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부터 두 사람은 가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하지만 지금 알렉세이는 티나가 보낸 메시지를 보고 답장하지 않고 뉴스를 살펴보기로 했다.HS제약에 관한 뉴스를 보자마자 그의 눈빛은 무거워졌다.원아도 이미 안드레이가 시키는 대로 일을 했다 하더라도 HS제약 쪽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조사에 대해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한 적이 없었고, 외부의 추측도 아예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다. ‘문소남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외부에서 추측하도록 내버려 두고, 성명도 발표하지 않고, 처리 방법도 공개하지 않으니, 문소남
“투자자들은 단지 이익에 집중하고 있어. 지금 내 손에는 하나의 프로젝트가 남아 있는데, 이게 성공하면 HS제약의 그 일이 해결되지 않더라도 그들의 이익은 여전할 거야. 그래서 나는 급하진 않아.”소남의 마음은 분명했다. 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서두인 교수의 연구 도용이 아니라 HS제약의 후속 조치, 즉 후속 이익이 있는지 여부였다.예성도 모든 투자자가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는 소남이 이미 모든 것을 해결했고 외부에 알리지 않았을 뿐이라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원
왜냐하면 이익은 모든 것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형, 혹시 비밀리에 우리 회사 주식을 매입하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어요?”예성이 다시 물었다. 그렇게 비밀리에 T그룹의 주식을 매입하고 있는 사람은 틀림없이 소남보다 불리한 상황일 것이다.현재 소남이 무사히 T그룹 대표 자리에 앉아있는 것은 그 사람이 아직 충분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그 사람은 매우 신비로운 방식으로 행동했어. 이번 HS제약 일도 그 사람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의심하고 있어. 이번에 T그룹도 분명 위기에 처할 것이고, 주가가 크게 하
소남의 말을 듣고 있던 예성은 여전히 걱정스러웠고, 게다가 소남의 부담 없는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더욱 죄책감을 느꼈다.어릴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문씨 가문은 계속 소남을 후계자로 삼아 양성하였기 때문에 예성에게는 훨씬 편했다.예성이 놀 때, 소남은 공부했고, 예성이 공부할 때도 소남도 여전히 공부했다.소남이 있었기에 어린 시절 소남에 비해 예성은 훨씬 자유로웠다.후계자가 한 명밖에 없더라도 같은 가문에서 후계자가 아닌 다른 형제도 당연히 가문에 들어가 도와야 한다.예외는 거의 없다.그러나 예성은 예외였다.소남이 있
“형, 형수님은 분명히 모든 것, 형과 함께 보낸 그 달콤한 시간들, 그리고 아이들도 기억하고 곧 다시 돌아올 거예요.” 예성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알아.” 소남이 말했다.‘지금 염초설이 된 원아는 우리의 과거를 다 잊지 않았어. 다만 지금 누군가의 협박을 받고 있어서 당분간은 내 품으로 돌아올 수 없을 뿐이야.’...저녁.원아는 아직 분석 중인 실험장치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알렉세이는 도시락을 들고 그녀의 곁으로 걸어갔다.“더 알아내신 거라도 있으세요?”“아직...”
오현자는 소남의 세수를 도와주고 나서야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갔다.문소남은 책상에 앉아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는데, 밖의 움직임을 듣고 싶어 시터방 문을 열어두었다.하지만 원아는 계속 돌아오지 않았다.새벽 1시가 되어서야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하는 모양이었지만 소남에게는 들렸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돌아오고...’소남은 얼굴이 어두워졌지만 나가보지 않았다.‘정말 그렇게 바빴어?’거실의 움직임을 듣던 소남은 서류를 내려놓고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앉았다.원아도 거실의
그래서 R국에 가도 그냥 얼굴만 내밀고 오래 머물지 않아도 될 거라고 예상했다.그러나 거기에 있는 동안, 자신의 허리 상처가 어디까지 악화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알렉세이는 주먹을 꽉 쥐었다. 당장이라도 문소남에게 달려가서 그 남자를 한바탕 때리고 싶었다.“아가씨, 그래도 먼저 점심 식사부터 하세요. 그리고 오후에 병원에 가지 마세요. 조금 있으면 그 진균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알렉세이, 그런 운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 그리고 연이 씨 일은 나도 무시할 수 없어.” 원아는 한 번 실험장치를 보았다. 아직 분석이
원아가 전에 썼던 침은 공포의 섬에서 특별히 제작된 것이었다.그녀가 가지고 나온 수량이 많지 않은 데다가 치료 효과도 별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황재원에게는 병원의 침을 쓰게 했다.황재원도 따라서 두 손을 소독하고 시술용 라텍스장갑을 꼈다.임대관은 이번에 침을 놓아줄 사람이 황재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한, 지난번 치료에서 ‘염 교수’와 황재원의 대화를 통해 ‘염 교수’가 침을 놓아준 그 혈자리 위치가 전통적인 한의학 책에서 나온 위치와 같지 않다는 것까지 알고 있었다.그래서 황재원도 그런 자리에 침을 놓는 게 처음이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