하지환의 뒤를 따랐다.“지환아, 여긴 수술실인데…….”“지금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잖아.” 순간의 공포가 그의 마음을 스쳐 지나갔고, 그는 고개를 돌려 엄숙한 눈빛으로 이상언을 쳐다보았다.이상언의 시선은 하지환과 윤이서 사이에서 떠돌다가 그제야 윤이서를 어디서 봤는지 생각해냈다.그녀는 바로 하지환과 결혼한 사람이었다!그러니까…….“이 여자는…….”이상언은 식은땀을 흘렸다.“아직 신장을 꺼내지 않았으니 넌 먼저 나가 있어. 내가 지금 바로 봉합을 진행할게.”하지환은 가만히 서 있었다.이상언은 급해졌다.“빨리 나가.
위태롭다는 말에 하지환은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리고 싸늘한 살기가 맴돌았다.간호사는 하지환이 문을 부수고 들어오는 장면을 떠올리며 벌벌 떨었다.그녀는 그가 주먹으로 갑자기 자신을 때릴까 봐 두려웠다.다행히도 하지환은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가버렸다.“당장 혈액은행에 연락해.” 하지환은 휴대전화를 쥐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저쪽의 비서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대표님은 돌아오셨다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으신 거 아니었습니까…….”“즉시 처리해!”“예.” 비서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서둘러 그가 시킨대로 했다.전화를 끊자 하지환은 눈을 감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가슴에 맺힌 분노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그가 다시 병실 입구로 돌아왔을 때, 빨간 등은 여전히 깜박이고 있었고 그 모습은 마치 무언가를 암시하는 것 같았다.……30분 후.이상언은 피곤한 얼굴로 걸어 나왔다.“큰 문제는 없어, 아마 저녁쯤 깨어날 수 있을 거야.”하지환의 걱정스럽던 얼굴은 한순간에 부드러워졌다.“고생했어.”이상언은 고개를 저으며 또 좌우를 살피더니 하지환을 구석으로 끌고 갔다.“너에게 꼭 해야 할 말이 있어.”“말해.”하지환의 시선은 수술실 쪽에 머물렀다.이상언은 그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았다.“정상적인 상황에서 이렇게 큰 출혈이 나타날 리가 없어. 게다가 주치의는 경험이 많아서 이렇게 아마추어 같은 실수를 할리 없고.”하지환의 시선은 이상언에게 향했고 그의 눈빛은 무언가 복잡했다.“주치의가 일부러 그 여자를 죽이려고 한다는 거야?”“실수인지 고의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려워.”“알았어.”하지환은 간호사가 데리고 나온 윤이서를 보고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황급히 따라갔다.이상언은 친구의 뒷모습을 보고 눈썹을 들었다.“이 결혼은 아마 끝낼 수 없을 걸.”간호사는 윤이서를 병실로 보내고 바로 떠났다.엄청 큰 VIP 병실에는 오직 하지환과 윤이서만 남았다.침대에 핏기 하나 없이 누워 있는 윤이서를 보며 하지환의 미간은 일직선으로 꼬
“하지환 씨?”“음.”품에서 나는 윙윙거리는 소리는 윤이서에게 이것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그녀는 정말 하지환의 품에 있었다.남자의 짙은 향기가 그녀의 볼을 소리 없이 붉게 물들였다.그녀는 불안하게 중얼거렸다.“나 지금…… 어디에 있죠?”“병원이요.” 하지환은 1초 동안 멈추고 나서야 윤이서를 놓았다.윤이서는 막 움직이려고 했지만 하지환은 그녀를 막았다.“움직이지 마요, 방금 수술했으니까 푹 쉬어야 해요.”윤이서는 얼굴이 창백해졌다.“그럼 내 신장은…….”“아직 있어요.” 하지환은 손가락을 비볐다.“내가 왔을 때, 수술은 이미 절반까지 진행되었기 때문에 윤이서 씨가 한 것은 봉합 수술이었어요.”윤이서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잠시 후, 그녀는 긴장한 표정으로 하지환을 쳐다보았다.“당신은 괜찮아요?”이 건물은 하씨네 사람들만 드나들 수 있었고 외부인은 들어올 수 없었다.하지환은 웃음을 지으며 윤이서와 거리를 두었다.