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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PD한테 듣기로는 이번 작품은 기존의 날카롭고 비판적인 스타일을 완전히 벗어나 휴먼 로맨스에 코믹까지 가미했다는데, 어때?”

장희령은 단번에 관심이 생겼다.

[그래, 그럼 여주 자리 부탁해.]

가은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욕심이 뭐 저리 많을까?’

하이먼 스웨이가 여주 캐스팅할 때 아주 까다로운 건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당당하게 여주 자리를 요구하다니.

“그래, 알았어. 대신 비밀 지켜줄 거지? 앞으로 캐스팅 관련 건은 나한테 맡겨.”

가은은 장희령에게 공수표를 남발했다.

그녀는 무슨 짓을 해서 든 지 비밀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해야 했다.

그녀가 하이먼 스웨이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이 알려지면, 현재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은 전부 물거품이 될 것이다.

[걱정 마, 내가 작가님 작품의 여주만 할 수 있다면, 가족들에게도 비밀을 지켜달라고 할 테니까.]

가은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정말? 사실이야?”

[물론이지.]

장희령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지금 한배를 탄 거나 마찬가지인데, 가은 씨가 잘 돼야 나도 잘 되지.]

가은도 웃었다.

‘그래, 장희령은 여주 역할 때문이라도 나를 배신하지 않을 테지만, 윤이서는...’

이서를 생각하자, 머리가 띵 했다.

다행히도 곧 죽을 테니, 그때가 되면 그녀의 비밀을 알고 있는 자는 없을 것이다.

...

어느덧 하이먼 스웨이의 강연 날짜가 성큼 앞으로 다가왔다.

요 며칠, 이서는 하이먼 스웨이의 강연을 기대하면서 그녀의 책을 읽는데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하이먼 스웨이의 책은 늘 그녀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 이전에 여러 번 읽은 것 같았다. 게다가 책 속의 내용도 너무 좋았다. 이서는 좀처럼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아마도 배미희의 얘기처럼 좋아하는 걸 찾아서 그런지 요 며칠은 삶이 무료하거나 무의미하다고 느꼈던 지난날들과는 달랐다.

드디어 자신만의 방향을 찾은 듯했다.

그녀는 왠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본인조차도 왜 이런 황당한 생각이 떠올랐는지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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