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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작가: 류한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나도 가야 한다고?’

그러나 고은서가 몇 마디 더 묻기도 전에 곽승재는 이미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이때 문밖에서 주민기의 의젓한 목소리가 들렸다.

“사모님, 준비 마치고 밑으로 내려오시면 됩니다. 저는 먼저 내려가서 차를 찾겠습니다.”

곽승재의 일 처리 속도는 워낙 빨랐다. 고은서가 망설이거나 거절한 시간도 없이 주민기는 이미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고은서는 잠옷을 벗고 아방한 티로 갈아입은 후 작은 가방을 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오밤중에 무슨 일로 나의 금 같은 수면 시간을 방해하는지 거야.’

고은서는 조금 툴툴거리며 차 뒷좌석에 앉았다.

가는 길에 주민기는 열심히 차만 몰았다.

고은서는 주민기가 자신에게 말 걸 생각이 없는 것을 보고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승재가 실장님에게 뭐라고 했어요? 왜 이제 저랑 말도 안 해요?”

주민기는 이실직고할 리 없었다.

“사모님, 별일 없었습니다. 대표님은 그저 저보고 맡은 바 일을 잘 처리하고 사모님을 잘 모시라고 했습니다.”

주민기가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린 고은서는 더 캐묻지 않았다.

약 이십 분이 걸려 주민기는 고은서를 병원에 데려다주었다.

“사모님, 대표님은 응급실에 계십니다. 응급실까지 안내해 드릴까요?”

주민기가 물었다.

“괜찮아요. 저 혼자 갈게요.”

고은서는 고개를 저으며 이상해서 물었다.

“누가 응급실에 실려 간 건데요?”

주민기가 대답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모님, 그럼 저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네.”

‘누가 응급실에 실려 갔길래 날 부른 거지? 설마 지연이는 아니겠지?’

고은서는 이런 생각이 떠오르자 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녀는 다급하게 응급실로 올라갔지만, 응급실 밖 복도에서 곽승재를 보지 못했고, 오히려 나이가 쉰 남짓한 남자가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남자는 배가 조금 나와 있었고 얼굴에는 초조함이 서려 있었다.

고은서는 머릿속으로 되새겨보았지만, 이 남자에 대한 인상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딴생각을 제쳐두고 핸드폰을 꺼내 곽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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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엽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곽승재가 전화를 받으면서 비상문을 열고 나오는 것을 보고 얼른 말했다.“승재야, 유미가 이렇게 큰 고통을 받았는데 네가 꼭 범인을 찾아내야 한다!”곽승재는 고은서를 바라보았고 고은서는 무표정으로 그의 시선을 받아드렸다.고은서는 백승엽의 입에서 일의 자초지종을 대충 알아들었다.산장에서 백유미는 곽승재가 사다 준 약을 먹고 탈이 나서 병원에 실려 와 위를 씻었고 백승엽은 고은서가 이 일을 저지른 거로 생각하고 있었다.‘승재가 부랴부랴 나갔던 건 백유미가 병원에 실려 갔기 때문이었구나. 그리고 날 병원으로 부른 것도 백유미 때문이고.’“아버지, 오해가 있었던 것일 수도 있어요. 승재를 난감하게 하지 말아요.”백유미는 또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유미야, 다른 사람을 그렇게 생각해줄 필요 없어!”백승엽은 마음이 아팠다.“예전부터 이 고은서 씨가 몇 번이고 널 해코지해서 다치게 했던 거 기억 안 나? 저번에 너의 외숙모한테서 듣지 않았더라면, 난 네가 그런 억울함을 당했는지도 몰랐어!”백유미는 아픔을 참으며 말했다.“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요. 별일 아니었어요. 그리고 승재도 은서 씨 대신 사과했고요.”“크게 다치지 않았기는, 내가 바보인 줄 알아? 네가 머리를 맞아서 피를 흘렸고 목도 졸려서 파랗게 멍들었잖아. 승재가 제때 도착하지 않았더라면, 넌 이미 저 여자 손에 죽었을 거야!”백승엽이 말했다.“이번에 어떻게든 죄를 물어야겠어!”말을 마치고 백승엽은 기세등등하게 고은서를 노려보았다.마침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곽승재는 담담하게 말했다.“아저씨, 우리 일단 병실에 가서 얘기해요.”“그래. 승재 말대로 하자.”백승엽은 화를 억누르며 백유미의 침대를 밀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려고 했다.그러나 엘리베이터 옆에 서 있는 고은서는 발을 움직이지 않았다.곽승재는 놀라지 않고 그녀를 한눈 쳐다보며 말했다.“같이 병실에 가자.”고은서는 냉소하며 말했다.“이 일이 나랑 무슨 상관이고 날 왜 여기로 부른 건데