“윤이서 씨가 보기엔요?”윤이서는 그를 이리저리 훑어보고 그가 다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곧 그녀는 또 궁금해하며 물었다.“어떻게 들어왔어요?”하지환은 눈 하나 깜박이지 않았다.“내가 하은철이 보낸 사람이라 했더니 바로 들어오게 했어요.”윤이서는 믿지 않았다.“그들이 이렇게 쉽게 속았다고요?”하지환은 고개를 끄덕였고, 두 눈은 무척이나 진지했다.윤이서는 더 이상 의심하지 않고 또 다른 일을 생각했다.“내 신장은 아직 있으니 하은철은 틀림없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우리 빨리 이곳을 떠나요.”하은철의 구역에 있으면 그녀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하지환이 대답했다.“그는 더 이상 윤이서 씨에게 손을 대지 못할 거예요. 그러니 안심하고 여기서 쉬어요.”“그걸 어떻게 알고요?”하지환은 그녀의 볼에 있는 머리카락을 다듬었다.“어르신이 이 일을 알면…….”윤이서는 환하게 웃었다.“당신이 이것을 가지고 그를 협박할 줄은 몰랐네요.”말을 마치자 그녀는 멈
하지환은 주먹을 쥐며 유리 위에 비친 자신을 무섭게 쳐다보았다.비서 이천은 오랫동안 답장을 받지 못해 얼른 물었다.“대표님, 그 다음은…….”“교외에 던져버려, 흔적 없이 처리해.”이천은 한 마디로 하지환을 일깨워 주었다.“대표님, 여기는 한국이고, 저희의 구역이 아닙니다.” 하지환은 주먹을 더욱 꽉 쥐었고 눈빛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듯 어두웠다.“그럼 며칠 더 고생하게 하고, 입을 다무는 걸 제대로 교육하고 난 다음 풀어줘!”“예.”하지환은 핸드폰을 내려 놓았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그는 밥을 먹고 있는 윤이서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얼굴은 마치 당근을 안은 토끼처럼 즐거워 보였다.그리고 그 모습을 보자 그의 미간도 서서히 풀렸다.……이상언은 최고의 전문가 다웠고, 3일이 지나자, 윤이서는 침대에서 내려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었다.“다시 검사를 해보고, 아무 문제 없으면 퇴원할 수 있어요.” 이상언은 빙그레 웃었다.“고마워요, 선생님.” 윤이서는 정말 감격했다.이상언은 윤이서를 보고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아니요, 내가 더 감사해야 하죠.”윤이서는 그가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궁금했다.“무엇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거죠?”이상언은 웃으며 이유는 말 해주지 않고 병실 문을 바라보았다.윤이서가 아니었다면, 그는 평생 하지환의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잘 쉬어요, 전 먼저 갈게요.”이상언이 가자마자 윤이서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임하나였다.“왜 그래?” 윤이서는 문을 닫았다.그녀는 임하나에게 자신이 병원에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임하나는 좋은 일이 있는 것처럼 말했다.“이서야, 너 윤수정이 병원에서 쫓겨났다는 거 알아?”“언제?”“어제, 정말 웃겨 죽는 줄 알았어. 걔가 계속 버티며 쫓겨나고 싶지 않다고 했다고 들었는데, 나중에 경호원에게 끌려 나왔다더라. 그리고 또 자신이 미래의 하씨 집안 사모님이라고 하면서 하은철에게 전화까지 했대. 그런데 무슨
“이거 받아요.” 그들은 계약 결혼을 했기에 혼인 신고를 증명하는 종이 한 장을 제외하고는 다른 것이 없었다.요 며칠 윤이서와 함께 있으면서 그는 자신이 그녀에게 잘해주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래서 작은 선물을 사서 그녀에게 주려고 했다.윤이서는 받아서 조심스럽게 열었고 선물을 보자마자 멍해졌다.상자 안에는 파란 금팔찌가 있었다.팔찌는 딱 봐도 비싸보였고 손에 차니 시원하면서 편했다.윤이서는 무척 좋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그녀는 아쉬움을 삼키며 말했다.“이거 엄청 비싸죠. 