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를 당한 건 네 잘못이지, 소남이하고 무슨 상관이야. 소남이가 너한테 그 돈을 가지고 투자하라고 한 적도 없잖아.”문현만은 장인숙의 말을 듣고 더욱 불쾌해졌다.장인숙은 순간 멍해졌고, 마치 목에 뭔가 걸린 듯 답답했다. 예상치 못하게 문현만이 이렇게까지 소남을 두둔하는 말을 할 줄은 몰랐다. “저... 그게...” “비록 지금 너랑 소남이 사이가 좋지 않지만, 그 아이는 생활비를 네게 아낌없이 줬잖아. H국에서 네가 받은 치료비 역시 소남이가 전부 부담하고 있지 않니? 그런데 그 돈을 엉뚱한 사람한테 투자를 해 놓고
장인숙이 본가에서 머물게 된다면, 또다시 이 집안은 분명 매일 바람 잘 날 없이 시끄러워질 것이다. 문현만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었다.“일단 돌아가거라. 소남이한테 연락해 볼 테니.” 문현만은 말했다. 비록 장인숙의 위협이 불쾌하긴 했지만, 그 또한 집안이 시끄러워지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 채은서와 장인숙은 쉬지 않고 끊임없이 싸울 것이 분명했다.문현만이 바로 소남에게 연락을 하지 않자 장인숙이 말을 했다.“아버님, 왜 지금 바로 연락하시지 않으세요?” 장인숙은 문현만이 연락하는 것을 직접 확인해야 안심이 될 것 같았다
“네가 뭔 상관인데? 꺼져!” 장인숙은 결국 채은서가 자신의 아픈 곳을 건드리자, 핏발 선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외쳤다. 채은서는 장인숙의 무서운 표정에 순간 움찔했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린 채은서는 침을 튀기며 소리쳤다. “꺼져야 할 사람은 너지! 너야말로 남의 가정을 깨뜨린, 세컨드 불륜녀 주제에 어디서 큰소리야!” 장인숙은 손을 들어 앞에서 깡충깡충 대는 채은서를 한 대 때리려 했다. 채은서는 한발 물러서며 옆에 있던 집사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아버님 불러와. 이 미친 여자를 당장 쫓아내라
장인숙은 채은서를 노려보며, 당장이라도 상대방의 얼굴을 긁어버리고 싶었다. 즉, 손톱으로 채은서의 얼굴에 상처를 내, 자신이 받은 고통을 똑같이 겪게 하고 싶었다. “채은서, 네 얼굴에 내가 칼로 난도질해줄까? 어때? 너도 내 고통 한 번 체험해 볼래?” 채은서는 장인숙의 위협에 깜짝 놀랐다. 장인숙의 표정은 마치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듯했고, 정말로 칼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그을 것만 같았다. 채은서는 한발 물러서며 소리쳤다. “미쳤구나! 너, 성형외과 의사가 필요한 게 아니라 정신과 의사가 필요하겠어. 네
“증조할아버지댁에서 무슨 일이 좀 생겼어.” 소남은 아이들에게 장인숙의 일을 말하지 않고, 그저 대충 변명했다. “증조할아버지한테 무슨 일 생긴 거예요?” 헨리는 긴장하며 물었다. “아니, 집에 일이 좀 있어서 내일 돌아가야 해.” 소남은 엄숙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오늘 바로 돌아가면 A시에 도착하는 시간이 밤이 될 것 같아서 그는 내일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장인숙이 이렇게까지 소란을 피울 줄은 몰랐다.세 아이는 소남의 표정을 보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송현욱과 이연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말을 아꼈다.
소남은 말했다. 장인숙이 사기를 당하긴 했지만, 결국 필요한 건 당장 자기가 생활할 수 있는 돈이 없기 때문이었다. 장인숙에게 돈만 주면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않을 것이다.사실 문현만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채은서가 너무 날카롭게 지켜보고 있었고, 만약 문현만이 장인숙을 도와줬다는 사실을 채은서가 알게 되는 날엔 문씨 가문에 평화는 사라질 것이었다.“그럴만하네요.” 원아는 소남의 무력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장 여사가 사고를 치면 어쩔 수 없이 소남 씨가 나설 수밖에 없어... 이런 상황에서 내가 도울 수
현욱의 손이 이연의 허리에 닿더니, 힘껏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너무 꽉 끌어안잖아요, 왜 그래요?” 이연은 허리에 전해지는 힘을 느끼며 고개를 숙여 그의 손을 보았다. “뭐야 그 표정? 내 앞에서 다른 남자를 불쌍히 여기지 말란 말이야.” 현욱은 단호하게 말했다. 이연은 황당하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웃어버렸다.“그건 당신하고 가장 진한 형, 문소남 대표님이라 그런 거죠! 게다가 불쌍하다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한숨만 쉬었을 뿐이잖아요.” 이연은 현욱이 왜 질투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한숨도
오현자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원아는 현관 쪽으로 가서 바깥을 내다보았는데, 소남은 이미 아이들을 데리고 떠났다. ...소남은 아이들과 함께 본가에 도착했다. 아이들은 도착하자마자 문현만을 둘러싸고 며칠 동안의 일들과 경험을 재잘거리며 이야기했다. 문현만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무척 기뻐하며 말했다. “X시는 정말 좋은 곳이구나. 연말이 지나고 춥지 않으면 나도 한 번 가봐야겠어.” 옆에 있던 채은서는 이 말을 듣자마자 얼른 말을 받았다. “아버님, 가실 때 저도 따라가고 싶어요. 저도 X시의 멋진 풍경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