  • 어게인, 비긴   제230화

    곽승재가 말했다.“그 구석은 사각지대라 CCTV에 찍히지 않았어.”고은서는 참다못해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 말은 내가 구석에서 약을 몰래 훔쳐다가 차 안에서 백유미 씨의 약과 바꿔치기 했다는 거야?”곽승재의 대답을 듣지 못한 고은서는 퉁명스럽게 했다.“내가 바꿨다 쳐. 근데 난 백유미 씨가 어떤 약을 사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미리 상극 약품을 준비해?”“왜 준비 못 해? 유미는 이마의 상처에 염증이 난 거잖아. 당신이 좀만 머리를 쓰면 소염제를 살 거로 생각하겠지!”백승엽이 화를 내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고은서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곽승재를 보며 말했다.“당신도 그렇게 생각해?”곽승재가 눈썹을 찡그리고 말을 하지 않았지만, 백승엽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고은서! 네가 그렇게 못돼먹은 사람이잖아! 우리 유미가 도대체 뭘 잘못했길래 네가 몇 번씩이나 해치는 거야!”말을 마치고 백승엽은 손을 들어 고은서의 뺨을 때리려 했다. 근데 백승엽이 고은서에게 다가가기도 전에 곽승재는 그를 가로막으며 말했다.“아저씨, 흥분하지 마세요.”“내가 흥분하지 않게 생겼어! 나에게 딸이라고는 유미밖에 없어. 게다가 우리 유미가 성격이 얼마나 온순하고 여태껏 누구와 얼굴을 붉힌 적도 없는데 너의 아내가 왜 유미를 그렇게 못마땅하게 여기고 해치려는 거야! 불쌍한 내 딸, 몸이 아파도 널 방해할까 봐 저절로 응급 전화를 걸어서 병원에 실려 왔어! 그러다가 너무 아프니까 하는 수 없이 나에게 전화한 거고...”백승엽은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오늘 밤에 유미에게 문제라도 생겼다면 난 죽은 우리 유미 엄마를 볼 낯짝이 없어...”“아버지, 그만 말하세요.”백유미는 흐느끼며 말했다.“저 지금 별일 없잖아요.”“그건 네가 명이 길어서 그렇지! 의사 선생님의 말씀 못 들었어? 네가 응급실에 제때에 실려 와서 다행이지, 아니면 너 이미 죽었을지도 몰라!”백승엽은 말을 할수록 뒤끝이 두려워서 다시 고은서에게 달려들어 책임을 따졌다.

  • 어게인, 비긴   제2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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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232화

