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자는 원아의 말을 듣고, 찬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교수님은 저보다 훨씬 세심하세요. 그럼 지금 교수님의 말씀 하신 대로 하겠습니다. 제가 뭘 하면 되는 거죠?”원아는 눈을 내리깔며 자신이 이렇게 준비를 함에도 여전히 죄책감을 느꼈다.“수고스럽지만 반찬을 좀 준비해 주세요.”“네.” 오현자는 ‘염 교수’가 마음속으로 그렇게 많은 복잡한 일을 생각하고 있는지 몰랐다고 흐뭇하게 대답했다.옆에 도와준 사람이 있어서 원아도 재빨리 파스타를 만들었고 빵도 버터를 발라 오븐에 넣어 구웠다.그녀는 커피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원아는 오현자가 하는 말들은 더는 이어서 말하고 싶지 않아, 이곳을 벗어나려고 했다. 왜냐하면, 지금 오현자가 하는 모든 얘기는 다 소남과 관련된 말뿐이었고, 자신은 들을수록 마음속에는 더욱 미안한 마음만 생겨났고, 죄책감만 더 커졌다. “네.” 오현자가 파스타를 들고 주방으로 나갔다.원아도 주방을 떠나 서재로 돌아와 연구를 계속했다.그녀는 자신의 주의력을 돌리기 위해 일을 좀 해야 할 것 같다....다른 곳.송재훈은 사무실에 앉아 비서 실장 양석훈과 행정 비서 김윤이가 힘을 합쳐 수정한 입찰사업계획서를 보면서 입가에
양석훈은 김윤과 함께 송재훈의 사무실을 나섰다.김윤은 송재훈이 경고한 그 표정을 생각하며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참지 못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양석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양 실장님, 정말 우리 이렇게 해도 문제없겠죠?”지금 송재훈은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고 도용했다. 만약에 문소남에게 추궁당하면 송재훈은 분명히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양석훈과 김윤을 밀어낼 것이고, 그러면 두 사람은 모든 것을 뒤집어쓰고 당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 재수가 없는 사람은 이 두 사람이 될 것이다.양석훈도 얼굴에 걱정이 가득 차 있었다.
프론트 데스크 직원은 계속 말했다.[저도 그렇게 그분한테 말씀을 드렸지만, 그분이 여전히 실장님께서 송 사장님께 자신의 이름을 알려 드리면 송 사장님께서 틀림없이 바로 만나겠다고 하셨습니다.]“그럼 좀 기다려주세요.” 양석훈은 프론트 데스크 직원에서 온 전화를 끊고 바로 송재훈의 내선 전화를 걸었다.이런 일이 처음이라 그는 안드레이라라는 사람이 말한 것이 다 사실일 수도 있는 것에 대비해 송재훈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무슨 일이야?]송재훈이 내선을 받았다.“사장님, 방금 프론트 데스크 직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사장
양석훈은 겸연쩍게 입을 다물었다.송재훈과 안드레이는 모두 카리스마가 넘쳐서 양석훈은 아예 말을 할 기회도 없을 정도였다.송재훈은 응접실로 들어가 양석훈에게 지시했다. “양 실장, 내 와인 캐비닛으로 가서 와인 좀 가져와라.”말이 끝나자마자 안드레이는 말했다.“송 사장, 와인으로는 좀 부족한데, 도수도 그렇게 높지 않고.”송재훈은 눈살을 찌푸렸다.‘이 사람이 설마 이른 아침부터 술에 취하려고?’하지만 그도 안드레이가 R국인이라는 걸 들었기 때문에 바로 몸을 돌려 양석훈에게 다시 말했다.“그럼 마르텔을 가져와.”“예.
안드레이가 송재훈에게 문소남에 비해 뒤처지지 말라고 일깨워주었다.다른 예상치 못할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문소남 쪽에도 오늘이나 내일 입찰사업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일 것이다.“진작에 제출했지. 안심해. 내가 큰돈을 들여 이 입찰사업계획서를 얻은 것은 보관용이 아니야.” 송재훈은 입가에 웃음을 띠며 속으로 승산이 있었다.“나는 단지 송 사장에게 적을 경시하지 말라고 일깨워주었을 뿐이야.” 안드레이는 송재훈의 득의양양함을 보고 있었다. ‘만약 문소남이 이렇게 대처하기 쉽다면 나도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지.’‘3년의 세월을
오현자는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네. 제가 만든 게 아니었어요. 아침 드신 커피는 염 교수님께서 직접 만드신 거예요. 맛있었죠? 제가 커피 만드실 때 계속 교수님의 옆에 보고 있었는데, 정말 꼭 바리스타 같았어요.”“마시고 싶긴 한데 오늘은 일이 끝났으니 저도 티나처럼 주스 마실게요.” 동준이 대답하며 어쩐지 커피 향이 매우 좋았는데 커피를 만든 사람이 원아라고 들었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네, 그럼 두 분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오현자가 돌아서서 주스를 준비하러 주방으로 들어갔다.티나는 소파에 앉아 동준에게 물었
하지만, ‘염 교수’는 티나가 스스로 가장 먼저 다가가고 싶었던 사람이 되었다. “염 교수님은 정말 좋은 분이세요.”동준은 티나의 말을 동의했고,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소남은 휠체어를 조종하여 시터방에서 나왔다.“비행기표 예약했어?”그가 물었다.동준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서서 말했다.“대표님, 비행기표는 이미 예약했습니다. 일등석 두 장, 이코노미석 한 장입니다.”“동 비서도 일등석으로 바꾸고, 나머지 두 장은 최대한으로 같이 앉을 수 있게 다시 바꾸고.”소남은 직원들에게 대범하고, 특히 능력 있고 일을 잘하는 직원들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