그냥 환불해요.”“비싸지 않아요.” 하지환은 윤이서가 들고 있던 금팔찌를 빼앗아 와서 그녀에게 끼워주었다.윤이서가 멍한 사이에 금팔찌는 완벽하게 그녀의 손목에 감쌌다.그녀의 손목이 희고 가늘어서 금팔찌가 더욱 영롱하고 귀여워 보였다.하지환은 눈을 떼지 못했다.그러나 윤이서는 당황해하며 얼른 금팔찌를 떼려 했다.“안 돼요, 나는 이 선물을 받을 수 없어요…… 어머…… 이 팔찌 왜 안 빠지죠.”하지환은 그녀의 귀여운 모습에 눈웃음을 지었다.“금은 사람과 마음이 통하기 때문에 이건 금이 윤이서 씨가 좋아서 주인으로 인정 했다는거죠. 정말 그것을 떼어내고 싶다면 부숴버릴 수밖에 없어요.”윤이서는 금을 잘 몰라 하지환이 하는 말을 듣고 반신반의했다.“진짜예요?”“만약 못 믿겠다면, 한번 해봐요.”윤이서는 손에 든 금팔찌를 만지며 말했다.“앞으로 이런 거 사주지 마요.”그들은 단지 계약 관계일 뿐이다.그러니 그는 그녀에게 선물을 사줄 필요가 전혀 없었다.하지환은 대답하지 않고 손목을 들어 시간을 보았다.“오후에 약속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윤이서는 눈빛으로 하지환을 배웅했고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그래서…… 그가 병원에 온 건, 일부러 그녀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서인가?그녀는 차가운 금팔찌를 쓰다듬었고 마음속에는 이상한 감정이 떠올랐다.윤이서는 각종 쇼핑 사이트를 검색하며 찾았지만, 똑같은 금팔찌를 찾지 못했다.이때 임하나가 그녀에게 문자
가게 안의 둥근 의자에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앉아 팔찌를 하나하나 껴보고 있었다.임하나도 그녀를 보았다.“민예지다!”윤이서는 소리 없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그 당시 윤씨네 집안이 무너진 것은 바로 민씨네 일가 때문이었다.윤씨 집안이 무너진 후, 민가는 새로운 4대 가문의 하나가 되었다.그러나 100년의 역사를 가진 다른 몇몇 가족과 달리, 민씨네 집안은 뭐 큰 저력도 없었고 일 처리하는 방식도 무척이나 무식했다.그래서 사람들에게 늘 질책을 받곤 했다.특히 윤이서가 귀국하고 나서.미래의 하씨 집안 사모님으로,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귀족의 예의 같은 것을 교육 받았다.중요한 자리에 참석하는 그녀의 모습엔 항상 우아함이 풍겼다.그러나 민씨네 자녀들은 달랐다.그들은 SNS에서 자주 망신을 당하곤 했다.민호일이 가장 중시하는 딸인 민예지조차도 피할 수 없었다.그래서인지 두 집안은 다시 라이벌이 되었다.민예지는 그런 윤이서를 눈엣가시로 여겼다.“우리 가자.” 임하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고, 이렇게 기분 좋은 날, 중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윤이서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몸을 돌리려 했지만 안에서 비꼬는 소리가 들려왔다.“이왕 온 김에 들어와, 아니면 너가 바라던 하씨 집안 사모님 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을 아니까 들어올 용기가 없는 거야?”민예지의 목소리였다.윤이서는 웃으며 민예지를 바라보았다.“쓰레기와 함께 있고 싶지 않을 뿐이야.”“누가 쓰레기라는 거야!”민예지는 책상을 박차고 일어섰고 어렵게 유지하고 있던 예의 바른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졌다.윤이서는 입술을 오므렸다.“민가네의 멋대로 생각하는 능력은 여전히 대단하군.”민예지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갑자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너도 지금이야 이렇게 기세등등 하지. 하은철이 혼약을 파기하면 누가 너를 감싸는지 두고 보자.”민예지는 이 말이 윤이서의 아픈 곳을 찌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결국 그들은 윤이서가 미련할 정도로 하은철을 사랑하고 있단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