    고은서는 애써 미소를 짓고는 대답하지 않았다.“그런 놈은 좀 내버려 둬야 해요. 아내가 다쳤는데도 곁을 지키지 않고 다른 사람한테 가 있다니!”여의사는 고은서에게 약을 발라주고는 또 붕대로 그녀의 손바닥을 빙 둘러쌌다.“물이 닿지 않게 조심하시고 제때 약을 발라주세요. 안 그러면 흉터가 져서 보기 흉해요.”“고맙습니다. 알겠어요.”고은서가 비용을 지급할 때,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그녀는 여전히 전화를 끊어버리고 곽승재의 카톡을 차단하기까지 했다.예전의 그녀라면 절대 곽승재를 차단하기 아쉬워했을 것이었다. 그때는 생각하기만 해도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였다.하지만 지금, 차단하면 차단했지, 아무렇지도 않았다.어떤 일들은 그저 마음먹기 어려울 뿐이지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데 2초밖에 걸리지 않았다.진료소에서 나온 고은서는 바로 택시를 불러 예원 별장으로 갔다.곽승재가 박지연에게 연락해 민폐를 끼칠 것을 방지하기 위해, 차 안에서 그녀는 미리 박지연에게 메시지를 남겼다.[지연아, 나 어깨가 아픈데 약을 안 챙겨서 먼저 들어가 볼게. 너랑 온 닥터 두 사람 오붓한 시간 보내.]메시지를 남긴 뒤, 고은서는 핸드폰에 반짝이는 전화번호를 보며 아예 핸드폰을 꺼버렸다.저녁에는 길에 차가 적었기에 낮에 올 때보다 시간이 적게 걸렸다.대략 한 시간 반 뒤에 고은서는 예원 별장에 도착했다.뜻밖에도 이미숙이 아직 안 자고 있었다.“사모님, 도련님과 같이 단체워크숍에 가신 거 아니셨습니까? 왜 갑자기 돌아오셨습니까? 조금 전 도련님이 전화해서 사모님을 물어보셨습니다.”고은서는 이미숙에게 길게 설명을 늘어놓을 기분이 아니었다.“놀다가 지쳤어요. 밖에서 자는 것이 너무 불편해서 먼저 돌아왔어요. 아줌마, 저 먼저 들어가서 쉴게요. 그 누가 전화를 해도 절대 저를 부르지 마세요.”“네.”이미숙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고은서는 침실로 걸어 들어가 토끼 모양의 무드 등을 보고는 바로 쓰레기통에 넣어버렸다.방문을 잠근 뒤, 고은서는 침대에 웅크린 채 조

  • 어게인, 비긴   제233화

    비록 외할아버지의 몸 상태가 아직 건장한 편이지만 고은서는 그래도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고은서는 외할아버지가 조금이라도 불편한 것이 있으면 바로 전화해 달라고 특별히 오춘식에게 당부했었다.고은서는 오춘식의 전화인 것을 보자마자 바로 긴장되었다.“아저씨, 외할아버지한테 무슨 일이 생겼나요?”“아니야, 괜찮아.”오춘식은 고은서를 달래주었다.“어르신께서 오늘 옛친구를 만나러 외출할 거라고 하셨어. 아마 며칠 정도 지내다가 올 거 같은데 네가 걱정할까 봐 미리 너한테 알리는 거야.”“외할아버지가 어디로 가는데요? 무슨 친구를 만나는데요? 왜 미리 저한테 얘기해 주시지 않으셨어요?”고은서는 꼬치꼬치 캐물었다.“어제 결정하신 거야. 어르신께서 해찬시로 가신다고 하셨어. 엄청 오랫동안 못 본 옛친구가 아파서 문병하러 가시는 거라고 했어. 이번에 못 보면 앞으로 영영 볼 기회가 없을 것 같다고 얘기하셨어.”‘해찬시!’고은서는 갑자기 떠올랐다. 전생에서 외할아버지는 해찬시로 갔을 때 사고를 당해서 다리를 치었다.그때 외할아버지는 별로 아프지 않아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해찬시에서 돌아오고 나서도 상세한 검사를 받아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화초에 물을 주던 도중 다리가 갑자기 아파서 돌바닥에 쓰러지게 되었다.병원에 실려 가서 검사를 해보니 그제야 다리에 신경이 손상되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가장 좋은 치료 시기를 놓친 데다가 쓰러지면서 분쇄 성 골절까지 초래하게 되어서 아무리 치료한다고 해도 외할아버지의 다리는 더는 걸을 수 없게 되었다. 그저 영원히 휠체어에 앉아 있어야 했다.“은서야, 걱정하지 마. 내가 어르신을 잘 보살필게.”오춘식이 말했다.“별다른 일이 없으면 이만 끊을게. 난 어르신을 도와 짐을 마저 싸야 해.”“아저씨, 언제 출발하세요?”고은서가 물었다.“오후 2시 비행기를 예약할까 해. 점심을 먹은 뒤 바로 공항으로 가면 되잖아.”“그럼, 외할아버지 신분증을 저한테 보내주세요. 제가 비행기 표를 예약해드릴게요.

