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의 훑어보는 눈빛은 비록 조심스럽지만 소남은 알아차렸다.그는 손을 들어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안부를 묻기 전에 냉담하게 말했다.“회의 시작합시다.”말이 막 끝나자 사람들은 주위의 온도가 몇 도 차가워진 것을 느꼈다.이 자리에 있는 직원들은 아무도 말을 하지 못하고 모두 얌전하게 앉아 소남에게 지적을 받을 준비를 했다.동준이 PPT를 준비한 뒤 회의는 순서대로 시작했다.소남 옆에 앉은 원아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소남은 역시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고, 심지어 목소리 톤도 더욱 차가워졌다.
회의 서류를 챙긴 원아는 노트북을 들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다.뒤에 또 몇몇 부장들이 있었는데, 부장들이 속닥거리는 것을 들어보니, 모두 소남이 기분이 좋지 않은 원인을 추측하고 있었다.“이봐, 대표님 부인이 외국에서 문제를 일으켜서 대표님의 기분이 그렇게 나빠진 걸 수도 있어.”한 부장이 말했다.“그럴 리는 없을 걸요. 사모님이 기억을 잃은 후부터 대표님과의 사이가 나빠졌다면서요? 그럼 사모님이 아무리 소란을 피워도 대표님은 기분에 영향을 받진 않겠죠.”“그건 말하기 어렵죠.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하면 누구도 대표님을 이
원아는 고개를 끄덕였고, 수빈이 이의가 없는 것을 보고, 아마도 동준이 미리 말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그럼 부탁드립니다.”말하고 나서 돌아서서 비서실 밖으로 나갔다.수빈은 목을 길게 빼고 원아가 떠나는 걸 보고 비웃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인맥이 있는 사람은 정말 부러워요. 몇 마디만 하니까 이 서류들이 또다시 내 손에 들어왔네요.”티나는 수빈의 앞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어서 그런 말들을 다 들었고, 뒤돌아보지 않고 그 자세 그대로 바로 ‘염 교수’를 위해 대변했다.“본인도 그런 능력이 있었으면 이 일들을 똑같이 남에
소남은 원아가 눈을 피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마음속으로 무력감이 가득했다.결국 원아는 소남의 냉담한 눈빛 뒤의 무력감과 갈등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늦었는데 염 교수, 직접 한번 말해봐요, 염 교수님은 어떤 벌을 받아야 할까요?”소남의 침울한 목소리는 약간 화가 난 듯했다.원아는 깜짝 놀랐다. 그는 쓸데없는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은 아니었으니까.그녀는 소남이 냉담하게 ‘차에 타요’라는 한마디만 할 줄 알았는데, 그리고 어쨌든 자신은 진짜 늦지도 않았다.그러나 소남은 원아 생각대로 하지 않고 직접 그녀에게 어떤 벌을 받아야 하
“당신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구나.” 소남은 긴 한숨을 내쉬었지만 마음속의 화가 진정될 방법이 없었다.‘맞아요.’ 원아는 고개를 숙이고 속으로 말했다.‘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어떻게 사랑하는 남자와 내 친자식들이 괴로워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있었겠어요?’소남은 경적을 울리며 앞차를 추월하고 참지 못하고 여전히 그녀에게 물었다.“당신 왜 소개팅 했어?”원아는 고개를 들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소남 씨가 결국 알았어...’“해명해봐요.” 소남은 얼굴을 옆으로 돌려 그녀에게 물었다. 그는 원아가 직접 해명
소남이 그런 말까지 하니 원아도 가슴이 아팠다. 만약 가능하다면, 자신도 소남에게 그렇게 잔인한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원아는 머리를 계속 숙이고 차의 속도가 점차 느려지는 것을 느꼈다. 소남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마치 평온해진 것 같았다. 이전의 분노도 없어진 것 같다.그러나 원아는 마치 주변의 온도가 몇 도 내려간 것 같은 걸 느낄 수 있었고, 소남의 불만이 더 이상 표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원아는 한숨을 쉬며 이 문제는 끝이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소남이
하지만 나중에 서두인 교수가 ‘염초설 교수’가 이전의 일들을 따지지 않고, 손에 있는 일들을 다 내려놓고 자신의 연구를 도와주었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많은 교수들은 서서히 ‘염초설 교수’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어차피 친구가 한 명 더 있는 것이 낯선 사람이 한 명 더 있는 것보다 좋으므로 자기들의 연구에도 언제 ‘염초설’의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니까.“그런 말을 해서 뭐해요? 우리 다 동료인데. 자, 염 교수, 앞쪽에 앉아요.” 서두인 교수는 여전히 따뜻한 태도로 이따가 보고할 때도 꼭 ‘염초설’을 언급하려고 했다. ‘염초설’
이 순간 원아는 무슨 말이라도 반드시 자신이 해야 한다는 걸 의식했다.비록 소남이 여기에 있어서 원아가 말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안드레이가 시키는 일은 어쩔 수 없이 시키는 대로 해야만 한다.원아는 미소를 지으며 서두인 교수를 바라보았다.“서 교수님, 너무 과찬이십니다. 신약 개발 서 교수님의 연구 개발팀의 노력이죠. 저는 단지 작은 문제를 해결했을 뿐입니다. 신약에 대한 중요한 데이터나 여러 가지 분석들 전부 서 교님께서 팀원분들과 함께 노력해서 얻은 결과잖아요.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그럴 자격이 없어요