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시선을 돌리고, 조용히 말했다. “대표님, 저 먼저 씻을게요.”“네.” 소남은 여전히 노트북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원아는 잠옷을 챙겨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샤워기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그 소리를 듣고, 소남은 손을 잠시 멈추고 미소를 지었는데, 행복감이 서서히 마음에 스며들었다.30분 전, 그는 이미 침실 문을 열어두고 거실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원아와 아이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으면서, 그녀가 여전히 아이들을 세심하게 챙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 또한
원아는 장인숙의 말을 듣고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소남 씨가 친어머니를 이토록 싫어하게 된 이유가 분명해졌네.’ ‘장인숙은 여전히 말이 거칠고,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아. 장인숙의 입에서 나온 ‘애인’이라는 단어는 나도 너무나 불쾌해.’‘애인이라니...’ ‘만약 내가 납치만 되지 않았다면, 여전히 소남 씨의 아내로 살고 있었을 텐데...’장인숙은 원아가 대답하지 않자, 더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소남이는 뭐해? 당장 소남이 바꿔!]“장 여사님, 문 대표님은 지금 바쁘세요.” 원아는 굳이 소남이 샤워 중
[소남이니? 너... 너구나...]장인숙은 순간 당혹스러워하며 말을 더듬거리기 시작했다.“방금 어머니가 한 말은...” 소남이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장인숙은 급히 말을 잘랐다. [조금 전 그 여자가 널 바꿔 주질 않잖아. 그래서 내가 그렇게 말한 거야!]하지만 소남은 장인숙의 변명을 들을 생각이 없었다. 그는 바로 장인숙의 약점을 찌르며 말했다. “예전에 어머니가 어떻게 해서 아버지 침대에 올라가 저를 가졌는지 기억나세요?”아들의 비꼬는 말에 장인숙은 큰 충격을 받았다. 과거, 그녀는 미모를 이용해 문진호를 유혹했고
“초설 씨...” 소남의 부드러운 속삭임이 그녀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그 말은 마치 달콤한 선율처럼 공기를 감싸고 있었다. 원아는 자신이 그 앞에 서서히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대표님, 저...” 그녀의 목소리는 갈라졌고, 머릿속은 텅 비었다.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도 잊은 채, 그저 다리에서 힘이 빠져 소남과 함께 침대 위로 쓰러졌다.부드러운 침대가 원아를 감싸 안았고,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주변 공기는 점점 더 뜨거워져 갔고, 소남의 키스는 더욱 깊어졌다. 원아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고,
‘이런 성격의 시어머니를 만나게 된 문소남의 아내도 운이 참 나쁘다.’ ‘장인숙이 먼저 문소남의 아내를 찾지 않는다면, 문소남의 아내 역시도 굳이 장인숙과 얽히고 싶지 않을 거야.’5분이 지났음에도 장인숙은 ‘원아’에게 답장을 받지 못하니 이마에는 점점 더 많은 주름이 생겼고, 마음속 불쾌감도 점점 커져만 갔다. 정희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사모님, 전에 듣기로는 그 며느님이 기억을 잃었다고 하셨죠?”“기억을 잃은 게 뭐? 내가 시어머니인데 뭐가 문제야?” 장인숙은 여전히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짜증을 냈다. ‘비록 원
동준은 장인숙의 말을 들으며 머리가 쭈뼛 서는 느낌을 받았다. ‘이 익숙한 명령조의 말투, 여전했네...’그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바로 되물었다.“장 여사님, 대표님을 왜 찾으시는지 이유를 좀 여쭈어 봐도 될까요?”장인숙은 자신이 사기당한 일에 대해 말하기 싫었다. 게다가 동준은 문현만과 친분이 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혹시라도 문현만에 귀에 들어갈까, 그녀는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그건 네가 알 바가 아니고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 지금 당장 전해.]동준은 장인숙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줄 만큼 어리석지 않았다.“제가 이유도
“알았어.” 장인숙은 점차 정희에게 설득을 당해 차분해졌다. 자신은 마음은 여전히 복잡했지만, 지금으로선 쉴 수밖에 없었다.정희는 한숨을 돌렸고, 장인숙이 불같이 화를 내며 더 큰 일을 저지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동준은 전화기 너머의 신호음이 끊기는 것을 들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전화를 끊고 다시 침실로 돌아가려는 순간, 소은이 나와서 그를 의아하게 쳐다보았다.“이 시간에 누구 전화예요?” 소은이 물었다.“대표님 어머니.” 동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나 때문에 깬 거야?”소은은 고개를 저
소남은 침대에서 내려올 때, 조심히 움직이며 원아를 깨우지 않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욕실에서 들리는 소남이 세수하는 소리에 원아는 그만 눈을 뜨고 말았다. 그녀는 침대 옆 협탁에 있는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한 후 다시 내려놓았다. 아직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오늘 아이들에게 아침을 준비해주겠다고 약속한 게 떠올라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 순간, 몸이 나른하며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지난번에는 소남이 약을 먹은 상태임에도 원아의 몸 상태를 고려해 자제하였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배려 없이 그녀에게 다가왔고, 원아는 그를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