  • 어게인, 비긴   제234화

    고은서는 웃었다.“그래. 넌 꼭 그 생각을 유지하길 바라.”박지연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왜 얘기가 나한테로 넘어왔어? 아직 네 얘기가 끝나지 않았잖아.”“더 얘기할 게 뭐가 있어. 백유미의 목적은 승재로 하여금 내가 심보 악랄한 사람이라고 오해하는 것이잖아. 지금 백유미가 목적을 이뤘으니 이 일은 이렇게 끝이 났지. 어차피 나는 승재랑 이혼할 거니까 그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난 전혀 상관없어. 됐어. 나 진짜 급해. 끊어!”박지연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고은서는 전화를 끊어버렸다.드레스 룸에서 옷 몇 벌을 꺼내고 또 여행용 화장품 세트를 넣은 뒤, 고은서는 캐리어를 닫고 화장실로 갔다.다행히 다친 곳이 왼손 손바닥이어서 세수하는 데 별 지장이 없었다.세수를 마치자마자 밖에서 이미숙의 목소리가 들렸다.“사모님, 일어나셨습니까? 아침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고은서가 문을 열자, 이미숙이 밖에 서 있었다.“사모님, 손이 왜 그렇습니까?”이미숙은 이상함을 눈치챘다.고은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요. 별문제 아니에요. 아줌마 먼저 내려가 있어요. 저도 금방 내려갈게요.”“그리고 승재한테는 제 손 얘기하지 마세요.”고은서가 또 말했다.이미숙은 이해가 안 갔다.“사모님, 다치셨습니까? 왜 도련님한테 얘기하지 말라는 겁니까? 도련님께서 어젯밤에 사모님이 돌아오신 것을 안 뒤, 도련님도 돌아오셨습니다. 게다가 저한테 사모님의 상황까지 물어보셨습니다.”고은서가 대답했다.“그저 조금 까진 것뿐이에요. 지금은 이미 다 나았어요. 말할 필요가 없어요.”고은서는 곽승재의 그 어떤 관심도 필요 없었다. 그녀에게 너무 쓸데없는 것들이었다.이미숙이 내려간 뒤, 고은서는 또 자신을 한바탕 꾸몄다. 시간을 보니 이미 아홉 시 반이 되었다.외할아버지 집으로 가는 데 한 시간이 걸렸다. 그녀는 외투를 왼손에 걸친 채, 오른손에 작은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내려갔다.아래층에는 곽승재가 보였으며 의외로 아직 집에 있었다. 그는 때마침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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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승재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의외네. 내 이름을 다 기억하다니.”‘머리에 문제 있는 거 아니야?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면서 왜 비아냥거리며 난리야?’엘리베이터는 문이 너무 오래 열려있은 탓에 경보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곽승재가 길을 비켜줄 생각이 없어 보이자 고은서도 더는 그와 다투기 싫어 엘리베이터 버튼이 있는 구석에 서 있었다.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데 일이 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기에 그저 참을 생각이었다.이내 곽승재가 엘리베이터에 들어서면서 경보 소리가 멈추고 문이 닫히면서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몇 층으로 가세요?”고은서가 곽승재랑 함께 온 여자에게 물었다.여자는 그녀를 아래 우로 훑어보더니 자랑이라도 하는 듯 턱을 받쳐 들고 말했다.“그쪽이랑 같은 층이에요.”‘나랑 같은 층이라고? 진짜 엿 먹이려고 작정한 거야?’고은서는 미간을 찌푸렸다.엘리베이터 각 면에 거울이 있었기에 그녀는 곽승재와 여자의 행동을 엿볼 수 있었다.여자는 곽승재 곁에 꼭 붙어서 물었다.“대표님, 저분과 아는 사이세요?”자신의 얘기가 나오자 고은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 못 들은 척했다.곽승재는 콧방귀를 뀌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여자도 눈치 있게 더는 캐묻지 않고 그에게 애교부리기 시작했다.“대표님, 이 호텔 레스토랑 음식이 엄청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오늘 저녁에 아무것도 드시지 않은 것 같으신데 웨이터한테 우리 룸으로 가져다 달라고 할까요?”곽승재는 아주 덤덤하게 답했다.“하고 싶은 대로 해.”“그럼 저 와인도 같이 주문해도 될까요?”여자는 곽승재의 대답에 점점 더 담이 커졌다.“오늘 대표님 대신 운전하느라고 연회 때 한 모금도 마시지 못했단 말이에요. 보상은 해줄 거죠?”곽승재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다.“응.”그의 대답을 얻은 여자의 목소리가 방금전보다 더 애교스러워졌다.“고마워요, 대표님.”‘우웩, 토할 것 같아.’고은서는 그녀의 목소리에 속이 울렁거린 탓에 저도 모르게 그녀를 힐끗 쏘아보았다.“왜, 의견이라도 있

  • 어게인, 비긴   제455화

    민시후는 성가시다는 듯 그녀를 째려보면서 말했다.“자기애가 너무 넘치는 거 아니야? 내가 이혼까지 했던 너를 왜 좋아해?”고은서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그녀와 함께 연기하면서 이미 귀찮은 일들을 많이 겪었는데 진짜 그녀를 좋아하게 된다면 성가신 일이 지금보다 더 많을 것이다.게다가 고은서는 더는 사랑이란 단어에 속박당하고 싶지 않았다.호텔 앞에 도착했을 때 고은서는 민시후한테 내리지 말라고 말했다.“나 혼자 들어가면 돼.”“확실해?”“응.”민시후는 그녀를 힐끗 보더니 이내 아무 말 없이 떠났다.고은서는 호텔 로비로 들어가면서 박지연에게 연락했다.그러나 전화가 통하기도 전에 프런트 데스크 앞에 서 있는 익숙한 모습을 발견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곽승재였다.그의 옆에는 화려한 옷차림을 한 여자 한 명이 서 있었다.이십 대 좌우로 보였는데 손에는 명품백을 들고 있었고 아주 화려한 옷차림에 몸매도 우월했다.함께 서 있는 두 사람은 마치 선남선녀 같았다.이를 본 고은서는 미간을 찌푸렸다.‘뭐 하자는 거지? 내가 이 호텔에 있는 걸 알면서도 굳이 여자를 데리고 여기로 온다고? 해성에 다른 호텔이 없는 것도 아닌데.’“은서야, 괜찮아?”전화 너머로 박지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은서는 이내 시선을 돌리고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으며 답했다.“응. 너 온 닥터랑 얘기 나눠봤어? 왜 그 여자랑 함께 카페로 갔는지는 물어봤고?”“물어봤지. 다른 친구가 유혜린이 귀국한 거 알고 같이 밥 먹자고 했대. 그런데 종일 수술하면서 피곤해서 그저 같이 커피 사러 간 거라고 했어.”“그게 다야?”고은서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면서 말했다.“응.”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고은서 안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물었다.“다친 손이 괜찮은지는 안 물어보고?”“연고 가져다줬어. 병원으로 새로 개발한 건데 흉터 없애는 데 좋다면서 주던데.”“그 외에는 아무 말도 없었어?”고은서가 닫힘 버튼을 누르면서 캐물었다.“잠시만요.”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고 할 때

  • 어게인, 비긴   제454화

    고은서가 되물었다.“왜 그렇게 묻는 거야?”민시후는 콧방귀를 뀌면서 답했다.“백씨 집안 프로젝트를 산통 깨는 거 왜 나한테 부탁하지 않고 송민준한테 부탁한 거야? 목적이 분명하잖아.”고은서는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그냥 너한테 빚지기 싫어서 그런 건데.”“우리 둘 사이에 무슨 빚 같은 소리를 하고 그래. 나한테 널 깊이 사랑하는 캐릭터를 유지하라고 한 사람은 너잖아.”민시후가 불만스러운 듯 말했다.“그럼 송민준도 내 속셈을 알아차렸다는 거네.”“알아차리라지 뭐. 게다가 송민준 집안 도우미가 그런 짓을 했는데 네가 의심하는 것도 아주 당연한 일이지 않아? 걔도 자신이 무고하다는 걸 증명할 의무가 있잖아.”민시후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고은서는 민시후가 자신을 이 정도로 지지할 줄은 전혀 생각 못 했다.“그런데 그 도우미가 수상하긴 해. 처음부터 모든 걸 혼자 안고 갈 생각이었으면 숨을 필요가 없잖아. 게다가 왜 송민아 전화는 받지 않으면서 송민준한테는 저렇게 쉽게 걸려든 거지?”민시후는 그녀가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고 비아냥거리는 대신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다.“이번에는 너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그냥 넘어가 줄 거야. 그런데 다시는 송민준 앞에서 꼼수 부릴 생각하지 마. 네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 나도 감히 못 건드리는 존재라고.”고은서는 민시후의 말을 들으면서 처음에는 고개를 끄덕였는데 마지막 한마디를 듣자마자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제발 총명한 척 그만해줄래?”민시후는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너보다는 총명하지. 게다가 내가 멍청하다고 생각했으면 날 찾아와서 협력을 제안하지 않았을 거잖아.”고은서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민 도련님, 겸손한 것도 일종 미덕이에요.”“이미 충분히 우수해서 그 어떤 미덕도 나에겐 금상첨화일 뿐이야. 딱히 너무 중요하진 않다는 생각이 드네.”...두 사람은 곧장 ZY 그룹으로 돌아갔다.고은서도 정식으로 회사 직원들에게 인사했다.전에 입사 활동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데다가 그

  • 어게인, 비긴   제453화

    투약한 간호사도 전에 이미 곽승재에 의해 경찰서로 넘겨졌는데 그녀의 증언에도 진희숙만 언급되었다.고은서는 이 모든 결과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그녀는 속으로 백유미의 신중함을 탄복했다. 그녀가 경각심을 낮추지 않고 제때 녹음하면서 증거를 남겼더라면 지금처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당사자로서 고은서는 경찰 조사에 협조한 후 나머지 일을 변호사에게 맡겼다.“걱정하지 마세요. 증거가 확실하니까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송민준이 말했다.고은서는 입술을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진정으로 대가를 치르길 바라는 사람은 백유미이지 대신 누명을 쓴 진희숙과 간호사가 아니었다.“우리 민아도 잘못한 곳이 있으니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원하는 보상이라도 있으시면 얼마든지 말하세요. 제가 최선을 다해서 보상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송민준이 말을 이어갔다.“보상은 필요 없어요. 괜찮다면 제 부탁 하나 들어주시죠.”고은서가 말했다.“무슨 부탁이요?”“백씨 집안에서 요즘 여러 프로젝트를 도맡아 하고 있다던데, 그 프로젝트들을 저 대신 산통 깨주세요.”고은서도 민시후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곽수혁이 GS그룹 일에 끼어들면서 백씨 집안에 큰 도움을 줬다고 한다.그녀의 말을 들은 송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송민아 보고 나한테도 그만 집적거리고 해. 나도 스트레스 그만 받고 싶어.”옆에 있던 민시후가 갑자기 말을 보태었다.송민준은 민시후를 보면서 덤덤하게 말했다.“시후야, 민아가 어릴 적부터 널 좋아한 걸 너도 알고 있잖아. 민아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우리도 곁에서 어쩔 수 없어.”그의 말을 들은 민시후는 성가시다는 듯 직설적으로 말했다.“난 어릴 적부터 송민아가 싫었다고. 사람 피곤하게 만드는 데는 진짜 짝이 없다니까.”송민준은 그의 말에 답하지 않고 시선을 고은서에게로 돌리며 물었다.“이혼했다고 들었는데 혹시 시후랑 함께 있을 생각이신가요?”‘소식이 빠르네.’이혼한 지 며칠 되지도 않

  • 어게인, 비긴   제452화

    “걱정하지 않아도 돼. 민아 데리고 오지 않았으니까.”송민준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어갔다.“혹시나 또 고집부리면서 기분 나쁘게 할까 봐 오늘 너희랑 만난다는고 얘기하지 않았어.”민시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제발 좀 북제로 데려가. 해성에 계속 있게 하지 말고.”송민준은 나긋한 미소를 보이면서 답했다.“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게다가 이미 ZY 그룹으로 출근하기로 했다던데.”그의 말을 들은 민시후는 눈살을 더 세게 찌푸렸다.“우리 아버지가 송민아를 강제로 ZY 그룹에 밀어 넣은 건 나도 별다른 방법이 없는데 나중에 또 고은서를 해치려 하거든 가만두지 않을 거야! 또다시 너랑 우리 아버지 때문에 봐주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고은서는 민시후를 쏘아보았다.‘나랑 송민준을 원수 사이로 만들 생각인 거야?’“뭘 쏘아봐? 내가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닌데.”민시후는 점점 더 흥분해 하며 말했다.“전에도 몇 번이고 널 협박했잖아. 심지어 간호사를 교사하여 우리 아이까지 잃게 한 사람이야. 네가 날 막지만 않았으면 내가 송민아를 가만둘 거 같아?”“...”고은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전에 유산한 경과를 민시후에게 간단히 알려주면서 송민아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그걸 이렇게 이용할 줄은 미처 생각 못했다.씩씩거리는 민시후를 보면서 고은서는 그가 배우를 하지 않은 게 너무 아쉽다고 속으로 감탄했다.송민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도 전문가에게 나가보라 하고 직접 민시후에게 차를 따라줬다.“전에 병원에서 있었던 일은 정말 미안해. 오늘 만나자고 한 것도 그 일 때문이야.”송민준이 말하기를 진희숙은 송민아를 친딸로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돌봐온 사람으로서 그녀가 두 사람 일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차마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그런 모험을 했다고 한다.그리고 송민아가 간호사랑 만난 모습이 포착된 사진은 진희숙이 그녀를 불러내 우연하게 찍힌 사진이라고 한다.“민아는 처음부터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어.

  • 어게인, 비긴   제451화

    “형, 형수님이 민시후한테 별다른 마음은 없어 보이는데 걱정하지마.”“내가 무슨 걱정을 한다고 그래?”곽승재가 약간 어색해하며 말했다.“이미 이혼한 사이인데 고은서가 누구한테 마음이 가든 누구랑 있든 나랑 아무런 상관없는 일이야.”“아까 썩은 표정을 하고 경적을 울린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네.”육현석이 작은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렸다.그러나 갑자기 차가운 시선이 느껴지면서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는 애써 웃으면서 변명거리를 찾았다.“맞아, 맞아. 형 말이 맞아. 형수님이 누구랑 있든 형이랑 이젠 아무 상관없는 일이지. 역시 이혼 같은 작은 일 때문에 속상해하는 일은 전혀 없는 우리 형, 상남자답다니까.”곽승재의 얼굴빛이 점점 더 어두워지는 걸 발견한 육현석은 이내 입을 화제를 돌렸다.“형, 형수님이 형을 보기 싫어하는 것도 화나서 그러는 거잖아. 계속 이렇게 자존심 때문에 고집부려서는 안 된다니까. 형수님한테 문자도 하고 전화도 하면서 존재감을 나타내야 할 거 아니야.”그의 말을 들은 곽승재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네가 말했다시피 날 싫어하잖아. 그런데 무슨 존재감을 나타내라는 거야?”“지금 상대방을 잊지 못하고 놓아주기 싫은 사람은 형이잖아. 그런데 아무것도 안 하고 형수님이 스스로 돌아올 것 같아? 형, 자존심 따위 버리지 않으면 형수님 영원히 돌아오지 않아.”육현석의 말을 들은 곽승재는 전에 낯선 사람 사이로 지내도 되냐고 물었을 때 아주 흔쾌히 된다고 답하던 고은서의 모습이 떠올랐다.어제 점심, 그가 스케줄을 바꾸면서까지 병원으로 찾아갔을 때 그는 고은서가 이혼해서 무척 기쁘다고 하면서 자신의 뒤담화를 하는 걸 들었다.그러나 방금전 민시후와 다정하게 장난치면서 자신을 보고서도 모르는 척하는 그녀를 생각하면 이건 자존심을 내려놓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고은서가 이젠 진짜 그에게 아무런 감정도 남지 않았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였다.곽승재는 눈살을 질끈 찌푸리며 말했다.“내가 언제 고은서랑 다시 화해하고 싶다고 했어? 인제

  • 어게인, 비긴   제450화

    민시후는 그가 입을 열길 기다리고 있는 고은서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고개를 홱 돌렸다.“오글거려 죽겠네.”고은서는 끝내 참지 못하고 방금전 손을 닦던 물티슈를 그를 향해 던졌다.“누가 오글거린다는 거야! 사람 호기심 불러일으켜 놓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이 짜증 나는 자식아!”“고은서!”물티슈에 얼굴을 맞은 민시후가 물티슈를 다시 주어 그녀를 향해 던지려고 할 때 뒤에서 갑자기 빵빵하는 자동차 경적소리가 들려왔다.고은서와 민시후가 동시에 고개를 돌려보니 고급 SUV 한 대가 뒤에 세워져 있었는데 그 운전석에는 육현석이 앉아있었다. 그리고 조수석에 앉은 사람은 다름 아닌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는 곽승재였다.육현석은 조심스레 그녀를 향해 손을 저으며 옆에 있는 곽승재를 힐끔힐끔 보았다. 방금 경적 소리를 낸 게 그가 아니라 곽승재인 것이 분명했다.SUV 차량 높이가 꽤 있었기에 아마 방금전에 그녀와 민시후가 장난치는 걸 본 모양이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가운 얼굴빛을 한 채 앉아있는 곽승재를 보며 고은서는 성가시다는 듯 몸을 홱 돌리면서 민시후에게 말했다.“초록불이야. 안 가고 뭐 해?”민시후도 차 안에 앉아있는 육현석과 곽승재를 보았다. 그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하고 액셀을 밟기는커녕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백미러를 쳐다보았다.“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여기에서 볼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그의 말을 들은 고은서는 전에 두 사람이 운전하면서 맞부딪친 일이 떠올랐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안전벨트를 꼭 쥐고 말했다.“민시후, 우리 약속 있는 거 잊은 거 아니지? 이상한 짓 하지마.”민시후는 불쾌하다는 듯 그녀를 보며 말했다.“이상한 짓이라니. 전에 내 차를 먼저 박은 사람은 곽승재거든.”‘네가 곽승재 차 앞에 막아서서 시비 걸지 않았으면 곽승재가 널 박을 리도 없었거든.’고은서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민시후가 조용히 넘어갈 생각이 없어 보이자 그녀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그러면 나 먼저 차에서 내려도 돼?”“너 언제부터

  • 어게인, 비긴   제449화

    민시후는 송민준과 찻집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잡았다.맑은 하늘에 눈 부신 햇살, 날씨가 참 좋았다.민시후는 기사 대신 직접 하늘색 스포츠카를 운전했다.고은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눈에 띄는 스포츠카를 보며 말했다.“민 도련님, 패션 워크 보러 가는 것도 아니고 그저 레스토랑 가는 것뿐인데 굳이 이렇게 눈에 띄는 차를 운전해야 할까요?”“그냥 평범한 스포츠카일 뿐인데 어디가 눈에 띈다는 거야? 잔말 말고 얼른 타. 내가 직접 운전한다는데 영광으로 생각하라고.”민시후가 성가시다는 듯 말했다.“...”고은서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에 탔다.스포츠카가 유독 눈에 띄기는 했지만 길에 차들이 적었던 탓에 다행히도 너무 큰 이목을 끌지는 않았다.두 사람은 레스토랑으로 가는 도중에 ZY 그룹 근황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곽승재가 ZY 그룹을 타깃으로 삶고 짓누르려고 할 때 민시후가 제때 빠르게 대응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소홀히 넘길 수 없는 영향을 받았다.“허 교수님 쪽에 의약 프로젝트가 아주 순리롭게 진행되고 있어. 후기도 꽤 괜찮고. 연구소에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야.”민시후는 회사 일을 얘기할 때만은 진지했다.“대리권도 네가 쟁취해 온 거니까 융자에 관한 일도 네가 책임지고 잘 해봐.”고은서는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그녀는 전에 박지연한테서 곽승재가 융자에 관한 일을 백유미에게 맡길 예정이라고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가 왜 갑자기 생각을 바꾸었는지 의문스러웠다.그녀는 궁금증을 덜기 위해 민시후에게 물었다.“곽승재 아버지가 얼마 전에 귀국하셨는데 회사 일에 참여하려 했다가 곽승재한테 거절당했다고 하더라고. 아마 이번 일도 곽승재가 아버지 건의를 거절하고 직접 내린 결정일 거야.”‘그렇구나. 그런데 회장님이신 자기 아버지랑 맞붙는 거 보아서는 아마 두 사람도 사이가 별로인가 보네.’고은서는 이내 민시후 아버지가 전에 편찮다고 했던 일이 떠올랐다.“아버지는 괜찮으셔?”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민시후는 피곤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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